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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 그 모든 우연이 모여 오늘이 탄생했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운명은 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일까. 늘 궁금했던 질문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모습도 운명인 것인지 내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인지 궁금하다.
전자라면 고생했던 시절이 추억이 되고 후자라면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인간의 삶은 우연의 연속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저자는 뇌과학, 철학, 생물학, 물리학, 심지어 심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우연'이란 무엇인지 파헤친다.
그리고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연을 기회로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우연이란 그저 어느 한순간의 현상이라 여겼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연은 기회이고
가능성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다양한 연구와 실험, 역사적 사건, 일상의 예시를 통해
다소 모호하게 느껴졌던 주장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삶이 우연의 연속이라면 내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 세계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세계와 통제할 수 없는 세계로 나뉘며
모든 것을 통제하려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 충고한다.
그리고 불안과 강박을 내려놓고 행운을 잡으며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어느 순간 급습할지 모르는 우연을 두려워한 나머지 모든 불행을 제거하려 애쓰기보다는
불운이 생겼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감하는 바이다.
이를 위해 책에 소개된 불확실한 세상에서 좋은 선택을 하는 법을 익히고 기꺼이 실수를 하며
조급함을 버리고 작은 걸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에 익숙해지려 한다.
우리가 삶을 임의로 계획할 수 없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대가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미래를 내다보도록 만들어지지 않고, 프랑스 작가 폴 발레리의 말처럼 “미래를 만들어 나가도록”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p. 75
우연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려면 우리는 늘 파괴자인 우연의 존재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약한 불안할 때가 가장 안전하다.
p. 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