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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와 마르크스주의 철학
한국철학사상연구회 / 동녘 / 1996년 10월
평점 :
원래는 92년에 초판이 나온 책이다. 한국철학사상연구소의 소장 진보계 철학자들이 각각 한두 장씩을 맡은 공저이다. 총17장으로 되어있는 책의 8장까지는 '고전적 맑스주의', 즉 맑스, 엥겔스, 제2인터내셔널, 레닌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수도 없이 많은 책들이 나와있거니와 이 정도(약 150쪽)로 간단하게 개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300여쪽짜리 책 한 권으로 맑스 자신부터 20세기의 다양한 흐름까지 맑스주의 이론사 전반을 개괄하려 한 것은 입문서라고 해도 좀 과욕이 아니었나 싶다.(비록 20세기의 백가쟁명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용도도 있다고는 하지만.) 실천운동사까지 집어넣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관심을 둘 만한 부분은 그 다음, 9장부터 17장까지이다. 루카치, 그람시, 비판이론, 실존철학적 맑스주의, 알뛰세, 반헤겔적 맑스주의, 하버마스, 포스트 맑스주의, 분석적 맑스주의가 각각 한 장씩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들을 각기 20-30쪽 분량으로 개괄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워낙 다양한 입장, 다양한 흐름들이 있다 보니 초보자로서는 우선 이렇게라도 개괄을 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기 쉽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의의를 가진다. 다만 맑스 자신에 대해서는 좀 더 상세한 책으로 우선 기초를 다진 후, 20세기 맑스주의로 들어가는 관문 내지 약도로 이 책의 후반부를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