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가부장제 정의하기> 에는 딱히 인상적인 내용이 없었고 


3장에는 얼마 전 끝난 총선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며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해주는 뼈때리는 통찰이 많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직설적으로 제시하려고 하는 책은 페미니즘 공부하며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  



계급 구조는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비인격적인 힘이 만들어낸다. 이념적 혼란이나 허위의식은 개인이 받을 자격이 있고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을 받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P78

식민지 지배를 경험한 국가에서는 보통 다른 국가와는 다른 계급 동학이 전개된다. - P86

여성과 성소수자, 청소년은 실현 가능한 더 나은 선택지가 나타날 때까지 가부장적 제도가 강요하는 고통을 인내한다. - P94

번성하는 집단은 집단에 충성하는 구성원에게 보상이라는 특권을 주지만, 뒤처지는 집단은 충성에 따르는 희생이 크기 때문에 구성원의 헌신을 끌어내기 어렵다. - P95

이해관계와 정체성은 보통 나란히 간다고 봐야 한다. - P96

미국의 페미니스트 이론은 역사적으로 상대적으로 부유한 백인 여성의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이 관점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여성과 유색인종‘이 마치 상호 배타적인 개념인 것처럼 지칭했던 과거의 용법에 잘 드러나 있다. 이 개념적 오류는 단순히 도덕적 권고로는 화해할 수 없는 충돌하는 이해관계의 힘이 상당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 P102

집단 정체성에 기반한 분열이 없었다면 계급의식과 집단행동을 훨씬 더 쉽게 쟁취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P103

하위집단이 구조 변화에 힘쓰는 것은 인정과 재분배 둘 다를 얻기 위해서이다.

교차성은 제도를 바꾸기 위해 캠페인을 통합하고 굳건히 만들려고 애쓰는 집단에게 항상 불편한 전략적 결과를 가져왔다. 어떤 이론이 맹목적으로 집단 내 차이를 최소화하려고 해도 차이가 사라질 리는 없다. ... 동맹을 형성하려는 열망은 억압의 심각성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야만 달성 가능한 공동의 이상을 포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 P10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자 2024-04-18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차성에 관심이 많으면서 또 많이 어려운 저에게 마지막 밑줄 그으신 문장이 큰 여운을 남기네요!

건수하 2024-04-19 10:04   좋아요 1 | URL
막연히 생각은 했지만 확신하지 못했던 것들을 단정적으로 얘기해줘서 이 책이 좋네요.
더 읽으면서 댓글 남겨둘게요 ^^
 
















1장. 


기대된다. 





협상력은 만족스러운 보상을 받을 때까지 직무 수행을 보류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은 협상력이 약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인종/민족, 시민권, 계급 차원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으면 더욱 그렇다. 유급이든 무급이든 가족을 돌보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돌보면 돌볼수록 경제적으로 취약해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서적 애착으로 인해 더 이상 돌보지 않겠다는 위협을 하기가 어렵다. - P38

페미니즘은 여성이 이해관계를 공유한다고 주장하지만 여성들의 동맹은 차이점을 극복하는 데 달려 있다. - P38

어떤 집단과 연대하는가, 이는 중요한 문제이다. ... 불우하거나 하위 집단에 속한 여성은 특히 더 모순된 위치에 있다. 즉 보상이 부족한 돌봄 서비스를 조금만 줄여도 협상력은 커지지만 이 경우 가족과 지역사회가 다른 제도화된 착취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 수 있다. - P39

우리 모두는 공정하고 공평하며 지속가능한 경제 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 구조를 개발하는 데서 혜택을 본다. 공익을 효과적으로 수호하고 공동선에 투자할 수 있는 튼튼한 민주주의 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정치적 동맹을 형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모든 사람은 자신을 위해 every man for himself"라는 슬로건은 가부장제 권력의 원칙이자 멸종의 요리법이다. - P39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오 2024-04-15 2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건조할뻔했는데 한마디가 기대된다라서 살짝 덜 건조해진 글...

건수하 2024-04-18 18:10   좋아요 1 | URL
건조한 = 의견이 없는 …?

은오 2024-04-19 19:54   좋아요 1 | URL
뭔가 기대된다는 말의 의미 자체가 촉촉하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단어 자체가 기대된다...🥹 기대된다!!>.< 이런 느낌이랄까....
진짜 건조하면 기대하지도 않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17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급 돌봄 노동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 바로 제 이야기이며, 모든 여성의 이야기.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요.
기대되네요.
전 다섯자니깐 ㅋㅋㅋㅋㅋㅋㅋㅋㅋ건수하님보다는 덜 건조한걸로...

건수하 2024-04-18 13:25   좋아요 1 | URL
25% 덜 건조하십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4-04-18 13:2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호가 ‘정밀’이신걸로 알고 있어요. 정밀 건수하선생님! 🤪

건수하 2024-04-18 16:0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뭐라 할 말이 없어서 적어보았습니다만 호가 생길 줄이야...
 

<영장류, ~> 의 5장 ‘영장류의 본성을 둘러싼 경합’을 읽고 있다. 랑구르 수컷의 영아 살해 부분에서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아 전에 읽은 <암컷들>을 뒤져보니 새라 블래퍼 허디의 연구 사례가 꽤 비중있게 인용되었고 암컷들의 저자 루시 쿡의 ‘학문적 우상’이라고 언급되어 있었다.


해러웨이는 그 외에 다른 사람들도 다루고 있다. 필리스 제이/돌리노우의 제자인 제인 버제스의 연구는 허디가 쓴 연속극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포함한다고…. 계속 읽어보자.


…하지만 <사이보그 선언문>도 그렇고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도 그렇고 대상 독자는 학자, 그 중에서도 (생명)과학자라는 생각이 든다.


해러웨이 이후 과학이 어떤 영향을 받고 변화했는지 궁금해진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망고 2024-03-23 2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암컷들˝ 작년에 샀은데 잊고 있었어요 이것도 읽어야지 아휴

건수하 2024-03-24 21:44   좋아요 1 | URL
전 암컷들 엄청 재밌게 읽었어요 ^^

은오 2024-03-23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러웨이 이후 과학보단... 수하님이 더 궁금합니다.

건수하 2024-03-24 21:46   좋아요 0 | URL
제가 더 쉽기도 할 겁니다 ㅋㅋ
 

학교에 다닐 때 제목만 보고 친구에게 빌렸고, 못 읽겠다고 했더니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지금까지 갖고 있는 책이 있다.

오조영란, 홍성욱이 지은 <남성의 과학을 넘어서> 이다.
http://aladin.kr/p/1FTo7

목차를 보니 안 읽은 게 아쉬워지는데… 그러나 지금 펴봐도 <영장류~ > 보다 어려운 책일 거라 확신한다.

이 책을 공부하던 여성들 한 명은 생업과 별도로 온라인 매체에 글을 기고하면서 사회운동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평범하게 살고 있다.

두 저자 중 홍성욱님은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청와대 과학수석을 배출한 그 과 맞다) 교수로 재직중이다. 오조영란님은 어디서 뭘 하고 계실까?

우리는 남성주의 과학을 탈신비화해야 한다. 그리고 ‘남성주의 과학을 넘어서 사유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분야에서, 그 실험실에서, 그 도서관에서 필요한 작업을 마땅히 해야 하며, 사실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방법들을 제시해야 한다‘. 잘못된 사실들‘과 ‘남성중심주의 과학‘은 너무 오래 지속되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과학은 우리 자신을 찾는 데, 그리고 우리의 진정한 유산을 찾는 데 필수적이다. - P1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연사 그리고 그 자손인 생물과학은 희소성에 기초한 분과 학문이었다. 자연은 인간의 본성을 포함해 희소성과 경쟁의 기초 위에 이론화되고 구축되었다. 게다가 우리의 본성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안에서 그를 위해 구축된 생명과학을 구성함으로써 이론화되고 개발되었다. 이것은 풍요를 공동선이 아니라 사적 이해를 위해 전유하는 형태로서, 희소성 관리의 일환이다. 이는 또한 가부장제에 근본적인 명령- 통제 체계의 논리와 기술이 점증하는 형태로 지배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의 일부다. 이와 같은 관행이 자연을 이론화하는 우리를 이끄는 만큼 우리는 계속 무지하며, 우리는 과학의 실천에 개입해야만 한다. - P1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