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의 정치 - 여말선초 혁명과 문명 전환 나루를 묻다 4
김영수 지음 / 이학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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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막 읽어보라고 강요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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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좌절 -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노무현 지음 / 학고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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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올해가 가기 전에 올 해 읽었어야 했던 책들로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그 중에 한 권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회고집이다.

이 책은 그가 준비하고 있던 회고록의 초고와 구술했던 내용, 홈페이지에 적었던 내용들을 이리저리 주워담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수 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책이기도 하다.

초판이 나오자 마자 전국 서점에서 품절이 되었다는 얘기를 서점에서 들었다.

지금쯤 어딘가에서 나처럼 올 해를 정리하면서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책의 서두 부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낙서처럼 초고를 잡았던 내용이라 산만하기 그지없는데, 그 안에 깃들어 있는 그의 좌절이 엿보일 수밖에 없는, 그런 肉筆이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서 구술을 정리한 내용과 홈페이지에 적었던 내용들이 드러나 그에게 묻고 싶었던 것들을, 그는 어느 정도 대답을 해 주고 떠난 것 같다. 북한과의 문제, 언론과의 마찰, 정당간의 공방, 그리고 결정적인 FTA 가입에 대한 것들,

왜 그랬나요? 하고 물었다면 그가 대답해주었을 짐한 이야기들이 이 책에 실려 있다.

 

나는 그를 오해하고 있었다. 그가 열심히 했다, 그런데 나는 그를 비난했다. 그런 내용이 아니라,

그는 정확하게 계산하고 추친을 해야 하는 정치인이자,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후덕한 옆집 아저씨가 아니었고, 그는 더 이상 진보와 민주를 위해 싸우는 투사가 아니라,

그 역시도 정치인이었다는 것. 진보를 지향하는 정치인이었다는 것을 내가 간과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가 떠난 것이 아쉬웠다면, 그의 마지막 말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꺼운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당신이 떠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도 없지 않은가.

2009년엔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 많았다. 전반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꿈꾸던 사람이 살 맛 나게 살아가는 세상이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는 답보상태다.

막연한 크리스마스 이브다. 그가 살아 있었다면 조금 더 낫긴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2009.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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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 역사의 힘 -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
하워드 진 지음, 이재원 옮김 / 예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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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여러분은 이 나라와 전 세계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정치/경제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 15p
인간적이고 이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아무리 바람직한 것일지언정 그 결과가 불확실하고 끔찍한 것인 한, 그런 수단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 28p
그 어떤 형태의 정부일지라도 일단 권력을 장악하면 자신들의 야망을 제한하려 하지 않는다. 대중의 자유를 신장시킨 뒤 사라져야 하는데 말이다 - 55p
(한국에 군사독재 정권이 들어선 이래, 미국은 한 번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적이 없었다) - 66p
새로운 역사는 파괴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민중운동이 어떻게 부자와 권력층에게 위협이 되는 지를 보여준다 - 181p
표현의 자유는 사실상 절대적이어야 한다 - 193p
과거는 해야 할 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제시한다- 257p

 

상당히 최근에 나온 책이다. 서점에 들렀다가 구입하게 되었는데, 연유는 얼마 전 서거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꽤 오랫동안 인문 사회과학 서적들을 외면하고 있었다. 예전엔 이런 류의 책을 읽으며 분개하고 심기일전 하는 일이 잦았는데, 삶이 늘어지다 보니 가치관도 신념도 모두 케케묵혀 어딘가로 던져 버리고 그냥 일상을 살고 있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그 분의 말씀에, 행동은 못하더라도 인식이라도 다시 가다듬어 볼 생각으로 하워드 진의 책을 골랐다.
하워드 진은 유명한 "미국민중사"를 쓴 미국의 역사학자다. 그가 쓴 미국민중사는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하자면 그는 진보쪽에 서 있으며, 민중의 힘을 믿는, 그리하여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이 책은 그가 진보계열의 잡지등이 기고했던 글을 갈무리한 책이다.

 
사실 그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인데, 평이하면서도 잠언과도 같은 문장들과 쉬운 사례, 유머러스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을 쉽게 끌어당긴다.
그가 민중의 힘을 믿는 역사 학자라는 것은 그의 글로서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 일이다.
밤 새워 이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신성한 대학은 저리가고, 강력한 정부는 도전 받아야 마땅하다는 그의 굳은 철학과 신념에 박수를 보낸다.
독립선언문에 따른 저항정신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그의 글은 이 시대에 분노하는 모든 이들이 꼭 읽어야 하는 글이라 하겠다.

 
하워드 진의 깊은 책을 접근하기 어렵다면, 이 에세이집으로도 충분한 각성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그가 말하는 희망의 빛이 2009년 우리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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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자서전 동행 -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
이희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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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년 11월 출간되자마자 샀던 책이다.

그 때 나는, 나도 좀 그럴싸한 아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반성적 차원에서 이 책을 구입했다.

그러나, 그럴싸한 아내가 될 생각이 자꾸 감퇴되어, 책장 구석에 처박아 놓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대중 前대통령이 고인이 되고 마셨다. 놀랍고, 안타까운 마음은 더 할 나위가 없고, 그분이 살아계신 동안, 그 분에 대해서 너무 몰랐다는 생각만 들었다. 읽던 책을 끝내고 밤새 뒤척이다가 이 책을 다시 꺼냈다. 그리고 이틀 정도 망설이며 40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다가 서울시청 분향소에 다녀온 그 날 밤에서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대대로 의사로 서울 사대문 안에서 살아온 집안의, 이화고녀(현 이화여대)를 나와, 서울대 사범대를 나와, 미국 유학까지 다녀오고 당시의 YWCA의 총무로 일하는 아가씨가,

아내와 사별하고, 사춘기의 아들 둘에, 노모를 모시고 살며, 총선에서 대패하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한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

그게 쉬운 일이었겠는가.

 

이희호 여사는 그런 김대중이라는 남자와 결혼을 한다. 자서전을 읽어보면 그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다는데, 두 분은 정말 인연이었던 듯 하다.

책은 이희호 여사의 어린 시절과 남다른 상처까지 이야기 한다. 여사의 문체는 강건하고 투박하고 간결하다. 꾸밈이 없고 진솔하며, 소박한 문체다. 딱딱 떨어지는 문체로 지치지 않고 읽을 수 있다. 400페이지 가량 분량인데 내용이 꽉 차 있어 슬렁 슬렁 넘길 부분이 하나도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고난많은 인생과 그 인생을 평생 함께한 이 자서전에는 인간 김대중과 그 곁에서 인간으로서 인간 이상의 인내심을 발휘하고 살았어야 했던 여사의 흔적들이 가득하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그의 말처럼, 이희호 여사도 올곧은 태도로 늘 남편을 묵묵히 응원했던 듯 하다. 앞에 나서는 것보다 뒤에서 꿋꿋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책을 읽고 나서 당신 두 사람은 정말 인간 이상의 것을 실천하고 사셨군요.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자신의 신념으로 인해 자식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본 부모로서의 마음은 또 얼마나 참담했겠는가.

 

긴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나는 남들보다 책을 숫적으로 약간 더 읽는 편이지만, 책 한 권을 읽고 오랫동안 울림이 오는 책들은 일년에 사실 서너권에 불과하다. 올해는, 아마도 이 책이 그 중 한 권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잠을 자고 난 다음에도, 나는 내내 책의 내용들과 책 속에서 풍겨져 나왔던 이희호 여사와 김대중 대통령의 신념이 가슴 깊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나라는 인간은 무척이나 이기적이고 고집이 세서, 이 책 한 권으로 인생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잠자고 있던 내면의 어떤 소리는, 조금 긁어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읽고 나서 변화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책이기도 하다. 그건 책의 훌륭함을 떠나, 자신의 어딘가를 건드려주는 기폭제가 되느냐, 즉 책과의 인연이 중요하다. 내가 이 책을 미뤄두고 있다가 이제사 읽은 것은 잘한 일이다. 울림이 컸다.

오랫동안 서평을 쓰지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하여 서평을 쓴다.

 

책을 다 읽고 절판되었던 김대중 대통령의 옥중서신과 그의 잠언집 "배움"을 주문했다. 왜 우리는 사라진 다음에야 그 가치를 찾는지 모를 일이다. 나란 인간은 참 미련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ps. 김대중 옥중서신은 돈 안되는 책을 줄줄이 만들고 있는 한울아카데미에서 출간된다. 서거를 기점으로 재출간 하게 되어서 기쁘다. 누군가 쓴 알라딘 서평에서 14,000원이나 하지만 늘 돈 안되는 책들을 훌륭하게 펴주는 한울에 이 기회를 빌어 감사를 드리며 책을 사야겠다고 쓴 것을 보았다.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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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 - 우리 역사 바로잡기 2
이덕일.김병기.박찬규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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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화두는 고구려라는 이야기들이 들린다.

2007년 MBC는 고구려로 시작해 고구려로 끝을 내고 있다. KBS는 더 나아가 고구려의 유민들이 건국했다는 발해를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 학자들은 드라마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해주고, 또한 드라마는 픽션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왜곡된 역사를 다시 정정하는 것이 역사학자들이 할 일이라고 조심스럽고도 친절하게 운을 떼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태왕사신기나 주몽이 틀렸다고 얘기하는 책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있었던 고구려에 대한 진실들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공동저자 이덕일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역사 학자이자, 역사서 저술가다. 예전에 그가 지은 “사도세자의 고백”을 참 재밌게 읽었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스스로를 원망한다.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썼고 고구려의 이야기를 적은 그는 요즘 월화수목 밤마다 MBC 채널을 보고 있을까 궁금하다. 이 책의 의도는 고구려를 되찾자라는 주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동북공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실정에, 우리가 고구려를 더 널리 알리고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이 책을 쓰게 된 동기였을 게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삼국사기부터 중국의 유교적 역사관에 물들었으며, 이후 식민사관에 물들어 고구려에 대한 왜곡된 정보들을 너무 많이 접해왔다는 것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고구려를 축소하거나 외국에 조공을 바쳤던 나라로 묘사하고 있고 그의 사관은 어찌보면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중국의 사관에 근접했다는 것. 그 이후 식민사관에 의해 또 한번 왜곡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국토가 양분화 되고 이데올로기가 판치던 세상 때문에 우리는 고구려보다는 신라와 백제를 더 우수한 문화로 여기진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많은 초등학생들이 삼국통일을 배울 때 하는 말로 시작한다. “에이 –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더라면, 그 땅은 다 우리 껀데.” 라는 말. 딸아이가 한국사를 배우기 시작하고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자 아이 아빠는 신라의 삼국통일이 나라를 망친 게라고 당나라에 팔아먹은 거나 다름없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해가며 아이의 의견에 맞장구를 쳐준다. 이미 지나간 역사는 돌이킬 수 없다. 아쉬운 역사가 어디 고구려 뿐이랴. 아쉬운 역사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오히려 더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이익에 의해 왜곡되어 가고 있고 우리는 팔짱 끼고 앉아 한국사를 다시 써야 하는 위기에 처할 지도 모른다. 유적지가 해외에 있다는 것, 그래서 그 유적들을 우리가 관리하지 못한다는 것, 그러니까 영토가 축소되어 과거의 역사를 우리가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지만, 알기라도 해야 뭘 어쩌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책은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이 추모대왕으로 읽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부터 고구려는 어느 날 아침에 짠하고 추모대왕이 만들어 냈다기 보다는 여러 부족들이 합쳐져 발생한 나라를 추모대왕이 비로소 국가의 형태를 갖추어 제대로 체계를 잡았다는 쪽에 무게를 실어준다. 또한 그가 하늘의 아들이의 물의 신의 외손자라는 사실이 고구려 민족의 강한 자부심, 하늘을 이어받았다는 민족적 긍지를 일깨워주는 것이라 알려준다. 또한 고구려 유민들이 남아 이정기 일가가 중원에 제 라는 나라를 만들었다는 것 (KBS 한국사전에서도 다룬 바 있다), 대조영의 발해 이야기와 연개소문에 대한 왜곡된 중국적 사관에 대한 오해도 풀어준다. 또한 동북공정이 시작되기 전 박찬규가 다녀온 고구려 산성 답사기도 부록으로 실려있는데, 요녕성 심양부터 저 멀리 정주와 낙양까지 이르는 광대한 고구려의 영토를 실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가 적은 안시성은 아직도 당의 후손들과 전쟁중이다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서 박힌다.



한 참 동북공정으로 말이 많았을 때, 한 친구와 고구려는 한국꺼나 중국꺼가 아니고 그저 고구려꺼지 라는 무력한 이야기도 나눴었는데, 고구려의 후손들은 한국과 중국, 러시아에까지 흘러들어갔겠지만, 고조선의 뿌리를 둔 나라가 단순히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몰락하는 모습을 후손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무지몽매한 중국의 인민들은 중국정부의 계획대로 서서히 물들어 갈 것이고 우리는 고구려를 잊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칠 지도 모르겠다. 민족주의나 국수주의에 대해서는 상당한 거부감이 있지만, 한국사의 일부인 고구려사를 누군가 휘적거려 놓아 왜곡이 이루어지는 것은 진실을 외면하는 일이므로, 그 것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은 우리 역사 바로잡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첫 번째 책은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라는 책으로 시작한다. 왜곡된 사관을 가지고 좋은 부모 노릇 하기는 어렵다. 아주 편협하게 단지 내 자식을 위해서라도 어른된 입장에서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을 것이다.



2007.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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