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진 수다 한 판.
술술 잘 읽히지만 아프리카의 ‘현재’를 알지 못하는 탓인지,
‘아, 참 좋다’ ‘진짜 재미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앞부분은 좋았다.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가 생겼을 때
교회와 보수적인 족속이 들고일어난 이야기,
그 일에 반응한 농업 상업 중소기업부 장관 루키아의 연설과
이를 질투한 대통령 겸 군대 총사령관의 연설 대필자들 이야기는
신명 나는 놀이판의 광대가 들려주는 풍자 겸 객소리 같다.

그러나 중반 이후 소설 속 화자는 예순이 넘도록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듯,
자기 인생과 문학과 세상과 어머니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아,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지.
자기는 추운 나라에서 겨울을 맞은, 가엾은 오리 꼴이라는 말인지.

술집이 배경인데 읽으면서 술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다니,
나는 이 소설에 공감하지 못한 것이다.

아프리카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Verre Cassé, 2005)
알랭 마방쿠(Alain Mabanckou) 지음 | 이세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년 04월 02일 | 247쪽 | A5 | 정가 : 9,000원
ISBN 9788925507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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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6 1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랑비 2007-08-0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그래도 혹시 궁금하시면 빌려드릴게요. ^^ 내가 공감을 못 했을 뿐, 모르잖아요.

2007-08-07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랑비 2007-08-07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ㅎㅎㅎ
 

만화로 평화만들기 - 젊은 만화작가 14인의 유쾌한 상상
강도영, 강성수, 고경일, 김미영, 박순구, 변병준, 신명환, 심차섭, 윤태호, 이우일, 장미영(도대체), 정은향, 홍승우, 홍윤표 (지은이) | 바다출판사



정   가 : 8,500원
출간일 : 2003-07-21 | ISBN(13) : 9788955611946  
반양장본 | 160쪽 | 217*170mm


평화 = 반전, 일까?
전쟁이 없으면 평화로운 걸까?
평화란 과연 무엇인지 생각을 발전시켜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젊은 만화작가 14인의 유쾌한 상상’이란 부제를 달았지만,
유쾌할 수 없는 작품이 더 많았다.
지구 곳곳의 아픈 현실을 처절히 보여주는 데 유쾌할 수가 있을까?
하지만 아픔 그대로, 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통쾌한 역전이나 자유로운 꿈을 펼쳐주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김미영의 <반전>, 홍승우의 <우정의 나무>, 도대체의 <전쟁은 없다>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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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6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법사의 길(The Way of the Wizard, 1995)

디팩 초프라 Deepak Chopra (지은이), 김성연 (옮긴이) | 호미
정   가 : 8,000원
출간일 : 2002-10-18 | ISBN(13) : 9788988526200  
ISBN(10자리) : 8988526201
반양장본 | 232쪽 | 223*152mm (A5신)

영성, 자아를 벗어나 우주와 합일하기, 세속의 고통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
혼란과 갈등 없는 평화...
이런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가르침을 베푼다는 책을,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은 다 실체가 아니며
실체는 우주에 가득한 에너지라든가 개개인의 삶을 넘어선 인식이라든가 하는 말보다는
고통과 환희가 함께 따르는 연애, 증오와 집착을 처절히 겪은 뒤의 성숙,
자기 존중을 위한 투쟁 같은 것이 더 아름답고 진실하게 느껴진다.
사실은 이런 책도, 그런 갈등과 고통을 겪은 사람이
그런 갈등과 고통을 넘어서고자 읽는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대체로 매우 재미없게 읽었는데, 그래도 간간이 마음을 치는 구석이 있었다.
문제는 욕구 자체가 아니라 집착이며,
순진하게 보는 것이 제대로 보는 것이라는 말.
집착, 집착...
순진하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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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1-09-1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통일장이론을 활용한 900명 그룹명상 추진동호회
남북한 7000만명의 1%에 해당하는 70만명의 제곱근 837명의 그룹명상을 통해서 다가오는 미래의 모든 문제해결, 개인의 행운, 국가적인 문제, 경제적인 문제, 주가상승, 남북통일을 주도하는 모임입니다.
정신능력이라는것도 그룹명상을 할때, 개발이 빨리되는것이라는것을 수련자들은 경험으로 알고있습니다.본 카페는 그룹명상을 통해 짧은시간에 높은 수준에 도달하여 원하는 정신능력을 얻고, 계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네이버 포럼 카페 "벽유궁이야기.
http://cafe.naver.com/dahnpalace
본 카페는 문파를 초월한 비영리카페입니다.
추신: 초월명상자는 필히가입하세요.
 

뢰제의 나라 - 푸른도서관 1
강숙인 (지은이) | 푸른책들

출간일 : 2003-07-10 | ISBN(13) : 9788988578940  
ISBN(13자리) : 9788988578940
양장본 | 288쪽 | 196*135mm


영웅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남성 영웅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도 말하자면 영웅담이니까,
영웅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그래, 절대 권력자를 구하는 이야기란 점이 찜찜한 것이다.
절대 권력자는 선하고 반란 세력은 악이라는 설정이.
그래도 인간사 질서를 이성적이고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뜻을
전달하려는 것은 이해하겠다...
무엇보다 다함이, 다예, 천랑과 사라라, 운백, 비두, 리린 같은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이라서,
읽는 동안 가슴이 두근거렸다. ^^
영화로 만들면 <중천> 따위보다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그런데 천랑은 그 뒤 사라라 공주를 만났을까?

이 책을 알려주신 새벽별을보며님께 감사!
댓글로 알려주셨기 때문에 “고마워요”를 못 한 게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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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6-18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아영이도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

가랑비 2007-06-18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아, 아영엄마님, 반가워요!

가랑비 2007-06-2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청아 청아 예쁜 청아"도 읽으려고 샀어요. ^^
 

하나TV로. ^^






자신의 욕망에 정직해지는 건, 참으로 힘든 선택 같아요.
때로는, 정말로 혼자가 되는 일일 수도 있어요.
밀애. 주위의 모든 사람을 속이는 일. 참으로 쓸쓸한 일.
"어느 때보다 살아 있는 것을 느낀다"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밀애(2002)
감독 : 변영주
출연 : 김윤진, 이종원, 계성용, 김민경, 윤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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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6-1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좋아해요. 예전에 처음 보았을 때 그냥 좋았는데
어느 때보다 살아있는 것을 느낀다.. 이 말 기억나네요.
마지막 장면, 빨간 원피스를 입고 활짝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던 그녀.
정말 살아있는 것 같은 표정이었죠.

가랑비 2007-06-1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오랜만이어요. 방가방가 ^^ 근데 서재2.0이라는 거, 적응하려면 좀 시간 걸리겠어요. 마지막 장면, 그 웃는 얼굴이 슬펐어요,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