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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50
알렉산드르 이자에비치 솔제니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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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제니친이 쓴 소설.

 

사서 읽는 책도 좋아하지만 사람들 손떼 묻은 책이 더 좋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읽는 편인데...

참...심적인 여유가 넉넉했고 시간도 많았던 1999년에 읽었던 책.

기대이상의 기쁨을 안겨줬던...그래서 "어떤 책이 재미있어?"라고 종종 물어오는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하곤한다.

수용소에서 하루하루를 배고픔과 고된일을 하며 보내는 이반데니소비치라는 남자가 있다.

자유가 제한된 그곳에서 퍼팩트한 하루란 감독관에게 걸리지않는 일.

소설에서 남자주인공의 하루는 퍼팩트한 하루이고.

그런 하루에 만족하며 입가에 미소한번 드리워주는 것이 소설의 내용.

 

두께가 얇아고 소설의 줄거리는 짧지만 독자에게 전해지는 느낌은 참으로 깊고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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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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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참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친구로 인해 알게된 책이 몇권되는데 <상실의 시대>도 마찬가지.

 친구에게는 메일친구가 있었는데 메일친구와 메일을 주고 받는 기분이 와타나베와 나오코같은

 느낌이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친구가 메일친구와 만나던 날...

 메일친구는 내 친구에게 "그 쪽이 파마머리에 안경을 썼을 것같은..."상상을 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 난 파마를 했고..지금 쓰고 있는 안경을  그때도 쓰고 있었기에

 내 친구는 날 소개시켜줄까도 생각했다고 한다.

 처음엔 와타나베와 나오코가 누굴지..어떤 사이일지..

 그리고 둘의 서신왕래 느낌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궁금해서 빌려읽었다.

 처음엔 나오코가 누굴지 너무 궁금해하며 읽었지만

 자유분방, 명랑소녀 미도리에게 푹빠지게 되면서

 와타나베와 나오코의 서신왕래의 느낌은 무색..무미..무취로 느껴졌다.

 그 유명한 "인생은 비스킷통과도 같다"라는 말은 내가 좋아하는 말이 되었고,

 전에 살던 집에선 옥상에 올라갈때면 미도리의 불구경이 생각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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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2005.6
페이퍼 편집부 엮음 / 페이퍼(월간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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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둔 돈은 커녕 매달 카드 결제일 돌려막기. 핸드폰 통화료 연체.

1분기 겨우 채운채 미납중인 적금통장, 귀신같이 알고 유혹하는 당일 대출 서비스스팸문자,

 받지 못한 월급 3개월분,  계약금 찔끔 던져주고 잔금 줄 생각을 않는 얼굴 뚜꺼운 '갑'들,

지급될 확륭이 적은 원고료 두건, 각종 공모전 놓치거나 결과는 무소식, 몇년 사이 엎어지거나 보류된 작품들, 늘 받기만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한 남자친구, 결혼했거나 결혼을 앞두거나 엄마가된 친구들,

 넓어진 모공, 뚜렷해진 잔주름, 푸석한 머릿결, 중력에 호응하는 가슴과 엉덩이,

인덕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부지방, 옷장속에서 화석이 되어가는 유행지난 옷들,

신발장엔 발 베어먹는 싸구려 신발들, 유효기간 지난 옷들, 늘어질대로 늘어진 팬티,

밴드자국 그대로 올록볼록 자리를 잡는 살들, 자신감 없음, 매력도 없음, 나이는 좀 있음,

서른 나의 현재.

 

그러니까, 금상첨화 아니면 설상가상이다.

금상에 가상이거나, 가상에 첨화가 되기보다는,

좋은 일은 좋은 일대로 나쁜일은 나쁜 일대로 겹쳐서 오는 게 흔한 법이다.

그 둘 중에서도 설상가상의 경우가 한번은 더 흔한 법이고,

내경우도 그랬다.

스물아홉 절벽에서 떠밀려 낙하 해야하는 상황과

몇년을 공등여 해온 일이 엎어지고 절대적인 회의에 빠진 상황이 겹쳐 온 것이다.

서른 나의 현재는 그 시기에 쓴 일기의 한면이다.

몇년을 공들여 매달렸던 작품이 한순간에 엎어지고,

멍하니 거울 앞에 서니 서른의 우울한 여자가 보였다.

그녀는 배가 부른데도 또 무언가를 먹고 있었고,

허리가 아플 정도로 자놓고도 커튼을 내리고 자세를 바꾸어 다시 잠을 청했다.

때론 적당한 재능이 무능보다 잔혹하다며 스스로 벽에 머리를 찧고 있었다.

사산한 아이를 안고 울듯이, 퍠기처분된 작품을 안고 울었다.

그녀가 방에 틀어박혀 있는 동안, 세상밖에서는 그녀를 비껴간 영화들이

극장에 걸리고 몇백만의 관객과 만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여기'가 지옥이라고 생각했다.

이런일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절망자체가 지옥이 아니다.

그것이 똑같은 내용으로 반복된다는 것이 지옥이었다.

그일이 또 반복될 것을 생각하면 무서워서 견딜수가 없었다.

몇년 전에 그러했듯이. 몇년 후에도 사산한 작품을 안고

방안에 틀어박혀 머리를 찧고도 남을 일이 었다.

무서운 박복이었다.

그렇게 서른이 되었다는 것이, 그렇게 마흔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견딜수 없이 무서웠다.

집요하게 반복된 지옥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 용기가 없었따.

한시라도 서둘러 지옥에서 빠져나가야 했다. 당장. 방에서 뛰쳐나가야 했다.

일단 문을 열고 나왔다.

문 밖에 무엇이 있을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으나

일단 세상 밖으로 나온 것으로 나의 의지는 할 도리를 다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리고 몇년 사이 반복된 절망이 온전히 내 의지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걸 인정해 보기로 했다.

모든 결과를 언제나 나의 부족으로 돌리곤 했는데,

그런 반성도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따라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로는  '마음먹기'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모든 걸 의지의 문제로 돌리는 건,

선의에도 불구하고 악의만큼이나 억압을 줄수 있다.

그래서 나는 '마음먹기'자체를 의식적으로 거부해 보기로 했다.

내가 반복해 온 지옥이 결국,

내마음이 반복해 온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안에서 마음머기 않고, 밖에서 마음을 들여다 보기로 했다.

혼자 들여다볼 용기와 예안이 생기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서 도움을 받기도 했다.

세상 밖에서 마음을 방목하니 즐거운 변화들이 생겼다.

벽에 머리를 찧지 않아도 저절로 글이 써졌다.

인물과 이야기가 스스로 내게 다가왔다.

덕분에 나는 서른의 한복판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야기로 타인과 소통하고 싶었던 작은 꿈이 이루어졌다.

영화에서 드라마로 소통의 창구가 바뀐 지금.

매달 한번의 마감전쟁을 치르지만 그 어느때보다 행복하다.

여전히 통장에 잔고는 부족하고 신발장에는 싸구려 신발들 뿐이지만.

내마음은 허기를 느끼지 않는다.

부족했던 것은 돈이아니라 여유였고

싸구려 신발이 베어먹던 건 발이 아니라 마음이였음을 깨닫는다.

서른. 마이너스로 시작했지만 절망의 기억도 내겐 소중한 재산이다.

마이너스 통장도 재산인 거다. 투자에 대한 확신만 있으면 된다.

ㅅ스로 확신이 있다면 무서울게 없다.

지금, 여기, 서른도, 그리고 곧, 저기, 미래도.

 

 

-Paper 6월호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 하는 것-

 

 

이 글은 참 맘에 든다.

내가 그렇고 나또한 그런 와중에도 희망을 생각한다.

세상과의 접선을 시도하기 위해 핸드폰을 살렸다.

하지만..

충전기 고장으로 며칠째...핸드폰은 다시 잠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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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무게 2005-09-15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이퍼 정말 좋아하는데.. ^^ 요샌 가격이 올라서 쬐끔 부담스럽지만, 서점에서 페이퍼표지만 보면, 그냥 나올수가 없어요.아직도.. ^^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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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표현의 갈증에 허덕인다.

내 머릿속 생각에 대한 표현이 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서 책을 읽음으로 이해 표현의 갈증을 해소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상황속에 읽은 파이이야기는 역시나 나의 질투를 받을 정도로 깔끔했다.

어찌보면 아주 잔인한 소설일수도 있다.

비록허구지만 구명보트에 호랑이와 하이에나 오랑우탄 얼룩말그리고 사람을 태웠고.

태평양 한가운데서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200일 넘는 생활을 하게 만드는 작가의 잔인함.

하지만.

재미있었고.

그런 힘든 상황을 씩씩하게 긍정정으로 이겨내는 파이란 인도소년의 에너지에 놀라울 따름이다.

"예상대로 풀리지 않는 세상일을 우리가 어쩔수 있을까?

 다가오는 삶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수 밖에없는 것을.."

p123 에 두줄의 글이 이 소설의 줄거리를 대신해준다고 생각한다.

파이는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며 목숨을 유지했고. 호랑이를 돌봤다.

그리고 신을 향해 기도를 했다.

결국은 멕시코한 해변에서 발견이 되었고.

지금은 두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다.

믿을수 없는 소설속의 사실은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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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 -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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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재미있게 읽는 모습을 보고 나도 읽게 되었는데

한 영악한 12세 소녀 진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른들의 모습이 표현되었다.

이 소설은 웃음이 있지만 그 웃음의 내면에는 눈물이 있다.

소설중간중간에 가슴을 찌르는 말들은 놓치고 싶지 않다.

가끔 일기를 쓰거나 글을 쓸일이 있을때 내 맘속에 어지럽게 널려진 말들을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때가 있다.

그런데 작가들은 아무렇지 않게 깔끔하게 청소된 느낌의 책을 내놓는다.

그래서 대리만족을 느끼며 그리고 부러움을 느끼며 책을 읽곤한다.

한장한장에 쏟는 정성도 대단하겠지만.

그 창작의 고통까지는 생각하고 싶진 않다. 그저 공감을 느끼는 그 표현에 대해 표시를 하는것.

가끔 심심할때 그 부분을 읽으며 음미하는 것..그런것 역시 작가의 고통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싶다.

요즘 기분 상태에 이 소설을 읽으며 반영되었을진 모르겠지만.

마지막 부분에선 숨이 턱 막혔다.

왜그리 슬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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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7

슬픔. 그렇다. 내 마음속에 들어차고 있는 것은 명백한 슬픔이다.

그러나 나는 자아속에서 천천히 나를 분리시키고 있다. 나는 두개로 나누어진다.

슬픔을 느끼는 나와 그것을 바라보는 나. 극기 훈련이 시작된다.

바라보는 나는 일부러 슬픔을 느끼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찬물을 조금씩 끼얹다보면 얼마 안가 물이 차 갑다는 걸 모르게 된다.

그러면 양동이째 끼얹어도 차갑지 않다.

슬픔을 느끼자. 그리고 그것을 똑똑히 집요하게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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