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을 돈으로 만드는 기술 - 작은 영향력으로 큰 결과를 만들어 내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박제인 지음 / 천그루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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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내가 먼저 골라드는 유형의 책이라고는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내가 유령처럼 드나들곤 하는(여기서 잠깐 조금의 가책을 느낀다) 책 블로그에서, 이 책을 지나가듯 언급하셨고 그 분의 책에 관한 감각을 꽤 신뢰하는 나로서는 충분히 모험을 해 볼 만하다고 느꼈다. 여기서 잠깐 딴 소리인데, 일면식도 없고 그저 착실히 쌓아둔 글과 리뷰만 갖고 어떻게 '믿음직한'이라는 형용사를 거리낌없이 온라인상의 그 장소 이름 앞에 붙일 수 있는지 순간적으로 나도 의아했지만, 이제 이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의 한 갈래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아무튼,


이 책은 자기 자신을 브랜딩하는데 성공하고, 그 일을 업으로 삼는 데에도 결국 성공하고, 자기가 터득한 만큼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알려줘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의 성장기이며 성공기이고, 실전 어드바이스집이다. 물론 거기에 약간의 비용은 지불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나요.


글쓴이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분이 계셨다. 그 분이 누구인가 하면 소설가 김영하 씨다. 

(광적인 자료 수집가의 태그활용전략이 제대로 기능해 준 사례인데, 에버노트 덕이라고 해두자...)


안타깝게도 서버에서 삭제가 된 건지 뭔지 URL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서 외부링크를 걸지는 못하겠는데, 그대로 스크랩해놨던 기사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혹시 그런 예술가 지망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허술한 데를 노리셔야 돼요.(웃음) 허술한 데 들어가서 장악하는 게 중요해요. 유명한 데 들어가서 화려하게 하고 싶으시겠지만 그런 방법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그렇게 보여서 원고를 보냈던 것이고요. 보통 투고 하고 초조하게 한 달 기다리고 그렇잖아요. 그때 4일도 안 돼서 전화가 왔어요. 역시 허술하구나(웃음) 했죠.

박세인 작가가 이것과 아주 유사한 지점을 짚어 강조하는 챕터가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라면, 그건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 맞는 거다. 분야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통하는 원리들이, 정말로 있으니까. 예를 들면 피아노를 칠 때나, 그림을 그릴 때나, 칼질을 할 때나, 뭐 기타 등등의 상황에서 다 통하는 중요한 팁이 바로 힘을 빼는 일인 것처럼. 

특히 마지막 챕터의 수익구조를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팁들이 아주 유용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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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사람이 말하면 사고 싶을까? - 끄덕이고, 빠져들고, 사게 만드는 9가지 ‘말’의 기술
장문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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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다 읽고 든 생각 딱 한 줄. 


그러니까 광고에서 하는 말은 하나도 믿을 게 못 된다를 많은 증거를 들어 열심히 설명하셨군요.


(할말하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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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가 저자의 이른 죽음과 더불어 엄청나게 화제가 됐을 때 내가 했던 생각은 이랬다. 아무리 인기가 있고 아무리 재미가 있고 아무리 대작이 될 뻔한 자질(?)이 있었으면 뭐 하냐, 작가가 죽었는데. 이 시리즈는 이제 이대로 끝난 건데. 이다혜 작가가 어디선가 언급했듯 스티그 라르손은 본의 아니게 전세계를 욕구불만에 빠트리고 말았는데, 굳이 뭘 읽어서 셀프고문을 하나. 


사람은 역시 함부로 입을 놀리면 못 쓴다. 


첫 책이 도대체 무슨 경로로 내 손에 들어왔는지는 기억도 안 나는데(즉 내가 산 건 아니란 뜻), 그리고 어쩐지 으스스하니 소름이 돋는 표지여서(장르를 생각하면 엄청 잘 만든 표지다) 책꽂이에 꽂아두고, 늘 그렇듯 그 앞줄은 또 다른 책들을 주르륵 꽂아놓는 통에 존재를 완전히 망각하고 있다가 우연히 지난주에 툭, 바닥에 굴러떨어지는 바람에 Aㅏ 너도 우리집에 있었냐... 이렇게 멋적은 소리를 하며 책을 펼치고 말았지요 orz


그리고 어제 하루를 통째로 들이부어 2권을 끝내고 나니 이게 심히 고민스러운거다. 계속 이 층계를 올라가서 끝에 뭐가 기다리고 있는지 봐야 할까 이제라도 발걸음을 돌려 내려가야 할까. 하나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스티그 라르손이 원래 본인이 기획했던대로 10부작으로, 쓰려고 했던 이야기를 썼다면 망설이지 않고 끝까지 갔을 것이다. 


작가가 자신을 투사해 만든 것 같은 미카엘도, 예사롭지 않은 과거를 가진, 셜록과 비슷한 고기능 소시오패스적 성향을 가진 리스베트도 그 정도의 매력과 끝까지 파 보고 싶은 스토리가 있는 인물인데다 작가가 이 시리즈를 통해 그의 인생에서 쭈욱 추구해 온, 그에게 중요했던 이슈들을 아낌없이 터뜨리려고 했다는 걸 앞의 두 권만으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작가의 때이른 사망이 아쉽고, 공식적으로 지명된 후속 작가이기는 하지만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스티그 라르손이 원래 썼어야 했던 폭발력 있는(있다못해 분명 터졌을 거다, 밀레니엄을 읽었으면 누구라도 이 생각 하지 않았을까) 클라이막스를 과연 만들었을까... 를 생각해 보면, 고개가 좀 비뚜름해진다. 끝까지 다 읽은 분들의 리뷰를 읽어보면 예상이 과히 틀리지 않은 것 같고. 


하여, 결론은 아쉽지만 여기서 덮는다는 것. 


그건 그렇고 옛날부터 참 궁금했는데, 왜 이런 스릴러 소설들의 주인공들 앞에선 여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맥을 못 추는 거죠? 대체 이 근본없는(?) 캐릭터 전통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건지. 어쩐지 돈 없고 싹싹한 여주인공 앞에선 돈이 많거나 인물이 출중한 남자들이 눈빛이 흐물흐물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인 것도 같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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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6-15 12: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 이 시리즈 3권까지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작가가 사망했다고 해서 좌절했었어요ㅜㅜ 기획했던대로 10부작 완성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다른 작가가 이어서 썼다고 하지만 어떨지 모르겠어서 손이 안 가네요.

라영 2021-06-15 13:07   좋아요 2 | URL
아 정말 동감 백번이요. 저도 그래서 그냥 여기서 포기하기로 했어요. 물론 그 분 입장에서 얼마나 부담스러웠겠으며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야 없었겠지만, 그건 인간적으로 이해하려고 했을 때 보는 방향이고 독자 입장에서 보자면 좀(많이) 아쉬울테고 그렇고 저렇고 한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는 거죠... 이 책의 운명이려니 해도 좀 안타깝긴 해요.
 
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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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인데 읽는 데 오래 걸린다. 책등을 세워 엎어둔 채 자꾸 앞 베란다 창을 통해 멀리 있는 산을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흐리멍덩한 날에는 산의 윤곽만 흐릿하게 보일 때도 있고, 그나마도 안 보일 때도 있는데, 유난히 맑고 쨍한 날에는 신기하게도 지독한 난근시에 시달리는 내 눈에조차 산에 빽빽하게 심긴 나무들의 실루엣이 도돌도돌하니 엠보싱 무늬처럼 들어와 박히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딱 그렇게, '갈 만한 짓을 했으니 갔겠지' 하며 한데 생각 속에 모아 생각했던 소년원 아이들이 제각각 심겨 있는 별개의 한 그루 나무처럼 도드라져 읽힌다. 글을 쓰신 선생님은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질문이 내게서는 계속 떠나지 않는다. 하나하나는 이렇게 순한 마음이 여전한 아이들인데, 왜 이 아이들은 거기에 가 있을까. 


비슷한 때에 기획은 다르지만 어쨌건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었던 경험을 쓴 책이 출간이 됐었는데 그 책은 상당히 실망스러웠었다. 책에서 내가 기대하는 기본적인 몇 가지 잣대가 있는데 그 중 어떤 것도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 책은,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앎을 가져다 주었고, 아마도 나의 인간성 어딘가에 바닥에 묻혀 있기는 있을 감정들을 흔들어 깨웠고, 우리가 뭔가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사회적인 공감대와 이슈를 형성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했다. 어떤 면에서는 희망도 주었고. 그러니까 혹시 이 책을 아직 안 읽으신 분들은 함께 읽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활자가 주는 여러 종류의 재미를 경험하게 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웃음, 슬픔, 안타까움, 분노를 느끼는 것,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는 것, 아이들이 이 모두를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살다가 심심할 때, 마음이 힘들 때, 외로울때, 무언가에 대한 지식을 더 알고 싶어질 때도 책을 펴게 되지 않을까. -44쪽


의도를 지닌 이야기였다. 그렇게 짐작되었다. 소년의 마음에 '하고 싶은 일' 하나 만들어주고 싶은 의도.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은 자신을 무작정 방치하지 않는다. 그 일을 이루기 위해서 돈을 모으든 공부를 하든, 어떤 노력이건 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길 안의 삶'을 살게 된다. 박찬일 작가는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그저 슬쩍, 작은 일 하나 보여주고 "이거 하고 싶지 않니?"라는 말을 가만히 건넨다. 그 일 하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돌보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이 마음이 소년들에게 맑은 물로 스미고 있다. -54쪽 


"아, 그러면 나는 처음으로 민우에게 책을 읽어준 사람이 된 거야? 17년 만에?"

"예, 그렇습니다."

"우아! 영광이야." 

민우는 생애 17년 만에 첫 번째인 일이 두 가지 생겼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재미있는 책을 만났고, 자신만을 위해 책을 읽어준 최초의 어른이 생겼다. 이 사실이, 나는 눈물겹다. - 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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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6-09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저도 이 책 너무 좋았아요!

라영 2021-06-09 16:3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사실 마음이 아파서 쭉 읽기는 힘들었는데 정말 읽은 보람이 있더라고요.
 


독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책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 온전히 자기중심적인 흥분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바로 독서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책이 건네는 말을 찾는다. 작가들이 아무리 엉뚱하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세상에! 이건 내 이야기잖아!' 라고 말하는 독자는 언제나 존재한다. -81쪽


맞다. 정말 맞는 말이다. 에지간한 책에서는 분명 어딘가 나의 일부와 공명하는 인물이든, 사건이든, 배경이든, 어쨌건 그런 문장이 찾아진다. 


이 책에서 예를 들자면, 내 경우에 나 이거 뭔지 너무 잘 압니다 싶었던 건 이 대목. 


어떤 작품들을 읽으면 '나라고 쓰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라고 생각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평론가로서 오랜 길을 걸은 끝에 루슈는 질투와 좌절이 뒤섞인 심정으로 결국 소설 쓰는 걸 포기했다. 글쓰기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니 마음은 오히려 편안해졌다.

그는 원하던 일을 끝내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마음 한 쪽에 늘 묵직하게 남겨둔 채 살아왔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누구도 원하지 않은 책들의 도서관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던 건지도 모른다. 그는 내려놓는 행위가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222쪽


나이를 먹고 세상에 적응하면서 산다는 건 하나씩 마음에서 내려놓아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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