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인생 - 어진 현자 지셴린이 들려주는 단비 같은 인생의 진리
지셴린 지음, 이선아 옮김 / 멜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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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으면 좋겠는데 의외로 우리 출판시장에서 눈에 띄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찾아 보기 어렵다.  

이 책은 중국의 유명한 대학자인 지셴린 선생의 수필집이다.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썼던 잡문들을 모았는데 일단 시기가 들쭉 날쭉하여 읽기가 약간 불편했다. 각 꼭지의 말미에 몇 년도 몇 월에 썼던 글인가를 적었으면 이해하기가 더 쉬웠을 것 같다. 중국어의 문체는 이렇듯 약간 딱딱하다. 황홀한 비유는 적고 에둘러 가지 않으며 고사를 인용하는 식의 비유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의 장구한 문학사에서 굳이 새롭게 비유를 취하지 않고도 말할 수 있는 건덕지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지셴린 선생의 이 책은 노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좋을 듯 하다. 물론 젊은이들도 언젠가는 늙을 것이니 그들에게도 필요한 책이리라.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나도 나이를 먹을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만난 책이라 적당한 시기에 좋은 책을 만났다 싶다.  

그리고 지셴린 선생이 내내 강조하던 도연명의 싯구들이 특히 가슴에 많이 남았다. 한손에 들어와 읽기에 좋은 책. 어린 후배들에게 선물하긴 약간 난감하지만 같이 나이 먹어가는 친구들에게 건네주고 싶은 책이라고나 할까. 뭐 그렇다.  

<커다란 격랑 속에서도 기뻐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자네.  해야 할 일을 다했으니 더는 걱정하지 마시게> 하는 문구를 가슴에 팍 새겨본다.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 일. 삼십대의 중반을 건너가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문구가 아닐까 싶다.  

201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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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어글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랑받지 못한 어글리
콘스턴스 브리스코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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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학대에 대한 명확한 이유도, 이해도 할 수 없었다. 저자 역시 왜 학대 받았는지 스스로도 모르고 있다. 어머니가 어떤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왜 굳이 주인공에게만 투영시켰는지에 대한 이해도 없다. 학대를 가했던 어머니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감싸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는 있을 것이다. 일곱명의 아이들 중 모든 아이들을 학대했지만 그 학대의 정도가 지나쳤던 단 한아이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학대의 원인 말이다.  

정신분석학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그 어머니는 과연 왜 그런 학대를 일삼으며 세월을 보냈으며 이 저자는 용서하지 못할 과거를 드러내야 하는가. 그리고 나는 왜 이 책을 읽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했다 - 가 아니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했기 때문에 그랬으리라고 이해한다 - 그리하여 언젠가는 용서할 수도 있을 것이다>였다.  

살면서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은 많이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힌다. 나는 그런 부모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지 말라. 부모의 입장과 자식의 입장은 다르다. 실수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자식들에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부모도 한 사람의 인간이니까.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다르다. 철저한 학대와 증오만이 가득차 있다. 현실을 무시하고 살아가려는 주인공의 노력이 안스러울 따름이다. 그녀는 아직도 상처 받고 있고 아직도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책을 쓰고 글로 자신의 상처를 객관화 하면서 조금은 치유받았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는 아직도 어머니에 대한 증오로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아서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저자의 어머니는 명예훼손으로 저자를 고소했으며 그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것이 책 끝에 적혀 있었다. 난감할 뿐이었다. 남의 집안 싸움에 뛰어들어 구경꾼이 된 느낌이었다. 어머니의 학대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이런 식의 싸움은 똑같이 응대하는 같은 수준의 인간임을 밝히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안타까운 책이다. 안타까운 사연이며 안타까운 인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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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의 여왕>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내 집 마련의 여왕
김윤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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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제목만 보고 내용을 유추하는 일은 재미있다.  

나는 고층아파트와 단독주택들이 즐비한 언덕배기에 서 있는 한 여자의 뒷모습이 그려진 일러스트 표지를 보고 책의 내용을 추정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살던 한 여자가 결국 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된다. 그로 인해 혹독한 수업료를 내면서 내 집마련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절감하며 결국 내 집을 마련하게 되고 그 수업의 연장으로 부동산의 거물이 되며 타락과 퇴락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 하는 것은 나의 몽상이었다. ㅎ 

내 집마련의 여왕은 그런 소설이 아니었다. 어찌저찌 해 경제적 위험에 봉착한 주인공이 귀인을 만나 경매나 투자의 손을 대게 되고 각각의 주인공들에게 살만한 집을 찾아주는 사실 내 집 마련의 여왕이라기 보다 남의 집 마련의 여왕이 되어가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소설은 부조리한 현실을 꼬집으면서도 경쾌하고 쉽게 읽히며 재미있다.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고 평이하다. 더러운 인간의 욕정따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는 대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저자의 말에서 작가는 소설에도 하이브리드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 소설은 칙릿정도의 경쾌함을 갖추고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내가 앞에 말한대로 내 집마련이 어려운 시대에 사는 것에 대한 집요한 파고듦이나 부조리함에 대한 철저한 분석따위가 있었으면 했으나 그건 나의 개인적 취향이므로 뭐 굳이 책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는 데에 필요치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사실 서울엔 살 집이 없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나도 지금 서울에 살고 있으며 아직 내 집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내 집 마련을 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은가 - 수없이 많은 부채를 깔고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 - 서울엔, 정말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이 없구나. 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내 집마련의 꿈을 가진 사람이든 아니든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경쾌한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누군가 나에게 집을 선물해주길 꿈꾸는 것은 죄가 아니잖은가 ㅎ  

201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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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아카데미>, <새드일루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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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가 뱀파이어 영화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인간의 삶과 죽음을 초현실적으로 고민하려고 접근하는 매체들이 많이 등장했다. Mortal 과 immortal. 죽거나 죽지 않거나. 살아가거나 살아가지 않거나. 사람들은 영생을 꿈꾸고 영생을 꿈꾼자는 신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치부되어 뱀파이어가 되는 가보다. 영원히 죽지 않고 영원히 청춘이지만, 햇빛을 쬘 수 없고 인간과 사랑할 수 없는 치명적인 영생의 유혹, 그로부터 출발한 소설이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이다.

강권에 의하여 읽긴 했지만 내 스스로 읽어볼 의도는 전혀 없었던 소설임은 확실하다. 나는 초현실과 비현실적인 매체에 상당히 약하며 무협지도 읽지 않는 상상력 고갈의 인간이다. 나는 철저한 리얼리즘으로 삶과 매체를 대하기 때문에,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나약하고 파렴치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영생을 누리는 것은 고사하고 존경 받을만한 짓을 하는 일도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인간 있나, 인간이 다 그렇지 – 인간폄하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들었으나, 강권에 의하여 읽게 되었으니 기쁜 마음으로 읽어보자고 나 자신을 위로했다. 뱀파이어라는 스토리에서 그런 매혹을 찾으려고 했는데, 무작정 비현실적인 상상일 뿐이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왜 인간은 뱀파이어 스토리를 만들어 냈을까, 왜 뱀파이어에 매혹되는가, 하는 것들에 대한 질문을 마음에 담았다. 그게 바로 앞에서 말한 영생의 유혹과 금지된 사랑, 터부를 깨고 싶어하는 인간의 충동따위다. 인간이 언젠가 죽는다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 그것으로부터 출발한 존재 뱀파이어. 소설은 그에 대한 잠언들을 찾아내려고 역력히 애쓴 흔적이 여기 저기 눈에 띄인다.  


그러나 두 권의 소설의 내용은 비슷하다. 17세는 쉽게 지나가지 않는다. 라고 말했지만, 17세라면 약간.. 늦었다. 아무튼 사춘기의 소녀가 성장통을 겪으며 중간에 무시할 수 없는 몇 개의 사건들이 펼쳐지고 그 뒤로 배후가 있는 악의 세력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주인공은 그들과 부지불식간에 그들과의 결투를 하게 되고 사건은 선의 승리로 평화롭게 마무리 되지만 속편을 위해 다음 사건이 분명히 있을 것임을 암시하면서 끝내기. 이것이 작가의 소설기법이 되겠다.

작가는 존재론적인 고민을 펼쳐보고자 노력하였으나, 소설의 재미와 존재론적 고민을 병행하기엔 조금 어려웠는 모양이다. 이 소설을 가운데 두고 작품성과 흥미에 무게를 실어본다면 나는 흥미로운 소설, 이라는 쪽에 무게를 더 실어주겠다. 열심히 읽었다. 그러나 3권을 읽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건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나는 흥미롭지 않아도 고민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을 선호하는 사람이며 고민을 잊기 위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고민을 더 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여, 나와 반대되는 독서경향을 가지신 분이라면 무리없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뱀파이어설의 발생경로에 대해서 매우 궁금해졌다. 왜 인간은 뱀파이어라는 종족을 창조하였을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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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학의 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자학의 시 1 세미콜론 코믹스
고다 요시이에 지음,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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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어떤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는 그보다 더 큰 위기나 위험을 상상한다고. 그리하여 바로 눈 앞에 닥친 위험과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고. 예를 들어, 심리적 고통을 견디기 위하여 자해를 하는 정신적인 질환등이 그런 것일게다.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때 나에게 여기에 교통사고까지 겹친다면 하는 상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심리적인 활동은 현재의 위기에 처한 나의 위태로운 심리상태를 견디게 해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었다.  


 일본 만화를 책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책의 초반부엔 내가 가장 경멸해 마지 않는 “밥상뒤엎기”를 일삼는 남자 주인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감내하는 여자 주인공 때문에 기분이 더러웠다. 밥상을 뒤집어 엎는 것만큼 파렴치한 행위있을까. 천지만물과 그 음식을 만든 인간 모두를 멸시하는 행동. 그런 남자와 아무 말 없이 살아가는 여자라니. 뭐 이런 변태적인 이야기속에 내가 빠져들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마저 들었다.  


2권의 띠지에 적혀 있는 마지막까지 읽어야 하는 감동- 이라는 카피를 조금 믿어 보기로 했다. 그 카피가 없었다면 나는 불쾌감에 이 책을 던져 버렸을 지도 모른다. 책은 1권보다 2권이 더 진미였다. 현실의 그들은 남자는 무직에 걸핏하면 밥상이나 엎어버리고 여자의 돈이나 갈취하여 파친코에 다니고 경마에 올인하며 술이나 퍼 먹는 세상에서 쓰레기 같은 짓은 혼자 도맡아 하는 인간이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그래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혼자 일하고 살림하고 남편의 시중까지 드는, - 게다가 그들은 아직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다 – 자학적인 자세로 살고 있다. 이거야 말로 자해 그 자체 아닌가 말이다. 자기 자신을 파탄으로 몰아넣지 못하여 안달난 인생들의 이야기로 보였다. 그러나 작가는 현재의 그들의 생활속에 그들의 과거를 조금씩 삽입하기 시작한다. 왜 그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들이 왜 그런 현실에도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그들을 견디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 그들의 과거를 투영시키며 독자에게 이해시킨다.  


그런 삶들이 있다. 나의 삶도 남에게 그렇게 비춰졌을 지 모른다. 도무지 이해가 안가. 왜 저러고 사는건데? 하는 인생. 그런 모든 인생은 그들의 삶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았을 때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들이 발생한다. 모든 인간에겐 연민과 동정의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현실만을 보았을 때 이해할 수 없는 인생에게도 이유와 사연이 있고 그 안에 삶의 시가 녹아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다시 한 번 책을 쓸어보며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모든 인간은 조금씩 자학하고 자해하며 살지 않는가. 그게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도 누군가에겐 이해 받기 어려운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을 이해했듯이, 더 많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오늘도 나는 길거리에 마주치는 무수한 사람들의 각자의 사연을 상상한다. 모든 이들에겐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닥치기 마련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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