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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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페이지에서 '곰탕'이라는 제목의 글을 그냥 우연찮게 읽었을 때는 별생각 없었다. 정말로 그냥, 심심해서 읽었던 거니까. 그런데 한, 두 편을 보는 순간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졌다.

그 궁금하던 이야기, <곰탕>을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곰탕, 미래에서 온 살인자>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스무 살 '김화영'이 '그 살인자'일 거라는 추측을 했다. 1권을 다 읽은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진다.

과연, '미래에서 온 살인자'는 누구일까?? 아, 궁금하다. 어서 2권을 보고 싶다.


책의 시작부터 무척 암울하고 디스토피아적이다. 쓰나미로 인해 망가진 부산의 가난한 사람들의 삶, 조류 독감으로 인해 사라진(?) 동물들,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먹을 동물들'인 '그것들', 거대한 푸른 구멍 blue hole.


2063년, 마흔 중반 즈음의 사내 '이우환'은 주방 보조이다. 태어날 때부터 고아였고, 욕심도 없었던 그는, 18살까지 고아원에서 지냈고 그 이후에는 한 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ㅡ 세상은 어린 시절과는 달랐다. 시간을 견디는 것만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 이상을 해야 했다. 욕심을 내야 했다. 바라는 게 많아야 했다. 그래야 더 빨리 인정받고 더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우환을 그럴 줄 몰랐고, 그러고 싶지 않았다.  ( 82쪽 )



이렇게 사나, 저렇게 죽으나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부산의 빈민촌 '아랫동네' 사람인 이우환. 그랬기에 그는 식당 사장의 요청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나선다.
13명이 되어야 갈 수 있는 시간 여행. 거대한 푸른 구멍 blue hole 을 통해 갈 수 있는 시간 여행. 하지만 무척이나 위험해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시간여행.


'윗동네'에 사는 부자들은 바라는 게 더 많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욕구를 위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원하지만, 자신들의 목숨을 걸기를 싫다.  돈을 벌기를 원하는 '아랫동네' 사람들은 돈을 받고 기꺼이(?) 위험한 시간 여행길을 대신 나선다.

이우환 역시, 식당 사장 대신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나선다. 식장 사장이 원하는, 과거의 '곰탕맛'을 찾으러, 곰탕 비법을 찾으러, 아롱사태를 찾으러.

기껏해야 '곰탕'을 찾으러 목숨을 건 시간 여행길을 나서는 이우환이 이해되지 않지만, 우환은 '이렇게 사나, 저렇게 죽으나' 별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큰 고민 없이 선택한다.


13명이 배를 타고, 파란색 알약을 먹고, 푸른 구멍으로 향한다.

깨어난 이우환과 스물 즈음의 청년 김화영. 13명의 시간여행자 중 2명만 생존하여,   2019년의 부산으로 왔다.

이우환의 목적은 '아롱사태 찾기, 곰탕 비법 배우기'이지만, 김화영은 다르다.

ㅡ "사람 죽이러 왔어요."
... "저요, 사람 죽이러 왔다구요."
...
"누, 누구?"
"아직 몰라요."
( 25쪽, 이우환과 김화영의 대화 )



이 구절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누굴 죽일지 '아직 모른다'고??   그렇다면 미래와 통신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생각을 잠시간 했다.

여하튼 생존한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 2명은 서로 각자 갈 길을 나선다.

'부산곰탕'에 도착한 이우환은, 그곳에서 일하고 싶어하고 그곳의 사장 '이종인'에게 잘 보이려 애쓴다.


한편, 한 고등학교에서는 이상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고등학생 싸움꾼 '이순희'가 가해자로 의심받는 상황이며, 피해자의 살해 방식이 무척이나 낯설다.
이종인은 아들 이순희가 살인사건과 연관되었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고,  이우환은 부산 곰탕의 사장 아들의 이름을 알고 난 뒤 경악한다.


<곰탕 1>은 대화도 별로 없는 편이고, 독백체의 글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가독성이 있다. 아마도 짧고 간결한 문장, 흥미진진한 진행 방식, 독특한 소재와 사건 전개 방식이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듯하다.


사건 하나하나는 개별적으로 보이지만, 뒤쪽으로 가면 서로 연관되어 있고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 인물들 역시 그러하다. )


미래에서나 구현 가능한 '레이저 총(?)'의 등장, 순간이동이 가능한 등 흥미로운 소재들도 가득했으며, 통나무 등 위험하고 무서운 이야기도 등장한다.  ( 형사사건, 통나무 )


1권의 후반부에서 곰탕 기술을 모두 배운 이우환이 이제는 자신의 원래 세계, 미래로 돌아가려 한다. 미래로 돌아갈 13명이 모두 모였고, 배를 타고 파란색 알약을 먹은 후 푸른색 구멍으로 들어가면 된다.



40대 남자는 고민한다. 이제서야.
내가 꼭 돌아가야 하나? 내가 이곳(2019년)에서 살아도 되지 않나?라는 고민을, 이제서야, 하는 것이다.

모든 고민과 결정에는 적당한 때가 있음을, 1권의 후반부에서 느끼게 된다.
그리고 책의 소제목, 미래에서 온 살인자,라는 구절이 다시금 보인다.



통나무, 조폭(?), 조직 등과 이들의 뒤를 쫓는 형사들.
형사들이 통나무 무리들을 얼른얼른 처벌하길 바란다.

2권은 어떤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까??

왜, 나는 '박종대'의 이 말이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지??

ㅡ "사장님이랑 더 친해지세요."  ( 312쪽 )



검은 차에 탄 순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 정말 정말 궁금하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4901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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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4-10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민도 때가 있다니! 이얏~ 그 간발의 차 같은 , 순간을 잡아채는 글에 놀라고!! 잘 읽고 갑니다 . 2권 보고 싶어요! ㅎㅎㅎ저도

2018-04-14 0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8-04-15 06:27   좋아요 0 | URL
카카오 페이지에서 맛보기로 2권 부분을 읽었는데 , 역시 후편을 이어 봐야겠더라고요 .
안타까와 하신게 넘 와닿았어요 . ㅎㅎㅎ 저런 ...
 
범죄자 - 상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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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잊혀진 소년>을 흥미롭게 읽었다. 그 책의 저자 '오타 아이'가 소설가로 데뷔한 책이 바로 이 책 <범죄자>라고 한다. ( 2012년, 범죄자 )



책의 앞날개에 아래와 같은 문구가 있다.


ㅡ <범죄자>는 무차별 살인 사건으로 위장한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기업이나 조직의 자기 변론과 비상식적인 생존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구절을 보면서 '비상식적인'이라는 문구가 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읽은 <잊혀진 소년>역시 '비상식적인' 것이 횡횡한 경찰. 검찰 등의 수사 방식, 그로 발생한 피해자들 '원죄 사건 ( 일본만의 용어인 듯 )'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순서대로 보자면, <범죄자>가 앞선 시기이고, 그로부터 몇 년 후에 <잊혀진 소년> 사건을 '소마'가 접하게 된다.
그렇지만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나 역시 <잊혀진 소년>을 먼저 읽고, 지금 <범죄자> 티저북을 보고 있지만 보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
오히려, <잊혀진 소년>에 등장한 청년(?) 슈지의 과거를 이 책 <범죄자>를 통해서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았는데,  상권의 시작이 2005년 3월 25일, 하권의 마지막이 2005년 4월 5일이다. ( 종장은 2005년 가을,로 나타나고 있다. ) 헤아려보았는데, 겨우(?)  열흘간의 사건이다. 10일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18살의 소년 '슈지'는 우연히 만난 미소녀 '아렌'의 메일을 받고 반갑다. 그래서  '진다이지 역 앞' 광장에서  아렌을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는 슈지 외에 다양한 성별, 나이, 직업을 가진 4명의 사람들이 더 있다.
그런데 기다리던 사람은 나타나지 않고, 온통 검은 복장으로 뒤집어쓴 '다스베이더'가 나타나 사람들을 살해한다.  일즉일살.

5명의 피해자 중 슈지가 '유일한 생존자'이다.

게다가 '무차별 살인 사건'의 가해자는 약물에 취해 죽은 채로 발견된다. 경찰 등은 '가해자가 발견'되었으므로 급히 사건을 마무리하려 하고,  경찰 '소마'는 이 사건의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

한편, '유일한 생존자' 슈지의 얼굴을 알고 있고, 슈지에게 메시지를 전해주는 '무테안경의 남자'는 무엇을 알고 있는 걸까?

ㅡ "... 달아나. 가능한 한 멀리 달아나."
ㅡ "앞으로 열흘. 열흘만 살아남으면 안전해. 살아남아. 네가 마지막 한 명이야."
( 57~58쪽 )


'무테안경 남자'의 "열흘만 살아남아"라는 말에서 이 책의 목차 속에 담긴 날짜들의 상관관계가 다시금 연상되었다.
 



18살 소년 슈지, 진다이지 역 광장에 있던 네 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얼굴이 반쯤 무너진 아이와 그 아이의 엄마, 그리고 '멜트 페이스 증후군'이라는 병명. 타이투스 그룹과 이소베 의원과의 상관관계 등 뭔가 권력자들의  깊숙하고 내밀한 '내막'이 연상된다.


유일한 생존자 슈지를 죽이려는 시도, 슈지를 위험에서 구해주는 경찰 '소마'.
( 드디어 <잊혀진 소년>의 멤버들 슈지, 소마, 야리미즈 등이 만난다 )

경찰 조직에서 떠돌아다니고, 파트너도 없고, 따돌림당하는 경찰 '소마'. 소마는 과거 어떤 일이 있었기에 혼자 떠돌고 있는 걸까?

슈지 입장에서는, 소마가 외톨이 경찰이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 보이기도 한다. ( 왜냐면, 경찰 조직 역시, 어떤 '내막'및 권력과 연관되어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

240쪽의 티저북만으로도 무척 흥미진진하고, 앞으로의 내용이 기대된다.

앞으로의 내용을 한번 추측해본다.
왜, "유일한 생존자" 슈지를 굳이 꼭, 죽이려고 드는 걸까?  '멜트 페이스 증후군'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아, <범죄자> 계속 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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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 항상 이기는 사람들의 워딩 파워 기술
황인선 지음 / 별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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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딩 파워'라는 말이 책의 곳곳에 등장한다.  워딩 파워란, 언력(言力)을 말하며, '생각이 말과 글로 나타나는 힘, 생각력'이라고 저자는 일컫는다.

ㅡ 워딩 파워는 단순한 말의 힘이 아니다. 생각하는 힘이다.
....
워딩 파워는 생각하는 개념력과 표현하는 힘 두 가지 모두를 지녔을 때 발휘된다. ( 7쪽, 서문 )


ㅡ 워딩 파워 뒤에는 생각의 힘이 있다.
...
말만 잘하는 사람은 주위에서 경계하는 대상이 될 수도 있고, 글쓰기에만 능한 사람은 남에게 부림을 당하기 쉽다. 그러나 생각(콘셉트)의 힘이 강하여 워딩 파워가 막강한 사람은 세상을 바꾸는 리더가 된다. ( 11 쪽, 서문 )



맨 앞쪽에 '세상을 뒤흔든 워딩 파워의 사례'라고 나왔는데, ' 한류, 김영란법, 아이돌, 동안 열풍, 강남스타일 / 스마트폰, 소셜, 사이버, 블루오션, 윈윈 전략, 무인양품, 인공지능' 등의 단어들이 적혀있다.
쉽게 사용했던 이 단어들이 '워딩 파워의 사례'라고 하니, 조금 새롭게 느껴진다. 이러한 단어들을 의도적으로 만들고 개발한 사람이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여러 기업이 사용한 다양한 워딩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1부가 특히 재미있었는데, 맨 처음 등장하는 골프장 이야기부터 흥미로웠다.
최근 골프에 몰두한 한 사람이 있다. 점수를 내기 위해 (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무척 열심히 골프를 한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한 골프장의 내부 글귀는, 무척 경쾌 발랄하여, '골프에서 재미 찾기'를 이끌어낸다. 

ㅡ "골프를 잘 치면 지갑이 좋아하고, 골프를 못 치면 동반자가 좋아한다."  이 글들에는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다 와 같은 지시는 없다. 취미로 하는 운동이니 즐기라는 배려가 담겼다. 나는 그것을 '즐거움 마사지 효과'라고 부른다. ( 18쪽 )


'즐거움 마사지 효과'라니, 무척 매력적인 표현이며, 그것을 한 번쯤 제대로 느끼고 싶어진다.


여러 종류의 워딩에 대해 사례를 실어놓았는데, '좋은 워딩, 나쁜 워딩'을 말한다. 나쁜 워딩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 10대들의 이상한 줄임말들. 부정적인 표현과 부정적인 줄임말들. 좋지 않은 말은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기서는 적지 않는다. )  


미세먼지, 중금속 먼지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쇼킹, 그 자체였다.  그냥 모래먼지(?) 등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무척이나 심각한 '중금속 먼지'였다니.
나는 이제껏, 속고 있었단 말인가???!!

ㅡ 다음의 언어를 비교해보면 미묘한 단어 선택이 얼마나 큰 차이를 불러오는지 알 수 있다.
늙은 수탉 ㅡ 액티브 시니어
여편네 ㅡ 허니
항암제 ㅡ 독약
미세먼지 ㅡ 중금속 먼지
고 대리 ㅡ 고 프로
....
언론과 기상청은 중금속 먼지를 미세먼지라는 표현으로 위험한 실상을 속이고 있따. 미세라는 말은 '사소한'이라는 의미로 들리나 사실은 치명적인 발암 먼지이다.
...
항암제 병에는 해골이 그려져 있다. 독약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성분을 고려해 곧이곧대로 항암 독약이라고 하면 환자들은 사용을 신중하게 재고할 것이다.
( 145 ~ 146 쪽 )



기원을 찾는 네이밍 전략 부분에서 저자가 제안하는 여러 가지 네이밍(워딩)들이 있었는데, 어떤 것은 (내 생각에) '너무 무리다, 너무 멀리 갔다' 싶은 것들도 제법 있었다. 
냉장고 '딤채'에 대해 이야기하며, 김치의 어원에  알려준다.  침채 > 팀채 > 딤채 > 짐채 > 김채 > 김치,  라는 식으로 달라져왔다고 한다.  즉, 김치냉장고 '딤채'는 김치라는 단어의 어원, 기원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 침채 : 채소를 담근다 )


저자는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태원'에 대해서도 말한다. 이태원의 뜻이 그렇게 슬픈지 전혀 몰랐었다. 저자는 이태원의 기원을 살려보자고 주장하는데, 나는 살짝 반대하는 입장이다. 굳이, 그렇게 우울하고 슬픈 이야기를 널리 알려야 하는가,라는 입장이다. (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덮어버리거나,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랑할만한 거리는 아니라는 의미이다.)

ㅡ  도대체 '태가 다른' 원이란 무슨 뜻일까? 임진왜란 때 왜구들에게 겁탈당해 아이를 낳은 여자들이 모여 살 수밖에 없었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그러나 현재 이태원 어디에도 그 역사를 드러내는 워딩 파워는 없다. ( 202 쪽 )
 
이태원의 어원 이야기를 들으며, 환향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사람들의 편견과 편협함, 약자를 보듬을 줄 모르는 사람들,  이상한 잣대를 가진 유교사회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말의 어원 찾기, 기원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한글, 한자, 영어 등 단어의 기원 orgin 에 대해 알면, 무척 즐거울 것 같다.



욕구의 하위 레벨과 상위 레벨이 있듯이, '욕망의 중개자 사다리'에도 하위 레벨과 상위 레벨이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이 꽤나 독특했는데, 유심히 생각해보면 이른바 '명품'이라는 이름이 붙은 수백 년을 이어가는 제품들에는 '상위 레벨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나심 탈레브'의 이야기를 하면서 '프래질/ 안티프래질,  GMO'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부분도 꽤나 인상 깊었는데, 내가 GMO, 화학물질(식재료에 사용되는 방부재, 인공색소 등) 등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 현대사회에서 안티프래질한 식재료가 어떤 것이 있을지, 잠시간 고민해보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아 슬플 따름이다.  ( 물, 공기, 토양이 모두 상당 부분 오염되었으니, 거기서 자란 식재료들도 ... )


'니치 대통령'이라는 소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나치'로 잘못 보았다. (내가 '니치'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서그런 모양이다 ) 
( 니치 : 마케팅에서는 '세분화된 작은 시장'이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함 )  
 

 



드라마 <다모>의 명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에 대한 저자의 해석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 저렇게 해석할 수도 있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것이다.
나는 그 대사를 이렇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아프냐? (네가 아프니까 내 마음도) 나도 아프다"  : 이것이 내가 받아들인 방식이다. ( 당신이 아프면 내 마음도 아프다 )

그런데 저자는 이와 같이 받아들이고 있다.
"아프냐?  ( 내 몸도 ) 나도 아프다. "


같은 드라마를 보았고, 같은 대사를 들었는데도 받아들이는 감성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무척 신기한 느낌이다.  나와 저자가 그러하듯이, '같은 상황을 다른 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왕왕 있을 것 같다. 
 

처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나는 처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처칠의 유머 예를 들으며, 처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유머는 확실히 사람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어떤 것이 있는 듯싶다.


생각력, 표현력, 워딩 파워, 글쓰기, 제목 붙이기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양하고 많은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3141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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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수다 떨기 2 명화와 수다 떨기 2
꾸예 지음, 정호운 옮김 / 다연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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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다, 재밌다, 즐겁다 !!

책이 Nice하다. 독특한 제본 형식인데, 거의 180도 가까이 펼쳐져서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한다. 실로 된 제본과 다른 제본(뭔지 이름을 모르겠다.)을 함께 사용한 방식이다.

여하튼 180도 펼쳐져서 그림을 보기에 참 좋다. 글자도 큰 편이어서 가독성도 무척 좋다.

서문에 '마이크로블로그'라는 단어가 나왔다. '뭐지??' 생각했는데, 저자가 중국인(혹은 대만?)인 듯싶으므로 중국에 있는 블로그인가 보다.

첫 한두 페이지를 읽으면서부터 재미있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하하하ㅡ나올 정도로. 



쉽고 재미있게 쓴 글인데, 내용은 제법 깊이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 '꾸예'가 소개하는 화가는 '뒤러 / 쿠르베 / 페르메이르 / 클림트 / 쉴레 (실레) / 마네 / 모리조 ' 등이다. '등'이라고 말을 하는 이유는, 이들 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그와 연관된 다른 화가들 역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꽤  다양한 화가들과 무척이나 많은 그림을 소개한다. 쉽고 재미있게. 게다가 그림도 큼지막해서 더욱 좋다. ( 작아서 잘 안 보일 경우,  작은 부위를 크게 확대해서 보여주는 점이 특히 좋았다. )

클림트의 '키스'라는 그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 황금빛 노란색에 반했었는데, 이 책에 의하면 그 황금색은 바로 '진짜 황금'이라고 한다.
세상에, 그림에다가 노란색 대신 황금을 입혔다고?? 클림트가??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
클림트는 '황금의 화가'인 모양이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황금빛 화가, 클림트'라고 한다. ( 작품에 황금을 사용할 정도니, 꽤나 잘 나가는, 경제력이 제법 풍부한 화가였나 보다. )  


처음 앞 부분을 읽을 때는 무척이나 '쉽고 재미있어서' 아이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중후반부를 읽다 보니 '아직 미성년자인 아이'는 나중에 좀 더 자란 후에 보게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 특히 에곤 쉴레(실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쿠르베의 그림과 쉴레(실레)의 그림을 보면서. ) 


마네의 그림 '풀밭 위의 점심' (214쪽)에 등장하는 '나체 여인'이 '특별한 이유'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마네의 그림 이전에 등장했던 나체인들은 모두, 인간이 아니라 신(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마네의 그림 '풀밭 위의 점심'의 여인은 옷을 깔고 있으므로, 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이다.
옷을 벗은 인물은 모두 신이고, 신이라면 반드시 엉덩이를 드러내고 있다.
.... 나체의 남자, 여자들은 사실 다 환각인 셈이다.
그러나 <풀밭 위의 점심>은 이 같은 규칙을 여봐란듯이 깨뜨렸다!
( 219쪽)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상하다. 티치아노와 조르조네의 '전원의 합주'에 등장하는 나체 여인도 천으로 몸을 휘감고 있는데?!!!!   이 여인들도 '옷'을 가진 게 아닌가???   ( 216쪽 )  
 



그렇다면,  '천 조각의 유무'를 가지고 신이니 인간이니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 않나?? ( 처음에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으나' , 두 번째로 그림을 보면서 이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


여하튼, 저자의 말에 의하면, '신이 아닌 인간이 옷을 벗고 깔고 앉았기에' '풀밭 위의 점심'이라는 그림이 논란이 되고 이슈가 되었다고 한다. ( 아직 나는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옷의 유무로 신/인간을 가리기엔....  )


'뒤러'의 이야기 중에 '코뿔소'이야기가 나온다. 뒤러는 '가장 위대한 화가'라고 한다. 그러한 뒤러가 '자신이 직접 보지 못한, 다른 화가의 스케치를 보고 모사하여'  코뿔소,라는 생물을 그린다.  ( 47 쪽 )
'뒤러'가 그림을 그린 후에 '코뿔소'라고 명명했기에, 그 후 300여 년 동안 사람들은 그 스케치에 있는 모습이 '코뿔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무도, 그것이 '코뿔소'가 아니라고 의심하거나, 의문하지 못했던 것이다.  '뒤러'의 그림이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들으며 '명사를 맹신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느끼게 된다.
'가장 위대한 화가, 뒤러'의 스케치였기에 아무도,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코뿔소'라고 300여 년을 믿어왔다는 것.
맹신의 위험성에 대해 한번 생각해본다. 
  




'유디트' , '다나에'를 그린 다양한 화가들의 그림을 한 번에 볼 수 있었으며,  '반항'으로 성공했으나 '반항'때문에 망한(!) 쿠르베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 망한 줄은 몰랐다... )


이 책은 화가들의 '장점'만 늘어놓는 책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색다르고 재미있는 책이다.
화가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 에곤 쉴레(실레)의 경우, 여동생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쇼킹 그 자체였다. )

클림트에게 수많은 모델(!)들이 있었고, 그 모델들이 전부 클림트의 정부(...)였다고 한다. 클림트 사후 14명의 여성이 소송을 걸었다고 하니, 그의 여성편력을 추측할 만하다.
그중에서 클림트의 세 여인을 알려준다. '유디트'의 모델이었다는 '아델레' / 20여 년 동안 연인이었던 '에밀레 플뢰게' / '다나에, 금붕어'의 모델이었던 익명의 여인.
나는 이제껏 '레드 힐다'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는데, 누군지 밝혀지지 않은 익명의 여인인 모양이다.


화가들의 어릴 적 모습 등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크고 컬러풀한 그림들과 작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28339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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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스칼렛 - 곽아람의 아메리카 문학 기행
곽아람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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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바람과 함께, 스칼렛>은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을 여행하고, 탐험하는 이야기이다. 마치 한국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는 곳을 여행하고, 토지의 저자에 대해 알아보고, 저자가 살았던 곳을 둘러보는 것과 비슷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문학작품은 여러 개인데, 이 책의 제목 그대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ㅡ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스칼렛, 레트 버틀러 , 엘런 > ,  애틀란다, 찰스턴, 존즈버러, 서배너

ㅡ < 에반젤린 > , 아카디아
ㅡ < 작은 아씨들 / 조, 에이미 > , 콩코드
ㅡ < 주홍글씨 / 헤스터 > , 세일럼
ㅡ < 빨강 머리 앤 > ,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ㅡ < 에밀리를 위한 장미 > , 뉴올리언스
ㅡ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마리아 > , < 무기여 잘 있거라 / 캐서린 > , 아바나, 키웨스트
ㅡ < 톰 소여의 모험 / 베키 > , 해니벌
ㅡ < 마지막 잎새 / 수 , 존시 > , 뉴욕
ㅡ < 위대한 개츠비 / 데이지 > , 뉴헤이븐 , 샌즈포인트 , 그레이트넥, 킹스포인트


이제껏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레트에 집중했었는데, 이 책 <바람과 함께, 스칼렛>을 통해서 스칼렛의 엄마 '엘런'에 대해 다시 알게 된다.

'엘런'  남편보다 키가 훌쩍 컸나 보다. ( 왜 이걸 기억 못 하고 있었을까? ) '서배너' 출신의 '엘런'은  사촌 필립과의 사이를 가족들이 반대하자, 자신보다 28살 많은 '제럴드 오하라'와 결혼하여 '타라'로 향한다. ( 당시 엘런은 15살 )

 

 


서배너 지방의 독특성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데, 각 지방의 특색을 알게 되는 줄거움이 있었다.  ( 서배너의 특성, 여권이 강하다 )

ㅡ 낮 워킹 투어 때 서배너의 여권이 미국 다른 지역보다 강하냐고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더니 "특수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남부 조지아에선 18세기에 이미 여성이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어서 여권이 셌고, 전쟁을 겪으면서 미망인들이 억척스럽게 활약했다고 한다.               ( 93쪽 )




이 책을 < 바람과 함께, 스칼렛 > 을 읽으면서, 배경이 되는 여러 공간들에 대한 사진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더욱더 깊게 이해하게 되어 정말 좋다.
더군다나 컬러풀한 각 지방 사진을 볼 수 있었고, 각 작품의 저자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듣게 되었다.


저택 투어에 대한 이야기도 무척 좋았는데, 걸스카웃 창립자인 '줄리엣 고든 로 (데이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바로  '앤드류 로 하우스' 저택 투어 때문이라고 하니 신기하다.
줄리엣 고든 로의 이혼, 소송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칼렛의 엄마 '엘런'의 고향, '서배너'의 이미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여권이 강한 동네, 서배너 )  



< 에반젤린 >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서사시를 읽은 적은 없다. 저자는 아주 어릴 적 ( 7살 무렵 )  저자의 어머니가 읽어주는 에반젤린을 들었다고 한다. (에반젤린은 저자의 모친, 부친의 연서에 등장했고, 그래서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읽어주었나 보다. )  저자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들으며, '굉장히 문학적인 집안'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에반젤린>의 배경이 되는 곳이 바로 '아카디아 국립공원'이라고 한다.    
 



마녀 사냥의 진원지 '세일럼',  '창문에 비치는 친구'를 만든 몽고메리 ( <빨간 머리 앤>의 저자 ) ,  스칼렛과 레트가 신혼여행지로 택한 뉴올리언스 등등 흥미롭고 신기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문학작품의 영어 문장과 한글 해석 문장, 그리고 풍성한 사진들.

여러 문학작품에 대해 보다 다양하게 알게 되는 즐겁고도 신나는 시간이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1907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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