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낸 순간 : 소설 - 날마다 읽고 쓴다는 것 우리가 보낸 순간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12월
장바구니담기


저는 순간(瞬間)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눈꺼풀이 한 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그 짧은 찰나 말이죠.
처음으로 꺼내 입은 스웨터에서 옷장 냄새가 훅 풍기던 순간, 달리기를 한 뒤에 등을 수그리고 심호흡을 할 때 이마의 땀이 운동장 바닥으로 뚝 떨어지던 순간, 작업실 창 옆으로 새 한 마리가 휙 날아가던 순간. 그런 순간들 속에 나의 삶을 결정짓는 모든 의미가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짧은 순간도 그냥 보낼 수 없잖아요. 기나긴 인생이란 결국 그런 순간들의 집합체죠.
-146쪽

우리가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나머지 나날들에 비하면 무척이나 드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저 역시 왜인지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들의 우주는 어쩔 수 없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153쪽

시간이 지나면 우리도 알게 되겠죠. 살아 있는 동안에는 우리에게 소중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을 결코 찾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대신에 돌아보면 그런 시간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그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이 됐다는 걸.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 어쨌거나 우리는 충분히 살게 될 테니까요. 그때가 되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더 이상 없을 테니까요. 지나온 모든 시간은 저절로 소중한 시간이 될 테니까요. -189쪽

어른이라면 강한 자들과 권력자들이 아무리 우리를 파괴해도 우리 안의 다이아몬드를 부술 수는 없다고 말해야지요. 절망을 넘어서서 우리 안에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지, 어른이 되는 거지요. 정신 좀 차리지 마세요. 끝까지 예뻐지세요-196쪽

지난 일 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결국 우리는 여전히 우리라는 것. 나는 변해서 다시 내가 된다는 것.
우리는 변하고 변해서 끝내 다시 우리가 되리라는 것. -200쪽

고통 없이, 중단 없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세계 안에서, 지금 당장, 원하는 그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날마다 쓰라.-22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