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망했다, 망했다 하지만, 내가 망하지 않는 한 결코나라는 망하지 않는 것이다. 가령 비유하자면 나라와 백성의 관계는 콩고투리와 콩알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비록 콩껍질이 말라서 비틀어져 시든다 해도, 그 속에 든 콩알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콩은잠시 어둠 속에 떨어져 새 숨을 기르다가, 다시 싹터 무수한 열매를 조롱조롱 콩밭 가득 맺게 하나니."
백성이 시퍼렇게 눈 뜨고 살아 있는데, 누가 감히 남의 나라를, 망하였다, 할 수 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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