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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낚시통신
윤대녕 지음 / 문학동네 / 199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90년대를 대표하는 남성작가' 윤대녕의 처녀작이자 예고편이다. 이후에 발표한 많은 작품들이 다 이 단편집에 내장된 모티브들의 이런저런 편곡/변주/확장이라는 세평이다. 아무려나,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의 반응은 (적어도 그 동네 안에서는) 상당한 것이었다. 때는 바야흐로 1994년, '80년대 일당'이 토벌된 한켠에서 서태지가 왕위에 등극하던 시대가 아니었던가. 80년대 리얼리즘 소설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냄새, 표정, 아우라, 두뇌구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 단편집은 90년대식 소설이라는 새 장을 열었고, 여전히 그 일당의 성과물 중 최상등급에 자리하고 있다. 100년이 지나도 사람들이 이 책을 계속 읽을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한 시대를 엶과 동시에 대표한 작품으로 문학사에 기록될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이를테면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