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나치셔도 되는 머릿말. 책 이야기.

그러니까.. 포인트는 미란다 줄라이였죠. 공저자인 헤럴 플레처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책을 처음 봤을 때의 포인트는 그녀였습니다. 앤 유 앤 에브리원.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은 아직까지 사랑받는 저 영화의 다큐멘터리 버전에 다름아니었어요. 아무도 마음의 상처를 완치받거나 회개하지 않고, 그저 머나먼 곳에서 서로 신호를 깜빡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 정도. 작은 우연에 미소짓는 정도. 굳이 미덕이라 하면 겨우 그런 쪼가리들만 남은 고독한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고 스쳐 지나가는 모습들.

아카데미보다 선댄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던 그 담백하고 귀엽고 슬픈 영화의 리얼 버전이라니. 그렇다면 이 책도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 리뷰들을 보니 그렇게 생각하신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더군요. 그냥 스타일 차이겠죠. 아마추어들과의 연합작업은 확실히 퀄리티에 약점이 있으니까요. 퀄리티를 기준삼아 이 책을 보게 되면 흠잡기 쉽죠. 특히 '국내편'은 본편이랑 핀트가 좀 달랐어요. 과제들 자체가 일정한 의도를 띄고 있거든요. 행복 컨설팅같은 느낌이랄까. 어쨌든, 본편만 언급하자면

이 책의 매력이라면, 그냥 그런 겁니다. 잠든 애인의 등에 난 점들을 볼펜으로 이은 다음에, 참 못그렸다, 나 그림 되게 못그리네, 그래서 괜히 코를 대 보면 희미하게 잉크 냄새가 나는거죠. 뭐하냐고 물으면 별자리를 그려봤다, 그러면 무슨 별자리냐, 모르겠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 다시 쳐다보는 겁니다. 무의미하고 구불구불한 선 몇개를요. 아, 계속 쳐다보니 날개 같아, 근데 날개가 하나뿐이라 좀 그러네 미안. 아냐 괜찮아 그래서 여기서 너랑 이러고 있는 거니까.

네. 예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 책에 강제로 주어진 과제는 하나도 없거든요. 문득, 장난을 치고 싶어지고, 그걸 쳐다보다가 또 문득, 평소에 하지 않았던 생각들을 하게 되고... 그런 겁니다. 존 버거는 사진의 위력 중 하나로 '정지한 장면'의 앞뒤를 우리가 상상하게 만드는 자동적인 힘을 말했죠. 이 책도 제게는 그랬어요. 모든 작은 것들, 예술하고는 별 상관 없던 이들의 과제 속에 새겨진 알 수 없는 이야기들. 알 수 없을 이야기들. 미 앤 유 앤 에브리원도 그래서 좋지 않았나요? 서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위안이 되었다는 게 놀라워서.

물론 이게 다 헛소리라고 보셔도 상관은 없어요. 어차피 도스토예프스키조차 만장일치는 이뤄지지 않을 테니까.

다만 시시한 인생들에게도 축복 있기를. 만약 없으면 서로서로 축복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도 그렇게 보면 좋지 않을까요.


...

처음엔 농담으로 출판사에 얘길 했었는데 정말로 이메일 인터뷰를 하게 됐습니다.
섭외와 번역에 힘써주신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미란다 줄라이 인터뷰,


Q: 예술MD 최원호
A: 미란다 줄라이



“예술이란 소통과 치유에 다름 아니예요.”



알라딘: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은 극영화이지만 마치 행위예술과 비디오아트, 덤으로 뮤직비디오까지 포함되어 있는 종합 영상 세트 같습니다. 그런가하면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은 마치 <미 앤 유…>의 다큐멘터리 버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로 다양한 장르의 작업임에도, 소통과 치유라고 요약할 수 있는 주제가 두 작업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이 주제들에 지속적인 애정을 갖게 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미란다 줄라이: 내 삶에서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작품들은 주제상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편이에요. 내가 끄집어 내는 것들은 하나의 나(자아,self)에게서 나오니까요. 또한, 나에게 예술이란 (나 자신의) 소통과 치유에 다름 아니예요. 그러니 내 아이디어들은 결코 나와 동떨어진 것들이 아니죠.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은 대중예술작업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의 진행 중에 제작되었음

알라딘: 자신이 직접 작업하는 것에 비해 <나를 더 사랑하는 법>처럼 불특정 다수의 작업을 모아 보여주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그 과정 중에 흥미로운 경험은 있었는지?

미란다 줄라이: 책이나 영화처럼 전적으로 내게서 나오는 작품을 만드는 건 대개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죠. 물론 흥미롭고, 때로는 재미있기까지 하지만, 고통과 혼란은 언제나 작업 과정의 일부를 차지해요. (그러나) 대중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을 때, 그 과정은 전적으로 즐길 수 있어요. 카타르시스와 위험을 공유하니까요. 그럴 때 나는 전혀 외롭다고 느낄 필요가 없고, 계획하고 조직하기를 좋아하는 내 일부가 직접 행동에 뛰어들 수 있게끔 하죠. 그러는 동안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건 어떤 선물 같은 거예요.

알라딘: <나를 더 사랑하는 법> 같은 공공 예술을 앞으로도 시도할 계획이 있나요?

미란다 줄라이: 네, 언제나 적어도 하나쯤은 대중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다음 프로젝트는〈나를 더 사랑하는 법> 이전에 했던 옛 프로젝트의 리바이벌이에요. ‘조아니 포 재키(Joanie4Jackie)’ 예요.

Joanie4Jackie 보러가기
Learning to love you more (나를 더 사랑하는 법) 홈페이지 가기


알라딘: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은 거기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이 고백한 것처럼, 그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작업이었습니다. 당신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미란다 줄라이: 물론이에요.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을 책으로 엮은 건, 우리가 제시한 과제에 대한 사람들의 응답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영감을 주었는지를 표현하는 우리만의 방식이었다고 생각해요. 지난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같이 감탄했어요. 해럴과 유리와 나는 언제나 서로에게 “너 이거 봤어?” 하고 이메일을 써댔죠.




예술가의 삶


알라딘: 서로 다른 분야에서 성공적인 수준의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전방위 예술가는 극히 드뭅니다. 그 비결이 있나요? 이 모든 다른 종류의 예술들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미란다 줄라이: 서로 다른 매체를 다룸으로써 그것들 중에 어느 하나도 아주 잘하거나 숙달되지 못하는 면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게다가 난 기억력이 끔찍하게 나빠서 매번 처음 하는 것처럼 그 매체를 대하죠. 이걸 전에 해봤던가 싶을 만큼 희미한 기억만 남아 있어서, 마치 전생이나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처럼 느껴질 정도예요. 어쩌면 뭔가를 만들려면 그런 상태에 있는 것이 좋은지도 모르겠어요.

알라딘: 익숙한, 혹은 성공한 분야를 뒤로 하고 새로운 종류의 예술에 뛰어들 때는 어떤 특별한 각오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방면의 작업을 함에 있어서 창작의 스트레스는 어떤 방식으로 발생하나요?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돌파하나요?

미란다 줄라이: 아웃사이더가 된다는 느낌을 즐겨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틀에 갇히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당신 말이 맞아요. 바로 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죠. 그리고 내가 스트레스를 덜어낼 수 있는지도 자신이 없네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스트레스란, 반려동물처럼 함께 살아야 하는 그 무엇이란 거죠.




“나는 언제나 도전해야 해요. 매일 사자에게 내 자신을 던지는 것처럼.”

알라딘: 위 질문을 좀 더 키워보자면, 삶 전체에서, 당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돌파하나요? 그 과정 혹은 결과가 당신의 작업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미란다 줄라이: 음, 돌이켜보면... 창작을 할 때, 나는 늘 가장 도전적인 과제들을 선택했어요. 내 자신을 사자lion들에게 던지고 또 던지는 거죠. 밖에서는 내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매일 매일의 일상적인 선택들과 연결돼 있거든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 나는 수줍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변화와 이행을 아주 어려워하고, 불안하며 약간 융통성이 없는 편이에요. 그래서 난 내 자신을 사자들에게 던져야만 해요. 그렇지 않으면 언제나 보호막 밑에만 머무르려고 할 테니까.



알라딘: 당신에게 영향을 끼친, 혹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어떤 게 있나요?

미란다 줄라이: 요즘에는, 브루노 무나리, 니키 드 생팔, 스티븐 레커, 찰리 채플린.

*
스티븐 레커는 브루클린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작곡가, 안무가이자 퍼포머.




“좋은 작업을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드세요.”



알라딘: (아마 어느 곳이라도 그렇겠지만) 한국에서는 독립 예술인들의 경제적 처지가 그들의 삶과 예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칩니다. 보통은 좌절로 이어지고요. 자기 작업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어떤 특별한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그 난관을 헤쳐 왔나요? (이 질문에는 한국의 수많은 당신의 팬 겸 예술가 지망생들이 두 눈을 반짝거리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란다 줄라이: 참 어려운 일이죠. 나역시 정말로 경제적으로 유지가 가능하게 된 건 최근의 일이에요.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하는 게 중요해요. 그 프로젝트가 자기 작업의 중심이 아니더라도요. 왜냐하면 당신이 지지받기를 바라는 세계에 당신도 뭔가를 해줘야 하니까요.


당신의 작업이 좋으니까 사람들이 먼저 다가올 거라고 기대해선 안돼요. 나는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 밖으로 나와서 당신에게 다가올 더 좋은 구실을 찾아야 돼요. (당신이 뭔가를 보여줄 때) 그들의 작업 또한 함께 선보이는 것도 좋은 구실이 될 수 있겠죠. 어쩌면 전시회, 해프닝, 밤샘 파티, 실험 같은 것을 조직할 수도 있을 거고요. 그래서 스스로 예술가이면서 참가자가 되고, 서로에게 팬이 되며, 어쩌면 친구까지 될 수도 있겠죠.

이게 바로 커뮤니티를 만드는 법이에요. 당신을 지지하는 모종의 커뮤니티가 없다면 뭘 하든간에 참 어려울 거예요. 이건 직접 몸으로 겪어봐야 해요.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온라인으로라도 해보세요.

어쩌면, 누군가가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발견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죽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당신은 (먼저) 누군가, 혹은 뭔가를 발견해야 하고,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이 발견한 것들은 당신에게 힘이 될 거예요.



“계속하는 것.”

알라딘: 예술가 혹은 그 지망생들 이외에 <나를 더 사랑하는 법>에 참여했던, 혹은 아쉽게 참여하지 못한 수많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뭔가 말씀해주지 않겠어요? 무엇이든 좋습니다. 두 문장만이라도. (너무 포괄적인 질문 같지만, 당신이 아니면 이런 질문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미란다 줄라이: 그저 일반적인 대답밖에 줄 수 없겠네요. 매초, 매일이 무척 어려울 수도 있지만, 자유를 느끼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어요. 나는 주로 뭔가를 만듦으로써 그걸 느껴요. 만드는 데 딱 1분밖에 안 걸리는 아주 작은 거라도요. 만일 당신이 아주 피곤하거나 일터에 있어서 그런 걸 할 수 없다면, 그저 당신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기억이라도 하세요. 계속하는 것, 그게 중요해요.


급bye

알라딘: 당신의 다른 작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작중인 영화 <Satisfaction>은 언제쯤 공개될지, 소설이나 영상 작품 중에 한국에 소개될 예정인 작품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란다 줄라이: 막 촬영을 마쳤는데, 제목은 실은 〈더 퓨처(The Future)〉예요. 지금은 편집하는 중인데, 아마 2011년까지는 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소식통에 따르면 미란다 줄라이의 소설집이 연내에 국내 발간될 가능성 있음


알라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미란다 줄라이: 감사합니다!






처음 해 본 이메일 인터뷰. 답변을 보면서 훨씬 많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직접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영어고 뭐고...
이미지 여기저기 뒤졌는데 이게 제일 맘에 들었네요. 예뻐서는 아니고 뭔가 내용이랑 어울려서요.
네, just kidding. 진지하게, 웃자고 하는 겁니다. 저 진지하게 잠든 모습을 보세요. 열심히 농담하는 겁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니까 평가는 신이 하겠죠. 기죽지 말고, 자기자신을 기죽이지도 말고, 오늘 뭔가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발췌로 마무리.


예일 대학에서 가르칠 때 나는 유머 작가 S.J.페럴먼을 수업에 초청했다. 이야기를 듣던 학생 중 하나가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코믹 작가가 되려면 뭐가 필요한가요?"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뻔뻔하고 씩씩하고 명랑해야 합니다. 그 중에 제일 중요한 건 뻔뻔함이죠." 또 이런 말도 했다. "독자는 작가가 기분이 좋다는 걸 느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으니 머릿속에 불이 번쩍하는 것 같았다. 즐거움에 관한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말이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요." 그 말 역시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페럴먼이 실제 삶에서 보통 이상으로 우울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매일같이 타자기 앞에 앉아 언어를 춤추게 했던 것이다. 좋지 않은 기분으로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애써 그렇게 노력했던 것이다.

-윌리엄 진서, <글쓰기 생각쓰기> 2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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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란다 줄라이 인터뷰
    from 아름다운 섬 2010-05-31 15:43 
    책이랑 영화랑 보고 늘 궁금해하던 사람인데  역시 인터뷰도 생각대로 귀엽다.  전방위 아티스트가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웽스북스 2010-05-11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한번밖에 안됩니까? 아. 마음으로 백개 날려요. 최MD님 완전 초멋지십니다. 미란다 줄라이 인터뷰라니.

더 많이 생각하고, 출판사에 농담반으로 더 많이 건의해주세요. 앞으로 계속 계속 이런 즐거운 결과물들을 쏟아내주시면 정말 좋겠어요. 정말 잘 읽었어요. 그나저나 2011년도 지나야 한다고요? 킁. ㅜㅜ

외국소설/예술MD 2010-05-11 16:55   좋아요 0 | URL
영광은 웬디양님(뭔가 이중호칭;)의 가득한 팬심에게로 돌리겠습니다. 꾸벅

네 영화는 그렇게 늦대요. 그치만 소설집이 나올 수도 있대요.
이메일 인터뷰 처음 한거라 되게.. 아쉬워요. 즐거우셨다니 부끄러울 나름입니다;

담부터는 더 잘해야지;

치니 2010-05-11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아무래도 엠디님이 알라딘의 초절정 중요 인재로 떠오르는 듯. 지난 번에 엽서 기획에 이어 영어 인터뷰까지!
완전 쩔어요. ㅎ
담에는 누구? 와 - 점점 귀추가 주목됩니다. :)
저도 미앤유에브리원을 워낙 좋게 봤던 지라 이 책도 찜 해두었는데 아무래도 원본을 봐야겠네요. 영어의 압박이 있더라도, 뭔가 자기 계발서 냄새 풍기는 번역본이라면 사양하고 싶어서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11 18:13   좋아요 0 | URL
아 번역이랑 재번역은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셨어요. 혼자 하라고 했으면 절대, 결코, 네버..못해요.;
(참고로 한겨울에 기획된 인터뷰였습니다; 이제서야 빛을 보네요;;)

한국판 책에 대해 말씀드리면, 번역은 문제가 없구요. 다만 오리지널 본편에 더해서 보너스로 '한국편'이 들어가 있거든요. 본편이 거의 아무런 목적의식 없는 유희-과제였다고 치면, 한국판은 (번역하신 분이 과제를 기획) 좀 더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해 고민한 뒤에 과제가 나왔다고 할까요. 미묘한 차이인데, 결국 목적론적인 차이가 생깁니다. 그건 생각보다 크더라구요. 느낌이요.

즉, 한국판 사셔도 됩니다. 제 매출도 좀 도와주시고..ㅎ

치니 2010-05-12 09:29   좋아요 0 | URL
어익후, 이런이런, 엠디님의 매출을 생각 못하다니, 저는 바보천치인가봐요.
네네 한국어판도 영어판도 다 사도록 하죠, 까짓 거 얼마면 돼? 마인드로다가. :)

외국소설/예술MD 2010-05-12 11:33   좋아요 0 | URL
매출은 농담이에요. 정말입니다 (웃음)

얼그레이효과 2010-05-12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감독님 영화보고,,홀딱 반했는데. 좋구만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12 11:55   좋아요 0 | URL
아유 반갑습니다. 서재는 잘 보고 있습니다. ^^

고수님께서는 이 책의 행간 틈바구니에 있는 느슨한 연대의 가능성을 눈여겨 보아주시리라 믿습니다.
홈페이지에 가시면 헐렁함을 더욱 본격적으로 느끼실 수 있어요.;

wordsfall 2010-05-29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우 잘 보았소.

외국소설/예술MD 2010-05-31 09:25   좋아요 0 | URL
건승하고 계시오이까.

키위녀 2010-05-29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완전 이쁘세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31 09:26   좋아요 0 | URL
네 이것저것 다 좋으니까 좀 질투납니다. 주이 디샤넬보다 더 멋있어요.

향기로운이끼 2010-10-12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0-10-13 21:10   좋아요 0 | URL
즐겁게 읽으셨나요? 감사합니다. ^^

비법 2011-04-2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미란다 줄라이 영화 "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

*-.-* -_-; @_@


처 음 읽 었 습 니 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

외국소설/예술MD 2011-04-22 15:26   좋아요 0 | URL
이보나의 그림들도 정말 좋지요. ^^ 미란다 줄라이와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완소!
 




아 예쁘다.




일전에 외서MD님께서 이런 걸 보여주셨습니다. 이미지 말고 실제 물건요. 정말 멋있었어요. 오리지널 펭귄북 표지로 만든 엽서 백 장이라뇨. 이거야말로 애서가를 위한 컬렉션.

그래서 저도 하나 샀습니다. <요거>죠.

그런데 약간 아쉽기도 했어요. 마침 우리나라에도 <펭귄 북디자인>이 번역돼 나왔잖아요. 그 책에 있는 다른 멋진 표지들도 더 수록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음. 더 비싸졌겠지.

또다른 아쉬운 점이라면, 주로 초기 '클래식' 표지 위주였다는 거죠. 영미권의 펭귄북 팬들을 위해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들 위주로 선정된 것 같았습니다. 다른 포맷의 표지들도 많이 실어주면 좋았을텐데.

해서 그냥, 직접 만들어보기로 하고 국내판 <펭귄 북디자인>이 나온 북노마드 관계자 분과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하기로 했고(사실 놀랐습니다. 정말 되다니;;), 1-2주 후에 시작될 알라딘 예술분야 이벤트 증정품으로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벤트 시작되었습니다. 바로가기 (5/18)




그러니까 약간 자랑, 입니다. 전세계를 통틀어 알라딘에서만 구할 수 있는 거니까요. 심지어 저 엽서 박스를 사신 분들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저기에 뭐가 있는지 다 알고 있어서 저 박스에 없는 표지들 위주로 골랐거든요. 저도 갖고 싶어서요.;

고르느라 무지 힘들었습니다. 정말 갖고 싶었던 표지 중에서도 빠진 것들이 많습니다만..
또 모르잖아요. 호응이 좋으면 시리즈가 이어질지도요. ㅎ 그러니 많은 성원 부탁드리며.



여기 그 친구들입니다. 총 8매, 전세계 단독 한정 사은품, 오리지널 펭귄 북커버 엽서 8종입니다.

































-존 러스킨, <On Art and Life> 국내 미출간
-앤서니 버지스, <시계태엽오렌지>



































-버트런드 러셀, <Has Man a Future?> 국내 미출간
-펭귄 현대시선 제 25권, 국내 미출간


































-존 업다이크, <달려라 토끼>
-로버트 프로스트 시선집




































-셰익스피어 희극선
-존 버거, <어떻게 볼 것인가> (국내 절판)


->엽서 증정 이벤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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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펭귄 오리지널 북커버 엽서 증정 이벤트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5-20 10:04 
    펭귄 오리지널 북커버 엽서 증정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결국 구매이벤트였구나. 요기 http://www.aladdin.co.kr/events/wevent_book_m.aspx?pn=100514_cover  2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대충 낮은 것이 맘에 든다. 일단 품절 풀린 엽서세트를 구매하고 , 보관함에 있던 카미유 클로델과 나가오카 겐메이를 담아 본다. 이벤트 대상 도서 중 산 책들이 많지만, 예술분
  2. 서점 이벤트라면 이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from 곰이살고있어요님의 서재 2010-06-15 21:39 
    실은 갖고 싶던 '매그넘 매그넘' 사진집이 무려 반값으로 할인되었길래, 얼른 주문하면서, 우연히 얻어걸린 이벤트다. '매그넘 매그넘'이 포함된 예술 문화 서적을 일정액 이상 구입하면 펭귄북의 아름다운 표지로 이루어진 엽서들을 증정하는 것. 그냥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아무 기대 안 했던 엽서들이 너무 예뻐서, 나는 펭귄북스에서 나온 표지 디자인 엽서 100장짜리가 재입고되길 기다렸다가, 당장 질러버렸다. 지금은
 
 
굿바이 2010-05-07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짝짝!!!!!
약간 자랑,에 뜨거운 박수 보냅니다. 이벤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0-05-07 17: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이런 대기업스러운 멘트 한번쯤 해보고 싶었어요. 그럴 찬스를 주셔서 다시 또 감사합니다.

치니 2010-05-0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겸손한 엠디씨, ^-^ 약간이 아니라 많이 자랑하셔야겠는데요 ~ (그리구 알라딘에서는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높이 사 특별보너스도 주셔야;;)

외국소설/예술MD 2010-05-07 17:38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드셨나봐요. 사실 자랑이라고 큰소리 쳤지만 걱정도 약간 했었거든요. 뿌듯하네요. ^^;

하이드 2010-05-07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이 두 권이 있군요. on art and life 엠보싱 퀄러티로 나오나요? ㅎㅎ
펭귄 커버 박스는 아마존닷컴 프리오더라 찜해놓았었는데, 어느새 풀렸나요? 달려기 없어 똥글뱅이를 못 쳐놓았어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07 19:13   좋아요 0 | URL
네 당연히 엠보싱처리, 못했습니다.
저 박스 알라딘에서 십수개 판걸로 기억하는데, 물어보니 영국 본사 품절이라 당분간 어렵다네요.

하이드 2010-05-07 20:37   좋아요 0 | URL
역시 UK 였군요. 닷컴이 10월인가 그랬던걸로 아는데, 닷컴이 가격도 더 저렴하게 나오긴 하더라구요.

Sylvia 2010-05-07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 기대할께요. 정말 멋진데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08 00:33   좋아요 0 | URL
저 정말요. 부끄럽끄럽..

jun 2010-05-1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데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10 18:14   좋아요 0 | URL
굽신굽신 꾸벅꾸벅 흐뭇

네꼬 2010-05-17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난 또 저 책 사면 준다는 줄 알고 (하여간 성질은 급해 가지고...) 난 벌써 벌써 이 책 샀는데 이제 와서 이러기냐고 드러누울 뻔했어요. 멋진데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17 13:07   좋아요 0 | URL
곧 시작입니다. 준비하고 계세요 ㅎㅎ

블로크 2010-05-20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D님의 정성이 책을 사게 만드는군요. 다른 분야 책들도 사야해서 이번 엽서 받을 대상은 못 되지만,망설이던 펭귄북은 주문하고야 말았어요. (아, 알라딘 MD님 블로그에 글 남기는 것도 처음이라 쑥쓰럽군요. 하지만 원호MD님 멋지신데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20 11:11   좋아요 0 | URL
엽서 수량 제한 때문에 가격대에 제한을 두게 된 점은 좀, 저도 많이 아쉬워요. 이벤트 할 때는 이런저런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결국 아쉬운 점이 남게 되었네요.

그나저나 이거 어떻게 보답을 해야겠는데, 어떻게 보답할까...

네 생각좀.

밤의숲 2010-05-20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 뜨자마자 냅다 질렀는데. 엽서 8장 받으려고 25000원짜리 책을 질렀구나 하는 생각이 뒤통수를 때리면서 순간 머엉- 그래도 좋아요. '해즈 맨 어 퓨처?' 저 엽서 사무실 책상 위에 붙여 놓았답니다. 책은 모마하이라이츠 샀고요. 뿌듯뿌듯- 항상 추천해 주시는 책들 관심깊게 보고 있어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23 00:38   좋아요 0 | URL
모마 하이라이트 괜춘하죠. 책값이 아까운 책은 아니라고 믿어요. 기왕 이렇게 된 거(..) 좋은 책을 갖게 될 떡밥이었구나라고 생각하시면 좋지 않을까요(허).

잘 보아주셔서 감사해요. 늘 부끄럽고. 더욱 용맹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곰이살고있어요 2010-05-25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엽서 이벤트고 뭐고 암것도 모르고 그저 50% 세일이라 책을 질렀더니 뭐가 따라온대서 뭔가하고 봤더니 이거군요.(아 길다!!)
갑자기 기대되는데요!! 빨리 와라 책아!!!!!!

그리고 저 100개짜리 엽서세트도 지르고 싶어졌.... 근데 품절이네요 OTL
하악 ㅡㅜ

외국소설/예술MD 2010-05-25 09:48   좋아요 0 | URL
아, 소개가 마음에 드셨나봐요. 실제로도 마음에 드시길 바래요. 저도 책상에 하나 붙여놨는데 나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진짜 이벤트라고 생각하는데요. 댓글 달아주시니 저도 좋네요. 보람을 느끼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

카르멘 2010-05-27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바로 책 구입했습니다.
근데 펭귄 북디자인 원서도 이벤트 도서에 끼워 주셨으면 좋았을텐데요.
제가 워낙 펭귄 표지를 좋아하는 터라. 원서 구입에, 이벤트 도서에.
이래저래 5만원을 질러 버렸습니다. -.-

100장도 마구 사고 싶지만 가까스로 참고 있어요.
이거 액자에 몇 개씩 넣어 놓고 걸어 놓으면 진짜 좋을 것 같아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5-27 10:28   좋아요 0 | URL
아아 네. 원서도 집어넣는 게 좋겠네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
이벤트 도서는 분야를 탈탈 털어서 좋은 놈들로 고르려 했는데요. 맘에 드시는 책이 있었길 바랍니다.

액자건 스카치테이프건, 어디 붙여놓고 종종 쳐다보면서, 책쟁이들께서 흐뭇해하심 좋겠어요.
인성함양에도 도움이 될지 모릅니다. ㅎ

곰이살고있어요 2010-06-14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모르고 있다가 엽서세트를 받고
벽에다 버트란드 러셀, 존 업다이크, 존 버거의 책 표지를 낼름 붙여놓고 바라본 지 벌써 며칠인지...지금은,

100장 엽서세트를 주시하고 있는 1人입니다.

이런 좋은 이벤트 감사합니다. 자주 해주세요!!! (왜 소리치는 걸까요?!;;)

아무튼 100장의 엽서, 사고 싶어요 ㅠ_ㅠ 언제쯤 구입 가능할까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6-14 10:48   좋아요 0 | URL
네 영국판 엽서세트는, 잘하면 이달 말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데요. 확실하진 않다고 하네요. 만약 불발되면 미국에서 재발매되는 10월에나 구입하실 수 있다고..(으흠;;)

엽서가 맘에 드셨나봐요. 저는 행복합니다 T_T. 2차라도 할까 싶지만서도(먼산).
우리 버거님이 최고시라능!

곰이살고있어요 2010-06-15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댓글 답니다. 이건 무슨 오덕스러운 짓인지 모르겠...

하지만 징징거리던 영국판 엽서세트의 일시품절상태가 풀렸다고 문자가 와서 냉콤 주문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고...고맙습니다......! 흑흑 ㅡㅜ


그리고 이런 좋은 이벤트는 자주 해주십사 다시 한 번 외칩니다!! 크크

외국소설/예술MD 2010-06-16 10:18   좋아요 0 | URL
네 마침 외서MD님께서 제게도 알려주시더군요(왜?).

이모티콘이 귀여우세요. 뭔가 저랑 레벨이 다르시네요.

이런 좋은 이벤트..는 고민 중예요. 성사 여부는 미정이지만요. ㅎ

봉봉 2010-08-1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봤어여
 

안녕하세요 간만에 뵙겠습니다. 지금 '이 분야 최고의 책'이라는 이벤트가 진행중인데요.
MD들도 참여를 했습니다. 자기 분야 내에서 열 권을 자유롭게 뽑았어요.
그래서 저는 예술/역사 분야에서 뽑았습니다.

왜 추천했는지 간략한 설명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써 봅니다.

사실, 사심 가득한 리스트라서 말이죠.




1.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by 미셸 슈나이더


  -저는 세상 모든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를 모아놓더라도 제가 갖고 있는 놈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책을 볼 때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분에 까맣게 때가 타 있으니까요. 완독만 20회는 넘었을 거고, 가끔 꺼내 읽는 걸 합하면 백 번을 훨씬 넘길 겁니다. 여행을 갈 때 책을 딱 한 권만 들고 가야 한다면 무조건 이 책을 집어들던 때도 있었습니다. 어디를 펼쳐서 읽기 시작해도 좋았으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 들어 있거든요. 바흐와 굴드와 피아노와, 부끄럽지만 고독과 뭐 그런 것들 말이죠. 겨울, 북극, 장거리 전화의 먼 통화감도, 쥬스와 비스킷만 들어있는 냉장고, 침묵, 서로 다른 두 개의 라디오 방송과 진공청소기를 동시에 틀어놓고 피아노를 연습하는 이상한 남자. '중요한 것은 건반을 누를 때의 소리가 아니라 그 촉감이다.'

  이 책은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전기 같지만, 실상은 좀 복잡합니다. 저자인 미셸 슈나이더는 몇몇 없는 사실을 지어내거나 '변조'했다고 아예 떳떳하게 써 놨죠. 연대기적 구성도 아니라서 이 책으로 굴드의 삶을 꿰어보려는 시도는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책이 노리는 것은 굴드의 '삶-혼' 속으로 곧바로 치고들어가서 그가 추구한 게 뭐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즉, 글렌 굴드라는 렌즈를 통해 보는 거대하고 공허한 우주, 에 관한 미셸 슈나이더의 수상록인 셈이죠.

  '자발적인' 고독이 바흐의 음악과 이어져 우주를 투영하는 순간은 그 어떤 객관적인 전기물에서도 만날 수 없을 겁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불레즈 파스칼의 뒤를 이은 無의 전도사 겸 노다메짱을 뛰어넘는 초 괴짜 천재 피아니스트를 이 책에서 영접하실 수 있습니다. 네 간증입니다. 저는 굴드빠 맞습니다.

*번역 파문을 늘 가슴에 품고 있는 동문선입니다만, 이 책은 읽는 데 지장 없습니다.





2. 타인의 고통 by 수잔 손택



  -좌파가 늘 듣는 타박 중 하나는 "그래서 뭘 어쩌라고" 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똑같은 소리가 나와요. 그런데 비아냥이 아니라 진심 절망이고요. 특히 사진(중에서도 저널리즘) 공부한 친구들은 아마 '이기적 유전자'를 읽는 생물학도 같은 기분일 겁니다. 어디로 가긴 가야겠는데 온 천지가 시커먼.

  보도사진은 촬영한 사람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찍었든간에, 이미지가 배포되고 읽히는 순간에 '각자 나름대로의 의미'를 발생시켜 버립니다. 어떤 신문을 통해 그것을 보았는지,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사진을 본 시간이 아침인지 저녁인지에 따라 모든 의미들이 달라지죠. 결국 사진은 전달되고 소비되는 과정에서 이미지 자체의 강렬함을 빼고는 아무것도 말하지 못합니다. 충격적인 이미지의 사진에서 가장 충격적인 점은, 그 내용이 사실상 텅 빈 채로 우리에게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진의 안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보도사진은 정말 인류의 진보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사진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공유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내가 공유한 고통은 이미 타인의 고통이 아닌 것. 책의 제목은 콘래드의 <Heart of Darkness>처럼 폼나고, 또 그만큼 의미심장합니다.

  수잔 손택이 펼쳐놓은 이 출구 없는 미로는, 그러나 그녀의 말에 따르면 끝이 아니라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에 불과합니다. 세계에 관심있는 분들은 누구나가 마음 속에 두어야 할 절망적인 근원, 사고思考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말이죠.





3. 윤미네 집 by 전몽각


  -이십여 년 전에 딱 1천 부만 찍었다던 가족 사진집이 있었다. 그 책은 한국에서 사진 구경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신기한 전설이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사진들은 시간의 빈틈을 찌르는 날카로운 성찰도, 기록과 해석 사이의 간격을 이용한 흥미로운 실험도 보여주지 않았다. 가슴이 데어버리는 뜨거운 휴머니즘도 아니었고, 소리높여 정의와 진실을 주장하지도 않았다. 거기에는 그냥 단란한 가족이 있었다. 딸 윤미가 태어나서부터 결혼할 때까지의 모습들이라고 했다. 겉보기에 그 책은 모든 집에 하나씩은 있을법한, 단지 중단되지만 않았을 뿐인 가족 앨범이었다.

 
  그러나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윤미가 얼마나 부드럽고 편안하게 카메라를 응시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윤미네 집>은 '사람에게 들이대는' 카메라라는 개념이 없는 집이다. 표지 사진에서도 윤미는 카메라가 아닌 '아빠'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것도 의식적이지 않고, 촬영자와 피사체의 호흡은 언제나 함께한다. 사진가나 피사체가 천재라서가 아니다. 그들은 그냥 한가족이기 때문이다. 이 숨쉬기야말로 윤미네 전설의 기원이다. 그것이 독자들을 사진과 같은 호흡으로 이끌고 그들 각자의 과거를 불러낸다. 이 마법은 윤미네의 사진들이 전혀 대단해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모두가 한번쯤 들어본 목소리였기에 마음의 문은 더 쉽게 열린다.
 
  '전설의 책'이라면 마땅히 어떤 천재성과 위대함을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전설적일만한 꺼리가 없이 전설이 되기, 그것이야말로 전설 위의 전설이며 하나의 경지다. 오직 사랑, 도저한 사랑만으로 그 경지는 이루어졌다.


...라고 썼었습니다. 웰컴 페이지 책소개 문구였죠. 하나 더 말씀드려 보자면, 이 책 거꾸로 보신 적 있나요? 과거로 역행하는 순간들의 집합은 이상한 감흥을 안겨드릴 겁니다. 사진 좋아하는 불란서 철학가들이 말하던 그것 같기도 하고요. 팁 하나 드리자면, 자기 가족 앨범으로도 해볼 수 있습니다. 감동보다는 어떤 날카로운 물건을 만지는 느낌이지만요. 어쨌든 이 책은 정말 물건입니다. 국산 사진집이 이렇게 팔리다니요.





4. 야만의 시대 by 스벤 린드크비스트


  -어떤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는 몇몇 독일군 병사들이 '그래도 같은 인간인데...' 라고 생각하는 바람에 '적절한 행정 집행'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해서 등장한 아이디어는 수용소 내에 화장실을 없애는 것이었죠. 분뇨 처리가 엉망이 되고 유대인들이 갈수록 지저분해지면서 병사들도 유대인들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더러운 야만인들은 더이상 같은 인간이 아니었던 거죠.

  놀라운 내용인가요? 이 책에 의하면, 아닙니다. 유럽은 수백 년 전부터 이미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니까요. <야만의 시대>는 유럽 국가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야만인'으로 치환하고 그들에게 인간 이하의 지위를 부여했는지를, 또한 그게 우발적인 현상이 아니라 치밀하게 연출한 제국주의의 정당화 수단이었음을 고발합니다. "모든 야수들을 절멸하라!"

  이 책은 역사와 기행문이 절반씩 섞여 있습니다. 조셉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중심>에 대한 현실의 응답이라고 할까요. 책 뒷면 추천사 중에는 마치 추리소설처럼 읽힌다는 문구가 있는데, 그정도로 흥미롭습니다. 재미와는 좀 달라요. 이 책 속에서 우리는 끝없이 부활하는 커츠 대령과 맞딱드리고 수많은 암흑의 중심'들'을 방문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독함의 스펙터클이죠. 지구, 그러니까 지옥의 놀이동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요즘도 성업중입니다.

  아, 지하철에 같이 탄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에게서 카레 냄새가 난다고 쓴웃음을 지은 당신도 그 구성원이지 않나요?





5.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사진의 작은 역사 외 by 발터 벤야민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모두 매트릭스 속에 살고 있는 겁니다. 절반쯤은요. 옆에 있는 책 표지만 해도 아시다시피 진짜 표지가 아닙니다. 모니터에 비친 전자 신호가 책 표지를 흉내내고 있는 거죠. 모사, 재현, 시뮬레이션, 뭐 그렇습니다. 근데 그게 뭐가 문제냐면,

  사진이나 영화처럼 '원본 없음-복제 가능'을 전제로 한 시각예술들은 '감동의 중심에 오리지널이 있다'는 오래된 생각을 부셔버렸단 거죠. 고흐의 해바라기가 불타버린다면 전 세계에서 조기를 걸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모니터로 보는 사진들은 원본 필름이 사라지더라도 그 가치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필름은 복제 불가능한 원본이 주는 아우라와는 거리가 멀 뿐더러, 오히려 무한한 복제를 위한 '최초의 복사품'에 불과하니까요. 원본 없는 복제. 바야흐로 세상은 실재하지 않는 것들과 공생하게 된 겁니다. 시뮬라르크가 어쩌고 하는. 그게 무슨 상관이냐면,

  '존재하지 않아도' 현실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매트릭스는 이미 시작되었던 거죠. 언젠가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만으로도 현실을 구성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복제술과 예술과의 관계를 고찰하던 벤야민은 놀랍게도 실체와 복제와 현실 사이의 삼각관계를 발견했습니다. 현실과 반(半과 反 모두 사용가능)현실이 뭉뚱그려진 새로운 현실을 보았던 거죠. 놀라운 발견이며 아름다운 예언입니다. 네 맞아요. 그는 경배받아 마땅한 예언자이며 이 책은 과거-현재-미래를 모두 말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걸작이라는 거죠.

*수많은 사진/영화학도 여러분, 제목도 폼이 나고 다들 이거 읽어보라 하니까 괜히 샀다가 집에 이 책 꽂아놓고만 계십니까. 눈 딱 감고 다시 도전해 보세요. 그리고 눈을 뜬 다음 빨간약을 먹는 겁니다.





6. 신좌파의 상상력 by 조지 카치아피카스



  -영화 <몽상가들>에 등장하는 영화광 남매는 (결코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당시의 심약한 프랑스 영화에 대한 냉소입니다. 남매는 준 근친상간의 관계처럼 보이지만 '연출'을 제외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죠. 그들은 자살극을 통해 삶에 연연하지 않는 인간처럼 보이고 싶어하지만, 실제로 삶을 건 폭력이 발생하는 데모는 두려워합니다. 그건 연출이 아니라 실재하는 에너지고 두려움이었으니까요. 실제로 누벨바그는 제도권에 흡수되면서 명성과 초심을 맞바꾸었죠. <몽상가들>의 시간적 배경인 68혁명은 이 영화를 읽기 위한 열쇠입니다. 혁명은 마치 백설공주에 나오는 마법 거울 같았죠. 이 거울에 누벨바그를 비추자, 두 발이 허공에 떠 있는 '아트'만이...

  이 책은 68혁명에 대한 최초의 입문서로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삼인에서 나온 <1968 - 희망의 시절, 분노의 나날>이 머릿속을 정리하기에는 더 편합니다(절판이네요;). 그러나 68혁명은 개념화하고 과오를 따지기 이전에 그 뜨끈함과 혼란스러움을 먼저 느껴보는 것도 좋다고, 사실은 그게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우와 이게 뭐야... 라고 한 다음에 머리를 식히고 따져보는 거죠. 실제로 그 시절을 사는 중인 것처럼요.

  어째서 이 책이 그게 가능하냐면, 68혁명 당시의 배경과 진행 과정을 전달함과 동시에 현재 속에서 68 신좌파의 흔적을 추적하고 있어서에요. 종결된 역사가 아니라 진행형이라는 느낌. 그렇지만 '후예'나 '흔적'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변형태가 되어 있죠. 그들은 사라진 것같기도, 아닌 것같기도 합니다. 유령이 우리 곁을 떠돌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하긴 상상력과 사랑을 제외한 모든 것에 저항하려던 무모한 영혼들이라니, 정말 유령이 아니고서야...

  아, 이거 대학생들이 읽으면 간지+3의 효과가 있습니다.





7. 스페인 내전 by 앤터니 비버


  -선정 카피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벨탑'이라고 썼는데, 좀 허세돋는 문구지만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_-; 사람이 쌓는 모든 탑은 아마 바벨탑이 아닐까 생각해서요. 어차피 무너질 거라면 멋지게 쌓고 희한하게 부서지는 게 유일한 목표는 아닐까.

  그래서 스페인 내전은 그 허무한 결말까지 너무나 인간적으로 보입니다. 온갖 서로 다른 정의들이 힘을 합쳐 목숨을 걸고 힘겹게 쌓았던 탑이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 말이죠. 어쩌면 그렇게 실패했기 때문에 인간적이라는 상상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소련이 더 지원해줘서 (어쨌든)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다면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을까. 아마 아니겠죠. 그럴 바엔 장렬하게 가라앉아서 희망 가진 자들의 마음 속에 전설로 남은 게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른다... 저는 냉소적인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쓰다 보니 기분이 좀 이상하네요. 역사 분야 괜히 맡았나.

   저는 이 책을 쓴 앤터니 비버 좋아합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다룬 전작(국내 출시 기준)도 좋았죠. 역사를 다루면서 그 안에서 드라마를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래서 웬만한 소설 못지 않게 잘 읽히죠(물론 독자가 전쟁사에 흥미가 있을 경우겠지만). 스페인 내전은 각 진영 내부에서도 온갖 파벌과 알력다툼이 심했고 역학관계도 복잡해서 잘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깔끔하게만 정리하면 재미가 없죠. 이 책은 스페인 내전의 겉과 속을 모두 품으려는 야심찬 시도이며, 지금까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책들 중에서는 단연 가장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너무 자명한 추천이지 않나요. 음.. 제본이 약간 아쉽습니다만...(흠)





8. 말하기의 다른 방법 by 존 버거


  -모든 혁명과 진보는 역사의 물꼬를 트기 위한 작업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역사 그 자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합니다. 진보건 보수건간에 모든 현대사는 인간을 자신의 시간축 안에 가두어두려 하거든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은 혜택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시간이 획일화되는 순간 신비는 사라지고 인간은 규격화되니까요.

  거기에 어떻게 저항할까요. 언어가 가장 익숙한 수단이겠죠. 그러나 언어는 한계가 있습니다. 언어 자신이 논리를 필요로 하니까요. 하나의 규격이 정해지는 순간에 하나의 신비가 빛을 잃습니다.

  말하기의 다른 방법이 필요할 때, 존 버거는 사진을 들었습니다.

  한 장의 사진은 아무런 체계도 없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역사와 담론이 덤벼들 때, 그 자신의 비밀을 보여주지 않고 해석되기를 거부합니다. 그러다가 열쇠를 가진 극히 소수의 사람에게만 문을 열어 주죠. 정지한 장면의 과거와 미래, 다른 사람들은 결코 알아보지 못할 작은 흔적들을요. (좋건 나빴건간에)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에 시간은 이상하게 흐릅니다. 현실은 기억과, 기억은 추억과 뒤섞이죠. <카메라 루시다>에서 롤랑 바르트는 이러한 특징을 푼크툼이라고 지칭하면서 '강렬하지만 결코 설명할 수도 전달할 수도 없는 힘'이라고 했습니다. 존 버거가 보기에 그것은 모든 이가 내면에 품고 있는 신비, 그 어떤 힘과 권력도 결코 침범할 수 없는 내밀하고 사적인 공간이었죠. 사진은 삶의 놀라움을 비밀리에 끌어안은 보물상자이며, 세계의 폭력적 시간에 저항하는 맞춤형 부적인 셈입니다. 

  정치적으로 올바르면서 우리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고, 거기에 아름다움을 더한 이야기들.

  아, 이건 이 책이 하는 이야기의 일부일 뿐입니다. 휴우.






9. 닥터 노먼 베쑨 by 테드 알렌


  -네. 법정스님 추천도서죠. 이런 하수상한 시절에 좌익 서적을 추천하시다니 스님도 참.

  부와 명성쯤은 기본 옵션이었던 천재적인 의사가 병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삶과 인간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세계의 격전지들에 찾아가 의료활동을 하죠. 그 자신의 최후의 순간까지요. 왠지 영화 스토리 같네요. 영화라.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이나 마틴 스콜세지의 <성난 황소>가 떠올라요. 현실도 등장인물들도 잿빛입니다. 뜨거운 잿빛이죠. 감동적인 에피소드들이 곳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책을 생각하면 어두운 야전 병원의 한켠에서 홀로 생각에 잠긴 한 노의사가 먼저 떠오릅니다. 강한 의지가 억누르고 있는 무한한 피로.

  노먼 베쑨은 인화단결 류의 위인은 아닙니다. 유명한 의사나 간호사들이 백의의 천사라거나 봉사심이 투철하다거나 해서 이타적이고 온화하다는 캐릭터가 입혀져 있는데요. 나이팅게일만 해도 엄청 엄격한 사람이었고, 특히 이 양반께서는 무서우리만치 엄정하셨더랬죠. 그 기준이 자신이든 타인이든간에 결코 변하지 않았다는 것만큼은 모든 위대한 인물들의 공통점이겠지만요. 까칠하다 싶을 정도로 시크한 의사 남자. 하지만 인민들에겐 따뜻했었죠. 비록 겉으로는 잘 웃어보이지 않는 츤데레고독한 사람이었지만...

  엔간한 드라마쯤은 찜쪄먹을 하드보일드 메디컬 역사 전쟁물입니다. 주인공의 뽄새부터가 다르죠. 지금까지 비교적 무거운 책들을 많이 소개했는데, 이 책만큼은 멋진 스토리에 몸을 그냥 맡기시면 됩니다. 실화라서 감동은 더블입니다. 강추.





1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by 반 고흐 (박홍규 편저, 번역)


  -제목이 너무 평범해서 안타까운데.. 현재까지 번역된 반 고흐 서간집 중에서 으뜸입니다. 박홍규 교수의 설명도 시기별로 꼼꼼하게 달려 있고, 각 편지들도 발췌가 아닌 완역이 되어 있거든요. 더불어 평소에는 보기 힘든 스케치 등도 구경할 수 있고요.

신간브리핑에서 자세히? 소개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어요.













...전혀 간략하지 않잖아...-_-;;


빠뜨린 책이 두 권 생각났습니다. 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봉인된 시간>요.
이걸 어떡하나.. 그치만 지금 더 쓸 생각은 없습니다.;

쓰고 보니 이게 도움이 될만한 글인지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만(울고싶네요)...

부디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셨으면 합니다. 다음부터는 좀 적당한 길이로 뵙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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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10-04-14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사버릴거야 전부 다 사버리겠어요! 저 적립금 많은 녀자에요. - (벽 뒤에서 빼꼼 내다보며) 저 MD님 팬입니다... 늘 지켜보고 있습셉습... 사...사...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무서워 하지 마세요...

외국소설/예술MD 2010-04-14 22:36   좋아요 0 | URL
구매왕 순위에 드시겠네요 축하드립니다(웃음).

무서워하긴요. 그저 영광이고 빛이십니다. 반짝반짝. 다만 추천이 제대로 먹힐지 걱정이 될뿐..

카방글 2010-04-14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MD님 원조 팬클럽 회원입니다.(....) 통장에 돈이 들어올 날만 세고 있어요 ㅠㅠ

외국소설/예술MD 2010-04-14 22:37   좋아요 0 | URL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냐능... 그맘 잘 압니다. 토닥.

다락방 2010-04-14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까지는 알라딘예술역사MD님의 팬이 아니었습니다만,
이 포스팅을 보고나니 오오, 팬이 되어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알라딘예술역사MD님의 글렌 굴드 책을 빌려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뭔가 다를 것 같아서요.

아, 멋진 리스트에요. 제가 읽은것도 한권도 없고 제가 흥미있어 하던 분야도 아니었지만 관심을 가질만한 멋진 글이에요.


잘 읽고 잘 잡시다.

네꼬 2010-04-15 10:0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하하, 다락님. "잘 읽고 잘 잡시다"가 너무 재밌어서 로그인도 하기 전에 댓글. ㅎㅎ

외국소설/예술MD 2010-04-15 11:03   좋아요 0 | URL
안녕히 주무셨는지요.

제 굴드책은 아마 세균 함량이 높지 않을까요. 면역력이 낮은 분께는 빌려드리지 않습니다.;
즐겁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시름 좀 놨습니다. 쓰면서 걱정이 많았거든요. ㅎ

앞으로 또 뵙겠습니다. 꾸벅

루체오페르 2010-04-15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드는 책 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0-04-15 11:04   좋아요 0 | URL
어떤 책이냐고 물으면 실례겠죠? 소개글이 마음에 들어서였다고 혼자 믿고 있겠습니다. ㅎㅎ

치니 2010-04-1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까지도 팬이었습니다만, 오랜만에 올라온 포스팅 읽으니 역시 팬이 되길 잘했다 싶어요. 으흐.
근데 어차피 길어진 거, 2탄도 써주시죠?

외국소설/예술MD 2010-04-15 11:07   좋아요 0 | URL
늘 들러주시는 거 마음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플래티넘 회원이세요.

근데 2탄요? 목구멍으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시크MD님팬 2010-04-1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팬이 늘어서 저도 같은 팬으로서 기분이 넘 좋네요 ㅎㅎ

외국소설/예술MD 2010-04-15 11:07   좋아요 0 | URL
이건뭐 부끄럽다는 말밖에는 ㅎ

네꼬 2010-04-15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읽으면서 세상에 열 권 중에 한 권도 없나 보네, 내 책꽂이엔... 그러다가 한 권 발견했어요. (비밀.) 사심 가득한 페이퍼를 읽노라니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내맘대로 좋은 책"부활시키라고 데모라도 하고 싶은 심정의 1人.

외국소설/예술MD 2010-04-15 11:11   좋아요 0 | URL
첫 리플 주신 대인께 인사 올립니다.
제 담당분야가 은근히 마이너인가봐요. 긁적. 없는 책은 이제 확충하시면 되겠...^^ 흠.

내맘대로 좋은 책은 건의해 보겠습니다. 과연-

... 2010-04-15 12:21   좋아요 0 | URL
네꼬님, 저도 "내 맘대로 좋은 책"코너가 정말 좋았어요. 부활시키라고 데모라도 하고 싶은 심정의 두번째 人.

MD님, 예술/역사 분야가 마이너라니, 믿을 수 없어요!
전 원래 팬이었던거 아시죠? (다락방님과 차별화시켜주세요 ^^) 플래티넘 회원은 물론이고 [스페인내전]도 소장하고 있는 걸요. 추천하고 갑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0-04-16 11:01   좋아요 0 | URL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서재 플래티넘 회원은 구매와 상관없이 제 마음속에 있어요. (아아 손발..)

poptrash 2010-08-25 0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생각해도 벤야민에 관한 부분은 좀... 너무 나간 해석이 아닐까 싶어요. 좋은 말이고, 이끌어낼 수도 있을 논리이지만, 그러려면 중간에 몇 단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좀 많은 단계가...

외국소설/예술MD 2010-08-26 10:56   좋아요 0 | URL
네 책소개로만 보면 부적격일 수도 있죠. 사실은 저 책 전체가 아니라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 대해서만이기도 하고요. 엄연히 거시적인 얘기는 아니었고 예술-사회에 대한 글이니까 제 감상과 같은 결론을 내려면 더 많은 부연설명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벤야민의 이 글은 뭐랄까, 어떤 예감이랄까 영성이랄까, 그런 게 늘 느껴집니다. 사진을 공부해서일 수도 있겠고, 사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러나 '기술복제-'를 읽다 보면 신약을 읽을 때 같은 기분이 듭니다. 벤야민 빠돌이도 아닌 제게는 그게 좀 미스테리인데요. 종교적이라는 건 결국 세계론과 연결된 거 아닐까 싶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사적인 추천에는 제 느낌을 말하고 싶었지요. 일반론, 벤야민 일반론은 도처에서 구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맘대로 쓰더라도 다들 신경쓰지 않을 거라 봤는데, 눈여겨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도란 2010-12-25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이 너무 많군... 난 팬하지 말아야 겠다~ ㅎㅎ 2011년 제 목표는 위 책 중 2권 이상 읽는 것!!
마이너 분야여! 힘을 내랏! 이벤트 하나 합시다. 예술+취미 연합 이벤트 ㅎㅎ

외국소설/예술MD 2010-12-27 14:20   좋아요 0 | URL
팬이라.. 화무십일홍이랍니다.

이벤트나 하나 합시다. 연합으로. ㅎ

appletreeje 2011-11-15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미네 집을 검색하다가, 굴드의 책을 발견하고 구매했습니다. 글렌 굴드를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전부터 이 책을 읽고 싶었는데 드뎌 오늘 저녁에 책이 오네요~ 감사합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1-11-16 12:51   좋아요 0 | URL
제가 무척 아끼는 책입니다. 부디 좋은 독서가 되시길. ^^

genie 2014-04-28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트 12권 중에 제가 아주 좋아하는 책이 세 권, (그보단 약간 덜 ㅋ) 좋아하는 책이 두 권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책 제목만 보고 후르륵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가서 찬찬히 읽고 두 권은 보관함으로 보냈어요. 꽤 오래된 글이니 못 보실 것 같기도 하지만 반가운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14-05-02 13: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오래된 글이 아직까지도 읽히고 또 도움이 됐다는 거 무척 기뻐요. 고르신 책들도 언젠가 읽게 되셨을 때 마음에 드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ㅎㅎ

RZ 2016-01-18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잘 읽고 갑니다. 간지 2 아이템부터 구비해볼까 생각중입니다.(퍽)
 

책 이야기를 끄적이는데 자꾸 지나온 시간들이 밟혔다. 아무래도 올해는 올해의 책이 올해의 나(의 흔적)인가보다. 읽은 책들보다는 놓친 책들과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미련미련미련 때문인가봐(주현미).

미련 가득했던 아홉수도 이제 다 갔다. 늘 아홉수 탓을 하고 있었다. 좋은 남탓이다.

미리 감사합니다. 주어는 없습니다.

이하 순서는 랜덤.

 

<나를 더 사랑하는 법> by 미란다 줄라이, 헤럴 플레처 

별 이변이 없지 않은 이상, 이 책이 올해의 마지막 선택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두 저자 중 한 명이 저 아름다운 영화 <유 앤 미 앤 에브리원>의 감독 겸 주연인 미란다 줄라이라고 소개한다. (물론 상대방이 그 영화를 알아야겠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책의 소개는 충분한 것 같다. 사실, 그러거나 말거나 잘 팔리지 않는다. 

웹사이트에 과제가 던져지면 그걸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과제물을 업로드한다. 이 책은 그 결과물 모음집이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악수시키고 그걸 찍기, '내가 죽은 뒤에 어떻게 처리되고 싶은가' 말하기, 5학년 때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다시 읽기, 잊을 수 없는 날 입었던 옷들을 늘어놓고 사진 찍기. '나는 유죄입니다. 나는 외롭습니다. 나는 평화를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라는 피켓을 세워놓고 도로에 그림을 그린 (전직) 이라크전 참전 병사는 '공공장소에서 시위하기' 과제를 한 것이다. 과제들은 아무런 논리적 연속성이 없다. 게다가 과제 번호순이 아닌 중구난방의 편집은 이 제멋대로인 내용들을 더욱 부채질한다. 장난과 슬픔과 실험과 기쁨이 한데 섞여 뒹군다. 아, 이런 개판이 인생인가봐.

상황이 그렇다보니 희망은 온갖 원하지도 않은 짐들과 권태와 돌아보기 싫은 과거들의 틈바구니에 껴 있다. 이런 생의 희망 찾기는 보물찾기와 같다고, 이 책은 단 한 번도 소리내어 말하지 않았다. 대신 책 속은 직접 보물을 찾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땀과 숨과 키스로 가득찬 아름다운 책.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by 로베르토 볼라뇨 

 여름이 지나갈 무렵, 몸도 마음도 한계에 다다랐다. 책을 읽지 못했다. 난독증 비슷한 증상이었다. 외국어를 읽듯이 단어를 하나하나 훑은 다음 문장을 강제로 조립했다. 머릿속에서 문단 이상의 내용은 증발했다. 그때 나는 내가 끝장난 줄 알았다. 

어쩌다 다시 잡았는지 기억나지 않는 이 책이 마법을 부렸다. 나는 이 책을 그림처럼 읽었다. 거대하고 불가해한 구멍(말도 안되게 장황한 대체역사소설 이야기)이 있었고, 방치된 채 썩어가는 뜨거운 것들이 있었고, 그림자같은 인물들만 등장하는 도시 뒷골목의 느와르 풍경이 있었다. 무엇보다 폭력, 많은 폭력이 있었다. 증오와 권태의 스케치들. 대상을 알 수 없는 풍자화들. 찌그러진 풍경화들. 각각의 단편은 하나의 그림이면서 또한 거대한 초현실주의 태피스트리의 쪼개진 부분들이었다. 내가 읽은 것은 이야기-서사가 아니라 규정지을 수 없는 연출로 가득찬 수수께끼의 현상들, 이미지들의 덩어리였다. 뜨거운 라틴 현대 미술.

아무런 스토리도 이어지지 않고, 가끔 겹쳐 등장하는 인물들 외에는 접점조차 없는 이 단편집은 그 연결점이 없기 때문에 힘을 발휘한다. 메타포는 많지만 모조리 목표를 잃고 산산이 분열한다. 때문에 볼라뇨는 마르케스류의 성과를 돌파했다. 초현실주의가 뭔가를 상징하기를 거부하는 순간, 그는 그 자신이 되기 때문이다. 서사를 거부하는 문자는 자존한다.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이 독특한 접근법을 요구하는 소설 덕에 나는 다시 글을 문제없이 읽게 되었다. 책은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 

 *다르지만 어딘가 비슷한 것.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 by 사샤 스타니시치 

 낭기열라는 거의 전적으로 신뢰하는 출판사다. MD가 되기 전, 우연히 서점에서 샀던 (인터넷 서점 애호가였다면 나는 결코 그 책을 발견하지 못했을 거다) 안토니오 스쿠라티의 <생존자>는 깜짝 놀랄만한 홈런이었다. 이어 접한 책들도 모조리 안타를 터뜨렸다. 청소년 분야를 맡게 되고 잠시 그분들과 메일을 주고받았다. 브랜드전 한정 티셔츠를 준다고 했었는데 결국 받지 못했다. 

문학MD의 격찬이 있었으니 나는 좋았다는 얘기만 해도 될 것 같다. 따뜻하고 소란스럽고 '애수'가 있고 웃기고 감동적인 전쟁 이야기는 정말 만나기 힘들다. 사프란 포어보다 더 정신없는데, 그게 '전장'의 분위기 같아서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보스니아는 뉴욕이 아니니까. 거기는 물리적으로도 붕괴되고 있는 세계니까. 혼란은 혼란스럽지 않고 그냥 슬펐다.

유사 난독증에서 탈출할 무렵 읽었다. 책 속에 담긴 많고 많은 '이야기'들이 힘이 되었다. 낭기열라님들아, 티셔츠는 주시지 않아도 되니까 좋은 책 많이 내 주세요. 

 MD가 특정 출판사 편애해도 될까? 내 분야에는 이 분들 책이 없으니까 지금은 괜찮다.   

   

 

 <스페인 내전> by 앤터니 비버 

 가장 위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에 그 패배는 가장 비참하다. 어쩌면 20세기 (서구)사람들은 이 전쟁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시도했었는지도 모르는데, 하나같이 실패한 것들 투성이다. 희망이라고 쓰고 좌절이라고 읽는다. 비극적 면모를 드라마틱하게 연출할 줄 아는 앤터니 비버의 능력 때문에 이 사살당한 거인은 더 아름답고 슬퍼 보인다.

그럼 지금 우리는 어떡하면 좋을까. 동아리 후배들에게 세미나라도 할까 생각하며 읽다가 세미나는 포기했다. 어떡하면 좋을까라는 고민 자체가 '여기에서 시작한다'라는 의미라는 걸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그걸 설명하기에 앞서서 왜 패배할 줄 뻔히 알면서 싸워야 하는가를 설명할 자신도 없었다. 사실은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조차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다시 준비해볼까.

얘들아. 이게 진짜 무한도전이야. 언제 꼭 보렴. 심지어 재밌어.

*잡담. 앙드레 말로의 <희망>에는 <카탈로니아 찬가>보다 훨씬 간지 넘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두 작품 다 심각하고 재미있다. 

*앤터니 비버의 팬이 되기 위해서는 스탈린그라드 전투사인 <여기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를 먼저 읽어도 좋다.  

   

 

<타워> by 배명훈 

나는 장르문학 빠돌이다. 그러나 모 평론가처럼 '재미없는 김연수가 왜 잘 팔리냐'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연수는 충분히 좋았다. 인문MD 말마따나 좋은 팝 앨범 같다. 근데 한국문학 작품들은 대개 늘 그렇듯 그냥 그랬다. 안좋았다는 건 아니다. 대단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타워>가 있다. 박민규의 다음 단편집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쩌면 이게 유일할지도 모른다.

<타워>는 시니컬한 이야기들이 따뜻한 이야기들보다 훨씬 좋았고, 그 편차가 분명하게 느껴진다는 단점은 분명 있었다. 문장 역시 그의 발상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빨리 우리나라 작가가 '동원 박사 세 사람' 같은 작품을 써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전에 '예비군 로봇'을 읽고 느꼈던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었다. 봉오리가 열린 꽃을 보고서야 화들짝 놀라면서 

아아 꽃이 핀 걸 보니 봄이었구나. 그런데 봄은 어디 있느뇨. (한국 장르문학에게 띄운 연서 중에서)

타율(총 수록작 대비 성공적인 수록작 비율)에 있어서도 김연수에 못지 않았으므로, 올해 가장 놀라운 책이었던 <타워>는 당연히 올해의 책에 들어간다. 포텐셜이 폭발하는 순간의 반짝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p.s: 편차가 큰 단편집이 왜 비교적 고른 수준의 단편집을 제쳤는가? 모든 안타는 안타고 아웃은 그냥 아웃이다. 

 

 

-신간브리핑에서 이미 다루었던 올해의 책들

  

 

 

 

 

  

 

 

-디자인 멜랑콜리아: 공적 체제와 사적 욕망- 그 복층 매트릭스를 치고 들어가는 불온서적. 왠지 재미있기까지 하다. 님 캡짱.

-뱅크시, 월 앤 피스: MD가 아무리 열심히 소개해도 한계가 있더라는 슬픔. 결국 알라딘 블로거들이 한참 뒤에 다시 발견함. 

-인터페이스 연대기: 디자인 멜랑콜리아와 같이 발매됐던 친구. 인식-행동의 조합체라니, 뭐야 너무 아름답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 진심의 글쓰기는 이렇듯 다른 모든 조건을 초월해서 감동적이다. 반 고흐 서간집 중 최고. 

  

 

>> 기타 등등 >>

 

-평소 말투로 돌아와서.

말도 안되는 대사, 대책없는 초 열혈 로봇물 <천원돌파 그렌라간>을 다시 봤어요. 함께 소리지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1분 전의 우리보다 진화한다. 

아멘.

내년은 더욱 진화한 한 해 되시기를. 주어는 없습니다.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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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fall 2009-12-31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땀과 숨과 키스로 가득찬'

외국소설/예술MD 2009-12-31 11:53   좋아요 0 | URL
19금 아니라능. 입니다(타마마).

치니 2009-12-3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미란다 줄라이, 당장 찜입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09-12-31 13:38   좋아요 0 | URL
현명한 선택을 축하드리는 바입니다. ^^

웽스북스 2009-12-3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저 책 나오자마자 찍어놨었는데. 역시. ㅎㅎㅎ

외국소설/예술MD 2009-12-31 16:14   좋아요 0 | URL
역시. 센스. 쟁이. 세요.
저도 괜히 만년필. 갖고 싶네요.; 쓰지도 않을테지만;

하루(春) 2010-01-05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미란다 줄라이의 책은 아마존에서 사야 겠군요. 제가 한국에 없거든요. 그런데, 원제가 "Learning to love you more"군요. 책 정보에 원제가 틀렸어요. ^^

외국소설/예술MD 2010-01-05 14:26   좋아요 0 | URL
어 정말 그러네요.; 고치겠습니다.;;

여름매미 2010-01-0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잘 읽고 있어요. Happy new year-

외국소설/예술MD 2010-01-07 17:34   좋아요 0 | URL
늘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제게 힘이 돼요. 리플을 많이 다셔도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반은 농담이구요.

저 꼭 해피뉴이어 하고 싶어요. 열심히 행복해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 같이 잘 살아 보아요.

파주소녀 2010-01-11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말 좋은 책 많네요. 덕분에 좋은 정보 얻어갑니다. 아무리 MD가 열심히 소개해도 잘 안나간다... 라는 말은 왠지 좀 슬프네요.. 그만큼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말이니까요... 음.. 저도 박민규 작가의 단편집 기다리고 있어요. 참고로 <죽은 왕녀를 위한....>도 좋았답니다 ^^

외국소설/예술MD 2010-01-11 16:13   좋아요 0 | URL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다뇨. 그냥 MD가 부족한 거죠. 고객이 왕이니까요. ㅎ
나의 좋은 책이 누군가에게는 분명히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추천이란게 뭘까 늘 고민하게 돼요.

저는 박민규 작품들은 단편들이 더 좋습니다. 장편들은 마치 오래달리기처럼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저하되는게 보인달까, 그런 느낌이 들어요. 상대적으로 그렇다는거고요. '절'(말많을 절)은 08년산 최고의 단편이었습니다. 하악...
 

- 이거 좀 블랙코메디잖아.  

 

 신문에 실린 <역사 사용설명서>의 서평을 보면서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하긴 괴상한 서평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마침 간만에 야심차게 띄우려는 책이 이렇게 되는 걸 보니 기분이 씁쓸하더라구요.

신문 서평이야말로 책 팔기에 참 좋은 수단인데, 그렇다면 그쪽이랑 우리는 유사 업계라고 해도 되는데, 말하자면 우리가 남이가. 그런데 죄송하지만 할 말 좀 하겠습니다. 우리 서평 좀 치사하게 쓰지 말아요. 

C일보가 이 책에서 인용한 구문입니다.  "다른 시대에 다른 신념에 따라 행한 일들을 사과한다고 과연 현재 사회에 도움이 될까? (45쪽)"

 J일보는 위의 문구에 더해서 이것도 실었습니다. "과거를 너무 많이 돌아보고 사과를 통해 어설프게 역사를 고치다 보면, 현재의 어려운 문제들에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할 위험이 있다. (51쪽)"  

한 줄씩 덜렁 들어내 놓으니 그럴듯해 보입니다. 역사는 이데올로기의 죽창으로 사용되니 '현실'을 사는 자들이여 주의하라, 역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들에 부디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죠. J일보 서평의 제목이 말해줍니다. "역사가 판단한다? 오만을 정의로 위장한 사람들". 이쯤되면 공격 타겟이 너무 분명해서 눈 가리고 아웅. 신문 측에서는 무슨무슨 사전과 *파 세력에 대해 일타쌍피를 노린 모양입니다만... 

문제는, 위 인용문들은 서평들이 지시하는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원래는 단순히 제스처로만 사과하고 그걸로 실제 사회 시스템의 문제는 슬쩍 덮어버리는 정치적 수사를 꼬집은 것이죠. 실제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합니다.

"과거의 비극을 해결하느라 악전고투하는 사회에서는 책임 인정과 참회 행위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 정책이 철폐될 때...(43쪽)"  

45쪽 인용 문장(다른 시대에~)은 특정한 예시를 불순한 목적(오오 내가 이런 말을 쓰다니!)으로 확장시켰습니다. 책에 인용된 사례 중 하나는 영국군이 제1차 세계대전 중 '지시하지 않은 퇴각'을 한 병사들을 총살한 것에 대해 영국 정부가 추후 사면 복권한 것입니다. 저자는 이에 의문을 표합니다. 전시 상황의 강압적 행동은 정황의 특수성이 있는데, 이를 평화 시대의 '상식적' 윤리에 입각해서 사과할 수 있을까라고요. 게다가 피해자가 민간인도 아닌 같은 군인이라 문제는 더 복잡합니다. 저 딜레마를 해결 혹은 납득을 시킨 다음에야 사과든 뭐든 하자는 게 책 속 저자의 일관된 논지입니다.  

(저 정황논리를 우리의 식민 과거에도 대입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 글의 주제와는 다르니 일단 패스)

저 고민 과정에 우리나라의 과거 청산 문제를 대입시키면... 냉소하기 전에 먼저 이렇게 말했어야 합니다. "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납득 가능한 과거 청산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 (혹은 그렇게 했으나 실패했다)" 라고요. 이미 시도했다가 실패라도 했으면 모르겠지만(반민특위는 실패가 아니라 해산된거구요), 그렇지도 않잖아요. 근데 피식 비웃고 지나가시면 어떡하나요. 이 책까지 덩달아 그래보이잖아요.

이 책은 사과고 뭐고 역사를 써먹으려면 제대로 빡세게 하고, 만약 대충 다른 (정치적) 목적을 둘러대는 데 쓰이는 걸 보거든 비판하라고 말합니다. 세간의 역사적 주장에 귀를 막으라는 게 아니라 더 많이 익히고 배워서 헛소리에 넘어가지 말라는 얘기요. "지금 와서 지난 역사를 들먹이는 자들은 위선자다"라고 비웃는 것과 이 책은 상관이 없어요. 오히려 이 책은 그 비웃음을 비웃습니다. 그 모든 '패스합시다'의 기저에 대중들의 무지가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무지는 누가 써먹는다?

그릇된 서평은 책에 대한 폭력입니다. 그것도 갓 나와서 막 팔려야 될 애를 갖다가 아주... 이건 아동학대나 다름없어요.

그러니까 신문 서평에서는 결론을 이렇게 냈어야 합니다->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말자. 좌파든 우파든 좋으니까 때마침 친일사전 발간 기념도 할 겸 크게 한 판 붙자. 변죽만 울리지 말고 일제 청산이라는 주제를 어디까지 수용하고 '현실적인 시스템 수정'에 이를 수 있는지도 고민해보자.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우리도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한 번 해 보자. 솔직히 친일인명사전 제작 과정에 우파가 전향적으로 참가해서 치고 받았어야 되는데 뒤늦게 불평만 해서 미안하다. 대신에 한번 거국적으로 2라운드를 제안한다. 덤벼라.

왜 악전고투에 대한 내용은 빼먹고 냉소주의적 면모만 보여주냔 말입니다. 제가 괴상한 책을 추천한 것 같잖아요. 솔직히 이렇게 쉽게 읽히면서 정치적 밸런스도 괜찮고 나름 대중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역사 교양서 요즘 보기 힘들잖아요. 왜 은근슬쩍 이 책을 싸구려 포스트모던 매뉴얼로 만드시나요? 이건 히스토리 매뉴얼이란 말입니다. 저는 책을 많이 팔고 싶고, 가능하면 괜찮아뵈는 책을 더 많이 팔고 싶은 장사치거든요. 좀 부탁드립니다. 정치사회사설에 하고픈 말 다 쓰시면서 북섹션에서까지 안그러셔도 되잖아요.

***홍보말씀*** 
<역사 사용설명서>는 비교적 짧고, 쉽게 읽을 수 있으며, 대신에 (불가피하게) 각 소재를 깊이 다루거나 분석하지는 않습니다. '왜 역사를 공부하는가?'라고 자신에게 물었을 때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분께 우선 추천해 드립니다. 청소년 자녀 선물용으로도 추천해 드립니다. 대신에 기존에 역사에 관심 많고 책 많이 읽으신 분들이 읽고 나서 별점 짜게 주시면 섭섭할 거예요. 용도를 잘 생각해 주시라능..  

사족.

 -(자칭은 모두 정론지이므로) 타칭 편의상 진보로 분류되는 신문들에서는 이 책이 잘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보도자료를 보고 위 신문들과 같은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이 기존의 정통파 역사 해석을 비교적 옹호하는 편이라 그런 면에서는 보수적인 느낌이긴 합니다만, 그건 정치 포지션이랑은 상관없고, 어차피 교양서가 그렇잖아요... 책을 띄워야 할 신문들이 뒤바뀐 느낌이 드니 이것도 좀 블랙코메디랄까.

-이젠 국내 보수지에서조차 웃음거리가 되는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보고 있자니 토사구팽이라는 느낌이 들지 말입니다. 그 양반도 사냥개였으면 그럼 조선땅의 사냥꾼은 누구... 

-미국에서도 클린턴 시절에 역사 교과서 개정 때문에 난리가 났었고, 엉망진창 수준의 폭언(주로 빨갱이와 반미 소재로)이 퍼부어졌다는 본문 내용도 신문에서 실어줬음 좋았을텐데 말이죠. 대신 미국은 그러면서도 개정이 살아남았다는 게 중요하달까.   

-저는 친북좌익세력이 아닙니다.

-저 우측의 책은? 그렇습니다. 공교롭게도 <역사 사용설명서>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책, 악마의 비급이 수록된 흑마술서, <프로파간다>죠. 권력이 인간의 인식체계를 어떻게 장악할 수 있는가를 가전제품 설명서마냥 너무 실용적으로 써놔서 오싹할 지경입니다. 철저히 합목적적인 의도로 운영되는 인간 감화 방법론은 조지 오웰스러운 써스펜스까지 선사하죠. 책 뒤에 보면 저자인 버네이스가 괴벨스의 서재에 자신의 책이 있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김완선이 오빠 저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하는 격이랄까. 그도 본인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몰랐던 모양입니다...근데 갑자기 왜 지금 떠드냐구요? 다 아시면서 아니 뭐 그냥... 표지 멋지잖아요.

 

 

특집-괜찮아 너희들은 좋은 책들이니까 지금 여기가 아니라도, 어디에서든 살아남을 것이란다, 대신 너희의 이름을 한번씩 외쳐 부르마 

저는 정 있는 남자라서 누구처럼 차마 표지만 올리지는 못하고..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세계사의 큰 역학구도를 보기 위한 입문서로 좋습니다. 외지 않고 이해시키는 스타일.

<삼국지 기행>. 적벽에서 패퇴한 조조가 황급히 도망치던 길을 가 보니 참 아름다워 오히려 슬프구나. 인생사 공수래..

<사제와 광대>. 본격 중세 타나토스/에로스론이지만 왠지 어렵지 않아! 중세 민중 문화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미모의 역사>. '루저'는 유사 이래부터 있었더래요. 새삼스러울 필요 없습니다. 포기하면 편해요. 

<이슬람 혁명의 아버지, 호메이니>. 국내 최초의 본격 호메이니 평전. 찬찬히 잘 쓰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폼나는 거 인정.

<우리 문화재 나무 이야기>. 강산 곳곳에 사연 없는 나무 없더라. 글 소박하고 사진도 좋아요. 이 아름다운 책 한 번 읽어 보시길. 

<히틀러의 장군들>. 굽본좌 책 본 직후라 그런지 제목이 좀 야릇하지만.. 상당히 착실하게 쓰여졌습니다. 내용 자체가 드라마틱한 건 이미 진리. *굽본좌 책이란 굽시니스트의 <본격 제 2차 세계대전 만화> 2권을 말합니다.

<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 중->미로 바꾸면 하여튼 돌아가는 꼴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해서 재밌죠.

 

 

 자 저는 이제 밀린 원래 업무들을 하러 이만. 뭘 하든 좀 더 행복해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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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사 사용 설명서
    from 자라나는 사람들의 마음세움터 2010-02-12 21:03 
    내 머리속 좀처럼 꿰어지지 않는 단편적인 역사 조각들은 마치 모래위의 집같이 타인의 역사적 선동 혹은 확신에 의해 쉽게 흩어지고 만다. 역사에 대해 상반된 두 주장 모두에 고개를 끄덕이며 쉽게 어느 편에도 서지 못한다. 음치는 대중 앞에서 노래 부를 모든 자리를 본능적으로 피한다. 역사치에 가까운 나는 역사 관련 주에에 왠만해서는 입을 다물고 슬금슬금 적당한 거리를 띄우게 된다. 게중 다행으로 역사 인식의 중요성은 모르지 않아 역사치를 탈출할 기회는..
 
 
치니 2009-11-2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런 글은 추천을 한 10개쯤 한꺼번에 눌러야 하는데 말이죠.

외국소설/예술MD 2009-11-20 15:47   좋아요 0 | URL
그거 아시나요. 치니님께서 저의 서재를 살려놓고 계시다는 걸.. (감동)

마그 2009-11-20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포시 추천 누르고 갑니다. 재미있게 쓰시는데요 말씀을. 어투에 익숙해지는데 약간의 시간은 필요했지만. ^^
역사사용설명서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국소설/예술MD 2009-11-20 18:53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좀 재밌게 써보고 싶어서요. 지난한 키보드워리어의 생을 보냈더니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네요. 하하;

책 읽고 나면 꼭 리뷰 써 주세요. ^^

Francesca* 2009-11-21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을 읽다보니 '알라딘예술역사MD'님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뭐.. 조곤조곤.. 할말 시원하게 다 하시는. ^^
아동학대 비유가 매우 맘에 들지 말입니다.
이런 글은 추천 10개에 동의 ^^

외국소설/예술MD 2009-11-23 15:03   좋아요 0 | URL
그저 저는 아직도 소심하답니다..부끄

고랑이 2009-11-27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추천 예전에 누르고, 댓글은 지금 씁니다. 쓰고 싶어서 쓰는 거ㅎㅎ 책소개글 쓰면서 무심히 넘겼던 책들을 여기서 만나면 참 새삼스럽네요. 함부로 넘길 놈들이 아닌데 자꾸 무심하게 되네요ㅠㅠ 그래도 역사사용설명서는 책소개하면서도 쫌 읽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좋은 글 감사해요ㅋㅋ

외국소설/예술MD 2009-11-29 00:28   좋아요 0 | URL
그저 좋은 책들은 도처에 있고.. 마치 연애같은 게 아닐까요. 좋아뵈는 사람은 많고, 우선은 만나보는 수밖에 없고, 성패는 하늘만이 아시리라. 실패 역시 밑거름이 되고 말이지요. ㅎ

비로그인 2009-11-30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한 글이네요. 반쯤 읽었을 때는 분명히 '역사사용설명서를 읽어보자스랴!'하며 마음을 굳혔던 것 같은데, 스크롤을 마저 내리고 나니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건 프로파간다... 저 언니 등짝 참 멋져요!

외국소설/예술MD 2009-11-30 16:14   좋아요 0 | URL
표지가 엄청 카리스마.. 그렇다면 이미 표지에서 저 책의 프로파간다 전술에 넘어가신 겁니다?!

제가 배운 점 - 역시 책소개는 짧고 굵게?

happylady 2009-12-05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려고 구매한 책들이 "특집-괜찮아 너희들은 좋은 책들이니까~~" 에 여러권 있어서.. 괜히 뿌듯해지는..ㅎ

외국소설/예술MD 2009-12-07 00:34   좋아요 0 | URL
뿌듯한 건 오히려 저네요. 우리 잘 맞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