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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의 화신 vs 귀함의 결정체


며칠 전, 친구 三이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상경하여 syo의 맞은편 방에 짐을 풀었다. 지겹다, 저놈시끼. 서울에서 뛰엄뛰엄 10년쯤 지냈는데 그 가운데 반쯤은 지금 같은 구도로 三과 한 지붕 아래에서 살았다. 그리고 저놈시끼와 얽히면 그해는 항상 되는 일이 없다. 으이구 징한 내 친구 三. 하필 이럴 때 저 걸어다니는 삼재 같은 놈이 내 옆에...... 죽여서 묻어야 하나...... 뇌를 찌르지 않으면 절대로 죽지 않고 다시 돌아와 들러붙는 walking 三災.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三은 짐을 풀자마자 바로 그날 저녁 군소리 없이 치킨을 시켰다. 그러자 우리 사이의 모든 묵은 원망들이 뜨거운 눈꽃치킨에 내려앉은 눈송이처럼 사르르 녹아 사라졌다. 삼재 같지만 다정한 나의 친구야. 삼재 그까짓 거 다 괜찮아. 니 이마에 부적이라도 하나 붙여 놓으면 되지. 그리고 나는 사주가 아주 끝내주거든. 들어는 보았니, 천월이덕天月二德이라고? 숨길 수 없는 어마어마한 귀함의 소유자. 알고 보니 나였어. 나더라고. 그게 나야. 훗.



원국에 월덕귀인과 천덕귀인이 모두 있는 경우를 천월이덕(天月二德)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천월이덕을 관운무병(官運無病), 흉화위길(凶禍爲吉)이라고 했다. 관운이 따르고 무병장수하며 흉한 기운도 길하게 바꾼다는 뜻이다. 따라서 천월이덕이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총애했다. 특히, 일주에 있는 천월이덕을 가장 귀하게 본다.

_ 강헌, 『명리 : 운명을 읽다』


어쩐지 뭐만 써도 이상하게 좋아요 엄청들 눌러주신다 했지. 열라 총애받는 사주. 일주에 월덕 천덕 다 가진 남자. 아, 내 팔자야. 귀하다 귀해. 아, 하느님 나한테 왜 그랬어요? 감당 안 되게. 미치겠다 정말....






잠깐. 근데 난 저 어마무시한 팔자에도 불구하고 지금 왜 이 모양으로 살고 있는 거지? 응? 응?? 응??? 으아아아아아아아?





아, 제발 진짜, 엄청난 힘을 가진 국제 범죄단의 두목들이 나를 좋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를 내버려둬요. 엉엉,. 나는 소박한 여자예요.
_ 이유경, 『잘 지내나요?』


같이 아무 말 않고 오래 앉아 있으면 불편해지는 사람을 친구라 부르기는 거북하다. 친구란 아내 비슷하게 서로 곁에 있는 것을 확인만 해도 편해지는 사람이다. 같이 있을 만하다는 것은 어려운 삶 속에서 같이 살아갈 만하다고 느끼는 것과 같다. 그런 친구들이 많은 사람은 행복할 것 같다.
_ 김현, 『행복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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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3-1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의 총애를 받는 쇼님!! ❤️

syo 2018-03-13 12:25   좋아요 0 | URL
아이고 내 팔자야....♥️

stella.K 2018-03-1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그런 사람 있더라구요.
뭐만 써도 엄청 열라 좋아요 받는 사람.
거 왜 그럴까요? 질투나요! 쇼님도...ㅋㅋㅋㅋ

syo 2018-03-13 14:32   좋아요 0 | URL
팔자소관인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래

단발머리 2018-03-1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사람들이 syo님 좋아하는 거 아닐까요... 이런거...
저놈식끼와 워킹삼재, 그리고 ..
아, 하나님 나한테 왜 그랬어요?
감당 안 되게. 미치겠다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3-13 14:44   좋아요 0 | URL
이건 다락방 아카데미에서 배운 스타일입니다ㅎㅎㅎ 아시잖아요. 사랑받는 스타일, 락방쌤 스타일.

요건 새발의 피 정도죠ㅋㅋㅋㅋ

다락방 2018-03-13 17:34   좋아요 0 | URL
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3-13 17:4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왜뭐왜?

프레이야 2018-03-13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킨에 마음 당장 녹아내리는 거. ㅎㅎ 울 작은딸이랑 같아요. 봄이 오나 봄니다.

syo 2018-03-13 16:25   좋아요 1 | URL
날로 날로 뻗어나가는 우리 치느님의 교세에 기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름 모를 자매님께 치느님의 매콤달콤한 권세가 항상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전해주세요.ㅎㅎㅎㅎ

긴 겨울이 이제 겨울 끝났네요. 프레이야님 좋은 하루 되세요.

2018-03-1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3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랙겟타 2018-03-14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스럽게 좋아요에 손이 간다더만..syo님의 그 총애 받는 사주덕분이었군요!! (아하!) 이번에도 이렇게 눌렀네요.

syo 2018-03-14 08:32   좋아요 0 | URL
정말 저도 이럴 줄은 몰랐네요. 나 원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승연과 손 일병

 

총을 어깨에 둘러 매고 함께 경계 근무를 나갈 선임을 기다리던 손 일병은 생활관 쪽에서 들려오는 어떤 여인의 노랫소리에 홀린 듯 문을 열고 들어선다. 생활관 안의 병사들은 이미 모두 영혼이 포획된 상태라 누가 들어오든 말든 그저 TV만 보는 중이다. 붉은 단말머리의 아가씨가 당찬 얼굴로 한 음 한 음을 꾹꾹 눌러 담듯이 묵직하게 읊조리고 있었다. 물들어. - 하는 탄성인지 탄식인지가 생활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손 일병의 입이 절로 벌어진다. 대박. 대박사건. 오거리 표지판마냥 우뚝 서서 멍하니 서 있는 손 일병을 찾던 선임이 화가 난 표정으로 생활관 문을 밀고 들어온다. “아이씨, , 손 일병아, 너 지금 뭐 하냐, 근무 안 가ㄴ..........?” 그때였다. 물드으러어어어어~~~! TV 속의 세이렌이 작심한 듯 빵하고 질렀고, 그 마력에 선임 역시 여지없이 포박되어 손 일병의 옆자리에 딱 멈춰 선다. 총을 둘러 맨 두 사람은 누가 더 멍청한 표정을 잘 짓는지 경합하며 쌍봉바위처럼 굳어 있었다. 부지불식간에 노래가 끝나고 여운에 발이 묶여 어렵사리 정신머리를 찾아가던 찰나, 행정보급관이 문을 밀고 들어와 호통을 친다. “, 이 정신 나간 것들아, 교대 안 가냐? 지금 니들 왜 안 오냐고 난린데! 교대 가기 싫으면 어떻게, 다정하게 영창이라도 한 번 갈까?” 그러나 고개를 돌린 손 일병의 눈을 마주하는 순간, 행정보급관은 흠칫 놀란다. “, . , 뭔 일 있냐? 왜 그래, . 아니, 꼭 영창을 가라는 게 아니라, 얼른 근무 교대를 나가라는 거였지 나는......”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 손 일병은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행보관님, 전 괜찮습니다. 그냥 물들어서 그래요, 물들어서...... 으흑. 경계하는 자세로 초소를 향해 가는 두 병사는 실은 아무것도 경계할 여력이 없었다. 아, 오디세우스 그 양반이 당최 왜 일을 그런 식으로 했냐 했더니만...... 


초소에 도착하자 교대를 기다리던 초병이 벌컥 화를 낸다.


  초병 : (언성을 높이며) ! ! 미쳤어?

  손 일병 : ....... (고개를 떨군다.)

  초병 : (손 일병과 함께 온 선임을 바라보며) , 강산아. 손 저거 이제 갓 일병 달아서 그럴 수 있다 쳐도, 넌 지금 뭐 하냐? 군 생활 다 끝났냐, 지금?

  선임병 : 아니, 그게 아니라 신 상병님. ..... (손 일병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 걔 이름이 뭐라고?

  손 일병 : ...... 승연입니다. 손승연.

  선임병 : (다시 초병을 바라보며) , 손승연이랍니다. 걔가 글쎄......

  초병 : , 걔가 누군데. 신병 들어왔냐?

  선임병 : 아니, 그게 아니라. (손 일병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 그거 제목이 뭐였지?

  손 일병 : ......물들어.

  선임병 : , 맞다. (다시 초병을 바라보며) , 물들어랍니다. 그게 글쎄, 와 진짜......

  초병 : (언성을 높이며) 아 진짜, 이것들이 뭐라는 거야 지금. 누가 물들었다는 건데. 손승연은 또 누구야? , 니 여동생이냐?

  손 일병 : 아닙니다. 가수......는 아니고, 가수 될려고 하는 애 같습니다. 근데 노래가 진짜 장난 아닙니다......

  초병 : ...... 예쁘냐?

 

저녁을 먹고 전화통을 손에 든 손 일병이 여친에게 한껏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자기야, 손승연이라고, 보이스 코리아 나오는 앤데. 장난 아냐. 진짜. 진심 노래 미침. 여지껏 오디션 프로 나온 애 중에서 제일 잘함. 대박......” 손 일병의 여친은 음악 하는 중학교, 음악 하는 고등학교, 음악 하는 대학교, 음악 하는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마침내 음악 하는 음악선생이 된 진성 음악인으로서, 취미가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심사하기>, 음악에 관해서는 용서도 자비도 없는 무시무시한 평가자였다. 초등학교 시절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박정희. 중학교 때 별명은 엄석대. 손 일병은 지금도 가끔 그녀를 임틀러라고 부르는데, 뭐 어쨌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한번 들어 볼게.” 라는 여친의 목소리에 어쩐지 왼손에는 지휘봉을 들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안경테를 추켜올리는 습관과 그 습관에 어울리는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검정색 투피스 정장 차림의 사감 선생님 이미지가 떠오르긴 했지만, 손승연이 사감 선생님의 매서운 검증과정을 무난히 통과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므로 손 일병은 마냥 즐거웠다. 다음 날 같은 시간, 손 일병의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나온 여친의 말. “, 잘 하더라? 좀 해.” 역대급 특급 칭찬이었다.

 

갑자기 아이유에게 사과하고 싶은 게 있다. 일종의 위장평화전술이었는데, 다른 병사들이 죄다 시크릿, 나인뮤지스에 환장하는 공간에서 혼자 손승연에 환장한 독특한 인간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손 일병은 아이유에 환장하는 척했다. 아니, 이건 손승연한테 사과할 문제인가? 하여튼 군대는 그렇다. 환장하는 아이돌 하나는 있어야 정상인 취급을 받고, 조용히 혼자 김동률 CD를 듣고 있다가 걸리면 차마 입 밖으로 내긴 민망하지만 치명적인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십상이다. 하고 많은 아이돌 가운데 아이유를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손 일병이 보기에 아이유는 어쩐지, 자신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하루에 두 번씩 의무적으로 자기 뮤직비디오를 보는 손 일병의 멱살을 잡는다거나,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캐러멜을 사면 따라 나오는 엽서 크기의 자기 사진을 철모 아래 넣어놨다고 손 일병을 고소 고발하거나 할 것 같지는 않은 이미지였으므로. 얼떨결에 골랐지만, 그 선택은 예상치 못한 효과를 불러내기도 했다. 스물여덟에 일병 된 늙은 아저씨가 이제 갓 스물하나, 스물둘 된 상병, 병장들처럼 섹시한 아이돌을 탐욕스런 눈빛으로 더듬지 않고, 아이유처럼 동생동생한 아이를 오구오구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는 그림이 또 그 어린 친구들한테는 참신한 장면인거라, , 이런 게 바로 그 말로만 듣던 삼촌팬이라는 존재로구먼, 역시 덕질에는 장유유서가 없구먼, 백세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의 진취적인 모습이구먼, 뭐 이런 식의 호응을 불러일으켜 어쩐지 군 생활이 좀 더 편해진 것도 같다. 그러나 멍청한 어린 것들아, 사실 그건 다 페이크였지! 사실 나는 손승연이 좋았다고! 환장한다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주구장창! 몰랐지, 요놈들아? 으하하하.....

 

손 일병은 제대해서 syo가 되었고, syo와 임틀러는 요즘도 손승연이 노래했다고 하는 음악 프로그램은 꾸준히 찾아서 보고, 듣고, 감탄하고, 침이 마르게 칭찬하고, 칭찬하다 침이 마르면 에잇, 뽀뽀도 하고 그런다. 금슬에도 도움을 주는 손승연. 말 그대로 손승연은 사랑입니다. 그 시절의 손승연도 대단했지만, 지금의 손승연은 뭐라 얹을 말이 없다. 결점이 없는 보컬. 너무 장점이 많은데, 그 많은 장점 가운데 하나일 뿐인(심지어 가장 큰 장점도 아닌) 고음 때문에 소위 고음형 가수라는 칭찬 같기도 하고 욕 같기도 한 이미지를 뒤집어쓰고 한껏 과소평가 되는 가수. 얼른 얼른 자라서 세계로 가자. 그리고 자꾸 예뻐져...... 우리 승연이 오구오구.


그리고,

 

손 일병이 손 상병 되겠다고 분주하던 5월의 어느 날 서울에서는 여친이 2호선을 타고 어디론가 가는 중이었다. 손잡이를 움켜쥐고 흔들흔들 한강을 건너는 중에 때마침 차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고, 그 쏟아진 햇살이 자기 앞에 앉은 아가씨의 정수리를 때렸는데 아무리 봐도 그 정수리가 아는 정수리 같았단다. 이거, 근래에 마주친 정수린데...... 그 정수리가 살짝 고개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눈, , 입이 또 아는 눈, , 입이었던 거지. 생각이 날 듯 말 듯 아련한 가운데 여친은 고개를 갸우뚱했고, 그런 그녀와 눈이 마주친 낯익은 정수리눈코입의 주인이 씨익 웃더란다. 그 순간, 모든 것을 알아차린 여친은 재빨리 가방을 열었으나, 그날따라 종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펜도 하필 x나미(회사이름입니다. 욕 아니예요.) 컴퓨터용 수성 사인펜 달랑 하나...... 그러나 이렇게 포기하면 임틀러가 아니지. 이가 없다고 고기를 못 씹으면 잇몸은 디스플레이냐. 가방을 이 잡듯이 뒤져 기어이 종이 비스무리한 것을 찾아내어 그 위에 필사적인 스피드로 수성 사인펜을 갈긴다. 정황상 저 사람은 아마 홍대에 내리겠지, 서둘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리고 수줍은 표정으로 그 종이를 내민다. 저기, 이거......


그렇게 가보가 탄생했다.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기 바란다.
누군가를 인정하지 않고, 누군가를 질투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할수록, 세상엔 좋은 것들이 좀 더 생겨날 것이다.
_ 최민석, 『꽈배기의 맛』


노래는 말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고 이름 모를 사람들의 이름이 되어야 합니다.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노래로 외쳐 일깨우고 차마 입술이 떨어지지 않아 속으로 삼킨 말들을 가락에 실어 흘려보내는 겁니다. 엉킨 삶을 풀어서 꿈을 짜는 겁니다.
_ 홍승찬, 『오, 클래식』


누구에게나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요정은 있다. 다만 자신이 실제로 품었던 소원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주 적다. 따라서 소수의 사람만이 나중에 자신의 삶에서 그 소원이 실현되었음을 알게 된다. <겨울날 아침>
_ 발터 벤야민,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베를린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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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1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1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3-12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맙소사! 이런 아름다운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었습니까!!!!!
손승연 물들어, 오케이, 저도 들어볼게요. 불끈!

syo 2018-03-12 16:25   좋아요 0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입니당. 요즘은 노래 더 잘해요.....미쳤어.

psyche 2018-03-13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고 당장가서 손승연 들어 봤어요. 와 진짜 노래 잘하네요. 물들어부터 시작해서 불명에 나왔던거 까지 연속해서 들어보고있습니다. 이렇게 노래 잘하는 가수있는지 몰랐네요.

syo 2018-03-13 01:04   좋아요 0 | URL
그렇죠? 물들어 때는 그래도 아직 가수도 되기 전 꼬꼬마 새싹 느낌인데, 불명에서 불렀던 것들은 뭐 하나 어마어마하지 않은 노래가 없어요....

단발머리 2018-03-1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승연은 let it go죠^^
물들어,도 들어보고 결정할까요?!?
근데 김동률은 어떡해요?! ㅋㅋㅋㅋㅋ
나 어제도 들었는데 말이죠.

syo 2018-03-13 14:31   좋아요 0 | URL
여긴 군대가 아니니까 김동률도 괜찮습니다ㅎㅎㅎㅎㅎ

물들어는 손승연이 부른 것 중 제일 못 부른 노래예요. 제일 옛날이니까요 ㅎㅎ

우리 승연이는 이제 학교종이땡땡땡을 불러도 어서 모이고 싶게 만드는 실력입니다....

clavis 2018-04-0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제 꿈을 찾아 여기 까지 오는데에는 기억력이 일등공신였던 듯 하네용

syo 2018-04-02 23:48   좋아요 0 | URL
clavis님의 꿈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 ㅎㅎ

2018-04-03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4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8-04-04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례하긴요
꿈을 함께 이야기 한다는건 누구와도 아주 즐겁고 중요한 일인걸요♡♡

2019-12-30 15: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 바다에 가고 싶다


그저 허기를 죽이느라 맛도 멋도 없는 밥을 쑤셔 넣은 점심, 조용히 누워 눈을 감고 입 안으로 되뇌어 보았다. 지금은 어두운 밤, 나는 여기 세상 끝자락 어느 바닷가에 오롯이 누워 한 점 빛살도 없는 우주를 아득히 올려다 보고 있다고. 날 달린 쇠붙이에 허리를 깎이는 콘크리트의 비명이, 하루 하루 솟아오르는 거대한 교회의 키만큼 제 살을 파먹힌 하늘이 내지르는 야윈 쇳소리가 자꾸만 내 방 작은 창을 넘지만, 그건 사실 모래를 핥는 파도의 기척이라고. 아스팔트를 긁으며 달려나가는 저 바퀴들은 알고 보면 물 먹은 모래를 더듬어 먹거리를 구하는 작은 바닷게들의 집게발이라고. 봐 봐. 들어 봐. 지금 나는 바다에 있어. 지금 바다는 여기에 있어. 봐 봐. 들어 봐. 그러나 오래 누우면 허리가 절로 아픈 고물딱지 매트리스 위에서 눈을 감고 있는 이 시간은 아무래도 바다와 무관한 시간, 파도와 바닷게가 아련히 멀리 있는 시간, 아무리 열심히 내가 나를 속여도 기어이 내가 나에게 속지 않는 쓸쓸한 시간. 그럼에도 그 자체로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 그러니까 자기 손을 둘러 자기 몸을 안아주는 것 같은, 딱 그만큼의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시간. 


자신을 묶어 둔 사람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어쩌면 여행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관념일지도 모른다. 바다가 아니라 바다라는 추억. 세상 끝이 아니라 세상 끝이라는 낯섬. 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갈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진짜 나는 지금의 모자란 내가 아니라, 아직 되진 못했으나 되고자 안달하는 미래의 충만한 나라는 위로. 달콤한 착각. 오늘 밤을 채 넘기지 못하고 약효가 떨어질 조잡한 플라시보. 그리고 친구들아, 우리는 그걸 오늘 먹었듯이 내일도 먹지. 진짜 바다는 갈 여유도 없지만, 갈 의지도 없고, 어쩌면 갈 필요도 없을지도 모르는. 우리는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3분만에 땡 하고 완성되는 레토르트식 우울쟁이가 되었지. 같은 건물 같은 지붕 아래 모여 공부하며 서로 돕고 서로 경계하는 열 살도 더 어린 나의 친구들아, 너희들도 벌써부터 나하고 같은 눈을 하고 있더라. 웃는 눈동자 뒤로 노리는 눈동자를 숨겨 놓았더라. 그건 참 슬픈 일이더라. 이해가 될수록 더 슬픈 일이 있더라. 


열흘만이지만, 이런 근황입니다. 

        



 파도.
 그것이 파씨의 표면을 뚫습니다. 파씨는 뒤를 돌아봅니다. 등 뒤에 펼쳐진 바다를 봅니다. 발밑의 모래는 미지근한 거품으로 덮여 있고 수평선은 그저 한 겹의 주름인 듯 흐릿하고도 덤덤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파씨는 줄곧 바다를 바라보지만, 온다던 파도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습니다. 파씨는 겁을 먹고 소리를 죽여 우는 것에도 지쳐 다만 바다를 지켜봅니다. 그때 누군가 말합니다. 이번 파도는 너무 작았어, 다음 파도를 기다려. 파씨는 놀랍니다. 바다를 보고 있는 어른들을 올려다봅니다.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 이미 왔다니. 가버렸다니. 바다를 돌아봅니다. 왔는지도 모르게 왔다 가버린 파도, 그냥 가버린 첫번째 파도의 규모를 생각합니다. 이미 이전과는 다른 표정을 하고 있는 그의 얼굴을 생각합니다.
 파도를 기다립니다. 
_ 황정은,「파씨의 입문」, 『파씨의 입문』


마음속에 쌓인 기억이 없고 사물들 속에도 쌓아둔 시간이 없으니, 우리는 날마다 세상을 처음 사는 사람들처럼 살아간다. 오직 앞이 있을 뿐 뒤가 없다. 인간은 재물만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도 저축한다. 그날의 기억밖에 없는 삶은 그날 벌어 그날 먹는 삶보다 더 슬프다.
_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무한 경쟁은 결국 맹목적일 수밖에 없다. 종국에 가선, 결국 무엇를 얻기 위함 싸움이 아니라 이기기 위한 싸움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달리 별수 없다는 이유로, 어차피 세상에 다른 존재 방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맹목적인 경쟁의 공간에 숨을 허덕이며 머문다.
_ 목수정, 『월경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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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0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0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0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10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결혼을 할 거라도 굳이 모히또는 가야 하겠니

 

대다수의 한국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두 개의 관문인 군대와 프러포즈를 다소 조잡하지만 확실하게 돌파하여, syo의 사랑하는 친구 콘칩은 이제 결혼을 두 달 앞두고 있다. 결혼이란 도대체 무엇이기에, 친구란 것들은 소주잔을 넌지시 바라보며 그렇게 애달플 수가 없는 표정으로 syo, 나는 정말 이제 결혼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이 안 생긴다, 내가 정말..... 라는 말을 내뱉기만 하면 꼭 3달 안에 연인이 생기고, 하나같이 1년 안에 결혼 날짜를 박는가. 8년을 만나도 결혼 예정일을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는 syo 같은 사람도 있는데. 급하다, 니들 참 급하다 이것들아...... 콘칩아 행복하니? 신혼여행 갈 나라의 대통령이 대법원장이랑 대법관 잡아 가두고 민주주의로 콧구멍을 후비고 있다는데, 행복하니? 그래도 기어이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겠니? 어떠니. 너의 행복은 안녕하니...... 민주주의는 무엇이니...... 내가 지금 몰디브 신혼여행을 말리고 있는 거니, 아니면 결혼 자체를 말리고 있는 거니...... 나는 지금 왜 이러는 거니...... 왜 이러고 사는 거니......

 

syo도 가끔은 결혼이 하고 싶다.

 

사실은 가끔보다 좀 더 자주, 하고 싶다. 그 결혼.

 

다 제가 못난 탓입니다.

 



난 메달 같은 거 받아 본 적 한 번도 없어난 시합에 완전 쥐약이거든나는 있는 힘껏 노력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최선을 다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

바스티앙 비베스염소의 맛

 

내가 이루고자 의도했던 것들 중 어느 하나도 성취하지 못한 채(지금껏 내내 지향하며 노력해왔던 심오한 창의성에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채마흔 번째 생일에 다가가는 지금난 내가 초라하고애매하고또 변변치 못한 위치에 있음을 느낀다이는 내 운명은 아니나 내 잘못이다마치 언제부터인지 모르게가까이 있는 본연의 모습 내에서 나 자신을 유능하게 통제할 수 있는 기지와 용기를 잃어버렸던 것처럼.

존 치버존 치버의 일기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것을 경험한다제 딴에는 이성적으로 생각한다고 하면서 수주일혹은 수년 동안 뭔가를 상상만 하고 있다가어느 날 문득 어떤 얼굴어떤 옷어떤 행복한 사람을 보면서자신의 상상이 결코 실현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깨닫는 것이다예컨대그 여자의 아버지가 그녀를 절대로 당신에게 주지 않으리라는 것혹은 당신은 절대로 어떤 자리에 오르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오르한 파묵내 이름은 빨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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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7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27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18-02-27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주의로 콧구멍을 후비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syo 2018-02-28 08:55   좋아요 0 | URL
역시, 가장 힘 준 부분을 금세 눈치채는 syo의 개그메이트 독서괭님^-^

다락방 2022-04-09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글이 있었네…

syo 2022-04-10 16: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ㅋㅋㅋㅋ 인간 안 바뀐다는 말도 늘 다 맞는 말은 아니야 참.
 


김어준의 입 말고 눈, 금태섭의 말 말고 손


곽도원을 둘러싼 해프닝이 있었다. 익명의 폭로자가 한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리된 분위기고, 곽도원은 뜬금없이 찾아온 위기에서 벗어났다. 대처를 잘 했다는 평이다. 그런 기사 아래 달린 댓글들은 가관이다. "메갈년들은 이게 문제야." "성범죄는 엄단해야 하지만 무고죄 '역시'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 "익명의 인터넷에서 무고한 사람 괴롭히지 말고 진짜면 경찰서로 가라." "분별력 없는 김치년들이 그렇지 뭐." 기다렸냐? 


미투 운동의 불을 꺼뜨리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을까? 알바 몇이 등장한다. 유명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가짜 폭로를 한다.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사람이 대상이면 더욱 맞춤하겠다. 30분쯤 뒤에 글이 좀 퍼졌다 싶으면 삭제하고 계정을 폭파한다. 언론이 퍼 나른다. 폭로 대상자가 부인하며 폭로의 모순을 지적한다. 가짜 폭로자는 침묵하거나 시인과 반성의 글을 올린다. 결국 폭로는 사실무근으로 밝혀진다. 미투 운동을 욕하는 글이 몰아친다. 대중의 호응과 관심도가 감소한다.


이런 일을 수 차례 반복함으로써 진짜 폭로와 가짜 폭로의 경계를 흐려버린다. 나뭇가지는 숲에 숨기고 시체는 전쟁터에 숨기는 법이다. 그러면 그걸로 끝이다. 피해자들이 어렵게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은 지금 그들을 응원하고 함께 가해자를 벌하고자 하는 의지들이 곁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거센 불길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조작으로도 가뿐히 꺼질 수 있다. 물론 김어준의 공작 발언은 미투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그 자체로 피해자의 입을 닫게끔 할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비판받을 만하다. 그러나 공작은 미투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미투의 불길도 꺼뜨릴 수 있다는 것. 김어준이 말하지 않은 것 가운데 우리가 뽑아 먹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피해자의 입을 열게 만드는 방법은 오직 하나, 우리의 끝없는 지지 뿐이지만, 피해자의 입을 닫게 만드는 방법은 부지기수다.            


천천히 모든 이의 인식이 바뀌어가고, 바뀐 인식을 지탱해줄 새로운 제도와 구조가 생겨나고, 인식과 관심이 없던 사람도 조금씩 새로운 구조의 영향을 받고, 더 많은 목소리가 존중받고... 그렇게 세계는 아주 느리게, 상처에 돋아나는 새살처럼 고독하게 바뀌어갈 것이다.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는 내 삶이 다 끝나는 시점에서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세계가 고독하게 바뀌어갈 동안 수많은 폭력에 노출되고, 그로 인해 상처를 입기도 할 것이며, 실망하고 좌절하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용기의 모양이나 성질은 촘촘하고 굵은 것이기보다는 다소 느슨하더라도 질긴 것이어야 한다.

_ 박소현 외, 『지극히 사적인 페미니즘』


일부러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여성혐오를 하며 살아갑니다. 개개인의 여성혐오는 사회 전반의 여성혐오를 공고히 하는 양분으로 쓰여, 이 공고한 여성혐오에서 폭력이 발현됩니다. 폭력은 경중에 관계없이 도처에 존재하며, 언제든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누구도 '나는 억울하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여성혐오로 발현된 언어/신체/성폭력의 행위자였던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행위자가 폭력을 행하는 데 얼마간의 기여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분명히 겪은 피해의 경험을 함부로 축소하는 것만으로 이미 그는 한 번의 실질적인 가해를 한 셈입니다. .... 이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의 토대를 키웠거나, 자신과는 상관없는 문제인 양 가해에 일조해 살아왔거나, 적극적으로 가해했거나, 셋 중 하나입니다. 
_ 이민경,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읽고 쓰며 묻는다. 몸으로 실감한 진실힌 표현인지, 설익은 개념으로 세상만사 재단하고 있지는 않는지. 남의 삶을 도구처럼 동원하고 있지는 않은지. 앞으로 삶에 덤비지 않도록, 글이 삶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_ 은유, 『쓰기의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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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2-26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은 외부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네요 . 미투 운동도 그렇고 극단의 말들이 오가며 사실과 거짓의 경계에 지치는 사이 흐지부지 될지도 모르겠다 . 뭐 그런 생각요 .

syo 2018-02-26 12:09   좋아요 1 | URL
뭔가를 보태고 싶지만 뭐를 보태야 할지를 모르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이런 저런 말만 보태는 것이 잘 하는 짓인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한참을 꺼지지 않는 불이 되었으면 할 뿐입니다.

[그장소] 2018-02-26 12:10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 함부로 떠들지 않으려 애쓰며 그저 응원만 할 뿐입니다 . 저도요.

stella.K 2018-02-2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투 운동만큼은 오래 갔으면 하는데 이 매스컴이 변수란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나 그렇듯 처음에만 우르르 끊다 사그라드는 게 미디어의 속성이라.
게다가 가해자들 지금은 창피해 죽으려고 하고 반성하는 척 하다
언젠가 다시 방송계 복귀하고, 어디선가 자기할 일 하겠죠.
음주사고 연예인들 얼마 있다 다시 복귀하는 것처럼.
그런데 이번엔 뭔가 다르기도 하죠.
제명이란 초강수를 두기도 했으니.
역 미투 운동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봐요.
반대로 남성이 여성한테 당했다는 증언.
암튼 김어준 좀 껄적지근하네요. ㄷㄷ

syo 2018-02-26 14:00   좋아요 1 | URL
미투 같은 경우는 언론이 탐사한다기보다 따라가는 추세고, 어떤 미디어가 보도했는데 다른 곳에서 입 닫고 있으면 거기도 욕먹는 분위기가 될 거라 미디어가 주도권을 잡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미투 운동을 하는 분들의 생각을 다 짐작할 수는 없지만, 남성이 여성에게 당했다는 증언도 ˝역 미투˝가 아니라 ˝미투˝ 아닐까요? 그런 증언을 하면서 이것봐라, 여자들 니들도 가해자면서 어디서 나대냐, 하는 식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성범죄 피해자로서의 남성이 다만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미투의 범위 바깥에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미투 관점에서 보면 김어준은 백번 잘못 했죠. 그 사람이 걱정하는 건 피해자가 당할 고통 보다는 진보 정치인이 당할 고통이구요. 정확히 말하면 개인적 고통이 아니라 진보 ˝진영˝의 피해겠지요.

sprenown 2018-02-2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삶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 말이 참 좋군요!

syo 2018-02-26 16:48   좋아요 0 | URL
《쓰기의 말들》 좋은 책입니다. sprenown님께도 일독을 권해볼까요 ㅎㅎㅎㅎ

sprenown 2018-02-26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회되면 읽어볼게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지 모르겠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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