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수술 그 자체가 두렵지는 않았다. 약간의 용기, 그리고 돈이 없어서 여태 못했을 뿐이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없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시력교정수술 받은 사람 치고 크게 잘못되었다는 사람 없었고, 성과는 중간만 되어도 다행이다 싶었다. 이런 저런 고민 중 ‘수술이 아플 것’이라는 염려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의사 선생님이 라식과 라섹 중 선택하라고 했을 때 별 망설임 없이 라섹을 선택한 거다. 라섹이 더 안전하고, 후에 부작용도 적다는 데 무얼 더 생각한단 말인가? 게다가 나는 라식을 하기엔 각막의 두께가 보통 사람보다 좀 얇다고 하지 않는가?

수술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은 상담사와 이야기를 할 때부터 싹트기 시작한다.

“라섹은 좀 아픕니다”
“많이 아픈가요?”
“네, 많이 아파요.”
“…”

“수술 받고 집에 가시면 누워 계셔야 합니다”
“눈이 안 보이나요?”
“아니요, 보이긴 보여요”
“누워서 책 봐도 되지요?”
“눈뜨면 보이긴 하지만, 아파서 아마 감고 계셔야 할 거에요.”

눈이 아파서 뜨지 못할 지경이 될 거라는 얘기다. 그 지경이 뭘까? 상상이 잘 안되길래, 지식iN을 검색해 봤다. 이게 또 화근이다.

“라섹이 정말 많이 아픈가요?”
“디지게 아픕니다…”  “죽겠어여 T.T …”  “수술하고는 괜찮았는데 마취 풀리고 나니까 장난 아니에요. 사람 잡습니다…ㅠ.ㅠ”  “이틀은 꼼짝 없이 아무것도 못해요”

이제 조금씩 고통에 대한 공포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앞으로 10시간 후면 수술실에 들어가 있겠지. 레이저를 내 눈에 쏘는 건가? 느낌이 어떨까? 아파서 눈물이 나면 어쩌지? 눈물은 짜니까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게 되나? 잠은 안 오고, 배만 살살 아프다. -.-

에궁… 지가 설마 아파서 죽기야 하겠나.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겠지. 내가 원래 서서히 오는 고통은 참는 데 일가견이 있다. (아니 있을 것이다 -.-) 내일의 태양이여, 빨리 떠라. 그리고 모레, 글피의 태양도 어서 뜨거라. 그리고 나면 광명이 날 기다리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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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7-16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새언니도, 형님도 다 수술했는데요, 한겨울에 수술한 형님은 고생을 많이 했지만, 초여름에 한 새언니는 견딜만 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님은 괜찮을 거에요. 용기를. 그리고 광명과 함께 더 가열찬 서재 폐인의 길을... 음... 쿨럭...

sooninara 2004-07-16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라식했는데..라섹이 더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엑시머레이저 하던때에 비하면 새발의 피랍니다. 이틀 참고 광명의 날이..으흐흐...
(추신: 전 안경 벗으면 제가 빼어난 미모의 여인으로 탈바꿈 할줄 알았더니..라식이 성형수술은 아니더군요..안경 벗으면...이뻐질줄 알았는데..ㅠ.ㅠ..이건 저에게만 해당하는 말이랍니다)

starrysky 2004-07-1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서니사이드님이 수술 마치고 마취 풀리기 전에 잠들었다가, 이틀 뒤, 통증이 다 사라진 후에 깨어나게 해주세요. 그러면 살도 빠지고 더 좋잖아요.. 아멘~ 아참, 추가로 서니사이드님께는 라섹이 성형수술의 효과까지 있게 해주세요.. 서니사이드님이 성형수술 같은 거 필요없엇! 하시면 이 부분은 빼셔도 돼요..

하나도 안 아프고 눈만 대따 좋아지시길 빕니다.
용기를 내세요. 아자아자아자!!!! ^-^

비로그인 2004-07-16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세상에....그런 일이....부디 최소한의 아픔만을..서니사이드님 화이팅!!

책읽는나무 2004-07-16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무슨 수술인가?? 했습니다..ㅎㅎ
근데....저도 안경을 끼는것이 불편하여 매번 라식수술을 생각해보는데...겁이 원체 많아서인지.....겁나요!!.....이것도 시력이 더 나빠지기전에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던데..ㅡ.ㅡ;;
갈수록 시력은 나빠지고.........ㅠ.ㅠ
암튼.....아프다고 다들 얘기하니 겁이 많이 나시겠습니다....하지만 이틀뒤에 괜찮다고 하니..안경을 벗고 편하게 살날을 기대하신다면....고통은 반으로 줄어들것이라 생각해요!!
안경낀자들의 소원은 안경벗고 사는 날이 아니겠습니까??...ㅎㅎㅎ
성공적인 수술을 기원하며......화이팅~~~^^

미완성 2004-07-16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sunnyside님의 아픔은 물러가고 아름다움은 더 많이 찾아들길 기원할께요..!
착하게 사셨으니 분명 복이 올겁니다. 유후~
이제 밝고 선명한 나날을 맞이하시겠군요. 기쁜 생각만 하시길...!
모든 것이 잘 되길 바래요오~~

sunnyside 2004-07-16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해요~~~ 이제 좀 있으면 병원 나가야 겠네요. 오늘도 비가 꾸리꾸리... 다 잘 되겠죠 ^^
수니나라님도 하셨군요! 근데 어떻게 더 미모의 여인으로 탈바꿈 하신단 말입니까?
멍든사과님, 이렇게 좋은 말씀만 해주시다니... 님답지 않아요~ ^^; 감사~~

아영엄마 2004-07-1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남편이 돈 많이 벌면 저도 수술 시켜 준다고 했어요! 그런데 수니나라님...그건 성형수술은 아니겠죠.. 나도 미모를 지니고 시퍼요~~ ㅜㅜ
서니사이드님 부디 수술후 통증이 최소한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회복도 빠르고..
너무 겁먹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시길..(가능할까?) 성숙에는 아픔이 따른다고 하지 않습니까... 어째 이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는 말이지만 서도..^^;;

물만두 2004-07-16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 잘 되셔서 더 밝고 예쁜 세상 보시게 되기를...

sunnyside 2004-07-1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분후면 수술하네요. 지금 병원 인터넷으로 ㅋㅋ 왜 이리 겁을 주는지.. 진통제 젤 쎈걸루 사놨습니다. 모두들 좋은 금요일, 좋은 주말 맞으세요!

sooninara 2004-07-1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5분전이라니..대단한 서니님..생중계까정..
이젠 진통제 맞으면서 누워계시겠군요..이틀만 참으세요..광명의 새날이 밝아올겁니다..

水巖 2004-07-16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 잘 되시고, 그리고 많이 아프지 마시기를 ..... , 그리고 그 아픔이 오래 가지 말기를 ....

아영엄마 2004-07-2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수술 결과 어떻게 됬는지 글이 안 올라와서 잊어버리고 있었네요..잘 됬겠죠? ^^
 

다이어트 결전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데 살이 생각만큼 쑥쑥 빠지지 않아 고민이다. 많이 먹지도 않고,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이 정도는 어림도 없다는 듯 체중계의 숫자는 쉬 바뀌지 않는다. 웬만한 방법은 통하지 않는 것일까? 시간 내어 운동하고 먹을 때마다 신경 쓰느니, 잠 안자고 날밤 새기나 깡소주 먹고 옴팡지게 토하기 등의 방법이 더 쉬울지도 모르겠다. -.- (물론 실제 이러한 방법을 쓸 생각은 없다. ^^; )

오늘 마지막 달리기를 하였다. 앞으로 2주는 달리지 못할 것이다. 내일 모레, 금요일에 시력교정수술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의사 말이 2주 간은 운동을 금하고, 한 달은 수영과 사우나를 금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지난 주 일요일에는 수영장 그리고 사우나와 한 달간 이별을 고했고, 오늘은 내가 달리는 길과 이별을 고했다. 오늘은 특별히 디카를 가지고 나가 내가 달리는 길을 찍어봤다. 고독한 런너인 나는 앞으로 2주간 이 길을 밟지 못할 것이다. 잠시 안녕..


동네 어귀에 있는 절. 절이라고 하기엔 현대식으로 지어져 조금은 낯설다. 무슨 행사가 있는지 요즘엔 등을 많이 걸어두었다.

 

 

 

 

 


사거리에 있는 축구공 모형. 밤 11시까지 불을 밝힌다.

 

 

 

 

 

 

 

 

 

 


달려야 할 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

 

 

 

 

 

 


한강까지 닿으면 반을 온 것이다. 난 여기에서 돌아 집으로 간다.

 

 

 

 

 

지난 번 다이어트 3차 점검 때 다시 내 수중에 들어온 돈 10만원은 이미 다 써버렸다. 일단 들어온 것을 결코 다시 내어줄 수는 없는 일. 막판 굳히기, 뭐 좋은 수 없을까? (언뜻 생각나는 것은 동규자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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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7-1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sunnyside님 저랑 같은 동네 사시네요. 반갑습니다. ^^
저는 육중한 몸으로 저 길을 차마 뛰지는 못하고 그냥 슬렁슬렁 걸어다녀요. 그러고는 운동 다했다~면서 오는 길에 나뚜르 들러 아이스크림 빨면서 오죠..;;;
막판 굳히기에 꼬옥 성공하세요! ^-^

미완성 2004-07-15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동규자차라뇨....헉.....고2때 한 번 마셔보고 피를 보고 만 그 동규자차라뇨..!
sunnyside님 힘내세요..
님이 고독하게 러닝하신 길이 너무나 아름답잖아요...ㅠ.ㅠ
;;

ceylontea 2004-07-15 0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한지 적어도 3개월은 지나야 체중이 빠지기 시작한데요...
몸도 살이 찌는 모드에서 빠지는 모드로 바뀌는데.. 3개월쯤 걸린다고 하니..실망하지 마시고.. 최소 3개월을 버티고... 체중과의 전쟁을 하셔야 할 듯...
그런데.. 님.. 어디 뺄 살이 있다고... 다이어트를 하고 계신다요??

sunnyside 2004-07-1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arry sky 님, 같은 동네 사세요? 반가워요~ 언제 한번 밤 운동이나 같이 할까요? ^^
멍든사과님, 하하, 저도 대략 두려워요. 동규자차의 효험을 알고 있는지라... 가능하면 그 방법만은 안쓰도록 해야겠죠. ^^;
실론티님, 어찌 그런 청천벽력같은 말씀을 하십니까? 3..... 개월이라뇨. T.T (역시 깡소주 먹고 토하기나 날밤까기로 할걸 그랬어)

아영엄마 2004-07-1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사이드님.. 시력교정수술을 받으신다구요..수술이 잘 되시길 바랍니다.. 아, 나는 언제 안경에서 벗어나 보나..ㅠㅠ

水巖 2004-07-15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 스타리님과 밤 운동하면 질껍니다. 밤에는 당연히 star가 , sun보다 반짝이니까. ㅎㅎ
서니님, 요사이 많이 줄었습니까? 내 말 잘 안들으셨지요? 所息이 아니고 小食을.
아영엄마님, 안경에서 꼭 벗어나야 좋은건 아니랍니다. 나이 먹어 책 볼때는 안경을 벗어야 한답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래요. 그 나이에 돋보기없이 책을 보십니까? 지하철에서 가끔 그런 소리 듣습니다.

mannerist 2004-07-15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nnyside님 필승! 현급인출기 앞에 쓰러져 눈물 흘리시는 일 없길 빕니다. 근데 동규자차. 그 효능이 뭐죠? 0_0

조조 보고 돌아오자마자 한달 전에 라식 수술한 형이 마구 성질냅니다. 아침에 자기 안깨웠다구요. (월차내서 병원가는 날이었음. 얘기도 안해놓구 ㄱ ㅐ 성질은 -_-;) 안그래도 한달간 술 끊어서 죽을려하더군요. 같이 마트 갔을 때 별 생각없이 밀러 라이트 한뭉치 집었다 퍽! 맞았습니다. "왜 때려?" "야, 누구 놀리냐? 라식해서 술 못마시는거 뻔히 알면서!"

아, 그리고 아영엄마님, 좋아하는 디자인의 안경을 쓰면 얼굴 더 멋져지지 않나요? 전 그래서 안경 평생 쓸 겁니다. 몬난 얼굴 조금이라도 더 멋진 걸로 가려야죠.ㅎㅎㅎ

마태우스 2004-07-15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서니사이드님 편인 거 아시죠??? 화이팅.

sunnyside 2004-07-15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감사... 수술 꼭! 잘 되어야지요. ^^
수암님, 그 소식이 말입니다. 나름대로는 소식인데, 몸무게에는 별로 좋은 소식이 없더라구요. ^^;
매너님, 동규자차는요, ㅋㅋ 함 드셔보세요. 대장의 반란과 괄약근의 통증을 동반하는 초특급 몸무게 줄임 비법입니다. 형님도 수술하셨군요. 잘 되신 거죠? 부작용은 없으신거죠? 잘 보이면 됐지요. 까짓 금주, 함 해보죠! ^^
마태우스님, 화이팅! (아, 어깨가 무겁도다..)
 

어제 두 달 전 아기 낳은 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 두 달 만에 아기는 몸무게가 두 배가 되고, 머리 숱은 많아졌으며, 세상에... 뒤집어 놓았더니 머리를 들었다! 딸랑이도 꽤 오래 동안 쥐고 있었다.

그런데 아기를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누구를 닮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누굴 닮았냐, 물어보니 엄마와 아빠를 반반씩 똑같이 닮았단다. 대체 어디가 닮았냐 물으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 가는 것은 아빠를 닮았고, 콧구멍이 벌름하는 건 엄마, 머리카락이 지성인 것은 아빠, 이마가 살짝 튀어 나온 건 엄마를 닮았댄다.


 

 

 

 

 

 

 

 

 

 

 

 

 

이마는 그렇다 치고, 콧구멍, 입꼬리라니... 아기 얼굴이 누구를 닮았는지는 부모 본인들도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글고 머리카락이 지성이면 그냥 지성이라고 하는 거지, '머리카락이 아빠 닮았네'라고는 보통 말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아기는 탤런트를 닮았다. 누군고 하니 '파란 만장 미스김의 10억 만들기'에서 미스 김을 쫓아다니던 순정의 사장님, 또는 영화 '바람난 가족'에서 문소리의 입양한 아들을 무지막지한게 던져버린 술주정뱅이. 정말 비슷하다. 생각해보니 아주 많은 아기들의 얼굴이 이 탤런트(찾아보니 이름이 '성지루'씨라고 한다.)를 닮았다. 아니지. 그럼 아기들이 이 아저씨를 닮은 게 아니고 이 아저씨 얼굴이 아기 얼굴을 닮은 거겠다. 어린 아기의 얼굴을 중년의 피부 속에 담고 있는 이 아저씨, 정말 볼 수록 독특한 마스크인 것 같다.


 

 

그나저나 아기를 키우는게 보통이 아니다. 친구 아들은 그나마 잘 울지도 않고 잠도 잘 자는 순둥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친구 집에 있는 시간 동안 네 번 밥을 먹고, 네 번 잠을 잤으며 응아를 두번, 쉬야를 두번했다. 그니까 아기가 울고 보채는 것과 관계 없이 아기를 키운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닌, 죽노동인 거다. 휴.. 다시 한번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존경을.

**보너스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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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rysky 2004-07-11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쿠, sunnyside님 글을 읽고 저 탤런트분 사진을 보니 정말 그렇네요. 닮았어요. ^-^
흔히 아기들은 다 예쁘다고 하지만, 저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다 예쁜 것 같아요. 알라딘의 수많은 엄마님들께 제 존경을 바칩니다. ^^

sooninara 2004-07-12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너스컷 죽이네요..그런데 저탤런트 닮았다고 했다간 친구분이 삐질걸요..
닮긴 닮았네^^ㅋㅋ

sunnyside 2004-07-12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arry sky 님, 맞습니다. 엄마들이 이쁘지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starry sky 님 마음도 예쁜걸요? ^^
수니나라님, 그래서 얘길 안할라구 꾹 참았는데, 끝내 말해버렸어요. ^^; 친구가 원체 성격이 둥글해 놓으니, 좋다고 맞장구 치더군요. ㅋㅋ

ceylontea 2004-07-1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일 위에 왼쪽 사진 너무 귀여워요... ^^
 

회사 동료 2인의 추천을 받고 [마스터 앤 커맨더]를 DVD로 빌려 봤다.

[마스터 앤 커맨더]는 마스터이자 커맨더인 오브리 함장(러셀 크로우 분)이 프랑스 함대 아케론 호를 격침하라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분투한다는 내용의 해양 영화이다.

영화는 시종 오브리 함장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197 명의 대원들을 어떻게 이끌고 위기를 극복했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리더십의 교과서' 같은 영화라고나 할까.

그런데 문제는 이 '리더십의 교과서'라는 말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말 뜻 그대로라는 데 있다. 영화는 마치 <겅호!> 또는 <하이파이브>와 같은 자기계발서를 읽듯이 197명의 대원이 목표를 완수하는 데 있어 일어날 수 있는 위기, 그리고 대처 방안을 나열하고 있다. 내용을 분해하여 단락을 나누고 싶을 정도이다.

Chapter 1. 공동의 목표를 팀원들에게 자각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Chapter 2. 부관이 팀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할 때 리더는 어떻게 조언해야 하는가?
Chapter 2. 가장 믿었던 동료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불신을 표출할 때, 리더는 얼마만큼 단호해야 하는가?
Chapter 4.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회의주의가 팽배해 있을 때에 리더는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교과서는 이렇게 리더십의 항목을 어마어마한 세트와 고증된 역사 속에 끼워 하나씩 보여준다. 왜 예시를 보여주기만 했을까? 러셀 크로우가 잠깐식 연기를 멈추고 부연 설명이라도 곁들여 주었으면 더 좋았을 걸. 온통 카리스마로 휘감은 러셀 크로우가 부하들을 향해 일갈하고는 카메라를 향해 말한다. "이럴 때 리더는 이렇게, 저렇게, 요렇게 행동하여 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목표를 향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

십 몇 년의 학교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교과서들은 대략 재미있지 않다. 학창 시절 버릇이 도졌나? 실은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30분 이상을 졸아서 영화를 제대로 봤다할 수도 없다. (하긴 난 영화를 보다 자주 졸기는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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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친구 H 양이 남자친구를 선보인다고 친구 몇을 불렀다.

H 양은 대학 같은 과 동기로 알고 지낸지 올해로 10년 째이며 그 중 5년은 함께 살아온 각별한 친구다. 그런 그녀가 남자 친구를 선보이기는 처음이다. H 양은 나이 스물하고도 아홉에 첫 연애를 시작한 것이다.

내가 '남자 친구를 소개'시켰다고 했나? 어쩌면 정확한 표현이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그 남자 친구를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분은 나와 H 양과 어제 모인 친구들의 과 1년 선배이며, 고로 역시 10년째 알고 지내는 사이다. 그러므로 남친을 소개시킨다기보다는 친구와 선배가 연인이라는 관계로 질적 변화를 겪었음을 보여주는 자리라는 게 맞을 것 같다.

두 사람을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났다. 웃음을 참으려고 허벅지를 꼬집고, 옆에 있는 친구의 팔뚝을 꼬집고,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진정시키고자 무던히 애를 썼건만 도대체 표정 관리가 되지 않는다.

난 그 두 사람을 불과 한 달 전에도 친구와 선배로 만났고, 석 달 전에도 친구와 선배로 만났고, 여섯 달 전에도 그랬다. 지난 9년 몇 개월간 쭉 그랬다. 그 친구와 선배와 내가 함께 술을 마신 횟수를 세어보면 일 백번은 족히 될 것이며 함께 간 엠티 열번, 뛰어나간 데모 숫자 역시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먼 옛날부터 친구와 선배는 징그럽게 어울리고 부딪혀온 사이인 것이다.

그랬던 두 사람이 연인이랍시고 같은 편에 나란히 앉아 실실 쪼개고 있으니 어찌 우습지 않겠는가. 난 한 달 만에 달라져버린 이 모든 관계가 흥미진진했다. 이제 친구는 선배의 여자 친구가, 선배는 친구의 남자 친구가 되었다. 난 이제 술 자리에서 선배의 옆자리에 앉을 수도 없고, 친구 앞에서 선배의 옛 여자 친구 이야기를 할 수도 없겠지. 푸훗.

..어떻게 하면 10년을 알던 남녀가 연인이 될 수 있을까? 그들은 왜 진작 연인이 되지 않았을까? 궁금한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난 묻지 않고 참았다. 두 사람도 충분히 알 것이다. 둘의 관계가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낯설어 보일지를.. 그리고 얼마나 큰 폭탄 같은 사건인지를.. 충분히 숙지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면 두 사람을 마음을 크게 먹은 것이다. 그런 만큼 아주 오래 행복해야 할 것이다. 

(아... 친구 하나를 또 커플 제국으로 보냈다. 하지만, 그리 잔인한 세월은 아니다. 세 명의 친구가 다시 솔로부대로 귀환하였기 때문이다. 솔로부대원들은 커플제국인들을 부러워하지 말지어다. 여름에 붙어다녀봐야 땀띠밖에 더 나겠는가? 긴 여름, 건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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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7-06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극히 훌륭한 태도입니다. 그렇죠, 커플이 무서워서 피하는 건 아니죠^^

mannerist 2004-07-07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마지막 괄호친 곳이 압권이군요. 그런 데는 굵은 글씨로 바꿔주셔야죠.
저도 외쳐봅니다. 건재하자! ^_^o-

비로그인 2004-07-07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는이들에게만 그렇지 커플 두분은 어쩌면 오래전부터 애틋한 감정으로 서로를 바라봤을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들만의 언어로 오래전부터 충분히 교감을 했을지~~ ^^ 솔로가 최고죠!

미완성 2004-07-07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저지른 다음 공개선언하신 걸 수도 있죠-_-
이..이런...이렇게 빈티나게 악의적인 코멘트를 달다니....
그 분들이 아름다운 사랑하시기를 빕니다.
(녜, 사랑은 없던 미모도 되찾아주는 힘을 가지고 있죠. 뭐, 전 미모가 더 필요없으니까..;;)


진/우맘 2004-07-0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여기에서 서니님이 나랑 동갑이라는 게 확인되고.....그 나이에도 그렇게 귀여울 수 있다는 사실에 잠시 분개한 뒤.....
나는 가만히 있는데, 가끔 저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더군요. 같은 나이인데 누구는 5살 2살 아이들의 엄마라....나는 언제 낳아 키우나...어흑...뭐 그렇게요. 서니님은 그러지 마세요.
(이거...아무래도 염장지르기인 듯. 도망가자. =3=3=3)

sunnyside 2004-07-07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마태우스님, 매너리스트님, 퐈이링!!
폭스님, 그런가봐요.. 그 선배에게 '도대체 언제부터냐'고 물었더니 시침 뚝 떼고 '95년도부터'라고 얘기 하더군요. ㅋㅋ 정답이죠. (95년도부터 지금까지 그 선배가 몇명의 여인과 사귀었는지 물론 저는 다 알고 있지만 ^^)
멍든사과님, 조짐은 물론 있었답니다. 약간 예상은 했었지만 현실로 다가오니 또 놀랍드라구요. ^^ 아, 그리고 미모 되세요? 미모 클럽에 찾아오세요. 여기 명함 놓고 갑니다. ㅋㅋ
진/우맘님, 흠.. 염장 지르기 다소 성공하셨습니다. -.- 뭐, 이왕 이렇게 된거 어쩌겠어요? 진/우맘님 따라가기는 애초에 글렀고, 이제 목표를 가수 원미연씨나 탤런트 김보연(둘다 얼마 전 연하와 결혼)씨로.. ^^;

sooninara 2004-07-07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니님..님도 10년된 지기중에 눈 맞은분 없으신지?
혹시 님을 맘속에 담아둔 분이 있을지도 (이것도 염장지르기죠^^)
저도 신입생때부터 알던 친구둘이서 3년후에 군대가는것을 기회로 사귀게 될때..참 이상하더이다..
그런데 10년된 선후배 사이라면..왠만한 부부보다 더 잘 알텐데..친구분이 꼭 해피엔딩으로 결혼식장까지 무사히 들어 가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