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낯선 사람 - 뒤흔들거나 균열을 내거나
김도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평점 :
스물여섯 명의 인물. 그들 중 단 한 사람을 빼고 나에게는 낯선 사람이다. 제목처럼 온통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충격적이고 매혹적인 인물들이 담겨 있다.
작가는 타고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논쟁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들을 소개한다. 국적과 성별, 연령 상관없이 다양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데, 책에 소개된 한국 사람조차 내게는 무척이나 낯선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가 부른 노래는 가끔 흥얼거릴 정도로 친숙하다.
낯설지만 비범한 사람들을 차례로 만나며 그들의 삶과 매력을 찾는 시간이 꽤 재미있다. 어쩌면 지금부터는 낯선 사람들이 먼저 생각날 수도 있겠다. 고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랐던 제인 구달 대신 다소 과격한 다이앤 포시가, 샤넬 향수라고 하면 No.5를 창조한 에르네스트 보가 생각날지도 모른다.
이 책이 흥미로운 건 전혀 생각지 못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된다는 점이다. 고양이 화장실용 모래를 발명한 에드워드 로, 런웨이를 바꾼 90년대 패션의 아이콘인 모델 스텔라 테넌트, 애플 디자인에 영감을 준 디터 람스까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처음 듣는 이름들을 마주하고 그들의 삶을 살펴보는 과정이 재미있다.
이 낯선 사람들 중 유일하게 아는 사람은 일본 가수 곤도 마사히코다. 오래전부터 SMAP의 팬이었고 당시 일본 문화에 관심 있었기에 이름과 노래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아는 이름이 나오니 꽤 반가웠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드물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기란 힘들다. 작가는 심각한 결점이 있는 존재에 끌렸다 말하며 낯선 이들을 세상에 드러내 보였다. 이들은 세상과 타협하는 쉬운 길보다는 논쟁의 한가운데서도 자신만의 신념으로 독보적인 업적을 이뤘다. 그들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무모함과 대담함이 때로는 새로운 해법일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기발한 사람들의 빛나는 순간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