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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든 분식 - 제1회 문학동네초승달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초승달문고 52
동지아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평점 :
해밀초등학교 2학년 1반, 강정인. 어느 장마철 오후 정인이는 우산을 잃어버린다. 언니가 유치하다고 물려준 오랜지 땡땡이 우산. 같은반 친구 김반찬의 놀림에 우산에 저주를 걸었다.

"그 우산 펴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으로 변한다!" 유치한 것 같지만 친구의 놀림에 이렇게 반응 할 수 있는 용기에 감탄했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친구들의 관계에서, 어른과의 대화에서 아이가 좀 더 용기 있게 대처했으면 하고 욕심이 날 때가 있다.

그런데, 그 저주에 걸린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나, 강정인.
엄마의 분식집, 해든분식에서 생일파티를 하게 되는 게 너무 속상했는데 분식이 아니라 닭강정을 해준다는 말에 해든분식에서 모이기로 했다. 엄마가 만들어준 메뉴는 오리지널이랑 양념맛, 달콤꿀맛이랑 매콤눈물맛, 짜장킹, 눈꽃치즈 닭강정 케이크..... 책을 읽다가 이 부분에서 '푸흡' 생각지도 못한 코믹함이 있었다.

생일파티 주인공으로써는 얼마나 당황스럽고 속상했을까. 아무리 아이가 좋아하는 닭강정이라지만 닭강정만으로 생일상을 다 채우다니....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엄마의 사정도 있었겠지. 엄마가 읽는 동화책은 아이의 입장에서만 볼 수 없는 마음이 있다. 그러면서 아이의 입장도 생각하게 되는 장점도 있다.
12월 1일, 곧 우리 아이 생일이 다가온다.
어린이 독자에게 물어보았다. 엄마가 준준이 좋아하는 메뉴 하나로만 생일파티를 해주면 어떨까?
아이가 기함을 한다.

<해든 분식>을 읽으면 이런 반전과 긴장감, 정인이가 닭강정으로 변하는 판타지가 숨어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어찌 해맑을 수만 있을까. 가족에 대한 서운함, 친구들과의 우정, 친구가 원수가 되기도 하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그 어떤 일을 겪으며 몸도 마음도 성장하는 거겠지.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단숨에 읽으며 하는 말이 '떡볶이 먹고 싶다' 였다.
아니, 닭강정이 주제인 책을 읽고 웬 떡볶이가 먹고 싶어?
아이들은 이렇게 뜬금없다. 어른과는 다르다. 이야기의 주제를 찾고, 교훈을 전에 그냥 책을 재미있게 읽는다. 분식집하는 정인이네가 부럽기도 하고, 반면에 매일 마중나가는 본인의 엄마가 고맙기도 하다. 아이들은 그렇게 해든 분식을 읽으며 여러가지 감정을 배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