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여자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
엘프리데 옐리네크 지음, 이병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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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하나하나가 가슴에 들어오는 걸작.
읽는내내 감탄사만 연발
예술이란 이런 작품을 두고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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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벌써 2월이라니 소름돋게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엊그제 2013년을 알리는 종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말이다

 

어찌되었건 2월을 알리는 신간추천페이퍼를 써 본다

눈이 오는 밤에 따뜻한 방에 엎드려서 신간을 훑어보는 맛이 참 달콤하다 ^^

 

 


 

 

1. 신비한 소년 44호/ 마크 트웨인

 

 

 표지부터가 뭔가 으스스하다

 마크 트웨인이 20년간 집필한 작품이 완역되었다

 그것도 작가 이외에 다른 이가 손대지 않은 채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다

 마크 트웨인의 환상문학.

 아아, 설렌다

 

 

 

 

 


 

 

2. 침묵의 미래/ 김애란 외

 

 

김애란이 승승장구한다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데다, 최연소 기록이란다

김애란의 글은 읽는 사람의 마음을 촉촉하게 해 주는 맛이 있다

이번엔 그녀가 어떤 말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매번 기대되는 작가, 김애란이다. 

 

 

 

 

 

 

 


 

 

3. 프라하의 묘지/ 움베르트 에코

 

 

움베르트 에코가 신작을 내놨다

그것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아무런 편견없이, 기대없이 읽어보려고

소개글도 읽지 않았다

표지와 제목도  흥미롭다

 

 

 

 

 

 

 


 

 

4.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고전이다

문제작이기도 하고.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이슈가 되었지만, 읽어보면 걸작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저자의 문장 하나하나가 말해주고 있다

번역이 좋다고 하던데, 기대가 된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롤리타

왠지 소장하고 싶다

 

 

 

 

 


 

 

5. 부엉이소녀 욜란드/ 박애진

 

 

저자의 소개글을 읽었는데, 마음이 시렸다

짧은 글이었는데 문장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편집장이 그녀다

이번에 현대문학 브랜드 폴리북스에서 국내장르문학을 출간했는데

그 첫번째 작품이 부엉이소녀 욜란드 라고 한다

동화적 환상문학이라고 하니 원래 동화에 관심많은 나로서는 더욱 궁금해진다

 

읽어보고 싶은 이유. 많기도 하다 ^^

 

 

 

 


 

 

눈이 내리는 밤이다

내일 폭설이라는데 걱정되기도 하지만, 일단 접어두고 눈 감상에 빠져본다

아름답다

굿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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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설계도]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옥설계도
이인화 지음 / 해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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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시장에서 추리소설이나 SF소설이 판매순위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일이 드물지 않고, 독자와의 소통과 문학적인 완성도 두 마리 다 잡은 수작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해낼 수 있는 요즘이다. 세계적인 추세가 이렇지만, 국내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아직까지 소수의 매니아층은 가지고 있지만,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러 프로젝트 도서들이 출간되고 문학상을 내건 다양한 시도들이 행해지는 등 조금씩 발전해나가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다. 이번 리뷰 대상 도서인 『지옥설계도』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지옥설계도』는 대구의 한 호텔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김호는 이 사건을 맡게 되고 이유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자오얼을 지목한다. 자오얼을 심문하면서, 사건에 대해 수사하면서 점점 더 사건에 빠져들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오얼과 이유진은 인간의 지능을 10배 이상 뛰어넘는 ‘강화인간’이자 ‘공생당’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편 연이은 강화인간들의 죽음에 새라와 준경은 ‘지옥설계도’를 찾고자하고, 이 과정에서 김호의 딸은 납치를 당하고 만다. 김호는 딸을 구하기 위해 지옥설계도를 찾기에 매달리고, 지옥설계도가 스토리 설계도라는 것을 알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설계도를 손에 넣게 된다.

 

 

『지옥설계도』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나뉜다. 현실의 이야기와 인페르노 나인 즉 최면의 이야기가 그것으로, 이는 또 다른 이야기(설계도)로 이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이 작품은 추리소설과 미스터리소설, SF소설, 판타지소설을 모두 합쳐놓은 듯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전작인 영원한 제국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8년만에 발표한 작품이라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한 욕심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작가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참 아쉬웠다. 게임을 접목시킨 것 역시 새로운 시도로, 인페르노 나인의 섬세한 설정을 읽어보니 작가가 얼마나 세세하게 계획하고 노력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독자의 입장에서는 작가가 그토록 노력(했다고 추정되는)한 부분이 전혀 즐겁게 읽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처음 작품을 접하고 읽기 시작했을 때 중반까지는 쉽고 재미있게 읽혔다. 이야기진행이 빠른편이고 각 장 별로 이야기가 편집, 진행되어 더욱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가 공들여 쓴 부분일 것이라 추측되는 인페르노 나인 부분이 나오면서부터 이해가 어렵고 흥미가 떨어졌다. 읽다보면 이야기 흐름에 빠져 읽혀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질감만 느껴질 뿐이었다. 게임에 대해서 좀 아는 독자라면, 이해할 법도 했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전혀 게임에 대해 무지하다.

 

새롭고 다양한 시도들이 자주 보여지고 있는 지금의 흐름에 따라, 『지옥설계도』는 게임과 문학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또한 여러 장르를 합쳐놓은 듯한 구조를 보여줌으로 신선하게 다가서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독자와의 소통에서는 그리 성공했다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이 리뷰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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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물소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여울물 소리
황석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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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소리없이 흘렀다.

방울방울 떨어진 눈물이 책 끄트머리에 선명하게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아, 오랜만이다. 이렇게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만난 건.

 

황석영, 두 남자, 여울물소리.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황석영 이라는 이름 석 자였다.

황석영 작가의 신간이라는 것이, 작품을 다시 볼 정도로 기대하게 하는 건 무엇보다도 ‘우리’ 이야기를 ‘우리식’으로 풀어내고자 했던 작가의 그동안의 행보 때문이다. 그는 심청, 바리데기 등의 작품을 통해 구전되어오던 우리 이야기를 우리식으로 풀어내 보인 적 있다. 여울물 소리라는 제목과 표지에 그려진 두 남자를 보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읽어 보았다.

 

 

1. 연옥, 그리고 그녀의 남자에 관한 이야기.

 

‘연옥’은 마치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그녀의 남자, 19세기 이야기꾼 ‘이신통’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과연, 황석영 작가답다 싶었다. 끼워맞춘 듯, 이 이야기에 적격인 형식이면서도 ‘우리식’인 방법이었다. 연옥의 목소리로 그녀와 신통의 속사정을 들으면서, 사이사이 신통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소리꾼의 ‘소리’를 듣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리얼하게 내가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작가는 왜 하필 화자를 연옥으로 설정하였을까.

어림짐작으로는, 연옥의 신분과 신통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연옥은 기생의 딸로, 양반과 기생의 사이에 태어난 ‘서녀’의 신분을 가진 여인이다. 꼭 사랑이 전부인 이유는 아니었지만, 어찌되었건 미련없이 3년 만에 스스로 소박을 맞고 집으로 돌아와 재가하지 않고 가슴에 품은 연정인 ‘이신통’을 기다리는 그녀의 성격을 고려하여 생각해보았을 때,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행복은 ‘사랑’과 ‘평범한 가정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 그녀의 남자 이신통은 하필이면 세상에 할 말 많은 남자, 평범한 행복보다 신념이 먼저인 남자이다.

그녀는 단 한번도 그와 ‘평범하고 소소한 가정’을 꾸리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정을 통한 즉시로 그를 떠나보냈으며, 심지어 후에 그를 찾았을 때 그를 따라나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 스스로 자신이 짐이 되지 않으려 돌아서고 만다. 결국 그녀는 단 한 번도 그와 함께 살지 못하고, 사별하고 만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남편을 품에 안을 수 있었던 그녀가 화자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당시의 상황 자체가 애시당초 연옥이 행복을 품을 수 없었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이와 생을 함께 하는 것. 어쩌면 당연한 행복임에도 불구하고, 눈물나게 그 당연한 행복을 쫓는 모습으로 당시 기본적인 행복도 누리지 못했던 어렵고 힘들었던 민초의 삶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혼란의 소용돌이 같았던 격정의 시대를 살아내야만 했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행복한 날이 도대체 언제 오냐며 속으로 외치던 연옥을 통해 보고있자니 그들의 암울했던 삶에 눈물이 절로 났다.

 

 

2. 이야기꾼의 이야기,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이야기란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생겨나나.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어떤 것이 남고 어떤 것이 사라지나.

 

 

‘이야기’란 범주는 참으로 크고도 작다. 그 범위를 정하는 건 생각하는 이가 머리 속에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의 범위일까. 책 소개를 보니 이야기꾼의 이야기라 하던데, 19세기 이야기꾼의 삶에 대해 그린것인가. 그렇다면 이야기꾼의 직업적인 면모와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인가 내심 기대를 하며 짐작해보았다. 한참 궁금했던 주제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이야기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 이야기꾼의 이야기 - 즉, 이신통이 몸담았던 천지도에 관한 내용- 이 더욱 깊이 이어지는 것이 아쉬웠다. 이야기꾼의 이야기에 대하여 더 깊이 이어졌더라면, 어쩌면 소설의 분위기 자체도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달리 생각하여 보니, 19세기라는 시대적 배경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꾼-지식층이지만 벼슬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계층이 많았던- 이 시대의 숙제를 못 본 체 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야기가 천지도와 그 배경에 대해 깊이 흘러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애시당초 이야기란 것은 시대를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세상을 향해 하고자 하는 말들, 해야만 하는 말들이 모여 문학이 된다. 배경이 된 시대가 무거움에 따라 이야기의 무게 또한 무거워질 수 밖에 없었다. 재기발랄한 이야기꾼의 이야기가 아쉽긴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또한 우리네 현실이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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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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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김려령이다. 한 때 이 작가의 글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은 적이 있다. 텅 빈 동굴처럼 공허한 마음이었던 나를 온기로 가득 채워주었던 작가. 그래서인지 이 작가의 신작은 더욱 기대가 된다. 어쩌면 완득이나 우아한 거짓말처럼 특유의 느낌과 위로를 기대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것 같다. 한 작가의 작품들이 비슷비슷한 느낌이라면, 그건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일이지만, 그러나 이 작가만은 예외라 말하고 싶다. 그만큼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은 나에게 좋은 기억이었으니까. 분명 나와 같은 독자들이 있었으리라.

 

제목은 가시고백. 제목에서부터 뭔가 느낌이 온다. 마음 속의 가시를 고백하는 그런 글일까? 음 살짝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본다.

 

나는 도둑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누구의 마음을 훔친 거였다는 낭만적 도둑도 아니며, 양심에는 걸리나 사정이 워낙 나빠 훔칠 수밖에 없었다는 생계형 도둑도 아닌, 말 그대로 순수한 도둑이다.

 

후훗, 웃음이 난다. 과연 김려령이다. 궁금증이 절로 일어나는 첫 단락이다. 입맛을 다시며 책 속으로 깊이 들어가본다.

 

1. 도둑이고 싶지 않은 도둑 해일, 두 명의 아버지를 가진 지란, 그들의 가시.

 

이 도둑은 18세 소년이다. 평범한 가정환경의 이 소년은 특별할 것 없는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단지 평범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재빠른 손을 가졌다는 것. 그 재빠른 손은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남의 물건을 소년의 주머니로 가져오는 일을 했다. 소년의 책상서랍속 수북히 쌓인 건전지는 소년의 재빠른 손의 업적(?)을 말해주고 있다. 소년은 건전지를 볼 때마다 가슴 속이 답답하다.

 

소년의 재빠른 손에 전자수첩을 빼앗긴 소년의 반친구 지란.

지란은 새아빠와의 어색한 관계를 모면하려 일부러 새아빠의 전자수첩을 빌렸지만, 그만 전자수첩을 도둑맞고 만다. 그러나 지란이 속상한 건 전자수첩을 잃어버린 것보다 새아빠와의 관계가 회복될 기회를 또다시 잃었다는 것. 이혼한 엄마를 따라 새아빠와 엄마와 살고 있지만, 새아빠를 받아들이지도, 친아빠를 용서하지도 못했다. 두 명의 아빠와의 관계가 지란 그 아이에게는 커다란 가시로 박혀 있다.

 

2. 다양한 캐릭터- 새로운 멘토의 출현

 

도둑이고 싶지 않은 도둑 해일과 아빠들과의 관계가 고민인 지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성격 좋은 욕쟁이 친구 진오, 반장병에 걸린 다영, 백설공주의 왕비같은 미연, 감정설계사 해일의 형 해철, 따뜻하지만 상처있는 담임 용창느님 등이 그들이다.

역시나 살아있는 캐릭터들이다. 그 중에서도 주목했던 점은 새로운 멘토들의 등장이다.

 

담임은 제자에게 맞은 적이 있다. 그에게는 그 일이 마음을 닫고 넥타이를 조이게 만들었던 가시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늘 적정선까지만 다가갔고, 왠지 모르게 차가운 기운을 풍기던 선생이 되어가던 그였다. 그러던 담임은 어느순간인가부터 자신보다 반친구들을 더 생각하는 반장 다영, 병아리를 키우는 해일 등으로 인해 닫혔던 마음이 서서히 열리는 것을 느낀다. 확실히 이전의 멘토들의 캐릭터와는 다른 점이다. 완벽하게 ‘주는 것’만을 행하는 멘토가 아니라, 상처가 있던 멘토(담임)가 학생들에게 치유를 받고, 또 그 자신이 멘토가 되는 모습은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소설에서 가장 호감형 캐릭터는 해일과 지란의 친구 진오이다. 진오는 쾌활한 성격에 속깊은 면모를 지녔고, 해일과 지란 옆에서 위로와 용서를 동시에 행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또래인물인 진오의 가시는 크게 찾아볼 수 없었다. 진오같은 성격의 인물의 가시. 궁금증이 생기는 설정인데 말이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또 한 명의 멘토가 될 수 있었던 인물 해철이다. 해일의 형 해철은 감정설계사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청년이다. 그러나 감정설계사라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동생 해일의 멘토가 되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단지 자신이 불행하게도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동생을 평범하게 보아주는 것으로 위로를 주고 있다는 정도일 뿐.

 

3. 해일과 지란, 그들의 가시 해결 방법.

 

해일은 꼬리를 문 거짓말 때문에, 얼떨결에 달걀을 부화시키는 일을 하게 된다. 달걀이 병아리가 되면서 해일의 집에 지란과 진오가 구경가게 되고, 구경 온 지란과 진오에게 훔친 건전지를 나눠주고 밥도 같이 해 먹으면서 그들은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지란 역시 자신의 상처인 친아버지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자신의 마음을 해일과 진오에게 털어놓게 되고, 급기야 아버지의 집을 난장판을 만드는 것에 친구들을 합세시킨다.

해일과 지란은 그들을 오랫동안 아프게했던 깊은 가시를 빼내는 작업을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약간의 갈등 끝에 그들의 가시는 서서히 뽑혀간다.

그런데 조금 아쉬웠던 점은 그들의 가시가 뽑히는 갈등이 그렇게 리얼(?)하게 다가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친구가 도둑이라는데 크게 충격적이지 않은가? 그 충격의 묘사가 제법 분량이 나올법도 한데, 생각보단 큰 파장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작가의 전작들이 워낙 화려했던 탓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그러나 역시 김려령이라는 말이 나오게 했던 소설이었다. 작가에게 가장 고마운 점은 역시 또 한 번 내 마음을 도닥이고 어루만져 주었다는 점. 이렇다 할 가시가 시원하게 뽑혔단 느낌은 덜했지만, 왠지 따뜻한 밥상을 받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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