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

학교 가기 정말 싫어 ㅣ 이야기 보물창고 8
울프 스타르크 지음, 이유진 옮김, 마티 레프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3월

  학교 가기 정말 싫어 - 울프 스타르크 글. 보물창고

이 책에는 학교 가기 싫어하는 '울프'라는 아이가 나온다.  지은이의 이름도 '울프 스타르크'라는 스웨덴 사람이다. 자신의 어릴 때 이야기 일 수도 있고, 바로 우리들의  어린시절 이야기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의 어린시절에는 이런 책들이 없었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이던 1970년대, 우리의 시골의 부모님들은 학교에 안가면 큰일나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무조건 야단을 쳐서 보내셨다.

하지만 요즘처럼 세련된 교육현실, 아동중심적인 교육관등이 나오면서 학교 가기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특별히 책들도 나왔다.  내가 읽어 본 동화책 중 '칠판앞에 나가기 싫어' '지각대장 존' 이런 책들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에게 읽어주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고 본다.

이 책 '학교 가기 정말 싫어'도 그런 책들 중에 하나인 것 같다.

학교 가기싫어하는 울프는 학교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을 가지는 데 그것은 선생님께서 어떤 질문을 하실지 몰라서이다. 또 그 질문에 자신이 적절한 대답을 하지 못할까봐 불안한 것이다. 가정을 떠나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학교라는 낯선환경에 대한 불안 또 만나게 될 낯선 사람들과 상황에 대한 불안인 것이다. 그래서 아빠와 집에서 질문하고 대답하는 연습을 한다. 아빠가 늘 하던 질문을 하셨다. "전화기를 발명한 사람은 누구니?"울프는 머리속이 뒤죽박죽 되어 답을 말하지 못했다. 아빠가 그 사람은 바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라고 가르쳐 주셨다. 울프는 어제까지 알고 있던 것인데도 너무 긴장해서 자꾸 잊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다 학교에 가서는 아예 선생님의 질문이 어려울 것이라고 혼자 생각해서 귀를 막아버렸다. 다른아이들이 모두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울프가까이로 선생님께서 다가오셨을때는 자기도 모르게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라고 큰소리로 대답하고 말았다. 선생님께서는 울프의 이름을 물어본 것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이 대목은 입학을 앞둔 아이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대목인 것 같다. 학교라는 곳이 무조건 어려운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또한 선생님의 대답은 얼마나 다정하고 아이를 존중해 주는가? 그렇다. 교사라면 적어도 울프네 학교 선생님같은 교사가 되어야  되어야 할 것이다. 설혹 아이가 틀린 대답을 했을지라도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 주어서 "울프는 전화를 발명한 사람도 알고 있구나?" 하고 말해 줄 수 있는 다정한 선생님 말이다. 이런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라면 한 번 가 볼 만 하겠다는 생각을 어린 독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내용인 것 같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학교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책 크기도 적당하고 '마티 렙'이란 스웨덴 화가의 그림도 참 재미있어 보인다. 특히 책표지의 제목글씨체가 마음에 든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초등학생 뿐 아니라 6~7세 아이들도 읽게 하려면 "아빠가 말했다."이런 딱딱한 표현 보다 "아빠가 말했어요."하고 조금 부드러운 표현으로 고쳤으면 한다. 좀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지만 말이다.

이 책에 있는 것 세가지

주몽의 알을 찾아라 ㅣ 책읽는 가족 51
백은영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2월

 이 책에 있는 것 세가지/

♤ 주몽의 알을 찾아라  - 백은영, 푸른책들

 제4회 푸른 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하신 백은영 작가님의

『주몽의 알을 찾아라』에는 우선 신선함과 재미가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독자를 책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일종의 마력(?)이 있는 책이라고나 할까?

 경기도 고양지역에서 전해오는 고구려 안장태왕과 백제 미녀 한주(구슬아씨)의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역사가 담긴 전설이라는 소재만으로도 흥밋거리인데, 그기다 추리소설 같은 분위기를 내는 판타지 동화이기에 독자에게 더욱 재미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주몽의 알을 찾아라』에는 우리에게 역사의식을 심어주려고 간절히 노력하는 작가의 민족정신이 숨어있다.

 안장태왕과 백제 미녀 한주는 비록 사랑의 결실을 얻어 국적을 초월한 결합을 하였지만 고구려의 안장태왕은 사랑하는 한주의 고국이지만 자신의 적국인 백제를 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한주는 사랑하는 안장태왕을 위해 백제로 돌아가 이 처절한 싸움을 막기 위해서 자신을 몸을 불사르게 된다.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의 유물인 ‘주몽의 알’과 ‘해밝녀의 알’을 통해 혜성이 떨어지는 때에 두 국가에 엄청난 재앙이 올 것을 우려한 안장태왕과 한주는 결사적으로 이 알을 봉인 하기위해 주몽의 사당의 문을 닫아 버린 것이다.

 그 후 시대는 흐르고 흘러 남한과 북한의 아이들은 우연히 신비한 청동거울을 손에 넣게 되는데, 그 비밀을 풀고자 알이 봉인된 주몽의 신전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 봉인된 장소의 비밀을 안고 대대로 지켜왔던 열쇠가문의 후계자이지만 부의 축척을 위해 주몽의 알을 노리는 ‘검은 늑대’라는 인물과 그와는 상반되는 인물로 역사의식을 지닌 자물쇠 가문의 ‘연교수’를 만나게 되고 마침내 봉인된 알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작가는 상반된 가치관을 지닌 연교수와 아이들, 그리고 검은늑대의 갈등과 모험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나라의 현실을 인식하게 한다.

 또한 역사 앞에서 우리는 주몽사당의 알을 갖기 위해 검을 빼던 행동을 취하기보단 남북아이들의 모습에 비쳐진 우정과 사랑을 통해 ‘주몽의 알’을 지키듯 우리의 역사 또한 소중히 지켜야 함을 가르쳐 준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 책 끝머리에 나와 있는 “역사가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라는 표현과 함께 전설이 결국 역사일 수도 있다는 강숙인 동화작가의 평에 동감이 간다.

 『주몽의 알을 찾아라』에는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사랑의 약속과 통일의 이야기가 있다.

동화의 배경이 된 고구려 안장태왕과 구슬아씨의 전설적인 사랑, 그리고 신비한 청동거울을 인연으로 만난 남한 아이 현우와 북한 소녀 금옥이의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의 분열을 막기 위해 주몽의 알을 지키던 약속과 통일이 되면 무덤도 합치고 청동방울도 함께 묻기로 하자던 남북 아이들의 만남의 약속은 이념과 갈등을 넘어서 반드시 지켜내어야 한다는 것을....그리고 우리민족의 통일에의 열망과 통일의 길은 이러한 소중한 사랑과 믿음의 약속을 지키는 화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부드럽지만 강한 메시지인 것 같다.

수준높고 아름다운 동화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ㅣ 작은도서관 5
손호경 글 그림 / 푸른책들 / 2003년 11월

저는 푸른책들에서 나온 책은 되도록이면 빌려보지 않고 아이들에게 사 줍니다.

책 표지 그림하나도 무척 아름다운 수채화와 같고, 책 속의 내용도 알차며, 삽화도 하나 하나가 참 정성스럽고 아름답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책<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를 보면  세계적인 습지보호구역 창녕 우포늪을 배경으로 세 소년의 순수한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와 같이 그려져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책을 소장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특히 동화를 사랑하는 저 같은 사람의 경우 더 그러하겠지요.^^)

'우포늪엔 공룡 똥구멍이 있다'

우선 제목부터 재미있고, 특이하게 느껴지는 이 책을 소개하자면,

제1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하신 손호경 선생님이 자신의 어린시절을 보낸 창녕 우포늪을 배경으로 쓰신 글이며, 우포늪에 대한 작가의 사랑과 애정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특히 어린시절을 보낸 우포늪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시기라도 하듯,

작가 자신이 손수 그린 아름다운 우포늪의 풍경과 '생이가래' '창포' '토끼풀' '자라풀' '청둥오리' '각시붕어'등 우포늪에서 자라는 동 식물들이 책 속에 삽화로 들어있어 보는 이에게 우포늪의 생태에 대한 호기심을 일깨워주고, 어린시절에 대한 향수마저 불러일으키게 하는 책으로 정말 제1회 푸른 문학상 수상작품에 걸맞는 동화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 책에는 세 명의 소년이 나옵니다.

'푸름'이는 비록 장애인이지만 함께 우포늪을 지키고 사랑하는 '마루'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둘은 읍내 아이들이 놀리는 소벌촌놈들이다. 하지만 우포늪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선호라는 아이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워 집니다.  선호는 우포늪에서 자란 푸름이나 마루보다도  우포늪에서 나는 생물들의 이름을 백과사전처럼 줄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푸름이는 속상하지만 우포늪에 공룡똥구멍이 있다는 사실 만큼은 왠지 선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데, 선호는 정말 공룡이 살아 있다는 증거를 대 보라고 하고 공룡이 방귀를 뀌면 화석이 된 티라노사우루스가 웃겠다고 놀리기도 합니다.

과연 세 소년은 우포늪에서 공룡 똥구멍을 발견했을까요?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만이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있고,

그 추억을 한 번쯤 책으로 엮어보고 싶기도 하지요.

이 책은 작가 손호경님의 표현을 빌자면, 자신의 생활터전과 같고 안마당과 같은 30년을 작가가 살아온 곳에 대한 이야기를 썼기에

우리에게 우포늪을 한결 정겹고 친숙한 곳으로 끌어들이면서 세계적인 습지보호구역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높여주기에, 열심히 구호로 환경보호를 외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연과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독자들에게 갖게 해주는 수준높고 아름다운 동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책을 <동화읽는 가족> 에서 소개받고 큰아이가 5학년 때 사주었는데, 아이가 학교에서 독서토론대회를 하면서 환경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할 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푸른책들의 수준높은 동화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