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의 그냥 마음대로 추천도서들

(이벤트 기간: 10/31까지. 바로가기)

 

 

 

만(卍) .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 / 다니자키 준이치로

 

 

 

MD의 감상평: 이 순진하리만치 집요한 욕망들을 탐미주의니 악마주의니 여러 이름을 붙여 분류하는 모양이지만, 육체의 매력과 애욕의 힘을 이렇게 노련하게 몰아치는 작가는 이후로 등장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부드럽게 풀어내면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보이고, 뜨겁게 밀어내면 미시마 유키오가 이미 거기에 있다. 지미 헨드릭스처럼, 다니자키 준이치로도 후대의 성과를 이미 쟁취했던 단독자였다. 그러니 차라리 후대의 비슷한 작가들을 '다니자키 준이치로 유파'라고 하는 쪽이 좋지 않을까. 검술 같기도 하고.

 

이런 분들께 추천: All You Need is Love / 가와바타 야스나리 또는 미시마 유키오를 좋아함 / 와타나베 준이치나 단 오니로쿠 같은 일제 핑크 로망의 조상님을 찾아서 /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를 보았는데 미친 사람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이런 분들은 주의: 이게 사랑과 전쟁하고 다를 게 뭔가요? / 연애 혐오자 / 여성가족부 임원 / 문학지상주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나 친구와 상담 후에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점과 선 / 마쓰모토 세이초

 

 

MD의 감상평: 어지간하면 메인 탑북에 선정된 책은 이 코너에 집어넣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 책은 예외로 하고 싶다. 탑북 치고는 많이 안 팔렸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확실한 걸작이기 때문이다. 꼼꼼하고 치밀한 이중 알리바이 시간표 트릭이 안겨주는 즐거움, 천재 대신에 인간을 마주하게 하는 풍부한 디테일, 그리고 사회 전반에 대한 냉소적인 성찰까지 사회파 미스터리의 미덕을 두루 갖추었다. 괜히 폼잡지 않는 진짜 '드라이'한 추리소설. 쌉쌀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이런 분들께 추천: 챈들러보다 해밋이 좋더라 / 사회파 미스터리는 트릭이 좀 애매한 거 같던데, 괜찮을까? / 미스터리 소설이면 잔인하고 엽기적인 범죄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시는 분. 안심하세요.

 

이런 분들은 주의: 고유명사 암기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자 / 카리스마 계열 명탐정 숭배자 / 고전 알레르기 보유자 / 소설을 읽으면서까지 논리 두뇌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으신 분

 

 

 

 

 

고기 / 마르틴 하르니체크

 

 

MD의 감상평: 고기로 돌아가는 사회. 사람은 고기의 소비자이자 동시에 공급자다. 범법자는 판결 없이 '도축'되어 '육류'로 보급되는 것이다. 주인공조차 이 지옥에서 살아가기 위해 겨우 발버둥치는 사람일 뿐, 어디에도 각성이나 구원의 여지는 없다. 디스토피아 설정 중에서도 극단에 속하는 이 작품은 그 구조가 헐겁고 문장이 조악한 편이다. 그런데 그 빈틈들이 설정의 극악함과 어울려 참혹함을 더욱 가중시키는 연료 역할을 한다. 위대한 걸작들에게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날비린내가 맴도는 소설이다. 흥미로운 얼터너티브 초이스.

 

이런 분들께 추천: 디스토피아 소설 애호가 / 대체역사 계열 SF 애호가 / 동구권 환상소설의 현대화 계보를 추적중인 사냥꾼 / 체제비판 문학 컬렉터

 

이런 분들은 주의: 극단은 유치함의 다른 이름이라고 믿는다 / 우아한 소설 또는 문장 미학 편식쟁이 / 카프카는 카프카 소설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 조지 오웰은 조지 오웰 소설에서 찾으세요

 

 

 

 

 

존은 끝에 가서 죽는다 / 데이비드 웡

 

 

 

MD의 감상평: 지금까지 거의 볼 수 없었던 본격 허접 개그 호러물. 슬랩스틱 또는 화장실 개그와 호러가 서브컬처라는 동질감 속에서 만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런 케이스는 처음 본다. B급 호러-개그 소설들의 흔한 설정에 약물-싸이키델릭이라는 소스를 덮어씌운 꼴이 참으로 희안한 몰골이다. 그런데 화자는 더없이 진지하고, 독자들은 그 진지함과 황망한 사건들의 갭을 망연히 바라보다 어느새 휘말려 든다. MTV-필립K딕-스티븐 킹 하이브리드 버전의 미래파 펄프 픽션. 영화화되어 선댄스에서 개봉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이런 분들께 추천: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쳐>나 <웨인즈 월드>를 감명깊게 보았다 / 병맛은 전위의 다른 이름 / 미국식 개그 센스를 좋아한다 / 소설 <멋진 징조들>이 좋긴 했지만 좀 얌전했다 / 장르소설이 궁금한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애호가(반 농담임)

 

이런 분들은 주의: 이말년이나 불암콩콩 등을 들어본 적 없거나 혐오함 / 러브크래프트 등을 숭상하는 호러 교조주의자 / 이걸로 호러 소설 입문해도 되나요? / 뭐, 포스트모더니즘 소설 애호가라고? 좋아 내가 한번 읽어봐 주지.

 

 

 

 

끝. 11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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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2-10-1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보관함에 막 쓸어담;;;;;

감사합니다. ^^;;;

외국소설/예술MD 2012-10-18 18:45   좋아요 0 | URL
제가 더 감사하죠 ㅎㅎ 부디 마음에 드셔야 할 텐데요. 좋은 책들임에는 분명합니다. ^^

딸기꼬치 2012-10-19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가 맛있겠네유...

외국소설/예술MD 2012-10-19 17:56   좋아요 0 | URL
에비.. 저거 사람고기여유..;
 

원래는 월간 이벤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몇몇 분들의 요청이 있어 이벤트가 종료된 후에도 서재에서 볼 수 있도록 옮깁니다.

 

매월 장르 소설 두 권, 비 장르소설 두 권씩을 고르는 걸로 하고 있습니다.

그 경계가 불분명한 작품들은 역시 제 마음대로 집어 넣었습니다(..)

또한 어느정도 유명해지거나 판매가 호조인 책은 일부러 제외했습니다.

 

첫회가 좀 덜 재미(..)있어서 카피는 약간 수정을 했습니다.

심심하실 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9 (첫회)

 

 

세월 / 마이클 커닝햄

 

 

 

MD의 감상평: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마이클 커닝햄의 제1매력으로 꼽히는 시적인 문장이 얼마나 잘 전달되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세월>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 번갈아 전개되는 시공간을 잇는 매끄러운 접점, 우아함과 날카로움을 번갈아 드러내는 대사들, 생에의 의지와 그것을 둘러싼 운명의 위력 간의 균형. 정적을 그려내는 솜씨와 파티장에서 캐릭터들을 와르르 부딪히게 만드는 솜씨 모두 발군이다. <세월>은 흠을 잡기 힘든 노련한 소설이며, 따라서 좋은 소설이고, 어쩌면 위대한 작품일지도 모른다.

 

이런 분들께 추천: 문예미학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분 / 느린 호흡의 소설도 OK / 이 작가의 이름을 3회 이상 들어본 적이 있다 / 이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를 감명깊게 보았다

 

이런 분들은 주의: 시대물이라면 당연히 로맨스가 있겠지? / 느린 호흡이 무슨 뜻이에요? / 여자친구 책선물 추천해 주세요

 

 

 

 

 

범죄소설: 그 기원과 매혹 / 김용언

 

 

MD의 감상평: 솔직히 말씀드리겠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인문/사회 분야의 교양을 좀 갖추어야 한다. <범죄소설>은 미스터리 또는 하드보일드 소설을 잉태한 당대 사회를 읽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작업이 필요한가? 소설들이 더 재밌어질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럼 뭐하러 이 책을 읽는가? <범죄소설>은 범죄소설을 사랑하는 당신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3부를 읽어 보시라. 이 책은 범죄소설 팬들, 즉 우리 자신을 위한 송가다.

 

이런 분들께 추천: 범죄소설과 인문학을 다 좋아하는 분 / 실제 범죄를 다루는 언론 및 매체의 속성에 관심이 많은 분 / 범죄소설과 연관된 자아를 재발견하거나 확장하고 싶은 신실한 팬

 

이런 분들은 주의: 이 멍청이들아 홈즈는 실존인물이다! / 근데 발터 벤야민이 누구예여? / 범죄소설은 갖고 노는 거지 공부하는 게 아닙니다

 

 

 

 

 

 

파저란트 /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MD의 감상평: 소설 속에 빼곡히 등장하는 상품명들. 정처도 희망도 없는 청춘들. 이렇게만 써 놓으면 왕가위의 영화들이 하나의 스타일로 군림했던 90년대 후반을 떠올리게 한다. <파저란트>를 비롯한 일군의 작품들이 '팝 소설'로 불린다는 사실을 알면 심증은 더욱 굳혀진다. 그러나 <파저란트>는 발랄하거나 '감각적'이지 않다. 욕망에 매몰되고픈 욕망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여정의 종착지는 결코 발견되지 않는다. 세기말의 방랑기는 이렇게 쓰여졌다. 인간이 사라지고 사건과 제품으로만 가득 찬, 종말 이후의 지구를 돌아다니는 것처럼.

 

이런 분들께 추천: 영화 <천국보다 낯선>을 보다가 졸지 않았다 / 청춘 방황물의 새로운 느낌을 찾는 문학청년 / 독일 현대소설 중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데?

 

이런 분들은 주의: 독일 소설을 수면제와 혼동하시는 분 / 롤러코스터류 소설 애호가 / '기승전결' 이론 신봉자 / 백수 한량들이 방종하는 내용을 용납할 수 없는 새누리새마을정신 보유자 / 근데 이거 좀 깔쌈한가?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 / 클레이튼 로슨

 

 

 

MD의 감상평: 지금은 미국 아마존에서조차 새 책을 구할 수 없는 고전 걸작 미스터리. '10대 걸작선' 어쩌고 하는 목록들이 지겨울 때도 되었다지만, 읽어 본 입장에서 말씀드리건대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이 존 딕슨 카의 작품들과 함께 10대 밀실 미스터리 걸작에 꼽히는 건 합당한 결과다. 마술과 심리 트릭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등장인물들의 밀실트릭 싸움은 지금 읽어도 화려하고 즐겁다. 이른바 '본격 미스터리' 세계의 진짜배기 클래식이다.

 

이런 분들께 추천: 퍼즐을 짜맞추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은 소설 팬 / 존 딕슨 카 등의 정통 트릭 미스터리 팬 / 시야를 확장하고자 하는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 팬

 

이런 분들은 주의: 하드보일드 편식쟁이 / 고전 알레르기 보유자 / 그러니까 이 지도를 보면서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려가며 읽어야 하는 게 소설이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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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2012-10-27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쓱으쓱 다 읽었네요 으쓱으쓱

외국소설/예술MD 2012-10-29 18:11   좋아요 0 | URL
참 잘했어요 도장을 드립니다. 여기..
 

-이하 전문은 북스피어 출판사에서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이루어진 미미 여사님과의 인터뷰입니다. 쓱 훑어봐서는 '아니 인터뷰가 아니잖아?'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세히 보시면, 인터뷰가 맞습니다. '마포 김사장'님 특유의 독백형 산문체와 미미 여사님의 조근조근한 답변이 잘 만든 카페라떼처럼 어우러져 있습니다. 맛이 있어요.

 

그러나 이 인터뷰는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여사님의 최근작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미처 따라오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김사장님께서도 인터뷰의 도입부에서 그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 인터뷰는 여사님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이미 여사님을 사랑하는 분들께만 주어지는 '특전'입니다. 어째서냐고 묻고 싶으신 분은 북스피어 홈페이지에 가셔서 질문 또는 항의를 남기시면 됩니다. 그보다 좋은 방법은 여사님의 최근작들을 읽어 보시고 다시 방문해 주시는 겁니다. 이 글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다녀오세요. 뽀뽀뽀.

 

여사님의 심층 인터뷰를 이 서재에 싣게 되어 영광입니다. 북스피어 관계자 여러분들과 여사님의 팬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자, 시작합니다.

 

 

 

이 인터뷰의 중심을 이루는 최신작의 자태

 

 

 

 

 

 

괴담을 모으는 건

괴이한 이야기를 모으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것

 

 

미야베 미유키를 처음 읽었을 때, 내 나이 스물아홉이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숨에 나를 사로잡았다. 한때의 소설가 지망생으로서, 내가 쓰고 싶어 하던 이야기가 여기 있구나, 그런 느낌이었다. 스물아홉의 봄부터 겨울까지, 나는 발정 난 물개처럼 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 속에서 헤맸다. 2004년 무렵의 일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것이 단 한 사람의 악한 성질 때문에 초래한다 여기고, 그에 대한 처벌을 통해 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야베 미유키는 일인을 향한 사회적 시스템의 폭력이 절정에 달한 순간, 그를 변호하기 위해 등장하는 대변인 같다. 그래서 혹자는 친절한 척,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듯한 말투를 거슬려하는 모양이다만 나에게는 그러한 말투조차 대단해 보였다. 미야베 미유키 식으로 표현하자면, 씌인 거다.

 

이듬해부터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들을 내 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무척 근사한 경험이었다. 예쁘고 마음씨 착한 이웃집 누나가 내 눈앞에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는 것 같았다. 대사 하나 몸짓 하나에 이르기까지 등장인물과 그들의 시대가 어찌나 선명하고 활기에 넘치는지, 어떻게 이토록 다양한 이야기들이 한 사람의 입에서 술술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7년이 지났다. 나는 미야베 미유키의 데뷔작 『우리 이웃의 범죄』를 비롯하여 열 종의 시대물과 열세 종의 현대물을 만들었고, 최신작 『밤바 빙의(가제)』를 계약했고, 몇 군데 매체에 미야베 미유키에 관한 글을 썼고, 그를 인터뷰하고 싶어 하는 몇 명의 기자들에게 연락처를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었다. 그는 건강상의 이유로 한국에 올 수 없었고, 나는 내 안에서 너무 커져버린 그와의 만남이 엄두가 나지 않아 일본에 가지 못했다.

 

계기는 ‘독자 펀드’였다. 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심한 데에는 사업적으로 바람직한 이유와 개인적으로 치사한 이유가 상당히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결국 마음에 부담을 잔뜩 짊어진 채로 지금도 식은땀을 석 되나 흘리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어쨌거나 오천만 원이 모였다. 두 달 동안 이천만 원만 모여도 다행이라 여겼는데. 신작 『안주』에 대한 기대감의 발로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다. 열흘 만에 목표액이 다 모였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제 미야베 미유키를 만나러 가야겠다고.

 

작가 미팅에 관한 모든 일정은 신원 에이전시의 이정민 부장이 처리해 주었다. 2012 6 29일 오후 4, 인터뷰는 오사와 오피스(미야베 미유키, 오사와 아리마사, 교고쿠 나츠히코가 함께 만든 사무실)의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본사에서는 나와 최내현 공동 대표가 출동했고 통역은 『안주』의 번역자인 김소연 선생이 맡아주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간 한국의 몇몇 매체들이 했던 질문들, 예를 들면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지, 작가로서 어떤 여정을 걸어왔는지 등의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질문은 가급적 하지 않았다. 그러한 정보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커스는 시대소설에 맞추었다. 이번 기회에 데뷔작부터 최신작까지 차근차근 훑어보고 싶었다.

 

 

편한 캐릭터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가 제일 처음 쓴 시대물은 「길 읽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이라는 단편이다. 각각 1986, 1987년에 완성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말하는 검』이라는 동명의 단편집으로 출간되었다. 미야베 미유키는 이 단편집에 대해 특별히 작가의 말을 쓰게 해 달라고 요청했을 만큼 애착이 가는 초기 작품들을 모아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처녀작에 대해 뭔가 주석을 달아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으리라.

 

“「길 읽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은 동일한 인물이 등장하는 연작 형식입니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의 초고를 완성했을 당시 저는 아마추어나 다름없었고, 장래 프로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일 밀리그램도 없었던 시기라 지금 돌이켜 보면 아주 뻔뻔했습니다. 원고를 고쳐 쓰며 새삼 얼굴을 붉혔습니다. 이번에 출판사에서 두 번째 단행본(첫 번째 단행본은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이다. 즉 발표 순서로는 「말하는 검」이 먼저지만 단행본 출간으로는 『혼조』가 먼저, 『말하는 검』이 나중인 셈이다)을 출간하자는 제의를 받고 수록 작품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했을 때 제일 고민했던 점이 「길 읽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을 넣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였습니다. 원래 동일 인물이 등장하는 연작은 어느 정도 작품이 비축되면 한 권으로 묶어 출간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 일부러 그런 형태에서 벗어나 이번처럼 단발 작품을 모은 단편집에 수록하기로 한 것은 순전히 제 고집이었습니다.

 

덕분에 「길 읽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은 장편 『흔들리는 바위』와 『미인』으로 이어질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 다행이었다고 할까. 원고를 고쳐 쓰며 얼굴을 붉혔다고는 하지만, 초기작이라 여기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구성을 보여준 이 작품으로 그는 제12회 역사문학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인정을 받는다. 다만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었다. 단편 「말하는 검」에는 주인공 오하쓰의 둘째 오라비인 ‘나오지’라는 인물이 나온다. 첫째 오라비인 ‘로쿠조’에 비하면 잘생기고 다정다감하며 능력 있는 캐릭터인데, 어찌된 일인지 장편 『흔들리는 바위』에는 빠져 있다. 『말하는 검』을 만들며 둘째 오라비 캐릭터에 반한 본사의 편집자가 아쉬워했다고 작가에게 말해 보았더니, 나오지처럼 근사한 인물은 너무나 쓰기 편하고 쉬운 캐릭터라서 뺐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이라면 그냥 썼겠지만, 당시에는 편한 캐릭터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느 작품이나 인물 설정에 숙고를 거듭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답이다. 때문에 미야베 미유키는 팔방미인형 캐릭터 대신 시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혼조』에 등장하는 오린, 『누군가』의 사부로)이나 특수한 능력이 있지만 그 능력으로 인해 상처받은 인물(『흔들리는 바위』의 오하쓰, 『마술은 속삭인다』의 마모루, 『용은 잠들다』의 신지) 들을 주로 등장시킨다. 이중 시대물의 주인공인 오하쓰의 특수한 능력이 ‘초능력’이라는 것은 다소 의외다. 초능력이라면 미야베 미유키의 특기 분야이기는 하지만 시대물에 초능력, 그것도 탐정 역에 사용하기란 다소 부담스러웠으리라. 그래서 작가는 초능력을 도입할 때 오하쓰의 후견인인 네기시 야스모리를 등장시키는데 이 대목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다.

 

 

장편이든 단편이든 똑같이 쓰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유령과 요괴, 초능력이 실제함을 전제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능하지만, 무엇을 쓰든 그 근저에는 ‘따뜻함’ 혹은 ‘인정’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가령 초기 소설 중에서는 『혼조』의 「배웅하는 등롱」이 이를 잘 보여준다. 후카가와 제일의 담뱃가게 오노야에서 일하는 오린이 가게 아가씨의 연애성취 기원을 위해 축시에 참배를 명령받는다. 하지만 늦은 밤 참배하기 위해 오갈 때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오는 ‘배웅하는 등롱’이 오린은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동료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자 동료가 오린에게 말한다. “오린, 배웅하는 등롱은 오린 너를 좋아하는 건지도 몰라. 너를 많이 좋아하는 누군가인지도 모르지.” 작품 속 ‘배웅하는 등롱’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다. 그저 동료의 말 한 마디로 인해 그때부터 ‘배웅하는 등롱’은 오린에게 있어서 단순히 무서운 것이 아니라 왠지, 참을 수 없게 감미롭고 사랑스러운 것의 상징으로 변한다. 밤의 어둠 속에 손을 내밀면 따라오는 등롱의 따뜻함이 느껴질 것만 같아 오린은 자신의 마음속에도 등롱이 켜지는 듯한 기분이 된다.

 

『혼조』는 이처럼 오싹하지만 목가적인 여덟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받았을 당시 심사위원으로부터 “공부하려거든 단편을 많이 써 봐라”라는 말을 들었다는 인터뷰 기사를 본 기억이 나서 미야베 미유키에게 물어보았다. 단편을 쓸 때와 장편을 쓸 때 어느 쪽이 어려운지. “저는 단편 작가로 출발했습니다. 단편은 한정된 매수 안에 캐릭터와 구성을 짜임새 있게 살려야 하기 때문에 쓰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저는 단편을 잘 쓰는 작가가 글을 잘 쓰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사노 요佐野洋라는 작가가 제 작품에 대해 ‘당신의 작품은 장편도 하나하나의 단편을 연결한 것 같다’라고 한 적이 있어요. 실제로 제 작품은 장편의 경우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스토리를 떼어놓으면 각각 단편으로서의 완결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저는 단편이 모여 하나의 장편을 이룬다는 기분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뭐가 어렵고 뭐가 더 쉽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장편이든 단편이든 똑같이 쓰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작가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이 사람은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마음이 가는 대로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기만 하면 행복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하기로 했다. 그는 자신을 즐겁게 하고 독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단편이든 장편이든 구분하지 않고 오로지 재미있는 소설을 쓸 뿐이다……라고.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건 아니고(저녁 여섯 시 이후로는 일절 집필 작업을 하지 않는다) 게임도 많이 하는 모양이지만, 뭐 게임 소설도 쓰니까.

 

 

오하쓰는 나이를 먹지 않지만 저는 나이를 먹습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흔들리는 바위』와 『미인』은 초기 단편 「길 읽은 비둘기」와 「말하는 검」에서 활약한 오하쓰가 등장하는 장편이다. 오하쓰는, 보통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고 보통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리는, ‘영험한’ 능력을 가진 소녀, 미소녀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능력을 감지한 그녀는 주어진 힘을 이용하여 오캇피키(절도죄로 옥에 갇혔다가 나온 뒤에 포도청에서 포교의 심부름을 하며 도둑 잡는 일을 거들던 사람)인 오빠 로쿠조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곤 한다. 두 작품 모두 『미미부쿠로』라는 기담집의 내용을 차용하고 그 작가인 네기시 야스모리라는 인물을 등장시키는데,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미야베 미유키는, 실존 인물이기도 한 네기시 야스모리를 극에 등장시켜 오하쓰로 하여금 괴이한 이야기를 수집하는 그의 손발로 움직이게 함으로써, ‘초능력’이라는 기술을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미부쿠로』란 ‘소문을 모아 수집한 이야기 주머니’라는 뜻으로, 에도 시대의 기이한 이야기를 모은, 우리로 치면 ‘전설의 고향’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전부 10권에 1000편의 기담이 담겨 있는데, 이중 『흔들리는 바위』는 “기이한 돌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이야기”를, 『미인』은 “오래 살아서 사람의 말을 배운 고양이”를 모티브로 삼는다.

 

내면에 어두운 부분을 감싸 안고 있는 인간의 죄와,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필치, 에도의 정경과 음식 가이드가 회를 거듭할수록(말하는 검-->흔들리는 바위-->미인) 노련해지고 오하쓰와 손발을 맞춰 사건을 해결해 가는 우쿄노스케와의 애정 전선이 궁금해지는 가운데 그는 돌연, 이제 더 이상 오하쓰 시리즈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2002년 『메롱』을 출간한 직후의 인터뷰에서다. 해서 이 점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오하쓰는 나이를 먹지 않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단숨에 대답하더니, “―저는 나이를 먹습니다”라고 말을 이으며 살짝 웃었다. 오하쓰 시리즈에서 고난에 맞서 사건을 해결하는 건 초능력을 지닌 오하쓰나 말하는 고양이 데쓰였다. 이때 오하쓰와 데쓰는 사건의 당사자이기보다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외부에서 뛰어드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메롱』을 기점으로 작가는, 구원이란 초능력을 지닌 외부의 존재가 주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평범한 다른 이들과의 유대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나이를 먹”었다는 것은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는 표현이리라. 그러고 보면 ‘거울’, ‘미늘 갑옷’ 등 일종의 신물神物을 사용하여 ‘괴이’를 잠재우는 패턴은 『미인』에 등장하는 말하는 고양이 데쓰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에 나타나지 않는다. 외부에서 온 존재에게 구해지고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유대가 낳는 끝없는 힘을 그렸기 때문에, 사령의 망집에 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맞서는 『메롱』의 결말은, 그래서 이전 미야베 미유키 시대물과는 다른 느낌을 줄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 본다.

 

 

차근차근, 제 발로 걸어가야 한다, 밥벌이를 찾아서

 

 

앞서 미야베 미유키는 “실제로 제 작품은 장편의 경우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스토리를 떼어놓으면 각각 단편으로서의 완결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저는 단편이 모여 하나의 장편을 이룬다는 기분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뭐가 어렵고 뭐가 더 쉽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는데 그와 같은 구조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 바로 『얼간이』와 『하루살이』다. 아무리 음침한 사건을 그린다 해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속 어둠을 마구 발산시킨다 해도, 미야베 미유키가 결국 희망을 그리면서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얘기한 바 있다. 헌데 『얼간이』와 『하루살이』를 거치면서 이 같은 기조가 미묘하게 변한다. 『얼간이』는 일견 관계가 없어 보이는 단편 단편이 연결되며 중반까지 인정 어린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의외의 형식으로 연결되는 중반 이후가 되면 범죄에 손을 물들였는데도 흔들림 하나 없는 ‘범인’과 그 범인을 다 알면서도 숨겨주는 주인공의 모습이 묘사되며 씁쓸한 뒷맛을 남긴 채 막을 내린다. 『얼간이』가 나온 직후 2001년에는 인간 말종에 가까운 범죄자 ‘피스’를 주인공으로 한 현대 미스터리 『모방범』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확실히 세기가 바뀌는 시기에 간행한 『얼간이』는 미야베 미유키에게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이는 『얼간이』의 후일담이 되는 『하루살이』에서 보다 분명해진다. 이 작품에서 미야베 미유키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고민하는 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자 모두를 구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오토쿠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오미네는 여자라는 점을 무기로 세상을 살아간다. 인정 넘치는 오토쿠는 오미네가 나쁜 남자에게 속았을 뿐이라 여겨 어떻게든 오미네의 인생을 제자리로 돌려주려 노력하지만, 오미네의 ‘어둠’이 얼마나 깊은지 아는 헤이시로는 오토쿠에게 오미네와 엮이지 말라고 충고한다. 또한 전에 일하던 요릿집이 불타 버리는 바람에 오토쿠의 가게를 돕게 된 히코이치는, 자신의 출세가 빨랐기 때문에 질투를 품은 선배이자 형님인 하나이치에게 지위를 위협당한다고 생각한다. 그 얘기를 들은 헤이시로는, ‘직인이라면 실력의 좋고 나쁨에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한 법인데 그 분함을 딛고 일어나 수업에 전념하거나 진로를 변경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굴러 떨어지고 있는 하나이치를 구할 필요가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이러한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의 어리광을 받아주거나 상처를 핥아주는 것은 진정한 인정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라는 도피에 지나지 않는다는 엄격한 인식”이다.

 

이 얘기를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간이』와 『하루살이』는 분명히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걸작은 아니다.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아올리듯 전개는 느긋하고 템포도 할랑하다. 잔잔하다 못해 뭐 이렇게 심심한 소설이 다 있나 하고 느끼는 독자도 있는 줄 안다. 하지만 그러한 결점(처럼 보이는 것) 덕분에 이야기의 핵심이 더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 것이다. 마치, 이것이야말로 미야베 미유키가 이야기를 엮어가는 스타일이다, 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어쨌든 기분이 좋다. 침상 가마를 타 보니 버릇이 들 것 같다. 벌렁 드러누워서 푸른 하늘을 쳐다보며 어디든 느긋하게 실려 갈 수 있으니 말이다. 모든 사람이 매일을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다면 오죽 좋을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지.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아올리듯이 차근차근. 제 발로 걸어가야 한다. 밥벌이를 찾아서. 모두들 그렇게 하루살이로 산다. 쌓아올려 가면 되는 일이니까 아주 쉬운 일일 터인데 종종 탈이 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제가 쌓은 것을 제 손으로 허물고 싶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무너진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어째서일까?” 독자는 마지막에 떠오른 물음과 함께 남겨져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차근차근, 밥벌이를 찾아서, 모두들 그렇게 하루살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일 터인데 종종 탈이 나는 까닭”이 무엇인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다. 책을 다 읽고도 전혀 그런 생각에 잠기지 않으셨다면 할 수 없지만요.

 

 

저도 이 작품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바다토끼가 나는 여름의 폭풍우 치는 날, 정신 이상으로 아내와 자식을 죽였다는 소문이 도는 막부의 중신 ‘가가 님’이 마루미 번에 유배된다. 이후 가가 님의 악행을 방불케 하는 독사毒死와 유행병을 비롯하여 각종 괴이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전부 ‘가가 님’의 저주 때문이라고 두려워하는 가운데 바보의 ‘호’라는 이름을 가진 하녀만이 ‘가가 님’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는데……, 라는 내용의『외딴집』은 지금까지 언급한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소설과 몇 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선 배경이 ‘후카가와’가 아닌 시코쿠의 가상 마을 ‘마루미 번’이며, 다양한 시정 사람들이 나오지만 막부의 중직을 맡았던 이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고, 시정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보다는 번의 존속을 위해 비상식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무가 사회의 비정한 모습이 소설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후기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마루미 번의 모델은 사누키 마루가메 번이고, 유배된 죄인인 ‘가가 님’의 모델은 도리이 요조鳥居耀이다. 도리이 요조는 양학을 경시하고 쇄국정책을 지지했으며, 에도 시대 초기의 봉건적인 농업사회를 복원하기 위해 실시했던 덴포개혁天保改革의 주요 인물이다. 덴포개혁 중 재정상의 곤란과 민중의 궁핍을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실시한 도리이의 시정 단속은 매우 엄격했으며 사상과 문화에 대한 통제로 이어졌다. 게다가 함정수사를 주요 수단으로 했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로부터 ‘요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 되었다. 덴포개혁 말기, 개혁을 주도한 미즈노 다다쿠니를 배신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한 도리이는 이후 미즈노가 복귀하자 직무태만과 부정을 이유로 해임되어 유죄를 선고받았고, 메이지 유신으로 사면을 받을 때까지 20년 이상을 마루가메 번에 유배된다. 마루가메에서 도리이는 유배지에서의 무료함도 달랠 겸, 젊은 시절부터 터득했던 한방에 대한 소양을 살려 유폐 저택에서 약초를 재배하며 자신의 건강유지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치료하기 시작한다. 유학자 집안 출신으로 학식도 풍부했던 도리이에게 마루가메의 번사들은 가르침을 청하기 위해 방문했고 그들로부터 존경받게 되었다. 이렇게 연금되어 있던 시절의 도리이 요조는 ‘요괴’라는 소리를 들으며 미움을 받던 관리 시절과는 반대로 마루가메 번의 사람들로부터는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 되었다.

 

시대소설,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에서 악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도리이 요조를 소재로 하면서도 미야베 미유키는 기존의 해석에 머물지 않는다. 가가 님은 아내와 자식을 살해한 ‘악귀’ 취급을 받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등장인물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외딴집』의 등장인물 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된다. 나는 당신의 시대물 가운데 『외딴집』이 최고라 생각한다고 말해 주었더니, 미야베 미유키는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 이 작품이 최고라고 생각해요”라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당시 집필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에 관해 들려주었다.

 

“이 책을 작업할 때는 몇 번이나 연재를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시대물인데 가공의 번을 만들다니, 무모한 일을 벌이고 만 제 탓입니다, 공부가 부족해 쓰지 못하겠습니다, 하고요. 그런데 담당 편집자분이 신인물왕래사의 명편집자였어요. 언제나 싱글벙글 웃고 있는 분이라 혼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1 30매 분량을 못 쓰겠다고 하자, 그럼 20매도 좋아요, 라고 하셨지요. 제가 또 우는 소리를 하니까, 그럼 10매만이라도 쓰세요, 라고 했어요. 이번엔 마감 못 맞춰요, 라고 하면, 그럼 하루 더 드릴게요, 라고 격려해 주며 결코 쓰는 걸 멈추지 못하게 하셨어요. 그런 식으로 싱긋싱긋 웃으면서 원고를 받아가 주신 덕분에 『외딴집』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작가가 그런 재능을 알아봐 주는 명편집자를 만나 완성한 이야기인 셈이다. 더구나 이 편집자는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를 쓸 때부터 “도중에 몇 번이나 죽는 소리를 하며 ‘이제 못하겠어요, 그만할래요’라고 징징대는” 미야베 미유키를 달래가며 여기까지 왔다고 하니, 이렇게 되면 넙죽 엎으려 절해야 할 대상은 미미 여사 쪽이 아니라 신인물왕래사의 명편집자 쪽일지도. 작가가 어찌나 칭찬을 하던지, 혹시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이 사람을 인터뷰해 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어둠을 껴안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다

 

 

에도 시대, 간다 미시마초에 자리 잡은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는 화려하고도 독특한 모양새의 주머니로 에도 풍류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화려한 주머니와는 달리, 이곳에는 가슴속에 상처를 간직한 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소녀가 있다. 소녀의 이름은 오치카. 미시마야 주인의 조카딸이다. 그녀는 열일곱이라는 꽃다운 나이에도 미시마야에 틀어박혀 하루하루를 견뎌가고 있다. 어느 날, 주인 이헤에가 급한 용무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헤에와 바둑을 두고 싶다며 손님이 찾아온다. 오치카는 어쩔 수 없이 숙부를 대신하여, 숙부가 바둑을 두는 ‘흑백의 방’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콤플렉스는 콤플렉스를 알아보는 법. 손님 역시 남에게는 말할 수 없는 아픈 과거를 간직한 사내였다. 손님은 그 자리에서 오치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람을 죽인 형에 대한 그리움과 미움이 뒤섞인, 잔혹하고도 슬픈 이야기를. 손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치카는 깨닫는다. “세상에는 온갖 불행이 있다. 갖가지 종류의 죄와 벌이 있다. 각각의 속죄가 있다. 어둠을 껴안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니다”라고. 조카의 미묘한 변화를 눈치챈 이헤에는 오치카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특이한 일을 벌인다. ‘흑백의 방’에 이야깃거리를 가진 손님을 초대해 괴담 대회(백물어百物語)를 여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바로 오치카, 상처를 간직한 소녀 한 사람이다.

 

2000년에 발표한 『괴이怪』의 속편 격인 『흑백』은 원래 한 권으로 완결할 예정이었다. 처음에는 한 화, 한 화를 『괴이怪』처럼 독립적인 이야기로 쓸 생각이었는데 미시마야라는 설정을 만들어 막상 쓰다 보니 「만주사화」도 「흉가」도 이야기가 길어져 버려서 한 권 분량을 다 썼을 즈음에 “이건 한 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백물어니까 100화까지 쓸게요, 100화를 쓰기 전에 제가 죽는다면 죄송한 일이지만요, 후반은 수명과의 전쟁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해 담당 편집자를 기함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미야베 미유키가 말한 ‘백물어(百物語)’란 말 그대로 ‘백 가지 이야기’이며 일본의 전통적인 괴담 대회를 이른다. 우리로 치면 밤에 여럿이 둘러앉아 차례차례 자신이 알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과 비슷할까. 백물어가 우리와 다른 점은, 이야기하는 장소의 옆방에 사방등을 놓고 백 개의 심지에 불을 붙여놓는데 이야기를 마친 사람이 혼자 옆방에 가서 심지에 붙은 불을 하나씩 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에 놓아둔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고 다시 이야기를 하는 방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해서 100번째 이야기까지 마치면 옆방의 심지가 모두 꺼져 어둠에 빠지고, 진짜로 괴이한 현상이나 도깨비가 튀어나온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이 놀이의 기원은 알 수 없으나, 일본 괴담 문학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으며 『제국백물어諸百物語(1677), 『오토기백물어御伽百物語』(1706), 『태평백물어太平百物語』 등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백물어를 할 때는 99번째 이야기까지만 하고 100번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괴이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런 역사를 가진 백물어는 일본에서 아주 친숙한 유희로, 일본의 괴담 작가라면 다들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어 하는 분야라고 한다. 나쓰메 소세끼와 모리 오가이도 ‘백물어’를 썼을 정도다. 현대 작가 중에는 교고쿠 나쓰히코가 『항설백물어巷說百物語』와 『속 항설백물어』로 인기를 끌었다.

 

괴담을 즐기는 풍습이 민간에 꽃을 피웠던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글을 써 온 미야베 미유키에게 백물어는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였으리라. 그래서 미야베 미유키는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를 ‘라이프 워크(필생의 사업)’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미시마야 괴담이 아니라 미시마야 ‘변조’ 괴담인 이유가 궁금했다. “괴담 대회라는 건 예전부터 있었으니까 새로운 것도 아니지요.” 때문에 이걸 처음 구상할 때는 무서운 이야기를 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모으는 호사가에게 초점을 맞추는 종래의 방식과 달리, 이처럼 무서운 이야기를 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듣는 설정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흑백』과 『안주』에 등장하는 백물어가 ‘변조’ 괴담인 것은 이러한 차이에서 기인한다. 백 가지 이야기를 다루지만, 듣는 사람은 여러 명이 아니라 오치카 혼자. 더구나 주인공 오치카에게는 괴담을 들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괴담을 들음으로써 상처받은 자신의 내면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변조’인 이유다.

 

때문에 작가는 “뭐든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상처가 있고 힘도 약하며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든 사람이 필요했다”고 한다.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핵심이다. 잘 들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반드시 오치카일 필요는 없다. , 혹은 당신이어도 된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인 듯하다. 이야기의 말미에 그가 재미있는 말을 했다. “앞으로도 오치카는 ‘변조 백물어’(괴담대회)를 계속해 나가면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고, 점점 나이를 먹어갈 겁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백 가지 이야기를 하나둘 쌓아갈 뿐만이 아니라, 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오치카의 일생을 그려가고 싶습니다.” 아아 결혼이라, 부럽다. 나도 하고 싶은데. 그렇다면 『흑백』의 나막신 가게 주인 아들과 『안주』의 서당 선생 가운데 누구와 결혼하느냐고 슬쩍 물어보았다. 역시. 빙그레 웃을 뿐 알려주지 않는다. 지금으로선 『흑백』과 『안주』의 다음 편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듯하다.

 

한편, 『흑백』과 『안주』는 일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문제의식도 담고 있는 듯하다. 요즘처럼 메일과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으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이야기를 문자로 표현하는 시대에, 그 이야기가 얼마나 정확하게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지 생각해 본다. 과연 완벽하게 전해지고 있을까. 고래로 괴담은 사람이 사람에게, 귀에서 귀로 전해지는 방식이었고, 어느 인터뷰에서 미야베 미유키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부풀어진 새로운 정보가 매일 초단위로 오고가는 현실 속에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귀에서 귀로 이야기되고 전해지며 계속되는 게 사실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괴담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마주 보고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작가의 생각이 『흑백』과 『안주』를 쓰게 만들었으리라. 그런 생각을 직접 세계 각국의 독자들에게 들려주면 좋을 텐데, 라고 하니 재삼재사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건강상의 이유(비행기를 타면 고막에 이상이 생긴다)로 나라 밖에 나가는 건 엄두도 못 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고는 자신의 작품을 번역하고 만드는 각 나라의 번역자와 편집자에게, 언제나 자신의 작품을 기다려 주는 독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최근에는 불가리아, 스페인, 베네수엘라, 뜻밖에 유럽과 브라질에서도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다고 하니, 과연 대단하다. 세계 재패도 멀지 않았다, ……라는 게 반드시 농담인 것만은 아닌데.

 

 

마지막으로 한 마디. 돌이켜 보면 지난 7년 동안 내가 미미 여사와 만날 기회는 꽤 많았다. 이런저런 매체에서 직접 인터뷰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도 받았고, 그게 아니더라도 그의 작품을 번역해서 내는 편집자의 입장으로 미팅을 신청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어느 하나 부끄럽지 않은 게 없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다. 아무튼 미미 여사를 만나는 일은 오래된 나의 소원 가운데 하나였다. 그 소원이 이번에 덜컥 이루어진 거다. 얼마나 기쁜지 아마 임지호 편집장 빼고는 아무도 알지 못하리라. ‘독자 펀드’가 아니었다면 좀 더 먼 훗날의 일이 되었겠지. 투자해 준 독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 만남이 인터뷰의 형태가 된 것도 고마운 일이었다. 전부터 나는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에 관해 내 나름대로 한 번쯤 정리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다. 왜 현대물이 아니라 시대물이었느냐면, 내가 현대물 보다 시대물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뻔한 이유 외에도, 그의 문학적 세계관이랄까 색깔이라고 해야 되나, 그러한 것들이 현대물보다는 시대물에서 더 자연스럽게 발현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흐름을 총체적으로 파악해 보고 싶었다. 나는 문학 평론가가 아니니까 이번 인터뷰에 그의 문학적 세계관인지 뭔지 하는 게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변명이 되겠지만 작가의 20년 문학 활동을 2시간 동안 조망해 본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나 같은 아마추어가 말이지. 질문지를 작성하기 위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몇 날 며칠을 들여다봤는지 모른다. 뭐 생색을 내자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를 인터뷰하는 일이 처음이다 보니 다소 각이 잡힌 결과물이 나오고 말았다. 인터뷰 당시의 흥취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 짝이 없다. ……만,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내용에 대해서야 읽는 분들이 판단할 일이겠고, 나야 뭐, 지난 7년 동안 영차영차 만들어온 그의 시대물들을 일정한 토대 위에 나란히 세워놓고, , 요기서 이렇게 변했구나, 이 지점은 상당히 미묘한데 왜 이렇게 썼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그렇다면 만나서 물어봐야지, 하고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서로 마주 앉아 얼굴을 맞대고 그의 소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수다를 떠는 내내 나는 몹시 상기되어 있었다. 이 사람은 내가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그대로의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다. ‘어린아이 같다’는 것은 다소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경우만큼은 꼭 이 말을 쓰고 싶다. 소설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당신은 정말 심성이 맑고 순수한 것 같다고 에둘러 말해 보았더니, 그럴 리가, 우리 사무실에서 내가 제일 어둡고 사악한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교고쿠 나츠히코 씨와 오사와 아리마사 씨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인정해 주었다며 호호 웃는 모습도, 상당히 실례되는 표현이 되겠지만, 귀여우셨어요. 시간이 좀 더 흘러, 본사가 10주년이 될 때쯤 다시 한 번 그를 만나고 싶다. 그때까지, 귀여운 모습으로 지금처럼 써 주세요, 미미 여사님.

 

by 마포 김사장

 

 

 

 

특전 1. 여사님의 귀여운 자태

(사진제공: 북스피어)

 

 

 

 

 

특전 2. 인터뷰 막전막후 후기 및 여사님의 인사말 보러 가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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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문학동네에서 진행한 헤밍웨이 리뷰대회 결과입니다.

 

많은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총평 :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온 고전을 읽고 자기 방식대로 감상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헤밍웨이라는 거장의 이름이 드리워놓은 그림자가 만만치 않지요. 거기에 다른 사람들이 덧붙여놓은 해석들, 작품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에 슬그머니 끌려들어가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선입관들을 걷어내고 작품과 오롯이 마주섰을 , 진솔한 관조의 순간을 녹여낸 글은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독자 여러분의 리뷰를 보면서 고전을 바라보는 신선한 관점, 지금 자신의 가운데로 끌어들이려는 집요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없었습니다.

 

_ 이소연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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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mmil님의 '보름 만에 겨우 끊었다'
:
제목 그대로, 글쓴이가 얼마나 『노인과 바다』를 깊이 있게 읽었고 진지하게 대결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작품을 현재, 자신의 가운데 끌어들여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였습니다. 작품에서 얻은 최초의 이질감”, 이러저러한 의문점을 차분히 삭여 내면화하는 과정 등을 진솔하게 담고 있는 감동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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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바나나님의 '통증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
『킬리만자로의 눈』에 담겨져 있는 여러 단편들을 꼼꼼하게 읽고 이를 한데 묶어낸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입니다. 텍스트에 대한 애정, 이를 세밀하게 읽어내는 감식안이야말로 좋은 독자 혹은 리뷰어가 갖추어야할 번째 미덕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Memories님의 '거짓 같던 죽음이 참으로 다가올 , 비로소 진짜 삶과 마주한다'
: ‘
죽음이라는 무게 있는 주제에 대한 깊은 통찰이 엿보이는 글입니다. 짧은 분량 안에, 이러한 웅숭깊은 사유를 담아내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소설의 진정성 대한 깊이 있는, 그리고 성실한 탐색의 길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3 (4)

 

몽상가1호님의『킬리만자로의 눈』, 찬란한 고통의 흔적을 따라가다
:
고통으로 가득한 , 이를 견뎌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을 끈덕지게 추적한 글입니다. 헤밍웨이라는 작가, 나아가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느껴지는 글이어서 쉽게 손에서 내려놓기 어려웠습니다.

 

세라비님의 C'est la Vie!! 그것이 인생이다
:
계속되는 사투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내려놓지 않게 하는 , 그것이 바로 희망이겠지요. 『노인과 바다』를 통해서 희망이라는 영원한 테마를 다시 낯설게 돌아보도록만드는 소중한 글입니다.

 

뚱보뚱뚱보님의 이상 당신을 외롭지 않게 해드릴게요
:
때로 좋은 소설을 읽는 일은 자기 자신의 삶을 읽는 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바다에서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습을 연상시킨 부분이 특히 가슴에 닿았습니다.

 

즐거운 상상님의 가질 없는 여유로움을 위하여
: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탐욕 돌아보게 만드는 글입니다. 바다에 맞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운 노인의 삶에서 오늘을 살아가야할 삶의 지침을 발견하는 섬세한 통찰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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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쓰는 글로는 무척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2011년 하반기 결산도 그냥 슬쩍 넘어가 버렸는데 말이죠. -_-

 

늘 그렇듯 시간은 흘러가고 책들은 들꽃처럼 피고지는 중입니다. 못 보고 지는 꽃이 허다하고 책 또한 그렇습니다.

사실 놓친 책들의 대부분은 놓쳤다기엔 애매하죠. 앞으로 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상관없는 책들이 훨씬 많을 겁니다.

그렇게 된 것들은 대개 그렇게 되었을 만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올해 상반기에 나온 장르소설들 중 개인적으로 아깝다고 판단되는 작품들을 모아 봤습니다. 이 페이지를 읽어 보셔도 대개는 다시 스쳐 지나갈 뿐이겠으나, 그중 단 한 권이라도 '아' 싶은 책을 발견하신다면 그걸로 저는 기쁘겠습니다. 원래는 그러려고 MD가 되었던 거니까요.

 

책들의 등장 순서는 무순입니다. 당연하겠지만 다들 유독 매력적인 구석이 있어요.

 

_

 

  -톰 롭 스미스의 <차일드 44>입니다. '유독 매력적인 구석' 그런 거 없고 그냥 모든 면이 매력적이죠. 걸작입니다. 걸작 미스터리 스릴러예요. 2009년에 나왔다가 판매 부진으로 절판된 뒤 다시 올해 봄에 재간되었습니다. 장점을 열거하는 게 부질없는 작품이죠. 있는 좋은 말 다 끌어와 붙인 것처럼 보여서 허풍처럼 느껴질 거니까요. 이 작품은 스토리도 탄탄하고 그 배후의 메시지도 훌륭하며, 역사 및 사회에 대한 성찰이 소설 속 트릭과 캐릭터들의 관계 속에 이상적으로 녹아들어 있습니다. 보세요. 얼마나 부질없는 추천인가요. 그런데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 팔리지는 않았습니다. 출판사에서 화려한 홍보문구를 괜히 표지 상단에 박아놔서만은 아닐 거예요.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판매 담당자가 이런 말을 잘도 하는군요... 다 제 불찰입니다.

 

_

 

  -루이즈 페니의 <치명적인 은총>입니다. 역시 미스터리 소설. 전작 <스틸 라이프>에 이은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두 번째 책이죠. 캐나다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주로 살인)을 추적하는 이야깁니다. 21세기에 쓰여진 작품입니다. 앗. 도그빌 같은건가? 폐쇄적인 인맥으로 둘러싸인 시골 마을의 숨겨진 탐욕 같은...?

 

음, 그런 게 물론 없기야 하겠습니까만, 사람이 죽었는데 당연히 뭔가는 있습니다만, 이 시리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커뮤니티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케이스입니다. 최근의 미스터리가 비극의 장렬한 전개로 감동을 안겨준다면, 가마슈 경감을 비롯한 이 시리즈의 등장 인물들은 그 비극으로부터 서로를 지켜내려는 의지를 통해 감동을 제공합니다. 물론 이 사람들은 그런 의지가 촌스럽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아요. 이 바보들이 정말.

 

_

 

  -대실 해밋 전집 세트입니다. 저는 이 시리즈가 최소한 레이먼드 챈들러 정도는 나갈 줄 알았습니다. 완벽한 클래식이니까요. 모든 미스터리 소설 안내서에서 찬양받으며, 일반 소설사를 아우르는 책에까지 심심찮게 등장하는 매우 드문 작가입니다. 그런 작가는 거의 없어요. 위대한 영도자이신 에드거 앨런 포를 빼면 레이먼드 챈들러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해밋이 챈들러보다 인기가 덜한 이유는 단지 해밋의 주인공들이 필립 말로보다 뻘소리를 자제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해밋을 더 좋아하지만요. 네? 아뇨, 무슨 말씀을. 저는 챈들러도 좋아합니다.

 

_

 

  -아와사카 쓰마오의 <아 아이이치로의 사고>입니다. 역시 시리즈물이지만 단편 모음이라 읽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멍청해 보이는 미남인데 사실은 헐렁한 것뿐인 천재 미남이라는 박탈감 넘치는 충격적인 설정의 미스터리 단편집이죠. 트릭도 다양하고 터치도 가벼워서 읽는 재미가 좋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가벼울 리 없고요. 특히 몇몇 단편의 짜임새는 문장 장난질로 작가입네 하시는 분들이 무릎 꿇고 배우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설정이 독특해서인지 보는 사람만 보는 책이 되었습니다. 독특하다는 건 이상한 게 아닌데 말이죠.

 

_

 

  -이 리스트가 상시 업데이트 된다면 주기적으로 올라올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입니다. 그 이유를 여기다 두어 줄 써 봐야 슬프기만 하니까 넘어가겠습니다.

 

<그레이스>는 19세기 캐나다애서 일어난 실화를 배경으로 한 살인 미스터리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미스터리 소설과는 다릅니다. 전개가 싸이키델릭하죠. 19세기 캐나다의 풍경이나 관습 묘사가 인상적이긴 하지만 역시 맘편히 읽을 책은 아닙니다. 주인공 그레이스의 불안정한 심리를 둘러싼 정신과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수많은 징후만을 남기고, 결말은 그 징후의 발아를 독자에게 요구합니다. 무책임하다고요. 아닙니다. 프로파간다류 페미니즘 소설과 달리 아무 말 않고 독자를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 것뿐이죠. 당신은 누구냐고 묻는 겁니다. 독자들에게요.

 

순문학(이 말 안 좋아합니다만)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섬세한 묘사와 어두운 성정의 조합이 좋습니다. 국내 출간된 애트우드의 소설 중에서 손꼽을 만한 작품이에요. 역시 올해 출간된 <홍수>도 주목할 만한 작품입니다.

 

-

 

  -나쓰키 시즈코의 <제3의 여인>입니다. '제3의 사나이'와 관계가 있을 것도 같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실제로 작품이 좀 오래되기도 했지만, 고풍스런 느낌이 좋습니다. 처음에 이 책 소개할 때 불란서 느와르 영화들을 연상케 한다고 했었는데요, 트릭이나 반전이 굉장하다기보다는 서서히 침잠해 가는 주인공의 정신상태를 바라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인물 심리가 직접적으로 서술되기보다는 주위 경치나 사물 묘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제시되는데, 이게 복고풍 영화를 떠올리게 해요. 장 르누아르나 끌로드 샤브롤 같은. 그러니까 본격미스터리만 편식하시는 분들은 그냥 지나치셔도 됩니다. 이건 공기를 느끼는 소설이니까요.

 

-

 

 -피터 러브시의 <다이아몬드 원맨쇼>. 미스터리가 껴 있긴 하지만 서스펜스 + 휴먼 드라마라고 봐야겠죠. 역시 재밌습니다. 꼼수 부리지 않고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느낌이 좋죠. 육체의 무게가 느껴진달까. 드라마 '추적자' 같은 느낌이죠. 사회 부조리랑은 별로 관련 없지만요. 음모가 있고 달리고 싸우고 협박하고 협박당하고 서로 머리를 굴립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사람답게 살자'는 슬로건이 있고요. 네 그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죠.

 

드라마로 만들기에 좋은 소재입니다. 작년 <인간의 증명>도 드라마 성공했는데 하나 또 만들어 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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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슨 드밀의 <와일드 파이어>입니다. 군사-스파이 스릴러는 이제 한국에서는 별로 각광받지 못하는 분야입니다만, 그래도 게리 올드만님께서 스마일리 요원이 되어 나름 분위기를 살려 주셨죠. 어쨌든.

 

군사 스릴러는 장르 특성상 대개 보수적인 내용이기 마련이고, 자국에 우호적이게 마련입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나 다 그렇죠. 그래도 이 작품은 그런 냄새가 좀 덜합니다. 그래서 추천하는 건 아니고요. 설정이 재밌습니다. 일종의 본격 입배틀 스릴러랄까. 영화 '8마일'에 나오는 에미넴 랩배틀을 방불케 하는 왁자지껄한 논쟁이 이 '스릴러'의 중심이거든요. 물론 그 입배틀의 최종 결과가 핵무기 사용이기 때문에 흥미가 배가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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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카첸바크의 <마지막 증언>. 이 작가 얘기 하자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안되겠습니다. 이런 작가를 못 알아보니까 나라가 무너지고 문학계가 무너지고 그런 거 아닐까요.

 

대표작 <하트의 전쟁>을 그따구 영화로 만들어 버린 영화 제작진과 주연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너무 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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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입니다. 그 프랑켄슈타인인가? 네 그겁니다. 아니 무슨 구닥다리.. 라고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물론 막 소름 돋고 그런 내용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는 구닥다리 맞습니다만. 그러니까 일종의 환상소설로 읽으시면 됩니다.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골렘>처럼요.

 

왜 태어났는지 자문해 본 적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모든 분들께 추천한다는 얘깁니다). 박사님이 대답해 주실 거예요. 차갑지만 슬프고, 연민에 차 있지만 어쩌지는 못하는 그 대답, 그 순간의 눈빛이 신의 것이라고 한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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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산드르 벨랴예프의 <물고기 인간>입니다. 20세기초에 전성기를 누렸던 어드벤쳐 SF의 대표작 중 하나죠. 한국에 완역판이 등장한 건 처음이고요, 그나마 어린이판 일어 중역 축약판이 나온 것도 수십 년 전.. 이런 책 안 나오고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아가미를 달고 물 속에서 살게 된 소년이 청년이 되고.. 나만 왜 바다에서 살아야 하나 이런 질문도 하게 되고, 뭍에 있는 처녀를 좋아하게도 되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는 바다의 왕자죠. 고독한 곳에서라야 그는 가장 아름답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스토리는 클리셰에 가까울 정도입니다만 백 년 남짓한 세월동안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슬픔에서조차 맑고 곧은 힘이 느껴지죠. 명작을 내 주신 출판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책 좋아하는 소년소녀들아 너희도 감사 드리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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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 G. 발라드의 종말 3부작이 올 상반기에 모두 나왔습니다. 아방가르드한 표지 디자인이 인상적이죠. 내용도 그렇습니다. 소위 종말 소설에 기대되는 스펙터클은 정말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근데 그래서 좋은 거예요! 세계종말과 스펙터클을 세트메뉴로 만들어 버린 헐리우드가 원망스럽습니다.

 

이 시리즈는 세계가 어떤 요소에 의해 갑작스런 환경 변화를 맞게 되었음을 선언한 뒤, 그 상황에 대응하는 이 세계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보기만 하죠. 일종의 사고 실험 같습니다. 그 전개도 결론도 각자 다른 이 세 권을 한데 엮어 생각하면 무척 풍부한 종말 가능성의 스펙트럼이 인류와 지구 앞에 펼쳐져 있음에 감동하실 겁니다. 이 시리즈는 스펙터클의 자리에 꿈의 노래를 집어 넣었습니다. 진짜로 종말이 올 때 아마 우리의 기분이 그럴 거예요. 꿈과 노래 말입니다. 저는 정말 헐리우드가 원망스럽습니다.

 

-

 

 -대실 해밋이 이렇게 허우적대는 마당에 필립 K. 딕이 주목받을 가능성은... (이 시리즈의 가장 신간인 <티모시 아처의 환생>은 SF라고 하기엔 좀 그래서 뺐습니다)

 

PKD는 수많은 SF 팬들과 대부분의 순문학 팬들이 놓치고 있는 암흑물질입니다. 언젠가 이 물질의 질량 측정이 이루어질 때 깜짝 놀라실 겁니다. 정말 놀라실 거예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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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 MD님이 추천하는 2012년 안타까운 쟝르 소설들
    from 네퓨타의도서관 2012-08-19 02:41 
    읽은 것도 있고 놓친것도 있고 주목했던 것도 있고... 올해 안에 읽어야지.
 
 
두번째달 2012-07-12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싶은 책 하나만 꼽아보자는 생각으로 이 글을 읽기 시작했으나... 역시 하나만 꼽는 건 포기. (다 재밌을 거 같잖아요 어떡해요) 하나씩 하나씩 야금야금 읽어보도록 하지요.

외국소설/예술MD 2012-07-12 23:44   좋아요 0 | URL
에. 제 추천이 되려 누를 끼치진 않을 거라 믿고 썼습니다. 잊혀지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ㅎㅎ

2012-07-13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6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래 2012-07-14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지 않았으면 나는 이렇게 괴롭지도 않았을텐데... 먼지바람 일으키며 지름신이 내게 오고 있어요;;;


외국소설/예술MD 2012-07-16 12:00   좋아요 0 | URL
이게 아.. 직접적인 지름신 호출은 목적이 아니긴 했습니다만.. 그렇지만 읽어 손해볼 거 정말 없는 책들이에요. 사람에 따라 취향에 맞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내용 자체는 다들 좋습니다. 제가 인증합니다?!

나래 2012-07-14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구매버튼을 누르게 될거 같네요~ㅎ

외국소설/예술MD 2012-07-16 12:02   좋아요 0 | URL
천천히 조금씩 장만하시면 됩니다. ^^;; 하나씩 하나씩

mljaa 2012-07-14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싶은 책이 2권이나 있네요..MD하시기 잘하셧어요 ㅎㅎ

외국소설/예술MD 2012-07-16 12:02   좋아요 0 | URL
정말 이거 하기 잘 한 걸꺼요 (웃음) 그렇지만 두 권을 안겨 드렸다니 역시 기쁩니다. ㅎㅎ

빠삐용 2012-07-18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권 읽었군요. 나머지는 천천히... ^^;

외국소설/예술MD 2012-07-18 12:51   좋아요 0 | URL
읽으신 네 권은 추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좋은 책들이었나요? 부디 마음에 드셨기를, 그리고 나머지 책들도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ㅎ

리리 2012-07-24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장바구니에 6개 담아놓고, 천천히 구경해봅니다.ㅋㅋ. 가방 구두사는 것보다야 덜비싼 지름신이니..

외국소설/예술MD 2012-07-25 14:53   좋아요 0 | URL
물론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이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지를 법하다고 자부하는 바입니다. (웃음)

흰둥이 2012-08-0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일드 44는 다른 거 필요없고 그냥 일단 첫부분만이라도 읽어보라고 말하게 되는 작품.. 추천하신 것 모두 읽고 싶은데 특히 표지로 계속 제 맘을 들었다놨다하는 필립K딕을 꼭..ㅋㅋ

외국소설/예술MD 2012-08-06 15:58   좋아요 0 | URL
역시 좋은 작품은 알아보시는 분들이 분명히 있죠. 그 숫자를 늘리는 게 제 일이고요. 이번에는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필립 딕은 스타일에 따라 취향을 타겠지만, 놀라운 세계관임에는 틀림없으니 언젠가 꼭 접해 보시기 바래요.

삼색라면 2012-08-06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일드44 표지 때문인가.. 궁금했는데 어쩐지 안 끌리는 책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제대로 읽어봐야겠네요!
아 아이이치로의 사고 재밌게 봤는데.. 말씀처럼 보는 사람만 보는 책이 된 같이 다음편을 출간해줄지.......
다음권은 나오긴 할까요....ㅠㅠ

외국소설/예술MD 2012-08-06 16:00   좋아요 0 | URL
네 표지가 좀.. 그렇긴 하죠. 그래서 되려 더 신경을 쓰고 여기저기 노출을 했었지만 역시 기본적인 문제를 넘어설 수는 없더군요. 노출을 열심히 해도 그걸 본 독자들이 호감을 못 느끼면 안되니까요. 좋은 소설입니다. 한번 보시면 반하실 거예요.

아 아이이치로는.. 언젠가 또 다음편이 나오길 저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알라디너 2012-08-1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밋 전집이 나왔군요. 이 글 보고 처음 알았는데 발로 대충 만든듯한 표지보고 구매할 마음이 전혀 안 생기네요. 개인적으로 황금가지에서 나온 책들은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안 듭니다. 그중에서도 해밋 전집 표지는 최악의 수준인듯. 황금가지 책들은 종이재질도 별로고 책 크기도 A5보다 좀 작게 나와서 다른 책들과 같이 꽂아넣으면 황금가지 책만 쑥 들어가서 그것도 마음에 안 들고요. 차일드 44의 경우에도 재밌다는 얘기 듣고 개정판 구입하려다 표지의 유치한 문구가 거슬려서 구판을 중고로 구해서 읽었습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2-08-16 10:27   좋아요 0 | URL
저는 헌책으로 책 구입을 시작해서 그런지 디자인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편입니다. 예쁜 표지에는 점수를 더 주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달까요. 내용과 번역만 괜찮으면 오케이인데, 아마도 헌책 뒤지던 시절에 중역 졸역들을 보면서 '이것만 아니더라도 감지덕지다'라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죠. 한때 책 상태에 민감한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의 둔감한 제가 더 좋습니다. 편하거든요. ㅎ

2012-09-13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5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샐닢 2012-09-30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이이치로 시리즈가 그렇게 알려지지 않았나요? 참 재밌게 읽고 있는데...
다른 시리즈는 읽은 게 없네요. PKD는 좋아하는 작가인데 장편은 쉽게 읽히지 않는 듯해요.
심심해서 들어왔다가 추천작 거의 다 장바구니에 넣어버렸습니다. 으윽.

외국소설/예술MD 2012-10-10 18:07   좋아요 0 | URL
하하 네. 개인적으로는 다 추천하는 작품이지만, 스타일이 다르니까 각자 좋아하는 종류의 책을 먼저 살펴보는 게 우선이겠죠. 잘 골라 읽으시기 바랍니다. ^^

아이이치로는.. 네 참.. 잘 알려지지 않네요; 재밌는 작품집인데요. 그렇죠?
PKD는 장편과 단편의 템포가 크게 다르다보니 같은 작가임에도 취향이 분명히 나눠지는 듯해요. 그 점이 참 재미있어요. ㅎㅎ

새앙쥐 2012-10-1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다 처음 보는 책들이네요. 추천해주신 책들 다 읽어봐야겠어요 :)
장르소설 추천 자주 해주세요 히히

외국소설/예술MD 2012-10-11 19:10   좋아요 0 | URL
다양한 종류의 책들이니까 이중에 마음에 드는 책이 있을 거예요. 찬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