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 몸값 2>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올림픽의 몸값 2 오늘의 일본문학 9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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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읽고 난 뒤 한참이 지나 2권을 읽게 되니 맛이 떨어졌다.  

그동안 다른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2권을 기다렸는데도 재미가 예전같지 않다. 마치 연속극을 보다가 며칠 쉬고 나면 집중하지 못하는 것처럼, 소설에도 그런 맛이 있는 모양이다.  

2권은 1권에서 밝혀진 범인이 확실시 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조금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1권에서만큼의 긴장감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결론이 거의 다 보이기도 하고 우리가 역사속에서 사회속에서 봐 왔던 만큼, 그래봤자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는가 - 하는 체념이 전해져 왔다. 그건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내가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안타까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작가와 아무편도 들 수 없었던 내가.  

테러라는 방법을 택한 주인공과 그 주인공의 안스러운 사연과, 올림픽의 그늘에 죽어갔던 사람들과 그 올림픽을 고대하고 열망하던 사람들의 소박한 꿈, 모든 것이.  

세상은 권력자의 입맛대로 돌아가고 어떻게 권력을 유지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 의해 움직인다. 우리는 그 안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즐거워하다 인생을 마무리 짓고 마는 것인가. 결국 테러는 실패했고 주인공은 어찌되었는지 모른다. 세상의 모든 연민이 담겨 있는 이 책의 마지막이 쓸쓸하고, 허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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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1>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올림픽의 몸값 1 오늘의 일본문학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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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리뷰를 쓰자 하니 어딘가 찝찝하다. 아직 2권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1권의 리뷰를 쓴다는 게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안 하고 나온 것 같다. 게다가, 2권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 몰랐다. 이 말은, 그만큼 이 소설이 재미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올림픽의 몸값이라는 제목을 보고 나는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으나, 이번에도 역시 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공중그네로 한국에서 히트를 기록한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소설 올림픽의 몸값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그 배경으로 한다.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한 이후 일본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다. 잿더미 위에서 시작한 일본의 경제성장, 그리고 20년도 채 되지 않아 일본은 올림픽이라는 과업을 달성한다. 당시의 탄탄한 배경으로 알 수 없는 테러들이 도쿄에서 벌어지고 수사팀은 그 사건들을 무마하려고 노력하지만 테러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이제 곧 언론에 노출될 일만이 남았다.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사라져 가는지, 그로 인해 시작되었던 일본의 양극화 현상까지 이 소설은 재미와 작품성, 그리고 사회성까지 골고루 갖춘 역작, 내 맘에 딱 드는 소설이다.  

소설은 플롯구성이 잘 되어 있어 흡입력이 배가 되었는데, 첫번째 테러가 일어난 시점에서 시작해 다시 과거로 거슬러 갔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와 그리고 이야기가 점진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 – 아무래도 2권을 다 읽지 않고 글을 쓰려니 너무 어렵다.  


1권은 테러의 시작과 올림픽으로 인해 희생당하는 무고한 사람들, 그리고 빈부의 문제를 건드리면서 전개되어 범인에 대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단계까지 이루어진다. 2권을 읽지 않을래야 읽지 않을 수 없는 대단한 편집이라 하겠다. 아무튼 남은 이야기는 2권을 다 읽고 하고 싶다. 책을 절반만 읽고 리뷰를 쓴다니 역시 맘에 들지 않는 일이다. 아 – 빨리 2권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어진다. 
 

2010.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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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주의보>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분홍주의보
엠마 마젠타 글.그림, 김경주 옮김 / 써네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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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다가오던 순간을 기억하느냐고 누가 나에게 묻는다면, 너무 아련해서 기억조차 희미하다고 답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가끔은 그 순간들이 애틋하게 느껴져 다시 한 번 내 인생에 그런 일은 찾아오지도 않을 것이고 찾아와서도 안되지만, 다시 한 번 감정들을 꺼내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 때 썼던 일기장들을 다시 꺼내 보면서 매만져 볼 수 있다면, 하다가도 아- 그 일기장들은 남편이 볼까봐 몰래 숨겨두느라 친정에 남겨두고 왔지 하며 혼자 큭큭 대고 웃곤 하는 것이다.  

서른 중반을 넘긴 아줌마에게 분홍주의보란 오래된 일기장을 다시 꺼내보는 느낌이었다. 사랑이 다가오는 것은 그렇게도 설레이고 불안하고 견딜 수 없는 것들이었는데, 책을 읽고 넘기면서 나는 오래된 노래를 다시 듣는 것만 같았다. 그 때 그가 녹음해 주었던 음악테이프를 다시 꺼내 듣는 느낌. 사실 얼마 전 길을 지나다 그가 녹음해 주었던 테잎 속에 있던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걸음을 멈췄었다. 나는 20여년 전으로 돌아가 아주 잠깐 동안 가슴이 설레였다. 그 사람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결혼이라는 걸 하고 한 사람의 아내로 살겠다고 법적으로 도장을 찍고 난 다음에 설레이는 감정은 위험한 감정이 될 것이니 아예 마음속에 다시는 똬리를 틀지 못하도록 못 박아 놓은 상태. 20대의 치열했던 순간마다 다가왔던 그 사랑들에 대해서 나는 회의적이다. 나는 그들을 정말 사랑했던가.   


분홍주의보는 20대의 사랑이 아닌 좀 더 순수했던 10대의 사랑을 노래한다. 기억하는가. 그 사람의 모습을 본 것 하나 만으로 하루가 충만해 지던 그 시절의 사랑을, 그 사람의 목소리 한 번 들은 것으로 하루 종일 머릿속에 종이 울리던 그 순간 말이다. 이제는 그런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아이들이 커 나가면서 내가 겪었던 사랑의 설레임으로 열병을 앓는 것을 지켜봐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분홍주의보는 좋은 책이었다. 아줌마라면, 혹은 아저씨라면. 이제 마지막 사랑의 열차에 오른 사람이라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붉어지는 얼굴을 애써 감추어 가며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겨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2010.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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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꾼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재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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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은 인간의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을 한다.  

막다른 곳으로 몰렸을 때 에라 모르겠다. 하고 모든 것을 걸어 보는 것. 그게 구석에 몰린 인간의 습성이 아닐까. 이 책은 도스트예프스키의 자전적 중편소설로 유명하다.  

     
 

 (중편이라 하지만 열린 책들의 판형과 촘촘한 자간으로 이루어진 270페이지는 사실 중편이라고 보기엔 약간 무리가 있지 아니한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ㅎ 한국소설과 러시아 소설이 분량은 그 차원이 약간 다른 거 같다. 사다 놓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그 두께의 위압감에 짓눌려 시작도 못하고 있으므로..고요한 돈강은 또 어떠한가 말이다)

 
     

평생 도박빚에 시달렸다는 도스트예프스키의 자전적 소설. 이 책은 노름꾼들이 왁자지껄 모여서 베팅을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한 청년이 도박에 의존하게 되는 분열적인 양상을 그려낸 소설이다. 도스트예프스키와 인간성 분열과 이중성은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 영국/프랑스/폴란드/러시아 등의 다양한 인종이 등장하고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 선명하게 등장하여 이해가 쉽다.  

접근하기 어려운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쉽게 읽히며 그리고 재미도 있다. 죄와벌에 비하면 많이 가볍다고 느낄 만큼. 다 읽고 나서의 여운이 길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도박으로 치닫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기에 좋은 소설임을. 굳이 나같은 인간까지 거들필요는 없을 것 같다.  

수없이 많이 나와 있는 논문과 해설과 분석들이 있을터이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그런 평론들을 참조하시고 내가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생각보다 읽기 쉬우니 읽어보세요> 라는 말이라는 것.  ㅋ

201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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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의 재구성 - 쓰레기통에서 다시 집으로, 생명을 되찾은 물건이야기
연정태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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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의 재구성은 재활용품 디자이너인 연정태씨의 글이다.  

그가 직접 만든 가구들과 재활용건축물등의 재구성-탄생의 과정을 담고 있고 사진컷도 풍부해 직접  따라해 볼 마음이 나기도 한다. 책의 말미에는 적당한 에세이를 담아 재활용디자이너로 일하는 그의 철학을 엿볼 수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사게 된 이유는, 뭔가 상큼한 아이디어를 엿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집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재활용 쓰레기를 몰아서 버리는 날인 목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파트 단지는 한 판의 전쟁이 벌어진다. 그리고 금요일 낮이 되면 엄청난 크기의 덤프트럭이 몰려와 그 쓰레기들을 담아간다. 수없이 내버려지는 물건들, 그 물건들은 모두 정말 버려져야만 하는가. 과연 다시 태어날 수는 없는가. 작가는 이런 물건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 일으키는 호모파베르이다.  

리폼이나 DIY가 각광을 받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실 만드는 것보다 경제적인 이유에서건 기술적인 이유이서건 그냥 하나 사는 게 낫지 - 하는 물자 풍족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그렇게 살고 있고. 버려지는 것들이 아깝다. 그런 것들을 실력부족으로 재탄생 시킬 수 없다 한들, 작은 아이디어라도 얻을 수 있다면 버려지는 물건들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라도 갖게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버려진 삽으로 만든 수도꼭지 가림막이 인상적이었다. 쓰레기에 대한 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소중한 의미를 부여해 주는 책이 되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 버려지는 물건들, 그 물건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보는 눈길. 그 것만으로도 세상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지도 모른다.  

201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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