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또 모르는 세 살의 심리 - 18~36개월 우리 아이 속마음 읽기
제리 울프 지음, 서희정 옮김 / 푸른육아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만 세 살이 된 우리 첫째. 어떤 때는 많이 컸다 싶다가도, 또 어떤 때는 아직 어리다 싶다. 책 뒤에 나온 설명처럼 ‘갓난아기처럼 보살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기엔 불안하기만 한 사고뭉치 청개구리’라는 표현이 정말 세 살 아기에 대한 딱 맞는 표현이지 싶다. 우리 아기의 연령에 딱 맞는 세 살 시기의 아이들에 대한 책이라 난 더 고민하지 않고 이 책을 집어 들고 열심히 봤다. 그동안 육아에 관한 많은 책을 보았지만, 이렇게 딱 세 살 아기에 관한 책은 없었기에 더 집중해서 보게 된 듯하다.

 

귀여운 표지만큼이나 이 책은 내용을 귀엽게 담고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육아 책들과 달리 세 살 아기의 시각으로 엄마에게 이야기하듯 쓰여 있어서, 아이의 심리가 더 잘 이해가 되었다. 아이들과의 답답한 상황에서 종종 엄마들이 바랐던 것처럼 아이가 어른들처럼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나도 답답했지만, 아이 역시 답답했을 것이란 걸 깨달게 되었다.

 

어른들은 세 살이니 이제 많이 컸다고 하지만, 세 살 아기는 세상에 태어난 지 불과 2년 밖에 안 되었다. 그러니 세상에 모르는 게 얼마나 많고, 또 궁금한 게 얼마나 많을 것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어도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으니, 답답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과 의지가 있어서 엄마가 하는 대로 하기는 싫을 테고. 세 살 아기를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로 보고 엄마인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할 게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더 대해야 함을 가슴 깊이 느끼었다.

 

그리고 세 살 아기의 심리를 이렇게 이해하기로 했다. 내가 외국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로 외국에 갔을 때의 심리와 거의 같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캐나다와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내 모습이 참 많이 생각났다. 내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해 답답했던 때, 내가 바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을 제대로 못하니 사람들이 나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던 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황이나 환경이 갑자기 바뀌어 불안했던 때 등이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의 심리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의 행동에도 분명 아이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아직 어리고 말이 서투르더라도, 무슨 일을 하거나 어디를 가거나 할 때는 아이에게 충분히 말로 설명해주고 아이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 우리도 뭔가 집중해서 하고 있을 때는 누가 부르더라도 하던 일을 마저 끝내고 가듯이, 아이를 부를 때 아이도 집중해서 놀고 있으면 놀던 것을 끝낼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어른에게 시간이 필요하듯 아이에게도 시간이 필요하고, 아이는 어른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 부모들이 꼭 기억해야지 싶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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