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3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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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4~305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치통을 과소평가하는 지식인의 말이다.

‘나는 느낀다, 고로 존재한다야‘말로 모든 생물을 포괄하는, 훨씬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진실이다.
나의 자아는 사유에 의해서 당신의 자아와 본질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중략)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나의 발을 밟는다면 고통을 느끼는 사람은 나 혼자다.
자아의 토대는 사유가 아니라 고통, 즉 감정 중에서 가장 기초적인 감정인 것이다. 고통을 당할때는 고양이조차도 상호 교환이 불가능한 자신의 유일한 자아를 의심할 수 없다.
고통이 극에 달할 때 세상은 흔적 없이 사라지며, 우리들 각자는 자기 자신과 홀로 남는다.

고통이야말로 자기중심주의의 위대한 학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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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골로기! Image + Ideology

 약 백여 년 전 러시아에서 박해받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작은 비밀 모임들을 만들어, 그 모임에서 함께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연구했다.  그들은 다른 모임들에 전파하기 위해 이 이데올로기의 내용을 단순화했고, 그 다른 모임 구성원들은 간추려진 내용을 다시 간추려 전하고 선전했다.

지구상에 널리 알려지고 강력해진 마르크스주의가, 결국에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보기 어려울 만큼 전체적 연관성이 빈약한 슬로건 모음 여섯 내지 일곱 개로 축소 되어 버릴 때까지 말이다.

그리하여 마르크스의 유산이 이제 더는 어떤 논리적 관념들의 체계가 아니라, 다만 일련의 이미지와 암시적 상징의 연속을 이룰 뿐이므로, 당연히 우리는 이데올로기가 총체적이고 전 지구적으로 서서히 이마골로기로 변해 버린 거라 말할 수 있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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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시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올것 같다.
양자 역학을 다 이해를 못해도 실망하지 말라는 위로와 함께 출발한다.

《 사랑의 양자 역학 》

전자의 위치는 자체로 실재하지 않는다.

양성자같이 조그마란 계집애가
광자같이 이중적이던 그 계진애가
나노미터보다 짧은 파장으로 나를 측정한다.
순간, 나는
보어의 수소처럼
사정없이 그녀의 위치로 붕괴해 버렸다.
번쩍 광자를 내며, 클릭 소리를 내며

심장이
바닥에서 들뜬 상태까지
주기 운동을 계속했다.
첫사랑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 P16

양자 역학을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안전하게 말할 수 있다.
- 리처드 파인만

당신이 어떤 것을 할머니에게 설명해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잔정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
- 무명씨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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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1-15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자 역학’의 의미를 잘 몰라도 ‘양자 역학’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으면 반은 성공한 겁니다. 이과 출신이 아닌 사람은 영자 역학이라는 단어 자체를 생소하게 여길 걸요. ^^;;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창비시선 449
안도현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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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띔>

길가에 핀 꽃을 꺾지 마라
꽃을 꺾었거든 손에서 버리지 마라
누가 꽃응 버렸다 해도 손가락질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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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감>


사무치자
막막하게 사무치자

매화꽃 피는 것처럼 내리는 눈같이

(중략)

귀룽나무 꽃 질 때
나무 아래 물통을 갖다 놓으리
지는 꽃을 받아서
지는 꽃의 향기를 츠랑츠랑 엮으리.

(중략)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아둘 수 있게 되었다.

(중략)

이름에 메달릴 거 없다
알ㅇ도 꽃이고 몰라도 꽃이다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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