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조직이 살아남는다 -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뉴노멀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경쟁력
엘라 F. 워싱턴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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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구글, 나이키 등 끊임없이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DEI에 집중하고 있다. DEI란 다양성(Diversity,), 형평(Equity), 포용(Inclusion)을 뜻하는 데, DEI를 기치로 내세운 기업들은 "다양한 인력이 평등하게 일하기 좋은 포용적인 직장"이라는 단연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과연 우리나라 현실에도 이런 기치가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DEI 전문가인 저자는 수많은 기업들을 컨설팅하며 DEI 가치가 실제 기업 가치와 직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직에 적용했을 때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낸 다양한 사례를 설명하고 시대가 변한 만큼 조직의 성공을 위해 리더들이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 역시 변해야 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조차 낯선 현실에서 DEI의 개념을 정립하고 적용하는 것은 이제 직원과 기업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저자는 DEI를 '가야 할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책에 소개된 기업들의 사례는 사정에 맞게 DEI 전략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각자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가 제시한 인식, 순응, 전술, 통합, 지속이라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개인과 기업은 각자에게 알맞은 DEI 여정을 만들고 실천할 수 있다. 여러 기업의 스토리와 DEI 전략을 읽다 보면 '다정한 조직'이 뜻하는 바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불행히도 지난 직장 생활에서는 DEI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리더를 만나지 못했다. 과거의 틀에 갇혀  변화를 배척하고 무조건 자신이 옳다는 아집에 빠져 매년 구성원 중 한 명씩 꼭 퇴직하게 만드는 상사를 직접 겪게 됐을 땐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 자존감마저 바닥으로 떨어졌다. 결국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일하게 되었고 클라이언트와 끊임없이 피드백을 하며 다양성을 인정받게 되면서 일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스스로가 리더이자 구성원이 된 지금, DEI 노력이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는 기본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P. 280
DEI를 종착점이 정해진 마라톤이라 생각하지 말고 직장 문화에 영구히 통합해야 할 요소라 생각하길 바란다. 회사 인력 구성이 인구학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성 평등 정책이 자리 잡았다 해도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다.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존중받고 가치를 인정받는지 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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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기발한 생각 10 - 기후위기 탈출로 가는 작지만 놀라운 실천들
박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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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 되기도 전부터 폭염주의보가 곳곳에서 발효됐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를 마주할 때면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다만 이런 고민이 일시적이라는 게 문제다. 기후와 환경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실천을 이어가야 하지만 극도로 덥거나 추울 때 외에는 기후 위기라는 단어조차 잊고 있다. 그렇다면 지속적으로 환경에 대해 기후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 환경 작가인 저자는 엉뚱하게 보이는 일상의 생각들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변신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알려준다. 물건 다이어트를 통해 미니멀리스트로 거듭나고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발한 상품을 소개하며 지구를 살리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책의 첫 장부터 공감과 반성의 연속이었다. 미니멀한 삶을 꿈꾸면서도 물건들로 가득한 현실을 보니 당장 물건 다이어트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또한 형식적으로 했던 재활용 쓰레기 분리도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 문제는 혼자 힘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이에 저자는 도시재생, 생태도시, 생태여행 등 개인과 사회가 함께 자연과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로 7017, 핀란드의 카타야노카 등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삶을 위한 아이디어를 배울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컵과 폭탄을 재활용해 만든 팔찌, 오렌지로 만든 전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끝이 없는 재활용의 상상력 세계에 빠져들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환경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P. 9 

모든 것은 사람들의 생각에서 비롯되었어요. 우리 생활을 한결 편리하게 만든 새로운 기술도, 지구촌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정책도 누군가가 무심코 던진 작은 생각이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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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쿠쿠 랜드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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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쪽이 넘는 어마어마한 양의 소설에는 다섯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각자가 속한 세계에서 소외된 자들로 더 나은 현실을 절실하게 희망한다. 그리고 그 순간 각자는 고대 그리스 소설 <클라우드 쿠쿠랜드>를 만나게 된다. 


700여 년이라는 시간 간극으로 다섯 인물은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은 모두 같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들 앞에 한 권의 책이 나타난다. 책의 제목인 <클라우드 쿠쿠랜드>는 몽상의 세계를 뜻하는데,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의미한다. 



소설은 15세기 콘스탄티노플의 고아 소녀와 불가리아 산속 마을의 언청이 소년, 21세기 미국의 동성애자 노인과 자폐 스펙트럼 소년, 그리고 22세기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찾아 여행 중인 우주선 안 소녀까지 다섯 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 서사로 전개된다. 처음에는 시간대가 오락가락하고 등장인물들이 많아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차차 익숙해지니 오히려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한 권을 책을 매개로 오랜 시간 이어져온 이야기는 결국 책의 존재와 이를 지키는 사람들의 용기를 보여준다. 시련을 이겨내고 단단하게 성장한 이들에게서는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가 느껴진다. 작가는 다양한 주제를 한 권의 소설에 섬세하고 절묘하게 녹여낸다. 독서가 가진 힘과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p. 77-78 

한 권의 책은 앞서 산 사람들의 기억이 담긴 안식처야. 영혼이 먼 길을 떠난 후에도 


기억이 그 자리에 영원히 남게 하는 방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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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늘의 다정이 있어
지수 지음 / 샘터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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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다정한 안부를 물어오는 책이다. 분홍색 토끼와 친구들의 일상을 보며 오늘을 위로하고 내일을 살아갈 기운을 건네준다. 지수 작가의 귀여운 그림과 글은 잊고 있던 다정한 시간을 생각하게 만든다. 


똑같은 하루를 지내도 김토끼가 보내는 하루는 뭔지 모르게 편안해 보인다.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김토끼의 삶을 들여다보면, 제일 좋아하는 음료를 사고 예쁜 그릇에 간식을 담아 나만의 아늑한 공간에서 아껴둔 영상을 본다. 이 간단한 행동이 김토끼를 행복하게 한다. 


​분명 나도 할 수 있는 일인데 왜 행동으로 옮기는 게 어려운 걸까.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는데 스스로 행동에 제약을 두는 건 왜일까. 하루하루 치열하게만 살다 보니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조차 잊어버린 것 같다. 치열한 시간은 겹겹이 쌓여 무기력하게 만든다. 


결국 내게 필요했던 건 다정한 말 한마디였다. 이 책에 담긴 다정한 말들이 잠시나마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김토끼와 친구들의 그림을 보며 웃고 위로와 용기가 담기 글을 읽고 모처럼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토끼가 건네는 다정한 질문에 답을 쓰지는 못했지만 오늘 분량의 다정이 넘치게 충전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삶은 고민의 연속이고 후회와 미련, 불안의 감정들은 계속될 것이다. 그때마다 좌절하고 무기력해질 수는 없기에 김토끼의 다정한 질문에 답을 하려 한다. 오늘 하지 못한 답은 그때를 위해 남겨둔다. 오늘 하루를 힘겨워하는 이에게 직접 말을 하기 어렵다면 이 책은 건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P. 41~42 
바쁜 세상, 정신 차려보면 휩쓸려가고 있고, 허우적거리고 있잖아요. 좋아하는 걸 하며 보내는 ‘내 시간’이 오면 일단 멈춰야 해요. 잠깐 멈춰 서서 무작정 좋은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사치처럼 느껴지더라도 일단 해보는 거예요. 그러면 금세 알게 될 거예요. 진짜 중요한 건 내가 나를 함부로 다루지 않고, 때때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허용하는 거라는걸요.


P. 183~185 

성취에서 쓸모를 찾는 거 너무 고단하지 않아? 잘 먹고 잘 자고 다투지 않고 


예민해지지 않고 하루에 대여섯 번 크게 웃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보낸 하루라고 


생각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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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상점가의 기적
쇼지 유키야 지음, 권하영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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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이제는 옛말이 되어 버린 꽃길 상점가. 어느 날부터 상점가에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느닷없이 불륜이라는 불길한 기운이 상점가에 휘몰아치고 누군가의 의도가 개입된 정황이 포착되자 은퇴한 영국의 괴도 신사 세인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50년대 말부터 60년대까지 영국 상류층의 미술품과 금품을 훔치고도 단 한 번도 잡히지 않은 세기의 대도 "세인트". 그는 영국과 일본 혼혈의 여자와 결혼하여 현재 딸 "아야"와 함께 일본에서 살고 있다. 전설의 대도는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일흔이 되어서도 프로 모형 제작자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상점가의 불온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거대 기업이 영세한 상점가를 매입하기 위해 벌이는 치졸한 작당모의와 이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세인트의 지혜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아야를 걱정하는 마음에 도통 말을 하지 않는 세인트로 인해 어떤 방식으로 상점가의 평화를 지켜낼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방법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기에 당혹스러우면서도 통쾌했다. 역시 '대도에게는 지혜와 재력이 모두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상을 지키고 악당을 물리치는 유쾌한 이야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현실에서도 세인트와 같은 정의의 사도가 있다면 어떨까. 힘이 없어도 빼앗기지 않고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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