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은 대개 본편에 못 미치게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건... 다 그러지 않나요?



부끄러움은 왜 나의 몫인가... 농담처럼 퍼져 있는 말이지만 이 말이 절대로 통해서는 안 되는 곳에서 용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부끄러움은 저지른 자의 몫이어야 한다. 언제든, 언제까지나. 그러므로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준다는 이 책을 모른 척 넘어가선 안 되겠다.



제목이 참 좋다.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들고 고개를 기울이게 만드는 부드러운 제목에 차분한 커버 디자인이 함께 한다. 글 쓰는 능력이 쓰기에 관한 책을 읽은 양에 비례한다면 난 더 이상 이런 책에 눈길에 안 가야 맞다. 그러나 그게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쭈욱 분명히 나는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눈길을 한 번은 더 줄 것이다. 그걸 안다.



맞다. 진리다. 조금(혹은 엄청) 불편한 진리를 수긍하고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거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래도 결코 떨쳐낼 수 없는 아주 가까운 타인이 우리에겐 분명 한 사람쯤은 인생에 얽혀 있는 건 그야말로 누구든 부인할 수 없을 테니까... 



편견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씨름중인 박물관이라니, 흡사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느낌이 살짝 온... 

그렇지만 대의는 정말 멋지다. 박수쳐 드립니다! 누군가는 끄집어내야 할 공론의 장을 열어줄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책이다.



이런 책도, 요즘을 사는 우리라면 꼭 읽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쿨한 척 마치 자기는 아닌 척... 가끔 그러지만, 결국 사람이란 건 관심종자인걸.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서 고민인 딸아이에게 권하고 싶다. 인생은 그 무엇으로도 재단할 수 없을만큼 거대하고 깊고 넓은 거야. 너 하고 싶은대로 해야 되고, 책임도 네가 져야 돼. 그러니까 가급적 많은 준비를 하고 최대한의 레퍼런스를 확보해두는 게 좋지. 이런 말을, 생각날 때마다 해 주고 싶다. 



느낌에, 아주 괜찮은 nature journaling 입문서일 것 같다.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이라고... 주인공이 고양이이고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의 사후모험(?)을 그린 이야기. 아주 재미있을 듯. 



요즘 고민중인 문제를 딱 찌르고 있다. 여기서도 홈스쿨링이 (원체 그렇지만) 더더더 각광을 받고 있는데다 지금의 이 현실이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것 같은 낌새가 있다보니 이대로는 안되겠어, 이런 생각이 더 짙어지고 있는데, 음... 어떤 논의들이 다뤄지고 있을지 궁금하게 한다.



9살 막내에게 밤이면 밤마다 대략 30분 정도를 책 읽어주기에 할애하고 있는데 아이와 그림책을 읽다보면 정말 아무 예고도 없이 불쑥 아이가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이 책도 아주 뭔가 놀라운 이야깃거리를 건져낼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엄청 많이 막... ㅎ



굉장히 읽기 괴롭게 생겼는데... 이런 건 꼭 알아야 한다. 한 나라의 정부가 개인을 이용해 어떤 이득을 취했고 그 와중에 그 개인의 삶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이건 소설 감인데, 소설이 아니라니 소름이 돋을 뿐.



... 빈곤과 차별을 직시하면서 가장 솔직하게 쓴 글이 아닐까. 그럴 것 같다.



부엉이집에 모아놓는 직업의 세계 컬렉션에 들어갈 만한 책이라고 확신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어고글 2020-08-0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추천 감사합니다!
 


그 어떤 새로운 세대라도 언젠가는 기성세대가 되고 변화하는 시대의 새 바람을 맞게 마련이다. 언젠가는 내가 이해하기 쉽지 않은 프레임워크를 이해하지 않으면 도태될 운명을 우리 모두 맞을 것이다. 그러니 각기 다른 세대를 대표하는 이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에 주의를 기울여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행복은 디테일에 있다고, 이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 알고 있다. 귀로 들어 아는 것과 눈으로 보고 아하, 하게 되는 것의 온도차랄까. 마스다 미리의 책은 늘 실천적 매뉴얼에 가깝다. 항상 옆에 두고 펼쳐보고 싶은.



수학이란 뭘까. 학창시절 인생 최대의 난제이고 공포이고 절대악(...)이었던 수학이 이제는 조금 달리 보이기도 한다. 수학을 둘러싼 이야기를 좀 더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수학을 좀 덜 싫어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이 어릴 때 수를 구체적인 사물로 익히게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아, 왠지 몰입감 장난 아닐 것 같은 예감이. 열네 살 짜리 여자애들만 줄지어 실종되는 사건이라니, 되게 기분은 나쁘지만 골치아픈 일에 머리를 쥐어뜯는 상황이 온다면 도피처가 되기에 몹시 적절해 보이는 책.



산다는 게 뭔지, 진짜로 산다는 게 뭔지 궁금하고 남들의 생각이 알고 싶고 그냥마냥 허무감에 젖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읽고 싶어질 것 같다. 디스토피아 소설 별로 안 좋아하는데, 가끔 따끔한 회초리가 필요한 날들이 찾아올 때 이런 책이 고파진다. 



엄청 흥미로운 책이거나 아니면 기대이하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 



사람 목소리가 들어가는 음악은 거의 안 듣기 때문에 이 분이 누구신지는 전혀 알 도리가 없(...)지만, 이 책은 느낌이 좋다. 삶의 갈래갈래에 귀퉁이를 접어 만든 사전 같은 책들은 항상 내 시선을 붙든다. 



말과 언어, 어떻게 해도 하나를 다 가질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면서 티끌만큼 작은 털끝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잘라버릴수도 있는 무서운 칼. 그걸 하나도 아니고 십몇 개씩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의 내공은 도대체 뭘까? 



그러니까 나는 수학 자체보다 수학을 둘러싼 이야기들에 관심이 더 많은 거였...



또 하나의 재미난 동물도감일 듯. 



제목부터 어쩐지 덕후의 향기가 나는데 ㅎㅎㅎ 세상에 덕후들의 예찬론만큼 재미있는 게 또 있을까?



되게 궁금한데, 읽어보면 온 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으며 동시에 온 집안에 락스를 뿌리고 곳곳에 개미 끈끈이를 놓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아주 으슬으슬한 예감이 든다. 



남들이 이미 해 놓은 믿을 수 없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 자신 안의 미친(...?) 본능을 가라앉힘이 어떠한가... 일까. 의외로 이 책을 읽으면서 할 수 있는 생각은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상을" 보다는, "이런 게 궁금한 사람이 또 있긴 있구나" 쪽일 것 같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다 조금씩 별나고 괴짜같은 면을 가지고 있으니까. 



와, 이 책이 나왔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책이긴 하지만... 앤도 사랑하지만, 그린 게이블즈를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캐릭터처럼 좋아하고 아꼈던 독자라면 이 책도 분명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를 관통하는 굵직한 이슈들을 다루는 이 잡지가 참 궁금하긴 하다. 궁금하다고 써 놓고 나니 갑자기 막 너무 궁금해서 몸살이... 해외배송 신청하면 부록은 안 준대서 꽁해서 주문 안하고 있다. ㅎㅎ 



아이들에게 진로 안내로 이런 책들만큼 생생한 게 어디 있을까? 학교 도서관들에 제발 한 권으로 뭉뚱그린 진로안내서 직업가이드 이런 거 갖다놓지 말고 이런 책들 좀 구입해다 놓으셨음 좋겠다. 



슈니츨러를 분명히 어디서 엄청 많이 들었다. 너무너무 귀에 익은 이름인데 도대체 어디서 들었는지 봤는지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읽다보면 저절로 떠오를지도?



저는 엄청난 밀크티 애호가라서요. 



나는 어떤 직업이건 현직 종사자가 쓴 그 직업의 세계에 관한 책은 무조건 다 좋아한다. 정말로. 심지어 서툴게 쓴 글이어도 그렇다. 각종 직업에 종사하는 프로들이 쓴 그 세계들의 민낯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그럼 우리는, 적어도 그 책들을 읽는 우리들은 조금씩 타인을 이해하는 나은 사람들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 13세, 12세, 8세는 요즘 이래저래 책 가뭄을 겪고 있지만 재독에 삼독을 하든 어쩌든 이런 책들을 읽고 있다.


1순이, 자칭 고전파(...;;;), 미스터리 매니아 입문 준비중. 



엄청 기대도 했고 재미있어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다 읽고나선 막판에 성질부렸다. 이게 뭐냐며... 엄마는 안 읽은 책이니까 스포하지마! 부탁했더니(협박일지도) 아우, 어우, 아놔... 를 반복하면서 빨리 읽으라고, 제발 좀 빨리 읽고 이 빡침을 나누자고 애걸복걸. 



어떻게 이게 데뷔작일수가 있어!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불공평해? 분노에 찬 외침을 토해놓던 큰애는, 도서관이 문을 닫는 바람에 다시 재개관이 정해질 때까지 무기한 대출연장이 된 이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었다. 우리 도서관 한국책 담당 사서는 꼭 책을 읽어보고 가져다놓는 것 같단 말이지. 



한 권은 평가가 좋았고 다른 한 권은 끝없는 말줄임표로 느낌을 대신한다.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는 관둘거냐고 물어보니까 조금만 더 읽어보고 결정하실 예정이라고. ㅋㅋ... 



이걸 읽어도 된다고 할지 말지 되게 고민했는데 이 정도 묘사가 들어간 글은 뭐 그냥 읽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건네줬는데 초반이 너무 힘들다고. 그럼 관두랬더니 그럴 수는 없단다. 그 지겹고 괴로운 초반부 묘사를 견디면서 한 방을 기다리고 있는데 포기할 수 없다는 말씀. 



수퍼 페이버릿. 몇 번을 다시 읽었는지 알 수 없음.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도 다시 읽어야겠다고 해서, 책값만큼의 배송료 물고 또 주문했다(...). 



2순이, 원래 우리말로 쓰인 책은 잘 읽지만 번역서는 '...' 하시는 아가씨. 팬터지 매니아. (라고 주장하는데 내가 보기엔 성장담을 더 좋아함...)



이것도 주인공인 섀넌의 학년이 본인이랑 똑같아서인가 엄청 몰입하면서 읽었다. 전작이라고 해야 할 리얼 프렌즈와 이 책 중 어느 게 더 좋았냐고 하니까 뜻밖에 리얼 프렌즈에 한 표. 이유는, "덜 해로워..." 라고.



이 작가의 작품은 다 찾아 읽더라. 제대로 꽂힌 이유는, 현실 자매를 잘 그려놨다고. 'not like Frozen'이라고 덧붙여 놓은 독서기록 보고 빵 터졌... ㅋㅋ 



각자의 이런저런 이유로 또래들에게서 고립된 두 아이의 성장담, 이라고 요약해 버리면 작품을 너무 납작하게 만들어버리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 난 안 읽어봐서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른다. 다만 둘째가 이 책 옆에 별 다섯 개를 심혈을 기울여 새카맣게 칠해놓았다는 점만 언급할 수 있을 뿐. 



이 책은 별 넷 반. 한 번은 랭킹 그레이딩 기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대꾸했다. 아니 그냥 재미있고 재미없고에 따라 매기는 거지 이건 뭐 이야기가 말이 되고 주인공이 맘에 들고 그런 걸로 별점을 줘야되는거야? 라고 발칵. 순식간에 인생 피곤하게 사는 엄마가 됐다. 



그리고 별 네개짜리. run-away maniac! a running genius with two large enemies and friend(frenemies)! 라고 남겨놓았다. 질 뛰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인가... 엄마는 여전히 갸웃.



학교 LA & Reading 시간에 읽고 있는 책.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을 하다 보니 선생님이 전자책을 쫙 돌리셨는데 눈 아파서 못 읽겠다고 힘들어해서 결국 또 책 샀(...)다. 한국 집에 번역본 있는데 결국 원서까지 또 샀... 


3돌이, 심심해 죽을 것 같아서 본의아니게 책을 파고들게 된 어린이. 아직 reader's identity가 생길 나이는 아닌 듯.



엄청 재미있다고. 엄마도 꼭 읽어보라고 강요에 가까운 추천 같기도 하고 압력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부탁을 계속해서 하는 중이다. 아 근데 왜 누가 꼭 읽으라고 이렇게 밀어붙이면 왜 이렇게 읽기가 싫은 거지. 타산지석 삼아 나도 애들한테 이 책은 꼭 읽어야 돼, 이 소리 그만 해야겠다. 진짜 듣기 싫으네. ㅎ



이 나이에는 원래 그런가, 우리 막내의 성격인가, 자기가 재미있었던 책은 무조건 엄마도 읽어야 한다 파. 이 책은 짧아서 금방 읽었다. 그야말로 아이들 마음을 너무 잘 읽어준 이야기인듯.



시리즈인데, 이 책은 정말 너무 재미있다. 일곱 살 정도 된 찰리와 세 살 정도의 마우스 형제의 일상 이야기인데 아주 쉽고, 반복적인 영어로 쓰여 있어 학습용으로도 적절한데 내용까지 재미있다. 읽어주다 웃음이 터져나와 한참 표정 수습하고 다시 읽어줘야 할 정도.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뭐가 웃겨, 할 수도 있는데 딱 이런 애들 키워 본 엄마들은 웃지 않을 수 없음. 



학교 LA시간에 읽은 책들. 선생님이 낭독해 주시는 유튜브 영상으로 본 것도 읽은 걸로 쳐야 하는지는 살짝 의문이지만.

딱 7-9세 정도의 아이들이 만나고 겪을 수 있는 심적인 갈등을 이렇게 잘 풀어낼 수 있구나 놀라게 한 작품들이다. 케빈 행크스가 이렇게 쥐를 좋아하는 줄은 몰랐네. 어른들도 가끔 소설을 통해 자아 성숙의 기회를 만나고는 하는데, 아이들이야 말해 뭣하겠는가. 저 단순해 보이는 생쥐 캐릭터 안에 얼마나 다양한 표정이 나타났다 사라지는지는 책에서 확인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도서관은 닫았고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도 (쉽게 싫증을 내는 애들은 더...) 한계가 있고, 그래서라고 핑계를 대면 우습긴 하지만 책값은 정말 무서운 줄 모르고 계속 나간다. 이 일을 어째... 


얘들아... 엄마 아빠가 다른 건 몰라도 책은 정말 아낌없이 사줬다는 걸 좀 기억해 주라. 나중에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기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처음 읽어보는 전기가, 린드그렌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건 한 번 읽어볼까가 아니라 꼭 읽어야만 하는 것이 된다(내게는). 잠깐의 책 소개를 읽어보다가 마음이 아팠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그 린드그렌이 고작 열일곱살에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순전히 개인적인 분류법으로, 공간심리는 어쩐지 처세술의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맨날 이런 책만 읽는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지만, 세상에서 잘 적응하고 버티기 위해 약간의 팁은 필요한 법.



내게는 수많은(까지는 아닌가) 사회적 개인적 정체성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 중 하나로 메모광을 빠트릴 수 없다. 자고로 기록은 어디에든 쓸 데가 있는 법이니까. 지금 15세가 된 딸아이에게는 초등 중학년쯤 들어섰을 때부터 뭐든 반드시 기록을 남겨놔야 한다고, 우리 자신의 기억력을 지나치게 신뢰하면 언젠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될 거라고 누차 이야기해 주었다. 덕분인가 제법 많은 것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습관을 붙였더라. 



지적인 탐색. 다만 그것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약간의 조소와 경멸이 담긴 일상성과 결합한 결과물이 놀라워 보인다. 쓰임새가 없을 듯한 것들을 끼적거리면서 알게 된 것은, 뭐가 됐든 일단 쓰는 행위 자체가 사고를 촉발시키고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무엇인가를 내 안에서 끄집어 낸다는 사실이었다. 작가의 의도와 여정에 경의를 표한다. 



연재 당시에도 열심히 챙겨봤고 작가의 인스타그램도 팔로우하는중. 예전에 댓글 중에서 '작가님... 도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오신 겁니까' 라고 쓴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정말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 분인지 나도 굉장히 궁금하다. 마음으로도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을 것 같은 사람. 작가의 삶을, 그가 시도하고자 하는 모든 일을 응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이 분 돌아가신지가 언젠데... 의아해하면서 봤더니 다른 작가가 이어 썼구나. 그래도 미하엘 엔데의 손길이 닿은 이야기라면, 읽지 않을 수가 없다.



믿고 보는, 새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사고 보는 믿는 작가 최혜진. 더 말을 붙이는 건 괜한 일이고요.



책 정보를 읽어봐도 무슨 책인지 전혀 감을 못 잡겠다. 이런 경우는 보통 모 아니면 도... 인데... 뭔가 되게 참신할 것 같기도 하고. 아, 너무 새로운 느낌의 책들을 파악하지 못할 때 나이먹었구나 싶어진다.



마르케스를 시도했다 처절하게 실패한 기억만 갖고 있는 나로서는, 저 마술적 리얼리즘이란 말만 들어도 어째 손끝이 움츠러들지만 적어도 이 책은 인물들 이름 사정만큼은 좀 낫지 않으려나 기대를 해 보게 된다. 이 책의 주요한 장점이자 매력 중 하나는, 표지 디자인과 색감이 말도 못하게 세련됐다는 거. ㅎㅎ ... 



우리집 2학년 막내가 딱 좋아할 책이다!



현실 스릴러랄까. 윤리와 열망, 의무, 책임, 이렇게 교과서적인 주제들에 대해 교과서적이지 않게 풀어냈을 듯한 책이라면 기꺼이 구입해 읽어볼 가치가 있겠다. 저렇게 많은 단체들이 책의 퀄리티도 나서서 보증해 주고 있음에야 뭘 더 바랄것도 없겠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은 제법 읽어봤는데, 읽을 때는 꽤 속도감있게 잘 나가는데, 책을 덮고 나서 마음에 오래 가는 건 그닥 없었다. 중2는 난 더 읽어보고 싶은데, 이래서 한 번 또 속아볼까(가 맞는 표현일까, 여기서?) 싶은 생각도 있고. 



아이들 할머니께 한 부씩 써 주십사 하면, 귀찮아하실 것 같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너무나 훌륭한 책이 될 듯.



과알못 입장에서는 이런 책들이 아주 감사하다. 흥분되기도 한다. 알래야 알 수도 없던 세계로 향하는 문을 누군가 열어젖혀 준 셈이니까. 비록 문간에 서서 그 앞에서 둘러볼 수밖에 없지만서도. 때로는 이렇게 얕게나마 타인들의 학문세계를 들여다보다, 진지하게 한 발을 딛어 들어갈 마음을 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 



여성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가 있긴 있었을까? 앞으로도, 어쩐지 당분간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아나가면서 또 질문을 떠올리는 것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간이라면 모두 누려야 할 특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등 딸아이와 요즘 스릴러와 미스터리 뭐가 재미있는 게 있을까 열심히 알아보면서 목록을 만드는 중이다(이건 나 혼자). 한참 미스터리에 맛들인 아이는 책을 읽고 난 뒤에 같은 책을 읽은 사람과 얘기하는 맛을 알아버렸는데, 무턱대고 이거 재미있다더라 하기엔 요즘 스릴러나 미스터리나 수위 높은 게 너무 많아서 거르는 작업이 필요하다(=내가 사전독서를 해야 한다 ㅠ.ㅠ). 근데 이건 YA인 듯하네.



아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얘랑 내가 제일 좋아하던 프로그램이 알쓸신잡이었다. 공통의 경험(화제)를 놓고 자신의 전문적인 분야와 관심사에서 해당 주제에 대해 치열하게 이야기하는 세팅을 둘 다 몹시 좋아한다. 이 책은 어떨까?



책 소개는 안 읽어봤다. 제목만 보고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희망사항과 싱크로율이 너무 높아서... ㅎㅎㅎ 

다만 나는 편안한 자연사를 위해서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규칙적인 운동(요즘은 쉽지 않다), 몸에 나쁜 음식 덜 먹기(안 먹기는 불가능한 목표다), 화가 뻗치는 일이 있어도(주로 화를 일으키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웃고 넘기기(맨날 같이 있으니까 이것도 좀 불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니 작가에게 이것은 꿈인지 목표인지도 궁금해진다. 



이런 제목을 제일 싫어한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세상에서 제일(가장)을 붙이는 걸까. 심지어 원제는 그냥 The Cartoon Guide to Biology 인데. 하아... 제목은 진짜 마음에 안 드는데 출판사는 좋아하는 출판사다. 왜 그러셨나요... 혹시 편집자는 안 된다고 극구 말렸는데 윗분이 밀어붙이신 걸까요... 갑자기 심술 발동해서 '세상에서 가장'으로 알라딘 검색도 해봤음. 결과는 뭐... 

여하간, 책은 좋은 책일거라 확신한다. 제목에 실컷 태클 걸어놓고 이런 말 하는 게 우습긴 하지만.



이런 책의 문제점은(책이 가진 문제점이 아니라), 이런 책을 꼭 읽어야 될 분들이 안 읽고, 안 읽어도 크게 사회나 환경에 해를 안 끼치는 분들이 열심히 읽는다는 거다.



좋아하는 분들이 쓴 책인데 안 읽을 수가 없겠다. 그런데, 읽다 보면 되게 화가 나고 슬퍼지고, 그럴 것 같다.



이렇게 '왜?'를 떠올리게 하는 책은 당연히 펼쳐보고 싶다. 



이번엔 진짜 엉뚱한 이유다. 표지에 완전히 꽂혔다. 더불어 갑자기 아이에게 '오늘의 엄마'를 표상하는 물건이 뭔지도 묻고 싶어진다.



흥미진진한 주제다. 게다가 엄기호 선생님과 다른 한 분(제가 아직 잘 몰라서, 죄송합니다)의 대담집이다. 무슨 이야기가 오갔을까, 당연히 알고 싶다. 시의적절한 이야깃거리고 논의거리다.



진짜, 난 왜 이렇게 변방의, 작은,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지만 누군가가 말해주고 싶어하는 것들이 이렇게 좋을까.



이 책이 번역되어 나왔구나. 이건 정말 누구에게나 선물용으로 완벽한 책이다. 가볍지 않은데 가볍고, 심플한데 진중하고, 뭣보다 생각으로 채워야 할 여백이 많다.



색상도감같은 책이랄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부르는 대표적인 색의 이름 안에 얼마나 많은 다른 빛과 그림자가 혼색되어 있는지를 저절로 알게 해 준다. 이런 책은 나이가 어리면 어린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각기 다른 종류의 깨우침을 준다.



교황님이 추천하셨다고 하셔서. 남편은 천주교 신자지만 나는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교황님은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생각한다. 독서생활에 한해서 믿고 따르는 사람이 추천했다면 덮어놓고 보고 싶어지는 책이 있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현실이 마음에 안 들 때, 가끔 책으로 도피할 수는 있어도 결국 우리는 발 딛고 사는 공간으로 돌아와 삶을 지속해야 한다. 그러니 머무는 곳, 대부분의 경우 도시인 그 공간을 좀 더 살 만한 곳으로 가꾸는 일에 관심을 갖는 일은 중요하다.



그 유명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글을 썼기에 그의 소설을 그렇게나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많은지 궁금하긴 되게 궁금하다. 이왕지사 읽어볼 마음을 낸 거 최신작부터 역주행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