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생활자를 위한 시시콜콜 100개의 퀘스트 - 기후와 자연 IQ를 키우는 지구살이 안내서
루시 시글 지음, 이상원 옮김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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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관련한 흥미롭지만 생소했던 사실들을 100가지 퀴즈를 통해 알아보는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100점 만점에 26점. 책에 따르면 '어느 정도 지구 보호 기법을 갖춘 수준'이다.

이 점수마저도 온전히 아는 것이 아니라 찍기였으니 지구와 친해지려면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는 숲이나 바다와 같은 생물권에서 시작하여 지구의 과거부터 미래까지 고민하고

소비주의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개인이 지구와 공존하기 위해 어떠한 삶을

살 수 있을지 이야기한다.

베테랑 기후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기후변화라는 재난 앞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알리기 위해 100가지 질문을 던진다. 지구 환경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호기롭기 시작한 나의 첫 지구생활자 도전기는 기대와 달리 처참했다.

지구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기후 위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더 실망하기 전에 지구 공동생활자로서 레벨 업하기 위해 오답 풀이를 꼼꼼하게 읽었다.

덕분에 기후 위기나 탄소제로 같은 말들의 의미를 조금 더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고,

제로 웨이스트, 업사이클링 등 미래 지구를 위해 현재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환경운동에 대한 딱딱한 이론이나 사례보다는 퀴즈 형식으로 전개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

꽤 어려운 질문들 때문에 고민의 시간이 길었지만 답을 맞혀보는 과정에서 답변 하나하나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길 수 있었다. 또한 나의 소비 습관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무분별한 소비 행태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저자는 환경 감수성에서 지구 감수성으로 확장하여 친환경에서 친 지구적으로 시각을

넓히라고 제안한다. 이 제안에 따라 지구와 공존할 수 있는 더 나은 삶에 대해 고민하며

앞으로 살아갈 지구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지구와 진짜 친구가 된다는 것은 자연의 모든 존재를 옹호한다는 뜻이에요. 가장 작은 생명체를 크게 인식하고 그것이 생태계에서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지요.

p.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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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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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면은 바다를 품고 두 면은 도시를 품은 산 아래 꼭대기에 있는 마을, 메리골드.

이 마을에 창백한 얼굴의 미스터리한 여자가 등장했다. 그녀는 자신을 마음 세탁소 주인이라

말하며 그곳을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매일 차를 끓인다.

미스터리한 주인장 '지은' 씨는 사람들의 마음속 얼룩을 원하는 만큼 지워주며 상처를 보듬어 준다.

사랑에 상처받고 지우고 싶거나, 가난으로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거나, 부와 인기에 휘둘려

자신의 삶을 잃어버렸거나, 학교 폭력으로 방황했던 이들의 얼룩을 지워준다.

각자의 상처를 스스로 꺼내어 들여다보고 인정함으로써 진정한 치유의 시간을 가진 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감동 가득한 이야기를 읽으며 내 마음도 따스해짐을 느낀다.

등장인물들처럼 나도 지우고 싶은 얼룩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분명 그 당시에는 힘들어 죽을 것만 같고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랐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나니 괴롭고 힘든 시간들이 하나씩 쌓여 지금의 단단한 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 찾아간다면 얼룩을 지우기보다는 주름을 살짝 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 괴로움과 슬픔이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었으니깐.

그리운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기나긴 여정을 하고 있는 지은 씨에게

가족 같은 친구와 이웃이 점차 늘어나는 걸 보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창밖으로는 꽃잎이 흩날리고 옥상에는 빨래들이 널려있는 멋진 표지의 마음 세탁소가 현실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아픈 기억은 지워져야만 살 수 있기도 하고, 어떤 기억은 아프지만 그 불행을 이겨내는 힘으로 살기도 하지. 슬픔이 때론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p.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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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화학이 있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화학
케이트 비버도프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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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화학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각종 세제다.

계면활성제를 주재료로 하여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함으로써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그 외에는 특별히 화학과 관련이 있다고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우리가 숨을 쉬는 모든 순간에 화학이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놀라운 사실을 알기 쉽고 유쾌하게 설명한다.

딱딱한 학문적 이론에서 벗어나 실생활 위주의 화학반응을 배울 수 있다.

책의 도입부에서는 원자, 화학 반응 등 기초적인 화학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기본 개념을 이해했다면 이제 실생활에서 만나는 화학을 보여준다.

매일 아침 마시는 커피 한 잔에도 화학이 있고 프라이팬에서 익어가는 달걀에도 화학이 있다.

매일 샴푸 후 하는 사용하는 딥 컨디셔너가 일반적인 컨디셔너보다 왜 좋은지

이 책을 펼치면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입는 옷,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

하루를 마무리하는 수면 중에도 화학이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집안 모든 것들이 범상치 않게 느껴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화학 반응이 궁금해진다.

여전히 화학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지만 학부 시절 화학과는 결코 친해질 수 없는 관계였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발 좀 친해지고 싶었다. 이 책은 그런 바람을 100% 만족시켜 준 책이다.

화학은 전공자들만의 학문이고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단숨에 깨뜨려 줄 것이다.


원자들이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결합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커피숍에서 낯선 사람이 너무 가까이 앉으면 물러나는 것처럼 말이다. 모르는 사람이 내 개인 공간에 침입하면 우리는 대체로 다시 편안해지기 위해서 거리를 더 많이 벌린다. 가끔은 그냥 일어나서 나가버리기도 하는데, 이게 바로 원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p.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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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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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건 공기에서 느껴지는 향기 때문이다.

하늘이 깨끗한 날 창문을 열고 숨을 들이쉬면 특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나는 이를 통해 계절이 변했음을 실감한다.

우리는 감각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받아들인다.

이 책은 당연한 것이라 여겼던 내 안의 감각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후각 촉각 미각 청각 시각 그리고 공감각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알려주고

문화와 역사에 따른 유사성과 차이점을 보여준다.

작가는 각각의 감각이 시대와 문화에 걸쳐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하고

인간과 자연이 이를 이용하는 방식을 보여주며 세상 속에서 살아온 과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조화를 이해하고 인간의 정신과 행동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수많은 감각이 변하는 과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책을 읽으며 감각을 통해 내가 얻고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후각을 통해 기억을 떠올리고 미각을 통해 삶의 행복을 느끼며 촉각을 통해 관계를 이어간다.

또한 청각을 통해 삶을 풍부하게 만들고 시각을 통해 세상을 기억한다.

이러한 감각은 각자가 다르게 느낀다. 그렇기에 지구상에는 수많은 문화가 생겨나고 지역마다

특색 있는 맛이 존재하며 현재까지 명곡과 명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이러한 감각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내 몸의 노화를 느끼게 되자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

감각의 상실을 떠올려 보았다. 상상만으로도 두려움이 크게 다가온다.

이렇게 감각은 살아가는 힘이자 방식이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기에

오래도록 감각의 유지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몸을 단련시켜야 할 것이다.

감각이라는 레이더망을 통하지 않고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은 없다.

p. 8


색깔은 세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

p.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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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 그 모든 우연이 모여 오늘이 탄생했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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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일까. 늘 궁금했던 질문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모습도 운명인 것인지 내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인지 궁금하다.

전자라면 고생했던 시절이 추억이 되고 후자라면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인간의 삶은 우연의 연속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저자는 뇌과학, 철학, 생물학, 물리학, 심지어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우연'이란 무엇인지 파헤친다.

그리고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연을 기회로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우연이란 그저 어느 한순간의 현상이라 여겼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연은 기회이고

가능성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다양한 연구와 실험, 역사적 사건, 일상의 예시를 통해

다소 모호하게 느껴졌던 주장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삶이 우연의 연속이라면 내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 세계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세계와 통제할 수 없는 세계로 나뉘며

모든 것을 통제하려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 충고한다.

그리고 불안과 강박을 내려놓고 행운을 잡으며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어느 순간 급습할지 모르는 우연을 두려워한 나머지 모든 불행을 제거하려 애쓰기보다는

불운이 생겼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감하는 바이다.

이를 위해 책에 소개된 불확실한 세상에서 좋은 선택을 하는 법을 익히고 기꺼이 실수를 하며

조급함을 버리고 작은 걸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에 익숙해지려 한다.


우리가 삶을 임의로 계획할 수 없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대가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미래를 내다보도록 만들어지지 않고, 프랑스 작가 폴 발레리의 말처럼 “미래를 만들어 나가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p. 75


우연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려면 우리는 늘 파괴자인 우연의 존재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약한 불안할 때가 가장 안전하다.

p.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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