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가 다가온다. ...된장.

명절이 무섭다는 올드미쓰들의 한탄이 남의 농담인 줄만 알았다.

바로 전 설날까지만 해도 울 엄니 증세가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기회만 잡으시면 시집 가라고 성화 또 성화다. 붙어서 대들어도 봤지만, 엄마 맘에 상처만 주고 내 속은 잠시 시원하다 내내 불편하다.

어제도 전화하여 선 자리를 봐놨다고 준비하고 있으란다. 명절 전에 해치우든가 명절에 내려와 하든가 둘 중 하나인데... 이는 필시 명절에 어른들이 오셔서 내 현재 스코어를 물어오실 때에 "사귀는 사람 있어요" - 이 한마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에서일 것이다.

한때 모든 싱글즈의 희망이셨지만 지금은 결혼하여 잘 살고 계신 K 전(前) 상사께서 이런 상황의 대처방법에 대해 짤막한 강의를 하신 적이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렇게 절실하게 필요할 때가 올줄 알았다면 메모라도 해두는 건데 T.T) 요지는 이랬다. 매우 진지하게 '나도 노력하고 있다, 당신 자식이 그렇게 못미더우냐'며 오히려 정색을 하고 대꾸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재빨리 다른 주제로 넘어가야 하겠지.

그래, 나도 이제 이 방법을 쓸 때인 것 같다. 지난 명절까지는 내가 너무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걱정을 붙들어 매시라!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당장 한 트럭이라도 데리고 올 수 있다! 이렇게 호언장담을 하면 꿀밤 한 대 맞고 넘어갔었는데... 이젠 통하지 않는다.

된장, 된장... 어머니 제발 날 유치한 시트콤에서 감초 역할 밖에 못하는 상투적인 인간으로 만들지 말아주. 제 한 몸 쿨함을 유지하기도 점점 버거워진다오. 플리즈, 리브 미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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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9-14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 못구했다는 핑계를 5년째 대고 있는 선배가 하나 있습니다. 당일 가서 7남매 친척들에게 십자포화 맞는것보다 명절 전후로 부모님만 상대하는게 낫다나요. ㅎㅎㅎ

sunnyside 2004-09-14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저도 그러고 싶어요. 연휴 기간 여행가는 선배 따라 훌쩍 나갔다 오고도 싶지만... 집에 음식할만한 사람이 없어서 도저히 배신하기가 힘드네요. 우리집도 차라리 7남매였다면 덜 미안스러울 것을.. -.-

비로그인 2004-09-14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진짜 그런 애로사항이 있겠네요. 어쩐답니까? 인력으로 안되는것을....^^:::

sunnyside 2004-09-14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스님은 안 겪어보셨죠? 저도 이제 실감하는데.. 정말 '애로틱'합니다. -.-
 

라섹 수술한지 한 달이 지났다.
그 한 달 동안 의사가 하지 말라고 한 것이 무엇무엇 있었는데, 그 중 유일하게 지킨 것은 "운동하지 마라"였다. -.- (그리고 가장 많이 어긴 것은 '술먹지 마라'이다.)

더 이상 수술 핑계 대고 운동을 안할 순 없고.. 지난 주 일요일부터 조깅을 다시 시작했다. 뛰던 가락은 사라지고, 어찌나 힘이 들던지.. 그래도 일주일에 세번은 뛰어줘야겠다, 하고 마음을 먹었다.

월요일 하루는 쉬고 화요일에 조깅을 하려고 보니 괜시리 시간이 아까웠다. 조깅하러 가려면 뛰는 시간 뿐만 아니라 뛸 수 있는 트랙까지 왔다갔다 하는 시간까지 합쳐 한 시간은 족히 드는데..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TV도 봐야지, 에... 또... TV도 봐야지. (올림픽 기간이지 않은가?)

TV 모니터가 앞에 있는 멋진 런닝머신에서 달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언감생신, 코딱지만한 집에 런닝머신을 들여놓을 수는 없고, TV 모니터 달린 런닝머신이 있는 헬스 클럽에 가기에는 역시 멀고 또 돈이 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하.지.만... 결국 난 해결책을 찾아냈다.

그냥 방에서 TV를 보며 제자리에서 뛰었다! 운동이 되냐고? 물론 된다. 체중을 가하기 위해 두 손에 아령을 들고 뛰면 된다. 20분 쯤 뛰니까 조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 몸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니.. 전국 헬스클럽을 비롯하여 런닝머신, 워킹머신, 스테퍼 기타 등등의 업계가 긴장할 일이다. 다행히 내 집의 아래는 빈 사무실이라 뛴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아싸~ 이제 TV 도 보면서 운동할 수 있다.

... 라고 생각했다. 이틀이 지난 지금 난 온몸이 쑤셔 가만 앉아 있기도 힘들다. 다리엔 알이 배겨 절뚝 거리고 팔도 허리도.. 흑.

아령을 너무 들고 설친 것이 팔에 무리를 주었고, 딱딱한 바닥을 맨발로 뛰었다는 거, 이게 압력과 충격을 온 몸으로 고스란히 흡수하게 하여 골병 들었다. 에고, 돈 아끼고 시간 아끼려다 큰 코 다친다는 걸 알았다는게 얻은 교훈이라면 교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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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8-26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서니님 골병든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질듯 통곡을 해야 할 터인데... 아령들고 폴짝폴짝 뛰시는 모습(머릿속 상상상 무지 귀여우셨음-어린놈이 건방지다고 욕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_-;;;;)을 그려보곤 그만 책상을 두들기며 푸하하 웃고 말았습니다. ^^;;;;;;; 근데 그만하시길 다행이에요. 아령 들고 뛸 때 반동 조금만 세게 받았더라면 어깨 탈구, 그바람에 아령 놓쳐 발목에 잘못 떨구셨다면 발등 골절(발이란 놈이 조각뼈들이 모아 붙은 곳이라 이거 꽤 골때립니다)당하셨더라면 충정로역 험난한 길을 더 암울하게 다니실 뻔 했잖습니까.

음음... 당분간 올림픽 끝날 때 까지, 텔레비젼 앞에서 윗몸일으키기 하루에 200개씩 하셔서 마라톤 끝날 때 즈음 王자를 만들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좌우간 몸짱 서니님 만세! ^_^o-

panda78 2004-08-26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웃으면 안되는데.. 키득키득-
여튼 콘크리트나 시멘트 바닥위에서 맨발로 뛰지 마세요. 무릎 상해요.

sunnyside 2004-08-2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 그러게요. 올림픽 기간 동안 유산소 운동은 포기하고 스트레칭이나 복근 운동 같은 거에 집중해야겠어요. '왕'자? 좋죠~ 그렇잖아도 여자 육상선수들의 '왕'자를 침흘리며 보던 참인데요.. ^^
판다님, 웃으셔도 되어요. 그래도 쌉니다. (어흐~~) 담번에는 '방안에서' 'TV 보며' '조깅화 신고' 뛰었다고 올릴지도 모르겠어요. ^^;

비로그인 2004-09-02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뛰는 건 살 빼는 데, 특히 지방을 빼는 데에 크게 도움이 안됩니다. 무릇 마사이처럼 걷는 것이 최곱니다. 아령을 들고 뛰는 건 본인의 무릎 관절에 한맺힌 원한이 있기 전에는 해서는 안될 '짓'입니다. 삼가소서... 마사이식 걸음이 어떤 것인지 공부를 좀 하시구요 이걸 실천하시길...
 


 

 

 

 

어제는 뮤지컬 렌트를 봤다.

한마디로 평하자면 아주 좋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공연장이 크지 않아서 배우들과 교감할 수 있었다는 점. 이전에 본 뮤지컬들은 오페라 극장이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같은 대형 공연장이었는데, 그나마 앞자리에서는 볼만한 능력이 안되었기 때문에, 늘 2층 이상 A석 이하의 자리에서였다.

어제처럼 작은 공연장에서 뮤지컬을 보니 마치 연극을 보듯 배우들의 표정 하나 숨소리 하나까지도 생생하게 캐취되었다. 남경주, 전수경, 최정원으로 이어지는 2000 년 렌트처럼 호화로운 캐스팅은 아니었지만, 실제 뉴욕 뒷골목의 가난한 예술과들과 같은 또래였을 20대 젊은 배우들의 춤과 노래는 신선했다.

렌트는 또한 뮤지컬을 보면서 뭉클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작품이기도 했다. (몇 편 되진 않지만) 이전에 본 뮤지컬들은 똑 떨어지는 사랑 이야기가 다였다. 뮤지컬이 담은 내용이란 단지 춤과 노래를 멋드러지게 보여주기 위한 껍데기, 또는 단순히 즐거움과 웃음을 주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렌트는 그게 아니었다. 분명 인생의 어떤 중요한 것을 담고 있었다.

이 작품의 각본, 작사, 작곡을 도맡은 조나단 라슨은 1996년 36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해에 최고의 뮤지컬 상을 비롯하여 토미상 주요 4개 부분을 휩쓸게 된다. 마약, 동성애, 에이즈와 같이 극단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므로 '온가족이 다함께' 보기엔 적절치 않고(그런데도 버젓이 8세 이상 관람가로 되어 있다) 혼자, 혹은 맘 맞는 친구와 본다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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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어공주]를 보면 조연순씨의 어린 남동생이 뭍에서 편지를 보내는 장면이 있다. 우체부 박해일을 한번이라도 더 마주치기 위해 누나인 연순이가 그리 시킨 것이다. '혼자 객지에 나가 공부하느라 외로움을 타는 남동생(?)'이 누나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은 단 한 줄,

"조연순 바보"

나도 오늘 편지를 써야 한다. 군대 간 남동생에게.

지금 훈련소에서 뺑이 치고 있을, (집안 내력인지 -.-) 여자 친구도 없고 편지 써줄만한 친구들도 죄다 군대에 있는 불쌍한 남동생에게 오늘쯤 편지를 한 통 써줘야 훈련소 나오기 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지난 번 "제발 편지 좀 써달라~~"고 절규하는 내용의 동생 편지가 집에 당도한 이후에 매일 같이 한 통씩 편지를 쓰시고 있다. 대체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으신 걸까? 분명 매번 똑같은 이야기 - 밥 잘 먹어라, 건강해라, 말 잘 들어라 - 이런 것이겠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태어나서 이제껏 동생에게 편지란 걸 써본 적이 없다. 그럴 것이 동생이 태어났을 때 나는 이미 초등학교 1학년. 내 깐에 난 늘 어른이었고, 동생은 아기 - 동생과 나는 레벨 자체가 달랐다. 이미 친구들이 더 좋아진 나이에 동생보기는 곤욕이었으며, 그애가 학교에 들어갈 즈음엔 중학생이랍시고 사춘기를 겪고 있었으니... 남매가 딱히 돈독한 정을 쌓을 틈이 없었다. 게다가 내가 철이 들어 동생을 챙길만한 나이에는 집에서 떨어져 나와 이제껏 살았다. 난 가끔 재미없는 잔소리나 해대는 소원한 누이였다.

그러던 동생에게 편지를 쓰려니 무얼 써야 할꼬. 난 잘 산다, 너도 잘 살아라는 안부도 다섯 줄이면 넉넉하고 - 이미 첫번째 편지에서 좋은 말은 다 써버렸다 -.- ... 오늘도 하릴없이 '웃긴대학'을 30분 동안 뒤졌다. 지난 번처럼 유머라도 모아서 장수를 채워야곘다는 속셈이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게 아니다. 유머 사이트 중 가장 잘 나간다는 '웃긴대학'을 암만 찾아봐도 잼난 얘기 한 개가 없다. 죄다 스크롤의 압박에 뷁스런 말장난만 있는데도 추천이 수십이라 주간베스트.. 차라리 알라딘 마을에 올라오는 글들이 더 재밌겠건만, 가뜩이나 단순한 남동생이 앞뒤 사연 헤아려 즐겨줄 리가 만무하다. 에고.. 22세, 지적수준 보통(이하..?), 단순무식 군인 아저씨의 수준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

오늘 겨우 찾은 유머는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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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요금 적게 내는 법

오늘 이렇게 본인의 노하우를 시원하게 밝히기까지 많은 고민이 따랐으나 현 서울시내 버스요금이 그들의 서비스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게 책정된것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이렇게 공개하게 되었다...
라고 하고싶지만 그냥 돈이 없다ㅡ_-a

자 그럼 본인의 노하우 시작~

일단 뭐니뭐니해도 표정관리... 돈을 300원만 넣으면서 태연한 표정을 지을 수 없는 그대는 연습하라!!

평생 살면서 두고두고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평소에 100원짜리, 10원짜리를 많이 준비해가지고 다니자ㅡ_-a

특히 50원짜리는 매우 유용한데 100, 500원짜리와 색깔은 똑같으면서 2배, 혹은 10배의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

기사아저씨가 그 수많은 동전들을 세는동안 우린 이미 인파에 파묻힌지 오래다.. 우하하핫!!

요금통에 집어넣을땐 최대한 힘있게 뿌리자-_-!!!

기사아저씨의 동체시력이 따라올 수 없을정도로ㅡ_-.. 그리고 잽싸게 버스 뒷쪽으로 들어가자;

좌석버스를 탈땐 지폐를 접어 그안에 동전을 넣자-_-*

천원짜리를 한번, 두번 접으면 동전을 그 안에 집어넣을 수 있다. 후훗... 양심상 50원짜리 두개정도 넣어주자-_-*

잔돈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버스가 오면 일단 타서 동전을 찾는척 시간을 끌자-_-

버스가 출발하면 그때 양심껏 적당한 돈을 넣어주자... 아저씨는 이미 운전중이라 신경쓰기 힘들다.(신호등에 걸리면 낭패)

줄서서 기다릴때 맨 앞에 서지 말자...

다른사람들이 먼저 요금을 지불한 다음에 내가 돈을 내야 돈들이 잘 섞이기 땜에 그만큼 걸릴확률이 줄어든다-_-*

요금을 넣는 동시에 뭔가 질문을 하자.

아저씨 이거 XX가는 버스 맞죠? (동시에 요금지불-_-)

예 맞습니다~  / 감사합니다~ / 아저씨 빨리 출발~

무일푼일땐 때론 그냥도 타보자-_-오히려 이런경우 의외로 잘 먹힌다.

요금 안내냐고 하면 앞사람이 냈다고 하자-_-.. 그래도 안돼면 뒷사람이..;; 그래도 안돼면 얼굴을 가리고 뛰어내리....;; 쿨럭;

하지만 이렇듯 능수능란하던 나조차도 놀라게 만든 고수승객이 있었으니....

뒷문으로 승차하던 그 아저씨를 난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_-;; 동시에 나와같이 매우 놀라던 그 수많은 승객들... 그의 두둑한 배짱에 배짱이도 배가 홀쭉해졌으리라...(유치하군-_-)

이렇듯 많은 방법들이 있지만 그래도 역시 제대로된 요금을 지불하는것이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_+샤방~

돈이 정 없을때도 기사분께 정직하게 말하면 대부분 다 태워주더라.. 극소수를 제외한-_ㅡ;;
모두들 즐거운 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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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이모티콘의 압박이다.
이걸로 웃어줄까? 웃어줘야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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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7-21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3 때 오빠가 군대에 갔거든요. 독서실에서 학교에서 편지 참 많이 썼죠.. 10장 넘는 건 기본... 공부하는데 이따만한 벌레가 날아와서 무서웠다는 둥.. 참 별거 아닌 얘기까지 다 쓰고 그림 그려넣고..
그러다 대학 입학 후. 단 한통의 편지도 보내지 않았다는 .... - _ - v

sunnyside 2004-07-21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대단하시네요. 편지를 열 장이나? (고3이? ^^; )
저도 친구들이 군대 갔을 때는 감정도 좀 잡아서 편지를 곧잘 썼었는데... 동생한테 편지 쓰는 일은 으.. 정말 어렵네요.

미완성 2004-07-21 0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기들이 군대갔을 때가 생각이 나는군요......아, 삼삼합니다.
어찌나 쓰기 싫었던지, 그때 유포스트라고, 인터넷무료우체국이 있었거든요. 그냥 시나 뭐 아무튼 흰 종이를 채울 수 있는 건 뭐든 찾아내서 타이프치고 애들에게 보냈었죠. 아, 그땐 정말 편했는데....
sunnyside님, 고생이 많으십니다...으어...

mannerist 2004-07-21 0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그 정성이 어딥니까. 나중에 안경벗은 순정만화 주인공스런 사진 한 번 보내세요. 보나마나 자대 배치받으면 '누나 있냐?' 질문받을텐데요, 그때 자랑스럽게 내밀 수 있도록이요. 누가 압니까. 동생분의 고참과 로맨스가 이루어질지. =)

水巖 2004-07-21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 편지 자주 해 주세요. 군대에선 그 낙(樂)밖에 없더라고요. 자기 편지 없을 때 얼마나 서운한지 그 시절이 없는 사람들은 이해도 못 할거에요.

sunnyside 2004-07-21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멍든사과님, 맞습니다. 저 고생해요... 으어...
매너님, 푸하하 동생 고참이라 해봤자 또 동생뻘 아니겠숨니까? 누나 나이 좀 내려서 속이면 동생 군생활이 편해질까요?
수암님, 그러게요. 그 심정이 조금 이해될 것도 같아서 자주 쓰려고 하는데, 잘 되진 않네요. ^^;

nutmeg 2004-07-2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친구의 남친이 군대에 갔는데, 이 친구야말로 목에 칼이 들어와도 편지를 쓰기 싫어하는 타입이었어요. 하지만 남친이 군대에 갔으니 편지를 안 보낼 수는 없고, 하여 친구들에게 돌아가면서 편지를 쓰라고 시켰습니다. 이번 주는 김 양이, 다음 주는 이 양이, 그 다음 주는 정 양이, 그 다음 주는 양 양이... 만만한 친구 넷이서 피눈물 흘려가며 한 달에 한 번씩 편지를 썼었네요. 그 덕분이라 하긴 뭣하지만 결국 그들은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가끔 그 남편은 '그 때 네가 편지에 ~라고 썼잖아, 진짜 유치했어'라고 착한 친구들을 타박까지 하면서요 ㅠ.ㅠ

sunnyside 2004-07-2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 친구분도 대단하네요. 웬만하면 그냥 써주지... ^^;
예린님은 뭐라면서 편지를 쓰셨을지 궁금하네요. ^^

찌리릿 2004-07-2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니사이드님... 이 유머를 벌써 보내셨는지요? 음.. 제가 볼 땐.. 좀더 간단한 걸로, 음.. 그러니까.. 동생이 옆에 있는 동기에게 얘기해서 웃길 수 있는 정도의 짧으면서도 함축적으로 웃긴 뭐.. 그런 유머가 좋을 것 같은데.. 그런게 없죠?
그러면.. 차라리 연예계 뉴스를 브리핑해보내보세요. 이효리 화보집이 나왔다던데, 그거 A4용지에 여러장 들어가도록 컬러 프린트해서 보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아무리 순진무구한 남동생이었다지만, 그는 이제 대한민국 군발이 아닙니까? 군발이 중에 여자 연예인 이야기 안 좋아하는 군발이가 어디있겠습니까? 훈련소에서는 TV도 없고, 신문도 없기 때문에 (요즘은 안그런가? 그래도 훈련소는 훈련소인데.. 지금도 그렇겠죠) 연예계 뉴스를 접하면 가뭄에 단비처럼 좋아할겁니다.
 

한 시절을 풍미했던 코미디 중 '알까기'란 게 있었다. 최양락 아저씨의 시침 뚝 떼는 목소리 해설이 일품이었던 알까기 중 최고의 기술은 누가 뭐래도 '일타삼득'. 알을 한번 까서 세 개를 잡는 기술을 일컫는 말이다.

오늘 그냥 그 말이 생각 났다. 라섹 수술을 하고 보니 결과적으로 일타삼득이 되었던 것. ^^

첫번째는 당연히 눈이 좋아진 것. 라섹 수술이라 회복 기간이 좀 늦기는 하지만, 수술 직후 시력이 0.7까지 나와서 아주 좋은 편이라고 한다. 한 달 정도만 지켜보면 목표 시력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두번째는 살이 빠졌다. 수술하고 꼬박 이틀 동안 침대에 누워 앓았더니 그렇게 안 빠지던 살이 1kg 빠져 있다. 힘들었던 순간은 지나가 희미해졌고, 체중계의 킬로수는 남아 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쏘냐. ㅋㅋ (이런 필살기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겠지?)

세번째는 쌍꺼플 생겼다. 눈 안에 있던 주름 하나가 온갖 안약과 눈물에 퉁퉁 불더니 쌍꺼플로 전화하셨다. 물론 이 쌍꺼플은 내 눈상태가 정상이 되는 날 없어질 것이겠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일타삼득!

수술을 핑계로 많이 쉬었다. 이제는 컴퓨터도 볼 수 있고, TV 도 볼 수 있고, 불을 켜도 눈이 시리지 않다. 알라딘 마을에도 많은 일이 있었겠지. 욕심 같아선 밤새 일별하고 싶지만, 아직 무리하면 안되니까, 천천히 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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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7-1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축하축하...그래도 처음엔 조심하세요..컴도 오래하지마시고..
회사에서도 눈치보면서 짬짬이 쉬시고^^ 몸이 편해야 회복도 빨리되거든요..
그리고 수술후 눈이 갑자기 잘보인다고 무리하다가 나빠지는 사람도 있어요..

sunnyside 2004-07-19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글쿤요. 명심하겠슴다! (낼부텀 출근인데, 짬짬이 쉬어줘야겠군요. ^^; )
수니나라님, 감사해요~

진/우맘 2004-07-19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당분간 알라딘에서 격리해야 겠구먼.
다음엔 안경 벗은 서니님을 볼 수 있는건가요?
안경도 되게 귀여웠는데.^^
(귀엽긴...잊지 마. 너랑 동갑이야, 동갑!!! -----자기 암시 중 -.-;)

水巖 2004-07-19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 수술, 무사히 끝내시고 출근하신다고요. 축하합니다. 또 1kg 빠지셨다고요. 빠질때 조심하세요. 목표에 달성하시기를 ...

비로그인 2004-07-19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단 말이죠... 어쨋든 이 기회에 (아직 맞아 줄을까봐 이런 표현 면상에 대고 사용하지 않았으나..) "덩치스머프"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스머페트"의 길로 쭉-쭉-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부디 가가멜처럼 목표지향적이고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멋진 남자를 만나시기를... 참, 금욜날 회사 놀러갔는데 수술이라 얼굴도 못 봤군요. 언제 합정에서 돼지갈비나 함 합시다. 홧팅!

mannerist 2004-07-1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경과 렌즈의 압박에서 벗어난 데 절반의 축하를, 더 이상 아리따운 안경테를 걸치지 못하는 데 대한 절반의 연민을 보냅니다. 그래도 이왕 안경 벗으신 거, 주근깨투성이 안경잽이 여성이 안경을 벗자 반짝반짝 눈동자를 빛내고 찰랑찰랑 머리 휘날리며 뒷배경으로 장미꽃 만발하는 순정만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시길 빌어마지않습니다(도대체 난 무슨 만화를 보며 자란 걸까-_-;). 아, 좌우간. 아리따워지시라는 말입니다. 하핫...

sooninara 2004-07-1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님,,,저도 그런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수술후에도 펑퍼짐한 아줌마이더이다..
얼마나 슬펐는지..절대 라식은 성형수술이 아닙니다..백설공주의 김정화처럼 안경벗으면 공주가 되는것이 아니더군요..흐미..이러다 서니님에게 돌 맞을라..서니님은 아리따운 공주가 되실겁니다요..

sunnyside 2004-07-20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동갑을 자꾸 강조하실 것까지야.. 보이는대로 보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말이 나와서 말인데, 진/우맘님도 나이보다 어려 보이셔요. (우리끼리 자화자찬 ^^; )
수암님, 감사합니다. 늘 격려해 주셔서.. ^^
주공님, 하하(;;) 여전히 용감하시네요. 며칠 쉬었더니 주먹이 힘이 남아 돌아 근질근질하던 참인데.. '씨 유 레이러'입니다요. ^^
매너님, ㅎㅎㅎㅎ 어디서 그런 불량한 만화를..? 아, 기대를 충족시켜드려야 하는데 출근 첫 날의 제 모습은 예전에 쓰던 검은테 안경을 끼고 인상을 팍팍 쓰면서 모니터를 보고 있는 'B사감' 그 자체랍니다. T.T 아직 눈에 덜 회복되어 빛을 보면 부시다는.. 흑 순정만화의 주인공은 정령 나와 먼 것이었단 말인가.
수니나라님, 제 말이 그말입니다. 오히려 눈꺼풀이 불어서 눈이 더 작아졌어요. =.=

ceylontea 2004-07-20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 잘 되셨다니.. 축하..
이젠 밝은?? 세상에서... 즐겁게 사시기를...바랍니다.. ^^
점차 시력이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분간.. 알라딘 마을 마실은 안되요.. 안되.

sunnyside 2004-07-2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자제를 해야 하는데.. 알라딘 마을도 그렇고, 밀린 일도 그렇고.. 눈이 쉴 틈이 없네요. ^^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실은 당분간 짧게 다닐 터이니 리플 못남기더라도 섭해 마옵소서~

조선인 2004-07-20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술 성공 축하드립니다. 일타삼득이라니 정말 횡재하셨네요.
그리고 그 횡재를 길이 보존하시려면... 마실은 한동안 삼가하시는게...
울 새언니나 형님 말에 따르면 1주일은 컴과 담쌓아한다고 하던데...

sunnyside 2004-07-2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요?
실은 눈이 금방 피로해져서 마실을 길게 다니고 싶어도 그러기가 힘들답니다. 아직까지는..
마실 쉬는 동안, 알라딘 마을에서 왕따 당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ㅎㅎ;;;

panda78 2004-07-20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허- 이틀을 앓으셨다니, 아프긴 진짜 아픈가 봐요.. 어떡해-- 나도 하고 싶은데... ㅡ..ㅡ;;;
어쨌든 수술 무사히 하신 거랑, 살 빠지신 거랑 전부 전부 축하드려요! >ㅁ<

sunnyside 2004-07-20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섹' 수술의 경우에만 아픕니다. 라식 수술은 아프지도 않고 간단하다고 하네요. 각막 두께가 보통만 되면 라식 수술을 하실 수 있으니, 겁 먹지 말고 검사 한 번 받아보세요. (마치 상담사가 된 듯.. ^^; )

sooninara 2004-07-2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식은 하루만 자고 일어나면 ...멀쩡해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