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링크로스 84번지 (20주년 기념판 양장본)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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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링크로스 84번지 

(20주년 기념판 양장본)

 

 

저자 _ 헬렌 한프 

출판 _ 궁리

 


 

"혹 채링크로스 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나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클릭 한 번이면 손쉽게 책을 구할 수 있는 시대에 '종이 책'이 전해주는 가치와 향수를 건네주는 책을 만났습니다. 책마저도 아름다운 채링크로스 84번지.

 

 

이 책은 1949년에서 1969년까지 약 20년간 서점 직원과 어느 애서가가 주고받은 편지글을 모은 책입니다. 일종의 도서 주문서와 청구서에 해당하는데요, 짧은 서신들 속에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다단한 감정과 인간적인 교류가 담겨 있습니다.

 


 

책을 구하려는 사람과 책을 구해주려는 사람이 책을 넘어 서로의 삶에 스며드는 과정을 아름답게 수놓은 책. 의도된 바 없는 팩트라는 사실이 읽는 이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주는 책. '사랑' 아니죠. '우정'입니다. 무려 20년간 서로의 주변 사람들까지 보듬어 나가는 이야기, 지금부터 살펴봐 드릴게요.

 

 

 

 

제가 절박하게 구하는 책들의 목록을 동봉합니다. 목록 중 깨끗하면서 한 권당 5달러가 넘지 않는 중고책이라면 어느 것이라도 구매 주문으로 여기고 발송해 주시겠습니까?

 


뉴욕에 사는 가난한 희곡 작가 헬렌 한프는 런던의 '희귀 고서점' 마크스 서점에 연락을 취합니다. 문학평론지에 실린 서점 광고를 본 후 원하는 희귀본을 구하기 위해서지요.

 


입어본 옷을 구매하듯 읽어본 책만 구매하는 이 작가는 소설이라면 질색이고요, 현실에 굳건하게 발붙인 사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희곡 작가로서의 삶은 녹록지 않아 곤궁하게 살아가는 듯 보여요. 그럼에도 원하는 책을 손에 넣기 위해 뉴욕에서 런던까지 직접 편지를 보내는 열정을 20년간 이어갑니다.

 

 

 


 

책이 무사히 도착했어요. 스티븐슨은 너무 훌륭하여 제 누런 골동품 책장이 부끄러울 정도랍니다. 이 부드러운 고급 피지와 뽀얀 상앗빛 책장은 함부로 만지지도 못하겠고요. 미국 책들의 창백한 백지와 딱딱한 마분지 표지만 보아온 저로서는 책을 만지는 일이 이런 즐거움도 줄 수 있다는 것은 미처 몰랐답니다.


 

채링크로스 84번지p.12

 

 

비슷한 판형 

비슷한 종이 

비슷한 디자인의 책들이

 

주를 이루는

 요즘의 출판문화에서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아요.

 

헬렌 한프가 받아들었을

 저 책이 어떤 모습일지!

 

 

그런데요

 

 책을 읽다 보면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아름다운 고서들이 

눈앞에 그려질 듯

 신비로운 상상을 안겨주곤 해요.

 

 

편지를 읽고 있는 제 마음이 이럴진대

 

 직접 주문하고

 기다리는 여정은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을까요?

 

 주문하면

 24시간 내 책이 도착하는

 지금은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기다림의 애틋함이 책장 가득 수 놓여 있답니다.



 

 


 

저는 전 주인이 즐겨 읽던 대목이 이렇게 저절로 펼쳐지는 중고책이 참 좋아요. 해즐릿이 도착한 날 '나는 새 책 읽는 것이 싫다'는 구절이 펼쳐졌고, 저는 그 책을 소유했던 이름 모를 그이를 향해 '동지!'하고 외쳤답니다.

 

채링크로스 84번지p.18

 

맞아요.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책을 구매하면

 슬쩍 슬쩍 책장을 넘겨보며

 누군가 어떤 메시지를 

남겨 놓지 않았을까 설레했었고

 

 저 역시

 

구매한 날짜와 읽은 소감 등을

 짧은 메모로 남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중고책마저도

 아무 흔적 없는 최상급만

 구매하고 있고요

 

책에 따라서 최대한 흔적 없이

 깨끗하게 읽으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중고책 매매 정책에

 완벽하게 길들여진 탓이겠지요.

 

 

그나마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책에서

 그 옛날 저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으로

 위안을 얻을 따름입니다.

  

누군가

 나와 같은 문장에서 오래 서성였을

 그 시간을 상상해 볼 수 있다는 건

 중고책만이 전해 줄 수 있는 향수니까요.

 

 

 

 

봄날도 다가오고 해서 연애시집 한 권을 주문합니다. 키츠나 셸리는 사양이고요, 넋두리 없이 사랑할 줄 아는 시인으로 부탁드려요. 와이엇이나 존슨 같은 시인으로 당신이 직접 판단해 주었으면 해요. 그냥 아담한 책이면 되겠는데, 이왕이면 바지 주머니에 꽂고 센트럴파크로 산책 나갈 만큼 작은 책이면 더 좋겠고요.

 

그러니까, 그냥 멍하니 앉아 있지만 말고, 뭔가를 좀 찾아보라고요! 그 서점이 어떻게 계속 돌아가는지 정말이지 알 수가 없군요.

 

채링크로스 84번지p.23



 

책을 구해주지 않는다고 책망하는 편지를 보고 처음엔 아연실색했습니다.


 

책을 읽어가며 깨달았어요. 이건 그들만이 주고받을 수 있는 일종의 유머에 가까운 문장이라는걸. 우정의 깊이에 따라 스스럼없이 내뱉을 수 있는.


 

그나저나 바지 주머니에 책을 꽂고 센트럴파크로 산책을 나가다니요. 어디 없나 그런 책. 당장 한 권 들고 신천 강변에라도 나가고 싶어집니다.

 

 

 

 

당신의 수많은 자상한 선물에 과연 보답할 길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언젠가 영국 여행을 결심하신다면, 머물고 싶은 한 언제까지나 쓰실 수 있는 침대가 오크필드 코트 37호에 있다는 것뿐입니다. _ 모두의 기원을 담아 프랭크 도엘

 

채링크로스 84번지p.76

 

 

이들이 편지를 주고받았던 그 시절, 아마도 영국은 식료품을 구하는 것이(미국보다) 녹록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 사는 헬렌 한프는 서점 가족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할 만한 선물들을 종종 보내곤 했어요. 생활을 하고 책을 구매하는 것마저 여유롭지 않은 형편인데 말이지요.


 

달걀이 자주 등장해요. 그걸 대체할 만한 분말 달걀도 보이고요. 통조림 제품도 있고, 나일론 양말도 있어요. 그걸 받은 서점 가족들은 어땠을까요? 한프의 친절에 보답하고 싶어 어쩔 줄 몰라 보입니다.


 

책에는 서점 직원의 가족들까지 한프에게 보낸 편지를 수록하고 있어요. 그들이 얼마나 오랜 세월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보듬어 나갔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책을 구매하고 구해주는 사무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

 


서신을 교환한지 20년의 세월이 흐르다 보니 그들에게는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간혹 누군가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고요, 누군가는 어린아이에게 성인으로 성장하기도 합니다.

 

 

놀라워라. 이 책에 인생이 담겨 있었어요!

 

 

 

 

 

 

마지막 편지를

 여기에 옮길까 고민하다

 적지 않기로 합니다.

 

마지막 편지인 걸

 모르고 읽어 내려가다

 마지막 편지라는 걸 직감했고

 저도 모르게 울컥했어요.

 

 영국 문학 속의 영국을 찾으러

 영국에 가고 싶어 했던 헬렌은

 마침내 영국에 갈 수 있었을까요?

 

다정하게 주고받은 서신들이

 여전히 채링크로스 84번가와 그 주변을

 온기로 가득 채워주고 있겠지요.

 

 

서점 직원과

 책을 구하려는

 어느 애서가의 편지가

 이토록 마음을 그득하게 채워줄 줄이야.

 

 

책은 

서점은 

사람과의 인연은

 이런 것이군요.

 

 마음과 마음이 하나로 이어지는

 마법 같은 일들이 펼쳐지는 곳

 

채링크로스 84번지 

  

진심을 담아

 서로의 안부를 전하기

 힘든 세상에서

 

 채링크로스 84번지를 둘러싼

이 이야기는 더 빛이 납니다!

 

 

 

 

부디 이 책을 늦은 밤 홀로 있는 시간에 읽어주세요. (언제든 상관없이 오롯이 이 책만을 마주할 수 있는 그 시간에 읽어주세요.)

 


서점 주인과 책을 구하려는

어느 애서가의 사연을 넘어선 이야기

 

 

'편지'만이 전할 수 있는 기다림의 미학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가, 책으로 맺어진 인연의 견고함이, 고단한 삶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으려는 열정이 조용히 가슴을 두드립니다.

 

 



 

 

저는 지금 채링크로스 84번지 초록색 판형의 책을 구해보려 합니다.

 


이미 절판이 되었더라고요. 중고서점을 찾아봐야겠지요. 누군가 책에 메모를 남겨 중고 시장에 내놓을 리는 만무하니 어쩔 수 없이 습관처럼 최상~상 버전의 책을 구매하겠지요. 혹시라도 서점 직원이 미세한 메모를 놓쳤더라도 용서해 드릴게요.

 


누군가의 흔적을 원하는 애서가도 있다는 걸 우리나라 중고책 시장이 알아주면 좋겠어요. 혹시 알아요? 누군가의 메모가 적힌 중고책을 특별 등급으로 매겨 판매한다면, 그 나름대로 독서 문화를 견인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될지?

 

 

중고책 속 끄적임의 흔적을 인증하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아날로그적 감성에 푹 빠질 준비되어 있는데? 가능할까요? 이 아이디어 나쁘지 않은 듯!







+ 출판사 협찬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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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아드 - 황제의 딸이 남긴 위대하고 매혹적인 중세의 일대기
안나 콤니니 지음, 장인식 외 옮김 / 히스토리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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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최초 여성 역사학자, 

안나 콤니니가 집필한 로마 황제의 일대기








__________________


황제의 딸이 남긴

위대하고 매혹적인

중세의 일대기

___________________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침묵 속에 잠기거나

시간의 흐름에 휩쓸려

망각의 바다로 쓸려가서는 안 될

내 아버지의 위업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동로마 제국의 황녀, 

안나 콤니니가 기록한 

황제이자 아버지 알렉시아드의 일대기





이렇게만 보면 


안나콤니니의 삶은 평탄하게만 흘러갔을 것 같은데요, 그녀가 황녀에서 물러나 이 일대기를 편찬하기까지 실은 놀라운 비하인드가 숨어 있습니다.



황제의 장녀로 아버지에게 무한한 애정을 받으며

황위 계승 서열 1위였던 안나 콤니니.  


✔️그러나 아버지는 안나 대신 남동생을 선택합니다. 남동생이 황제에 오르자 안나 콤니니는 남편과 합심해 황위 찬탈을 위한 반정을 일으킵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반전!!!

남편은 아내인 안나 대신 남동생인 황제에게 충성을 다하기로 결심하며 이 반란은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황녀에서 죄인이 되어 버린 안나 콤니니.


✔️더 슬픈 건

안나 콤니니는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았던

아버지와 남편을 끝까지 사랑합니다. 수도원으로 유폐된 후 이 역사서를 집필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15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동로마 제국을 넘어 중세 유럽까지

전쟁, 무기, 전술 등 전방위적인 서술



마치 영화의 전쟁씬을 보고 있는 것처럼 디테일하고 세밀한 묘사는 몰입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합니다. 흡사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극적 효과가 느껴지는 대목들이 여럿 등장합니다. 


이런 배경에는 저자인 안나 콤니니의 수려한 재능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당시 황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그리스어, 기하학, 음악, 천문학, 산술학, 역사, 지리, 그리스 철학 등에도 조예가 깊었으니까요.






역사서인데 마치 소설 같은

역사서임에도 흡사 영화 같은



생생한 현장감에 압도되어 

마치 역사의 어느 장면으로 소환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만드는 역사서



<알렉시아드>는 표지에서 부터 황실의 상징인 자줏빛 컬러를 사용해 강력한 아우라를 내뿜고 있습니다. 황제가 되기 전 비범했던 어린시절부터 쇠퇴의 길로 들어선 동로마 제국을 안정화시키고 번영에 이르기까지... 그 이후의 삶 까지도 꾹꾹 눌러 담아내고 있습니다.








방대한 분량과 

폰트의 압박으로 

쉬운 독서는 아니었음에도 


휘몰아치는 전개에 빠져들어 

끈기 있게 읽어 나가게 되는 책




우리 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역사책을 발굴한다는

히스토리퀸 출판사의 신념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

특히 <알렉시아드> 한국어판을 

기다려 오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 출판사, 협찬도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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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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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

 

 

작가. 수잔 글래스펠

 

출판. 내로라

 

 

단숨에 읽고 깊어지는

 

내로라 시리즈

 

 

단편 소설에

 

펴낸이의 말을 더한

 

 

큐레이션 북

 

 

숨은 명작을 골라

 

영문과 한글 번역본을

 

나란히 수록한 내로라 시리즈는

 

 

작품 해설과

 

편집자의 말을 더한

 

완벽한 큐레이션 북입니다.

 

 

 

단 한 권만 읽고

 

 

내로라 시리즈를

 

수집하기 시작했을 정도로

 

저는 이 시리즈를 애정한답니다.

 

 

 

 

논의되고 회자될만한 주제의

 

명작을 고르는 안목에 일단 엄지 척!

 

 

누구나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부담 없는 분량도 마음에 들어요.

 

 

영어 원문을 수록해

 

감상의 깊이를 더하는

 

편집은 또 얼마나 근사한지요.

 

 

무엇보다

 

'펴낸이의 말'을 통해

 

작품을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답니다.

 

 

 

 

이번에 만난

 

마음의 연대역시

 

수식어가 필요 없는 책입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19세기 여성 서사의 시작을 알린 바로 그 책!

 

 

 

지금부터 살펴봐 드릴게요.

 

 

 

 

 

 

 


 

 

한 침대에서 자고 있던 남편이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남편이 죽자 용의자로 몰린 아내

 

 

자고 있었어요.

 

깊게 잠드는 편이라서요.

 

 

무슨 이런 말을

 

변명이라고 하는 걸까요?

 

 

 

어처구니없는 답변에

 

수사관들을 범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아 나섭니다.

 

 

 

그녀의 말은 사실일까요?

 

정말 그녀가 범인일까요?

 

 

 

 

 

 

 

 

"그래서 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요, 피터스 부인.

 

진작 이 집에 와봐야 했어요.

 

한 번, 한번 만이라도 들여다봐야 했어요!"

 

101







 

흰 드레스에 파란 리본을 매고

 

무대 위에서 노래하던

 

예쁘고 고왔던

 

미니포스터

 

 

결혼 후

 

 

뼛속까지

 

차가움이 스며들게 만드는

 

남편의 낭대 속에서

 

그녀는 차츰 생기를 잃어갑니다.

 

 

적막하고 고독하고

 

음침하기까지 한 이 집에서

 

어디에 마음을 두며 살았던 걸까요?

 

 

 

낡아빠진 화덕과 씨름하며

 

뭐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도 애썼을 그녀의 고단한 삶은

 

 

그 시절

 

수많은 여성들의 삶과 맞물려

 

마음의 연대를 불러일으킵니다.

 

 

 

단 한 번이라도

 

누구라도

 

들여다봤더라면

 

 

미니 포스터의 삶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요?

 

 

 

 

 

 

 

 


 

"마음 붙일 곳 없이

 

수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새가 나타나 노래를 지저귀다가,

 

그러다가, 갑자기

 

그 지저귐이 멈춘다면…….

 

사라진다면……."

 

123

 

 



아이가 없는 집

 

사람과의 왕래조차 끊어진 집

 

 

농사일과 집안일을 마치면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했을 끝없는 적막감

 

 

그녀에게 유일했을

 

그녀의 ''이었을 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증거를 찾아 나서는 남자들

 증거를 묻어두려는 여자들

 


 

 

책을 읽어나갈수록

 

미니 포스터의 고단했을 삶이

 

자꾸만 사무쳐 옵니다

 

 

비단 그녀뿐이었을까요?

 

 

그 시절

 

여자라면 누구라도

 

감당해야 했을 삶의 무게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19세기

 

 

여자의 목소리도

 

여자라는 존재 자체도

 

미약하기 짝이 없었던 시절

 

 

아이오와주의

 

고요한 시골 마을에서

 

부유한 농부 존 호색이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열 명의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마가렛이 할 수 있었던 선택 앞에

 

작은 파문과 동요가 일기 시작합니다.

 

 

 

 

연민과 분노가 뒤섞인 죄책감은

 

마침내 이해의 과정을 넘어

 

연대의 단계에 이릅니다.

 

 

 

여자만이 알아차릴 수 있는

 

미묘한 심리 변화를

 

이처럼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다니요!

 

 

 

요동치는

 

미니 포스터의 다단한 감정과

 

사건의 디테일한 내막을

 

고요하고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

 

 

 

여자라면 누구나

 

약자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연대하게 만들 작품

 

 

 

지금도

 

어디에선가

 

숨죽여 울고 있을

 

미니 포스터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작품입니다!

 

 

 

 

 

 

​* 출판사 협찬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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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장수탕 에디션, 양장)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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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즐거운 어른

 

 

인생 즐겁지 않을 이유 있을까

 

 작가_ 이옥선

 출판_ 이야기장수

 

 

 지금을 최대한으로 즐겨

 카르페디엠~

 

 

지금 이 순간

 인생의 골든에이지를 살아가고 있는

 76살 에세이스트 이옥선 작가님의

 유쾌한 인생 이야기 

 



대충,

 최선을 다하지 않고,

 다 지나간다

 

 는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당부하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김하나 작가님의 어머니이자

 70대 베스트셀러 에세이스트로 활동 중인

 이옥선 작가님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인생 좀 살아본 어른만이

 전해줄 수 있는

 찐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시원 칼칼 맵싸한데

 은근하게 따뜻한

 인생 에세이

 

 

지금부터 살펴봐 드릴게요.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서

 이미 즐거움이 묻어나는 책

 

 

즐거운 '인생' 이 아닌

 즐거운 '어른'이라는 포인트에서

 많은 것을 상상하게 만드는 책

 

 

돈 많은 어른도

 존경받는 어른도

 거창한 유산과

 말을 남기는 어른도 아닌

 

 즐거운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작가님의 말씀에 

왜 자꾸 긍정하게 되는 걸까요?

 

 

 

 

나는 오로지 나의 생각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해도 되는 인간으로서 누구도 부럽지 않고 아무도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그야말로 황금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즐거운 어른, 29

 

 

혼자서 지내니

 세상 홀가분하고

 자유롭고 좋다

 

 말씀하시는 작가님은

 

 

남편분을 먼저 보내며

 일을 치르고 정리를 하다 보니

 세상에 남겨놓은 큰일이

 더는 없다며 홀가분해 하십니다.

 

 

오롯이

 

 ''만 생각할 수 있고

 ''만 생각해도 되는 

인생의 골든에이지라니!

 

 

 

노인을 떠올리면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오는

 무료함과 적적함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거의 매일 

목욕탕에 가서

 시간을 보냅니다.

 

 일주일에 세 번 요가를 가고

 한 번은 친구들과 산에 가고

 일요일에는 헬스장에 갑니다.

 

유튜브를 보고 강연도 듣고

 책을 보고 리뷰도 읽으며

 하루하루 꽉 찬 스케줄로

 노년의 삶을 영위해 가고 있는 작가님

 

 

 

 

B.C. 4 ~ A.D. 65년까지 생존했던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인생이 왜 짧은가에서 "서로 뺏고 빼앗기고 서로 휴식을 망쳐놓고 서로 불행하게 만드는 사이 그들의 인생은 소득도 없이 즐거움도 없이 정신적 향상도 없이 지나간다. 아무도 죽음은 안중에도 없이"라고 썼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들은 배울 게 없는지도 모른다. 자유로운 인간이 된다는 것은 아무런 기대 없이, 스스로의 명랑성과 가벼운 마음가짐(평온함)에 기대는 것이라 하겠다. 이렇게 지구 한 귀퉁이에서 덤덤하고 조용하게 사는 즐거움을 저렇게 요란한 유명인들은 모를걸!

 

즐거운 어른p.48-49

 

 

 

장 자크 루소

 톨스토이 

헤밍웨이 

마르크스 등

 

 세계적인 대문호와 

사상가들에게

 

에라이 이노무 자슥들아~

 라며 일침을 날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으로 보여준

 고뇌와 철학과 가치에 반해

 그들의 사생활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이 나쁩니다.

 

 

모르고 싶고

 외면하고 싶지만

 또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드는 세기의 문호들.

 

 왜왜왜, 왜 그리 살았대요?

 

 

작가들에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면

 읽을만한 책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고

 

 일련의 사건들로

 몇 해 전부터 외면하기 시작한

 나의 최애 작가가 떠오르기도 하고

 


자 그러면 인간은 뭔가?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지식인의 두 얼굴(을유문화사)을 참고하시길!

 

 

 


 

목욕탕은 나에게 일종의 노인정이며 두세 시간 동안 핸드폰이나 다른 매체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게 해준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꼭 필요한 시간이다. 혼자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과 말을 주고받고 사람들 안에서 사는 이 시간이 내겐 소중하다. 다양한 세대를 관찰할 기회를 준다. 무엇보다 건강에 좋다.

 

즐거운 인생p.150

 


우리나라 시그니처 문화 중 하나인

 목욕탕을 그린 표지 그림과

 때수건을 연상케하는 띠지까지

 

 , 목욕탕일까 싶었는데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40대 이하는 근접하지 못할 

5-60대가 주축이 되어 이룩한

 하나의 완벽한 문화

 

보는 이에 따라 다소 당황스럽고

 어쩌면 엽기적이기까지 한

 우리네 목욕탕 문화를

 

저 역시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삶의 맥락을 짚어보는 동안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됩니다.

 

 

 


 

 

살아보니 인생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다

 (114)

 

 

 작가님 자신은

 대충 즐겁게 잘 살아왔으니

 

 너무 애쓰지 말고

 대충 살아라 말합니다.

 

 

 

제사는 지내지 말고

 그날 시간이 맞는 형제자매들끼리

 좋은 곳에 가서 맛있는 밥 한 끼 하라며

 

 

쿨하다 못해 멋있기까지 한

 유언을 미리 건네 주셨습니다.

 

 

 

자유롭고

 위트 있고

여유까지

 흘러넘치는

 

어른의 인생 이야기

 


 

읽고 있으면 절로 신이 나고

 신기하게도 힘이 솟습니다.

 

 

아등바등 사느라

 혹시 놓쳐버린 건 없는지

 되돌아본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나이를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거나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인간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즐거운 어른p.245

 

 



 

:: 인별그램 주간심송 필사 챌린지 협찬 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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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아드 - 황제의 딸이 남긴 위대하고 매혹적인 중세의 일대기
안나 콤니니 지음, 장인식 외 옮김 / 히스토리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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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하고 장대할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갈 시간...

무려 15권에 걸쳐 집필한
이 역사서를 마주하고 있자니
마음이 웅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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