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재테크 - 개정판, 인기 재테크 블로거 요니나의
김나연 (요니나) 지음 / 조선앤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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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잘못을 하게 되면 더 강한 처벌을 받는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대학교로 진학한다. 대학교에서 스스로 강의 시간표를 짜고, 등록금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용돈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돈. 우리는 어릴 때부터 상당히 '애가 벌써 돈을 밝히고 그래!?'라는 잔소리를 들으면서 돈에 대해 배우는 것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면, 스스로 자신의 돈을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스스로 조금 더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통해 돈을 모으는 경험이 필요하다.


 20대로 한 걸음 올라선 대학생 때도 10대와 마찬가지로 무분별하게 소비를 하게 되면, 우리는 절대 앞으로 사회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돈 관리를 할 수 없게 된다. 대학생이 무슨 돈이 얼마나 있으면 돈 관리를 하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작은 돈을 잘 관리하는 것이 '돈 관리'의 기본이다.


 우리는 이런 돈 관리를 재테크라고 말한다. 아마 '재테크'라는 단어를 통해서 통장 쪼개기, 체크카드 활용하기, 적금 들기 등 다양한 말을 들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모든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대학생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재테크이기도 하다.


 <대학생 재테크>는 말 그대로 갓 대학 새내기가 된 대학생을 위한 아주 기본적인 재테크 상식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과거 2013년에 이 책을 처음 읽었는데, 개정판이 나와서 다음 3월 대학 복학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읽어보게 되었다. 역시 대학에 다니게 되면, 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2013년에는 어렵거다 따분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더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며칠 전에 우연히 내가 이용하는 기업은행의 한 체크카드가 일정 금액을 넘어가면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역시 모르는 부분은 이렇게 계기가 있어야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 20대이고, 대학생이지만, 나이는 20대 중후반이다. 휴학이 길어서 아직도 졸업을 하려면 올해를 포함해 3년을 더 다녀야 하는데, 30대의 나이로 사회 첫 발을 내딛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 만약 그 상태에서 돈을 모으는 법도, 관리하는 법도 모른다면 얼마나 백지 상태일까!?


 그래서 돈 관리를 배우는 일은 중요했다. <대학생 재테크>를 읽어보면, 초보자가 쉽게 할 수 있는 실수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비롯하여 지금 20대에만 누릴 수 있는 20대 통장과 다양한 혜택을 활용하는 법도 읽어볼 수 있다. 올 2016년의 본격적인 돈 관리 시작은 이 책과 함께 해도 괜찮을 정도다.


 버는 돈이 적다고 하여, 수중에서 관리하는 돈이 적다고 하여 '재테크는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우리는 그럴수록 더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나의 낭비를 막고, 돈을 모을 수 있는 지식과 실천이 필요하다. <대학생 재테크>는 딱 초보자에게 그런 부분에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지난 3년 전에 <대학생 재테크>를 읽은 이후에 등록금을 장기 목표로 하여 적금을 모은 끝에, 다음 달에 만기를 앞두고 있다. 생각보다 등록금 제출 기간이 짧아 어머니께 적금을 타면 돈을 드리기로 하고 잠시 부탁을 드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에러이지만, 등록금을 스스로 마련한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단기로 2학기 등록금을 바라보고, 장기로 3학년 등록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득은 계속 줄어들고, 지출은 늘어나는 상태이지만, 그렇다고 다 손에서 놓아버리면 정말 엉망이 될 수 있어 이런 때일수록 철저하게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대학생 재테크>를 통해서 지금 20대인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를 어떻게 신경써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너무 쉬운 부분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이라 열심히 실천했다. 가계부도 3년이 넘도록 꾸준히 써오고 있고, 돈도 낭비를 최대한 절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돈 관리와 재테크에 낯선 20대와 대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에게 <대학생 재테크> 도서를 추천해주고 싶다. 분명히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재테크는 어렵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모르는 게 있다면 검색창에 '요니나'를 검색하면 저자의 블로그도 볼 수 있으니 블로그에 들어가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서 책에는 미처 실리지 못한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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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색볼펜 읽기 공부법 - 책읽기에서 시험준비까지 인생을 바꾸는
사이토 다카시 지음, 류두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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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단순히 적당한 크기의 종이 위에 적당한 크기로 적힌 문장을 읽는다는 게 아니다. 그 문장이 쓰여진 의도를 파악하고, 때때로 어떤 문장에서 가슴이 울리는 듯한 감정을 느끼며 '다음에 또 읽어야지.'라며 다른 사람에게 책을 소개하는 과정이 전부 책을 읽는다는 행위다.


 우리 한국 사회는 자주 '책 읽지 않는 사회'로 분류가 된다. 책 읽는 사람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책을 읽는 사람만 점점 더 많은 책을 읽으면서 독서량이 그나마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왜 우리는 책을 읽지 않는 걸까? 왜 우리는 책을 읽지 못하는 걸까?


 굉장히 어려운 질문 같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단순한다. 그것은 책 읽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린이도 동화책을 읽지만, 성인이 된 우리는 사회 생활 속에서 점차 책 읽는 법을 잊어버렸다. 단순 암기를 하고, 업무를 하느라 보내는 시간 동안 어렸을 때 몸에 익힌 책 읽는 습관을 잃어버렸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의 유명한 베스트셀러 저자 사이토 다카시는 <3색 볼펜 읽기 공부법>이라는 책을 통해서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 말한다. 3색 볼펜을 활용하여 대체로 중요한 부분, 정말 중요한 부분, 주관적으로 느낀 부분에 밑줄 긋는 법부터 시작해 책 읽기가 우리 삶에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상 모든 책이 공부의 재료다. 우리는 기본 교육 과정을 거쳐 대학교, 대학원에 이르는 교육 과정을 거치더라도 모르는 책이 훨씬 더 많다. 어떤 책은 피폐해진 우리의 마음을 치료해주고, 어떤 책은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주고, 어떤 책은 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주기도 한다.


 그런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큰 손해가 아닐까? 우리가 겪은 교육 시스템에서는 언제나 암기를 강요했지만, 책 읽기에 암기는 필요하지 않다. 그냥 읽어도 책의 조각이 마음에 남지만, 3색 볼펜 읽기를 활용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누구에게 읽은 책을 말할 수 있게 된다.


 3색 볼펜 읽기 공부법은 스스로 책을 깊이 읽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다. 괜히 이래저래 책 내용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졸립다고 책을 덮어두지 말고, 밑줄을 그으면서 읽어보자. 저자는 말한다. 밑줄긋기는 책을 온전히 나의 책으로 만드는 과정이고, 더욱 자유롭게 책을 읽는 방식이라고.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마지막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책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평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올해 대학에 복학하는 입장에서 <3색 볼펜 읽기 공부법>을 만난 것을 2월 최고의 행운으로 뽑고 싶다.


`읽기 방식을 강요받고 싶지는 않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3색 볼펜으로 줄긋기가 읽기 방식의 강요로 이어진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어떤 책이든 주제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초록색 줄을 그으면서 자기 나름대로 읽는 방식은 자유를 저해하기는커녕 오히려 깊이 있는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
독서에서의 자유란 깊이 있게 읽고 의견을 자유자재로 교환할 수 있을 때 생긴다. 이것은 자기가 줄을 그어가며 읽었는지 아닌지 여부에서 판가름이 난다. 학생들과 독서 모임을 할 때에도 줄을 그은 책이 없으면 토론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가 없다. 가끔씩 깜빡하고 책에 줄을 긋지 않은 채로 참가한 적이 있는데, 그럴 때는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책에 줄을 긋지 않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참가하는 학생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본문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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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살아보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 한껏 게으르게, 온전히 쉬고 싶은 이들을 위한 체류 여행
김남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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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겨울이 지나가고, 우리에게 봄이 서서히 찾아오고 있다. 책을 읽고 있으면, 뒷산에서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와 마치 책 속의 세상을 온전히 여행하는 기분을 맛보게 해준다. 베란다로 보이는 산에서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듣고, 하얀 구름이 수놓아진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책을 읽고 있으면 신선이 된 기분이다.


 하지만 이윽고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우리는 전쟁과 핵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를 말하는 정치인들을 볼 수 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어쩌면 이렇게 다툼을 좋아하고, 시민들의 공포를 부추기는 사람이 한 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이 되고, 정치인이 되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를 당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가 그동안 정치를 외면한 탓에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이 저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거짓말, 막말, 접대를 좋아하는 탐욕적인 사람이 저곳에 앉아 있어 우리 사회는 엉망이다.


 헬 조선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꿈꾸고 있으면, 이윽고 그저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많은 젊은 청년이 이민을 가고 싶다고 말하고, 한국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에 여행이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 이유는 숨 쉬는 것조차 답답한 여기를 잠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 읽은 책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는 겨울이 다가오면, 한국을 떠나 남쪽 나라에서 체류한 저자의 여행을 담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종종 저자가 말하는 한국의 어떤 부분에서는 잠시 마음이 가라앉기도 했지만, 책은 따뜻한 봄을 맞은 휴식 같았다.


 아마 내가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를 유독 편하게 읽은 이유에는 올해 내가 대학 복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은 다녀보았지만, 전혀 어떤 가치를 발견할 수 없었던 대학 생활을 비싼 등록금과 왕복 4시간에 이르는 거리를 오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답답했다.


 오죽하면 '대학 개강일 이전에 로또 복권에 당첨되면, 당장 때려치워야지!' 같은 허무맹랑한 상상을 하기도 하고, '대학 등록금 때문에 악착같이 모은 적금으로 확 여행이나 떠날까?' 같은 용기가 없어서 실천하지 못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의미를 모르는 대학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게 너무 아까웠다.


 한국에서는 대학에 다녀야 하는 일에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 무조건 가야 하는 곳이고, 갈 수 있다면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어야 하는 일이다. 어떤 학교의 이사장이 올해 SKY에 입학한 사람이 적다며 교사를 질책했다고 한다. 참, 한국에서는 느긋한 여유를 가지며 사는 일이 어려운 것 같다.


 그런 까닭에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는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곳에서 한 달 동안 머무르며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사람을 만나는 저자의 여행은 부러웠다. 답답한 수업이 있는 대학 캠퍼스를 오가는 일과 비교하면 정말 여행이 백배, 천 배는 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 같았다.


인적이 끊긴 거리를 걸어 돌아오는 길, 수연 씨가 못다한 이야기를 털어놓듯 말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바텐더라고. 한국에서는 바텐더에 대한 편견이 너무 심해서 용기를 못 냈는데 이곳에서 보낸 시간이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단다. 바텐더 자격증도 따놓았다는 스물다섯 그녀는 돌아가면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구나. 그래, 여행이 우리가 품은 질문에 답을 주진 않지만 어딘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주긴 하지. 일단 나아가면 결국 답도 찾을 수 있으리라. 아니, 평생 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던져진 질문과 마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수연 씨도, 하나 씨도, 나도 저마다의 질문을 품고 이곳에 머물고 있을 것이다. (본문 74)


 블로거 김동범(바람처럼) 님은 지금 세계 여행을 하고 있다. 무작정 여행을 떠나서 무작정 돌아다니고 있는 그분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과감히 내려놓고 여행을 떠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저자도 마찬가지다. 6~7개월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을 현실에서 몇 명이 과감히 선택할 수 있을까? 그래도 안정적인 직장, 내 집을 마련해 거주하는 일이 아직은 우리에게 최선의 일로 손꼽힌다. 솔직히 나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그렇듯이, 다른 사람도 마음속에는 자유로운 삶을 향한 갈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과 집을 오고가야 하는 대학생도, 직장과 집을 오고가야 하는 직장인도, 새 일을 찾아 떠도는 은퇴자도 모두 한결같이 자유롭게 내 삶을 살고 싶을 것이다. 인생은 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일이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낯선 나라 발리, 스리랑카에서 알지 못했을 사람과 만나거나 알지 못했을 길을 걷는 일은 대단히 평화롭게 느껴졌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호흡을 길게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저자의 글이 더욱 책을 평화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은 후에 관광 명소를 찾아가는 틀에 박힌 여행이 아닌, 길을 걸어 다니며 산책을 할 수 있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머무를 수 있는 여행을 해보고 싶어졌다. 당장 대학 등록금으로 과감히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애써 그 마음을 책으로 여행하며 오늘을 나는 버티고 있다.


 답답한 일상 속에서, 다시 마주해야 할 불편함 속에서 여유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를 소개해주고 싶다. 여러 욕심이 뒤엉켜 불협화음을 내는 목소리에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면, 잠시 책을 읽어보며 다른 곳에 있는 나를 상상해보자. 지친 몸을 일으켜줄 시간이 될 것으로 믿는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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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 시드니 걸어본다 7
박연준.장석주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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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시드니'라는 도시를 아는가? 나는 '시드니'이라는 도시를 잘 몰랐다. 도시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시드니 올림픽?'이라며 문득 올림픽이 떠올라 검색을 해보니 2000년도에 시드니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렸다고 한다. 참, 부끄러운 일이지만, 사람은 자신이 관심이 없는 분야는 이렇게 모르는 법이다.


 시드니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항구 도시로서, 한국과 사뭇 다르게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도시하면, 나는 문득 일본의 교토가 떠오른다.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워낙 자주 일본 문화를 접한 탓에 고요하고, 도시의 시간이 한적할 것 같은 이미지가 교토로 자리 잡았다.


 한국도 분명 어디에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한적함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은 워낙 어디를 가더라도 '빨리빨리' 문화가 깊숙이 베여있는 까닭에 한적하게 흐르는 시간의 여유를 천천히 음미할 수가 없다. 길었던 설날 연휴를 다시 떠올려도 우리는 금방 알 수 있다.


 5일간의 긴 휴식이 있었던 설날 연휴지만, 우리는 고향에 다녀오거나 친척들과 만나면서 바쁘게 움직였다.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한 일이라고는 출근 시간(혹은 등교 시간)에 맞추느라 부족했던 잠을 보충한 일밖에 없지 않을까?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했던 몸을 8시까지 재우는 일 말이다.


 비록 그렇게 휴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휴식 중에서도 '빨리빨리'를 잊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떠올린 도시 교토의 이미지는 그 자체가 고요함과 한적한 여유를 가졌고, 오늘 소개할 책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의 두 저자가 머문 시드니 또한 고요함과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시드니에서 30일간 머무른 박연준과 장석주 두 작가의 글을 엮은 에세이다. 1장은 박연준 작가의 글이고, 2장은 장석주 작가의 글이다. 비록 두 사람이 부부라고 하더라도 두 명의 작가가 한 권의 책 분량을 반반으로 나누어서 만든 건 재미있는 일이다.


 책을 읽는 동안 두 사람의 시선이 겹치는 부분이 있었고, 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시점에서 적은 글이 상당히 재밌었다. 특히 남자와 여자로 성별이 다른 두 사람이 낯선 도시 시드니에서 보내면서 눈길을 준 장면이 다르다는 게 분명하게 드러났다. 역시 부부라고 해도 보고, 생각하는 건 다른 것 같았다.


 박연준 작가의 글은 감성이 좀 더 깊게 묻어나왔으며, 장석주 작가의 글은 좀 더 시드니의 풍경과 만난 사람의 일이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역시 여성이 조금 더 감성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사람들의 말이 맞는 걸까? 책을 읽으면서 느낀 이런 차이가 시드니를 좀 더 즐겁게 상상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항구도시인 시드니는 얼마나 아름다운 빛을 머금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볼 수 있을까? 나도 시드니에 가면 하루가 48시간인 것처럼 느껴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고, 조용한 방에서 타닥타닥 아이패드 블루투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간혹 새소리를 들으며) 글을 적는 것뿐이라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시긴 고요하게 흐른다는 건 도대체 어떤 걸까? 그저 '빨리, 빨리' 문화를 고집하는 한국에서는 좀처럼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아침과 낮은 내내 일과에 매달리느라 정신이 없고, 밤에는 불을 켠 네온사인과 시끄러운 음악이 차지하는 한국에서는 '고요함'이라는 단어 자체를 말하는 게 어렵다.


 얼마 전에 뉴스 보도를 통해서 한국의 젊은 세대 중 상당수가 '강박증'이라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거나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특정 행동을 고집하는 상태를 강박증이라고 말하는데, JTBC 뉴스에서 인터뷰했던 정신과 전문의는 아래와 같이 말했다.


"20, 30대 젊은이들이 처해있는 상황들, 미래에 대한 불안. 긍정적인 걸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기여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언제나 미래를 위해서 오늘을 살아야 하고, 당장 할 일이 없더라도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긴 그런 습관이 '빨리빨리' 문화를 더욱 재촉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특정 행동을 고집하게 된 것은 아닐까?


 성공에 대한 집착은 놀라울 정도로 강하지만, 우리는 그 집착과 비례하여 불안과 불신감 또한 상당히 높다. '오늘을 즐기게 되면, 내일 후회한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우리는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서 고요하다고 말할 수 있거나 하늘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을 하는 일조차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걷기로 했다>에 이런 글이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과도한 경쟁으로 사람들의 피를 말린다는 데 있다. 우리는 이유 불문하고 어릴 때부터 과도한 경쟁에 휩싸여 지냈고, 끊임없이 수치로 계산된 평가를 받아왔으며 다른 사람과 비교당했다. 이기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이고, 앞서지 않으면 지는 것이라고 배웠다. 2등은 덜 값진 것이라고 배웠다. 무엇이든 옆 사람보다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만들었다. 도대체 왜? 왜 옆 사람보다 항상 잘해야 하는 것일까?


한국이 싫어서, 다른 나라로 떠나겠다는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 (본문 83)


 한국에서 우리는 어디를 가더라도 남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살아야 한다. 남과 경쟁하지 않는 것은 도태되는 것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푸른 하늘이 화창한 날, 혼자서 책을 읽거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분에 넘치는 일이 되었고, 빠르게 흐르는 시간의 낙오자가 된다는 각오를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살 수는 없을까? 흐르는 시간이 적막과 같을 때도 우리는 잠시 그 고요함에 빠져서 머릿속에 아무것도 아닌 일을 떠올려볼 수는 없는 걸까?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책을 읽으며 두 작가가 보낸 30일의 시드니는 몇 번이고 나에게 묻게 했다.


햇살을 흠뻑 받은 꽃들이 만개한다. 연보라색 등꽃들이 숭어리숭어리 탐스러운 꽃송이들을 늘어뜨리고, 체리블라썸은 솜사탕 같은 분홍꽃들을 가지마다 활짝 피웠다. 세계와 완벽하게 차단된 교외 생활은 무중력 상태와 같다. P와 나는 고요하고 청정한 지역으로 피정을 나온 사람들 같다. 우리는 이 단순하고 느리고 조용한 삶이 좋다. 분주한 서울과는 다른 삶의 속도,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시드니에서 우리는 지나온 삶의 시간들을 돌아본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소음 속에서 쫓기는 짐승처럼 살았던가! 서울에서의 하루는 왜 그리도 빨리 지나가버렸던가? (본문 124)


 나는 한국의 평범한 한 도시 속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저 빠르게 흐르는 시간을 애써 조금이라도 더 붙잡고자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잔다. 이것도 어쩌면 일종의 강박증일지도 모른다. 여유를 느끼고자 하지만, 여유가 좀처럼 여유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천천히 걸으면서 지금 걷는 길의 아름다운 두려움을 알아야 한다. 지나가면 우리는 뒤돌아 걸을 수 없다. 책의 제목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는 길을 걷는 동안 빨리빨리 가느라 찰나에 불과한 지금의 아름다움과 행복을 알아차리지 못할까 서로에게 건네는 말이 아닐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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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 - Novel Engine POP
미아키 스가루 지음, 현정수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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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마음에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지는 상실의 상태를 겪을 때가 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유독 빗소리가 마음에서 크게 울러 퍼지면서 아무것도 없는 마음을 채워준다. 빗소리가 '똑똑' 떨어지는 리듬에 맞춰 콧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마음이 가벼워진다.


 나는 비 오는 날은 좋아한다. 아마 빗소리가 마음을 채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마음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좋아하는 일을 하나쯤 갖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 누군가에게는 실컷 자는 일, 누군가에게는 침대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몸을 섞는 일일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 세 가지를 어느 것이라도 다 하고 싶다. 하지만 모두 불가능한 일인 동시에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마음이 텅 비었다고 느껴질 때마다 더욱 내 마음을 들여다 보려고 한다. 내 마음 속에 꽁꽁 숨어있는 나를 만나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


 만약 나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없으면, 나는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책을 읽는다. 오늘 읽은 책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는 잠시나마 마음의 공백을 슬픈 아름다운 사랑으로 채워준 작품이다. 두 주인공의 이름에 사용된 '歪'이라는 한자가 이야기를 나타내는 표시였다.


 한사코 이야기는 한방 중에 내리는 빗소리처럼 또렷하게, 길게 울러퍼졌다. 미즈호와 키리코가 복수를 하는 이야기, 한 번은 떨어졌다가 우연히 만난 것을 알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사랑하는 이야기. 작품은 빗소리만 가득한 고요한 밤에 셀 수 없을 정도의 탄식을 자아냈다.


 미아키 스가루 작가는 절대 행복한 장면에서 행복만 보여주지 않는다. 행복은 슬픔과 교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듯, 항상 슬픔 속에 한정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간직하고 싶어하는 사랑은 한정적이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 진실한 사랑은 슬프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


 도무지 작가의 의중은 헤아릴 수 없지만, 과거에 읽은 그의 작품 <3일간의 사랑>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아픈 것아, 아픈 것아, 날아가라>에서도 나는 결말에 아쉬워하면서도 메마른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마음 속에서 이야기가 쉽게 떠나지 않는다.


 혹시 미아키 스가루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혹시 정말 표지가 일러스트라 손을 대는 것이 꺼려진다는 바보 같은 이유로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시간을 내서 책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은 절대 책을 펼친 당신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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