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랑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쓴 빌 브라이슨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함께 끄덕끄덕.

맞아요. 세상엔 글 잘 쓰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문장이나 문체가 중요한게 아니고, 글이 도구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글이 나는 무척 좋다.

글쓰는 법은 배울 수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definitely yes, 정녕 있다, 는 것이 내 대답인데, 여기서도 역시 문체나 문장이나 뭐 그런 것이 아니고, 도구로서의 글.

좀 맥락은 다른데, 그래서 과학 글쓰기는 꽤 괜찮은 영역 같다. 전혀 재미없지 않을 것이다. 도구로서의 글쓰기를 가장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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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6-02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이중 관리, 힘드시겠네요.
그러다가 찌리릿-지기님처럼 다중인격으로 변모하시는 거 아닌지...^^;
<김명남>이란 이름이 반가워서, 한 번 와봤습니다.^^ 건강하세요.

starla 2004-06-0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 님/ 반갑습니당~ 별루 안 힘듭니다 -_-;;; 생각날 때,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는 건데요 뭘. 저한텐 쉴 때 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ㅋㅋㅋ 오늘 되게 더운데 건강 조심하셔요~

물만두 2004-06-03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생각난 건데요. 알라딘 님들도 이벤트를 개인적으로 하셔야하지 않나 싶은데... 어떠실지요...

starla 2004-06-03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그럴까요? -.-;; 저희는 워낙 자투리 시간에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ㅠ.ㅠ 오히려 열심히 관리가 안된다는 -_-;;; 뭐 저희 서재 말고도 알라딘 마을에서 콘테스트를 하는 것도 저희 재미이지요 ^^
 

bullet with butterfly wings

-dispite all my rage i'm still just a rat in a cage: 지금 생각하면 좀 쑥쓰럽구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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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

- 많은 분들의 best1곡... 이겠지 (tonight, tonight과 더불어). 내게는 뮤비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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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a 2004-06-02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좋았던 나날을 보고 있자니 끝없이 상념이 밀려드는구나. 펌킨스의 영욕의 역사를 보면 '천재 옆에 있는 사람은 피곤하다'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대머리 빌리의 천재성이 호박들의 영예를 만들었으되 또한 깨기도 함이라.

빌리는 이하가 왜 팀을 떠나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니 때문이야 임마 -_-;; 맨날 세컨기타만 치고 좋아할 기타리스트가 어딨냐. 멋진건 지가 다 하고 -_-;;; 다아시 역시, 물론 약물 문제도 있지만, 빌리가 좋았을 턱이 없다. 다아시의 베이스 재능은 무척 아까운 것이지만, 빌리 앞에서야 번데기에 주름이요, 그래, 차라리 연기라도 하자, 싶었을 심정이 이해가 된다.

그러니까, 천재가 못하는 게 드럼이기 때문에 지미는 그 정체성의 파괴를 겪지 않을 수 있었다 그거다. 천재를 보완하는 수족이 될 수 있었으므로.

여러모로 천재 옆에 있는 범인은 괴로운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지는...

갈대 2004-06-03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재 옆에 있는 범인은 괴롭다 - 200% 공갑합니다
그래도 범인들이 뭉친 밴드보다는 천재 한 명이 지배하는 밴드가 작품을 만들어 내더군요
가끔은 천재 둘이 있어서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하구요(ex 비틀즈, 라됴헤드)

starla 2004-06-0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대 님/ 저도요 200% 추가 공감 (웃음) 인정하긴 싫지만 사실이 그런 것 같죠. 천재들이 이런 범인의 고통을 조금만 잘 알고 주위 밴드원들에게 친절하면 좋으련만 -_-;;;

panky 2004-09-01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게도 뮤비 베스트, (요것도 좋지만 뮤비의) 편의점 씬 우앙이오. 이거 보고 있으면 제가 1979년생이라는게 다행스러워진다니깐요.;;;;
그런데 친절한 천재라니, 더욱 속 쓰리고 배아프고 화딱지나고 자괴감 느낄 거 같은데, 음.

시간이 갈수록 클래식이 다시 좋아지는 건, 천재가 천재를 연주하기 때문인 거 같아요.
 

허억... 스매슁 펌킨스가 infinite sadness를 발매한지가 벌써 10년이 되어간다는 걸 알았다. 그럭저럭 스매슁 펌킨스와 함께 한 애욕의 10년이라고 말할 수 있다.

siamese dream을 들으며 잠을 청한 대학 기숙사의 밤은 몇날이나 되었던고... infinite sadness를 너무너무너무 갖고 싶었지만 2cd에 당시로선 라이선스도 안되던 신참 시절, 수입음반을 낼름 구입한 친구를 부러워만 하다가 드디어 학교 축제 때 중고매장에서 15,000원을 주고 사고는 (진짜로) 눈물을 흘렸다. 너무 좋아서.

이후 온갖 잡다한 라이브 실황들을 그러모으기 시작했으며, 심지어는 스매슁 펌킨스 홈페이지도 만드는 전무후무한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2000년 한국공연이 성사되었을 때는 너무 좋아서 잠이 안 왔다. 예상 트랙리스트를 짜서 혼자 보면서 실실 웃었고, 예상 앵콜곡 리스트도 짰다.

왠지 이 2000년 이후로 나의 음악취향은 진화를 멈춘 기분이다. 펌킨스 외에도 그렇게 좋았던 아티스트들이 많았는데, 찾아듣거나 하질 않는다. 오늘은 픽시스 베스트 앨범을 듣는데, 괜시리 눈물이 글썽. 얘네는 왜 재결합 같은 걸 한다냐 싶지만 뭐... 사실 펌킨스가 재결합한다면 난 환영이니까 -_-;;; (그냥 한 자리에서 걔네를 보는 게 목적이다)

사실 2000년 이후로 특별히 놓쳐서 아까운 음악도 내겐 없다. 그때 이미 팝은 지루해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언젠들 음악의 위기가 아니었으랴만은, 힙합에 관심이 없고 재즈나 클래식에도 특별히 관심이 없는 지금은 내게는 최대의 음악 씬의 위기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열과 성을 다해 각종 인디 레이블의 신참들을 순례할 정성도 없고. 후우... 죽기 전에 레딩에는 가봐야 할텐데.

오늘의 향수어린 cherub rock 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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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a 2004-06-02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윽... 다시 보고 또 보아도 전율이구먼. 차림새를 보아하니 93,4년인데 (자그마치 10년전!) 우리 이하 오빠는 변함없이 stylish~ -_-;;; 마지막 리딩기타 하는 모습이 멋지다 -.-; 이젠 다들 사십줄이라 ㅠ.ㅠ

Fox in the snow 2004-06-03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리코건은 항상 소년이란 이미지가 남아있어요.심지어는 1979년생이라고 자꾸 혼동한답니다.
오랫만에 모습을 보니 너무 반가와서 첨으로 코멘트남깁니다.^^
그러고보니 제 온라인 아이디를 gish로 쓴것도 10년이 넘은게로군요.

땡구 2004-06-0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후 온갖 잡다한 라이브 실황들을 그러모으기 시작했으며, 심지어는 스매슁 펌킨스 홈페이지도 만드는 전무후무한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히히...누군가를 좋아해서... 디스트리뷰트(? !) 홈피 만드는 시행착오는 정말 민망하죠? 그런 짓 하면 안되죠... 철 들어야죠. -_-;;

잘 지내시죠? 얼마전 은실이랑 20시간 왕복 운전할 일이 있어서 차에서 들을 음악 챙기다가 "야..우리 스매싱 펌킨스 시디 하나도 안 가져왔네? 비틀즈도 왜 이렇게 없냐? 엘리엇 스미스 [XO] 놓고 왔어? 벡은? 소닉 유쓰? [ParkLife]는 왜 3개나 돼? 시디 도대체 뭘 가져온거냐?"... 막 이랬죠.

예스24 다니느 동안 은실이랑 둘이서 매번 여름마다... 이번에는 '후지락 페스티벌' 꼭 가자..했다가 결국 일본비자 만료 당하고 못 갔는데.. 여기서 생각해 보니.. 어찌 보면 한국에서 후지락 가는 것보다 여기서 레딩 가는게 더 쉬울 거 같은 생각이 들기도...! 퍼벅..퍼벅.. 후다닥...~~~! -_-;; 건강하세용..

starla 2004-06-03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속의 여우 님/ 우아우아 gish 이시군요~ 저는 starla 아니면 ihagirl 을 쓰는데요, 나이가 드니까 이제 ihagirl 은 쑥쓰러워서 못 쓰겠고 -_-;;; starla 를... gish 도 경쟁 상당하겠는데요? (웃음)

땡구 님/ 와! 오랜만입니다~ 흐윽... 지금 즐겁게 여행하시는 거 자랑하시는 겁니까? -_-;;; 20시간 운전으로 여행하면서 블러와 벡을 듣는 거라니... (부러워서 기절 일보 직전) 건강하십시오 ㅠ.ㅠ (레딩은 꼭 가세요. 락 페스티벌의 영광도 앞으로 한두해지 싶습니다. 이제 뭐 다들 클럽으로 클럽으로...)

Fox in the snow 2004-06-0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명남님/정확히는 gish30이랍니다.처음 정하던 날, 내앞에 29명의 gish 가 있더군요.ㅋㅋㅋ
 

<생각의 지도>를 읽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추론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이 책은 그리 깊이있는 편은 아니다. 주로 여러 대학의 심리학과에서 수행한 실험들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몇 가지 가설이랄까, 일반화를 시도하고 있는 정도이다.

그런데 물론 재미는 있다. ^^ 가령, 동양인은 본질을 보고 서양인은 형식을 본다거나, 동양인은 타협을 추구하고 서양인은 규명을 요구한다는 등의 극단적 주장들이 있는데 어찌 재미가 없을쏘냐.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동양인은 슬픔 와중에 기쁨이 있고 기쁨 와중에 슬픔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주장이었다. 책은 이 이야기를 '새옹지마'의 교훈과 연계하여 말한다. 지금의 횡재가 언제 악재가 될지, 지금의 고통이 언제 축복이 될지 그 누구도 모른다는 '새옹지마'의 초인적 덤덤함은 동양인의 '순환론'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서양인과 일체의 접촉없는 동양적;;; 삶을 살아온 나로서는 '그런가' 할 뿐이다. 그리고 사실, 서양인에게라고 '삶이란 돌고 도는 것, 맨 몸으로 왔다가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식의 덤덤한 관조가 없겠는가? 없다기보다 알더라도 추구하는 것이 그것이 아니요, 오히려 그 순환의 동그라미를 응차응차 일직선으로 펴는 것이 진정한 인간 삶의 승리라고 생각하는 의식적인 방향성이 있다고 설명함이 옳지 않겠나 싶다.

좌우간, 인생은 돌고 돌며(이 돌고 돈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적 개념은 아니다), 높다란 기쁨은 불안한 슬픔이고 지극한 슬픔은 우아한 기쁨이라는 사실을 적은 책장 앞에서 읽기를 멈추었다.

실로 그렇다. 산다는 것은 그렇다. 어디 산다는 것만 그러하던가? 비즈니스도, 인간관계도, 일도, 사랑도 (아아 상투적이군) 모두 그러하다. 지극한 것들은 통하며, 지극하게 간 것은 최초로 돌아온다. 이 사실을 이토록 담담하게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서른살인 나는 스무살의 내가 부럽지 않다. 이 사실을 몰랐던 - 혹은 알지만 인정할 수 없었던 - 스무살에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변화라는 것이 어째서 인생의 금과옥조가 될 수 있으리오, 라고 눈을 흘겼다. 쭉쭉 나아가야 했으니까.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나는 내 우울과 무력감이 하등의 근거가 없는 것임을 알면서도 벗어나지를 못했었다.

지금은? 지금은 언제나 하이퍼다 -_-;;; (아닌가...) 나는 변한다. 나도 변하고 주위도 변하고 비즈니스도 변하고 인생도 변한다. 기쁘면서 동시에 슬프고, 슬프면서 동시에 희망적이고, 바쁘면서 지루하고, 한가하면서 치열하다. 돌고 돌며, 동시에 여러가지이고, 병행하는 모순들을 양 팔에 힘차게 안고 끌고 간다. 그러니까 그리 기분나쁠 일도 없다. 반나절만 웅크리고 기다리면 희망의 순서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아, 나이드는 것이 좋을 때는 이런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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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ide 2004-04-23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하지 않는 건 스탈라님의 글솜씨 입니다 ! 제가 스탈라님을 첨 알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죽~ ^^ (부럽습니당)

zooey 2004-04-2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돌고돌고. 우리는 계속해서 스텝을 밟을 수밖에 없는 처지. 있는 힘을 다해 나아갈 수밖에요. ^^ (sunnyside님 말에 동감)

starla 2004-04-26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오랜만에 쓴 페이퍼에 영광스런 두 분의 코멘트입니다. -_-;;;

to sunnyside / 그때부터 지금까지 -> 요게 꽤 됐습니다 그려... 헐헐...
to zooey / 아앗, 저의 favorite haruki 역시 <댄스 댄스 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