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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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장편소설 / 나무옆의자

사람에 대한 배려, 관심, 경청의 나비효과

겨울에는 소설이 읽고 싶어진다. 사람 사이의 이야기가 그립다는 표현이 더 적확할까? 추운 계절인 만큼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책, 이왕이면 따뜻함으로 중무장한 책이면 좋겠다. 『불편한 편의점』 은 이런 바람을 담아 고른 새해 첫 책이다. 나에게 주는 올해 첫 책 선물! 예상은 적중했고 다 읽은 지금 마음이 조금씩 몽글거리기 시작한다.

동네에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작정하고 들어선 편의점들은 대부분 대기업 프랜차이즈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편의점들이 있긴 하지만 여러 면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잡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청파동 골목에 자리한 염영숙 여사의 always 편의점 역시 처지가 비슷하다. 매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 편의점에는 생계를 이어가는 직원이 셋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편의점을 정리할 수 없다. 그런데 여사님의 아들이 말썽이다. 호시탐탐 가게를 팔아서 사업 자금으로 쓰려고 한다. 지금까지 사업을 벌이면 열이면 열 모두 실패했음에도 말이다.

책의 주인공 독고씨는 서울역 노숙자다. 우연히 염여사가 잃어버린 중요한 파우치를 찾아주게 된 인연으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모든 기억을 잃었지만 소신 있고 뚝심 있게 주어진 일들을 처리해 나간다. 영 허투루 살아온 인생은 아닌 듯 보인다. 일을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눈치도 있고 염치까지 겸비했다. 겉으로는 안 그런 것 같지만 손님들의 구매 패턴을 일일이 기억해서 알게 모르게 챙겨주는 편. 그것이 편의점 직원으로서의 접객 행위일 수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몸에 배어 있는 듯하다.

처음 『불편한 편의점』 소개 글을 읽었을 때는 노숙자로 살아온 독고씨가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매게로 차츰 사회의 일원으로 회복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낸 줄 알았다. 물론 일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놀랍게도 사회의 아웃사이더였던 독고씨로 인해 그 주변 사람들이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주류에 가까웠던 사람들이 가족 사회 혹은 자기 자신과 화해를 해나간다. 이건 모두 독고씨와의 진솔한 소통 덕분이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편의점 알바생 시현은 독고씨가 건넨 한마디로 인해 전혀 다른 방향의 삶을 살게 된다. 오전 알바 오선숙씨는 일명 '짜몽' 사건을 계기로 독고씨에게로 향했던 날선 경계를 조금씩 늦춘다. 아들과 화해를 시도하는 것도 독고씨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 편의점에서 팔지도 않는 짜몽이라는 것을 찾으며 몰래 물건 한두 개씩을 훔치던 그 아이. '짜몽'은 독고씨의 배려로 마음에 햇살 한 줌 쥐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가정과 사회에서 내쳐졌다는 생각에 외로움의 끝을 달리는 경만 역시 독고씨로 인해 무사히 제자리를 찾아간다. 배우에서 작가로 직업을 바꾼 인경은 이도 저도 아닌 경계 어디쯤에서 독고씨를 만나 비로소 생에 날개를 달게 된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시종일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곳곳에 위트도 숨어 있다. 한 마디로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몽글몽글한 소설이다. 재미있게 읽다 보면 위로받게 되는 소설!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비해 불편한 게 많은 이 '불편한 편의점'은 어떻게든 삶을 지속하게 만들어주는 마음의 소통 창구로 거듭난다. 이 모든 건 나비효과가 되어 개인 가정 사회로까지 신비한 마력을 펼쳐나간다. 이쯤에서 『불편한 편의점』을 황당한 마법 같은 이야기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말씀드리는데 그건 아니다. 이 소설은 좋은 영향력을 가진 한 사람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알려준다. 지극히 사소한 변화들이 긍정 회로를 가동시켜 줄 마중물이 되어줄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와 경청이 불러온 나비효과는 결국 독고씨 자신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서서히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기꺼이 자신의 치부와 마주하게 될 독고씨의 반전 가득한 이야기는 직접 소설로 만나보시라 권하고 싶다.



"속상할 땐 옥수수……

옥수수수염차 좋아요."



이게 무슨 팝콘 터지는 소린가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독고 씨가 옥수수수염차를 따서 건넸다. 선숙은 잠시 그녀 앞에 놓인 호의를 바라보다가 결국 받아 들고 마셨다. 무엇으로라도 치밀어 오르는 걸 눌러야 했다. 그녀는 옥수수수염차를 한여름의 생맥주처럼 벌컥벌컥 들이켰다.(p.105)

『불편한 편의점』 에는 옥수수수염차가 적재적소에 등장한다. 독고씨는 옥수수수염차 덕분에 술을 끊게 된다. 자신에게 맑은 정신을 선사해 준 옥수수수염차를 손님들에게 강권하기까지 하는데 묘하게 빠져든다. 책을 읽다 보면 옥수수수염차에 차가운 얼음을 넣어 한 잔 쭉 마시고 싶어진다. 그 한 잔이면 끓어오르던 화도 단숨에 누그러질 것 같다. 왠지 막혔던 문제들이 술술 풀려나갈 것 같다. 이쯤 되면 이 작가님, 옥수수수염차 회사에 지분이 있으신 게 아닐까 의심스러워진다.

이 소설에는 좋은 어른이 존재한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무게 중심을 딱 잡고 살아가시는 편의점 사장 염영숙 여사님. 편의점 매출보다는 직원들의 생계가 더 걱정이신 사장님. 이 분이 내민 손을 잡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지. 독고씨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좋은 사람들의 좋은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그들의 긍정 에너지는 소란스럽지 않게 사람들 속으로 스며들어 알게 모르게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염영숙 여사님이, 독고씨가, 이 모두를 품고 있는 『불편한 편의점』이 그렇다.

옥수수수염차를 생각나게 하는 소설. 편의점에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참참참' 세트 메뉴를 먹고 싶게 만드는 소설. 연극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소설. 드라마 혹은 영화화 될 것 같은 소설.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소설. 좋은 사람이고 싶게 만드는 소설. 삶에 용기를 내고 싶게 만드는 소설. 추천하고 싶은 소설. 추천하면 칭찬받을 것 같은 소설 『불편한 편의점』 . 따뜻한 이야기가 그립다면 꼭 읽어보시길!



사장님과 면담을 했다. 아주 사적인 퇴사 사유를 그녀는 묵묵히 들어주었고, 궁금증이 풀린 것만으로도 나를 이해해주었다. 편의점이란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란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주유소에서 나는 기름만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차를 고쳤다. 고쳤으면 떠나야지. 다시 길을 가야지.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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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 노트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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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ing Note

돈과 행운, 평안을 함께 누리는 시간의 기록

 『더 해빙』을 읽고 벅찬 감동과 강력한 동기부여를 받으셨다면,

Having를 실천할 수 있는『해빙 노트』를 추천합니다!

★ 한국 저자 최초 펭귄렌덤하우스 선출간

★ 전 세계 21개국 판권 계약

★ 아마존 리뷰 평점 4.8 극찬

The Having을 둘러싼 이 화려한 수식어는 책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직접 책을 읽고 그 명성을 확인하는 시간은 정말이지 비현실적인 듯한 실제의 시간이었다.

마치 소설 속을 거닐 듯 약간은 몽환적인 상태에서 나는 Having 속으로 걸어 들어 갔다.

Having, 지금 가지고 있음을 느끼는 것!

세계적인 부호들이 앞다투어 상담을 요청하는 그들의 구루 이서윤

돈을 쓰는 지금 이 순간 '가지고 있음'을 '충만하게' 느끼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해빙의 시작~ 돈과 행운을 끌어당기는 비법이라며!

 

기쁨과 감사가 온 몸으로 전해지는 '있음'의 감정에 충실할 때

자신을 둘러싼 세상은 놀랄만큼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마음 가짐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 완벽하게 다른 세상에 입성할 수 있는 셈이다.

비현실적일 것 같은 그녀의 이야기는 어떻게 부호들의 이목을 끌게 되었을까?

전 세계 독자들은 왜 그녀의 이야기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이서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비범했다. 마치 처음부터 이러한 길을 가고자 한 사람처럼.

믿기지 않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더 해빙』 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한 두 마디 말로 정리하기 어렵다. 여운까지 고스란히 전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하며 독자들 스스로 그녀의 이야기를 가늠해 보는 것만이 Having을 이해하는 길일 것이다.

 

 

해빙노트는

『더 해빙』에 소개된 해빙 노트에 관해

독자들이 꾸준히 출판사 측으로 문의를 해주셔서

작가와 협의를 거친 후 정식 출간 되었다고 한다.

생활 속에서 해빙을 실천하도록 도움을 주는 해빙노트

                                   

                          
                                                             

고급스런 펜꽂이에 Having이 새겨져 있다.

그 날의 기분을 표시할 수 있는 The Having 색연필도 함께 발송된다.

우리가 느끼고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순간!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 그게 Having의 첫 걸음!

해빙 노트 I HAVE I FEEL을 기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내일의 무언가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며 살아가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최근에 와서야 비로소

오늘을 제대로 누리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다.

말은 쉽지만

말처럼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리며 사는 것인데

그것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해빙은 말해주고 있다.

 

 

띠지를 내려놓고 만난 해빙노트는

양장본이라 견고하고

다이어리 자체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펜꽂이 역시 꽤 고급스럽다.

왠지 중요한 것을 기록해도 좋을 것 같은 느낌!

한 페이지에 2일의 해빙을 기록할 수 있다.

저자 이서윤은 매일 기록하는 것보다

일주일에 서너번 부담없이 작성해 보기를 권한다.

하루를 돌아보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접근해 볼 것!

I Have 와 I Feel 중 긍정적인 감정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을 선택할 것!

해빙 노트에 적힌 감정에 동그라미를 치고 그 감정을 직접 온전히 느껴보도록 집중할 것!

신체적인 반응이 있을 때까지

그 기분을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며

그 기분에 충분히 머물러 볼 것을 권한다.

그로인해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고 부와 행운의 흐름을 타는 자신과 마주하도록 말이다.

 

 

 

가끔 일기를 쓰고는 있지만 어느 하나의 감정에 온전히 집중해 본 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해빙 노트를 작성하면서부터는

내가 가진 감정, 내가 느낄 수 있는 감정에

집중해 보려 노력하고 있다.

내가 어느 곳을 향해 가고 있는지

Having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해빙 노트가 알려줄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오늘 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무수히 많은 불안 요인들에 휩싸여 지금 이 순간의 감사함을 잊고 사는 것 같다.

해빙은 그 간단한 진실을 알려주는 동시에

이것이 어떻게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이 되는지 알려준다.

『더 해빙』으로 인해 강력한 동기부여를 받았다면

『해빙노트』는 Having을 실천할 든든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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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책! - 두려움 없이, 뚝심 있게
이상화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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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책!

 

  아이를 상위 1%로 키워내는 비법, 오직 책 그리고 부모의 관심과 열정

 

  책이 주는 긍정의 효과를 무한 신뢰하고 있는 나에게 《오직, 책!》은 제목만으로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이 강력한 흡입력의 책 제목에 이끌려 표지를 살펴보다 또 한 번 자극을 받았다. 11살에 수학 올림피아드 참가 전국 1위, 중학교 졸업 전까지 27개 분야 200여 개 상장, 영어·스페인어 독학으로 마스터, 전국 최연소 컴퓨터 자격증 취득까지……. 사교육 없이 아이를 상위 1%로 키워낸 내공이 궁금해졌다. 말 오직, 책만으로 가능한 결과일까!

 

  모가 되기 전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저자는 분유값을 걱정할 만큼 가난했다고 한다. 병원에 누워 있는 아픈 아내의 부탁으로 육아서를 탐독하기 시작했고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는 방법으로 '책'을 선택한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으로 먼저 자신의 삶이 바뀌었고 아이들을 상위 1%로 키워낼 수 있었다. 그 비법을 담고 있는 《오직, 책!》은 전문 지식을 총동원해 설득하지 않는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해 그럴싸하게 이야기를 꾸며내지도 않는다. 딱 할 말만 정확하게 전달한다.

 

                                                                            

  목차를 살펴보면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을 읽기 전 목차를 보면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다 담고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자 그 의구심은 금세 해소되었다. 이야기를 복잡하게 꼬아놓지 않고 명쾌하게 결론을 내려주고 있기 때문에 매번 정답을 마주하는 느낌이다. 굳이 핵심을 찾지 않아도 된다. 한 제목당 보통 세 페이지를 잘 넘기지 않는데 그 이야기 전체가 대부분 핵심이다.

 

 

 

 해서 포스트잇을 너무 남발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책이 좀 지저분해졌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과 기억해야 할 내용이 많아서 읽고 또 읽어야 할 것 같다. '육아가 힘든 것은 육아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p.6)'인데 '77권 정도의 육아서를 읽고' '내 아이의 인생에 도움이 될만한 구절을 찾아 밑줄을 긋고 외'우고 실천하다 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지 모른다.

직, 책!》은 종합 육아서라고 할 수 있다. 책 제목처럼 독서비법을 담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영어비법, 대화비법, 수학비법, 영어비법에 이르기까지 공부는 물론 삶의 방향성까지 그 이야기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장황하지 않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다.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영어 공부, 수학 공부 역시 독서가 기본이 된다. 저자는 무척 가난했지만 자신은 물론 아이까지 수많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던 건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도서관 덕분이라고 말한다. 도서관 한두 곳만 이용한 것이 아니라 여러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도서관 투어, 도서관 여행을 했다는 대목이 특히 인상 깊었다. 저자의 설명처럼 도서관마다 각기 다른 특색이 있기 때문에 도서관은 늘 설레는 여행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나부터도 도서관 하면 책만 떠올리기 쉬운데 저자의 관점은 완전히 달랐다.

 

  어느 도서관의 구피가 새끼를 낳았는지 궁금해하며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젯밤 꿈에 공룡을 만났는데 공룡과 자동차가 많은 도서관에 놀러 가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어느 도서관은 라면과 밥이 맛있고, 어느 도서관은 산꼭대기에 있어 공기가 너무 좋아 산책하고 싶다고도 한다. 도서관에 갈 때면 아이와 함께할 운동 기구나 놀이 도구를 챙겨간다고 한다. 실컷 놀고 난 다음 '지금부터 30분 독서타임' 과 같은 식으로 집중해서 책을 읽으면 도서관은 절로 즐거운 곳이 되는 것이다. 도서관 하면 책을 떠올리는 것과 달리 저자는 아이에게 도서관에 대한 색다른 즐거움을 먼저 안겨준 것이다. 도서관에 가면 부모와의 추억이 하나 둘 쌓여가는데 어떤 아이가 도서관을 싫어할 수 있을까!

  영어는 물론 수학까지 생활 속 놀이와 접목해 자연스럽게 체화시켜 나가는 과정을 알려준다. 결코 어렵지 않은 방법들인데 대부분의 부모가 실천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아이의 독서력, 수학력, 영어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무한한 노력과 애정 없이는 결코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대목이다. 부모인 나는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아이만 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그렇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자녀를 상위 1%로 키워낼 수는 없으니까. 일단 부모 스스로가 자신만의 확고한 교육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시간 낭비를 줄이고,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먼저 저자가 추천한 책들을 읽어보려 한다. 분야별 추천 도서와 공부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메모해 내가 먼저 검수하고 익힌 다음 아이와 함께 실행해 보려 한다. 새해,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오직, 책!》을 만날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곧 시작될 방학 동안 아이를 좀 더 면밀히 살피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봐야 할 것 같다.

  《 오직, 책!》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이유는 앞서 말했듯 부모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독서비법과 공부비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권의 육아서를 읽으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움 될만한 내용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어느 곳을 펼쳐도 핵심과 마주할 수 있다. 군더더기가 없어 책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또 다른 매력은 이 책이 공부만 잘하는 아이를 지향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꼭 짚어 그런 구절은 없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내 느낌은 그렇다.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아이, 사람들과 잘 어우러질 줄 아는 아이, 배려와 존중과 예의를 아는 아이, 무엇보다 자신의 목표한 바를 이룰 줄 알며 호기심을 가지고 더 깊이 있게 나아갈 줄 아는 아이. 한 마디로 창의적인 미래형 인재로 키워나가기 위한 놀이, 독서, 융합을 강조한 책이다. 그 바탕이 되는 것으로 부모의 인성과 삶의 태도를 꼽는다. 부모의 독서량이 개인의 인성과 삶의 자양분이 되어줄 수 있다고 저자는 확신한다. 나도 믿는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그대로 따라 할 수도 없고, 누구나 아이를 상위 1%로 키워낼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책'을 통해 부모인 나의 삶이 바뀌고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것을 안다. 그렇다면 책을 읽을 것인가, 읽지 않을 것인가! 그것은 온전히 개인의 판단이다. 나는 책을 읽어야겠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전적으로 책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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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 결국 부자가 될 사람과 가난하게 남을 사람을 가르는 현재의 다른 21가지 행동
사친 처드리 지음, 오시연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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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사친 처드리 지음 / 스노우폭스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와의 인터뷰 수록!

제팬 아마존 비즈니스 분야 베스트셀러 1위!

 

앞으로 부자가 될 것인가,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할 것인가를 가늠할 현재의 행동 21가지를 다룬 책!

 

 일본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사친 처드리는 자신의 고국 인도에서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다. "자네는 조금만 변하며 분명 성공할 거야." 라는 대부호의 조언을 들은 후 그는 부자가 되리라 결심한다. 현재 그는 성공한 사업가인 동시에 국제 컨설턴트이자 매년 2,000명 이상의 수강생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불과 몇 년 만에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부자가 되었고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인생을 바꾼 핵심 비결은 무엇일까?

『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서는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과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할 사람의 차이 21가지를 소개한다. 급속도로 변해가는 경제 흐름 속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돈의 이치'를 다루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저자가 다년간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깨달은 가장 확실한 성공의 비결인 셈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부자가 되는 방법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게 놀랍다. 책에 수록된 21가지 법칙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대부분 수긍이 간다. 단지 결심을 하지 않아서, 간절하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아서 등등의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비슷한 자리 그 어딘가에 머무르고 있는 게 아닐까. 굳이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삶을 긍정의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지금보다는 더 생기롭고 열정 넘치는 삶을 살게 해 줄 것이다. 결국 '성공'과 '부'의 어느 언저리쯤 가닿게 할 것이다. 부자가 될 사람과 부를 이루지 못할 사람의 차이는 결코 엄청난 차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 4장까지 21가지 법칙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 5장에 짐 로저스와의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다.

-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은 저축이나 투자 금액을 먼저 정한다.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할 사람은 쓰고 남은 돈으로 저축이나 투자를 한다.

-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은 쓸데없는 지출을 지속적으로 줄인다.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할 사람은 쓸데없는 지출조차 파악하지 않는다.

-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은 되도록 TV를 보지 않는다.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할 사람은 몇 시간씩 TV를 본다.

-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은 수준이 높은 사람과 교류하려고 옮긴다.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할 사람은 수준이 같은 사람들과 계속 교류한다.

-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은 안전한 돈을 남겨 둔다.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할 사람은 모든 돈을 위험에 노출시킨다.

-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부자가 되려 한다.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한 사람은 서둘러 부자가 되려 한다.

책에 수록된 '앞으로 부자가 될 사람과 결국 부를 이루지 못할 사람의 차이 21가지' 중 특히 와닿는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현재의 (재정)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허투루 흘려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사람들과 어떤 교류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분명 '돈'에 관한 이야기지만 존경받을 만한 '성공한 인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디에 가치를 두고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가령 부자들은 평소 시간 관리를 습관처럼 붙이고 다닌다. 그들은 어떤 일에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야 하는지 금세 파악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낼 수 있는지도 알고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문제는 사용 방식에 있다. (p.67) 라는 부분. 사실 우리는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정말 시간이 부족한 걸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의미없이 흘려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TV 혹은 스마트폰을 보느라 꽤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시간을 보내버리는 나쁜 습관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습관'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작은 습관들이 모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동안 내가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삶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답이 나온다.

 

 

 

 

책에는 부자가 될 사람의 행동 양식으로 여러 조언들이 나오는데 특히 세 가지를 마음에 새겨보려 한다. 오히려 돈을 많이 벌게 될 사람은 돈을 제대로 쓴다. 한두 푼에 벌벌 떨지 않고 고급스러운 경험을 위해 기꺼이 돈을 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돈을 제대로 쓴다는 의미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곳에 비싸더라도 돈을 쓴다는 것이다. (p.94) 고급스런 경험이라는 게 무엇일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과시용이 아닌 진정으로 자신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강렬한 경험을 말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에게 보상을 주어 다시 그런 삶을 누리고 싶다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남기는 것. 내가 되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 삶을 끊임없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다보면 의식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고 삶은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 고급스런 경험을 꼭 필요할지도 모른다.

인간의 성장 폭은 학교를 나온 뒤 얼마나 많이 공부하고, 얼마나 많이 책을 읽고,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고,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권위에 미혹되지 않고 이 사람이라고 고를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p.127) 부자들은 끊임없이 공부한다. 자신을 믿고 스스로 결정하며 남 탓을 하지 않는다. 실패를 거울 삼고 성공을 분석한다. 쉴 틈없이 바쁘지만 행복해 보이는 건 매 순간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배움을 중단한 채 살 것인가, 배움을 통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를 이제는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경제 관념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나에게도 아직 어린 아이가 있지만 앞으로도 아이를 호강시킬 생각은 없다. 내 주변의 부자나 성공한 사람들의 자녀를 보아도 그런 인상을 받는다. 자식을 호강시키는 것은 오히려 자식을 망치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금전 감각을 마비시켜 스스로 돈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부자나 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부작용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짐 로저스로 그렇다. 인터뷰에서 두 딸이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가 아이들에게 준 첫 번째 선물은 저금통이었다. 돈을 모으는 것, 돈에는 이자가 붙는다는 것, 돈을 한 번 써 버리면 없어진다는 것 등을 아이들에게 분명하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p.145) 짐 로저스와의 인터뷰에 위와 같은 내용이 더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자녀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다는 대부호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한다. 자녀가 있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혹 자녀가 없더라도 자신의 삶에 적용해 볼 부분이므로 새겨 읽기 바란다.

부자가 아닌 입장에서 '부자'라고 하면 약간의 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부자들이 하나 같이 좋지 못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자'라고 하면 '갑질' '인격파괴'와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제대로 된 부자를 경험해 보지 못한 탓이라고 해두자. 그런데 책에는 올바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부자를 다룬다. 에너지와 열정으로 가득한 삶, 인격적으로도 나무랄데 없는 삶을 살아가는 부자 말이다. 그런데 어렵지 않다. 저자가 대부호를 처음 만났을 때 들었던 말처럼 '조금만 변하면 분명 성공'하게 될 것 같은 삶의 방법들이다. 통제와 관리, 배움과 투자, 안목과 혜안 가지고 행복을 누리며 사는 삶은 그렇지 못한 삶과 '조금' 다를 뿐이다.

『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에 수록된 21가지 방법들을 삶에 적용해 보자. 생각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다 보면 삶은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스스로를 믿으며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성공' 과 '부자'의 반열에 오를지도 모르잖는가. 좋은 습관들을 꾸준히 실천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삶은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다. 그런 믿음과 확신으로 가득한 책이다. 실질적인 투자 조언까지 수록되어 있으니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지금 자신의 삶을 조금 더 긍정의 방향으로 바꿔보고 싶다면 『무엇을 아끼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를 추천한다.

 

 

 

 

 

돈이 있으면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날까? 돈이 많으면 좋은 집에 살 수도 있고 좋은 물건을 가질 수도 있다. 그게 다가 아니다. 돈이 주는 가장 큰 이점은 인생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 짐 로저스는 이 상황을 두고 "자유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표현했다. - P35




돈을 가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이 들어오는 건 지극히 위험한 일이다. 돈은 천천히 늘어나야 좋다. 서서히 부자가 되어야 좋다. 그러려면 먼저 자기 일을 좋아해야 한다. 거기서 얻은 열매가 쌓여 부를 이룰 때 좋은 것이다. 그러니 노력해야 한다. 일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마음으로 전환해야 한다.
- P51

성공한 사람과 부자, 돈을 많이 벌게 될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행동 방식, 사고 방식에는 관리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은 자신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한다. - P64

나는 ‘대부호처럼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생각이 바뀌자 행동이 바뀌었다. 나는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가 담기 책을 정말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에게 다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P130

하루하루를 충실히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삶을 잃어 가면서까지 돈을 늘리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오래할 수 없다. 또 이성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다. 우리는 지속할 수 있는 투자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 즉 꾸준하게 돈을 늘리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다. 일상에 충실하면서 찬찬히 돈을 늘리면 된다. - P164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다. 개중에는 중요한 단계를 훌쩍 건너뛰고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부자가 되려면 단계를 밟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깨닫고 변화되기 때문이다. 단계를 밟아야만 부자가 되기에 적합한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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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인문학 -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백 권의 책이 담긴 한 권의 책 인문편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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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인문학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펴냄

- 한 권의 책에서 만나는 100권의 인문학 이야기 -

불완전했던 이십 대를 지날 땐 서른만 되면 어느 정도 근사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커리어 면에서든 경제적으로든. 십 년을 더 살아 마흔 해를 넘어가고 있는 지금 깨달은 게 있다.

삶은 어느 한순간도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 살아간다는 건 늘 불분명하며 불완전함의 연속이라는 것 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 순간을 '처음' 살아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 이 나이는 누구나 '처음'이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대부분 잘 살아내고 있다. 속은 어떠하든

 겉으로는 그런대로 잘 버텨내고 있는 듯하다. 종종 길을 잃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면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부딪쳐도 보고 외면도 해본다.

저마다 나름의 해결책을 강구할 텐데 나 같은 경우 결국에는 책을 찾게 된다.

 

누구나 살다 보면 책 한 권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나를 지탱하고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마음 깊은 곳에 꽂아 두었던 책 한 권, 그건 인문학이었다

 

『나를 채우는 인문학』, 최진기

 

 

『나를 채우는 인문학』이라는 한 권의 책 속에는 무려 100권의 인문학 도서가 수록되어 있다.

도서 기획 2년, 추천도서 선별 기간 1년, 집필 기간 1년!

인문학 강사 최진기는 독자를 위해 집필을 시작한 이 책 덕분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사실은 저에게 쓴 글이었습니다'라는 띠지에서부터 나는 이미 책을 신뢰한 것 같다.

책을 구매하는 족족 다 읽지도 못하면서 결국에는 또 다른 책을 사고 만다.

읽고 싶은 책이 쌓여 갈수록 정리벽에 부딪쳐 골머리를 앓곤 하는데 그래서 내린 결론.

다시 꺼내 읽을 것 같은 책과 내 아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만 남겨두고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하기로.

예전에는 층층이 쌓인 책들 속에 갇혀 사는 게 좋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꼭 소장하고 싶은 책만 아껴두고 싶다.

내 마음이 이렇기에 최진기 작가의 마음도 진실되게 와닿았다. 그가 기획하고 선별하고 집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책들을 고르고 또 골랐을지를. 마침내 나를채우는인문학 속에 수록된 책들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날지를.

 

백 권의 인문학 도서를 담고 있기에 책은 550페이지에 육박한다. 적지 않은 분량이다.

분량의 압박에 첫 장을 넘기기까지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면 흥미롭게 빠져든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0가지 주제하에 각 주제별로 10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랑, 직장, 사회, 마음, 음식, 여행, 미술, 교육, 역사, 인물'을 주제로 한 책 들인데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춰 원하는 주제를 골라 어디서부터 읽든 상관없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지점이다.

처음에는 순서대로 읽기 시작하다 '교육' 파트로 훌쩍 건너뛰어 읽었다.

앞서 추천한 도서들을 보고 있자니 현재 나의 최대 관심사인 교육 파트를 더 빨리 만나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며칠 있으면 첫아이가 3학년이 되고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한글 떼는 것만 봐도 두 아이는 공부하는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아직까지는 기초적인 부분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교육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게 아니다 보니

공부의 ' 정도'와 객관적인 '기준'에 대해서 늘 고민하곤 하는데 해답이 될 만한 책을 찾은 것 같다.

『나를 채우는 인문학』에서 소개한 책 중 「EBS 학교란 무엇인가」를 우선적으로 읽을 예정이다.

한정된 페이지 안의 소개 글만 읽었을 뿐인데 속이 뻥 뚫리고 복잡한 생각들이 명쾌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다.

아이가 3학년이 되는 시점에서 잠시 혼란스러웠던

 복습과 예습에 대한 고민부터 한 방에 정리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나는 또  

얼마나 많은 교육서들 속에서 헤매었을지. 집에 두고도 챙겨 읽지 않았던(엉엉 ㅠㅠ) 추천 도서부터 읽기 시작해야겠다.

 

 

쏟아지는 수많은 책들 속에서 광고에 휘둘리지 않고, 고민 없이 뽑아 들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최진기 작가는 추천도서가 어떤 책인지 명확하게 알려주고 확장해서 읽을 수 있는 책들까지 곁들여 놓았다.

그의 책 소개는 맛깔스러우면서 과장되지 않았다. 분명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었을 텐데 감정적이지 않다.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으로 느껴져 신뢰가 간다. '음~ 믿고 한 번 읽어 봐야겠는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구어체 문장들은 분량의 부담을 내려놓게 만든다. 때로는 살갑고 따뜻하기까지 하다.

주제별로 차이가 있지만 서너 권의 책을 심도 있게 소개해 주고 나머지는 서평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백 권의 책이 『나를 채우는 인문학』 한 권 속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든든하다.

 

 

 

오늘 내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내일의 내가 다르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제대로 붙들고 살려면 명확한 기준과 강건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동안 지칠 대로 지쳤더라도

곁을 내어주는 다정한 책 한 권 있다면 그래도 다시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몸에 병이 생기면 약 처방을 받듯

마음에 병이 생기면 책 처방을 받자!

책을 좋아한다면

책 속에 길이 있다 생각한다면

책에 기댈 줄 안다면

문학 강사 최진기가 추천하는 100권의 인문학 책들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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