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의 고민 피리 부는 카멜레온 94
스테파니 오귀소 그림, 아그네스 라로쉬 글, 조정훈 옮김 / 키즈엠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니코의 엄마와 아빠를 보며 꼭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속으로 정말 뜨끔했다. 게다가 니코의 엄마와 아빠가 화를 낼 때 내었던 무시무시한 표정과 얼굴에 칠해져 있는 붉은색은 아이들을 혼낼 때마다 변신하는 내 모습을 표현한 것만 같아서 부끄럽기까지 했다. 아마 우리 아이들이 이 책(아그네스 라로쉬, 스테파니 오귀소, 키즈엠)을 본다면, 니코의 엄마와 아빠를 보며 꼭 우리 엄마, 아빠 같아.’라고 말할 것만 같았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라면 이런 말까지 곁들일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화낼 땐 꼭 괴물 같아.’라고 말이다.

하지만 니코의 엄마와 아빠가 더 이상 니코에게 왜 그랬니?’라고 말하지도, 화를 내지도 않으며 달라졌을 때는 오히려 우리 아이들이 니코의 행동을 보며 저러면 안 된다며 니코를 혼냈을 것 같다. 아무리 아직 글을 읽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림을 보면 니코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쉽게 알 수 있게끔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니코를 빼고는 전체적으로 어둡게 칠해져 있는 것을 보면 더더욱 말이다. 니코의 잘못으로 집안 분위기가 어두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그런 뒤에 보이는 니코의 엄마와 아빠의 심드렁한 모습은 니코에게 더 이상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 우리 아이들도 엄마, 아빠의 그런 무관심한 반응을 접하게 된다면 어떨까. 아마도 니코처럼 엄마, 아빠한테 미움을 받고 있다고, 엄마, 아빠가 더 이상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에게 니코 엄마, 아빠가 왜 그러셨을까?’하고 묻는다면 아이들은 니코가 자꾸 잘못해서라든지, ‘니코가 미워서.’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

하지만 다행히도 마지막 책장에서 니코의 마음도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사르르 녹여주고 감싸 줄 수 있도록, 그래서가 아님을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니코의 엄마와 아빠는 니코가 어떤 행동을 하던 여전히 사랑하고 있고, 항상 사랑할 것이라는 것을 그림만 보고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궁금증은 여전히 남았다. 그럼 대체 니코의 엄마, 아빠는 왜 그랬을까. 아마도 그것은 니코가 양배추를 남기고, 대답을 안 하고 했던 것과 엇비슷한 어른만의 이유이지 않을까.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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