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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목련이 눈부시다. 개나리는 이제 지고 있고.
지난 2월 추울 때 봉오리 맺은 진달래를,
회사 근처 어느 집의 담장 너머에서 보았는데,
다른 곳에서는 아직 진달래도 철쭉도 못 보았다.
어제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에서
진달래는 ‘참꽃’이라 하고 철쭉은 ‘개꽃’이라 한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왜 진달래는 참꽃이고 철쭉은 개꽃이냐면,
진달래 꽃잎은 먹을 수 있고 철쭉은 못 먹기 때문이란다.
이 책을 쓴 이는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밥이 곧 하늘인 현실에서 같은 꽃이라 해도 목구멍에 넣어 허기를 끌 수 있는 진달래가 참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참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한다.”(116쪽)고 썼다.

처음부터 진달래를 참꽃이라, 철쭉을 개꽃이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날 사람들은 진달래를 먹을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허기질 때 따먹기 시작했는데,
비슷하게 생긴 철쭉을 진달래인 줄 알고 먹었다가 혼이 났을 테고,
그래서 ‘진짜’ 진달래는 참꽃,
철쭉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짜라는 뜻에서 개꽃이라 하게 되었겠지.
“사람을 살게 하는 것, 그것이 참이라는 얘기다”(116쪽)라는
지은이의 얘기에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이 경우는 ‘사람이 먹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철쭉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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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7-04-05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4442

아하 그렇군요,


울보 2007-04-05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4443

울보 2007-04-0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놀았습니다,

2007-04-05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4-0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옛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참꽃 개꽃의 구별이 그럴수도 있겠네요,

가랑비 2007-04-0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고마워요. ^^
속삭이신 님, 우왓, 고마워요. 봄날, 춥게 보내고 있어요. ㅠ.ㅠ 자아~ 읽고 싶은 책 한 권 고르세요. 얼른!
바람돌이님, 그렇지요? 재미있기도 하고 짠하기도 합니다.

2007-04-06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7-04-06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꽃이라니까 하는 말인데..
개고기를 먹든 안 먹든 간에 개 그 자체로만으로도 아름답(ㅋㅋ)잖아요 ㅎㅎ
글고,,경상도에선 아직도 참꽃이라고 한답니다^^

가랑비 2007-04-0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에고 늦게 봐서 죄송해요. 제 동생에게 물어보고 대답할게요.
진주님, 오호, 그렇군요. 지난달에 화개장터 구경을 했더랬지요. 다리 하나 건넜는데 사투리가 달라져서 참 재미있었어요. ^^
 

지난번에 본 "게으른 년이 삼가래 세고, 게으른 놈이 책장 센다"에 이어 나온 속담이

게으른 놈 짐 많이 진다.

게으른 사람이 일을 조금이라도 덜하려고 한 번에 짐을 많이 지는데,
그러면 몸을 가누기 힘들어 도리어 일이 더디게 된다는 속담이란다.
나도 밥 먹고 나서 반찬통들을 한 번에 냉장고에 갖다 넣으려고
층층이 쌓아서 들고 옮기려다 꼭 반찬통 한두 개가 굴러 떨어져설랑
발을 찧곤 하는데. ㅋㅋ 옛날부터 꼭 나 같은 인간이 있었던 게야.

한꺼번에 빨리 해치우려고 욕심 내면 도리어 일이 안 된다는 것이 오늘의 교훈.
그니깐 나처럼 손 작은 사람은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하는 수밖에 없다고요.

비슷한 속담으로 "게으른 놈 짐 탐한다" "게으른 말 짐 탐한다"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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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7-01-1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흑흑 넘
찔려요!!

가랑비 2007-01-12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새벽별님, 그렇게 보일 만도 하네요. 아직 기침이 나요 콜록콜록. 입술과 코 헌 것은 나아가는데 이번엔 혀가 헐어서 혀끝이 아파요 흑흑. 혀가 아파서 이 닦기도 싫어요 흑흑(핑계...) 새벽별님은 아프지 마세요~
반딧불님이 찔린다 하시면 저는 죽어야 하옵니다~~~~

물만두 2007-01-1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잠으로... 근데 어차피 게으른 넘인데 짐많이 져도 뭐 업어져서 자면 그만 아닐까^^;;;

아영엄마 2007-01-1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제 생활 스타일이군요. =3=3=3 (아직 몸이 허하신가 봐요. 더 주무세요!!)

가랑비 2007-01-16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댓글을 안 달았다! 만두 언니 아영엄마님 죄송해요~ 기침만 남은 줄 알았는데 감기가 다시 도져서 열이 올라요 흑흑.
 

아주 오랜만에 속담사전을 펼쳤습니다.
작년에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읽기를 1년 목표로 세웠는데
반도 못 읽었지요. 속담사전은 장장 700여 쪽이나 되는지라
기한을 정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1년 동안 읽은 게 31쪽이라니,
너무했지요?

아무튼 드디어 32쪽을 넘겨 읽는데,
게으른 년이 삼가래 세고, 게으른 놈이 책장 센다”는 속담이 딱 나오는군요.

게으른 년이 삼(麻)을 찢어 베를 놓다가 얼마나 했나 헤아려 보고
또 게으른 놈은 책을 읽다가 얼마나 많이 읽었나 얼마나 남았나 헤아려 본다
함이니 일에는 마음이 없고 빨리 그만두고 싶은 생각만 함을 이름.
(이기문 편, 《속담사전》, 일조각, 32쪽)

책장 세는 거, 그거 제가 곧잘 하는 짓이지요. ^^
그런데 책장 세는 게으름은 ‘놈’만 부릴 수 있고 ‘년’은 그럴 수도 없나 봐요.
게다가 손끝이 다 갈라지고 허리가 끊어지도록 베를 짓다가
삼가래를 세는 ‘게으른 년’을
자리에 편히 앉아서 책장이나 넘기는 ‘게으른 놈’과 동류로 취급하다니,
이 속담, 은근히 괘씸하네요. 글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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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1-0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

가랑비 2007-01-0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는 절대, 편히 앉아서 책장 넘기는 게으른 이가 아니어요. 열심히 치열하게 읽는 리뷰어지요.

날개 2007-01-0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83333

어머! 3333 이어요~^^*


클리오 2007-01-03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좋은 말 하나 배웠습니다. ㅋㅋ 따로 인사도 못드렸네요.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

가랑비 2007-01-0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감사. *^^*
클리오님, 저 역시... 예찬이와 함께 복 마니마니 받으소서!

조선인 2007-01-03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 님이 새 책장 산 줄 알았어요. ^^;;

가랑비 2007-01-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새벽별님, 조선인님! 책 꽂아두는 책장이 아니라 책의 낱장인 책장인데!
아무튼 새벽별님, 조선인님, 새해 복 마니마니!

푸하 2007-01-1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댓글 남깁니다. 반갑습니다. 제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는 속담이군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시간의 경과 목적의 성취, 이런 거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가랑비 2007-01-17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어서 오세요. 고맙습니다. 그게 그래도 저는 시간의 경과 목적 성취, 이런 게 중요하더라구요. ^^
 

오랜만에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를 펴든다.
오늘 읽은 부분은 ‘술 취한’ 말들이다.
마음에 든다. ㅎㅎ

술에 취하는 첫 단계는 ‘우럭우럭하다’라고 한다.
술기운이 ‘차츰’ 얼굴에 나타나는 모습을 가리킨다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우럭-우럭
「부」「1」불기운이 세차게 일어나는 모양. ¶모닥불이 우럭우럭 피어오르다. §「2」술기운이 얼굴에 나타나는 모양. ¶워낙 술을 못하는지라 그는 술이 한 잔만 들어가도 술기운이 얼굴에 우럭우럭 나타난다. §「3」병세가 점점 더하여 가는 모양. ¶방치하는 사이에 그녀의 병세가 우럭우럭 더해졌다. §「4」심술이나 화가 점점 치밀어 오르는 모양. ¶정신없이 뛰어왔던 일을 생각하니 트릿한 마음이 우럭우럭 뻗질러 올라, 무섭게 박 서방을 노려보았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차츰’보다는 좀더 세찬 표현 같지 않은가?
아무튼 술기운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그리고 술에 취해 거슴츠레 눈시울이 처진 모습은 ‘간잔지런하다’란다.

간잔지런-하다
「형」「1」매우 가지런하다. ¶산 밑으로 기와집들이 간잔지런하게 늘어서 있다./하관이 빠른 갸름한 얼굴에 콧날이 준수한 그는 간잔지런하게 기른 코밑수염이 이미 반백이었다.≪김원일, 불의 제전≫§「2」졸리거나 술에 취하여 위아래 두 눈시울이 서로 맞닿을 듯하다. ¶졸음이 밀려오는지 그는 눈이 점점 간잔지런해지기 시작했다. §

마태우스님 술 마신 사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간잔지런한 표정이라 하겠다. 호호.

술기운이 몸에 돌기 시작하는 상태는 ‘거나하다
거나하게 취하여 정신이 흐릿한 것은 ‘건드레하다’ ‘얼근하다
술에 몹시 취하여 정신이 어렴풋한 것은 ‘얼큰하다’(‘얼근하다’보다 큰 말)
술이나 잠에 몹시 취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몸을 못 가누는 것은 ‘곤드레만드레하다
술에 취하여 정신없이 자는 것은 ‘곤드라지다
(그러니까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곤드라지는 것!)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의 지은이는 술 취한 모습을 가리키는 말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술에 얼근하게 취하여 거나하다는 뜻인
해닥사그리하다’라고 했는데, 나도 참 마음에 든다.
‘술에 취해 한창 기분이 좋은 술꾼의 모습이 눈앞에 보는 것처럼 그려지는 말’이라나.
웬일인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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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6-10-1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마태님은 간잔지런한 표정의 대가시죠....^^
(맨 정신에도 가능하다는 설이....^^;;)

물만두 2006-10-1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럭먹고싶다=3=3=3

가랑비 2006-10-1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ㅎㅎㅎ 그 설이 맞을 것 같아요.
만두 언니, 오옷, 저도요. 꼴깍.

아영엄마 2006-10-19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남편은 술 취하면 곤드라져서 다음 날 낮에 출근하곤 합니다. -.-;;

가랑비 2006-10-1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뜩금. =3=3=3

2006-10-20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국립국어원과 동아일보가 운영하는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http://www.malteo.net)에서
외국어나 외국어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를 우리말로 다듬고 있지요.
그런데 거기서 선정되는 대체어란 것이 제 생각과 어긋나는 경우가 꽤 되어서
이제는 꼬박꼬박 투표도 하지 않아요.
하지만 미처 몰랐던 신조어도 알려주고,
또 거기에 사람들이 제안한 대체어 중에는 기발한 것도 꽤 되어서
가끔 들여다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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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2006.8.18.~8.23.) 일본식 영어 ‘스킨십(skinship)’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한 결과 총 592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스킨십’이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가리킬 뿐만 아니라 정서적 교감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점을 중시하여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다음 가운데 어느 말이 좋으신가요?

 1. 닿음정(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통해 생겨나는 정을 가리키므로)
 2. 살갗정(나눔)(직접적인 피부 접촉을 통하여 생겨난 정 또는 그런 정을 서로 나누는 일을 가리키므로)
 3. 살어름(직접적인 피부 접촉으로 상대를 사랑해 주는 일이므로)
 4. 살정(나눔)(직접적인 피부 접촉을 통하여 생겨난 정 또는 그런 정을 서로 나누는 일을 가리키므로)
 5. 피부교감(직접적인 피부 접촉을 통하여 서로 간에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는 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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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어름"이란 말을 보고 무릎을 탁 쳤는데, 현재 투표 순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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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닿음정 34 | 9 %
2. 살갗정 111 | 31 %
3. 살어름 55 | 15 %
4. 살정 41 | 11 %
5. 피부교감 108 | 30 %
[ 2006.08.25. 19:46:24 현재 참여자 수 34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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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헉, 피부교감??? 살갗정????
그건 아니잖아~ 그건 아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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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8-2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 피부교감이란 말인지 ㅡㅡ;;;

가랑비 2006-08-25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으아~ 아무래도 억지스러운데 그게 표가 가장 많다니...

가넷 2006-08-25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부교감(;;;)은 뭔가 좀....-_-

가랑비 2006-08-2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aro님, 저기 가서 투표 좀 해주세요. 피부교감이랑 살갗정이 선정 안 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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