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한국사 - 상식을 뒤집고 오류를 바로잡고 진실을 파고드는 책상 위 교양 22
도현신 지음 / 서해문집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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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로 읽게 되는 책 역시 역사 서적이었다. 다양한 역사 서적들 중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던 책은 <어메이징 한국사>이었다. 이 책은 어메이징하다는 단어에서부터 뭔가 강한 어감을 전해주며 왠지 모를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다. 덕분에 저절로 책장을 넘겨보게 되었는데, 이 책에는 역사를 배울 때 한 번씩 하게 되는 생각과 상상에 대한 역사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역사를 공부할 때 만약에라는 상상을 한다면 그것은 그 순간부터 역사의 영역이 아니라 소설이 되는 거라고 했기에, 역사 공부를 할 때 만약에라는 상상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꾸만 자꾸만 상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요즘 관심을 갖게 된 광해군. 왕이었음에도 사후 신하들로부터 왕의 이름을 얻지 못하고 왕자였을 때의 이름인 광해군으로 이름을 남아야 했던 그. 그동안 광해군을 폭군으로 기억해왔기에 요즘 다시 실리 외교를 한 왕으로 주목받는 광해군에게 많은 관심이 갔다. 드라마 <왕의 얼굴>에 나오는 광해군을 보면서는, 그가 더 오랫동안 왕권을 유지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까지도 하며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요즘 다시 실리 외교, 중립 외교로 주목을 받고 있는 광해군에 대해 광해군은 억울하게 쫓겨난 성군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광해군은 요즘 다시 받는 평가와 달리 성군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나는 예전에 배워서 기억했던 역사에서 요즘 다시 공부하며 새롭게 알고 느끼는 역사로,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또 다시 상상해봤던 역사로 생각의 전환에 전환을 거듭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모르는 것보다 어설프게 아는 것이 더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아직 역사를 잘 모르기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에는 이 책이 주는 정보나 의견이 모두 맞다고 여겼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던져주는 새로운 시각에 놀라 그동안 내가 잘못된 생각을 했다고 여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이 책을 다시 읽자, 이 책의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꼭 다 맞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이 그동안의 역사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해석했듯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어쩌면 다른 이들이 이 책에 담긴 역사를 이 책과는 또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은 이상 우리는 역사에 대해 절대 확신할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이다. 우리는 각기 다른 시각으로 쓰여진 역사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그리고 그것의 시작은 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역사지식을 충분히 쌓는 것이고 말이다.


 

1. 고조선은 어떤 나라였을까?

2. 신비의 고대 왕국, 탐라

3. 고구려 백제 신라는 과연 한 뿌리였나?

4. 동아시아 고대사 최대 비밀 수.당이 고구려를 집요하게 공격했던 이유는?

5. 풍운아 연개소문은 영웅인가, 반역자인가

6. 신라는 어떻게 당나라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았을까?

7. 발해는 화산 폭발로 멸망했나?

8. 의문투성이 <삼국사기> 어떻게 봐야 할까?

9. 고려 멸망의 원인은 무엇인가?

10. 한국사의 불청객, 왜구

11. 조선은 조공과 사대주의는 비난받을 일이었을까?

12. 유교는 조선을 나약하게 만들었나?

13. 조선이 길을 내주었다면 임진왜란이 안 일어났을까?

14. 항왜, 조선이 항복한 왜군

15. 광해군은 억울하게 쫓겨난 성군인가?

16. 병자호란은 패배의 연속이었나?

17. 조선은 과연 노비들의 지옥이었나?

18. 당파 싸움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

19. 쇄국은 무조건 나쁜 것인가?

20. 중공군 인해전술의 비밀

21. 최악의 부패 정부, 이승만 정권

22. 한국인의 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원인

23.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그 속셈은 무엇인가?

- <어메이징 한국사> 중에서 -

역사라는 튼튼한 뼈대 위에 생각과 상상이라는 폭신폭신한 살이 붙여진 <어메이징 한국사>.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새롭다는 생각과 재미있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내가 다른 역사책을 읽을 때보다 이 책을 읽으며 훨씬 더 큰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던 것은, 이 책은 역사 이야기에 숨을 불어넣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글로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적 사실을 나열만 한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현재의 우리들처럼 희노애락을 느끼며 살았을 옛 사람들의 모습을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었다. 게다가 역사를 배우다 갖게 되는 만약에라는 생각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었기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더욱더 놀랍고 새로울 수밖에 없었고, 또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다.

 

역사가 지루한 공부로 느껴질 때, 역사에 자꾸만 가정을 하게 될 때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 새로운 역사를 보고 느끼게 될 것이다.


구한말 조선을 망하게 한 것은 당파 싸움이나 대원군이 아니라 60년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와 명성황후 일가의 부정부패 때문이었다. 정조가 사망한 이후 조선의 권력은 노론과 소론 두 당파에서 김조순이 수장인 안동 김씨라는 특정한 가문으로 옮겨 갔다. 그나마 당파들끼리의 대결에서는 서로를 견제하는 역할도 했기에 상대방의 부정부패나 비리를 들추어내고 적발하는 일들도 존재했으나, 한 가문이 조정의 실권을 모두 틀어쥐자 그나마 있던 견제의 역할도 사라지고 대신 끝없는 탐욕과 권력 독식, 부정부패가 온 나라를 장악하게 되고 말았던 것이다.

- <어메이징 한국사> p226 중에서  

1896년 창간한 독립협회와 <독립신문> 역시, 그러한 일본의 계획에 의하여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독릭협회와 <독립신문>은 원래부터 일본의 자금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단체였다. <의병을 찾아서>의 저자가 밝혀낸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외무대신과 주한 일본 공사 등 일본의 정부 기관으로부터 약 1000만 원의 자금 지원을 받아서 창설되었다고 한다.

일본이 주는 돈으로 세워진 단체이니 이들이 하는 짓이 어땠을까? 당연히 독립협회와 <독립신문>은 항상 일본을 열렬히 찬양하고 일본과 적대적이었던 청나라와 러시아를 극렬히 비방하는 데 열을 올렸다.

- <어메이징 한국사> p234 중에서  

이쯤 되면 왜 이런 친일단체들의 이름에 독립을 붙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추구한 독립은 단지 청나라의 속국에서 벗어나는 것에 그쳤다. 그리고 청나라의 보호를 걷어치우고 반벌거숭이나 다름없던 조선을 신흥 강대국인 일본이 마음대로 유린하고 집어삼키기 위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독립협회가 중국 사신을 맞아들이던 영은문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독립문을 세운 이유도 바로 여기서 유래했다. 독립문은 알고 보면 매우 부끄러운 문화유산인 것이다.

- <어메이징 한국사> p237 중에서 -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한국에서 맥아더는 거의 신격화된 인물로 인식된다. 그러나 맥아더는 분명히 천재적인 면이 있었지만, 그런 장점을 무력화시킬 정도로 크나큰 결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지나친 오만함과 독선이었다.

그는 1945815, 자신이 일본을 굴복시키고 항복 문서를 받아낸 이후부터 극도로 거만해졌고, 자신의 판단은 모두 옳으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생각은 자신의 천재성을 알지 못하거나 질투하는 어리석은 것들이니 전혀 들을 가치도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맥아더의 오만함이 어느 정도였나 하면, 중국에 파견된 미군의 정보원들이 중국은 북한을 도와 6.25에 반드시 참전한다는 첩보를 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맥아더는 이렇게 말하면서 첩보들을 무시했다.

중국은 현대화된 항공기도 없고 해군이나 포병도 형편없으며 근대화된 공업 국가도 아니니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 <어메이징 한국사> p251 중에서 -

오늘날 미국인들은 베트남전은 잘 기억하면서도, 이상하게 6.25는 잘 알지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해, 그들 스스로도 잊어버린 전쟁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 스스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전쟁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대규모로 참전했다가 왕창 깨지고 끝내 이기지 못했으니 말이다.

대규모로 편성된 미군이 참전했다가 패배한 것은 베트남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6.25는 베트남전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베트남전에서는 공중 폭격이나 정글 속 부비 트랩, 게릴라전 때문에 미군이 미처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핑계를 댈 수 있지만, 6.25는 그렇지 않았다. 적인 북한군과 중공군을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며 싸웠다가 헤아릴 수 없이 참패하고 깨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러 차례 언급한 대로 밤을 틈탄 중공군의 기습과 은밀한 포위는 미군들을 노이로제에 걸리게 할 만큼, 공포의 대상이었다. 쉽게 말해서 그다지 자랑할 구석이 없는 전쟁이었으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 <어메이징 한국사> p259 중에서 -

결국 이승만 정권의 비겁함과 거짓말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은 북한군에게 붙잡혀 온갖 고초를 겪었다.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으로 국군이 서울을 수복하고 정부가 돌아왔지만, 이승만은 북한군의 협박과 강요에 시달리며 강제 노동을 하던 시민들에게 사과는 못할망정 오히려 그들을 부역자로 몰며 처벌했으니 파렴치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 <어메이징 한국사> p262 중에서 -

참모총장으로 부임했던 백선엽은 이승만에게 이런 제안을 한 일이 있었다.

각하, 현재 군인의 봉급이 너무나 적습니다. 본인은 겨우 먹고살 정도이나 가족을 부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장교나 하사관이 병사들의 먹을 것을 빼앗아 간다거나 부대 차량을 후생사업에 빼돌리는 불미한 사건들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선처가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승만의 반응은 완강했다.

그래, 군인이 돈맛을 알면 어떡하나. 군인이 돈을 사랑하면 나라가 망해. 군인은 자원봉사하고 서비스하는 거야.”

백선엽은 나는 그 후로 다시는 이 문제를 거론할 용기를 되찾지 못했다.”라고 쓰고 있다.

군인들의 월급이나 처우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저러니, 나라나 정부에서 상이군인들에 대해서 좋은 대우를 해줄 리가 없었다. 6.25에서 다친 상이군인들은 사실상 먹고살 길이 없어 거지나 다름없었다.

- <어메이징 한국사> p276 중에서  

국내 최고의 군사 소설가로 호평을 받고 있는 김경진과 윤민혁 작가는 2008년 발간한 소설 <독도왜란>을 통해 일본이 무력 충돌을 빌미로 독도를 점령하려는 시도를 할지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다.

<독도왜란>은 일본의 극우 민간 단체가 독도에 불법 상륙해서 독도 경비대와 충돌을 일으키면, 일본 정부가 그들을 구출한다는 핑계를 대고 일본 해상 자위대와 공중 자위대를 보내 독도를 공격해서 점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론 소설 속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일본 정부가 방위백서에 독도를 자국의 관할 구역으로 지정한 점이나, 실제로 2004년 일본의 극우 단체들이 독도에 상륙을 시도하려고 한 사실들로 미루어 볼 때, 결코 소설이라고 가볍게 무시할 수는 없다. 정말로 저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까? 이러다가 소설 <독도왜란>이 현실화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 <어메이징 한국사> p302 중에서 -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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