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굳이 아이 인생설계까지 잘 해주려고 나서서 극성을 떨 것이 하나도 없다. 엄마들의 원대한 자녀미래 설계가 실제로 성공적이었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으니까. 내게서 사회적 정체성을 지워냈을 때에도 여전히 나를 나로써 남아있게 하는 그 무엇이 없는 것이 더 슬픈 일이고, 빨리 바로잡아야 하는 일인 이유를, 참 설득력있게 잘 쓰셨다. 


아이의 현재를 빼앗지 말 것. 나는 여기다 잘 먹을 권리, 충분히 깊이, 넉넉히 잘 권리를 더해주고 싶다. 잘 자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기회에. 


뭐 꼭 그래서는 아니지만 오전 10시가 다 되어가는데 우리 중딩이는 아침 먹고 또 뻗쳐 주무시고 계신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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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삿짐(?)싸랴 책정리하랴 정신이 없었다. <진이, 지니>는 이후 10월에 어떤 소설을 만나기 전까지 이게 올해 읽은 소설 중에서는 최고겠구나 생각했었다.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도 책읽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친구에게도 기꺼이 권할 만하겠다 싶었다. 일단 소재가 예사롭지 않은데 실화다. 그리고 쉽게 쓰여져 있다. 조금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8월


       

  

얼마나 아이들 책 읽(히)기에 관심이 온통 쏠려 있었는지가 다 드러나는구나... 

<다시, 책으로> 얼마나 간곡하고 솔직한 글인지. 

<그들이 얌전히 있을 리 없다>는 아이들에게 권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읽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포복절도.


9월


       
       


소설의 첫만남 시리즈를 몇 권 구입해서 가지고 있는데 작은아이는 <원통 안의 소녀>가 제일 재미있다고 평했다. 이 책의 저자 김초엽 작가가 그 유명세를 탄 김초엽 작가라는 건 한참 나중에 알았다.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를 읽기 전의 나와 읽고 난 후의 내가 같은 사람일 수 없다는 사실은 고맙고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무섭다.

<아무튼, 문구> 이 정도는 되어야 덕후지. 어쩌면 <아무튼>시리즈는 <덕후전>인지도 모른다.


10월


       
       
       


<모멸감>은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책이다.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이렇게 예쁘고, 유용하고, 사적인 동시에 공적인 내용을 담았으면서도 휙휙 넘겨봐도 문제없을, 카달로그 같은 책이 또 있을까 싶은.

한국에서였으면 도서관에서 몇 주를 기다려 빌려보거나 다 구입해서 봐야 했을 한국소설들을 아주 줄기차게 신나게 빌려다 읽었다. 우리동네 SMFC 도서관 한국책 서가를 담당하고 계신 사서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진이, 지니>를 밀어내버린 그 책.


11월


       
       


<미래학교>를 읽고는 정말 충격받아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더러 다 챙겨보라고 카톡을 보냈다. 아니 이런 다큐까지 만들었고 봤고, 그런데도... 변화는 이다지도 늦을까. 

<단속사회> 같은 책은 읽기에 몹시 괴롭다. 그래도 읽고, 알고, 고민하는 것이 이대로 머물면서 외면하는 것보다 낫다.


12월


       
       
       
       
       


<엄마의 20년>은 아이가 어린 젊은 엄마일수록 꼭 읽어봐야 한다. 아이에게 심적/경제적 투자를 쏟아붓기 전에 읽을수록 득이 될거라 생각한다.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 독특하고, 뒷목잡고, 묵직해지는 이야기들을 잘 포장해 놓은 재미있는 책이다. 이렇게 다양한 여운의 감정을 남기는 책은 오랜만이었다.

<돌이킬 수 있는>에 대한 다락방님의 찬사어린 게시물을 보고난 뒤 하루이틀 지나서인가 도서관 서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정말 깜놀. 읽지 않을 이유가 없었으므로 당장 대출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31일 밤 자정 카운트다운에 폭죽 울려퍼지는 소리가 한창이던 때에야 겨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얼마나 눈을 못 떼고 있었으면 큰 아이가 도대체 그게 뭐길래, 나도 좀 봐야겠다는 소리를 할 정도. 


이렇게 2019년 읽었던 책들을 겨우 정돈하고, 제일 좋았던 책들을 꼽자면,


fiction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nonfiction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사실 이건 <모멸감>과 <단속사회>를 한꺼번에 놓고 되게 고민했던 건데 괴롭지만 꼭 필요한 책보다, 순전히 내 마음이 즐거워지는 쪽으로 선택한 결과다.

너무 많아서 읽었던 책들 목록에는 굳이 포함시키지 않지만, 2019년도에 읽었던 수많은 그림책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거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고 싶지만... 안 할 것을 스스로가 너무 잘 아는 관계로 간단히 정리.

한마디로 하이파이브! 에 관한 책인데,

특히 스토리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남아들은 정신 못 차릴 듯) 인터랙션이 너무 잘 설계돼 있다. 

도서관에서 처음 빌려다봤다가, 한 번 보고 당장 반납하고(책 망가져버릴까봐 겁나서) 아이 몫으로 새로 사줘버렸다. 이제 맘껏 망가뜨려도 마음이 편... 편할 것이다... 아마도...?


올해는 또 어떤 책을 만나련지. 작년보다는 머리에 좀 남아있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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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뉴베리 수상작인 <어느날 미란다에게 생긴 일>은 반 년이 지난 지금도 스토리는 또렷하게 기억난다. 다만 이야기의 배경이 지금의 10대 아이들에게는 이질감이 있어서일까 아이들은 읽으면서 큰 감흥을 못 느껴하는 듯했다.

<고양이 낸시>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사고 싶다, 사고 싶다는 충동을 여러 번 찍어누르느라 힘들었던 책.

이번 달에 우치다 타츠루의 저작에 꽂혀 짬나는대로 많이 읽었다. 읽으면서 굉장히 광분(그래 바로 이건데!!!)했었는데, 그랬는데, 어찌된 게 누구한테 얘기할라치면 왜 떠오르는 게 없는 것이냐... 아마 너무 깊이 감명받은 나머지 마음 속 깊이 파고들어가서 뇌까지 이사할 여력이 없었나보다, 그렇게 위안하고 있다...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는 공부머리 독서법 팟캐스트를 듣다가 읽어보고 아이들에게도 추천해봤는데 엄청난 대호평. 

오래전에 읽다 관뒀던 고전부 시리즈가 자주 다니던 지역 알라딘 중고매장에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게 대단한 가격에 진열돼 있길래 전부 구입해서 다시 읽어봤다. <여행의 이유>는 굳이 말 보탤 것이 없을 정도로 이미 이 책의 훌륭함을 다들 극찬하셨으니 말을 아낀다. <레몬>은 솔직히 내게 그닥 와닿지는 않았다. <안녕, 주정뱅이>는 정말로 너무나 좋았었는데. 친필사인본이어서 좀 아까웠지만, 그냥 정리했다. 

오은영 박사의 책은, 나는 되게 공감하면서(?) 읽었는데 십대 중딩 큰아이는 다 읽어보더니 깊은 한숨을 쉬었다. 무슨 뜻일까?


5월


       
       
       
       
       
       
       


<포노 사피엔스>는 많은 부모들을 혼란의 구렁텅이에 빠트렸을 것이다. 분명. 이 분이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100% 동의는 절대 하지 않는다. 정말이지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책이다. 더이상 카더라에 의존하면 안 된다, 스스로 생각해서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부담감을 부모들에게 실어줬다는 측면에서는 정말 훌륭하다!

<와일드 우드> 시리즈는, 중간 중간 좀 지나치지 않나싶게 늘어지는 부분만 좀 견디면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공감하는 능력>은 한참 언어와 소통, 감정, 교류에 관해서 생각하던 때에 읽었다. 그저 생각이지만 의사소통능력이 중요해질텐데 그 능력이 출중한 아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 않은가 싶다. 

<푸른눈, 갈색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실험에 (일면 잔인하지만, 그래서 그 결과가 더 충격적인) 관한 이야기다. 뭐가 됐든 어렴풋하게 아는 것과 깊이 아는 것은 마음에 새겨지는 깊이가 다르다.

<진짜 그런 책은 없는데요> ... 속편은 쓰지 않는 게 낫지 않았을까

<뱀이 깨어나는 마을> 다락방님이 추천하셨어서 읽었다(이 분이 추천하신 책은 실패하지 않는다).

<프랑스 부모는 아이에게 철학을 선물한다> 프랑스 교육이라든가 프랑스 부모의 육아라든가에 대해 다루는 책은 솔직히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그냥 읽어볼 만 했다. 그 정도. 

<아무튼, 양말> 세상엔 자기만의 취미분야를 심도있게 들이파는 재미있는, 흥미로운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관광은 언제나 즐겁다. 


6월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무슨 말을 더할 것도 없다. 별 오만개쯤 주고 싶다. 

김정운 작가(이제는 교수는 아니시고, 글도 쓰시고 그림도 그리시니...)의 책을 원래도 좋아한다. <에디톨로지>에 대단히 감명받았었는데,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는 책이 빽빽해지도록 플래그를 바르면서 읽었다. 그러나 감히 토를 달자면, 요즘은 화장대 없이 사는 여자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좀 알려드리고 싶... 

<엄마의 책모임>은 리뷰 길게 쓰기 힘들어하는 내가 굳이 따로 적었을 정도.

<곰탕>은 다른 할 것도 많은데 책을 왜 읽어,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앞에 펼쳐줄 책. 

청소년 소설에 대한 오만한 선입관을 깨준 책이 바로 <아몬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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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월에 읽었던 책들 중에서, 거의 1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건대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어서 비교적 쉽게 입에 되살릴 수 있는 책은 다섯 권이 채 안 된다. 1월에 읽은 책 중에서 누구에게 추천해도 민망하지 않은 책은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인데, 최혜진 작가의 책은 정말 누구에게라도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여기서 내가 이딴 걸 왜 읽었지 생각이 절로 들게 했던 책이 한 권 있는데... 전에도 얼핏 질겅댄 기억이 있으므로 그냥 넘어갈까. 싶지만 이 작가의 머리뚜껑을 진심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다시 한 번, <안녕 시모키타자와>. 그 옛날 내가 <키친>에서 받았던 그 좋은 느낌은 애저녁에 다 달아났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도전해보자 싶었었는데 한 번 깨진 연애는 다시 되살리기 어렵다는 진리에 작용하는 원리가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되더라는 사실만 확인하고 이만 바이바이.


2월


       
       
       
       
       

<보통 사람들의 전쟁>은 딱 한 단어로 요약되어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보편적 기본소득. 미래에 대한 많은 진단과 예측이 난무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쉽고 흥미롭게, 그리고 소름끼치게 쓰여져서 읽기 좋은 책이지 싶다. 

<어린 완벽주의자들>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본인의 기준치에 충족되지 못하면 스스로 괴로워하는 기질(이라고들 생각하지만)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께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그런 아이를 키우는 내게도 썩 도움되었던 책이다.

<일간 이슬아>는, 바로 이런 사람들이 미래에 살아남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더랬다. 자기가 머무르고 감당할 수 있는 자리에서 스스로의 일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 그 자리를 조금씩 넓힐 수 있는 사람. 

<훈의 시대>도 내용이 심히 충격적이어서 도저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던 책. 정말 그 길지도 않은 몇 줄의 교훈 나부랭이에 은연중에 우리는 얼마나 세뇌당하고 있었던걸까? 

좋은 책을 꽤 많이 읽었던 2월이었다. 보람찼네.


3월


       
       
       
       
       


노지양 번역가의 에세이가 재미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대목은 역시 "왜 아빠도 우리 가족에서 탈퇴하려고?"와 down to earth 타이틀을 붙였던 글이다.

<설이>는 읽으면서 내내 미안했다. 그냥 미안했다. 설이와 시현이처럼 키우지 않는다는 걸로는 뭔가 부족한데, 뭘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은유 작가의 책은 항상 좋다. 뭘 어떻게 다르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을 정도로 좋다.

<태도의 말들>은 내가 그 팟캐스트를 듣지 않았으면 몰랐을 책이다. 고정적으로 목소리만 듣는 사람인데도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방송이라는 매체의 성격 때문이겠지. 이런 사람들을 계속 책으로 만나고 이야기 듣고 싶다.

<공부머리 독서법>은 3월 읽었던 책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다. 사실 이런 타이틀을 단 책은 별로 친근감이 안 가는데, 믿을 만한 분이 은근히 추천하시기에 읽었다. 독서교육이라는 말에 (살짝) 반감이 있지만, 어쨌거나 책 읽기를 일종의 습관들여야하는 교육처럼 바꿔버린 요 마당에 그런 감정은 잠시 접고 판단하자면 몹시 유용한 책이었다. 



한 번에 12개월치를 쓰는 건 완전히 무리라는 걸 깨달았다... ㅎㅎㅎ

나머지는 따로 이어서 써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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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 눈뜨는 시간
라문숙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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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않아도 그의 단정한 살림을 짐작할 수 있는 깔끔한 문장. 질척거리지 않지만 들여다보고싶게 하는 일상의 묘사. 갖은 부정적인 묘사는 다 들러붙는 ‘우리‘ 집단에도 이렇게 산뜻한 글을 쓰고 감정을 차분히 갈무리하는 분이 있다는 것이, 어쩐지 나까지 으쓱해지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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