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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티베트 여행
박남식 지음 / 아침미디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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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약 3년전쯤에 선물 받은 책이다.

그 때, 자유로이 가고 싶은 데를 가고 보헤미안 내지는 히피처럼 남들에게 보이기도 했던, (정신세계만) 그 때 어떤 분이 내가 살고 있는 도시로 오시면서 내가 매우 좋아할 것 같다시며 선물해주신 책이다.

그러나, 바로 앞 글 박완서의 잃어버린 여행가방에서 밝혔듯이, 불타는 질투심으로 인해 이 책을 읽지 않았다. 그리고 미뤄두었다. 나중에 티벳에 갈 때쯤에 읽어야겠다. 하고.

티벳이라는 곳은 중국내에서도 그리 만만한 여행지가 아니다. 지금은 칭장철도가 건설되었지만, 그 전에는 랜드로바 같은 4륜구동 자동차로 육로 이동을 하거나 비행기 외엔 방법이 없었고, 가는 방법이 문제가 아니고 외국인인 경우 여행허가라는 것을 받아야 했다. 나는 티벳은 저 뒤로 미뤄뒀었다. 웬만한 데를 먼저 가보고 그 다음 내가 티벳에 가도 되겠다 싶을 만큼 여행에 자신이 생기면 가보자. 라고 생각하고 티벳 고원 바로 아래 사천성 리틀티벳라인으로 불리는 장족자치구까지만 갔었다. 장족 자치구 역시 티벳과 별 다를 바는 없다고 하지만, 그 장엄한 자연은 아무래도 티벳만 못했고, 개발의 물결은 당연히 티벳보다 더 했다. 그곳도 다음 해 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는 많이 변질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 책은, 그저 배낭하나 달랑메고 떠났던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여행기와 다르다. 저자는 53살이라는 나이에,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티벳에서 1년을 보내겠다 생각하고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는 명상기행을 떠난 것이다. 창원여중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수학선생님이 농민활동을 했었고 남편을 통해 76년 요가를 만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요가활동을 계속하고 있어서 삼법요가등의 지도자들을 육성해내는 요가수행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인터넷 아이디 "나비"라는 이 사람의 티베트 여행은 여행이라기 보다 명상을 하며 떠다니는 나비의 행군 같은 것이기도 했다.

책은 티벳에서 보낸 며칠과 수미산이라고 불리는 카일라스 산 등반기, 네팔 국경을 넘어 인도까지 가는 부분까지 실려있다. 조금 더 알차게 인도에서의 이야기도 실렸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매일 매일 일기식으로 적혀있는 중년여성의 명상기행기는 생각보다 산뜻하다.

아침에 일어나 명상과 예를 올렸다거나, 차로 시작하여 차로 마무리하는 생활을 가지고 있는 부분, 그리고 큰 욕심없이 떠돌듯 걸었던 티벳의 여행기가 너무 고생스럽게 들리지도 너무 꿈같이 들리지도 않는다.

 

판형도 크고 자간도 매우 넓어서 가만 가만 읽기에 좋은 책.

아마, 언론의 주목을 받았거나 많이 팔리진 않았겠지만, 그저 그 타이틀 "여자 나이 쉰 셋! 1년을 자유롭게 온전히 나를 위해 쓰리라!" 라는 그 카피 하나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나, 내 나이 쉰 셋이 되어 아이를 군대에 보내고 이렇게 떠날 수 있을까.

많은 중년여성들은 이제 쉴 때가 된 듯 하면 노년을 걱정하며 재산을 불리고 아파트 청약을 알아보러 다니는 판에, 어이없이 티벳 여행을 떠나는 저자의 넉넉한 마음이 부럽다.

이제 그녀가 다녀온 티벳은 그 때와 많이 변질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거지들도 바가지요금도 훨씬 더 많이 생겨났을 것이다.

더 이상 우리가 꿈꾸던 "샹그릴라"는 절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샹그릴라가 어디 중국정부에서 정해준 이름, 그 행정구역내에 존재하던가. 샹그릴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2006.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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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교육의 파시즘 - 노예도덕을 넘어서 프런티어21 1
김상봉 지음 / 길(도서출판)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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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채널을 돌리다가 "TV, 책을 말하다"에서 우연히 이 책의 한 구절을 듣고 어이가 없어서 구입한 책이다. 

 학교다닐 때, 도덕이나 윤리, 참으로 식상하고 짜증나고 납득가지 않는 과목이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어떻게 이런 덕목들을 1,2,3,4로 나눠서 정답을 고르라고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은 고등학교쯤 되어서였고, 그 과목의 선생님들은 기억조자 나지 않는 몰개성의 인물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마, 중학교였는지 고등학교였는지, 한 선생님은 나이가 지긋하신 여선생님이었던 거 같은데, 그 때 생각으로도 곱게 자라 세상물정 모르는 이미지가 강했던 양반이었던 것 같다.

말하자면, 윤리나 도덕은 철학이 그 근간일진대, 내가 배웠던 도덕이나 윤리선생님들에게는 철학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고리타분한 논어만 주구장창 외운 사람같이 느껴졌던 것이 그때의 이미지이다. 물론, 공자의 논어는 그리 고리타분하지도 않고, 논어만 잘 공부해도 사람 사는 데 별 문제는 없을 정도로 훌륭한 책이라는 것은 대학이나 가서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저자인 김상봉씨는 독일에서 칸트 철학을 공부하고 한국에서는 종교철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다. 그리고 저자의 머리말에서 어떻게 이런 책을 집필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게 적혀있다. "실은 3년전까지만 해도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모르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는 저자는 "인간을 자유인으로 만들지 않으면서 오직 착하게만 만들려는 것은 언제나 불온한 시도이다"라는 철학아래 이 책의 집필을 시작한다. 

 책은 제 1장, 도덕교육의 파시즘, 2장 국민윤리를 넘어서, 3장 윤리학이 철학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대하여, 4장 무엇을 위한 도덕교육인가, 5장 윤리적 인간의 탄생으로 나뉘어 도덕과 윤리교육이 어디서부터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꼼꼼하게 비판하고 그에 대한 대안까지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어서 아주 속이 시원하다.

 제 1장 도덕교육의 파시즘에서는 노예를 기르기 위한 도덕교육으로 치닫고 있는 현행 교과서들의 문제점을 꼬박꼬박 지목한다. 타인과 공동체를 위한 도덕, 타인의 불의에 대한 침묵, 예를 들어 사회적 약자에게 예절을 강요한다면, 사회적 강자의 폭력과 횡포에 대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할 지 말해주지 않는 도덕교육에 대해서 비판하고 도덕적 문제 상황을 보여주고 그런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만드는 타율적 도덕교육, 사람들 사이의 비협력자를 가려내어 제재하는 일이 국가의 가장 큰 기능중의 하나라고 가르치는 국가주의로서의 도덕교육에 대해 말한다.

우리는 도덕책을 읽어오면서 윤리책을 읽어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도덕 윤리 교과서의 이런 부분을 대하면서 소스라치게 놀랄 것이다. 우리는 그런 교육을 받아오면서 한 번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못할만큼 세뇌당해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도덕교육에 대한 비판만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인들도 정리하지 못하는 철학적 개념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도덕교육이 문제가 있다면 이미 성인이 되어 학부모가 되었거나 혹은 학부모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가치관의 정립을 해야할 것인데, 이런 고민까지도 저자는 매우 친절하게 정리해준다는 점, 그런 이유로 꼭 도덕교육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없는 사람들도 한 번 쯤 읽어둘만한 책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연필을 들고 밑줄을 긋느라 바빴으며 이런 철학자가 좋은 책을 펴내준 데에 대해서 감사할 정도였다. 그동안 철학자들이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 왔다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그것들을 명쾌하게 정리해 준 작가에게 감사한다.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으면 혼돈밖에 남지 않는다. 손쉽게 남들이 정의해주는 논리에 따라가는 정신적 노예이길 자청하는 것도 쉽게 사는 법의 하나이겠지만, 한 번 사는 인생에 대해서 왜 그런지 스스로에게조차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자식은 어떻게 키우고 교육은 어떻게 시킬 것인가. 알고 싶었던 대답들을 정리해 준 좋은 책을 소개해준 KBS TV 책을 말한다에 감사한다. 

 
철학자들은 수천년 동안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것인가를 학문적으로 물어왔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인간이 삶에서 부딪히는 온갖 문제들에 대해 나름의 고민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이를테면 우리는 덕에 대해서는 소크라테스에게, 정의에 대해서는 플라톤에게, 행복에 대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용기와 절제에 대해서는 스토아 철학자들에게, 쾌락에 대해서는 에피쿠로스에게, 우정에 대해서는 키케로에게, 삶의 덧없음에 대해서는 세네카에게, 건전한 신앙에 대해서는 아우구스티누스와 키에르케고르에게, 정념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는 스피노자에게, 시민적 덕에 대해서는 로크와 루소에게, 타인에 대한 연민과 동정심에 대해서는 흄과 쇼펜하우어에게, 세계 평화의 이념과 세계시민적 의무에 대해서는 칸트에게, 한 국가의 국민적 도리에 대해서는 피히테와 헤겔에게, 자본주의 사회의 불의와 부도덕에 대해서는 마르크스에게, 허무주의라는 질병에 대해서는 니체에게, 과학 지상주의의 위험에 관해서는 후설에게, 죽음의 의미와 기술문명의 위험에 대해서는 하이데거에게, 파시즘의 해악에 대해서는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에게,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사르트르에게, 몸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는 메를로 - 퐁티에게, 욕망의 의미에 대해서는 푸코와 들뢰즈에게, 타인의 의미에 대해서는 레비나스에게, 분배적 정의에 대해서는 롤스에게, 시민 사회의 의사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하버마스와 아펠에게, 생명과 환경에 대해서는 부처와 요나스에게, 말의 힘에 대해서는 비트겐슈타인과 데리다에게 겸손하게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뿐 아니라 우리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는 공자에게, 인의에 대해서는 맹자에게, 예의범절에 대해서는 주자에게 배움을 청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지나간 우리 역사의 도덕적 의미에 대해서는 함석헌에게, 앞으로 실현되어야 할 통일을 위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누구보다 송두율에게 배움을 청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본문중에서

 

2006.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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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2
전재호 지음 / 책세상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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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문고 우리시대 002 반동적 근대주의자 박정희 / 전재호 지음 / 책세상 펴냄
 

책세상 문고 공략하기 두번째.

민족주의에 대해 공부하던 저자가 박정희 체제의 민족주의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가 주변의 권유로 일반인을 상대로 하여 집필하게 되었다는 박정희에 대한 책.

첫 질문은 박정희가 민족주의자인가였다는데, 그 민족주의라는 것이 명확히 무엇인가 말이다. 

 보통 민족주의는 프랑스 혁명을 통해 혁명적, 민주적 내용을 가지고 처음 등장한 것으로 인정되며, 당시 민족의 중심개념은 주권적 시민 = 인민 = 국가였고, 민족주의는 민족의 독립, 통합, 발전 또는 민족적 위상의 고양이라는 지향성만 가지고 있을 뿐, 이를 어떤 수단으로 달성할 것인가하는 전술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이데올로기로서의 민족주의의 특징은

1. 민족주의는 다른 이데올로기와 결합하여 자신의 목표를 구체화시킨다. 따라서 민족주의는 자기 완결적 논리구조를 갖추지 않은 이차적 이데올로기다.

2. 민족주의는 신분제도에 얽매인 인간과 이민족의 지배를 받는 피압박 민족을 해방시키는 진보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민족을 거부하는 인종주의와 이민족을 지배하려는 제국주의라는 반동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민족주의는 진보와 반동이라는 양면성, 이차성을 갖는다. 

 고로, 박정희가 민족주의자냐 하는 것은 우문이며, 우문에 대해서 저자가 내놓은 현답은 박정희는 반동적 근대주의자였다는 것이다. 반동적 근대주의자란 근대성이 지닌 진보성, 혁명성, 합리성, 민주성을 거세한 Reactionary modernism을 가진 자라는 말로, 근대를 살아가고 있으나 근대의 구성요소를 모조리 제거하고 본인의 권력을 이용하여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을 편, 이 대단한 권력자를 일컫는다. 

 박정희는 반동적 근대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업적들을 쌓았는가가 이 책의 목차가 되겠는데,

군사쿠테타와 민정 이양, 삼선개헌과 10월 유신, 경제개발계획, 상무정신과 영웅의 부활, 군사주의 전통을 되살리기 위한 호국 유산의 복원, 이순신과 세종대왕을 통한 영웅사관의 부활, 충효사상의 부활로 국가주의 전통을 되살리기 등, 박정희의 반동적 근대주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한 편의 논문을 읽는 듯한 명쾌한 연구들의 총체 책세상 문고.

지루하지 않고 지나치게 포장되어 있지 않아 편리하며, 어디론가 깊이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게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 책은 민족주의에 대해서, 근대화에 대해서 다시 고민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2006.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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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의 문화번역 - 젠더, 인종, 계층의 경계를 넘어, 문화현장총서
김현미 지음 / 또하나의문화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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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담론에 대한 유행은 이제 지나간 것일지도 모르겠다.

90년대를 풍미하던 페미니즘과 사회적 담론, 문화비평과 해석에 대한 이야기들은 조금씩 조금씩 밀려나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포스트 제국주의, 후식민주의에 대해서 모두들 익숙해져있고, 더 이상 그런 담론들을 문제삼거나 고민하지 않아버리는 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대중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고 다양화되어가고 있다. 시위와 운동에 대한 시선들은 점점 곱지 않고 사람들은 먹고 살고 풍족하게 즐기기에 집중하고 있으니까. 

 얼마전에 있었던 농민집회사건이나 홍콩 WTO 시위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무엇이 있느냐와 별로 자랑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이었다. 사람들이 조금 더 실용적으로 변해가는 것인지,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것인지, 어떤 대의에 대해서 별 관심들이 없어지는 듯 하다. 탈파시즘의 영향인가. 

 그래서 이 책을 지금 읽는 것은 약간 생뚱맞게 느껴진다. 글로벌시대, 세계화에 대한 것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부각되어 왔던 이야기들이고 어쩌면 좀 진부한 이야기 같기도 하니까.

물론 문화번역에서 다루고 있는 시선은 우리 사회의 진보에 가깝다. 그러나 진보이건 보수이건, 이제 이런 이야기들은 웬지 진부해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그러나 우리가 외면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저자가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저자 김현미는 문화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세계화와 여성노동, 여성주의 문화이론, 문화 교차 지역 연구, 탈식민지 이론이 주 전공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번역이라 함은 세계화의 시대 - 글로벌 시대 - 에서 교차되고 교통되는 문화들을 각기 다른 세계권에서 어떻게 통역하고 번역하고 해석 해제 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말한다.

책은 논문이나 조사문을 몇 편 엮어놓은 형태로, 기타 문헌에 이미 발표되었던 글들을 동시에 묶었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I. 글로벌 시대의 문화 번역
1. 글로벌 도시, 서울
2. 문화 번역


II.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노동의 경합

3. 글로벌 사회는 새로운 신분제 사회인가?
4.“네 문화의 옷을 벗어라”

5. 경계에 선 여성 노동자는 말할 수 있는가?
6. 글로벌‘ 욕망’산업과 이주 여성 엔터테이너

III. 경계를 넘는 이미지와 욕망들

7. 2002 월드컵의‘ 여성화’와 여성‘ 팬덤’

8. 일본 대중문화의 소비와‘팬덤’의 형성

9. 한류와‘ 친밀성’의 정치학

 
예를 들자면, 각 대학에서 발표되었던 문화담론이나 조한혜정 교수의 글들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간만에 만나는 문화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해결되지 않았으나 우리가 덮어버리고 외면하는 문제들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또 우리는 정체성과 철학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2006.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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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꼴 영혼 - 사람과 동물 간의 사랑, 기적같은 치유이야기
앨런 쇼엔 지음, 이충호 옮김, 남치주 감수 / 에피소드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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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쇼엔 Allen M. Schoen 지음 / 이충호 옮김 / 남치주 감수
에피소드 펴냄

 

어느 페이퍼에서 골든 리트리버를 키우는 분이 추천한 책이다.

사람과 닮아있는 동물들, 어쩌면 동물과 닮아가는 사람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은 동물과 사람의 상호작용, 치유의 이야기, 그리고 대체수의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이야기는 적잖게 감동적이어서 가슴이 쿵 할만큼 폭력적인 이야기도 있고 코끝이 찡해질만큼 적당히 훈훈한 이야기들도 있다.

 

사실 반려동물 식품과 용품쪽에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간략하게 PET 이라고 뭉뚱그려 말하기도 하지만) 처음에 애완동물이라고 했던 단어의 사용을 고치기도 했고 어떤 것이 올바른 길인가에 대해서 스스로 갈등을 많이 하고 있는 편이다.

 

수입하고 있는 사료가 정말 좋은 사료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고 징그럽게 컨택을 해오는 저급사료에 대해서 갈등한다. 개들은 사실 사료를 먹지 않아도 사는 데 별 지장이 없으며 사료를 먹는 개는 너무 오래 살게 되기 때문에 늙어 고생이다.

 

말하자면, 예전처럼 된장국에 밥 비벼먹고 피부병 나면 그냥 긁고 흙에서 뒹굴고 어쩌다가 비오면 목욕 한 번 하고 하던 애들은 적당히 12년 정도 살다가 깔끔하게 저 세상으로 가는 반면, 사료를 먹고 영양제를 먹고 오메가 3, 셀레늄, 엘-카르니틴과 타우린, 혹은 인삼추출물과 유카 추출물,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 등으로 버무린 간식들을 먹고 자란 아이들은 너무나 건강해져서 15년 이상 산다. 그러다 보니 치매가 오고 깔끔하게 죽지도 못하고 질질 끄는 .. 개판에도 고령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PET 계통은 이런 사이클이 존재한다.

강아지가 태어나면 초유를 일찍 떼게 하고 그렇게 되면 강아지는 면역력이 약해지고 자주 병에 걸린다. 강아지가 적당히 종종 아파줘야 수의사들은 돈을 벌고 강아지가 기본적으로 허약해야 홀리스틱급 비싼 사료가 잘 팔리며 영양제와 의약부외품도 잘 팔린다. 어릴 때 사료를 불려서 주거나 애견용 우유를 오래 줘야 개들의 치아가 건강해지지 못하며 그런 이유로 갈비나 뼈다귀등을 주면 이빨이 부러지니 개들은 육포나 사사미 같은 간식만을 먹고 살아야 하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개들은 추위에도 약해 옷을 입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극도로 발전하는 사회에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이루어나가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동물을 키우고 함께 하면서 해나가야 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수의사인 엘런 쇼엔은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수의사가 대한민국에 100명만 있다 해도 개판이 아름다워 질 것이며 이런 책을 읽는 개판업자가 몇 명만 있어도 개판은 진정 아름다워 질 것이다.

 

사람에게 동물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그래서 동물에게도 의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동물에게 다가서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닮은꼴 영혼,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지만, 그렇다고 거기 나오는 대로 당장 자연식이나 대체 수의학을 추진한다면 우리는 스콧 니어링의 책을 읽고 바로 산속으로 들어가 사과 따 먹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일단. 인지하고 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가, 잘못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2005.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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