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내 인생에 말을 걸었다 - 세상의 지혜를 탐구하는 수학적 통찰 서가명강 시리즈 40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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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여겼지 수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다. 학문의 한 영역으로서 어렵고 끈기가 필요한 과목이라는 인식이 컸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수학을 다시 볼 일이 없을거란 생각에 홀가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서가명강 시리즈로 만난 수학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서울대 수학교육과 명예교수인 저자는 수학을 통해 세상의 지혜를 탐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수학 속에서 삶의 아름다움과 감동을 찾고 불완전한 세상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인간의 갈망을 채울 수 있다. 

주입식 위주의 교육 체제에서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잃고 자라났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수학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숫자에 지지 않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걸 이 책들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문제 풀이보다 수학에 담긴 철학성과 예술성을 이야기한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관점은 수학이라는 학문이 삶과 일, 관계 회복과 자아 성장 측면에서 깊숙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수학은 답이 정해진 학문이다. 하지만 그 답에 도달하는 길은 무한하다. 수학을 두려워하면서도 관심을 놓지 않는 건 답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 명료성 때문에 가까워지고 싶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수학을 숫자와 공식으로만 보지 않고 복잡한 세상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데 필요한 언어라 정의한다.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로서 인식하고 나를 지킬 수 있는 무기로서 수학이 가진 매력을 보여준다. 

이 책들 덕분에 서가명강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관심이 생겼다. 번아웃과 우울함으로 마음이 힘들었던 요즘, 수학의 렌즈로 본 세상은 색다른 자극을 준다. 정답이 없는 인생에서 답을 구하는 과정의 즐거움을 기대해 본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건 숫자가 아니라, 숫자 뒤에 있는 당신의 생각과 마음이다.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공식이 아니라, 당신의 존재 자체다. 수학은 단지 그 진실을 비추는 거울일 뿐이다.
p. 230-231 <수학이 내 인생에 말을 걸었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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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자존감 수업 - 암기식 수학은 어떻게 아이를 망치는가
샬리니 샤르마 지음, 심선희 옮김 / 앵글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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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출신에게도 수학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학창 시절 수학 공포증까지 느꼈던 건 암기식, 속도 중심의 수학 교육이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원래 수학은 못해'라는 편견에 갇혀 바닥으로 떨어진 수학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는 해법이 궁금해졌다.


비영리 수학 교육 플랫폼 Zearn의 공동 창립자인 저자는 수학이란 단순히 공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전제에 따라 결과를 유연하게 판단하는 사고의 기술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그녀가 창립한 플랫폼은 미국 초등 교육을 혁신하며 하버드 교육 정책 연구소가 인정한 최우수 수학 콘텐츠 수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모든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수학 머리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후 교육 방법에 따라 수학과 친해지거나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학창 시절에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지레 겁먹었던 지난날이 스쳐 지나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제 막 유치원에 들어간 조카가 떠올랐다. 그 아이에게 있는 수학 능력을 하루라도 빨리 꺼내주고 싶어졌다. 수학에 대해 내가 가졌던 두려움과 공포감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저자는 수학도 읽고 쓰며 즐겁게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림과 사물을 통해 수학적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흥미롭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조카가 수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수학이 삶의 중요한 기술을 길러주는 도구라고 강조한다. 문제 해결력, 논리적 사고력, 끈기를 길러줄 수 있고 창의성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어린 나이에 수학과 친해질 수 있다면 학창 시절의 즐거움이 더 늘어날 것이다. 수학 교육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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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뇌과학자 - 절망 속에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들에 대하여
대니얼 깁스 외 지음, 정지인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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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나이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건 몸의 변화였다.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거나 가까운 글자가 보이지 않을 때 이제 노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그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의학 발달에 따라 치료제도 좋아지고 있다지만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제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모든 병이 아프고 두렵지만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절망감에 빠질 것이다. 세상에 대한 기억을 점차 잃어가는 상상만으로도 무섭다. 이 책은 알츠하이머를 안고 살아가는 한 의사의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는 은퇴한 신경과 의사이자 뇌과학자로 수많은 치매 환자를 진료하던 중 자신에게도 치매가 찾아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그는 환자를 돌보다 자신에게도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가 처음 알게 된 건 후각이었다. 맡아야 하는 향을 맡지 못하거나 있지도 않은 향을 맡았다. 걷거나 뛸 때 문제가 생겼을 때 환자가 되기 전에 뇌의 대응력이라고도 하는 '인지예비능'을 키우기 시작했다. 즉, 뇌가 손상되기 전에 유산소 운동, 독서, 게임, 식단 등을 활용하여 뇌의 능력을 더 키우려 한 것이다. 


평생 뇌를 연구한 한 학자의 이야기는 내 생활을 돌아보게 해준다. 미리 알아보고 미리 대비하라는 그의 말에 지금부터라도 뇌의 방어력을 키워야 하는 중요성을 되새긴다. 그는 운동과 식단, 수면과 끊임없는 뇌 활동의 중요성이 강조한다. 알츠하이머라는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 저자가 취한 행동은 삶은 계속된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결정적 시기는 지금 당장이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두려워하기보다는 평소 생활 습관을 재정비하는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우리의 모든 선택이 삶을 변화시킨다고 말한다. 운동, 식단, 수면 등은 각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망설이지 말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선택하여 인지예비능을 높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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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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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장편을 선호하지만 영상은 단편에 중독되었다. 쇼츠 영상을 한번 보게 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언제부턴가 가볍게 소비되는 지식이 넘쳐났고 머릿속에는 얕은 지식이 넓게 깔려졌다. 하지만 지적 깊이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책을 구매하는 행위를 멈출 수 없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9가지 질문은 9개 국가로 안내한다. 각각의 질문은 그 나라의 역사를 알게 하고 권력, 정체성, 자본 등 그 나라가 겪어온 시간을 들려준다. 선진국이라 여겼던 나라의 민낯이나 콤플렉스로 가득한 사회, 물질만능주의 사회와 엘리트주의의 실체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덴마크의 생일 케이크에 국기가 꽂히고 아이슬란드에 맥도날드가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사소할 수도 있는 질문은 지적 통찰의 시작점이 된다. 덴마크라고 하면 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고 행복 지수가 높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과거 전쟁으로 인해 국토와 인구를 상실한 집단적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또한 행복을 추구하는 개념인 '휘게'가 사회적 굴레가 되어 평등을 압박하고 겸손함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도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이야기다. 


과거 아시아의 선진국으로 대표되던 일본의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일본 방송에는 왜 서양인이 자주 등장할까?"라는 질문을 시작된 이야기는 서양의 시선에서 자신들의 이미지를 궁금해하는 배경으로 이어진다. 과거 일본은 서구 문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면서도 서구 제국주의 국가의 지배 전략을 모방하였다. 서구에 대한 열등감과 자국의 고유성 강조로 만들어진 이념이 역사적 죄인이 되는 배경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호기심으로 시작된 질문은 역사적 맥락과 본질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정보는 지식에 깊이를 더해준다. 여러 나라의 이야기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넘어 각 나라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준다. 재미와 지적 깊이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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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관한 살인적 농담
설재인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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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을이 지하실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었을 때 사체 옆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구아람".

한때는 예술에 대한 열정을 나눴고 때로는 룸메이트였던 두 사람의 처지가 왜 이렇게 된 걸까.

선인은 단 한 번도 없이 오로지 악인들만이 나오는 그 무대.

처음부터 등장인물들이 거북했던 건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설은 구아람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고객센터의 전화 상담원으로 근무하는 구아람은 온갖 사람들의 불평불만에 응대하는 일을 한다.

그녀는 이 상황을 연극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틴다.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은 악역을 맡은 상대 배우이라 여기며 불평과 분노에 휩쓸리지 말자 다짐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살고 있던 원룸의 주인은 사망했고 보증금조차 받기 힘들게 되었고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입주자의 방화로 구아람의 집만 홀랑 다 타버렸다.

오갈 데 없는 탓에 소을의 집에 머물고 있는 와중에 그녀의 동거인이 갑자기 들이닥친다.

오지 여행 유튜버라는 그는 심지어 미성년자다.

그리고 동거인이 도착한 날, 소을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졸지에 살인자로 몰리게 된 아람, 소을의 시체를 발견한 건물 청소부인 형근,

소을의 동거인이자 미성년자 유튜버인 석원, 그리고 당롱리 마을의 민욱.

각각의 이야기가 펼쳐질수록 악인들의 연극이 어떻게 끝이 날지 궁금해졌다.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의 민낯 드러날수록 우리 사회 구조가 악인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소설은 악인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점점 내몰리는 나약한 인간과

슬픈 계급주의적 구조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이 연극의 MVP는 누구일까.

파국으로 치닫는 섬뜩한 그들이 사는 세상을 들여다보라.

오싹한 기운에 한여름 무더위가 금방 사라질 것이다.

#도서리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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