안녕, 긴 잠이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0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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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재밌는 추리소설을 읽었다. 작가 하라 료의 작품은 처음 읽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사와지키 탐정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시리즈로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와 ≪내가 죽인 소녀≫에 이어 세번째 작품이다. 탐정이라는 직업이 우리나라에 일반적인 직업이 아니다보니 상황이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금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사와자키 탐정은 1년 여만에 도쿄의 탐정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곧 한 사건과 만나게 된다. 의뢰인은 고교시절 야구선수였는데 승부조작 혐의를 받았으나 무혐의로 풀려난 전력이 있는 29세의 우오즈미 아키라이다. 의뢰인이 요구한 내용은 자신의 누나가 1년 전에 자살을 했는데 실제로 자살을 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수 누나의 죽음을 둘러싼 상황을 파악해 달라는 것이 의뢰인의 요청이었다. 사실 의뢰인은 이 요청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으나 의뢰인이 괴한의 습격을 받으면서 요청을 하게 된다. 우오즈미 아키라의 누나 우오즈미 유키는 사실 친누나는 아니고 의붓누나이다. 아버지가 재혼한 새어머니가 데리고 온 딸이다. 유키는 아키라에게 승부조작을 하자는 부탁을 했고 그 몇일 후에 아파트에서 떨어져 자살을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 사와자키 탐정이 이 사건의 재조사를 시작하면서 사건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책 읽는 내내 흥미진진한 스토리 진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우오즈미 유키가 자살이냐 타살이냐에 포커스를 맞추어 긴장감을 유발하지만 독자의 예상을 뒤엎는 결말로 짜릿함과 황당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작가는 우오즈미 아키라의 입을 통해 인생은 수수께끼의 연속이라고 풍자한다. 그야말로 사와자키의 수사 과정 자체가 수수께끼의 연속이었다. 어렴풋이 결말이 드러날 때쯤이면 또다른 연막작전을 통해 예상된 결말을 뒤엎는다. 인생자체도 결국 이런 수수께끼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강하게 들었던 대목이다.


"투신자살을 ... (스포일러성 대사로 중략) ... 사실이 밝혀졌을 때 저는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게 새로운 수수께끼를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요?"

우오즈미 아키라는 가까운 곳에 있는 절실한 하나의 '왜'에 얽매어 십일 년을 살아왔고, 결국은 더 많은 '왜'를 떠맡아버린 모양이다. 젊은이들이 걷는 길을 늘 그렇다. 살아 숨쉬는 인간에게 생기는 수수께끼는 답이 하나뿐인 책상 위의 수수께끼가 아니기 때문이다.  - pp.557~558


한가지 의문인 것은 사와자키의 상사였던 와타나베의 행방이다. 이소설의 핵심인물은 아니지만 그의 행방을 묻는 사람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봐서 전작에서 중요하게 언급이 되었던 것 같다. 추후에 전에 씌여진 두 작품을 모두 읽어보아야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책 페이지수에 비해 책 두께가 지나치게 두꺼워보인다는 점이다(^^).

 

http://techleader.net/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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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나서영 지음 / 젊은작가들의모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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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에 있는 햇빛고아원. 그곳에 다섯 살짜리 주인수라는 아이가 산다. 주인수는 한쪽 다리 발목을 쓰지 못해 목발을 짚고 다니는 장애가 있다. 또래들에게 '다리병신'이라는 조롱을 당하며 매번 구타를 당한다. 이아영이라는 동갑내기 친구는 주인수를 보듬어 준다. 그들만의 비밀기지를 만들었고 그림을 좋아하는 주인수는 그림을 통해 이아영과 소통한다. 주인수는 말한다.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예쁘장하게 생긴 이아영은 곧 입양을 가게 된다. 주인수는 이아영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싶지만 결국 그러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사랑을 간직한다. 이아영도 주인수의 고백을 내심 기대했지만 결국 고아원을 떠나게 된다. 입양이 된 후 이아영은 이름을 이나래로 바꾼다. 주인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장애인들이 모여서 일하는 청소기 부품공장에 취직한다. 3년동안 지옥같은 공장생활한 끝에 서울로 떠난다. 같은 시기에 이아영은 곧 수능을 보게 된다. 이나래는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학교에서 김현숙이라는 친구와 친하게 지내며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김현숙과 이나래는 부산 바닷가에 놀러가기도 했는데 이나래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해주려다가 오히려 자신이 물이 빠진다. 그때 나서영이라는 또래 화가지망생이 이나래를 구해주지만 이나래는 그가 구해주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김현숙과 이나래는 주인수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고아원에 같이 방문한다. 김현숙은 주인수가 고아원 비밀기지에 남겨놓은 그림을 발견하고 이나래의 첫사랑에 대한 의문점을 갖게 된다. 결국 이나래는 주인수를 만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고 혼수상태에 빠지며 정신을 놓는다. 주인수는 공장에서 나와 서울에서 지내면서 근처 공원에서 그림을 그린다. 그 공원에서 김현숙을 만나고 나서영을 만난다. 이렇게 주인수와 이나래는 연결 고리를 찾았지만 나서영이 주인수 행세를 하며 김현숙과 이나래에게 접근한다.


소설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나래와 주인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왜 그들이 고아원에 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나래의 입양모가 가진 비밀이 드러나면서 소설은 막바지로 치닫는다. 주인수와 이나래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김현숙과 나서영은 그들의 만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소설은 이 사실에 대한 결말을 소설이 채 10페이지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터뜨린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잔잔한 충격을 느낄 만한 결말이다. 다만 다섯살 어린 나이에 가진 감정이 20대 후반까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남아있다는 것이 조금은 의문스럽다. 작중 인물들의 대화문체가 다소 문장체이어서 어색하다는 점도 아쉽다.


나서영 작가의 소설은 이번이 네번째이다. 이게 바로 누와르에서는 사회구조를 비판했고, 알로마노, 달의 여행에서는 꿈을 가진 젊은이의 도전을 이야기했다. 나에게도 너에게도 상처가 될 시간이 지나간다에서는 인생에서 상처라는 것이 얼마나 아픈 추억이 될 수 있는지를 그려주었다. 매번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독자들을 만나는 나서영 작가는 책을 통한 수입 전부를 기부했고 지금까지 수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니 그가 가진 글쓰는 재주 못지 않고 아름다운 마음에 주목하게 되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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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 샘터어린이문고 41
김여운 지음, 이수진 그림 / 샘터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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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소를 하는 용철씨와 창숙씨 부부는 딸만 여섯이다. 딸들의 이름을 동서남북을 따서 동희, 서희, 남희, 그리고 북희가 아니라 복희, 다섯째는 가희, 여섯째는 나희로 지었다. 그런데 이번에 창숙씨는 또 딸을 낳았다. 아이를 낳은 방에서는 엄마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일주일 있겠다던 외할머니는 금방 집으로 가버린다. 큰 아이들은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때 서희는 엄마와 아빠가 하는 대화를 엿듣는다. 일곱째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서희는 이 일만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언니 동희와 작전을 세운다. 과연 막내 동생은 다시 가족의 품에 안길 것인가.



이제 태어난지 3주 지난 셋째 딸이 있는 우리집은 딸만 일곱이라는 용철씨 집에 비하면 딸이 많은 건 아니다. 딸 셋이니까 말이다. 아들을 선호하며 십원짜리 종이돈이 나오고 대통령을 욕하면 잡혀간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략 동화의 시대는 50~60년대 상황인 듯 하다. 


지금의 아이들이 읽기에는 시대가 너무 오래된 듯도 하고 일곱번째로 또 딸을 낳았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를 아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 속 아이들에게 바라건데 일곱째가 막내가 될지 또 동생이 태어날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하게 잘 자라다오. 부모님은 너희들을 사랑하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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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 스토리콜렉터 1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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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어느 먼 미래에 지구는 4차세계대전 이후 6개의 국가로 재편된다. 동방연방제국, 영국, 유럽연방, 아프리카연합, 아메리카 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 좀 불쾌한 이야기지만 그 중 이름으로 예상하기를 아마도 지금의 우리나라는 동방연방의 12개 주 중 하나에 속해있을 듯 하다. 기술적으로는 사람의 신체 일부를 기계로 교체하여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지면을 달리는 자동차가 아닌 자기부상 방식으로 하늘을 달리는 호버라는 이동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감성과 인격을 가진 안드로이드라는 로봇이 사람의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사람의 몸에도 ID가 내장되어 있어서 그곳에 개인 신원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러한 발달된 기술에도 불구하고 레투모시스라는 치명적인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으나 치료법을 개발하지 못해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동방연방제국은 라이칸 황제가 다스리고 있으나 소설의 중반부에 이르러 레투모시스에 감염되어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들인 카이토 황태자가 황위를 이어받는다. 카이토는 황태자 시절 신더가 운영하는 정비소에 방문한다. 황실에서 쓰는 안드로이드를 수리해달라는 이유로 방문한 것이다. 신더와 카이토의 만남을 이렇게 시작된다. 자신의 몸의 36.28%가 개조된, 즉 36.28%는 인간이 아닌 신더(p.93)는 11살에 사고에 의해 사이보그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동방연방에서 최고의 정비사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양아버지는 죽고 양어머니와 의붓자매들과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미래판 신데렐라다. 양어머니와 의붓언니인 펄은 신더가 일해서 번 돈으로 생활하지만 늘상 구박으로 신더를 대한다. 하지만 신더는 신데렐라와는 다르게 늘 반항하며 자신만의 전문영역을 개척해 왔다. 한편 언니와는 다르게 의붓동생인 피어니는 신더를 잘 따랐으나 기계부품을 찾으러 쓰레기장에 함께 갔다가 레투모시스에 감염이 된다. 


이때 동방연방을 비롯한 지구는 두가지 위험요인에 당면해 있었다. 첫번째는 레투모시스의 감염자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치료제 개발이 급하다는 점과 두번째로 루나왕국의 레바나 여왕이 지구를 공격하여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상황이다. 루나인은 몇 세기 전에 지구인 식민지 이민단에서 진화한 종족으로 이제는 더 이상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종족이다. 루나인은 인간을 세뇌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중 레바나 여왕은 그 능력으로 루나 제국을 철권 통치하고 있는 중이다. 레바나 여왕은 동방연방에 결혼동맹을 요구하며 그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쟁을 통해 동방연방을 비롯하여 지구를 정복할 꿈을 꾸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즉위하게 될 카이토 황태자는 이 어려운 상황을 잘 대처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으며, 그 이면으로 신더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전개된다.


기본적인 책 정보를 보기 전에는 신데렐라를 상상할 수 없었다. 책의 결말로 향해가면서 대략 카이토 황태자와 신더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긴 했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해피엔딩을 떠올리기는 힘들었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스토리였지만 스토리가 끝나고 강철의 신데렐라라는 제목의 역자후기를 보는 순간 신데렐라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야 주인공 신더(Cinder)의 이름이 신데렐라(Cinderella)와 유사하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1984년생의 저자 마리사 마이어는 2012년에 루나 크로니클의 첫번째 작품인 이 소설 ≪신더≫를 발표해 작가로 데뷔했으며 앞으로 4부작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카이토와 신더의 러브라인은 어떻게 완결이 될지, 루나제국과 지구의 관계는 어떻게 개선이 될지, 그리고 루나제국의 새로운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는 상황의 신더는 앞으로 그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이 될지가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궁금한 부분이다. 이미 발표되었지만 한글화되지 않은 두번째 작품 ≪스칼렛≫의 빠른 번역본 출간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계속 발표하게 될 세번째, 네번째 작품들의 스토리를 즐겁게 상상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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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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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의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추천해 줄 만큼 그의 상담과 진료에 만족하지만 정작 그는 그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 진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는 꾸뻬 씨가 생각하기에 환자같지 않은 환자들도 있었다. 그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에 대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동료 의사들조차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꾸뻬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은 행운을 누리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 다른 모든 지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p.20) 



그 이유를 찾고자 그는 여행을 떠난다. 여러 나라를 여행할 예정이었고, 과연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불행하게 만드는지 발견하고자 여행을 시작한다. 이름하여 책 제목대로 '행복여행'. 그는 사귀던 여자친구인 클라라와 같이 가고자 했으나 결국 혼자 여행을 떠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뻬는 자신에 대해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는 행복하지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사람들을 진정한 행복에 이르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 p.12


여행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현재 행복한지,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또는 불행하게) 하고 있는지를 물어본다. 그가 처음 간 곳은 중국. 중국은 이 책에 꾸뻬 씨가 여행한 곳 중에 유일하게 실제 지명이 거론된 나라다. 그의 친구 뱅쌍을 만났고 그의 소개로 잉리라는 이름의 매춘녀를 만난다. 꾸뻬는 그녀에게 마음을 주었지만 소개가 아닌 사실상의 돈거래로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더 동정심을 갖게 된다. 잉리와의 대화 및 추억은 여행 마지막까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그의 머리 속을 따라다닌다. 그리고 노승을 만나게 된다. 노승은 불행의 이유를 다음과 같의 정의내린다. "첫번째 원인은 사람이 행복을 목표라고 믿는 데 있소!" 우리 모두는 행복을 갈망한다. 행복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각자의 방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하지만 정작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수단이 틀린 것인가 목표를 잘못 잡은 것인가. 노승의 말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또 특이한 무리의 여인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매우 가난한 작은 섬나라 출신의 가정부들이다. 카페에 갈 돈도 없어서 길 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었지만 웃으면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옆에는 그의 친구 뱅쌍이 근무하는 멋진 건물이 있었는데 출구를 통해 나오는 사람들 모두 매우 근심이 차 있거나 화가 나 있는 표정이었다. 그들의 표정에서 꾸뻬는 생각한다. 무엇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또 그들을 불행하게 만드는가.


꾸뻬는 세상은 너무도 경이롭거나 아니면 너무도 불가사의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걸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 p.61


그 다음 행선지로 꾸뻬는 아프리카 대륙의 어느 나라로 추측되는 곳을 여행한다. 비행기 안에서는 마리 루이즈라는 흑인 여성을 만나는데 그녀는 꾸뻬와 같은 정신과 의사였다. 여행 도중 그녀의 집을 방문하기로 하고 공항에서 헤어진다. 꾸뻬가 만난 그곳은 구걸과 폭력이 난무하는 곳이었다. 승용차를 탈 때도 총기를 가진 경호원을 대동해야 할 정도로 살인강도 행위고 난무하는 나라였다. 마리 루이즈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꾸뻬는 폭력배들의 습격을 당해 목숨을 잃을 위기를 겪지만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여 다시 그녀의 집에서 파티를 열기도 한다. 그 와중에 그는 죽음을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슬퍼할 가족들과 여자친구를 생각한다.


세상에서 정신과 의사가 가장 많은 나라에 방문하기 위해 탄 비행기 안에서 자밀라라는 두통 환자를 만나 그의 불안한 마음을 고쳐주기도 하며, 교수를 만나 뇌와 행복과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 가서 노승을 만난다. 노승은 행복에 대해 다섯가지로 정의하는데 마지막 정의가 꾸베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바로 행복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고 있는 현재라는 시간에 있다는 것이다. 노승은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행복은 미래에 이루어야 할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선택이라고 정의한다. 우리는 대부분 행복을 목표로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을 강구한다. 하지만 과거의 미래의 일들과는 상관없이 바로 지금 이순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상당히 철학적이고 난해한 주제가 아닐 수 없지만 한줄기 깨달음이 주어지는 말이기도 하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준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을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 p.190  [중국 수도원 노승의 말]


나는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베스트 셀러 목록에 '꾸뻬'라는 이름의 책들이 포함되어 있길래 최근에 나온 신작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2004년에 나온 꽤 오래된 책이었다. 내가 본 책이 벌써 101쇄본이니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 인터넷 서점에서 소설로 분류가 되어 있던데 소설이라기 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생각을 하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명상의 지침서가 될 만하다. 행복을 먼 미래에서 찾고 있는 분, 또는 과거에 느꼈던 행복에 연연해 하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분명 현재의 시간도 행복의 순간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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