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5세가 되면, 누구에게나 단어가 내린다고 한다. 쿵 떨어지건, 끈적하게 들러붙던, 개인이 어떻게 느끼고 묘사하건 간에 관계없이 다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단어가 찾아온다고. 내게 특정한 단어가 찾아오는 세계란 과연 어떤 세계일까. 그 단어는 숙명이 되는 것일까 동반자가 되는 것일까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가장 상상하고 싶지 않은 무엇이 되는 것일까. 흥미로운 설정이다.



흡사 주제와 변주를 떠올리게 하는 구성의 이야기 모음. 사람의 마음과 가치관이 얽혀 선택의 순간 어떤 결정을 내리게 하는지를 밝혀 보고자 했던 듯하다. 



인지편향을 넘어서 합리성과 객관성을 갖추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고.



이 책의 상세페이지를 열어보고 오랫동안 넣어둔 기억을 꺼내보았다. 여전히 아픈 기억이다. 마음이 아파서 버리고 싶었던 사람의 치열한 생존기가,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제목 그대로 진짜 60편의 이야기가 가득 들었다. 아마도 이 책에선 온갖 갈래의 감정을 주워담을 수 있지 않을까. 몇 페이지 안 되는 그 짧은 이야기 속에 대체 긴장과 이완이 자리잡을 여유가 있긴 있었을까 궁금한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 보다. 



진짜 살아있는 경제교육. 소개글만 봐도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도 대박은 역시 선생님 몸무게 주식... ㅎㅎㅎ 



직업인의 글을 좋아합니다. 그 필드의 전문가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란 게 세상엔 있잖아요?



정말 비슷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는데, 와 진짜 깜짝 놀랐. 역시 세상엔 먼저 내놓은 사람이 위너 :)



영어를 굉장히 좋아해서, 잘 하고 싶은 1인으로서 영어로 쓰고 말하는 일을 다루는 책은 가능한 한 많이 본다. 그럴 때마다 절감하는 건, 외국어를 배우는 건 피상적으로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히는 일에서 시작할지 몰라도 그 언어를 구사하는 숙련도와 세련미는 결국 문화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에 많이 좌우되더라는 거다.



몸에 이상이 생겼을때도 마찬가지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도 이상이 발생했을 때,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의 진단을 받아보면 내가 챙겨 들을만한 조언이 꽤 많을 거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고.



정세랑 작가의 여행 에세이라고. 여행하는 정세랑 작가는 어떨까 생각하자마자 낯선 여행지에서 문득 들려오는 새소리에, 쟤는 누구일까를 곰곰 고민하는 작가의 모습이 같이 상상되었다. 사실은 고민할 것도 없이 알아버릴 것 같지만.



리즈 무어의 Heft를 굉장히 감명 깊게 (와, 이 고전적인 감상문구 국딩 졸업 후 처음 써 본다!) 읽었었다. 그 후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일단 사다는 놓고 아직 읽지 못했는데, 이 책도 일단 사다는 놓고 언젠가 읽을 날을 기약해야겠다.



제목만 저런 줄 알았다. 목차를 보니 진짜 사전이다! +_+

살다보면 한 번쯤 발을 걸고 넘어질 만한 넘들을 총망라(에 가깝게...)한 듯한 재미난 책인 듯.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올시다인데 어쩌다가 최근 (이건 순전히 북클럽 친구들 때문이라고 둘러대겠다 ㅋㅋ) 미국 작가의 로맨스 소설 두 권을 읽게 됐는데 정신이 혼미해졌다. 요즘은 로맨스라는 장르가 이렇게 수위가 높단 말입니까. 손절하겠어!를 외치기 전에 왠지 순진해 보이는 연애소설은 한 번 보고 지나갈까 싶기도 하고(개인적으로는 이도우 작가 풍의 연애소설이 딱 좋다... 그 이상 넘어가면 멀미나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문화적 코드를 새기며 살아왔지 싶은 곽아람 작가를 좋아한다. 그녀의 책에는 여기저기 콘센트가 있어서 언제든 원할 때 공감의 플러그를 꽂을 수 있다. 그 정도로 친밀하게 느껴지는 작가의 책을 기다릴 수 있는 것도 운이 좋은 일이다. 



와 책 제목 정말 절묘하게 잘 뽑았다 싶다. 취사 선택의 기술을 알려주는 실용서 같...



저자의 직업이 '디지털 문화심리학자'라고 한다. 익숙한 직함은 아닌데, 앞으로는 이런 직업도 있었나 싶은 직업들이 더더더욱 많아지겠지. 레드오션 레드오션 하는데, 남들이야 뭐라건 세상에서 내 자리를 잘 만들어가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이다. 낯선 직함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일단 귀기울여 보면 챙겨갈 것이 있더라.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두어 달 전 읽었던 데비 텅의 만화가 생각났다. 약속이 취소되면 책 읽을 시간이 생겼다며 만세를 부르는 그녀. 



제목만큼 신나고(??) 명랑한 소설인 줄 알았는데 조금의 사연도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모양이다. 어쨌거나 갖은 미식 메뉴와 낮술이라니 참... 참... 상큼(?)한 조합 아닙니까?


+


본의는 아니지만 요즘은 책 사재기를 좀 자제하고 있다. 여기저기 자리잡은 책꽂이 중에 '안 읽은(읽으라고)'책 칸이 있는데, 이 칸(평균 250페이지 25권 정도가 꽂힌다)이 넘어가면 사유야 어쨌건 무조건 책 구입을 중단하기로 작년에 자신과 나름 엄숙한 -_- 서약을 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 밀레니엄 시리즈 1권과 4권이 있었는데(구비만 해 놓고 안 읽는 이 괴이한 버릇은 조만간 영구폐기해야할 텐데 잘 안...) 사나흘 전쯤 우연히 1권을 읽었다가 오늘 하루를 2권 읽는데 온전히 갖다부었다. 작가가 바뀐 뒷 시리즈도... 텐션 여전할까? 더 시간을 쏟지 말고 이쯤에서 발을 빼야 하나... 이런 일없는 고민을 하느라고 저녁 이후의 귀중한 휴식시간도 다 내다버렸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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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가 구미를 당겨서. [우리에게 도착한 말] 이라고 한다.



내가 이런 걸 들여다본다고 해서 그들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적어도 어떤 종류한 사소한 계기들이 무엇과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켰을 때 큰 비극을 만들기도 했다더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열 아홉이 된 이후 생일날만 되면 원치도 않은 타임리프를 해서 생뚱맞은 시간대의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 주인공이 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이 나이의 인생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도 아무것도 없는 주인공의 삶이 어떨지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고장나버린 시간 속에서 우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내가 20대때만 해도 디자이너란 직업 앞에는 반드시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자동차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편집 디자이너, 기타 등등. 세월이 지나니 이젠 디자이너의 영역분계선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더라. 디자이너는 이제 디자이너보다 크리에이터로 불리는 일이 더 흔해졌고 비전공자 크리에이터가 훨씬 더 많이 배출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럼 크리에이터가 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 그게 궁금하다면 이런 책을 보면 되지 않을까?



상실의 고통과 후회를 끌어안고 사는 것이 곧 인생일까. 그 흔적들을 보듬는 글들을 읽는 것으로 어쩌면 후회를 덜할 일들을 계획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테마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미디어 리터러시인 듯하다. 참고로 내가 이 책의 소개글을 자세히 살펴보게 된 건 순전히 최근 읽었던, 공용 컴퓨터에서 로그아웃을 제대로 하지 않아 본인의 비밀을 동급생에게 털린 탓에 인생에 광풍이 휘몰아쳤던 한 소년의 이야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가 방점을 찍고 싶은 건 메타버스보다는 가상경제 쪽이지만. 



맞다. 금리와 환율 공부 많이 해야 하더라. 금융업계에 관심이 많은 큰아이의 질문에 점점 대답을 못 하고 헤매는 엄마는 이제 그만두고 싶다. ㅠ.ㅠ 



이것은 뇌 실용서인가요? 내용 살펴보다 대폭소. 

그러니까 어쩐지 게을러터진 뇌를 빠릿빠릿하게 만드는 비법서... 처럼 보이는데... 음...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냥 추측이다. 굉장히 내밀한 사유이거나, 너무 몽상적인 관찰이거나. 좋아할 사람은 몹시 좋아하고, 싫어할 사람은 엄청나게 싫어할 것 같은 인상이 강하게 풍긴다.



요것도 아주 관심있게 보고 있는 시리즈.



살림경력 10+x년이지만 여전히 살림력 빵점의 아줌마. 도움받을 내용이 있을까 목차를 살펴보니 저보다는 혼자 생활을 막 꾸리기 시작한 살림초년병들에게 더 유용하겠어요. 



'인문학'은 야망이 과하신 것 아닐까 지레짐작만 해보지만.... 아무튼 제목이야 그렇다치고 내용은 굉장히 재미있어 보입니다. 여기엔 사견 없... 



일단 목차 한 번 봐보시길. 아이들 철학 입문서로 굉장히 적절해 보이는데요. 목차만 봐도 재미있음.

• 짤과 밈 : 네트워크의 예술 장르
(feat. 리처드 도킨스 - 이기적 유전자)
• 모에, 본체 없이 걷는 그림자
(feat. 장 보드리야르 - 시뮬라시옹)

예를 들면 저렇더라고요 ㅎㅎ 한때 소피의 세계가 철학 입문서일 때가 있었는데... 이게 도대체 언제적 얘기? 



이토록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우리 시대의 위대한 과학자의 자녀교육의 결실이랄까. 그가 딸에게 가르친 것이 무엇이 되어 남았는지 이렇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하기 짝이 없는 집청소의 과정... 만 있다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겠지만, 끄트머리에 멋진 한 방이 기다리고 있을 듯. 청소에 관한 한 끝내주는 펀치라인이 들어가 있는 그림책이 또 있지만, 절판인 관계로... -_-; 



교육의 틀과 관점을 잡고 많이들 흔들고 있는(물론 흔들거나 부수어야 할 필요는 있지만)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 



올가는 키오스크에서 일한다. 키오스크는 올가의 세상 전부다. 올가는 그럭저럭, 괜찮게 지낸다. 어느 날 올가의 세상이 뒤집히는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이제 올가는 어떻게 할까? 



이 시리즈에 관심이 많다. 타겟 독자층을 보면 너무 어렵지 않을 것 같고, 최신 연구 동향도 많이 반영되어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미래지향적인 실용적 기술과 학문적 이론을 잘 접목한 책처럼 보인다(뚜껑은 열어봐야 알지만)



다시 나온 건지 예전에 번역이 나왔었던 건지 분간은 잘 안 가는데, 아무튼 루이스 새커니까!



내가 우치다 햣켄의 이 어려운 이름을 머릿속에 새겨넣는데 일조한 작가는 교토명랑작가 모리미 도미히코다. 그의 에세이에서 읽었던가 인터뷰에서 봤던가 여하간, 그는 우치다 햣켄을 어지간히도 좋아한다는 게 머릿속에 남아 있다. 이름 한 번 어렵네, 그러면서 머릿속에 밀어넣고는 수 년간 잊고 있었던 이름인데 신간목록에서 보고 순식간에 기억 소환. 



시대 변화에 맞게 새롭게 옷을 입은 (그것도 무려 리베카 솔닛이...) 신데렐라 이야기. 드라마도 영화도 리메이크하는 판국에 옛이야기라고 비껴갈 수 없는거죠.


한 번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매번 쏟아지는 신간 중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서 고른 책들만 추려두고 후에 다시 검토해 볼 생각으로 만들기 시작한 리스트인데 어쩐지 가끔 이걸 제가 다 '사서 읽어보고 간단한 평을 쓰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이 계십니다(처음에는 제가 오버센스했나 했는데 비슷한 뉘앙스로 물어보시는 분들이 가끔 계셔서 식겁했습니다). 절대 아니고요, 뭣보다도 제가 무슨 엄청난 감각이 있는 사람이 아닌 관계로 여기에 올려두고 구입해 봤다가 기대 이하였던 책들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뭐 이런 책들을 좋게 보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여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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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마음에 확 와 닿는 건 이런 이야기일 거다. 나도 이런 숙제 해 본 적 있는데, 나도 이런 생각 한 적 있는데... 생활과 마음과 접점이 있는 이야기에 빨려드는 건 당연지사. 



이미 세상엔 너무 많은 종류의 공해가 있다. 그러나 아마 공해, 라는 말을 떠올렸을 때 가장 늦게, 혹은 아예 생각나지도 않겠지만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빛 공해에 대해 쓴 책. 



헤세가 정원일에 각별한 애정이 있었다는 건 꽤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니 나무를 가지고 쓴 책이 한 두권쯤 있다고 해서 놀랄 일도 아니겠지. 그건 그렇고 이 표지를 보자마자 나는 흠칫... 했는데 같은 책을 떠올린 분들이 있을 것도 같은 이건 기분인지, 추측인지. 



제목이 그냥 확 끌어댕기는... 하하하하

그러게요 진짜, 누가 대답 좀 해 주세요. 적의 적은 친구 맞습니까?



나는 이 작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데(엉덩이 탐정에 대해서라면 생각이 많다. 어느 쪽 방향인지는 굳이 따져 묻지 않기로...) 우리 막내는 열광적인 팬이다. 우연히 오디오북 앱에서 전천당을 발견하고 듣기 시작하더니 레고 만지작거리고 종이 접는 시간에는 아주 그냥 고정 BGM으로 틀어놔가지고... 어휴 머리야. 꽤 다작하는 작가로구나. 



이런 자잘한 자투리 지식을 알려주는 책 재미있지 않나요? 나만 재미있나 :) 



공부할 게 너무 많다. 진짜 많다. 누가 집안 살림 대신해 줄 것도 아니고 애들 공부 대신 봐 줄 것도 아닌데 심지어 읽어야 할 책까지 너무 많다. 한 달에 스무 권 가까이 읽어치우고 있는데도 못 따라가겠다. 입시공부할때도 이 정도로 절박하진 않았는데? 살려주세요 OTL



20대 어느 시절에 잠시 고기를 뚝 끊은 적이 있었다. 이유는 이랬다. 당시 디자인이라는 잡지를 정기구독하고 있었는데, 어느 연도였던가, 물건이라든가 음식이라든가, 하여간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것들의 생산과정을 whole process를 밀착취재하여 특집으로 내보냈던 때가 있었고 그 중 한 호차에서 돼지가 고기가 되는 그 적나라한 과정을 기사화했었다. 돼지가 어떤 과정으로 도축이 되는지 원치않았지만 투명하게 알게 된 나는 며칠을 고기만 보면 구역질을 했고 결국 한동안 고기를 거부했다. 그 기억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그리고 또 어느 책에서였던가, 미국 어느 시골 농가의 학교에서였던가 동물을 직접 잡지 못하면 고기를 먹을 자격도 없다고 일갈했던 어떤 선생의 일화를 읽었던 기억도 났다. 확실히, 과정을 알면 보통의 연약한 윤리관을 가진 인간이라도 고기를 그토록 무신경하게 씹을 수는 없다. 



남편 회사에도 과로사한 직원이 몇 있다. 동생이 사업을 하는데, 도대체 그놈의 사업이 뭐라고, 하루에 서너 시간도 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걸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다들 좀 덜 일하고 살면 안 될까요? 안 되나? 나부터도 일 덜 하고 싶은데. 



사람이라는 게 얼마나 못 미더운, 덜 똑똑하고 때로는 심각하게 윤리적으로 모자라고 기타등등한 존재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믿어야 한다. 믿어주지만, 내가 너를 지켜보고 있거든... 등에 시선을 꽂아줘야지. 



편견이라는 건 결국 내 인간됨의 측정지표랄까. 그런 느낌이다. 한 민족이 다른 민족에게 갖는 편견과 편협함을 드러내는 책인 듯. 아마존에서 찾아보니 이건 1권이고 2권도 따로 있다. '이것은 전지구적 규모로 분석한 편견이란 무엇인가', '전세계 학교마다 넣어줘야 하는 책', '미치도록 웃김' 등등의 리뷰들이 있더라.



실현되는 예언이 예고장처럼 날아든다. 예언은 오늘 밤 자정에 지구가 멸망한다! 고 헛소리같이 말하지만, 그 전의 예언들이 실현된 바 있기 때문에 못 본 척 무시하기도 마음이 불편하다. 정말로 지구는 멸망할까? ... 정도만 쓰면 안 될 것 같고, 정보 하나 더(라고 해도 책소개 페이지에 다 나와 있거든요)이 소설 자체가 실험적이다. 작가가 심지어 이 책을 읽는 시간과, 읽는 단위까지 쪼개어 제시한다. 왜일까요? 



아니 뭐 솔직히 말해서 살아서도 죽어서도 별로 관광하고 싶지는 않지만요... 



사실 무슨 내용일지는 거의 대부분 예상이 가능하지만요... 예상가능한 스토리라고 해도 '그런 이야기겠지'라는 외곽선만 담아두는 것과 실제로 읽어가며 그 안을 일렁이는 감정과 생각으로 채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니까요. 알 것 같은 이야기도 실제로 체험하는 과정이 중요한 건 그것 때문이죠. 



제목을 보면서 잠시 생각했는데, 기본적으로 누구나 자신의 생활을 만들어간다. 그 생활에서 나다움이 조금 묻어나긴 하겠지만, 나를 궁극적으로 어떤 인간으로 정의해 주는 것은 매일의 생활 플러스 알파, 그 알파에 어떤 항목이 들어가건 바로 그 자리에 앉는 '무엇'일 것이다. 



새로 나온 책들을 살펴볼 때, 이렇게 모아둘 때, 나름의 분류 기준이 있다. 이건 꼭 읽어야 할 책, 일단 사 두고 시간 날 때 훑어볼 책, 긴가민가한데 일단 눈에 찍어둘 책, ....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을 엄두는 안 나지만, 일단 사 놓고 언제고 도전은 하겠노라 멀찍이서 바라볼 책. 이 책은 바로 그 마지막 분류에 들어가는 책이다. 



사실 이미 예약하고 기다리고 있지만, 일단은 빠트리면 서운하니까.



인포그래픽 서적을 한 번도 안 보신 분이라면 꼭 추천한다. 인포그래픽이라는 게 얼마나 직관적인지, 이 시각언어 안에도 상당히 정교하고 경이로운 수준의 문법이 존재함을 보여드리고 싶다. 



어, 이 분도 그 마지막 분류에 들어가지 않을까요? 하하하하



솔직하게 말하자면 요 근래 들어 나한테 제일 필요한 책이랄까. 여전히 꽤 막말을 잘 (많이) 하는 사람이어서, 종종 남편한테, 나이 좀 먹은 아이에게 한 소리를 듣는다. 아니 왜 꼭 그렇게 말을 해야 돼? 라고. 고쳐야지 싶은데 그게 참 쉽지 않네요. 지금부터 고쳐보겠습니다.



기억하기론 나온지 되게 오래 된 책인데... 다시 예쁜 새 옷을 입고 나왔네.



-언어다, 까지는 동의합니다. 근데... 시라구요... (어질) 



맞아요, 이제 더워지고 있으니 오싹한 이야기가 좀 필요하죠? 



'다름'을 수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타인의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건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일러줘야 한다는 거. 아이들은 의외로 나 자신이 남과 다른 점이 있음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불안해한다. 자기 자신의 다름을 내가 먼저 인정해야 타인을 설득할 수 있다.




규칙적으로 지속하는 일의 힘듬을 (... 이라고 말하기는 민망한 간격이지만) 자꾸, 자꾸 생각한다. 나 자신을 위해서- 라고 해도, 가끔은 아 그냥 확 다 걷어치워버려! 라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건... 게으름이라는 천성 때문이겠죠 =.= 


오디오북이 꽤 많아져서, 이젠 다른 일을 하면서도 귀로 책을 들을 수 있어서 유용하더라고요. 세상이 참 갈수록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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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 수상작인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을 읽으면서도 느꼈는데 오래된 설화에 새롭게 조금만 색을 입혀도 이야기가 얼마나 생동감 넘치는지... 



상실을 보듬는 이야기. 죽음과 화해하고 남은 상처를 보듬어 다듬는 이야기들이 손을 잡아주기를.


'


내 경우에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끔찍하게 멀미나는 문제들... 일 것 같지만... ㅎㅎㅎ 고등학교에서 기초를 충실하게 닦은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수학/물리학 문제들이라고 말은 하는데, 말인즉슨 대부분은 못 풀 거라는 말 아닌가요. 



수많은 글감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역시 집 아닐까. 뭐가 어쨌건 사람에게는 결국 사는 공간이 필요하고, 그 공간을 경험하고 꾸려나가는 일에서 예외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 경험의 천차만별함만큼의 폭넓은 재미가 있겠지.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다섯 편의 '뉴 러브'를 다룬 작품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왔으니 보험은 들어놓은 셈이겠죠... 그나저나 NEW LOVE라니 뭘까. 결국 사랑 이야기는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요,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쇼킹할까요?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물론 사랑 이야기가 본질이 유사해도 형식이 유사한 건 아니지만)



팬케이크가 설마하니 작가 성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그게 그런 것이었다... (나름 충격) 

포근포근 달콤달콤한 이름과 달리 어쩐지 굉장히 건조하고 거친 글을 쓰신 분인 것 같아 아주 약간의 인지부조화가 왔다. 하긴 뭐 통밀팬케이크도 있으니까 (죄송합니다)



책 제목 진짜 잘 지었다. ㅎㅎㅎㅎ 잠깐잠깐 쉬는 시간에 한 챕터씩 후르륵 읽으면 딱일 것 같... ㅋㅋ 목차 보고 많이 웃었다. 성실형 또라이, 혜성형 또라이, 지식인형 또라이, 첨가물형 또라이, 네네형 또라이, 반정부형 또라이... 끝이 없는 또라이들의 유형을 보고 있으니 제정신으로 생존하고 있음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 아닌가 생각하게 됨.



작가 마음대로 웃기고 울리고 하는 배크만의 소설. 어설픈 은행강도와 다들 어딘가 맹하고 역시나 어설픈 사람들이 우당탕와당탕하는 이야기인듯. 



신간 훑어보다가 이 책 발견하고 무의식중에 '나도 독립하고 싶다'고 중얼댔더니 틴에이저 따님이 엄마 나랑 같이 독립하자, 대꾸해서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게 무슨 독립이니. 



상처와 치유와 회복의 서사.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데도 손을 움직여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더한 슬픔과 고통을 희석시키는 것도 뭔가를 만들고 움직이고 하는 게 잡념을 덜어내어 도움이 되는가보다. 여하간, 인간은 가만히 있으면 한없이 가라앉고, 뭘 하든 움직여야 마음도 숨을 쉬러 물 위로 떠오르는 모양이지...



gossamer라는 단어가 있다. 딱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렵지만 잘못 손대면 뜯어지고 망가지는, 엄청나게 곱고 섬세하고 부드러운 거미줄 같은 것을 말하는데 이 말이 미야모토 테루의 문장을 정확히 묘사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미야모트 테루의 소설을 읽고 나면 느꼈던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시선이, 여기에도 당연히 있을 것 같다. 



삶의 불편함에 잡아먹히지 않고 그 안에서 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나를 지키기 위해 단단한 벽을 쌓는 것. 문보영의 소설이 우리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벽을 쌓아올리기 위해 처음 벽돌을 들어 올리는 순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라고 알라딘 책소개글에 이렇게 적혀 있는데, 이 문장이 정말 좋았다. 삶에서 나를 위한 용기를 내도록 등을 밀어주는 책인가보다,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거지. 



그러니까 나이는 상관 없는 거죠, 내가 몇 살이든, 이게 내가 할 일이야- 라고 제대로 삘 받았으면, 그냥 하면 되는 거예요.

그게 펭귄이든 북극곰이든 호랑이든, 아니면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아무 상관 없는 거. 멋진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쭉 많이 나오길 (나중에 셀프 응원도 되게)



쭉 재미난 이야기를 써 온 보린 작가가 새 책을 냈다. 재미있음을 넘어서 오랜 시간 고민해 온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 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고기, 남의 살이란 건 대체 뭔지, 나는 뭔지, 인간은 뭔지를 고민해 나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고 싶다. 



앞으로의 세상은 수많은 프로토타입의 라이프스타일이 넘쳐날 것이고 개중 어떤 것은 전형이 되기도 할 것이다. 스테레오타입이 된 라이프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형식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이 고지식하고 시대에 뒤떨어지고 이상하기까지 한 학교 제도가 점점 힘을 잃어갈 것이다. 



최근 기시 마사히코의 저서를 읽었는데, 그 분이 책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한쪽에 '재일 코리안이라는 경험' 이 있고, 다른 한쪽에 '일본인이라는 경험'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한쪽에는 '재일 코리안'이라는 경험'이 있고,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애초에 민족이라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일도 없는' 사람들이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평범함'이다.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경험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바로 평범한 보통 사람이다. 


그 평범함을 누리고 싶다는 말인 거다, 다시 말하면. 



아주 오래전에 이 비슷하게 나를 찔끔하게 한 그림책이 있었다. 지금은 아쉽게도 절판인데, <따귀는 왜 맞을까?>라는 제목이었다. 제목만으로도 내용이 다 설명이 되는... 

어른 되기도 참 힘들다. 진짜,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는 법 같은 게 제일 필요한 스킬인데, 왜 아무데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 걸까.



어떤 책들은 읽어야 할 시즌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학교를 주제로 모든 장르별로 모은 단편집인 이 책도 학생일 때 가장 잘 읽히고 가장 큰 교집합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작년 귀국길에, 드라마에서나 보던 '기내에 응급 환자가 발생했으니 의사 선생님 계시면 승무원에게...' 방송을 시켰던 (이걸 닥터 페이징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경험 때문에 본의 아니게 승무원 전용구역에 몇 시간을 머물러 있었다. 애가 정신이 없는 그 와중에도 승무원이 정말 고된 직종이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를 좋아하지만(더불어 내가 보는 건 아무렇지도 않지만) 가끔 아이들이 열심으로 보고 있으면 이거 이렇게 무한정 보여줘도 되나, 갈등할 때도 종종 있다. 물론 만화와는 엄격한 장르 구분이 있는 건 알지만 아이들은 그냥 만화처럼 대사만 나꿔채고 넘어가는 것처럼 보일 때 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픽 노블이 갈수록 좋은 게 많이 나오는 듯해서 더 갈등되네.



까아아아암짝 놀랐다. 진심, 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언어, 이렇게 부제를 붙일 정도로 새로 생긴 단어가 그렇게나 많다고?

그러나 띠지에 붙어있는 포스트코로나,(온택트는 그렇다치고) 케이방역... 이거는... 좀... 그렇지 않은가요? 굳이 사전에 실릴 단어인지 의문이 좀. 



굳이 미술 작품 글쓰기에만 한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여러 종류의 글쓰기에, 이런 방식도 있으니 응용해 보기를 권하고 싶어지는 책. 



와, 이런 생각을 다 할 수 있구나, 감탄하게는 하는데 같은 말을 무수히 반복하셔서 읽는 사람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경향이 없잖으신 분... 궁금하긴 한데 다 읽을 자신은 없어서(전작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듣다가 포기했다. 중요한 말인 건 알겠는데 정말 너무 심하게 반복해) 이번엔 안 그러실라나?



멋진 언니들의 인터뷰. 책소개에도 나와 있듯 이 인터뷰집의 가치는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불안하고, 리스크를 끌어안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는 데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멋지기만 한 인터뷰도 물론 그 나름으로 도움이 되지만, 되게 멋있고 훌륭하고 기타등등해 보이는 그 사람이, 나처럼 매사 불안해하고 힘들어한 시절이 있었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와 격려를 주는 법. 



이젠 정말 더 이상 갑작스레 추운 날이 없을 것 같아서 드디어 옷장 정리를 단행했는데, 옷장 바닥에서, 서랍 한 구석에서 감춰둔 (그리고 자연스레 망각한) 책더미들이 발굴되어서 스스로도 넌더리를 내고 있다. 이 책들 절반 이상 읽어치우기 전에는 새 책 안 살 거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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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2-31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눈물과 울음의 세계를 탐구해 봅시다. 어... 그것이 좀 사적인 영역이기는 해도. 

나이를 먹어서 눈물이 조금 (개미 눈물만큼) 줄어들기는 했는데 여전히 수도꼭지라, 잘 운다. 눈물을 한바탕 짜내고 나서 요즘은 고민하는 것이 이게 쓸데없는 감정소모적 울음이었는지, 카타르시스적 눈물이었는지... 그런 거다. 세상엔 참 다양한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고.  



한국소설을 엄청나게 많이 읽은 것도 아니고 작가를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뭘로 봐도 함부로 입을 댈 수 있는 처지가 아니지만 김금희의 소설을 읽으면, 읽지 않으면 몰랐을... 아마도 끝끝내 모른 척 덮어두고 싶었던 것들을 함께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뭐, 그래서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나는 이런 배경을 가진 저자를 굉장히 선호한다. 한 분야만 들입다 파고 연구한, 빛나는 성과를 한 손에 말아 쥔 전문가의 신뢰성도 물론 존경스럽지만, 자기의 전문분야는 그건 그것대로 두고,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잘한다고 칭찬하는 것도 아닌데 그저 자기의 '좋아함' 하나로 뭔가를 빚은 사람들. 



제목만 소리내어 읽으면 ?????? 싶지만 그거 아니고...

복지관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그림책을 읽어드리는 아이와, 이것이 독서토론인가 잡담의 장인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으시는 어르신들이 맺어가는 관계와 과정 안에서 아이가 만드는 치유와 성장의 서사(일 것으로 추측). 그림이 참 좋다. 



당신이 우주에 관해 알아야 할 10가지가 어쩌다가 우주를 정복씩이나 하는 10가지 지식이 됐는지 그 엄청난 차이값은 뭐 나중에 생각해봐도 괜찮을 것 같지만요.



그러게요, 별 것도 아니고 대단할 것도 없어도 그런 소소한 선의가 얼마나 필요한지요. 냉소보다 위선이라는 작가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차라리 착한 척이라도 하자고, 그러면 언젠가 그게 몸에 밴 태도가 될 수 있다고.



레몬첼로 1권이 참 재미있었는데 시리즈가 줄줄이 나오는것이... 텐션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문득 궁금. 



이 책 소개 보자마자 The Encyclopedia Brown 시리즈가 떠올랐는데, 접점이 있으려나?



재미있을 것 같은데, 너무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잠 못 잘 것 같아(나잇값 못 하는 겁보입니다)...



요즘 정말 수학책 많이 나오네. 쫓아가면서 정보 파악하기도 힘겨울 정도로 많아... 



패션에 엄청난 열정을 불사르는 틴에이저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을듯. 옛날 위인보다 살아있는(내지는 비교적 최근에 타계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요즘 아이들에게는 영감이 원천이 되어줄거다. 



무거운 책인데, 마음속에 깊이 담가두고 조금씩 꺼내어 읽고 축축한 감정은 또 잘 말려 빳빳하게 보관하고, 그러고 싶다. 



문화 속에서 상징물로 남은 동물들. 그들이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자. 오케스트라의 방식으로.



세상을 읽는 법을 배우려면 이런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이 셰프가 다른 동료들과 함께 쓴 다른 카레 책을 본 적이 있고 몇 개는 따라 만들어도 봤는데, 맛있었다. 실로 카레 덕후라고 부를 만한 분이고, 나는 카레를 좋아하는 1인이므로, 일단 관심도장 꾸욱.



오가와 이토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그건 바로 대답을 못 한다. 그렇다고 싫어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 밍숭맹숭한 대답 한 가운데에 오가와 이토를 가끔 읽는 이유가 묻혀 있다.



엄마표로 영어를 가르칩시다를 짜랑짜랑하게 외치는 책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이런 책을 발견하면 정말 반갑고 고맙다. 다 좋은데, 영어가 왜 필요한지, 영어에 대해서 어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얘기부터 먼저 하는 게 사리에 맞으니까. 응원의 의미로 꼭 사서 읽겠습니다.



자연의 개념을 루빅스 큐브처럼 분할해서, 어느 순간에는 맞추어 가며 분리하고 서술하고 통합하는, 그런 책처럼 보인다. 열 네 개의 시선으로 자연을 통찰하는 듯한 목차를 보면서 이것은 꼭 자연의 녹색을 읽으려 하는 노력 같다, 그런 생각을 했다. '녹'색 한 마디로 축소하는 것이 절대로 불가능한 GREEN ALIVE, NATURE ALIVE in human, with human, for human. 



국어 시간에 이런 책 함께 읽고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토론하면 어떨까요? 애들은 어른보다는 훨씬 불편한 이야기 하는 거 좋아하던데. 



나는 정지우 작가를 『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를 통해 알았다. 뭐 이렇게 착한 글을 쓰는 작가가 다 있나 생각했더랬다. 이번 책도 어쩐지 그럴 것 같다. 표지마저 그렇네.



믿고 보는 출판사,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항상 나를 설레게 하는, 지갑은 공포에 떨게 하는, 그놈의 도감. ㅎㅎㅎ



(한 번 더 가죠,) 예나 지금이나 덕후들이 세상의 결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드는 법이죠... 



그림책 독자층이 두꺼워지고 그림책도 좀 더 많이 팔리고(... 있기를 바라고요), 그러다보니 그림책 가이드라든가 에세이라든가... 굉장히 많이 출간되고 있는 듯. 개중에 정말 보물도 있고 일기는 일기장에 부탁드려요(물론 남의 일기 읽는 맛이 각별하긴 하지만) 싶은 책도 있는데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컨셉트가 아주 명확해서다. 2010년대의 우리 그림책, 이렇게 또렷하게 범위를 좁혀놓았다. 이렇게 정확하게 난 무슨 말을 할 거야, 라고 알려주는 책들은 쓰다듬어주고 싶어진다. (아니 왜???)



세상의 똑똑한 사람들은 이렇게 사업을 한단다, 라고 가르치기에 딱 적절한 교과서적인 책. 원서들 뒤지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정말 놀랐던 건 의외로 우리나라에 번역된 좋은 책들이 상당히 많다는 거다. 슬픈 건, 1-2년 뒤에 절판의 수순을 밟는 책들이 다수라는 거. 여기까지 들어와서 이런 게시물까지 보는 분들에게는 하나도 해당사항이 없는 얘기지만, 책 좀 삽시다, 제발. 안 읽어도 되고요, 그냥 사기만 해 줘도 된다고 쫌. 커피 두 잔 값 밖에 안 하는구만. 



이거슨 그럼 포렌식 교과서인가... ㅎㅎㅎ 학부모의 한계다. 모든 게 다 교과서적으로 보이는...


비가 온다. 꽤 많이 내린다. 이 비는 아마도 수요일까지 쉬지도 않고 내릴 듯하다. 비 오는 날 최고 좋은 건 커피 한 잔, 재미있는 소설 한 권(왠지 비 내리는 날 논픽션은 싫어), 그리고 뭔가 까서 입 안에 털어넣고 오물거릴 수 있는 간식거리 조금. 

그저께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을 눈물 쥐어짜면서 다 읽었고, 절대 지하철에서는 못 펼쳐들 것 같은『브로맨스 북클럽』을 읽기 시작했다. 제목이 참,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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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mn책을 한달에몇권씩 사시는지 궁금하네요

라영 2021-06-04 10:4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제가 일일이 세어보는 건 아니라 정확히 모르겠지만 확실히 서른 권은 넘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