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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복학을 앞두고 이래저래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바쁘게 움직이지만, 그냥 다니는 대학에서 큰 의미를 감흥을 받지 못하고 있죠.

 대학이라는 비일상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점에서 이 책들을 통해 마음을 돌아보고 싶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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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 시드니 걸어본다 7
박연준.장석주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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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시드니'라는 도시를 아는가? 나는 '시드니'이라는 도시를 잘 몰랐다. 도시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시드니 올림픽?'이라며 문득 올림픽이 떠올라 검색을 해보니 2000년도에 시드니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렸다고 한다.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사람은 자신이 관심이 없는 분야는 이렇게 모르는 법이다.


 시드니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항구 도시로서, 한국과 사뭇 다르게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도시하면, 나는 문득 일본의 교토가 떠오른다.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워낙 자주 일본 문화를 접한 탓에 고요하고, 도시의 시간이 한적할 것 같은 이미지가 교토로 자리 잡았다.


 한국도 분명 어디에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한적함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은 워낙 어디를 가더라도 '빨리빨리' 문화가 깊숙이 베여있는 까닭에 한적하게 흐르는 시간의 여유를 천천히 음미할 수가 없다. 길었던 설날 연휴를 다시 떠올려도 우리는 금방 알 수 있다.


 5일간의 긴 휴식이 있었던 설날 연휴지만, 우리는 고향에 다녀오거나 친척들과 만나면서 바쁘게 움직였다.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한 일이라고는 출근 시간(혹은 등교 시간)에 맞추느라 부족했던 잠을 보충한 일밖에 없지 않을까?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했던 몸을 8시까지 재우는 일 말이다.


 비록 그렇게 휴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휴식 중에서도 '빨리빨리'를 잊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떠올린 도시 교토의 이미지는 그 자체가 고요함과 한적한 여유를 가졌고, 오늘 소개할 책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의 두 저자가 머문 시드니 또한 고요함과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시드니에서 30일간 머무른 박연준과 장석주 두 작가의 글을 엮은 에세이다. 1장은 박연준 작가의 글이고, 2장은 장석주 작가의 글이다. 비록 두 사람이 부부라고 하더라도 두 명의 작가가 한 권의 책 분량을 반반으로 나누어서 만든 건 재미있는 일이다.


 책을 읽는 동안 두 사람의 시선이 겹치는 부분이 있었고, 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시점에서 적은 글이 상당히 재밌었다. 특히 남자와 여자로 성별이 다른 두 사람이 낯선 도시 시드니에서 보내면서 눈길을 준 장면이 다르다는 게 분명하게 드러났다. 역시 부부라고 해도 보고, 생각하는 건 다른 것 같았다.


 박연준 작가의 글은 감성이 좀 더 깊게 묻어나왔으며, 장석주 작가의 글은 좀 더 시드니의 풍경과 만난 사람의 일이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역시 여성이 조금 더 감성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사람들의 말이 맞는 걸까? 책을 읽으면서 느낀 이런 차이가 시드니를 좀 더 즐겁게 상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항구도시인 시드니는 얼마나 아름다운 빛을 머금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볼 수 있을까? 나도 시드니에 가면 하루가 48시간인 것처럼 느껴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고, 조용한 방에서 타닥타닥 아이패드 블루투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간혹 새소리를 들으며) 글을 적는 것뿐이라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시긴 고요하게 흐른다는 건 도대체 어떤 걸까? 그저 '빨리, 빨리' 문화를 고집하는 한국에서는 좀처럼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아침과 낮은 내내 일과에 매달리느라 정신이 없고, 밤에는 불을 켠 네온사인과 시끄러운 음악이 차지하는 한국에서는 '고요함'이라는 단어 자체를 말하는 게 어렵다.


 얼마 전에 뉴스 보도를 통해서 한국의 젊은 세대 중 상당수가 '강박증'이라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거나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특정 행동을 고집하는 상태를 강박증이라고 말하는데, JTBC 뉴스에서 인터뷰했던 정신과 전문의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20, 30대 젊은이들이 처해있는 상황들, 미래에 대한 불안. 긍정적인 걸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기여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언제나 미래를 위해서 오늘을 살아야 하고, 당장 할 일이 없더라도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긴 그런 습관이 '빨리빨리' 문화를 더욱 재촉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특정 행동을 고집하게 된 것은 아닐까?


 성공에 대한 집착은 놀라울 정도로 강하지만, 우리는 그 집착과 비례하여 불안과 불신감 또한 상당히 높다. '오늘을 즐기게 되면, 내일 후회한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우리는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서 고요하다고 말할 수 있거나 하늘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을 하는 일조차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걷기로 했다>에 이런 글이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과도한 경쟁으로 사람들의 피를 말린다는 데 있다. 우리는 이유 불문하고 어릴 때부터 과도한 경쟁에 휩싸여 지냈고, 끊임없이 수치로 계산된 평가를 받아왔으며 다른 사람과 비교당했다. 이기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이고, 앞서지 않으면 지는 것이라고 배웠다. 2등은 덜 값진 것이라고 배웠다. 무엇이든 옆 사람보다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만들었다. 도대체 왜? 왜 옆 사람보다 항상 잘해야 하는 것일까?


한국이 싫어서, 다른 나라로 떠나겠다는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 (본문 83)


 한국에서 우리는 어디를 가더라도 남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살아야 한다. 남과 경쟁하지 않는 것은 도태되는 것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푸른 하늘이 화창한 날, 혼자서 책을 읽거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분에 넘치는 일이 되었고, 빠르게 흐르는 시간의 낙오자가 된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살 수는 없을까? 흐르는 시간이 적막과 같을 때도 우리는 잠시 그 고요함에 빠져서 머릿속에 아무것도 아닌 일을 떠올려볼 수는 없는 걸까?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책을 읽으며 두 작가가 보낸 30일의 시드니는 몇 번이고 나에게 묻게 했다.


햇살을 흠뻑 받은 꽃들이 만개한다. 연보라색 등꽃들이 숭어리숭어리 탐스러운 꽃송이들을 늘어뜨리고, 체리블라썸은 솜사탕 같은 분홍꽃들을 가지마다 활짝 피웠다. 세계와 완벽하게 차단된 교외 생활은 무중력 상태와 같다. P와 나는 고요하고 청정한 지역으로 피정을 나온 사람들 같다. 우리는 이 단순하고 느리고 조용한 삶이 좋다. 분주한 서울과는 다른 삶의 속도,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시드니에서 우리는 지나온 삶의 시간들을 돌아본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소음 속에서 쫓기는 짐승처럼 살았던가! 서울에서의 하루는 왜 그리도 빨리 지나가버렸던가? (본문 124)


 나는 한국의 평범한 한 도시 속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저 빠르게 흐르는 시간을 애써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자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잔다. 이것도 어쩌면 일종의 강박증일지도 모른다. 여유를 느끼고자 하지만, 여유가 좀처럼 여유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천천히 걸으면서 지금 걷는 길의 아름다운 두려움을 알아야 한다. 지나가면 우리는 뒤돌아 걸을 수 없다. 책의 제목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길을 걷는 동안 빨리빨리 가느라 찰나에 불과한 지금의 아름다움과 행복을 알아차리지 못할까 서로에게 건네는 말이 아닐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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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 Novel Engine POP
미아키 스가루 지음, 현정수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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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마음에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지는 상실의 상태를 겪을 때가 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유독 빗소리가 마음에서 크게 울러 퍼지면서 아무것도 없는 마음을 채워준다. 빗소리가 '똑똑' 떨어지는 리듬에 맞춰 콧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마음이 가벼워진다.


 나는 비 오는 날은 좋아한다. 아마 빗소리가 마음을 채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마음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좋아하는 일을 하나쯤 갖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 누군가에게는 실컷 자는 일, 누군가에게는 침대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몸을 섞는 일일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 세 가지를 어느 것이라도 다 하고 싶다. 하지만 모두 불가능한 일인 동시에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마음이 텅 비었다고 느껴질 때마다 더욱 내 마음을 들여다 보려고 한다. 내 마음 속에 꽁꽁 숨어있는 나를 만나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


 만약 나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없으면, 나는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책을 읽는다. 오늘 읽은 책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는 잠시나마 마음의 공백을 슬픈 아름다운 사랑으로 채워준 작품이다. 두 주인공의 이름에 사용된 '歪'이라는 한자가 이야기를 나타내는 표시였다.


 한사코 이야기는 한방 중에 내리는 빗소리처럼 또렷하게, 길게 울러퍼졌다. 미즈호와 키리코가 복수를 하는 이야기, 한 번은 떨어졌다가 우연히 만난 것을 알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사랑하는 이야기. 작품은 빗소리만 가득한 고요한 밤에 셀 수 없을 정도의 탄식을 자아냈다.


 미아키 스가루 작가는 절대 행복한 장면에서 행복만 보여주지 않는다. 행복은 슬픔과 교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듯, 항상 슬픔 속에 한정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간직하고 싶어하는 사랑은 한정적이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 진실한 사랑은 슬프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도무지 작가의 의중은 헤아릴 수 없지만, 과거에 읽은 그의 작품 <3일간의 사랑>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에서도 나는 결말에 아쉬워하면서도 메마른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마음 속에서 이야기가 쉽게 떠나지 않는다.


 혹시 미아키 스가루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혹시 정말 표지가 일러스트라 손을 대는 것이 꺼려진다는 바보 같은 이유로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시간을 내서 책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은 절대 책을 펼친 당신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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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지 않니, 청춘 노릇 - 한국의 구글,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가 말하다 청.춘.다.움
안준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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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청춘'이라는 단어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청춘이라 말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청춘은 어른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시기'를 뜻한다.


 우리는 기성세대가 하는 일에 감히 토를 달아서는 안 되며,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미래를 위해서 참아야 한다고 배웠다. 지금 고통스러운 이 시간이 지나가면, 실패 확률이 적은 길 위를 걸으면서 그때 내가 포기한 일에 잘한 선택이라고 돌아볼 수 있다고.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의 청춘은 힘들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도 못하고, 기성세대가 정한 기준을 채우기 위해서 늘 아등바등한다. 모두가 비슷비슷한 스펙을 쌓고 있으니, 연줄이라도 없으면 취업은 꿈도 꾸지 못한다. '헬조선'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많은 청년 세대가 '청춘 노릇'을 하기 위해서 뜨거운 울분을 목구멍으로 삼키고 있지만,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있음을 자신도 느낀다. 청년 세대가 '힐링'이라는 단어에 한때 열광했던 이유도 지금 이 길을 포기할 것 같았던 자신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강연100도씨에서 강연을 했던 구글 상무 김현유 씨는 "청춘이라는 나이는 '힐링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을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청춘이라는 나이는 나의 꿈을 생각하고, 설레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이라고 말했었다.


 과연 청춘이란 무엇일까? 다시금 고민을 해보게 한다. 우리는 언제나 청춘 노릇을 하기 위해서 즐거운 설날에도 도서관과 독서실, 혹은 홀로 있는 자취방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치고 있다. 과연 이런 게 청춘 노릇을 하는 걸까? 질문을 몇 번이고 해볼 수밖에 없다.


 오늘은 청춘 노릇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그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책 <지겹지 않니, 청춘 노릇>은 '핸드스튜디오'이라는 기업에 일하는 사람들과 그 기업을 이끄는 안준희 대표가 적은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의 구글로 불린 <핸드스튜디오>는 한때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핸드스튜디오>를 이끄는 젊은 사장 안준희 대표는 많은 청년에게 '핸드스튜디오'가 가진 비전을 소개해주었고, 우리 기업 사회에 큰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복지와 환경이 모두 구글 같았다.


 <지겹지 않니, 청춘 노릇>에서 안준희 대표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금의 핸드스튜디오를 만들 수 있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만났던 많은 청춘의 이야기를 가지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청춘이 지닌 문제가 무엇인지도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청춘들에게 물었습니다.

"열심히 여행 중이군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그랬더니 청춘들이 대답했습니다.

"네. 아직 찾는 중입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목적지도 없이 일단 열심히 가는 것인가요?"

청춘들이 대답합니다.

"네. 제게는 훌륭한 말(토익 점수)과 충분한 노잣돈(학점), 그리고 길을 잘 아는 마부(학벌)가 있으니 언제든지 목적지를 바꾸어도 된답니다.

깜짝 놀라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혹시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생겼는데, 지금 아무렇게나 가고 있는 이 길과 정반대에 있다면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지 않을까요?"

청춘 여러분,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아니 그 전에, 갈 곳은 정하셨나요? (본문 85)


 처음 책에서 이 글을 읽었을 때,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확실히 내가 처음 대학교에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무작정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 '왜, 무엇을 위해서'를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냥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다.


 많은 청춘이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해서 대학교에 다니면서 다시 사춘기를 겪는다는 말이 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그나마 조금 어른들의 일방적인 강요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고 고민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요즘은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대학에서 딴짓하는 모습을 많이 본 부모님이 대학에서 벌이는 일까지 간섭하면서 '공부를 해야 한다, 좋은 곳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스펙을 쌓아야 한다.'면서 고등학교 수험생 시절에 했던 말을 똑같이 귀에 못이 박이도록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면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하더니, 이제는 대학에서도 취업하면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아마 이렇게 어른들이 말하는 기준을 채우기 위한 청춘 노릇을 하다간, 우리는 평생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자유로운 시간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


 <지겹지 않니, 청춘 노릇>에서 안준희 대표는 핸드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기성 세대에 저항하여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말해준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20대를 보냈었고, 그 과정에서 꿈을 좇아 성공한 그의 이야기는 감명 깊었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블로그를 생업으로 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한 내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도, 두 번째로 책을 읽었을 때도, 다섯 번째로 책을 읽었을 때도 내가 느끼는 감상은 비슷했다. 청춘 노릇을 하느라 허덕이지 말고, 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책을 통해서 한국의 구글 핸드스튜디오를 이끄는 안준희 대표와 그의 직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주제는 바로 그것이다. 내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나만의 이야기를 쓰면서,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청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게 아닐까?


 대학에 다니면서도 아직 많은 고민을 떨쳐버리지 못한, 내 이야기를 쓰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본 적이 없는 나와 같은 청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출발점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핸드스튜디오의 이야기는 가슴에 큰 울림을 전해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오늘도 질문합니다. 처음 핸드스튜디오를 시작했던 그때처럼 말입니다.

'오늘 나는 즐거운가'

'오늘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

누가 들어도 흥미롭고 즐거운 이야기, 누군가의 가슴을 뛰게 하는 그런 이야기를 쓰는 것이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유일한 기준입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지금의 결과를 목표로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회사를 향한 주위의 뜨거운 반응이 어색하고 놀라울 뿐이지요. 우리는 다만 마음의 소리를 따라갔을 뿐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생을 종이 한 장(이력서)으로 설명하기 싫었을 뿐입니다. 청춘이라는 새로운 챕터, 그 첫 이야기를 누구나 쓰는 진부한 소재로 채우기가 싫었을 뿐이지요. 좋은 기업에 가서 주어지는 시스템에 따라 경력을 쌓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다음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는, 그런 진부한 이야기는 우리의 흥미를 끌지 못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인생이라는 원고지를 우리는 스스로 결정한 이야기들로 채우고 싶었고, 그 마음의 소리를 따라 그대로 행동했을 뿐입니다. 이러한 선택에서 유일하게 필요한 것이 있었다면, 기성세대나 세상이 정해주는 기준으로 살지 않겠다는 용기뿐이었습니다.

저는 믿고 있습니다. 비전이란, 직업이 아니라 내가 걸어가는 삶의 태도, 내가 써내려가는 삶의 이야기 전체라고요. 그래서 비전은 타고난 형편과는 상관없이 누구나 소유할 수 있고 또 누구나 이룰 수 있다고 말입니다.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우리 모두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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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한 예의 - 힘들다고 인생을 함부로 하지 마라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장은주 옮김 / 비즈니스맵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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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좌절을 겪고, 많은 아픔을 겪는다. 때로는 좌절과 아픔으로 인한 상처가 너무 커 내 손에 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어질 때도 있다. 38분당 1명이 자살한다는 한국의 현실은 이런 상처를 이겨내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그러한 좌절과 아픔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좌절과 아픔을 딛고 일어서야 우리는 그토록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크면서도 작은 한 발짝을 앞으로 내디딜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 한 발짝을 '꿈만 같은 이야기.'라고 부정한다.


 금수저 논란이 더는 논란이 아니라 기정사실이 되어버린 한국에서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사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생을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과 벗어난 일이라고 말한다.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지금 우리 사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이나 있을까. 정말 소위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닌 이상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찾기조차 쉽지 않다. 그냥 일할 뿐이다.


 무조건 반감을 사고 싶어지는 말이지만, 이런 우리에게 이나모리 가즈오는 날카로운 조언을 한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일까? 아래에서 글을 읽어보자.


"어떤 일이든 좋아해야 잘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꾸준함은 힘'이라고도 합니다. 일이 좋아지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후에 훌륭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천재나 달인 혹은 명인이라 불리는 사람들도 모두 단순한 일을 오랫동안 계속한 결과 그런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꾸준히 노력하는 것 이상의 훌륭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아하는 마음 없이는 단순하고 무난한 일을 한평생 계속하기 힘듭니다. 또한 자신의 일을 좋아하려는 노력은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여긴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좋아지도록 스스로 노력을 더해가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58)


 윗글은 이나모리 가즈오가 책 <인생에 대한 예의>에서 말하는 우리가 챙겨야 할 우리 인생에 대한 예의 중 하나다. 우리는 언제나 내가 하는 일을 남과 비교하며 '못난 일'이라고 자주 생각해도 스스로 일에 자부심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이것은 나에 대한 실례가 아닐까?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 <인생에 대한 예의>는 NHK 교육 텔레비전에서 2006년 6월에 방송된 <NHK 아는 것을 즐기는 인생의 걸음걸이> '이나모리 가즈오 아주 진지하게 산다' 편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나모리 가즈오가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았는지, 앞으로 내가 삶을 사는 데에 어떤 식으로 가치 기준을 세워야 할지 배울 수 있었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기분은 색달랐고, 역시 배울 것은 언제나 똑같다고 생각했다.


 우리 한국 사람은 성공에 대한 조급증이 정말 심하다. 언제나 조금이라도 더 남보다 빨리 성공하고 싶어 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이 어떤 역경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관심을 두기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성공하는데요?'이라는 질문만 한다.


 아마 이런 모습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늘 성공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교육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실패는 결코 해서는 안 된다는 잘못된 생각이 '인생은 한 방이다.'는 말까지 만들면서 성공에 대한 집착을 키웠다.


 그런데 정말 성공이라는 게 한 사람의 인생보다 더 중요할까?


 우리는 성공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조금 여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대학 입시와 대학 졸업과 취업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인생이라는 시간을 조금 더 길게 생각해보면서 내가 지금 내 인생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보는 것이다.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어려움에 허덕이면서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실패와 어려움은 내가 더 단단하게 꿈을 좇을 수 있도록 등을 밀어준다. 마침내 작은 꿈을 이뤘을 때, 우리가 밤하늘의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해준다.


 한국의 많은 사람은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어렵다면서 우회하여 다른 길을 찾고자 한다. 어른들이 말하는 대로 그냥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안정된 직장 속에서 싫어도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한다. 결코, 내 인생이 되지 못함에도….


벚꽃은 겨울 추위가 심할수록 꽃피울 준비를 치열하게 한다고 들었다. 벚꽃이 피기 위해서는 추위라는 역경이 필요한 셈이다.

사람도 꽃과 마찬가지다. 역경에 빠지면 그것을 신의 선물로 여기고 기뻐하며, 역경을 극복하면 반드시 멋진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굳게 믿어야 한다. 그리고 함부로 불평을 늘어놓지 않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면 우리 앞에 멋진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나는 이러한 인생의 진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본문 53)


 윗글은 <인생에 대한 예의>에서 읽은 짧은 글이다. 나는 우리가 '인생은 무조건 안정적인 게 최고다. 한 방이다.'는 생각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이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책의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고난과 끊임없이 맞서온 사람이다. 그가 오늘의 자리에 앉아 경영의 신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의 멘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고난을 극복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믿는 인생에 대한 예의를 절대 어기지 않았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지금도 진지한 태도로 삶을 살며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우리는 실패와 어려움을 두려워하고, 실패를 피해가도록 삶의 목표를 세우는 게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도록 삶의 목표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그것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인생에 대한 예의> 책 표지에 적힌 것처럼, "힘들다고 인생을 함부로 하지 마라."는 말을 가슴에 새길 필요가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것이고, 우리는 남 탓을 하기 위한 변명을 찾는 게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할 삶의 예의, 즉,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을 살며 가져야 할 예의를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다가오는 연휴를 맞아 잠시 책을 읽어볼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사람에게 이 책, <인생에 대한 예의>를 추천해주고 싶다. 분명히 책을 읽으면서 크게 마음이 움직일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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