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아틀라스 1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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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사고방식과 생각을 뒤집어 엎게 만드는 소설들- 이라는 타이틀 아래 추천되어 있던 책. 한숨이 나오는 장대한 흐름. 아둥바둥 사는 게 다 뭘까 싶어지는... 내가 감각하는 길이의 삶 안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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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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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우시고 소심하신 투덜이 번역가 선생님.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졌거나 알려지지 않았거나에 관계없이 한 분야에서 대표로 이름을 걸 만한 높이에 도달한 분들은 사적인 글을 쓰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세상 천지에 누가 나한테 관심이나 있겠나 싶은 사람(물론 마이너스적 관심조차도 기꺼이 즐기시는 %가 분명 존재하지만서도)도 공개적으로 구시렁대는 흔적을 남겨 놓고서는 한참을 아 괜히 말했나, 괜히 썼나, 고민하게 마련인데 이 정도 네임 밸류가 있으신 분은 오죽할까요. 그것도 마음 속 방이 유난히 작은 사람들에게는 몇 날 몇 일의 이불킥을 예약하고도 남을텐데. 예전에 노지양 번역가의 에세이를 읽을 때도 약간 그런 기분이 들긴 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속으로 많이도 오래도 삭히셨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마음 속 한 자리에 발효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은 힘들어요. 진짜. 에세이를 읽다 보면 난 이 마음 너무 잘 알겠다, 그러면 좀 지나치게 감정이입돼서 읽기 힘들어질 수도 있을 법 한데 그렇게 무거운 이야기는 없구요. 나도 이런 사람 걸려본 적 있는데 진짜 짜증나지, 그러고 웃으면서 넘어가는 정도. 


다른 에세이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면 작가의 전문분야 덕분에 들을 수 있는 곁 이야기가 흥미로워요. 그 작가에게 유별난 관심이 있어서 따로 찾아보거나 하지 않았으면 알 수 없었을 뒷이야기(라고 쓰면 뒷담화 같아서 좀 별로인데 딱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를 듣는 건 아주 재미있네요. 


저는 개인사를 듣는 걸 아주 좋아해요. 그래서 에세이나 인터뷰집을 좋아합니다. 


한 권의 에세이나 인터뷰를 통해 듣는 압축되거나 부분적으로 과장되고 또 생략되기도 하지만 어디에나 빛나는 구석이 있는 이야기들은 하나의 세계를 담고 있는 소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으니까요. 소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내게 동시대성을 느끼게 한다는 것 정도일 것 같고요. 매력 없는 에세이는 딱 그거죠, 시종일관 교조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들. 뭐라는 거야 정말, 종이뭉치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하고 싶지만 그럴 용기는 없.


완전히 대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타깃은 아마도 작가와 가장 비슷한 정체성을 두르고 계신 분들이겠지만서도, 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부분 조금쯤은 공유하면서 사는데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어도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이라는 강력한 무기를(요즘은 분실하신 분들이 좀 많은 것 같긴 하지만) 가진 종족이니, 웃고 싶을 때라면 언제든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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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의 첫문장이었을 때 - 7인 7색 연작 에세이 <책장 위 고양이> 1집 책장 위 고양이 1
김민섭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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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습니다.


꽤 오래 생각해봤는데도, 재미있다는 말처럼 넓고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아요. 그만큼 닳고 낡은 말이지요. 재미 포인트를 1점 획득하셨습니다, 라고 머리 위에 캡션이 딱 떠오른다고 쳐도 말이죠... 독서가 무슨 아케이드 게임도 아니고 그런 게 정해져 있을 리가요. 그러니까 그냥 재미있었다고 퉁치고 넘어가지 말고 어디가 재미있었는지를 밝혀 쓴다면 이게 나하고도 재미 케미가 맞을지 안 맞을지 좀 더 쉽게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런 차원에서, 나는 어디가 재미있었을까. 


딱 한 마디로 줄여 쓴다면 김혼비 작가를 발견한 책이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컨셉과 주제가 명확한 기획물을 읽을 때의 제일 큰 수확은 새로운 작가를 건졌을 때... 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책에 실린 김혼비 작가의 모든 글이 다 어떤 식으로든 깊은 인상이라는 마크를 남겼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백미는 뿌팟퐁커릴y한 K씨에 대해(물론 그 계기를 열어준 태국인 친구 V씨의 역할이 미미하다고 할 수 없지만) 쓴 글이거든요. 이 글이 백미인 이유는 바로 이 주제를 선정한 작가가 본업도 따로 계신 그 유명한 남궁 작가이기 때문이죠.  이것은 나를 이길 자가 없을 것이다 회심의 미소를 흘리며 낢궁캭뿌팟퐁(ㅈㄱ... 이걸 쓰는데 오타를 네 번 냈...) 이야기를 쓰셨겠지만, 혼비 작가의 뿌팟퐁커릴y 이야기에 카운트 어택을 맞고 가슴을 부여쥔 채 장렬히 쓰러졌을 것이다... 고 상상 속에서 확신하는 바입니다. 원정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가 원래 더 짜릿한 법... 


두 번째 재미 포인트. 

더할 나위 없이 참신하지만, 거칠고 날카로워서 듣는 사람은 물론 말하는 사람의 고막마저 상처내는 그런 마이너스 이펙트가 없는, 의뭉스럽고 귀여운 맛도 있지만 너 까는거야, 라는 핵심은 살아있는 욕을 배울 수 있습니다. K 작가님께 감사의 꽃다발이라도 바치고 싶은 심정. 요즘 내 속을 썩이다못해 발효해서 새 미생물이라도 키워보고 싶으신건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어떤 분이 계신데(this is the person who must not be named), 이 분이 바로 그 말갈족 같아서였다는 걸... 깨우친 순간 어떤 환희가 찾아오더군요. -_- ... 이 상쾌하고, 불쾌감은 전혀 주지 않는 드립을 칠 때마다 말초신경계를 후드득 훑고 지나가는... 어떤 쾌청한 감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요. ㅎㅎㅎ 


이상을 종합해 본 결과 뭔가를 새로 얻었을 때 재미있었다고 할 만 하다는 결론을 하나 얻을 수가 있었네요. 물론 재미의 세계는 광활하기 짝이 없어 이런 잣대 하나만 찍어놓고 탐험을 마쳤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겠습니다만, 그래도 그게 뭔지 알아내려면 하나씩 파 보는 게 제일이죠. 사실 제가 궁금해서라기보다는 중딩이가 심각하게 재미가 뭘까? 라고 화두를 던지기에 생각하느라 끼적대 봤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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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 알아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엔 이른 진실들이 있다. 그래도 겪어 본 분들의 말씀은 새겨듣는 게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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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Hugo's Huge Ego (Hardcover)
Van Dusen, Chris / Candlewick Pr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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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나 "thee"같은 말을 쓰던 그 옛날 옛적, 자아가 너무 강건한 나머지 온 국민의 민폐쟁이로 군림하는 폐하가 계셨습니다. 행차라도 한 번 할라치면 지존의 자존심을 누구라도 건드리는 일이 감히 일어나선 안 되었지요. 그러나 자의건 아니건 이 자만심 가득한 왕의 행차길을 어떤 소녀가 방해함으로써 갈등이 발생합니다. 사실 이 소녀는 마법사였거든요. 자만심과 이기심 말고는 당최 들은 게 없어 보이는 왕에게 저주를 겁니다. 당신의 그 잘난 자만심을 과연 어디까지 감당하나 두고보자, 하면서요.

크리스 반 두센의 사실적으로 유머러스한 그림은 너무 훌륭해서 언어에 관계없이 이 이야기는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작가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어요. 물론 예측 가능하듯 자만심 덩어리의 화신인 폐하께서도 결국 혼쭐이 나게 되구요,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되죠.


이 이야기를 처음 읽은 만8세에게 에고가 무슨 뜻일 것 같아?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자기만 사랑하고, 자기만 중요하고, 자기를 너무 사랑해서 다른 사람은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마음.


뻔한이야기재밌는발상 

쪼금신나 

웃겨요 

가르쳐주고싶은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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