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클럽
크리스티앙 가이이 지음, 김도연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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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 속 깊이 자리 하고 있는 실패와 아픔이 있을 것이다.

그런 실패와 아픔을 내 자신이 감춘다고 하여도 세상과 마주하게 되는 삶 가운데서 온전히 피할수도 완치도 바라기 힘들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게 될 때의 상처, 그것과 마주하게 되었을때의 열등의식. 그것을 뛰어 넘기란 힘이 든다.

시몽에겐 재즈가 그랬다. 10년동안이나 재즈 피아노를 연주했음에도 재즈와 떨어진 삶을 살아가기가 얼마나 팍팍했을까.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그 고통을 이겨낸 듯 살아가지만 운명적인 만남 앞에서 억눌렀던 그 간의 감정은 터져 버리고 만다.

적적히 피한다고 재즈를 잊을 수 있을까.

또한 자신의 진실된 바램을 끝까지 숨길 수가 있었을까.

운명적이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제나 마주할 수 있는 일상의 흘러감은 그렇게 시몽을 다시 숨쉬게 해주었다.

 

자신이 타지 않은 기차 때문에 아내 쉬잔은 목숨을 잃지만 그녀의 죽음은 하나의 고요와 또 다른 하나의 시작을 알린 셈이였다. 시몽에겐 새로운 삶과 재즈로의 복귀,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삶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우연히 찾아간 재즈클에서 그는 운명적으로 그 모든것을 한꺼번에 만나버렸기에 쉬잔의 죽음은 충격적이지만 그를 위해선 묘한 시기 적절이 아닐 수 없었다.

새로운 사랑 데비와의 시간속에서 아내 쉬잔을 기다리지만 그는 쉬잔에게 돌아갈 마음이 없다. 더불어 재즈를 떠날 마음도.

그러나 그를 데리러 오는 쉬잔은 어떠한가.

그를 잃어버릴 것 같은 불안함에 너무 쎄게 달렸다.

그녀가 죽음을 맞이할때 숲 사이로 드러난 하늘을 보았을까.

시몽이 아닌 자신의 삶을 위해 그녀가 죽어 갔고 그 고요를 만들어 갔기를 바랄 뿐이다.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움으로 그의 시작을 행복으로 느낄 수 없음에는 묘한 타이밍이 있었다. 시몽이 데비와 함께 재즈를 하며 살아가기로 마음 먹을때 쉬잔은 시몽을 데리러 오다가 목숨을 잃었다.

시몽이 재즈를 포기한채 자신을 숨기고 살아온 삶의 시작에서 쉬잔의 도움이 컸지만 그녀 또한 진부한 삶의 요소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죽음으로 갈라져 버린 그들의 삶의 양상은 차분했는지도 모른다.

 

시기 적절함을 비난할수도 안타까워 할수도 없을때 재즈는 특유의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담배연기 그득한 몽롱함과 늘어지는 선율의 나른함.

시몽은 자신을 파괴하고 다시 자신을 살린 재즈를 빌어 하나의 곡을 완주해 가듯 자신을 얘기하고 있었다.

시몽이 재즈클럽에서 재즈를 듣고 재즈를 연주할때 그러한 재즈의 매력이 품어져 나오는 것보다 재즈를 모르는 내가 재즈를 읽었다고 할수 있을 요소는 문체였다.

마일즈 데이비즈와 빌 에반스를 약간 들은 내가 재즈를 이해하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들으면 들을수록 진국이 우러나오고 느낌이 다르다는 걸 조금씩 느껴갔기에 문체에서 재즈를 듣는 것이 아닌 재즈를 읽었다고 과감한 표현을 던졌는지도 모른다.

내 귀에 감기다가도 한발짝 물러서며 정신을 놓치게 하다가 아득함으로 몰고가는 치고 빠짐이 몽롱함으로 이끌 듯 저자의 문체는 그랬다. 때론 몽롱하게 때론 열정적으로 때론 우울하게 치닿는 그의 글은 재즈를 단순히 흉내냄이 아닌 완성을 향해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글의 끝은 또다른 굴곡을 연주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에 의존하는 분위기가 났다.

그러나 그러한 분위기는 어느선을 넘을 수 없을 것이다.

재즈가 재즈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듯이.

 

재즈를 모르는 내가 재즈를 운운하는 것처럼 우스운게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짧은 식견이나마 책의 문체를 비유하고 싶었을 그 흥분은 전해주고 싶었다.

저자의 자전적일만한 재즈에 대한 시몽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니 저자는 자신의 실패와 아픔을 뛰어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피하고 싶고 드러내기 싫은 그의 삶에서의 재즈를 그는 과감하고 그리고 매력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한단계 자신을 향해 발돋움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돋움은 재즈를 뛰어 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 자유를 만끽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정쩡하게 시작하고 끝낸 드럼과 태권도를 언제 뛰어 넘을 수 있을까. 그것을 딛고 한계를 넘어 언제 나는 내 자신에게 자유를 던져줄 수 있을까.

 

Miles Davis의 'Kind of Blue' 를 슬그머니 오디오에 걸어본다.

저자의 자유를 나눠 가질 수 있을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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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만 알고 나는 몰랐던 자산관리법
김춘호 외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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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를 보니 금감원에서 '주택자금대출'을 제제한다고 한다.

부동산 투기가 얼마나 심했으면 지금 같은 시대에 이런 제제를 할까 하면서도 이런 방법으로라도 집값을 조금이나마 잡을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온통 부동산 투기에 관한 얘기 뿐이다.

얼마나 거품이 많기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까지 집을 사려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어 혀를 차게 된다.

나와는 먼얘기, 상관없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 한탕, 일확천금을 꿈꿀 것이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도대체 내게 무슨 자산이 있기에 또한 부자와 나와 무슨 상관이 있기에 이 책을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읽고 보니 지금 내게 그리고 일확천금을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 되어 버렸다.

 

누구나 로또나 판교 당첨 처럼 허황된 부를 꿈꾸어 왔던 것이 사실일 것이다. 나의 가계에서 나의 생활에서 부를 꿈꾸기란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 한번 진지하게 스스로 진단해 본적이 있는가.

나 스스로도 그런 질문에는 자신이 없지만 그걸 깨닫는 지금 실행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무엇이든 간에 진단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부도 마찬가지다.

나의 자산을 관리하려면 먼저 나의 자산을 진단해봐야 한다.

정보 수집을 한다음 상담과 판단에 의해 계획을 짜야한다.

 그런 후 실천에 옮겨보는 것이 좋다라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주의할 것은 재태크를 할때 많은 편견을 깨고 새로운 것들을 수용하라는 것이다.

현 시류에 맞게 생각을 바꾸어야 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선택한 후 나의 자산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IMF 이전에는 부의 축적은 무조건 적금이였다.

두자리 수의 이자 때문에 무조건 은행에 돈을 넣어 놓으면 이자만으로도 생활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자율은 곤두박질 친지 오래고 요즘은 펀드가 대세다.

그러므로 무조건적인 저축이 아니라 투자라는 마인드를 갖기를 권유한다. 그런 후 나에게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 펀드의 종류는 엄청나므로.

 

또한 보험의 리모델링도 필요하다.

나만 해도 보험이 소멸되는것이 무척 아까워 환급 되는 보험으로 귀가 솔깃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보험을 저축이라 생각하지 말고 보장이라 생각하며 소멸을 아까워 하지 말라고 말한다.

또한 저축,투자,보장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변액유니버셜 보험을 권유하고 있다.

먼저 보험에 대한 편견을 깨야 겠지만 단순한 보장이 아닌 이젠 보험에서도 미래를 내다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였던건 노후 보장이였다.

모두가 늙어갈텐데 정작 일을 할 수 없는 노후는 많은 사람들이 등한시 하며 현재에만 급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무한 기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조금은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 나라도 서서히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고 은퇴는 빨라져 가고 우리가 생각한 노후는 훨씬 길었다.

나의 노후생활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따져볼때 20년정도를 준비해야 했다.

은퇴를 하고 10억이 있다 해도 20년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노후.

시급하고 분명히 준비를 해야 할 터였다.

 

이제 이러한 사실들을 인지했다면 재무설계를 실재로 해보는것이 중요하다. 몇몇 예시들로 이루어진 재무설계 실전은 불안하던 미래와 노후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주었다.

변화된 재무설계는 이제 안정되고 준비된 삶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중간 중간 공부해야 할 용어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가독성 높게 쉽게 쓰여진 책이였다.

재무설계에 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는 내가 이 정도로 긴박감을 느낄 정도였으니 말이다.

얼핏 요즘 시류에 맞게 부자를 만들어주기 위해 발버둥 치는 책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처음에도 말했듯이 막연한 벼락 부자를 꿈꾸며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계획하면 내 삶에서도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가능할까 생각해지만 여러 사례들을 보건데 가능했다.

이 책을 나만 보아서는 안될 것 같다.

주변 사람들에게 권유해주고 나부터 실천해야 할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너무 감상에만 치우쳐져 있는 내게 현실을 직시해주었던 책이였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미래와 노후를 기대할 순 없을것이다.

준비된 자에게 여유와 풍요로움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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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자서전
체 게바라 지음, 박지민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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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평전을 읽고난 후 그의 인간미에 흠뻑 빠져 버렸다.

멋진 사람, 완벽에 가깝고자 노력했던 사람.

그런 사람 체 게바라의 내면은 어떠하였을까...

평전에도 그런면이 많이 드러났지만 제 3자의 시각이 짙었던게 사실이였다. 그래서 평전과 자서전은 한 인물을 이해하는데 실과 바늘처럼 늘 따라다니는 것 같다.

평전을 읽었으니 자서전을 읽어 보아야할터.

평전을 대했을때의 무지함보다는 설레임으로 책을 열었다.

 

그의 인생을 바꾼 남아메리카 여행의 일기부터 혁명의 순간까지 그가 남긴 기록이 들어있는 책이였다.

제 3자의 의견은 거의 없고 오로지 체 게바라의 말과 세계가 펼쳐지기에 그에 대해서 완전 무지하다면 조금은 벅찰수도 있다.

그러나 무지하더라도 그냥 인간 체 게바라에 따라가다 보면 그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의 순서는 체 게바라의 삶의 변화를 중점으로 실렸지만 역사적 사건이나 그의 일대기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없는게 사실이다.

체 게바라가 자서전을 목적으로 쓴 글이라기 보단 흘러가는 삶처럼 써 내려간 글이기에 체 게바라의 모든 것을 알고자가 아닌 그의 내면을 여행한다고 생각하며 될 것 같다.

 

그런 그의 내면의 여행은 환희와 즐거움만이 아닌 끊임없이 노력하며 열정에 휩싸인 그를 보게 되며 어려운 길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3살때의 그의 삶을 바꾼 여행은 호기심과 모험이 그득한 내면이였다. 그가 혁명에 가담하고 성공시키면서 그의 내면은 광활해진다. 아메리카가 그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가 쿠바의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거기에서 안주하는 것이 아닌 볼리비아로 떠나 혁명을 하다 숨을 거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그의 신념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었다.

그런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간 흔적은 그의 글 구석 구석에서 엿볼 수 있었다. 불나방이 불빛 속으로 뛰어 드는 것처럼 그에게 쉼은 없다.

오히려 현실에 안주해버린 내가 이상할 정도다.

 

그의 삶은 죽음으로 정지해 버린 것이 아니라 지금도 활활 불타오르는 느낌.

그의 기록의 시작과 끝은 있지만 그의 삶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생소하게 마주한 그의 글과 사진은 이런 생각에 확신을 더해 주고 있었다. 그는 여지껏 살아있는 사람 같고 그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바보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삶에 대한 그의 열정이 내 마음에도 뚜렷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뚜렷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으며 열정을 가질 수 있었을까. 또한 여러 분야의 광범위한 관심과 지식을 어떻게 품을 수 있었을까.

그는 너무나 바쁜, 삶의 최정점을 늘 걷고 있었는데...

지칠줄 모르는 독서광이라는 별명에서처럼 그는 삶에서 지치는 법이 없었다. 그런 힘의 원동력이 그의 내면에 늘 품고 있었다.

 

그가 여행하며 품었던 감성, 거대한 자연을 늘 기억하며 사람들에게 그러한 위대함을 전해주고 했다. 그건 혁명이였다.

그에게 혁명을 빼면 남는 것이 없다.

그는 늘 혁명을 갈구했고 그 안에서의 존재 여부를 가졌었다.

그의 글 한구절, 그의 사진 한장만 보아도 그의 열의가 묻어나는데 그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뿌려놓은 많은 것들은 지금껏 숨쉬고 있다.

 

정치적인 면만이 아니더라도 사람 체 게바라는 그런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사람이였다.

그런 매력과 열의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늘 자신을 최고의 절정에 던지며 살았다.

너무나 강렬했기에 그 열의는 지금도 식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한 덩어리의 불을 던져 주는 것이리라.

그런 체 게바라의 흔적에서 자신의 존재를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의 죽음의 안타까움이 아닌 나의 삶에 그가 자연스레 들어올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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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미스 다이어리 - 전2권 세트
최수영 외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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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집에서 TV를 보기란 여간 녹록치 않다.

TV앞에 앉아 넋 놓고 있는걸 형부가 제일 싫어 하시는 까닭이다.

TV는 고딩때 이미 띄었지만 언뜻 본 '올미다'라는 시트콤은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자주 보고 싶었지만 채널권을 유지하기란 여간 힘든일이 아닐터 형부를 매수(?)하기로 했다.

잔소리 해대는 형부께 '나도 이런거 안 좋아하는데 이건 정말 재미 있다고 한번만 보시라고'했다.

형부도 투덜 대시더니 언니와 나의 공략에 못이겨 한두어번 보시더니 며칠 후에는 온 식구가 낄낄대며 볼 수 있었다.(TV 보기 힘들다)

 

TV를 안 좋아하던 내게 정말 '올미다'는 독특하고 너무나 재미난 시트콤이였다.

끝났을때는 정말 아쉬움이 들었고 그 후론 시트콤에 마음을 열어본 적이(?)없었는데 그런 올미다를 책으로 만났다.

TV로 봐서 재미 없을 거라고 내가 느꼈던 재미는 영상의 재미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내가 재미나게 본 시트콤이기에 읽어보자 하는 심정으로 읽었던 것인데 TV에서 보던 재미를 그대로 만나 버렸다.

책으로만 만났음 나의 상상이 부족해서 재미를 많이 못 느꼈을 터인데 TV로 보았던 캐릭터들이 그대로 살아났고 심지어는 표정, 효과음까지 머릿속에 그려졌다.(특히 그 뻐꾹소리! ^^)

그런 기억 덕분에 낄낄대며, 환상에 빠져 2권의 책을 정말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TV에서 본 시트콤도 있었고 내가 놓친 내용도 있었지만 그건 문제될 것이 없었다.

내가 가진 기억으로 상상하면 되었으니까.

 

TV와 다른점이 있다면 이 책에서는 여자 주인공(최미자,오윤아,김지영), 남자 주인공(김정민,지현우,장동직) 위주로 얘기가 이어 진다는 것이다.

'연애일기'라는 타이틀이 붙었으니 그럴만 하다는 이해를 접고 들어가더라도 미자네 가족이 안나온다는 서운함을 느낄 틈도 없이 그들의 연애는 재미있었다.

시트콤은 처음부터 본 것이 아니라 중간부터 봤는데 책에서는 그들의 만남부터 사랑의 전개까지 나와 있어서 앞뒤 정황을 맞춰 주었다. 김정민과 오윤아의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책이 끝나버려 그것은 못봐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들의 연애는 솔직하고 때론 계산적이면서도 약아 있었지만 그랬기에 재미났다.

 

우리들 안에 존재하는 마음들이기에 공감이 가서 그랬을 테다.

그들의 삶에는 연애 밖에 없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연애를 중점으로 씌여졌기에 그려려니 했다.

어느 누구든 연애를 할 것이고 사랑을 할터이니 한번쯤 이런 사람의 양상이 있구나 하며 편안하게 보았음한다.

TV를 전혀 보지 않고 책으로 '올미다'를 만난다면 조금은 황당한 면이 있을 터이나 어느새 독특한 캐릭터 속으로 빠져들거라 생각한다.

 

현실을 보며 나를 탓할 것이고 로멘스를 꿈꾸며 나도 저렇게 노처녀가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일기도 하지만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연애를 보건데 사랑안에는 늘 진실이 깔려 있었다.

그녀, 그들이 방황을 하거나 힘들어할때 그 마음 밑바닥의 진실을 꺼내지 못했음으로 그것을 꺼냈을때 사랑이 어떻게 달라지며 어떻게 삶이 달라지는지 많은 면들은 보여짐이 뒷받침 하고 있었다.

한편의 꿈처럼 지나가버린 그들의 사랑이지만(너무 빨리 읽어서...) 삶의 냄새가 풍겨 나오는 것만은 분명했다.

이 늦가을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만나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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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드런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6
이사카 코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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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일본 문학을 만나 봤지만 칠드런은 독특하면서(일본문학의 공통점이다. 독특함) 따뜻한 소설이였다.

음울한 현실을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그 안에서 가장 큰 느낌은 따뜻함이였다. 독자들에게 따듯함을 주기란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지만 독특함 속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은 여운이 오래 남았다.

자칫 가벼움으로 넘겨버릴 수 있는 소설 속에는 우리가 지나칠 수 없는 사회 문제들이 녹아 있어 씁쓸한 여운도 한 몫했던 것 같다.

 

강도의 인질로 잡혀 은행에서 첫 대면을 한 진나이와 나가세의 만남은 유쾌하면서 진지했다. 유쾌함은 진나이일 것이고 진지함은 나가세일 터이다. 소설내내 진지함과 따스함의 여운을 남겨준 주역은 나가세와 맹인견 베스 때문이였을 것이다.

나가세는 맹인이지만 그 특유의 진지함으로 진나이와 친구가 되면서 독특한 어울림을 만들어간다.

그들의 만남은 어디서든 편안하고 거짓이 없었다.

나가세의 이야기가 이어질때나 진나이의 이야기가 이어질때나 무토의 이야기가 이어질때 그들의 등장은 전혀 어색함이 없었고 특별한 계기가 없음에도 내겐 시간이 흐를수록 끈끈해진 느낌이 전해졌다.

그래서인지 다섯편의 단편은 묘한 연결성으로 이끌어 주었고 등장 인물들 또한 그런 미묘함으로 이끌어 나갔다.

장편같은 단편이였고 단편같은 장편이였지만 형식은 중요치 않았다. 어디서든 그들은 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른이였지만 아직 자아가 완성되지 않은 아이 같기도 한 모습으로 인해 진나이의 독특한 사고관을 경험하게 된다.

가정 재판소의 조사원이라는 독특한 직업 때문이기도 하지만 진나이는 거기에서 만난 가정에 문제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점점 커나가는 것이다.

그는 어른이기에 무엇이 더 커야할까 의문이 들테고 또한 평범한 청년이 아닌 독특한 사고를 가지며 살아가는 청년이기에 나의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자라고 있었다.

마음이 그리고 삶에 대한 애정이.

그랬기에 그는 조사관이라는 극을 달릴 수 있는 직업속에서도 나름대로의 해결을 해나가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진지하다고 볼수 없는 그였지만 그러한 진지함이 어색하고 그답지 않아 보이는 때가 더 많았지만 그런 면모가 있었기에 재미로만 이 소설을 읽을 수 없다. 진나이가 유독 심하지만 나가세와 그 주변인들은 자신의 모습속에서 진나이의 독특함을 닮아가기도 해 그들로 인한 따스함은 더 짙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진나이는 어느 누구와 닮아갈 수 없는 인물이지만 엉뚱하고 요란해서 그와 같이 있는게 당황스러울때가 많지만 주변 사람들은 서서히 진나이에게 동화되어 간다.

나가세의 특유의 차분함과 명민함은 진나이를 잠식시켜 주고 그 둘의 어울림은 주변인들까지 유쾌하게 만든다. 진나이의 조사관이라는 직업에서 퍼져 나오는 사회문제와 나가세의 닫힌 눈은 상반된 상황이면서도 동급이다.

진나이는 세상을 볼 수 있음에도 눈을 감아야 할 때가 많고 나가세는 세상을 볼 수 없음에도 훤히 볼 수 있는 심연이 그러한 것이리라.

그 심연은 소설속의 많은 사람들에게 흐르고 있어 그것은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어 갔는지도 모른다.

삶의 어두운 부분이든 현실적인 부분이든 기적을 만들어가며 혹은 믿으며 또 다른 모습을 만들어 갔을 터이다.

 

아이들 같은 어른인 그들이여서 멋진 어른이였다고 못 박을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 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어딘가에서 역한 사회 찌꺼기를 만들고 있는 반면 이들은 그런 것을 하나하나 깨부수고 있어서 균형을 맞춰 주었던게 아닐까...

나의 몸과 마음이 찌꺼기를 향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들이 그토록 애써도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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