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서괭 님이 LGBT(Lesbian/Gay/Bisexual/Transgender) 관련 책을 열심히 보고 계신 것 같다. 그래서 몇 가지 책을 추천해보고자 이 페이퍼를 쓰기로 했다. 단, 나는 그 대상을 문학 작품으로만 한정했다. 한국 현대문학도 퀴어 문학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나는 많이 읽지 않은 편이고(박상영/김봉곤 등), 대부분의 작품들이 주로 단편인 것 같아 한국 문학은 제외했다. 내가 읽은 것들 중 좋았던 것이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알아두면 좋을 법한 퀴어 문학 위주로 정리해봤다.

선정 기준
1. 세계 고전 문학 중에서 골라봄
2. LGBT 인물이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고르지는 않았고, 동성애가 주요한 모티프로 작용한 작품 위주로 골랐다.
3. <핑거스미스>의 세라 워터스처럼 레즈비언 작가로 유명한 이의 작품도 제외했다.
4. 현대 문학인데도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나중에 추가했다.
5. BL/GL 문학도 제외(내가 읽은 게 없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알렉시/은총의 일격>

이 아름다운 작품을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다. ‘알렉시 혹은 공허한 투쟁에 관하여’는 어느 동성애자의 고백이다. 동성애자인 알렉시는 아내에게 이제까지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성적 취향이나 그로 인해  고통 받았던 삶을 조용하지만 담담히 편지로 고백해간다. 한 가지 매우 특이한 점은 이 소설에는 단 한번도 ‘동성애’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는 동성을 사랑했다는 단어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독자는 그의 고백을 읽어나가면서 알렉시의 내밀한 삶을 고스란히 짐작할 수 있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여성이면서도 주로 남자가 주인공인 글을 썼으며, 남성 동성애자를 다룬 이야기도 여럿 남겼다. 왜일까? 아마도 그녀가 사랑했던 두 남자는 모두 동성애자였고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반려자는 여성이었다. 이런 작가의 삶도 무관치 않았을 것이다.




앙리 드 몽테를랑, <소년들>

표지 이미지와 <소년들>이라는 제목에서 그 내용이 조금 짐작가능하다. 가톨릭 학교 파르크 콜레주, 우리나라로 치면 중고등학교를 합친 콜레주를 배경으로 하는 소년들의 이야기- ‘나이 열다섯 살 반쯤 되면 사랑에 빠지는 덴 이골이 붙는다.’ 이런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소년들>을 관통하는 가장 큰 주제는 ‘사랑’이다. 파르크 콜레주의 원장 신부가 학교에 세운 규칙은 ‘많이 사랑하기, 많이 포옹하기, 많이 기도하기’일 정도이다. 원장 신부의 이런 가르침(?)을 떠받들기라도 하듯이 이 학교 학생들은 하나같이 선후배 커플을 이뤄 서로 열렬히 ‘사랑’한다. 그중에서도 이 작품 주인공인 ‘알방’과 ‘세르주’는 좀 더 특별하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들 것이다. 가톨릭 학교에서 학생 사이의 사랑을 장려한다고? 걱정하지 마시라. 학교에서 권장한 것은 서로의 ‘영적인 성장을 돕는 사랑’이다. 그러나 육체가 만개하고 성적으로 성숙해 가는 소년들은 이 사랑을 정신적인 것에만 한정하지 않고, 그들의 사랑은 뜻밖의 전개로 나아가는데…….



존 치버, <팔코너>

이 작품은 ‘페러것’이라는 한 남자가 ‘팔코너’ 교도소에 수감되면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형을 살인한 죄로 구속됐다. 감옥에 들어오기 전 직업은 ‘교수’였고 심한 마약중독자이다. F동 독방에 수감되는 페러것. 교도관의 말에 따르면 F동의 ‘F는 성교(fuck), 마약중독자(freak), 멍청이(fools), 동성애자(fruits), 초범(first-timers), 뚱뚱한 놈(fat asses), 망상(phantom), 뻔뻔함(funnies), 미친놈(fanatics), 저능아(feebies), 장물아비(fences), 등신(farts)의 머리글자’라고 한다. 이 분류대로라면 페러것은 마약중독자이자, 초범에 속할지 모르겠다.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동성애자. 이 소설이 좀 더 흥미로웠던 이유는 페러것에게서 존 치버의 모습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심한 알코올 중독자였으며, 결혼 생활을 유지했지만 평생 동성애 스캔들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실제로 동성 연인이 있었던 작가의 모습이 고스란히 페러것에게서 드러난다. 존 치버는 페러것을 통해 사변적인 소설로 그쳤을 수도 있을 이야기를 붕괴되어 가는 미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미시마 유키오, <가면의 고백>

미시마 유키오의 장편 데뷔작으로 동성에게 사랑을 느꼈던 그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특유의 유려한 필체로 담아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병약했던 주인공은 할머니의 과보호 아래 주로 소녀들과 어울리며 자란다. 다섯 살 때부터 육체적으로 활력 넘치는 소년이나 왕자를 동경하며, 그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공상하기를 즐긴다. 이 소년이 처음 사정을 경험하는 것도 그 대상이 여성이 아니다. 귀도 레니의 <성세바스티아누스>를 보며, 자신의 욕망의 본질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중학교에 진급한 그는 실제 대상을 욕망하게 되는데……. 스스로 성정체성을 고민하면서 이성애자의 가면을 쓰기도 하는 등 미시마 유키오의 연약하고 섬세한 시절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주나 반스, <나이트우드>

에즈라 파운드, 그레이엄 그린, 딜런 토머스 등 동시대 작가들로부터 찬사와 지지를 받은 ‘퀴어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 ‘소년의 몸을 지닌 소녀’ 같은 로빈 보트와 남편, 그녀를 갈망한 두 여자, 여장을 즐기는 한 남자의 사연이 펼쳐진다. 퀴어 담론으로 해석하기에 아주 풍부한 텍스트인데, 읽기 수월한 작품은 아니다. 일단 문장이 굉장히 길고 화려해서 쉽게 읽히지 않는다. ‘1880년 초, 하느님에게 선택받았으나 뭇사람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저 민족의 영속이 과연 권장할 일인지에 대한 근거 있는 의구심에도 아랑곳 않고, 강장한 기백과 군사적인 아름다움을 겸비한 빈 태생의 여성 헤트비히 폴크바인이, 캐노피가 달리고 휘장에는 합스부르크왕가의 갈래 진 나래가 박혔으며 공단 겉감에 폴크바인가家의 문장을 올 굵고 색 바랜 금사로 우뚝 뜬 깃털 침대보가 덮인 휘황한 선홍빛 침대에 몸을 누인 채 마흔다섯 나이에 초산으로 독자를 낳았으니, 이는 의생이 임부의 죽음을 내다본지 꼭 이레째 되는 날의 일이었다.’ 첫 시작부터 숨 가쁘다. 나도 실은 이 작품 아직 완독 못했다. -_-; 올해는 꼭 마쳐야지.


래드클리프 홀, <고독의 우물>

독서괭 님에게 읽어보시라고 추천한 책. 알라딘에서도 퀴어도서전을 하고 있던데, 이 작품이 그 리스트에서는 빠져서 약간 의아했다. 이 작품은 현대 영문학사 최초의 레즈비언 소설로 꼽힌다. 실제 남장을 하고 성소수자로 살았던 래드클리프 홀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출간 즉시 동성애를 다루었다는 이유로 금서 처분되었다. <수영장 도서관> 같은 적나라한 작품도 버젓이 읽히는 오늘날 보기엔 왜 금서 처분 받았는지 의아할 정도이지만, 여하튼 평생 남성으로 살기를 소망했던 한 여인과 어린 소녀 사이의 강렬하고 진지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단, 나는 이 작품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레즈비언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은 FTM 트랜스젠더가 아닐까 싶다. 사랑받지 못해 고독한 이의 슬픔을 참 절절히 표현한 작품.





윌리엄 S. 버로스, <퀴어>

내가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사실 나는 <퀴어>, <정키>, <네이키드 런치> 등 버로스 작품은 다 싫어한다), 퀴어 문학에서 알아두면 좋은 작품이라 골라봤다. 동성애에 대한 갈망이 노골적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이유로, 집필된 지 30년 만에야 세상에 드러난 윌리엄 버로스의 대표작으로 그 자신의 절절한 경험이 1940년대 음산한 멕시코시티를 무대로 그려진다.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와 함께 비트세대를 대표하는 문학으로 꼽히기에 두 작품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길 위에서>도 동성애 코드가 있기는 하다.  앨런 긴즈버그, 잭 케루악, 윌리엄 버로스 등 비트제너레이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영화 <킬 유어 달링>도 추천. 꽃미남 시절 ‘데인 드한’을 만날 수 있다.






마누엘 푸익, <거미여인의 키스>

소설뿐 아니라 영화, 뮤지컬, 연극 등 거의 모든 장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유명한 작품. 나는 동명의 영화만 봤는데 영화도 추천한다.. 동성애자인 몰리나는 반도덕 범죄자로 기소되어 복역 중인데, 그곳에서 감방 동료로 발렌틴을 만난다. 발렌틴은 혁명을 꿈꾸는 진보적 정치범이다. 그런데 진보적이라는 발렌틴이 처음 몰리나를 만나 그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상당히 반(反)진보적이다.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혐오하고, 그의 여성스러운 취향을 비웃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계속되는 대화 속에서 서로 이해하게 되고, 결국 이성애자였던 발렌틴이 게이인 몰리나를 사랑하게 된다. 독자는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해주던 비극적인 영화 이야기처럼 이 둘의 관계 또한 어쩐지 그렇게 되리라 예상할 수 있는데,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먹먹한 기분이 든다.







장 주네, <도둑 일기>

도둑 출신 작가 장 주네의 자전적 소설로, 이 작품은 장 주네가 절도죄로 수감된 교도소를 탈옥한 후 떠돌이 생활 동안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장 주네는 그저 도둑질만 한 게 아니라, 부랑자로 떠돌며 남창을 하기도 하는 등 밑바닥 삶을 전전했다. 주네는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의 치부를 폭로하는 동시에 ‘배반과 절도와 동성애’를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덕목으로 승화하고 있다. 읽은 지 꽤 오래 되어서 세부 내용은 기억이 거의 안 난다....;









앙드레 지드, <위폐범들>/<반도덕주의자> 또는 <배덕자>

<위폐범들>은 자신이 사생아임을 알고 집을 나온 청년 베르나르, 문학소년 올리비에, 지식인 에두아르, 이 세 인물을 둘러싼 수많은 인물들의 일화가 얽히고설킨 작품으로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앙드레 지드는 인습에 대한 반항, 동성애, 선과 악 문제 등의 주제를 다룬다. <반도덕주의자> 또는 <배덕자>는 알제리를 여행하며 동성애에 눈을 뜬 앙드레 지드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지드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주인공 ‘미셸’은 애정 없는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받은 유산으로 알제리, 이탈리아 등을 여행한다. 여행 도중 폐병에 걸려 피를 토한 미셸은 휴양지에 머물며 아내의 극진한 간호를 받는다. 서서히 건강을 회복한 그는 그곳에서 아내와는 다른, 어린 소년들에게 매혹되는데……. 출간 당시에도 비도적적인 내용이라는 이유로 대중의 외면을 받았지만 오늘날도 그 도덕적 논란은 분분할 것 같다.


글로리아 네일러, <브루스터플레이스의 여자들>

등장인물 가운데 레즈비언 커플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퀴어 문학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작품을 이 리스트에 추가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워낙 좋은 작품이라 여러 사람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올려본다. 1960년대 미국 북부 도시의 빈민가 ‘브루스터플레이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다양한 이유로 이 낡은 아파트에 살게 된 일곱 명의 흑인 여성들 삶을 다루고 있다. 작품에 나오는 여성들은 20대에서 60대,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 어머니와 딸,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등으로 다양하며, 그들을 중심으로 성차별, 인종차별 문제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그중 차별 받는 이들 사이에서조차 소외되는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는 말도 못할 정도로 절망적이다. 차별 속의 차별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랄까.







크리스타 빈슬로, <제복의 소녀>
<제복의 소녀>를 한두 페이지 넘기면 지은이 크리스타 빈슬로의 사진이 실려 있다. 까만 머리에 조용한 눈, 잔잔하지만 어쩐지 슬퍼 보이는 미소. 표정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복장이다. 그녀는 셔츠와 넥타이에 트위드 재킷을 입고 있다. 1888년에 태어나 1944년에 세상을 떠난 그녀이기에 그 당시 이런 차림새는 틀림없이 파격이었을 것이다. 크리스타 빈슬로는 20세기 초, 연극과 영화, 소설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하며, 레즈비언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 준 선구적 작가로 꼽힌다. <제복의 소녀>에는 그런 작가의 삶과 정체성이 투영되어 있다.








로제 마르탱 뒤 가르, <회색 노트>

10대 시절 내가 몸살을 앓을 만큼 좋아했던 작품, <회색노트>- 사실 이 작품은 로제 마르탱 뒤 가르의 대하 소설 <티보 가의 사람들> 첫 권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따로 출간되어 널리 읽히는 이유는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회색 노트>는 <티보가의 사람들>, 이 웅대한 대하소설의 시발점이자 일종의 성장 소설이다. 전형적인 부르주아 가문에서 태어나 억압적인 가톨릭 교리 속에 성장한 ‘자크’와 자유분방한 프로테스탄트 집안의 ‘다니엘’이 교류하면서 빚어내는 우정과 영혼의 교감이 주된 내용을 이룬다. 그런데 두 사람이 어찌나 절절하게 사랑하는지, 이 관계를 어찌 동성애라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물론 성장하는 두 소년의 한때의 이야기이기에 그 후 대하소설 <티보 가의 사람들>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회색노트>만큼은 내가 보기에 퀴어문학이 틀림없다.






E.M. 포스터, <모리스>

너무 많이 언급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니까 또 올려본다. 이 소설은 포스터의 자전적인 작품으로 동성애자였던 그의 삶이 담겨 있다. 신사의 나라 영국. 엄연한 계급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캠브리지의 평범한 대학생 모리스가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나, 매혹당하고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로, 모리스 및 그의 연인 ‘더럼’의 심리 묘사가 무척 섬세하게 그려진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감동적인 이유는 동성애자로서 포스터의 고뇌와 절망 등이 생생히 드러나 있다는 점에 있다. 그의 생애를 훑어보면, 포스터가 사랑했던 남자, 혹은 한때 연인이었던 남자들이 모두 결국 결혼이라는 제도권 안으로 귀착하는 데 반해, 포스터는 혼자 독신으로 늙어갔다. 그런 그의 생애가 소설과 겹쳐지면서 슬픔을 동반한 역설적인 감동을 준다.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싱글맨>

오랫동안 파트너로 지낸 연인을 잃은 한 중년 남자의 하루, 그 단 하루를 따라가면서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 고독과 상실, 남겨진 이의 쓸쓸함 등 삶의 온갖 단면을 그려냈다.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스스로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꼽았다는 <싱글 맨>- 이 작품의 슬픔이, 때로는 세상을 향한 분노가 진실로 가슴에 와 닿는 까닭은 ‘싱글 맨’ 조지가 이 작품을 쓴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분신, 아니 그 자신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셔우드는 조지가 자신의 모습은 아니라고, 조지 같은 인물을 정말 존경하지만 그처럼 기댈 곳이 없다면 자신은 자살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렇게 ‘조지’와 거리두기를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이셔우드 그 자신의 ‘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르조 바사니, <금테안경>

작품의 주인공은 페라라에 정착한 성공한 의사 ‘파디가티’다. 그는 직업에 어울리는 교양도 갖추었고 예술을 사랑한다. 페라라 시민들은 그런 그를 존경한다. 그 자신 또한 여유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간다. 또 다른 주인공인 ‘나’는 파디가티의 삶을 관찰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의 삶이, 그리고 ‘나’의 삶이 조금씩 어그러져 감을 느낀다. ‘그’는 알고 보니 동성애자였으며, ‘나’는 유대인이기 때문이다. 무솔리니가 이끄는 파시스트당이 득세하는 이탈리아에서, 그것도 히틀러와 손을 맞잡은 상황에서 한 사람은 동성애자로, 또 다른 한 사람은 유대인으로서 서로 마주하게 된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그들은 비슷한 처지에 연민을 느끼고 친구가 되는데, ‘다름’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 그 사회에서 그 둘이 나누는 우정은 쓸쓸하고도 서글프기 짝이 없다. 존경받던 의사에서 한 순간 가십 거리로 전락하고 마는 중년 남자, 이웃과 가족의 따스한 보살핌 아래 미래가 찬란했던 한 젊은이. 그 두 사람은 이탈리아 사회에서 영원히 국외자가 되고 만다. 이 이방인들의 애잔하면서도 쓸쓸한 우정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풍경과 대비되는 한없이 고독하고 서글픈 분위기가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



카슨 매컬러스, <슬픈 카페의 노래>

130장 남짓의 분량으로 짧다. 그러나 어떤 이야기보다 강렬하다. 아프고 슬프면서도 서정적이고 섬세하고 우아하다. 작품 속 사람들은 외롭고 고독하고 그로테스크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그 어떤 삶의 모습보다 가슴 깊이 남는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에서 두 벙어리 싱어와 안토나풀로스를 통해 소외받은 이들, 이른바 비정상인들의 꿈과 사랑과 아픔을 이야기했던 카슨 매컬러스는 <슬픈 카페의 노래>에서도 여전히 조금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른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어밀리어, 마빈 메이시, 라이먼. 그들 셋은 모두 결함 많은 존재다. 외모는 물론(마빈 메이시는 예외적으로 잘생기기는 했지만) 성격적으로도 결함투성이다. 매력적이지도 않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구석이 크게 있지도 않다. 그런데도 그들은 어떤 누군가의 마음에 커다란 폭풍을 불러오고, 그 폭풍으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변한다. 그 폭풍은 바로 ‘사랑’이다. 마빈 메이시가 왜 미스 어밀리어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어밀리어는 꼽추 라이먼을 왜 사랑하는지 <슬픈 카페의 노래>에서는 끝끝내 아무런 설명도 나오지 않는다. ‘대체 왜 이런 사람을 사랑하는 거지?’하는 질문이 종종 들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거나 해본 사람이라면 <슬픈 카페의 노래>에서 그려진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트루먼 카포티, <다른 목소리, 다른 방>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은 게이로서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았던 카포티의 자전적 고백으로도 읽힌다. 부모님의 이혼 후, 어머니와 살던 조엘. 그런데 갑자기 어머니와 사별하게 된 조엘은 이모 손에서 지내다 열세 번째 생일날 아버지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12년 만에 연락해 조엘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보내 살게 해달라는 편지에 소년은 이모를 떠나 아버지가 있는 남부 시골마을로 가게 된다. 그러나 그곳엔 아버지의 새 부인 에이미, 에이미의 사촌 랜돌프, 흑인 하인들만 있을 뿐 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주변의 것들에 의심을 품어가던 조엘은 어느 날 랜돌프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독특하고 매력적인 남부 고딕 성장소설로 이 작품의 매력은 랜돌프와 조엘의 관계를 지켜보는 데 있다.






아멜리 노통브, <사랑의 파괴>

주인공은 일곱 살 난 꼬마다. 베이징의 외인지구에서 살기 시작한 꼬마는 그곳의 각국에서 날아온 아이들과 공동의 적을 만들고 전쟁놀이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데 어느 날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눈부시게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 미친 듯이 사랑에 빠진다. 아멜리 노통브의 자전적 이야기로, 노통브가 저자 후기에서도 밝혔듯이 자신이 베이징에서 겪은 일을 한 치의 거짓 없이 쓴 것이라고 한다. 이 일곱 살, 여섯 살 소녀들의 사랑의 역학관계를 살펴보면 어떻게 하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 또 그와 반대로 잃을 수 있는지 등등 사랑에 관해 알고 싶고 정의내리고 싶던 모든 것이 들어있다. 자매품 <앙테크리스타>와 함께 읽어도 좋다. <앙테크리스타>에서는 10대 소녀가 주인공이다.






에밀리 M. 댄포스, <사라지지 않는 여름>

별 기대 없이 집어 들었는데 완전 홀딱 반했던 책이다. 10대 레즈비언 소녀의 성장담으로, 어느 날, 이성이 아닌 동성을 좋아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정체성을 깨달으며 고민하고 방황하고, 상처받고 그러면서 서서히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 찬란하게 그려진다. 물론 그 과정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어른들에게 동성애 성향을 들킨 주인공 ‘캐머런’은 가족의 손에 이끌려 기독교 캠프에 가게 되는데, 그곳에는 캐머런 말고도 그런 아이들이 이미 잔뜩 모여 있다. 이 기독교 캠프의 교사인 리디아는 세상에 동성애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동성애는 일명 동성애자 권리 운동가들이 주입한 신화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심지어 캐머런의 증상은 ‘동성매력 장애’라면서 이 장애를 캠프에서는 모두 고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그게 정말 가능할까?




필립 베송, <그만해 거짓말>/<이런 사랑>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작가의 성 정체성이 중요하지는 않다. 딱히 궁금하지도 않다. 그런데 때로는 그런 정보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필립 베송의 <그만해 거짓말>을 읽으면 왜 그의 작품들이 왜 그토록 경계에 선 사람들, 아니 경계 너머에 있는 이들의 삶을 쓸쓸히 그리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게이인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삼각관계를 그린 <이런 사랑>을 읽을 때만 하더라도 필립 베송 그 자신이 게이일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고 해야겠지. 그런데 필립 베송은 열일곱 소년들의 사랑을 그린 <그만해 거짓말>에서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토록 진솔하게. <그만해 거짓말>의 화자인 ‘나’는 명백히 필립 베송 그 자신이다. 그리고 그가 사랑한 ‘토마’는 ‘나’ 그러니까 필립 베송의 첫 사랑이다. 이 책을 펼치면 맨 앞에 ‘토마 앙드리외를 기억하며’라는 구절이 보인다. 작품이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토마’라는 이름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만해 거짓말>은 필립 베송이 자신의 눈부신, 그러나 너무나도 아팠을 첫사랑인 ‘토마’에게 바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앨런 홀링허스트, <아름다움의 선>/<수영장 도서관>

<아름다움의 선>은 2004년 맨부커상 수상작으로, 옥스퍼드를 졸업한 게이 ‘닉’의 눈을 통해 영국 상류사회의 위선과 허위, 가식을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1983년과 1986년, 1, 2부로 나뉜 이야기들이 너무 섬세하고 길게 이어지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세밀하게 그려진다. 무분별한 성적 난교와 상류층의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는 속물적 삶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묘사하는 일이 언제까지 계속 되는 걸까? 가끔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 모든 이야기들은 1987년, 3부를 위해 마련된 장치였음을 곧 알게 된다. 1,2부의 이야기들이 촘촘히 모아져서 3부에서 드디어 폭발하는데, 가히 탄성을 자아낼 정도. <수영장 도서관>은 빅토리아 시대 말기에 태어난 ‘찰스’라는 인물과 1950년대 후반 태생인 ‘윌리엄’이라는 인물의 삶을 겹쳐 보여주면서 1900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의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영국 사회의 소수자 문제를 다뤄나간다. 지나치게 노골적인 섹스 묘사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앨런 홀링허스트의 특징이자 장점이 그 세밀한 묘사에 있음을 이 두 작품을 읽다 보면 깨닫게 된다.



나는 문학이 그 어떤 사회/인문과학 책보다 사람의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고 생각한다. 위에 열거한 작품들의 공통점을 꼽아 보라면 대부분은 그 작가들의 경험과 삶이 담겨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중에는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고독하게 불행한 삶을 살다간 이도 있다. 현재는 얼마나 다를까? 앨런 홀링허스트의 <수영장 도서관>에서 그려지듯 어떤 면에서 보면 성소수자의 삶은 과거에 비해 자유로워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귀족 계급의 백인 남성조차 게이라는 이유로 린치를 당한다. 성적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차별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이 많은 문학 작품들은 그렇지 않음을 조용히 일깨워줄 것이다.



+추가 _ 다락방 님이 원하신 증거(?) 사진


사진을 찍으려고 정리하다 보니, 없는 책도 많다. 없는 책들의 속사정은 아래와 같다.

본가에 있는 책: <가면의 고백>,<거미여인의 키스>, <슬픈 카페의 노래>
갖고 있고 싶지 않아서 판 책: <퀴어> 
다 읽고 친구에게 줌 : <위폐범들>
빨리 읽고 좋은 가격에 알라딘에 판매 : <고독의 우물>, <제복의 소녀>, <사라지지 않는 여름>, <그만해 거짓말>, <아름다움의 선>


<회색 노트>는 내가 읽은 건 민음사 쏜살문고가 아니라, 아주 예전에 나온 문고판이었다... 그 책도 본가에 있는 듯. 아쉬운 대로 <티보 가의 사람들> 1권을 올렸는데, 여러분, <티보 가의 사람들>은 퀴어문학 아닙니다! 오해 마세요-


그나저나, <아름다움의 선>은 팔았으면서 <수영장 도서관> 갖고 있는 거 너무 웃기죠? ㅋㅋㅋㅋㅋ 이거 주말에 판매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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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7-09 00:28   좋아요 1 | URL
ㅎㅎㅎ 기대해보겠습니다. 감사!

건수하 2022-03-04 0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읽고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이름만 들었던 작가들의 책이 보여서 반갑네요. <회색 노트> 꼭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

잠자냥 2022-03-04 08:30   좋아요 1 | URL
네 <회색 노트>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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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의 고독 - 시간과 자연을 걷는 일에 대하여
토르비에른 에켈룬 지음, 김병순 옮김 / 싱긋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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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일상이다. 그렇기에 그 행위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그 일상의 행위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의미가 생기기도 한다. <두 발의 고독>의 저자 에켈룬 또한 걷는다는 행위에서 특별한 가치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그가 뇌전증을 앓기 전까지는……. 그러나 그는 뇌전증 진단으로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걷는다. 집 가까이를 산책하던 그의 발걸음은 점차 반경을 넓혀 남반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북반구 아이슬란드에 이르기까지, 도심에서 야생의 황야지대, 태양이 작열하는 스텝지역, 열대우림, 용암이 끓는 화산 꼭대기, 그 어렵다는 맹그로브밀림, 산등성이, 초원지대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한 곳을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걸으면서 그는 두 발이 선사하는 자유와 고독의 세계를 새로이 발견하고, ‘길’에서 남다른 의미를 깨닫는다.

나 또한 에켈룬처럼 걷기의 매력을 알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걷기를 싫어했다. 그러나 저자처럼 나 또한 어쩔 수 없는 필요성 때문에 걷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도 지적했듯이 걷기는 허리 통증을 줄여준다. 디스크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허리 디스크 때문에 걷기 시작했는데, 이제 걷기는 내 일상이다. 걷지 않는 날은 무기력하고 무언가 중요한 것을 빼먹은 듯하다. 회사에서도 점심을 먹고는 산책에 나선다. 동행은 없다. 혼자 그렇게 30분쯤 걷고 돌아오면 오전의 업무가 정리되고, 오후를 다시 보낼 기력이 되살아난다. 허리 통증이 가라앉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도심 걷기는 누군가로부터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활동이다. 에켈룬이 말했듯 ‘시내를 걸어 다니면서 가장 좋은 점은 주변으로부터 아무런 주목도 받지 않는 다는 것’이고 점심 내내 나는 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덕분에 그 짧은 걷기를 통해 육체와 정신적으로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다고 늘 같은 길을 걷지는 않는다. 어제는 저 길을 거닐었는데, 오늘은 이 길로 가볼까? 내일은 저쪽 길이 어떨까? 걷기 전에 궁리를 해본다. 궁리 없이 걷다가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한다. 도심인데도 이 길은 꽃이 흐드러져있고, 저 길은 소나무가 많으며 가을이면 또 어떤 길은 유독 나뭇잎이 노랗게 물든다. 운이 좋으면 사람이 뜸한, 그래서 분위기가 한결 좋은 카페를 발견하기도 한다. 비단 장소의 발견뿐만이 아니다. 걷다보면 생각에 잠기고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글이 쓰고 싶어진다. 그렇게 쓴 글에서 뜻밖의 사유의 흔적을 만나기도 한다. 주중의 도심 산책은 주말이면 집 근처 공원이나 집 뒤의 작은 산, 더 나아가 둘레길, 한강 주변 산책으로 확장된다. 에켈룬이 점차 더 넓은 세계로 자신의 발걸음을 옮긴 것과 마찬가지이다. 비록 나는 저차처럼 세계 곳곳에 내 발자국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나도 그러리라, 하는 꿈을 마음에 새겨본다.

걷다 보니 그처럼 좋아했던 자전거도 멀리 하고 있다. 에켈룬이 달리기보다 걷기를 좋아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걷기는 언제나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하며 어떤 일에도 서두르지 않는다’는 안온하고 느긋한 느낌을 선사한다. 속도 경쟁에 지친 현대인에게 느긋하게 홀로 걷기는 최상의 휴식이자 가장 좋은 치유임을 <두 발의 고독>은 알려준다. 어디 그뿐인가, 내가 걸었던 모든 길은 이미 앞서 누군가가 걸었던 길임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길들과 길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닌 행동이 모여 만들어진 것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길을 나서면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와야 하듯이, 떠남이 있으면 돌아옴이 있고, 출발이 있으면 도착이 있으며 시작과 끝,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와 탄생과 소멸로 이어지는 인간의 삶 그 자체를 돌아보게 한다. 위대한 탐험가는 늘 길을 잃었고, 잃음으로써 더 큰 발견을 했다는 저자의 말은 길 잃기의 가능성 자체가 닫혀버린 현대인에게 길 잃을 자유와 실패할 자유, 거기서 새로운 가능성을 꿈꿀 용기를 북돋워주기도 한다. 걷기를 예찬하는 책은 많다. 그러나 오롯이 두 발이 이끄는 고독과 자유의 기쁨을 이토록 매혹적이면서도 담담하게 써내려간 기록은 흔치 않다. 오늘은 또 어떤 길을 걸을까, 설렘으로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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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06 10: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걷기를 너무 좋아해서 여행지에 가면 무조건 어떻게든 걸으려고 하거든요. 그러다가 다리 아파서 숙소 돌아와 뻗어버리기도 하고 그러지만 말입니다.
안그래도 이 책 읽고 싶어 찜해두었는데 잠자냥 님 벌써 읽으셨네요.
저 족저근막염으로 걷지 말라 그랬는데 그래도 걷고 있어요. 대체 안걷고 어떻게 사나요?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 번 해보자, 의 심정으로 걷고 있습니다. (안돼!!)

걷는다는 그 행위 자체도 좋아하지만, 걸으면서 생각하는게 너무 좋아요. 저는 걸을 때 진짜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르거든요. 상황극도 걸을 때... 그리고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생각을 하려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다는 말인가? 시인이 되고 싶으면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

후훗.

저도 이 책 읽어볼게요!

2021-07-06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6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1-07-06 10:57   좋아요 4 | URL
여행 가고 싶어요. ㅠㅠ 휴 완전 낯선 거리를 너무나 걷고 싶은 요즘입니다.
걷다 보면 정말 생각이 술술 떠오르죠? 책 읽은 것 정리도 머리에서 더 잘 정리되고.
이 책 읽다 보면 노르웨이 같은 데서 사는 거 축복 같다는 생각 들어요.

족저근막염 얼른 나아야 할 텐데요. ㅠ_ㅠ

행복한책읽기 2021-07-06 10: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려고 찜해뒀는데. 잠자냥님 리뷰 보니 빨랑 읽고픕니다. 허나... ㅡㅡ

잠자냥 2021-07-06 10:54   좋아요 4 | URL
쌓였죠? ㅋ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7-06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딩동댕~~~ ㅋㅋㅋ

독서괭 2021-07-06 1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보니 걷고 싶어지네요~ 하지만 오늘 많이 덥군요^^; 전 요즘 격일로 아침달리기 하는데 넘 좋습니당 ㅎㅎ

잠자냥 2021-07-06 12:32   좋아요 3 | URL
우아 아침 달리기! 부지런하삼! 더운 날 저녁에 열심히 걷고 맥주 한 잔하면... 캬- ㅋㅋㅋㅋㅋ 그래서 배가 안 들어가요. ㅋㅋㅋ

mini74 2021-07-06 1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강아지덕에 산책이 늘었어요. 다른 강아지들과 인사도 나누고 ㅎㅎ 길 위에 강아지들의 삶도 있더라고요 *^^*

잠자냥 2021-07-06 17:22   좋아요 4 | URL
넴~ 강아지, 특히 큰 개 산책시키는 분들은 자연스레 걷는 일이 많아질 거 같더라고요! ㅎㅎ

붕붕툐툐 2021-07-06 2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도심 걷기가 왤케 부럽죠? 뭔가 분주한 강남대로에서 홀로 자유를 만끽하며 걷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그건 잠자냥님!!ㅋㅋㅋㅋㅋ
(직장도 집도 시골인 1인~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7-06 22:39   좋아요 2 | URL
툐툐 님이 저 발견할 일 없겠다요! ㅋㅋㅋ

붕붕툐툐 2021-07-06 22:47   좋아요 2 | URL
아~ 잘못 짚었네~ 시내면.... 명동인가? 종로? 을지로? 쳇!ㅠㅠㅠㅠ

잠자냥 2021-07-06 22:5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아니 툐툐 님이 집도 직장도 시골에 있다면서요! ㅋㅋㅋ

책에빠진나 2021-07-11 07: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어린이라는 세계’의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다음책 뭐 읽을까 하다가 잠자냥님 글보고 결정했습니다!

잠자냥 2021-07-11 10:4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마음에 드는 책이길 바라겠습니다!

오라오라 2021-07-11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읽었습니다. 걷기 다음은 스쿼트 추천드립니다. ^^ 스타팅 스트렝스라는 책 추천드립니다.

잠자냥 2021-07-11 22:41   좋아요 0 | URL
넵,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1-08-06 15: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잠자냥님 역시나 2관왕~ 축하드립니다. 잠자냥님 팬입니다(부끄)

잠자냥 2021-08-06 15:36   좋아요 3 | URL
하하하, 아 이 글이 뽑혔군요. 알 수 없는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 선정 세계. ㅎㅎㅎ 괭님이 전해주신 반가운 소식 휴가 중인 저에게 더 큰 기쁨~~!!

새파랑 2021-08-06 16:46   좋아요 2 | URL
팬 1명 추가 바랍니다.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1-08-06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초란공 2021-08-06 17: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2관왕~! 축하드립니다!

초딩 2021-08-06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축하드립니다~ 이달의 당선작~
 
브라스 꾸바스의 사후 회고록 창비세계문학 20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박원복 옮김 / 창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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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세상을 떠난 이가 회고록을 쓴다는 독특하고 자유로운 형식이 매우 인상 깊다. 평범한 것 같은데 또 잘 들여다보면 평범하지 않은 한 남자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웃음과 해학이 넘치는데 사실은 대단히 염세적인 이 주인공의 세계관 꽤 매력적이다.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해지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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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1년 상반기에 좋았던 책을 추릴 때가 왔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소설



1. 자우메 카브레, <나는 고백한다 1~3>
올해 상반기에 알라딘 서재에서 크게 인기를 끈 책이다. 작년 하반기에 출간되었는데, 사두고만 있다가 올해 읽었다. 작년에 읽었다면 아마도 2020년 올해의 책이 되었을 듯. 이 책은 일단 무지막지하게 재미있다. 장장 3권을 언제 읽었는지 모를 정도로 후딱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웬만한 책이 다 시시하게 느껴져서 한동안 독서 슬럼프에 빠졌더라는 후문. 스토리, 플롯, 형식, 주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작품이다. ‘비알’이라는 이름의 스토리오니 바이올린 한 대에 얽힌 시공을 초월한 ‘악’의 연대기인데, 사실 하나의 절절한 러브 스토리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올해가 아니어도 좋으니, 책 읽기 즐기는 분들은 죽기 전에는 꼭 읽으시라!




2. 윌리엄 트레버, <펠리시아의 여정>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인간사의 쓸쓸함을 노래해온 윌리엄 트레버가 ‘스릴러’로 찾아왔다. 트레버가 스릴러라니! 그의 작품을 그간 읽어온 분들은 출판사에서 괜히 하는 홍보 문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릴러 정말 맞다. 그것도 꽤 흥미진진한 스릴러. 때문에 이 작품도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런데 역시 트레버 작품이긴 하다. 주인공 펠리시아를 비롯해 그녀 삶에 끼어들어오는 문제의 그 남자까지 트레버는 연민 어린 시선을 놓지 못한다. 그래서 이 양반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꼭 7월 안으로 읽고 리뷰 쓰시라! (총 상금 50만원 리뷰대회 있음)




3. 아글라야 페터라니,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상반기에 정말 띄워주고 싶었던 책인데 조용히 묻혔다. 이 작품 정말 추천한다. 한 번 믿어보시라! 아글라야 페터라니, 이름도 생소하다. 루마니아 작가로 작품이 많지 않다. 이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것도 기적이라면 기적이랄까. 작가의 삶 자체가 소설 같다. 작가의 어머니는 루마니아 국립 서커스단의 곡예사, 아버지는 헝가리 출신 광대. 이 가족의 재능을 알아본 스위스 서커스 단장은 이들의 망명을 추진하고, 부모와 두 딸(작가와 작가의 언니)은 빈을 거쳐 스위스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 후 가족은 전 세계 서커스단의 초청을 받아 유럽 여러 도시와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을 여행한다. 그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책. 유랑 서커스단 이야기라고 하니 왠지 발랄할 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유랑인의 참혹한 삶이 시(詩)처럼 펼쳐진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작품 세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알라딘 실구매자 100자평 모두 별 다섯 기록 중인 드문 책)




4. 류드밀라 페트루솁스카야, <시간은 밤>
폴스타프 님의 ‘이 책들이 참 좋았습니다 2021-2’에서 1위...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가장 첫 번째로 꼽힌 책. 이 책도 진심 추천한다. 중편인 ‘시간을 밤’을 비롯해 아주 짧은 단편 열 두 개 등 모두 열 세편이 실려 있다. 여성 작가가 바라본 현대 러시아의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빅토리아 토카레바를 인상 깊게 읽은 분들이라면 이 작가 이름도 기억하자. 물론, 빅토리아 토카레바 작품은 키득키득 웃음을 주는 데 비해, 이이의 작품은 심각하고 우울하기 짝이 없어서 읽다 보면 보드카 마시고 콱 취해서 이 책을 읽어다는 사실조차 잊고 싶어질 지경. 남자들의 삶에 가려져 희생을 강요당하고 그러고도 악처 소리나 듣는 러시아 여성들. 그런 여성들의 참모습을 페트루솁스카야는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5. 버나딘 에바리스토,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나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어떤 분(다부장님)은 그렇지 않다고 해서 좀 취향을 타는 책인가 싶기도 하다. 열두 명의 여자들의 삶을 그리면서 오늘날 현대 사회가 지닌 거의 모든 문제, 인종, 성(性), 젠더, 계급 문제를 다루고 있다. 게다가 이 작품의 미덕은 젊은 세대뿐만이 아니라 처음에는 딸이었고 다음에는 아내이자 어머니였고 이제는 할머니면서 증조할머니, 또는 고조할머니가 된 여성들의 이야기도 한 사람의 ‘개인’으로 보여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들의 삶을 지켜보노라면 어느 지점에선가 아, 이건 내 이야기구나 하게 된다. 특히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마지막 ‘그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이 이야기가 결국은 인간 모두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6. 그레이엄 그린, <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이 스스로 자신의 최고 작품 중 하나라고 말한 <브라이턴 록> 하드보일드 범죄물 좋아하는 분들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레이엄 그린 작품이 대부분 그렇듯이 좀 아리까리하다. 무엇이 선(善)이고 무엇이 악(惡)인지 독자는 섣불리 판단 내리기가 어렵다. 게다가 범죄소설 분위기를 풍기기는 하는데, 범죄가 일어나고 그 범죄를 처단하기까지 속 시원한 결말을 바라는 독자에게는 사뭇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전개가 펼쳐지기도 한다. 살인 방식도 교묘히 은폐되고, 처벌 방식도 시원하지 않다. 아, 그래서 읽으란 말인가 아니란 말인가 답답할 터인데, 그레이엄 그린의 그 모호함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일독을.




7. 가즈오 이시구로,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는 오히려 이런 SF를 더 잘 쓰는 게 아닌가 싶기도. <나를 보내지 마>와 <클라라와 태양> 같은 작품이 나는 그의 <남아 있는 나날>처럼 리얼리티 계열 작품보다 좋다. 어떤 존재가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이들이 겪는 아픔이 크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때로 그 빈자리를 채우고자 또 다른 존재를 그 자리에 ‘대신’ 앉혀놓기도 한다. 그런데 만일 기술이 크게 발달해서, 잃어버린 존재를 똑같이 본떠 만든 AI가 그 존재를 대신한다면, 그건 그 존재일까 아닐까? 누군가를 생각하는 간절한 마음, 희망, 연민, 사랑,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마음’에 대해 질문하는 한편의 슬픈 동화 같은 이야기. 덧붙여, ‘등급이 좋은 옷’ 같은 표현을 꼬집으면서 번역이 이상하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종종 있던데, 클라라가 AI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본다면 역자가 오히려 고심했음을 알 수 있다.




8. 미시마 유키오, <봄눈>
진짜, 미시마 유키오 이 미친 인간, 미치도록 잘 쓴다. 인간은 싫은데 싫으면서도 작품은 계속 찾아 읽게 만드는 마력의 소유자. ‘풍요의 바다’ 4부작은 <봄눈>을 시작으로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天人五衰)>로 이어지는데 저마다 시대 배경과 공간을 달리하는 독립된 이야기로, <봄눈> 말미에 미시마 유키오는 “‘풍요의 바다’는 <하마마쓰 중납언 이야기>를 전거로 삼아 꿈과 전생을 다룬 이야기”라고 쓰고 있다. 이 4부작의 배경은 메이지 시대 말기부터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1970) 이후인 1975년까지를 그리고 있다. 작가 스스로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이야기한 대작. 문장의 아름다움만으로도 그냥 입이 쩍 벌어진다. 한국의 ‘영숙이’처럼 누군가가 베껴 쓰고 싶어 할 작가라고 인정.




9. 옌스 페테르 야콥센, <베르가모의 페스트>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옌스 페테르 야콥센을 반드시 읽으라 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책은 두 권입니다. 하나는 성경이고, 또 하나는 야콥센의 작품집입니다. 그를 읽으면 하나의 세계가, 세계가 지닌 행복과 부와 파악할 수 없는 위대함이 그대 머리 위로 떨어질 것입니다. 한동안 그 세계에 머물며 배우도록 하십시오. 무엇보다 그 책들을 사랑하십시오. 당신이 그에게 준 사랑이 어떠한 것이든, 그 사랑은 수천 배의 보답을 받을 것입니다.’- 야콥센이 작가로서 활동한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가 남긴 작품은 장편 두 편과 이 책에 실린 중단편 여섯 편을 비롯해 시 몇 편이 전부이다. 고작 여섯 편이지만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인간 심리에 대한 섬세하고 내밀한 묘사, 그리고 신(神)도, 운명도, 인습도 아닌 인간 그 자신의 주체적인 선택을 강조한 시대를 앞선 정신 등이 ‘옌스 페테르 야콥센’ 그의 이름을 깊이 되새기게 한다.




10. 앨리 스미스, <데어 벗 포 더>
이 책도 폴스타프 님의 ‘이 책들이 참 좋았습니다 2021-2’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여러 사람을 초대해서 파티를 열었는데 그 손님 중 한 남자가 당신의 집 어느 방에 들어가서 문을 걸어 잠그고 안 나간다면 어떻게 할 텐가? 이 작품은 그렇게 시작한다. 아이고야, 나 같으면 문 부숴버릴 거 같은데, 이 작품 속 인물들은 그렇게 못한다. 왜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독자를 편하게 두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소설로, 무엇을 상상해도 그 상상 밖으로 펼쳐진다. 플롯에 익숙한 독자를 당혹하게 만들면서 그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영리한 소설이기도. 이 작품으로 나는 이 작가, 앨리 스미스의 책을 더 읽기로 하고 구매해 놓은 상태이다.



+ 그리고 이 한 권!



* 나딘 고디머, <거짓의 날들>
절판된 것이 너무나 아까운 작품. 어디서 재출간 안하는지? <거짓의 날들>은 한마디로 한 여성의 아름다운 성장기. 나딘 고디머가 유일한 자전적 작품이라고 꼽은 이 작품의 주인공 ‘헬렌’은 고디머 그 자신이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0년대, 남아프리카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헬렌은 협소한 광산촌과 속물적이고 이기적인 부모의 세계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평범한 소녀이다. 백인의 특권은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서 헬렌은 그걸 특권이라고 느끼지도 못하고 자란다. 그러나 헬렌이 내내 이런 인식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성장 소설이라고 볼 수 없으리라. 헬렌은 그 이후 누군가를 좋아하거나(연애), 대학에 진학해 유대인, 흑인 등 다양한 인종에, 다양한 출신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고,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면서 인식의 변화를 겪고 남아프리카의 현실에 눈을 뜬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쓰인 아름답고 치열한 작품. 재출간되면 꼭 읽어들 보시라!


비소설




1. 티머시 스나이더, <피에 젖은 땅>
이 묵직한 책은 축소, 은폐되었거나 때로는 왜곡된 스탈린-히틀러의 2차 세계 대전의 진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데,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공포와 두려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 있다. 대부분의 역사에서 희생자는 대개 죽은 다음 숫자로 알려질 뿐이다. 그런데 스나이더는 희생자가 살아있던 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개별적인 삶을 부수적으로 다루는 숫자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것은 개인을 말살하는 것이라고, 정확한 숫자가 전부는 아니라고 그는 주장한다. 나치와 소련 체제는 희생자들을 그저 숫자로 바꿔버렸고 심지어 그들 중 일부는 단지 ‘추정치’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스나이더는 인간의 마음을 가진 우리로서는 그런 숫자들을 ‘사람’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히틀러와 스탈린은 ‘우리의 인간성마저 개조했다는 뜻’이 될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도 끝없이 이어지는 온갖 사건 사고 속에 희생자가 숫자로만 표기될 때의 문제도 과연 온당한지 되묻게 한다.




2. 토니 모리슨, <보이지 않는 잉크>
토니 모리슨의 여러 글들이 실려 있다. ‘에세이’라고 하면 어쩐지 가벼운 산문 위주일 것 같다. 나 또한 얼마쯤 그런 생각으로 책을 펼쳤는데 첫 장부터 조금 당황했다. 글도, 내용도 어투도, 주제도 하나 같이 모두 묵직하다.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이 든다. 소설가이자 영문학자, 편집자, 비평가로서 토니 모리슨의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에세이와 강연, 연설들이 묶여 있다. 그 주제도 다채로워서 문학은 물론 사회, 문화, 예술 문제에 이르기까지 날카로운 사유의 흔적이 펼쳐진다. 여러 글들이 인상 깊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토니 모리슨 작품의 창작 배경을 이해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어쩜 이렇게 지성미 철철인지! 토니 모리슨은 그런 사람이었기에 그런 빼어난 작품들을 남겼겠지.



3. 다니엘 슈라이버, <수전 손택-영혼과 매혹>
손택의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손택의 일대기를 중요 분기점에 따라 연대순으로 그리면서 손택이 되고자 했던 문학가이자 지식인으로서의 삶을 하나의 ‘프로젝트’로서 조명한다. 저자는 손택은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는 탐독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든 판타지로 구성된 새로운 정체성을 얻고, 평생 신조로 삼은 자기창조를 시작, 온갖 이상과 관심사, 품행과 야망을 아우르는 ‘수전 손택 프로젝트’에 자기의 열정을 쏟아 부었다고 본다. 평생을 문학과 예술, 지성을 좇는 데 바친 열정적인 한 여성의 삶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의 미덕은 손택의 장점도 단점도 독자가 다 아울러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아닐지.




4. 어슐러 K. 르 귄,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르 귄은 서평을 흥미롭고 부담스러운 글이라고 말한다. 르 귄이 생각하기에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글’이 서평으로서는 최고이지만, 그는 잘 쓰고 잘 맞는 악평도 귀하게 여긴다. 이렇게 설명하면 단순 서평 책인가 싶은데, 첫 번째 장은 읽기와 쓰기, 문학, 특히 SF장르에 관한 르 귄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은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책 읽기를 멈추지 못하는 책 환자들을 위한 다정한 위로이자 격려의 책이다. 책읽기만의 색다른 즐거움을 아는 이들, 그리고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해 오늘도 승냥이처럼 온라인 서점에 접속하고, 남들은 무슨 책을 읽나 살펴보고, 어떤 이들에게는 책보다도 더 재미없을 남들이 남긴 리뷰까지 읽어가며 책을 쓸어 담고 있는 이들, 그런 책 환자들을 위한 진심어린 격려의 책.




5. <마니에르 드 부아르> 2호
최근 4호에 속하는 <음모론의 유혹>이 출간되었다(나도 어제 집에 배송 도착!)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자매지이자 국제관계 전문 시사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창간한 잡지로, 지난해 9월 첫 호 <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이어 올해 초에는 2호인 <문학, 역사를 넘보다>를, 3월에는 3호 <뮤직, 사랑과 저항 사이>를 펴냈다. 나는 현재 3호까지 받아봤는데, 이 계간지 정말 추천하고 싶다. 특히 이 2호는 알라딘 서재의 문학 환자들에게는 고급 잡지를 읽는다는 기쁨을 크게 선사할 듯. ‘역사 앞에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아래 1부 침묵을 깬 작가정신, 2부 아름다운 불복종, 3부 본질을 기록한 활자들, 4부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로 구분해, 사회적 굴레와 불합리에 저항하면서 불멸의 문학을 일궈낸 작가들과 그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사르트르, 입센, 브레히트, 쿤데라, 카뮈, 루이 아라공, 레닌, 르 귄, 셰익스피어, 위고, 발자크, 괴테, 버나드 쇼, 보들레르, 조지 오웰, 마르케스 등 다루고 있는 작가의 면면도 참 화려하다. 특히 맨 마지막에 마르케스의 미출간 유작인 <월식의 밤>이 실려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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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01 09: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미 가지고 있는 책들이 여러권인데 그러고보니 다 잠자냥 님 리뷰 읽고 그렇게 된 것이었네요. 마지막에 마니에르 드 부아르 까지, 제가 사지 않았겠습니까? 사는 거에 있어서 속도가 너무 빨라 버리는 나란 사람.. 이젠 그러지 않겠습니다.

그나저나 저 [데어 벗 포 더]는 일전에 리뷰도 읽었던 것 같은데, 지금 다시 이 짧은 글로 만나니, 아오 왜이렇게 가슴이 답답할까요? 읽다가 스트레스 받지 않나요? 걱정스럽네요.

아무튼 이런 페이퍼를 제가 아주 좋아합니다.

잠자냥 2021-07-01 11:16   좋아요 9 | URL
ㅋㅋㅋ 다락방 님 이 페이퍼에 나온 책 중 여러 권 집에 있을 거예요. 사지 마세요. ㅋㅋㅋㅋㅋ
<데어 벗 포 더>는 답답한 면이 좀 있기는 해요. 왜 문을 안 부수고 들어가지 막 저는 그랬답니다. ㅋㅋㅋㅋㅋ 암튼 그런 면에서 호불호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이 작가 모르고 살긴 좀 아까운 작가 같습니다. ㅎㅎㅎㅎ

Falstaff 2021-07-01 10:08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와, 여러권 겹치네요! ㅋㅋㅋㅋ 저는 그냥 읽은 날짜 순서랍니다. <시간은 밤>이 최고는 아니었고요. 그나저나 여러권 겹치고, 여러권 읽을 책으로 꼽힌 걸 보니 기분 좋아요!!

문제는 <봄눈>인데, 이게 원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한 권으로 찍혀 있던 거였거든요. 그 자리를 <개구락지>가 차고 들어가고, <봄눈>은 미시마 유키오 작품 몇 권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만드는 모양인데, 아~씨, 미시마 유키오 한 권 빼고 여태 안 읽고 버티고 있었건만, 이제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입니다. 소싯적에 방바닥에 굴러다녔던 <금각사>를 발로 차고 다니다가 비 오는 날 먼지나게 얻어 터진 적이 있어서 그런가 영 정이 안 붙어요. 흑흑흑....

잠자냥 2021-07-01 10:38   좋아요 8 | URL
네, 폴스타프 님과 여러 권 겹치면 저도 왠지 으쓱으쓱 합니다. ㅎㅎ
저도 이 순서가 딱 최고의 순은 아닌데요, 앞에 1, 2, 3권까지는 거의 최고였다 순으로 꼽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이후로는 비슷비슷? ㅎㅎㅎ

<봄눈> 말씀은 저번에 <개구락지> 100자평 댓글에 달린 글 봤습니다.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ㅎㅎㅎ <봄눈>은 정말 미문입니다. 번역자도 애쓴 것 같고요. 전 아마 계속 그 시리즈 다 읽을 것 같습니다. 책 사놓고 중고로 팔지도 않았어요..; 나중에 시리즈가 모두 완간되면 다시 한 번 읽어볼 요량으로...

새파랑 2021-07-01 10: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읽은책 1권에 가지고 있지만 읽지않은 책 3권~!!
나머지는 대부분 신기하게도 보관함에 거의 다 있네요 ㅎㅎ
이렇게 저의 7월 구매목록 확정해 주시는 잠자냥님 감사 ^^

나는 고백한다 사놓기만 하고 읽기 시작해야하는데 ㅜㅜ 읽고싶은 책은 왜이리 많은지 😂
전 클라라와 태양 너무 좋아요. 누군가에게 책선물할 일이 있으면 하고 싶은 책
(그러나 그럴일은 없을거 같은 ㅋ)

잠자냥 2021-07-01 10:40   좋아요 5 | URL
ㅎㅎㅎ 읽을 책은 정말 산더미처럼 쌓여가죠? 저도 그래요. 근데 어제도 도서관 달려가서 또 잔뜩 쟁여왔지 뭡니까!
<클라라와 태양>은 말씀하신 것처럼 누군가에게 선물하기도 좋은 책 같아요. 부담없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라고 할까요.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7-01 10:2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대놓고 자꾸 추천하심 증말 난감. 님 덕에 비소 4번 읽고 뻑이 가지 않았겠습니까. 소 1,2번을 사놓지 않았겠습니까. 3번도 조만간 지를 것 같지 않겠습니까. 근데 비소설 5번도 고급잡지 라는 말로 유혹해 미쳐버리지 않겠습니까. 잠자냥님 땜에 잠을 못 이룰 판입니다. 잠을 줄여야 절반이라도 읽을 판^^;;;

잠자냥 2021-07-01 10:41   좋아요 5 | URL
비소 4번 읽으셨으면 또 르 귄 님 때문에 장바구니 터졌을 텐데요! ㅎㅎㅎㅎ 소 1,2,3은 정말 강추입니다. 아, 비소 5번도 특히 이 2호는 알라딘 책환자들이 엄청 좋아할 내용 많습니다. ㅎㅎㅎㅎㅎ

물감 2021-07-01 10:5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리뷰 이벤트를 포기했어요ㅋㅋ 저의 글은 출판사가 원하는 스타일과 많이 다르단걸 여러번 느꼈거든요ㅋㅋ상금을 위해 기존의 스타일을 버리기도 싫어서 그냥 이웃님들 리뷰읽기에 만족하며 삽니다ㅋㅋ

잠자냥 2021-07-01 10:53   좋아요 6 | URL
하하하하. 아무래도 출판사는 홍보+칭찬을 원하겠지요. 그런데 물감님은 칭찬할 게 없으면 정말 솔직하게 또 까시니까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물감 님 리뷰를 또 여러분이 신뢰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블랙겟타 2021-07-01 11: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시마 유키오라면.. 저에겐 여지껏 할복자살로 기억되는 미친(!)천황주의자로 기억되는데요;; 문인인 건 알고 있었지만 필력이 대단했었나보네요.

잠자냥 2021-07-01 11:11   좋아요 6 | URL
네, 작가의 생애를 봤을 땐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특히 한국인이라면 더더욱)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작가의 작품을 계속 읽게 만드는 미친 필력의 소유자입니다. 오죽하면 한국의 신 모 작가도 표절을 했겠습니까.

로제트50 2021-07-01 11: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클라라와 태양> <아이는 왜...> 재밌게 읽었어요^^
주변에 소개해주고 싶을 만큼요~
몇몇 책들도 눈에 띄는군요. 잠자냥님 덕분에 새로 알게될 작가도 있어, 기대됩니다~
감사해요~~^^

잠자냥 2021-07-01 11:35   좋아요 5 | URL
와~ <아이는...> 읽으셨군요! 반가워요! *덥석* ㅎㅎㅎ
재미난 책 더 발견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blanca 2021-07-01 11: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브라이턴록> 너무 좋았어요. 잠자냥님 소개로 읽게 된 것 같아요. <봄눈>은 문장이 정말. 이건 그냥 타고나야 하는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경이롭더라고요. 읽으면서 이 인간은 대체 어떻게 이런 거지? 어떻게 이런 문장이. 계속 감탄하며 읽었어요. <펠리시아의 여정>은 호불호가 있는 것 같아요. 한번 시도해 볼까요, 리뷰 대회를 빙자로.

잠자냥 2021-07-01 11:48   좋아요 4 | URL
<브라이턴 록> 마음에 드셨다니 기쁩니다! ㅎㅎ <봄눈>은 정말 대단하죠. 일본어로 읽으면 어떨까 싶어지는 지경이에요. 그래도 번역자도 꽤 애쓴 것 같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도 소름 돋는 묘사가 정말 많습니다. 휴... 한숨이 나올 지경.
<펠리시아의 여정>호불호가 있군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저는 블랑카 님은 이 작품에 반하는 쪽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1-07-01 11:4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덕분에 매번 제가 모르는 좋은 책 알게되고 읽게 되는것 같아요^^
감사해요^^
먼저 소개해주신 ‘펠리시아의 여정‘ 잘 읽었어요. 그 한 책으로는 트레버 작가에 대해 잘 모르겠기에 기회되면 다른 작품도 읽을 예정이예요^^
후반기도 기대합니다♡♡

잠자냥 2021-07-01 11:51   좋아요 5 | URL
네, <펠리시아>는 작가에게도 조금 특이한 시도(스릴러?)였던 것 같아요. 윌리엄 트레버를 좀 더 알고 싶으시다면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트레버 시리즈 천천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 2021-07-01 12: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책을 좋아하고 또 좋아하는 책을 골라서 읽고 또 읽게 되겠지만 잠자냥님 뽑아주신 책에서 읽은 책 두 권 발견하고 기뻐하는 나는 누구입니까?
도대체 별천지 여기는 어디입니까? ㅎㅎㅎㅎㅎㅎ

잠자냥 2021-07-01 14:3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이 별천지는 단발머리 님 옆 서재! ㅋㅋㅋ

coolcat329 2021-07-01 12: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권 읽고 6권 가지고 있습니다. 😅
오래 살아야할텐데...ㅠㅠ
지금 책 그만 사야하는데 이런 페이퍼보면 조바심이 생기니 끊어야하나 싶은데 개미지옥이라 ㅠㅠ

잠자냥 2021-07-01 14:31   좋아요 5 | URL
ㅋㅋㅋ 오래 살아야 할 텐데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정말 저도 그만 사야 하는데;; 또 장바구니에 그만...

유부만두 2021-07-01 13: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은 나딘 고디머 빼고 다 있어요. ㅋ
읽은 건 에바리스토 한 권이네요. ^^

잠자냥 2021-07-01 14:31   좋아요 3 | URL
오, 유부만두 님 보관함만 터졌던 게 아니라 ㅋㅋㅋㅋ 장바구니 정말 충실하게 비우셨군요! ㅋㅋㅋㅋ
자, 이제 하나씩 뽀개기 하는 겁니다!

붕붕툐툐 2021-07-01 17:1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혹시 영업하십니까? 영업하시면 대박일 거 같은데~
어쩜 이렇게 다 읽고 싶게 글을 쓰셨을까요~

잠자냥 2021-07-01 17:48   좋아요 4 | URL
제가 또 사람 만나고 다니는 건 안 좋아해서;; ㅋㅋ 그것이 한계입니다- ㅎㅎㅎㅎ

북극곰 2021-07-02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상반기에 정말 띄워주고 싶었던 책인데 조용히 묻혔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작품 세계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에 끌려서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를 담아갑니다.
잠자냥 님과 폴스타프 님 덕분에 읽은 <나는 고백한다>완전 최고입니다! ㅠ..ㅠ

잠자냥 2021-07-02 09:18   좋아요 2 | URL
<나는 고백한다> 읽으셨군요! 정말 대단한 작품이죠?! 와, 정말 그 작품은 널리 알려야 합니다. ㅎㅎㅎㅎ
<아이는 왜 폴렌타...>도 북극곰 님의 마음에 들기를 바라겠습니다. ㅎㅎ

mini74 2021-07-02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겹치는 책 보면서 혼자 좋아서 웃는 중. 그러면서 안 읽은 책은 또 주섬주섬.*^^*시간은 밤 꼭 읽고 싶네요 ㅎㅎ

잠자냥 2021-07-02 15:15   좋아요 2 | URL
<시간은 밤> 읽으실 땐 보드카 따라놓고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02 2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후아 소설 1,2와 비소설 2는 있고, 나머지는 보관함에 담으려하니 이미 담겨 있다고 하네요? ㅋㅋㅋ 잠자냥님 진짜 영업 잘 하십니다.. 무섭습니다..

잠자냥 2021-07-02 23:4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비대면 영업달인입니까 ㅋㅋㅋㅋ

rodman52 2021-07-17 0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우, 이 리스트들을 어디 적어 놓아야 할텐데. 영업이어도 아니어도 잠자냥님에게도 나에게도 멋진 리스트들입니다. 아직 추천 리스트들 소개글도 다 못읽었어요. 토니 모리슨과 수잔 손택이야기부터 볼까나.....쌩큐.

잠자냥 2021-07-17 10:24   좋아요 1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재미난 책 발견하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얄라알라 2021-08-06 15: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잠자냥님^^

잠자냥 2021-08-06 15:32   좋아요 1 | URL
알라딘이 요즘 이달의 당선작을 일찍 발표하네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1-08-06 15: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이달의 페이퍼로 잠자냥님의 퀴어문학 리스트가 당선될 거라 예상한다고 했더니 된다면 그 영광을 저에게 돌려주실 거라 하셨는데, 그걸 제치고 이 페이퍼가 당선되었군요. 아니 한달동안 훌륭한 페이퍼를 왜이리 많이 쓰시는 거예요 ㅋㅋ 농담이고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1-08-06 15:31   좋아요 1 | URL
아니, 이게 됐군요?! 저도 내심 퀴어 문학이 되면 좋겠다 했는데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퀴어 문학 읽고 좀 자신의 편견을 깨뜨리길 바라는 마음에… ㅎㅎ 암튼 그렇습니다요.

독서괭 2021-08-06 15:33   좋아요 2 | URL
뽑는 분도 고민하셨을 거예요 ㅎㅎ

얄라알라 2021-08-06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발 뒷북이지만 잠자냥님께서 극찬하신 작품들 찜 버튼을 다 누릅니다용^^ 다시금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1-08-06 15:34   좋아요 1 | URL
ㅎㅎ 마음에 드는 책 발견하시길 바랄게요!

새파랑 2021-08-06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이달의 당선 단골손님 잠자냥님 완축드려요. 이런 엄청난 페이퍼 써보는게 꿈입니다 😆

잠자냥 2021-08-06 17:00   좋아요 3 | URL
아이고 엄청나긴요! ㅎㅎ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8-06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mini74 2021-08-06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축하축하 ~~ 또 책 사시겠죠 다들 ㅎㅎㅎ ~~

초딩 2021-08-06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이달의 당선 페이퍼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1-08-06 19:3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피에 젖은 땅 - 스탈린과 히틀러 사이의 유럽 걸작 논픽션 22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함규진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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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묵직한 책은 히틀러에 비해 축소, 은폐된 스탈린의 범죄를 낱낱이 폭로하면서도, 희생자들을 그저 숫자로 기억하는 것이 아닌, 한 사람으로 인지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인간을 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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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6-30 15: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옳소!!! 잠자냥님 혹시 재독하신 거예요? 😳

잠자냥 2021-06-30 15:25   좋아요 5 | URL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을 믿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0자평 대회하기에 예전에 쓴 것 수정했어요. 미미 님도 도전하세요.

청아 2021-06-30 15:27   좋아요 5 | URL
아앗ㅋㅋㅋㅋㅋ그랬군요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3 11: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 드립니다~^^

그레이스 2021-08-13 1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100자평 탁월하시네요.

mini74 2021-08-13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