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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또 터진(!) 손목사고로 반깁스의 나날을 보내느라 주중엔 단 하나의 포스트도 작성을 못 했다(언젠 한 것처럼 ㅋ) 그러나... 이거 밀려놓으면 나중에 무슨 책 살지 추릴 때 엄청나게 고생하므로 간만에 등장한 독수리타법으로 메모를 한다.


난 이런 고발문학을 만나면 너무 괴로운 심경이 되어버린다. 안 그래도 유리멘탈인데, 정말 힘들다... 끝까지 맨정신으로 버티면서 이 더러운 진실을 고발하는 텍스트를 완독하는 건 사실 지독한 싸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건 달리 말하면 읽는 자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진 윤리이기도 하다. 더한 고통과 싸우며 고발하기로 결심하고 그 시간을 낱낱이 되살리며 기록한 이에 대한 도덕적 예의다. 그러니까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읽고, 주변의 많은 '읽지 않으며, 그래서 알 기회가 없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개인적인 호감이 있는 출판사. 전공시간에 미술사 배울 때는 죽어라고 열심히 안 했는데, (어찌보면 필요없을지도 모를) 지금은 왜 이것이 이렇게 흥미로운가. 사람은 왜 하라고 할 때는 안 하고 하기 쉽지 않을 때 하고자 하는 열망을 불태우는가... 이런 시답잖은 생각이 피어오른다. 이 책을 보니까. ㅎㅎㅎ 



한동안 한국소설을 읽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 한동안이라고 하기에는 꽤 길었다. 한국소설에서 반복해서 이야기되는 어떤 형식과 테마가 있었는데 나는 그게 진저리나게 싫었다(그땐 그랬습니다). 책친구들이 네가 분명 좋아할거라며 추천해주던 작가들도 됐어, 하며 거부했던 그 시기에 이 작품이 처음 나왔었던 것 같다. 이제는 한국소설을 굉장히 좋아하게 됐으며, 오래전에 내가 놓쳤을 게 분명한 좋은 이야기들도 늦었지만서도, 찾아 읽고도 있다. 이 책도 읽어야겠다.



책과 서점에 관한 앤솔로지래요... 어... 다른 이유가 필요한가...?



유령소설이라고.

어... 이 책 소개를 읽는 순간 자동적으로 떠오른 외화가 있다. 로케트가의 유령이라는 타이틀이었는데 우물에 빠져죽은 엘리라는 이름의 소녀 유령이 수십년(이 아니라 백년이 넘었나, 아무튼 거의 삼십여년 전의 기억이므로 정확하지 않다)을 건너뛰어 자기가 살다 죽은 집에 이사 온 가정의 10대 남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줄스라는 이름의 이 아이에게만 엘리가 보이는 까닭에 둘은 우정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특별한 감정을 쌓는다. 그러나 엘리는 유령이고 줄스는 성장하는 살아있는 인간이다. 이제 이 둘은 어떻게 될까(나는 엔딩을 기억한다...). 어쩐지 딱... 딱 그 외화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인데, 재미있을 것 같은데 좀 더 우울하고 음습할수도 있고 그리고 왠지 슬플 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 



정말 특이한 기획이다! 책 한 권으로 한 달을 산 기록인 듯하다. 한 달에 한 권의 책만 읽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그 책과 맺는 관계의 두께와 깊이는 한 번 읽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는 사람과 같지 않을 거라는 건 너무 당연한 거고, 그냥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그래서 무엇을 얻었는지, 너무 궁금하게 하지 않는가.



이런 책들이 나오면 관심을 갖는 학부모가 절반, 좋은 얘기겠지만 교사와 학교 얘긴데 그들이 봐야하는거 아닌가 하는 학부모가 나머지 반일 것 같다. 아니고요. 부모가 아이를 착취하지 않는 바른 교육 실천 사례를 알아야 그것을 도입하고 적용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뭘 알아야 바꿀 거 아니겠어요. 착취해서 성과라도 나면 뭐 그거로라도 면피가 될진 모르겠는데 분명 앞으로는 그거 안 될 거 확실하구요. 그러니까 공부해서 알아야 돼요. 읽읍시다. 분명 적용 가능한 부분이 있고 좀 더 기다려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모르면 아무것도 정책적으로 요구할 수가 없어요.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게 바로 GRIT 그거다. 



사람과 함께 사는 동물, 개... 개가 등에 진 것들은 많다. 너무 많다. 사람이 멋대로 부여한 의미와 지워 준 짐이 무겁다. 개한테 걸린 무게만큼 그 개를 데리고 있는 사람도 함께 지고 있는 게 맞을까 가끔 생각한 적 있다. 개든 사람이든, 같이 산다는 건 그런 거 아닌가? 

주인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 친구라고 하는 게 맞을지 몰라도 아무튼 동반자를 찾아 헤매는 개 이야기라고는 하는데, 그 여정 중에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래저래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할 것 같다.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상처있는 아이가 다른 상처를 가진 아이를 보듬고 또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아이들이 서로 연대하는 이야기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사실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을 거고 그 상처를 타인에게 상처입히는 정신승리용으로 쓸지 아니면 나와 비슷하게 아플 타인의 손을 잡아주는데 쓸지... 그건 오로지 본인의 선택이다. 그런 이야기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주 많이 읽었으면 좋겠고 어른들이 많이 들려줬으면 좋겠다. 















신간훑어보기라고 하기엔 좀 민망한 것이 벌써 사버렸다. :)

네... 우린 Me Too가 필요해요. 동지가 필요하죠. 왜냐면 너무 희한한 사람들이니까,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그러니까 한 권씩 끼고 나도 그래요!를 외치고 싶을 때마다 펼쳐보면 됩니다. 하하하하하



유유*김겨울도 뭐랄까 뭘 따지고 있나요 그냥 결제하면 되지, 그런 기분. 



소년원의 소년들과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만나게 해 준 선생님이 엮은 기록들. 이야기의 힘이 어떤 것이고 교육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이처럼 힘있게 말할 수 있는 사례가 또 있을까? 결국 사회는 언젠가 아이들이 운영해야 할 것인데 아이들 마음이 황폐하면 황폐할수록 결국 그 시기에 노약자가 될 우리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거다. 마음을 살려주는 길이 어떤 것인지 가장 진정성있게 보여줄 수 있는 책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나는 정말 이렇게 살고 싶었다. 포기한 부분도 많지만 어떤 지점에서, 내가 교육에서 양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만큼은 지켜내려고 분투하고 있기도 하다. 보편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내가 가장 원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은 길을 골라 먼저 걸어간 선배들의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들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배우고 싶다. 



생각하지 못했던 시선, 가져보지 못했던 의문을 제기하는 소설이 훌륭하지 않기는 힘들겠다. 이 소설은 그 이상의 뭔가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요일 오후가 지나가고 있다. 더불어 1월이 지나가고 있ㄷ ... ㅏ... 

2월 구정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신년계획을 되풀이할 때가 다가온 듯... 신년계획은 언제쯤 딱 1월로 정리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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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8 1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영 2021-02-08 16: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좀, 지루할 것 같기도 한데 어떤 느낌일지 전혀 상상도 안 되네요.
 


눈이 가긴 하는데 실제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는 섣부르게 권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개인적으로 책의 본래적 특질들은 그대로 두는 것이 좋지 아니한가... 주의이기 때문인데, 어딘가 영상미디어에 한 발을 담그고 있는 듯해 보여서 일단 살펴는 보자 생각하고 바구니에 담아두기로.



오랜만에 목차와 소개를 보자마자 어머 이건 사야 해. 

편향, 편견, 오해, 이런 것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럭무럭 자라났을 것이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누구에게든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므로 알 껍질이든, 버블이든, 캡슐이든 매트릭스든 뭐든 간에 깨고 나오고 싶다면 책을 읽어야지.



상상력, 창의력, 동기부여, 뭐라고 불러도 좋겠다. 이런 책들은 페이지를 넘겨가다보면 마음 안 어딘가를 꾹꾹 누르고 간다. 대단하지, 경이롭지... 를 넘어, 뭐라고 불러야할지 잘 모르겠는 그런 마음 언저리를 밟아 깨우고 간다. 어른도 그런데 애들은 오죽할까? 좋은 책들을 아이들 곁에 갖다 놓는 건 정말로 세상에 다시없는 수익률을 내는 투자다. 전집 말고.



좀머 아저씨의 책들은 무슨 잣대로 재든 빠질 데 없는 최고 도감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언제든 누구에게든 추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순간에도 그게 잘 안 된다면 제삼자의 시선을 빌려올 수도 있겠다. 따가운 말이 있더라도 뭐 어떤가, 뒷담화도 아니거니와 설령 욕이더라도 그게 배 뚫고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나와 우리가 어렵게 가까스로 공고히 한 정체성이라도 가끔은 흔들어 부수고 시대에 맞게 조금씩 다듬고 깎을 필요가 있는 법이니까.



네? ... 어슐러 르 귄이잖아요. ㅎㅎㅎ 



작가도 전혀 모르고 제목도 굉장히 낯선 언어의 느낌이고... 다 되게 멀게 느껴지는데 작가가 형법학 교수란다. 게다가 중국 범죄심리 소설의 일인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기도 하고. 갑자기 누쿠이 도쿠로가 생각나는 건 왜 때문일까. 누쿠이 소설을 읽었던 시절엔 정말이지 꿈자리가 너무나 뒤숭숭해서 잠이 안 올 지경이었는데 (무섭다기보다 그, 사건에 얽힌 마음들 때문에 -_-) 왠지 그럴 것 같아 이 책도.



물리학자들을 본투비지니어스로 추앙하는 청소년께서 계시는 관계로다...



이거는 활에 환장하신 아드님(-쉐키)이 계시는 관계로.

세상엔 온갖 다종다양한 무기가 많은데 이 분은 왜 하고많은 것 중에 활에 꽂히셨는지는 가족 중 그 누구도 모른다. 사실 본인도 모르는 듯. 그러나 이런 책을 사주면 당분간 나는 더 많은 핸드메이드 화살들이 날아댕기는 꼴을 봐야할지도...?



어쩐지 떠올리게 하는 책이 있는데 읽어보기 전엔 모르겠다. 아무튼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책, 독서, 도서관 내지는 서점에 관한 책들 안 좋아하는 사람 거의 못 봤다. 이미 질리게 읽은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덜 질렸나보다. 아마존 평점은 괜찮은 편이고 다른 책들도 있네. 궁금하다.



인터뷰집. 나는 인터뷰를 좋아한다. 책꽂이에 인터뷰집만 모아둔 칸이 있을 정도로 인터뷰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잘 써주면 좋겠지만, 일하기도 바쁜 사람들이 모두 그럴 수는 없으니까 이렇게라도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면 그것만으로도 고맙고 또 좋다. 귀한 이야기들을 모아준 이다혜 작가에게도 감사를. 


밀리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모아서 신간(다 사 보는 것은, 솔직히 좀 무리지만)을 정리해두는 건 여러모로 편리하긴 한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시간이 들어간다. 아무리 나중에 내가 편하려고 이런다지만 세상에 진짜 공짜가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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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도대체 언제적 얘기여) 연구하고 수업듣고 논문쓰고 하던 시절 경험이라는 게 아주 핫한 키워드여서 여기에서도 경험 블라블라하면 오오-, 저기에서도 경험 블라블라하면 아하, 끄덕끄덕, 이랬던 때가 있었다(한마디로 이현령비현령...). 그래서, 그놈의 정체가 뭐냐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있었는가하면 내가 워낙 어렸 -_- 어서 그런 생각따윈 싹을 내릴 여지가 없었는데 새삼 궁금해지긴 한다. 네 놈은 뭐냐, 아니 당신은 누구십니까. 



특정 출판사를 편애하는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연속 글항아리 책... ㅎㅎ

이런 덕후느낌 충만한 책은 재미없는 경우가 몹시 드물다. 관심 있으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면 남들한테도 신명나게 얘기하게 되고 거기에 전문적인 지식까지 더하면 무적이랄까. 원래 덕후기질 있는 인간이라 심지어 옛날엔 튀김의 기술이었나, 꽤나 고가인 책을 사서 독파한 적도 있는데 그래서 튀김을 잘 하게 되었는가하면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튀김 기술이 눈부시게 향상되어 동네 아줌마 레베루는 확실히 뛰어넘었지 싶은 자뻑도 종종 했다. 다만 기름 냄새 질색하는 동거인덕분에, 쩜쩜쩜. 



저자가 밝히길, 스스로는 페미니스트 소설을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쓰다 보니 이것은 페미니스트 소설이 되어야만 한다고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번역은 아직 안 된 듯한데, 전작 Boys Don't Knit에 이은 후속작이라는 걸 보니 대강 어떤 흐름을 갖고 기획된 이야기인지 감이 온다. 누구라도 그럴 듯. 주인공 여자아이임에 분명한 표지 소녀의 표정이 압권이다. 



뭘까... 이 책, 감이 안 잡힌다 (설정이 너무 미스터리판타스틱한 미궁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 학교 일진들한테 개기다 몸이 두조각 나서 영육이 분리된 채 어쩔 줄 모르던 주인공이 호그와트보다 더 알 수 없는 요상한 학원에 살게 된다... 는 설정인데 세팅부터 드라마틱하네.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이슈 때문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이 조그만 별 공간을 나눠 쓰는 피차 세입자 입장에서, 좀 더 사이좋게, 폐 끼치지 말고 양보 좀 하면서 공존하면 좋지 않을까.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다 쓸려 쫓겨나갈 입장인데 말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한 쪽은 일방적으로 참고 양보 당하기만 하는 입장이라, 누군가가 나서서 써 준 이런 책들을 보면 반갑고 고마운데 과연 얼마나 이런 책들을 '읽어줄지'는 약간 의문이다.



나 하나 믿어서 뭐가 될까 회의적이지만, 어쨌든, 나 혼자 잘났다고 잘사는 시기는 점점 저물어가는 게 확실하다. 다 같이 잘 살아야 결국 나도 잘 산다. 



유현준 교수의 책들을 읽기 시작한 이후로 도시 공간을 이루는 요소들과 공간의 역할에 대해 다루는 책들에 관심이 좀 많아져서 이런저런 책들을 살펴보는데, 좋은 책이 또 한 권 나온 듯.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꼭 보고 싶은 사진집!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더라. 



여자친구는 사라지고, 아버지는 암 선고를 받고,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급사하고. 불행의 한가운데서 주인공을 대경실색케 하는 물건이 발견되었으니 그것은 누군가가 실제로 저지른 듯한 살인을 고백하는 노트였다. 와우, 정말이지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트리고 머리 위로 흙을 덮는 것 같다. 그래서 주인공이 맞닥뜨리게 되는 진실은 뭘까?



남미계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흐르는 뭔가가 있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었다. 그게 뭔지는 모른다. 질기고 끈끈한 것, 격하고 폭발적인 것인데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것. 라틴 아메리카엔 뭐가 있어서 그럴까? 그게 그들의 어떤 성향을 강화시키고 밖으로 드러나게 하는 걸까?



사실 이미 나는 멋진 구름 사전 한 권을 갖고 있다. 그런데 또 웬 구름 사진집이냐고? 그러게 말입니다. (멍...)



정인이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인데 책도... 음... 그런데 고통스러워도 알아야 할 것들이 있긴 있다. 오지라퍼라고 눈총을 맞더래도, 주위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참견하고 간섭하고...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모두가. 



이 책을 신간목록에서 발견하기 바로 하루 전날 윌슨 교수를 입에 올릴 일이 있었는데 바로 신간을 발견하고 헙... 했다. 조만간 지갑을 털어... 아니 지갑은 이미 텅텅 비었고 카드를 털어 사야겠다. 몇 년을 얼굴을 보고 지내 낯익은 택배기사님이 뭔 맨날 알라딘 택배상자만 오냐며... ㅎㅎㅎ 그러게요. 좀 팔기도 해야 하는데.


읽을 책은 쌓여만 가고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헉헉헉 

2021년도 잘 사 보겠습니다(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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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2-0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항아리 덕후가 되셨나봐요. 아는 새, 모르는 새^^

라영 2021-02-08 16:0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 이렇게 세월 보내다보면 좋아하는 출판사가 생기더라고요.
 


수학을 굉장히 싫어하면서도, 수학을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는 대충 알겠다는 희한한 애 하나, 수학감을 (나는 아니고 제 아빠 닮아서) 좀 타고 난 것 같은 애도 하나 키우고 있는 바람에 수학에 대해 얘기하는 책을 본의 아니게 많이 본다. 지금껏 본 것들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조 볼러 교수의 <스탠퍼드 수학공부법> 이다(서점에서 제목만 봤으면 절대 안 읽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순전히 믿을 만한 루트로 추천받았기 때문에 읽었...). 여하간 이런저런 분들이 '쉽게' 썼다고 자신하시는 책들을 한 번 주르륵 도장깨기해 보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진짜 쉬운지 안 쉬운지 수포자 출신 1인으로서 말해주마, 뭐 이런 식으로(실현 가능성 대단히 낮...).



투병중인 윤지회 작가님 생각하면 마음이 그냥 참... 그렇다. 잘 버티고 계신것도 대단한데 책을 내셨다는 건, 정말, 일종의 직업적 소명의식과, 아이에 대한 절절함이 없고서는 한없이 실현불가능한 일일 것만 같은데. 사랑하는 마음이란 뭘까 다시 생각해 본다. 



이십여 년 남짓 가내수공업의 대표주자라 할 만한 일들에 마음과 시간을 많이 쏟았던 사람이니만큼 같은 일에 마음을 썼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건, 내가 좋아하는 책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 마음과 좀 비슷하다. 



비슷한 습관(?)을 갖고 있어서 목차를 살펴본다. 비슷하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는데 인간적으로 사는 걸 좀 업그레이드해보잡시고, 매일매일 이건 고치자... 이걸 습관에 더해보자, 이런 느낌으로 적는 노트가 있다. 주1회씩 실천이 되긴 됐는지, 말로 끝났는지, 실로 미미한 횟수지만 실천은 했는지... 평가해 보기도 하는데 그런 게 의외로 흐물흐물 흩어지려고 하는 마음과 태도를 다시 삶에 단단히 붙들어 묶는 그런 효과가 있다. 



이런 책들 정말 좋다. 선배들이 짚어주는, well being guide 같은 그런 느낌이다. 너한테 필요한 건 이런 거지, 사는 게 원래 그래.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지. 나한테도 이런 게 필요했고,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다. 



사피엔스를 읽히고 싶었는데 나도 읽기 힘들었던 걸 중딩더러 읽으라고 할 수가... ㅎㅎㅎ 그러던 차에 이런 게 나왔다. 세상 참 좋네. 



우주에 완전히 제대로 꽂힌 애가 하나 있다. 자기가 아는 건 몽땅 다 말해주고 자기 생각에 동의를 구하고 싶어서 환장 지경에 이르렀달까... 솔직히 나는 이 분야에는 완전히 일자무식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대화상대가 되어줄 순 없고 조용히 책만 물어다 준다. 한편으로 자기의 관심사를 돌돌돌 뭉쳐가는 아이를 보는 게 재미있기도 하다. 



작가를 책으로 먼저 안 게 아니고 인스타그램으로 먼저 알았다는 웃지못할 뒷이야기가 있지만서도... 

그는 정말 독자들과의 소통에 열심이고 아이들을 몹시 좋아한다. 물론 그러니까 그림책을 만들겠지만서도 뭔가 생동감이 막 솟구쳐오르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특히 그의 Big Book 시리즈가 아주 좋을 것 같다. 



우리 집에 좀 바닥부터 바꾸고 싶은 사람들이 몇 분 계셔서, -_- ... 이론서 좀 읽어보고 한 번 실행에 옮겨볼 생각이 되게 진지하게 있다. 될 것인가! 



이렇게 밑도끝도없이 뭔 소리야 싶은 책들은 그 불일치성, 부조화에서 오는 재미가 쏠쏠하게 있더라. 작가의 유명세가 보통이 아닌데 지금까지 한 권도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 가볍게 머리 털어내고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관심목록에 올려놓고 봄.



이사 횟수가 남들보다 현저히 적다고는 해도 이사 거리로는 어디가서 빠지지 않을 것 같다. 그 거리들 사이에 곳곳에 떨어트려 놓은 집들과, 거기에 얽혀 있는 지난 시절의 기억들을 불러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립기도 하고 돌아가고 싶기도 한, 그런 기억들도 벌써부터 떠오른다. 지금의 집이, 훗날 노년이 되었을 때 어떻게 내 마음에 가라앉을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젠 이 집의 책꽂이엔 모두의 취향이 공정하게 고려되어야만 한다. 히스토리컬 팬터지, 이런 거 엄청 좋아하는 애 우리 집에 하나 서식하고 있지. ㅎ



우리 집 책꽂이가 공정하게 분배되어야 한다는 앞선 명제에 따라 요즘 예뻤다가 별로 안 예뻤다가 오락가락하는 남의 편이 좋아하는 소설(그 분은 전자책을 선호하시지만서도)이 눈에 띈다. 음, 내가 이 책을 읽어보고 말을 건네면 좋아는 하겠지만, 나는 요즘 별로 아무하고도 말을 안 하고 싶은 그런 페이즈를 지나는 중이라 글쎄올시다지만, 가끔 동거인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들여다보고 관심갖고 싶기는 하다. 



사실 이건 10대 시절의 내게 보내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실제 어떤 소설(이 되기나 할지는 알 수 없지만)의 초반부를 마음 내킬때마다 집필하시는 얼리 사춘기에 찌들어 나를 3시간 단위로 고문중이신 2호시끼에게 보여주고 싶기도 하지만 하도 괘씸해서, 생각만 해봤다는 사실. 



솔직히 내가 읽고 싶은 마음은 그다지 크지 않은데, 문제집 주문한다고 알라딘 들어왔다가 중딩이가 이걸 보고 "와우 히가시노 게이고 또 새 책 썼네... 와나 진짜... @#()@#..." 하고 자체 말줄임표 써버린 게 너무 웃겼다. 걔가 속으로 삼킨 말은 도대체 뭐였을까?



아직 '우리 이거 읽어볼까?'가 먹히는 초2 막내에게는 먹히겠지. :) 열심히 읽고 열심히 머릿속에 저장하는 건 좋은데, 좋은데!! 저장하기 위해 엄마에게 소리내어 모든 걸 프리젠테이션해야만 하는 우리 어린이... 니가 언젠가 똑똑해지고 머리가 커지면 너 혼자 알아서 잘나진 줄 알겠지. 아니거든. 그 모든 지루하고 또 지루한 정보들을 계속 들어주고 열심히 질문도 해주고(사실 하기 싫었어) 피드백을 주면서 함께 머릿속에 개켜넣어준 엄마의 역할이 몹시 컸다는 사실을 니넘은 잊어선 아니 된다 이거야. 



제목 진짜 재미있다. 안 읽어볼 수 없게 만드는, 책을 기어코 열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런 제목. 그러게 누가 네 이름을 그렇게 지었대니. 나도 모르겠어.



요것도 제목보고 대폭소. 어쩐지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를 떠올리게 하는데, 어떨까? 

사실 우린 모두 누군가에겐 빌런이지 않나... 갑자기 한숨이... 


책은 실컷 사서 쟁여놓고 막상 읽는 것들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이다. 뭔가 좀 이상해. 이상한데 딱히 뭘 고쳐야할지는 모르겠고(외면) 안 그래도 괴로운 일들이 산적한 시절인데 도피처라도 많아야하지 않나, 그런 생각들로 자기위안을 삼는 나날들의 연속. 책이나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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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2-0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편식 안하려 노력하는 편인데, 라영님 서재와보니, 와우!! 정말 다양하게 읽으시네요. 환타지 문학, 고발 문학!

라영 2021-02-08 16:09   좋아요 0 | URL
정확히 말해서 그렇게 읽으려고 읽을 책 리스트를 빵빵하게 채워놓고요, 뱁새가 황새 따라가듯 죽어라 쫓아가는 중이죠 뭐.
 

정말로 괜찮은 게 맞을까.

나는 종종 눈에 통증을 느끼는데, 지나치게 눈이 피곤하고 힘든데...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해보면 '실로 아무 문제 없으십니다'라는 이야기만 듣고 온다. 스크린을 보는 시간을 극도로 줄여서 하루에 한 시간을 채 볼까말까 싶은 생활을 한 달 남짓 지속해 보면 이게 또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 아야 정상인데, 맨날 애들이랑 집에서 (누군가는 집에 있는 학교 스케줄이란... ㅋ)부대끼다 보면 모니터로 통하는 문이라도 열고 바깥세상으로 나가지도 못하면 이건 뭐 정신병 걸리기 일보직전의 상태가 된다. 

열 다섯인 첫째, 열 셋이 둘째가 번갈아 집에 있는데(아홉 살 막내는 매일 등교한다. 그나마. 만세)여기까지만 말하면 대부분 아 그래, 중2가 사람 미치게 하지 그러고 말을 받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희 집에선. 


우리 중2님은 중2가 맞나 싶게 평온하고 어른친화적이며 몹시 교과서적인(물론 어느날 손바닥 뒤집듯 증상이 발현될 수 있음은 알지만)태도와 사고방식으로 학교에서도 이름을 떨치는데, 이 2호께서 종종 중2병에 비견되고도 남음이 있는 발작적 신경증으로 집안을 종종 뒤집어 놓는다. 때이른 사춘기인가 싶기도 하고, 무슨 사춘기가 이러냐, 이건 미친개 시즌이지... 라고 씹다뱉듯 말했더니 기저귀 찬 시절부터 이 아이를 보아온 이웃 언니가 밖에서 착하게 잘 하느라고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럴 거란다. 뭐래... 밖에서 백날 잘하고 제 부모한테 이따위로 하면 그게 잘 하는 거야? 라고 볼멘소리를 했더니 막 웃으면서 나의 십대 시절을 반추해 보란다. 정색하고 말씀드리건대 저는 진심 저러지 않았거든요. 아이고 조상님, 이건 분명 바깥양반댁 핏줄일 겁니다. 라고 앓는 소리를 중얼거리니 이 입만 살아 나불대는 2호 왈, 자기는 쇼펜하우어의 염세론 실현버전이라고. 이 색기가 정말. 



꼭 읽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여즉 그냥 내가 지금 견디고 있는 상황이 너무 힘에 부쳐서 거기에 심적인 부담감을 더 얹을 엄두가 안 난다는 핑계로 계속 미뤄두었다. 이제 더는 미루면 안 되겠다. 



그 옛날의 전화번호부처럼, 집집마다 꼭 하나씩 비치해두어야 하는 그런 책일 거다. 분명히. 내가 돈만 넘쳐흘렀어도 아는 집들에 한 권씩 다 사서 꽂아넣어줬을 거다. 지금은 그냥 작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열심히 차곡차곡 모으는 일밖에 하지 못하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https://ppseoul.com/mill



나는 책에서 위로와 공감을 찾는 주의지만, 책장 한 장의 무게가 천근 같을 때도 있다. 그럴 때 꼭 필요한 지침서가 아닐까.



나무가 좋다. 근교에 나무가 울창한 (도심치고는) 곳이 가까운 지역에서 살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무에 대해 쓰고 그린 거라면 뭐든지 좋다.



이런 기획물 취향 아닌데, 어쩐지 여기서는 내게 필요한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거? 여유, 절대적인 여유. 뭔가 아닌 행동과 태도와 말을 들었을 때도 격조있게 (하아...) 화내기 위해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법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같이 있지 못해도, 서로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어도, 어쩌면 내가 그 사람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해도 언제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함께 기분좋은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을 듯한 그림책. 사실 지금 우리 막내에게 이런 방법론이 제일 절실하게 필요하다... 



사람은 오롯이 혼자일 때 타인과 가장 진솔하게 만날 수 있다. 집단과 집단으로 만날 때 이데올로기가 부딪히고 개인의 인간됨과 존엄성은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첨예한 대립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두 집단 간에 과연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의심하는 마음이 든다. 먼저 한 '사람'으로 다가서려 노력한 저자의 애씀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해서라도 뽑아보고 싶어진다. 



사람은 사람과 함께 마음을 모으고 이야기를 건네며 한 시절을 건너오게 마련인가보다. 그게 전염병의 시대라고 해도. 



말은 살아 움직이는 것이니 말을 풀이하는 책도 그래야 할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그런 책들이 굉장히 구경하기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지만, 가뭄에 콩나듯이라도 이런 책들이 나와주면 반갑고 손잡아주고 싶고, 그런 기분이다. 



나는 이런 책을 정말 좋아한다. 번역이라는 직업인의 세계도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하게끔 도와주지만, 그에 더하여 제대로, 바르게, 충실하게 읽는 일에 대해서 살펴 일러주는 책들. 이 책 한 권으로 꽤 밀도있는 지식을 두 분야에 걸쳐 얻을 수 있음이 목차에서부터 바로 읽힌다. 이런 게 남는 장사인 것. 



산다는 건 뭘까. 많은 작가들이 그만큼 많은 책들로 삶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 좋은 삶에 대해 말하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낸다. 여기저기서 표현하는 좋은 삶에 대한 제가끔의 정의들을 모아 놓으면 정말 잘, 사는 방법이 뭔지 알게 되는 걸까? 



너무너무 불편해 보이는 책이다. 아. 늘 책을 읽을 때면 기꺼이 좋아서 당겨놓고 읽는 책이 읽고 불편하다 불편해, 문장에 체할 것 같네, 이러면서도 꾸역꾸역 집어삼키게 되는 책이 있는데 결국, 어디서 누군가 말했듯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는 정신을 키우고 인간으로서의 나를 확장시키는 것은 불편한 사실들을 다루는 책이다. 



여행의 방식은 모두가 다르다. 내게도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여행의 습관이 있고 남들에게도 그럴 것이다. 리베카 솔닛의 여행 방식은, 관광명소도 사진도 기념품도 아니고 그저 그 여행지에 녹아있는 오래 묵은 시간들과 공간이 엮은 문화와 역사를 자기 안에 살려내는 것인가보다. 좀처럼 쉽게 흉내낼 수 있는 방식이 아니어서 그냥 감탄만 하겠지만, 이렇게 여행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눈이 조금 괜찮아졌다고 유튜브에 빠져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보니 재미는 있는데 시간을 공중에 잿가루로 만들어 뿌리고 있는 느낌적 느낌이 과하게 강렬해진다. get back on 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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