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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 - 융합과 혁신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MIT미디어랩 이야기
프랭크 모스 지음, 박미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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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이 상당히 흥미롭다. '마법사'라니. 앞에 '디지털'이라는 단어만 안들어갔으면 무슨 환타지 소설 제목인 줄 알았을 법하다. 저자는 MIT 미디어랩의 3대 소장을 지낸 프랭크 모스.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면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저자 네그로폰테라는 이름을 잘 알 것이다. MIT 미디어랩은 네그로폰테가 1대 소장을 지냈던 연구소로서 융합학문과 학제적 연구의 산실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다.



책의 앞부분은 프랭크 모스가 어떻게 미디어랩의 소장으로 부임하게 되었는지 그 경위를 독자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있다. 프랭크 모스는 MIT에서 항공우주공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보내게 되는데 학위과정 당시 이미 달에 사람을 보내는 등 본인 스스로 앞으로 이 분야보다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이 좋겠다 싶어 컴퓨터과학으로 학위논문을 쓴 뒤 졸업 후 IBM을 시작으로 줄곧 IT업계에 몸담아 왔다. 티볼리 시스템즈를 비롯하여 몇몇 IT업계에서 CEO를 역임하였고 IT 분야의 구루로 명성을 날리다가 생물의학 분야에서 IT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였고 인피니티 파머세티컬즈(Infinity Pharmaceuticals)라는 신약개발사업체를 공동창업하게 된다. 그러다가 미디어랩의 소장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고 우여곡절 끝에 3대소장으로 부임하여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일하게 된다.


(전략) 그것은 자동차 설계나 교통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집단이 이루어 낸 자동차 분야의 최대의 성과가 될 것이다. 도시 교통에 대한 기존의 '전문'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문재를 새롭고 자유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스마트 시티 연구팀의 결실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식의 반학제적 접근이, 자동차 자체보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과 그에 대한 정보가 훨씬 더 중요해지는 미래의 교통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p.94


저자가 말하는 미디어랩의 모습은 그야말로 최고의 혁신조직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기 분야가 아닌 여러가지 다양한 전문분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상품을 만들어낸다. 미디어랩의 연구원들은 열정이 넘쳐나며 자기 분야에 매몰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자기가 전문적으로 연구한 분야에 한정된 시각을 벗어나 다양한 분야와 융합한다. 그 열정을 통해 일 자체를 즐거움으로 여긴다. 누군들 일하고 연구하는 것이 고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고된 즐거움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그들이 창조해 낸 많은 발명품들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들이 많지만 그 우연은 계획된 우연이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아이가 태어나 말을 배우는 과정을 기록한 오디오 비디오 홈 레코딩 시스템을 응용해 은행에서 고객들과 창구 직원들과의 의사소통 관계를 연구해 고객중심 은행의 모델을 제시한다.


디지털 혁명은 오프라인 소매점의 고객 수를 감소시키지 않았다. 다만 소매점 안에서 고객이 움직이는 방식과 소통 방식을 바꿔놓았다.  - p.141


이렇게 미디어랩은 엉뚱하고 우연적인 결합에 의해 프로젝트가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 4장의 계획된 우연적 발견의 내용을 보면 정말 기가막힌 우연의 결과들이 설명된다. 저자는 그 우연을 계획되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융합'과 '연결'을 통해 새로운 발명품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일단 하나의 발명품이 나오기가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을 함과 동시에 그 발명품이 원래 의도대로 사용되지 않고 다양한 상품과 기술로 변형된 것은 내외부 조직 구성원들과 시연의 참석자들과의 연결을 통해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이들의 연구과정과 결과는 단지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통해 명예와 금전적 이득을 갖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부 스폰서 기업과의 철저한 협업을 통해 기술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리도록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이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앞부분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5장에서 좀더 자세히 설명되고 있는 다리가 절단된 장애인의 재활과 자폐증 환자를 위한 예방 및 치료방안들이 그 사례이다. 또한 6장에서는 장애인과 함께 또다른 소외계층이라 할 수 있는 노인들이 좀더 즐거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로봇이 소개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되지 않는가. 또 경우에 따라서 누구도 장애인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따라서 우리와 함게 살아갈 현재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는 우리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고 본다.


이 책에는 많은 발명품의 사례와 열정을 다해 본인들의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원들의 연구과정과 결과들이 소개된다. 삶에 새로운 열정과 활기가 필요한 분들, 그리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거나 시작을 준비하는 분들이 함께 읽으면 큰 도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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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7 09: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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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성공 스토리 - 다양성과 스피드로 세계를 제패한
코바돈가 오셔 지음, 공민희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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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라를 처음 만난 게 정확히 몇년전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삼성역에서 코엑스 지하입구로 진입하는 길 오른쪽 상가건물에 있던 모 패밀리 레스토랑과 모 패스트 푸드 점을 밀어내고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인 'ZARA'가 입점하는 것을 본 그 때였다. 패션 브랜드에 별 관심이 있던 나로서는 간판에 ZARA라고 써있는 그 모습에 새로 나온 명품 패션 브랜드가 아닐까 하는 추측 정도만 했었다. 그 이후에 유니클로, H&M 등의 브랜드를 더 알게 되었고 이들이 바로 패스트 패션이라 일컬어지는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브랜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라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보통 어떤 기업이나 CEO의 성공사례를 설명한 책을 볼 때 항상 의문이 들었던 것은 저자는 과연 그 회사나 CEO와 무슨 관계가 있길래(=얼마나 친하길래) 이런 책을 썼을까 하는 점이었다. [자라 성공 스토리]라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도 역시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는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책의 처음부터 '나는 자라를 잘 알고 있고 창업주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를 잘 알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라를 만든 회사의 이름은 '인디텍스'이고, 스페인에 본사와 공장(아르텍소 공장)이 있다.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1975년 라 코루냐에 첫번째 자라 매장을 열면서 당시 유럽 패션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수직적 통합 절차를 도입해 그 초석을 쌓았다(p.53). 다른 SPA 브랜드에 비해서 수직적 통합이 가장 잘 되어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는 창업주인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관심때문이었다. 생산자, 바이어, 매장 직원을 거치면서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비즈니스가 제조와 매장의 유통, 디자인이 결합되어 이루어진다는 점을 이해했다(p.126). 그는 대학이나 MBA 과정에서 공부한 적은 없지만 그런 교육기관에서 연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시하였다. 


인디텍스는 의류 분야에서 수직적 조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유일한 회사이다. 갭과 H&M은 디자인과 판매를 담당하지만 제조는 하지 않으며, 베네통의 경우 디자인팀과 제조 공장이 있지만 판매는 프랜차이즈가 맡고 있다. 그러나 오르테가는 처음부터 필요한 자산을 거의 대부분 소유했으며 독일과 일본 같은 특별한 사례의 경우 합작투자 형태로 진입하고 정치적·사회적 문제가 있는 국가들의 경우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했다. . . .(중략). . .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그가 한 번도 다녀보지 못한 대학과 학술 기관에서 연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시했다. 그 외의 중요 규칙이 이 회사의 수직 통합 구조를 완성시켜 주었고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시키고 네 가지 기본 포인트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네 가지 포인트란 공급의 융통성시장 요구의 즉각적인 흡수, 반응 속도기술혁신을 지칭한다. - p.78


수직적 통합에 이어 인디텍스 성공의 두번째 핵심요인은 가격이 낮으면 더 많이 팔 수 있을 것이라는 아만시오와 확신과 지식이며, 마지막으로 일주일에 두번 재고 회전이 이루어지는 규칙이다. 인디텍스가 창업되고 자라 브랜드가 런칭하여 성공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그 과정의 중심에 있는 인물인 아만시오 오르테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부터 전 직원, 그리고 비즈니스를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그를 평가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그 대화 내용를 요약하여 수록하고 있다. 


그를 가장 잘 알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그의 직관, 창의력, 위임 능력을 비롯해 모든 개인에게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능력, 기업에 대한 완전한 헌신, 민주적 원칙과 경청의 기술을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 p.82


책의 곳곳에서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오르테가는 새로운 사람을 고용할 때 지치지 않고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고 당연한 것 이상을 보려는 인물을 선호하였다. 그래서 그는 사람을 한 곳에 틀어박히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많은 로테이션을 실시했다고 한다(p.104).

 

아만시오가 자신의 사업 경영에서 중요한 부분이 매장이라고 단언했을 때 그는 이미 완전한 사회적 변화가 이루어진 시대의 기본이 되는 또다른 상업적 실체에 대해 함축적으로 설명한 셈이다. 시장에서 명령을 내리는 주체는 고객이며 성공하고 싶다면 반드시 고객을 알아야 한다. 고객의 행동 방식, 고객을 분산시키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한다.  - p.137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이 만감한 사람이었고, 그는사업 경영에서 중요한 부분을 매장과 고객이라고 파악했다. 특히 여성의 삶에 집중했다. 전문적, 사회적 관점에서 주요 고객인 여성의 삶의 조건이 바뀌면서 가족의 삶도 여성의 관점에서 새롭게 등장했다는 점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었고 여성의 이미지에 집중하고 소비하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p.138)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여성들이 옷을 입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유행을 타는 스타일 그 자체로 집약되는 패션이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을 즐기는 방향으로 고객들의 욕구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인디텍스는 여성들을 포함해 사람들의 요구를 가장 잘 이해한 덕분에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게 되었다. 


유행을 타지 않는 훌륭한 품질의 기본 아이템에 각자가 개성을 살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여성에게 자유를 제공하는 것이 제 사명입니다.  - p.139


또한 아만시오 오르테가 주변의 많은 인물들은, 그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책임감을 중요하기 여긴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그는 책임자를 선택할 때 회사에 들어와 일 할 사람의 자질을 주로 본다고 말하면서 직원들의 가치가 무엇인지 볼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고 서술한다(p.201). 


당신이 좋아하는 자라 옷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세요. 그렇지 않으면 가질 수 없습니다. 출시라인은 보편적이고 같은 취향을 가진 고객이 많다는 점을 우리는 자주 접ㅎ게 됩니다. 그래서 성공하려면 올바른 제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 p.205


책을 읽으면서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경영철학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는 겸손하면서도 강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경영인으로 생각된다. 그는 성장하지 않는 회사는 이미 죽은 것이라고 하면서 채용된 사람들 모두 전적으로 회사에 헌신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혁신 정신은 지금도 살아서 전 직원과 조직 내부에 뿌리 내리고 있다. 다소 부정적인 소문도 최근 기사에서 볼 수 있었지만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겸손한 리더십과 경영철학은 자라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었음은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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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불변의 법칙
알 리스 & 로라 리스 지음, 김현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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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 리스의 대표저작들이 Al Ries Spicial Edition으로 출간되고 있다. 이 책 역시 같은 시리지로 출간된 신작(원서는 2002년 출간)으로서 성공적인 브랜드 구축을 위해서 2단계 접근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2단계 접근방법이란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할 때 PR을 통해 먼저 고객으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얻은 다음 광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는 일단 광고주와 상품 사이에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신뢰성이 결여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도 판매자나 생산자가 올린 정보보다 그 제품을 직접 구매한 뒤에 사용해 본 사람이 올린 구매후기를 더 신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즉 광고의 결여된 신뢰성을 홍보 즉 PR로 먼저 확보한 뒤에 광고를 진행하라는 주장이다. 기존의 광고 위주의 마케팅은 홍보 위주의 마케팅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PR은 제3자의 입을 빌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훌륭한 마케팅 도구이다.



총 네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의 첫번째 파트에서는 '침몰하는 광고'라는 소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다시피 광고의 상대적인 단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광고가 하나의 생명체라면 정말 불쌍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까인다'. 그 첫번째 장에서는 광고의 신뢰성 문제와 함께 광고량 및 광고비의 증가에 집중한다. 해당업계 종사라자면 기분 나쁠 비유기는 하지만 32개 직종 종사자들의 정직성과 윤리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 여업사원과 보험설계사와 함께 광고 종사자는 최하위권을 형성하였다. 광고의 추락한 신뢰성을 대변해 주는 비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상품은 등장한 이후이 가격이 떨어진 반면 광고는 계속 올라간다는 점을 지적한다. 광고량은 증가하여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광고비는 제작비용을 포함하여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광고는 대부분 TV광고를 일컫고 있는데 한마디로 '벽지효과'라는 표현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광고의 홍수속에 광고를 의식하지 않은 상태로 살고 있다. 


광고가 기능적 목적을 상실하자 그 커뮤니케이션 기법은 예술이 되어 버렸다.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광고의 예술적 가치는 양초와 전구에 비유할 수 있다. 붉을 밝히기 위해 양초를 쓰는 사람이 지금은 없다. 하지만 양초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필요하다. 다소 예술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도 보이지만(예술은 아무런 기능이 없다는 등의 표현, p.44) 예술을 비난하려는 목적으로 쓴 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즉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광고의 용도가 점점 다해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전 사람들이 그림으로 자연과 사람 얼굴을 표시하였지만 지금은 사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사진으로 대체된 과거의 그림은 예술작품에 비유한 것이고, 마케팅의 중요도에 있어서 PR로 대체된 광고 역시 예술작품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를 너무 '비하'하다보니 책을 읽다가 가끔은 웃긴 적이 몇번 있었다. p.46에 보면 대부분의 광고대행사 사무실에 가보면 미술관에 온 것과 같이 자사의 광고를 포함하여 '직원들의 크리에이티브에 도움을 줄만한(이런 표헌은 책에서는 하고 있지 않음)' 인상적인 광고를 액자에 끼워넣어 장식을 해 놓았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남긴다.


혹시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광고대행사가 자사가 제작한 광고 사례를 전시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 말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변호사는 최고의 변론 취지서를 복사해 액자에 끼워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의사도 가장 수술이 잘된 환자의 사진을 전시하지 않는다. 사실 수많은 광고대행사를 방문해봤지만 광고대행사를 찾는 고객을 위해 판매 차트를 액자에 끼워 넣어두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 p.46


더 나아가 그 다음 문장에서 광고의 역할과 기능을 이야기하면서 카피라이터나 아트디렉터의 입장에서 클라이언트의 매출을 10% 증진시키는 것보다 칸 국제광고제에서 황금사자상을 타는 것이 아니겠냐고 일축한다. 좀 반복되는 내용이지만 이 참에 광고를 예술로 보고자 하는 이야기에서 한 문장을 더 소개할까한다.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들은 도대체 무엇을 지키는 것일까? 정답은 '아무것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킹엄 궁전에서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은 일종의 예술이다. - p.48


광고업계에서 늘 이야기하지만 항상 애매모호한 표현인 '크리에이티브' 보다 광고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뢰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광고주의 매출증대보다 상을 받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광고대행사에 행태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광고의 역사는 광고 자체로는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브랜드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던 광고로 가득하다. 소비자에게 구매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결정적인 낚싯바늘은 준비하지도 않고 '그럴듯한 말'이라는 미끼만 흔들어대는 꼴이다.  - p.77


Part 1이 잘못된 광고로 몰락한 기업의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면 Part 2는 PR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들을 언급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광고와 PR을 비교하면서 PR이 광고보다 선행작업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또 그렇게 했던 기업이 성공했다는 증거 사례들을 면밀히 제시하고 있다.


브랜드를 구축하는 도구로서의 광고는 사라졌다. 하지만 광고는 브랜드를 유지하는 도구로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물론 이런 역할은 PR을 통해 브랜드를 구축한 후에나 필요한 것이다.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오직 PR뿐이다.  - p.151


개인적으로 마케팅 강의는 한학기 해 보았지만 마케팅을 전공한 것은 아니어서 더군다나 이 책에서 비교하고 있는 광고와 PR에 대해서 깊이있는 지식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알 리스라면 마케팅 전문가로서 유명한 학자이고 그 전에도 포지셔닝과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통해 그의 지식을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책처럼 광고에 대한 기존의 짧은 지식을 무너뜨린 경험은 해보지 않았다. 그만큼 이 책은 근래에 읽었던 경영 서적 중에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었다. 대체로 전반적인 내용이 공감하지만 광고의 역할을 너무 축소시킨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광고를 비롯하여 마케팅 전반에 관한 좀더 깊은 통찰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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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6 2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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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세계 0.1%에게만 허락된 특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설적 전략 강의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1강 수업의 시작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제2강 전략적 사고능력 테스트 : 당신은 전략가인가?

제3강 패망의 분석 : 실패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제4강 성공의 절대요건 : 당신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가?

제5강 가치창출 시스템의 역할 : 목적을 어떻게 현실로 바꿀 것인가?

제6강 본격적으로 전략 수립하기 : 당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제7강 전략의 역동적 진화 : 전략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제8강 완벽한 전략가가 되는 법 : 전략가로 성공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자인 신시아 몽고메리는 20여 년 동안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최근까지 포춘 500대 기업에서 전략 컨설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경영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와도 친분이 있다고 하고 본문에서도 포터의 전략이론을 일부 언급하고 있어 익숙한 내용을 실제 사례와 함께 다시 한번 리마인드할 기회가 되었다. 기업에서 전략가가 해야 할 일은 여러가지 기업 사례를 중심으로 언급하고 있어 마치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몇몇 EOP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자기 기업의 존재이유를 알아내는 것에 무척 어려움을 느낀다. 기업이속한 업종이나 만들고 있는 제품으로 기업을 설명하는데 익숙한 그들은 자기 기업이 충족시키는 구체적인 니즈나 피상적인 수준을 넘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 경쟁사들과 구분되는 독특한 점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다. 또한 그들은 자기 기업이 10년 뒤에 어떤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지, 그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대내외적 요인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 pp.29~30


기업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리더십의 중심에 다름 아닌 전략이 있고(p.30), 그 전략은 기업에게 가치를 창출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각 기업은 존재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하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전략은 실행을 근간으로 해야 한다. 전략가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생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략가가 가장 먼저 할일은 생각이 아니다. 전략가는 안건을 정하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 



1강부터 5강까지의 내용은 주로 매스코, 이케아, 구찌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전략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이케아의 사례를 통해서는 '목적(purpose)'과 경쟁우위를 비교한다. 이 두가지 단어는 서로 관련되어 사용될 수 있지만 경쟁우위는 기업간의 경쟁에 초점을 둔다. 그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기업의 목적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훌륭한 목적은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고 모두를 창출한다. 즉 자사의 이익만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납품업체가 획득하는 가치도 높여주고 고객이 획득하는 가치를 높여 지불의사를 상승시킨다. 즉 좋은 목적은 납품업자의 납품의사, 고객들의 지불의사를 동시에 높여준다. 그 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전략이 전략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기업 대표들은 흔히 전략의 핵심이 경쟁기업들을 물리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략의 핵심은 그런 것이 아니다. 전략은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 그리고 특별히 무언가 도는 이해관계자들에게 특별하게 좋은 무언가를 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 p.94


'사공이 많은' 가족기업의 폐해를 버리고 드 솔레와 포드는 최상의 팀워크를 이루어가며 구찌의 새로운 포지셔닝에 성공한다. 드 솔레 등장 이전에 마우리치오도 혁신을 수행해 갔으나 드 솔레는 성공했고 마우리치오는 실패했다. 두 사람의 차이는 각자가 선택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을 행동으로 옮긴 조치에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전략이 더 중요한지 실행이 더 중요한지 사이에서 토론을 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실행으로 이어지는, 잘 구상된 전략만큼 바람직한 것은 없다(p.152). 드 솔레와 포드는 구찌를 떠났지만 그들이 떠났어도 버텨나가는 구찌의 능력이야 말로 그들이 구축한 진정한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p.150). 


'전략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제목의 7강이 시작되면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사례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이 사례 끝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애플은 아직도 거기에 있는가? 20세기 말에 발생한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현재 애플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갖고 있는가?"(p.244) 저자는 전략의 목표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슘페터의 말을 인용하면서 높은 시장성장률과 수익성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변화에 의해서 달성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p.245). 한가지 경쟁우위만을 목표로 삼고 그것이 지속 가능하기를 기대하는 행동은 전략가의 과제를 잘못 표현한 것이다. 전략은 역동적이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자기 개혁을 거듭해야 한다. 전략가는 지속 가능한 전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전략은 변화를 예상하는 전략이다(p.249).


책은 메리 올리버의 '여름날'이라는 시로 마무리된다. 그 시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이 소중한 삶을 걸고 하려는 일이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명확한 대답이 필요한 중요한 질문이다. 결국 그 일은 목적은 말하는 것이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활기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기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리더들이나 그런 리더들을 보좌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더 나아가 기업의 전략 뿐 아니라 인생의 전략에 대해 고민중인 분이라면 일독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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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6 20: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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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 - 성장이 멈춘 세계, 나와 내 아이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
요르겐 랜더스 지음, 김태훈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책의 원제목은 <2052 : A Global Forecast for the Next Forty Years>이다. 원서가 쓰여진 해가 2012년이므로 향후 40년 간의 미래 예측을 목적으로 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나와 내 아이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부제목이 표지에 같이 쓰여 있다. 40년 뒤면 상당히 먼 미래라고 할 수 있는지 인간이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다만 저자는 '근거 있는(educated)' 짐작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며, 옳다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틀렸다는 것도 증명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예언을 시작한다. 미래의 개별적인 사건을 예측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폭넓은 변화에 대한 예측은 가능하다는 관점에서 저자는 40년 뒤에 큰 흐름을 예측하고자 했다(p.25). "겨울에 여름보다 추울 거라고 말하는 것은 다음 주가 오늘보다 덥거나 추울지 말하는 것보다 간단하다.(p.26)"



크게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첫번째 파트는 2052년의 예측에 앞서 예측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2052년을 바꿀 다섯 가지 근본적인 힘에 대해서 설명한다. 2부에 들어서면서 경제, 환경, 식량, 사회, 시대정신 등 크게 5가지 영역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지역별 2052년의 모습, 다른 미래 예측모델과의 비교 등을 통해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제안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저자가 책을 통해 미래를 그리면서 이상적인 미래만을 그리고 있지는 않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면서 희망을 가지는 것보다는 미래에 우리가 살게 될 세계를 정확히 알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 스스로도 미래를 직시하고 받아들이라는 조언과 현실에 적응하고 근심하지 말라는 조언을 받아들이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p.23)고 고백한다.


저자가 예측하는 2052년의 미래는 거의 '재난' 수준이다. 산업혁명 이후의 지속가능혁명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2100년이 되어야 완성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측한다. 다만 2050년 이후에는 극심한 난관에 부딪힐 것이며, 2050년 이전에도 수많은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 배경으로는 인구 감소, GDP의 정체, 현저한 온난화 등 상당히 거시적인 지표들의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저자는 책 마지막의 맺음말을 통해 자신의 예측이 틀리도록 도와주기 바란다는 말을 남겼을까. 


저자는 더이상 강대국이 아닌 미국, 엄청난 경제성장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중국을 예측한다. BRICS 국가들에 인도네시아, 멕시코, 베트남, 터키, 이란, 태국,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시켜 신흥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p.386). 이와 함께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미래 모습을 예측한다. 그는 경제, 에너지, 환경 등 물질세계를 비롯하여 의료, 군대, 기업경영 등 포괄적인 분야의 거시적인 그림을 그려준다. 자신의 예측과 함께 분야별 전문가들의 문헌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암울한 미래를 그리면서도 마지막 12장에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조언하고 있다. 다만 그 조언은 당장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기에는 한계가 있다. 저자도 자인이 제안한 과제들이 '정신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p.505).


상당히 거시적인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내용 자체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번역도 깔끔하다. 누구나 궁금하게 생각하며 그 해답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참여한 <성장의 한계>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남겨둔다.


http://techleader.net/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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