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는 속상해 - 제8회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 수상작, 3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 3-2(가)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9
한상순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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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튀기는 속상해' 라는 동시를 읽기 전에는 몰랐다.
뻥 튀기에게도 속상한 점이 있으리라는 것을.....


그냥 별 비중없어 보이는 ? 아니 심심풀이 과자 정도인 뻥튀기...
나도 그 뻥튀기를 무시했던 것 같다.
동시를 읽으며, 뻥튀기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딱딱한 곡식 낱알로 있다가 깜깜한 기계안에서 뜨거운 거 꾸욱 견뎌내고
뻥이요! 하고  감동적으로 태어난 장한 뻥튀기를 나도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놀린 적도 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이 동시를 들으면서 정말 그럴듯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재밌어 하고, 친근하게도 생각했다.


동시를 읽어주고 3학년 아이들과 동시의 한 대목을 바꿔보기를 해보았더니 무척 재밌어했다.

막내는 뻥튀기는 속상해 동시책을 읽은 이 후부터 동시에 무척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몇 편의 동시를 적어보더니, 요즘은 동시대회있으면 나갈거란다. 
(좀 오버하는 것 같긴 하지만 자신감있어보이는 건 좋은 현상인 것 같다. 막내가 바꿔 쓴 '뻥튀기는 속상해'
가 안보인다. 보이면  리뷰에 함께 올리고 싶건만...ㅠㅠ)

나도 <뻥튀기는 속상해>라는 동시가 참 재밌고, 좋다.
다른 동시들도 재밌는게 많다.

태풍매미를 풍자한 '매미들의 반상회'도 재밌다.
엄마한태 싹싹비는 바퀴벌레 이야기, 더럽기만 한 바퀴벌레가 엄마앞에 벌벌 떠는 모습이 불쌍하다고 한 '바퀴벌레가' 도 재밌지만,  이 동시를 읽으면서 한상순 시인님은 정말 아이들의 눈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깨비 뿔을 단 감자' 를 읽으면서는 뜨끔했다.
우리집에서도 시골 할머니가 보내 준 감자를 제 때 안먹고 베란다 구석에 버려둔 적이 있기 때문이다. 뜨끔하면서도 뿔이 단 감자라고 표현한 시인의 표현이 정말 기발하다 싶었다.


이 동시책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소재를 아이들의 시각으로 아주 잘 표현한 재미난 동시책으로
아이들에게 동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한 책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집 막내가 <뻥튀기는 속상해>를 읽고 동시를 좋아하게 되어서 정말 기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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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반양장)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4
윤동주 지음, 신형건 엮음, 조경주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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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어릴적 이 노래를 열심히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누가 지은 노래인지도 모른채 그저 좋아서...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동시 <눈 감고 간다>의 첫 대목이라는 것을요.



눈 감고 간다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부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물론 내 어릴적 불렀던 노래와는 뒷 부분이 다르지만,  
어쨌든 그 노래의 한자락을 윤동주님의 동시책에서 발견하니
얼마나 반갑던지요.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는 민족시인 윤동주님이 쓰신 최초의 동시집이랍니다.
윤동주님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
<서시>를 지은 분이시죠. 일제 치하의 어려운 시절을 살면서도 항상 아이처럼
맑고 투명한 마음을 간직하셨던 분,  고백하자면 제 사춘기시절의 로망이었죠.


중학교 시절 ’카톨릭 소년’ 에 동시 <병아리>를 처음 발표했다는 윤동주님은
아이들을 위해 쓴 동시도 제법 많네요. 
그 중에서 제가 아는 동시라고는 <해바라기 얼굴>, <오줌싸개 지도>, <병아리>
<무얼먹고 사나> 정도 였는데....  

그 외에 <반딧불>, <참새>, <고향집>, <편지> , <조개껍데기>,<비행기>, <나무> .... 등  
시골정취는 느끼게 하는 친숙한 제목들도 있고, 

<햇비>, <거짓부리>등 순 우리말 제목이 참 예쁜 동시도 있네요.

하지만 윤동주 시인을 민족시인이라 부르는 까닭은 일제치하의 어둡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맑고 투명한 시를 통해 민족혼을 담고자 노력했으며,  그 분의 고운 성품에서
나오는 깨끗한 감성은 맑고 아름다운 동시로 엮어져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영원히
들려주고 싶었나봐요. 

윤동주님의 동시가운데,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도 많이 나오는데,
<편지>라는 동시는 윤동주가 태어나기도 전에 하늘나라로 간 누나를 그리면서
적었다고 하네요.  보지도 못한 누나얼굴을 그리워해서일까요? <해바라기얼굴>이란 
시에도 보면, 해가 뜨자 금방 일터에 가버리는 누나가 나오네요.
" 왜 떡이 쓴대도 자꾸 달라고 해요." 라고 아주 짧은 시로 표현된 <할아버지>라는
시에서는 할아버지에 대한 시인의 기억을 함축적으로 표현하여 우리로 하여금
상상의 세계로 데려가는 것 같아요.

동생에 대한 사랑도 각별했다는데, <오줌싸개 지도>에서는 동생이 오줌 싼 이불을
보면서 별나라에 계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 만주로 돈벌러가신 아버지를 향한
마음 등을 읽으며 괜히 마음이 짠해지더라구요.


별처럼 아름다운 윤동주님의 동시책을 읽으면서 새삼 제 가슴을 두드린 글은
사춘기 시절, 이 분의 시를 읽으면서 눈물 콧물 쏟았던 제가 가장 좋아하던 
동시를 발견했기 때문이에요. 바로 <눈 오는 지도> 라는 제목이랍니다.


순이라는 아이가 참말 윤동주님의 이웃에 살았던 아이인지,  상징적인 인물인지
저는 모르겠으나,  표면적으로는 눈오는 날 떠나는 순이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쓴 이 시를 가만히 읽다보면,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요.  사춘기 시절엔 나의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랬나보다고 하겠지만,  나이 마흔을 훌쩍 넘긴 이 나이에 다시 이 시를 읽어봐도
가슴이 짠해지면서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어쩌면 순이는 잃어버린 우리조국을 상징하는 단어가 아니었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꽃다운 나이에 조국의 해방을 보지도 못하고  아까운 목숨을 일본 감옥에서 잃어버린
윤동주님의  조국사랑에 다시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 분이 동시집을 쓴 이유는 바로 자라나는 미래의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겠지요.
울 딸들도 이 동시들을 읽으며,  그 분의 고운 심성을 닮았으면 좋겠어요.



<눈오는 지도>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장이 하얗다.  방안에 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국을 눈이 자꾸 내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도 눈이 내리리라.  

* 하냥(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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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14
초록손가락 지음, 권현진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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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의 저학년이 좋아하는 책 시리즈 열네번째로 초록손가락 동인의 첫 동시모음집이다.

초록손가락 동인은 동시를 좋아하는 열명의 시인의 모임으로 2001년 가을, 
’좋은 동시를 써서 어린이들에게 선물하자’ 고 뜻을 모았다고 한다.
바로 신형건시인을 비롯하여, 민현숙, 박신식, 박혜선, 양재홍, 이봉직, 이혜영
이혜용, 최윤정, 허명희시인님들 이시다.

어린이를 유난히 사랑하시는 분들의 작품이라서 그런지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
이 책에서만해도 7편이나 된다.

나는 특별히 표제작인 <붕어빵아저씨 결석하다>라는 최윤정님의 동시가 제일 재밌다.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


바삭바삭
붕어빵

매일
학교 담벼락 옆,
붕어빵을 굽던 아저씨.

감기라도 걸린 걸까?

친구 옆에서 
덤으로 얻어먹던 붕어빵.

오늘은 꼭 하나
사 먹으려 했는데.....


위 동시를 읽어보면,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아주 잘 드러난다.
그리고 아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을 겪어봤을 법한 경험을 아주 잘 드러내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울 막내도 붕어빵을 좋아해서, 오늘도 외출했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붕어빵봉지를 사 들고 갔지만,  붕어빵은 예나 지금이나 학교 앞 아이들의
단골 간식거리다.  사먹고 싶어도 용돈이 없어 못 사먹던 아이가 어쩌다  꼭 사려고
엄마에게 용돈을 타 온날 마침 붕어빵아저씨가 팔러나오지 않았으니 아이마음은
오죽이나 답답했을까?   " 오늘은 꼭 하나 사 먹으려 했는데...." 라는 글에서 아이의
아쉬운 마음을 잘 느낄 수 있다.  제목 또한 <붕어빵 아저씨가 안 오셨다>가 아니라
<붕어빵 아저씨 결석하다>라고 표현한 것이 아이들의 눈높이로 본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아이들의 순진한 마음을 잘 헤아리고 표현한 <소풍가는 날> 같은 동시에서는
소풍가는 날 아이의 들떤 마음이 마치 아흔 아홉개의 풍선이 날개없이도 둥둥 하늘을
떠다니고,  바람없이도 신나게 도는 바람개비처럼 표현되고 있다.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받아쓰기 시간에>같은 시에서는 받아쓰기 시간에 선생님께서는
왜 그리 문장을 빨리 부르시는지 마치 쏜살같이 달려가는 토끼처럼 빠르고, 그기 비해
자신은 왜 그리 거북이처럼 공부한 내용이 빨리빨리 떠오르지 않는지...
도대체 토끼선생님은 낮잠도 안주무시는지,  하고 표현한 내용이 마치 아이의 마음이
되어 그대로 적어나간 것같다. 

나도 이럴 때가 있었지! 하고 동심으로 돌아가서 이 동시책을 읽다가 
<우리 동네 긴급 속보>라는 박혜선님의 동시를 읽을 때는 나오는 웃음을 참기 어려워
혼자 배꼽빠지게 낄낄거리기도 했다.


우리 동네 긴급 속보


눈만 마주치면
싸우고
돌아서면
또 싸우는
이형래와
김혜란 있지.
세상에!
둘이
좋아하는 사이였대.
오늘 학교 길에 손잡고 가는 걸
이진권이 몰래 봤다지 뭐야.


다시 읽어봐도 우습고 재밌다.
아이들의 세계를 아주 잘 표현한 동시들,  엎어진 운동화이야기며, 일기, 동생에 대한 이야기, 
전학온 날 이야기, 생활계획표, 겨울 운동회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등 학교생활이나 
집에서 흔히 아이들이 겪는 일상의 재밌는 이야기들과,  자연과 사물에서 보고 느낀 순수한동심을
표현한 소나기나, 수박, 참외, 봉숭아꽃, 해바라기꽃, 기차, 개미, 전깃줄, 고슴도치, 거북, 제비꽃.... 등 등
아이들의 수다와 웃음과 소곤거림이 가득한 동시를 읽다보면 어른들도 아이같은 마음이 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어린이들의 세계로 빠져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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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마시는 북극곰 - 제5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초록연필의 시 6
신형건 글,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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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마시는 북극곰....

제목부터 시원한 느낌이 드는 동시책을 무더운 이 여름에 만났다.
바로 평소에 존경하는 신형건작가님이 쓰신 책이다.
신형님은 아이같은 순수함을 고스란히 담고 계신 분이시다.

동화작가 이금이 선생님께선 이 동시집을 일컬어 '다시 아이가 되어 쓴 동시' 라고 평하셨을 만큼
아이다운 순수함과 거울처럼 투명함, 샘물같은 맑음, 자연을 닮은 깨끗함 등이 시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톡톡 튀어나올 것만 같은 동시집이다. 특별히 저자이신 신형건 시인께서 등단한지 25주년되신 해에 펴내신 책이라니 참으로 귀한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것이다. 

나는 별로 시를 보는 눈이 부족한 독자인지라 사실 깊은 의미를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콜라마시는 북극곰' 의 경우 지금까지 보아오던 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북극곰 하면 연상되는 것이 환경 파괴로 녹아져가는 북극이다.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했다는 북극곰 가족의 슬픈 사연이 소재가 되어 씌어진 이 시는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의 아픈 현실이란 조금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이 좋아하는 '곰' 을 등장시켜 재미있으면서도 생각하게 하는 시로 만드신 것 같다. 초등저학년인 막내도 자기가 좋아하는 콜라와 북극곰이 나오는 제목인지라 동시책을 얼른 집어들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하면서 나랑 자연스런 대화가 되었다.  '무서운 얼음 땡 놀이' 나 '탄소발자국' , '뉴질랜드에서 온 양의 이메일' 또한 마찬가지다.  환경이라기라고 꼭 무겁게 써야 교육적인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전체가 3부로 구성된 이 동시집에는  일상과 자연에서 만나고 보는 소재들로 자연을 통해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제1부 '오줌누다 들켰다' 를 비롯하여, 앞에서 언급한 '콜라마시는 북극곰'을 비롯한 지구 온난화나 환경의 심각성을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귀여운 언어로 표현하여 경각심을 주는 제 2부 '떡갈나무에게 인사하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위의 자연을 돌아보며 아이들의 잠자는 감성을 깨워줄 수있는 소박하고 작은 이야기를 담은 제3부 '귀로 보는 바다' 등 참으로 귀한 작품들이 수록되어있다.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한 동시책, 아마 이 책을 읽으면 25년동안 어린이동시를 펴내면서 아이처럼 순수해진 신형건 시인님의 맑고 고운 정서가 우리에게도 바로 전염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본문 중, 콜라마시는 북극곰을 비롯해 참 마음에 드는 신형건님의 시 두 편을 소개해본다.
 

참새


짹짹거리는 수다쟁이인 줄로만 알았던
참새 한마리가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는지
전깃줄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본다.

오늘,
아이들이 다 가고 텅 빈 교실에
혼자 남아
창밖으로 운동장 너머,
플라타너스 우듬지 너머, 그 너머
아스라한 하늘을
눈이 시리도록
한참동안 바라보던
나처럼.

 
콜라 마시는 북극곰

엄마 북극곰이
서로 몸을 감싸고 잠든
아기곰 형제를 살살 흔들어 깨우더니
아빠북극곰이 가져온 병을 내밀었어.
아기곰 형제는 그 명을 보더니 반짝! 뜬 눈을
더 크게 번쩍! 뜨고는 좋아라 받아 마셨지.
- 야, 콜라다! 정말 맛있다!
북극곰 가족이 콜라를 마시는 동안
저 아래, 사람의 마을에선
눈부신 불꽃놀이가 한창이고, 펑! 펑! 펑!
축포를 쏘는 소리가 온 지구를 뒤흔들었지.
하지만 그 북극곰들은
텔레비전 광고에 출연하고는 달콤쌉쌀한
콜라 몇 병을 모델료로 챙긴 대가로
그만, 콜라 중독이 되고 말았대.
그래서 사람의 마을 가까이 와서 기웃대다가
- 이 놈들아, 이젠 필요 없으니 썩 꺼져!
매몰차게 외치는 광고 회사 경비아저씨한테 쫓겨나고.....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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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고양이와 문제아 - 제6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시읽는 가족 7
김정신 외 지음, 성영란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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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중략)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부르더군.'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에서)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인용하시면서 이 동시집의 끝머리에 해설을 적어주신 '이준관' 님께서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시'라는 제목의 작품 해설을 통해 '시란 결코 멀리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주변의 사물들과 자연 속에 숨어 있다가 우리를 찾아온다'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주변의 아름다운 것으로 부터 감동적인 시를 이끌어내시는 '이준관'시인 님의 작품을 좋아하는터라 깊이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다. 

푸른책들 시읽는 가족시리즈 일곱번 째로 출간된 이 책,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는 제6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 작품들과 이미 이 상을 받으신 시인들의 새로운 작품들을 한데 모은 아름다운 시집이다. 

사실 얼마 전에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마트에 사는 귀신'을 읽었을 가 푸른문학상 수상 동시와의 첫 만남이었는데, 그 신선함과 재치있는 상상력에 놀랐고,  어쩌다 슈퍼에 가면 '마트에 사는 귀신'이란 동시가 생각나고,  콩을 보면 ' 까만 콩' 이란 동시가 생각나는 등... 어느 새 내 생활 속에 따라다니는 동시의 힘에 놀랐는데, 이 번에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를 읽으니, '역시 푸른문학상 수상작품이야!' 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새로운 시인상> 부문의 심사를 맡으셨던 분 가운데 한 분이신 '이준관' 시인님의 해설과 함께 이 시집을 읽으니 마치  살아있는 시 공부를하게 된 듯하여 절로 고마움이 느껴진다.

이 한 권의 시집을 통해.....

이준관님의 말씀처럼 시란 우리가 늘 보는 것이라서 무심히 보아 넘기던 것들, 작고 하찮다고 눈길을 주지 않던 것들이 '아!'하고 가슴을 울릴 때 그 감동을 시로 옮기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곽해룡 님이 쓰신 [나만 미워하는 엄마], [개이름], [다리미], [고속전철] 등을 읽으며,  '아~ 나도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하고 빙그레 미소가 나온다.  다만 시인과 내가 틀린 점은 나는 [다리미]를 보고 쪼글쪼글한 주름을 먹어치운다고는 생각했지만, 다리미 뱃속에 그 주름이 꼬불꼬불한 라면 면발처럼 꽉꽉 차 있을거라는 생각은 미처 못한 점이다. 또한 [고속전철]을 보면서 마치 뱀이 지나간다고 느끼기는 했으나, 그 뱀이 굴 속에서 다시 나올 때는 입에 커다란 들쥐 한마리를 물고 있을 것이라는 기발한 생각까지는 못했을 뿐더러....[개이름]도 영어로 짓는다고 안타까워는 했으나, 고운 우리말이 개한테 주기 아까워서 그랬을거라는 생각까진 못했다.  그러므로 이제 부터 나도 무심히 보아 넘기던 것을 좀 더 가슴으로 느껴는 시인의 마음이 되어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런가 하면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담은 것이 시라는 것도 배웠다. 김정신 님이 쓰신 [도둑고양이와 문제아]는 특히 가슴에 남는 시이다.  

'담장을 드나든다고 다 도둑고양이는 아니야.'
'담장을 뛰어넘는다고 다 문제아는 아니야.'  <도둑고양이와 문제아 중에서>

 
그러기에 이 시를 읽으면서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쉽게 편견을 가지면 안되겠다는 반성을 해보았다.
김정신님은 [선인장]에서도  선인장이 물 먹는 소리를 따라 '호로록 꿀떡' 물을 마신다는 표현으로 작은 선인장에 조차 관심과 애정을 가지며,  산에서 아빠 등에 따라 붙어 온 작은 연두 애벌레도 [반가운 손님]으로 대접하고, 목련봉오리가 벌어진 자리조차 눈여겨보는 천장에 [야광별]을 붙이고 싶은  동심을 가진 아름다운 시인의 마음을 보여주셨다.



또한 3부에 나와있는 조향미님의 [흙이 된대요] 나 유은경님의 [상추키우는 할아버지] 등 이미 푸른문학상을 받으신 시인들의 초대작품을 통하여, 자연과 흙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인의 마음이며, [점수], [게임에게 따지기] 등의 시에서 보듯이 우리가 평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담고 있는 것, 시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음을 배웠기에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일 지언정 나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보는 시인의 눈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작고 아름다운 시집에게 감사하고 싶다. 

어쨌든 이 아름다운 한 권의 동시집으로 인해 내게도 시가 점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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