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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고
어제 미니 님의 페이퍼 ‘제일 처음 굴을 먹은 사람은 누구일까?’를 읽고 미니 님을 비롯해 그 글에 달린 여러 댓글을 살펴보니 많은 이들이 회라는 음식을 사회인이 되어 직장 회식 자리에서 처음 접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가 회를 처음 알게 된 사연이 문득 떠오른다. 나는 열두 살, 그러니까 초등학교 5학년 때 회라는 음식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어느 날이었나 방 안에서 뒹굴거리며 책을 읽던 내게, 엄마가 문득 “너 오늘 엄마랑 어디 좀 갈래?”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무렵 엄마는 종종 나를 시장에 데리고 가서는 장을 보며 순대나 어묵 꼬치 같은 것을 사주곤 했던 터라, 그날도 그런가 보다 하고 신이 나서 엄마를 따라나섰다. 손을 잡았던가? 나도 그렇지만 엄마는 다정다감한 성격은 아니라서 아마도 손을 잡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 엄마는 시장과는 정반대쪽으로 걸음을 바삐 옮기더니, 어느 허름한 가게 안으로 앞장서서 들어갔다. 가게의 낡은 간판에는 실내포장마차라고 써 있었고, 가게 안에는 남루한 테이블 몇 개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한 서너 시쯤이었나, 손님이라고는 아무도 없었다. 엄마는 메뉴판이랄 것도 없이 벽에 쓰인 이런저런 글자를 보더니 아나고 한 접시랑 소주 한 병을 달라고 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말이 없었던 나는 엄마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볼 뿐,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주인아주머니가 하얗고 잘게 부스러진 살점들이 빼곡하게 올라간 흰 접시와 소주 한 병, 그리고 새빨간 초고추장을 탁자로 가져다주셨다. 나는 그때쯤엔 오늘 엄마가 맛있는 것을 사주기는 글렀구나 싶어 조금 부아가 났던 것도 같다. 그런데 엄마는 아주 신이 난 표정이었다. “너 이게 뭔 줄 알아? 이게 회라는 거야.” 하더니 아나고를 푸짐하게 떠서 초고추장에 푹 찍어서는 입으로 가져간다. 그렇게 아나고를 먹고는 혼자 소주를 따라서 벌컥벌컥 마시는 게 아닌가. 어린 마음에도 이렇게 대낮부터 엄마가 술을 먹는 모습을 누가 보면 안 될 텐데 조바심이 났다. 엄마는 너도 먹어봐 하면서 내 입속에 초고추장을 찍은 아나고 한 숟가락을 들이밀었다. 날 생선을 먹는다는 게 꺼려져서 조금 저어했지만 입속에 넣은 아나고는 오도독오도독 쫄깃했다. “맛있지? 쫄깃하지? 엄마는 회를 정말 좋아해.” 그러면서 엄마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랬다. 엄마는 회를 좋아했다. 강원도 횡성, 산골에서 나고 자랐는데도 엄마는 회를 좋아했다. 엄마의 어린 시절은 유복했고, 그 부유한 환경에서 편히 자랄 수 있게 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외할아버지였다. 외할아버지는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들을 좋아하셔서 횡성 그 산골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강릉까지 넘어가서는 싱싱한 횟감이며 생선을 사들고 집에 돌아오곤 하셨단다. 그래서 엄마는 그 어린 시절 횡성에 살면서도 회 맛을 알았고, 그때 그 시절, 그 산골에서도 도시락 반찬으로 생선구이를 싸가곤 했다고, 그렇게 열두 살의 나를 앉혀두고 행복에 잠긴 얼굴로 넋두리를 시작했다. 그런데 외할아버지는 너무나 일찍 돌아가셨다. 엄마의 불행은 어쩌면 그때부터 시작한 것 같기도 하다. 그 당시 우리 집은 할아버지, 할머니, 그러니까 엄마에게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되는 분들을 모시고 살았고, 아빠는 회는커녕 생선구이나 조림도 싫어하는, 엄마의 말을 빌리자면 ‘촌놈 중의 촌놈’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니 우리 집에서는 회는커녕 반찬으로도 비린내 나는 생선은 거의 먹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빠가 엄마를 몰래 불러내 회 한 접시 사줄 아량이 있는 남자였느냐 하면, 그러기는커녕, 그 오후 엄마가 홀로 소주 잔을 벌컥벌컥 들이키게 만든 장본인이었다. 열두 살 나의 눈에도 내 엄마와 아빠는 서로 결코 만나지 말았어야 할, 불행한 부부였다. 엄마는 얼마나 회가 먹고 싶었던 것일까, 엄마는 얼마나 속상했으면 어린 나를 앞에 앉히고 소주를 마시는 걸까. 그날 엄마는 아나고 몇 점에 행복해 보이면서도 소주 몇 잔에 슬퍼보였다.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돌아가신 지 오래 전이고, 엄마의 인생 절반 가까이를 불행으로 이끌었던 아빠도 이제는 우리 곁에 없다. 그리고 나와 내 자매들은 어느덧 자라 스스로 번 돈으로 엄마에게 마음껏 비싼 회를 사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때부터였나? 엄마 생일이거나, 어버이날이거나, 아무튼 가족 기념일이면 우리는 늘 회를 먹는다. 엄마하고 소주잔도 마음껏 기울인다. 회와 소주를 마음껏 먹으며 엄마는 그 옛날처럼 횡성 살면서도 늘 회를 먹고, 생선으로 도시락 반찬을 싸 가던 자신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우리는 아, 그만해 벌써 100번째야! 하면서도 그런 엄마를 말리지 않는다. 언젠가 그렇게 엄마와 회를 먹던 날, 나는 엄마에게 열두 살 그때 일을 꺼내 물은 적이 있다. “아나고가 정말 맛있었어?” 엄마는 “쫄깃해서 맛있기는 하지….” 말끝을 흐린다. 그즈음 나는 아나고가 다른 회에 비하면 아주 저렴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이제 아나고를 먹지 않는다. 그때 엄마는 소주 한 병과 아나고 회 한 접시를 먹기 위해 장을 볼 때마다 얼마나 한푼 두푼 돈을 아꼈을까. 회를 먹을 때면 나는 나도 모르게 그때 그 아나고를 떠올리게 된다. 내게 회는 엄마의 쓸쓸함이라면 엄마에게 회는 유복한 유년시절, 한없는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그리고 과메기
과메기에도 남다른 추억이 있다. 이제는 계절마다 포항 구룡포에 주문해서 먹는, 내가 몹시 사랑하는 계절 음식 중 하나인 과메기- 그런데 과메기에 관한 기억도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다. 이십대가 끝날 즈음 헤어진 사람이 있다. 여전히 좋아하고 사랑하는데도 헤어질 수밖에 없던 사람이라 미련이 많이 남았었다. 그래서 그랬던가, 헤어지고 몇 달 지나지 않아 그 사람 회사 앞에 무작정 찾아갔다. 그 사람은 그때 집에서 소개해준 사람을 억지로 만나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그러면서도 그 새로운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아 괴롭던 차에 내가 나타났으니 놀라움 반, 반가움 반이었으리라. 그는 우리 사이에 큰 변화는 없었던 것처럼,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처럼 말했다. “내가 요즘 아주 신기한 음식을 알았는데, 그거 사줄까?” 그러면서 끌고 간 곳은 어느 빌딩 1층에 자리한 큰 음식점이었다. 그 사람은 과메기랑 소주를 달라고 했다. 소주는 잘 마시지도 못하는 사람이 뭔 소주람, 과메기는 또 뭐람 싶었는데, 이윽고 가게 아주머니가 한상 푸짐히 차려주신다.

아, 바로 이거구나. 나는 눈앞에 놓인 과메기를 보고서야 몇 해 전 내가 이 과메기를 먹어보긴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원에서 만난 사람들과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가지다가, 3차였나? 어느 한 사람의 제안으로 가회동 한 허름한 술집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그 사람이 과메기를 주문했던 것이다. 그다지 호감가지 않는 모양새에, 생선을 좋아하면서도 도무지 극복하기 어려운 비릿함에 그때 나는 과메기에는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 “나도 과메기 알아.” 퉁명스럽게 말하니 그 사람은 조금 풀이 죽는다. 비린 건 먹지도 않는 사람이 이건 어떻게 알아서 먹는대? 그 또한 얼마 전 회식 자리에서 과메기를 처음 먹었는데 이상하게 맛있어서 내 생각이 났다는 거였다. 꼭 한번은 사주고 싶었다고…. 헤어졌는데 어떻게 사주냐? 하니, “그러게, 근데 이렇게 사 주네…” 하면서 그 사람이 과메기 쌈을 싸서 내 입에 넣어주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눈물 때문인지 과메기는 더 비렸다. 그날을 끝으로 그 사람은 더 보지 않았다. 그는 얼마 뒤 결혼했다.

그 후로 한동안 과메기는 잊고 지냈다. 과메기 따위. 그러다 어느 날 친구들이 한남동에 과메기 정말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그 집을 찾아가는 바람에 기억 속에 파묻혔던 과메기가 되살아났다. 그날도 과메기를 먹으면서 그 사람을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때는 내 곁에도 다른 사람이 생겼는데, 과메기를 보니 그 사람과 그날이 자연히 떠올랐다.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 맛을 알려주고 싶어져서 과메기를 포장해 애인 집에 갔다. 지금도 여전히 내 옆을 지키는 이 사람도 예전에는 비린 걸 잘 못 먹었다. 그날 내가 사 간 과메기도 내 성의를 생각해서 열심히 먹어주긴 했지만 몇 점 먹지 못하고 “와, 나는 이게 한계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는 어느덧 계절마다 나보다 더 먼저 과메기를 찾는 사람이 되었다. 언젠가 그가 과메기를 앞에 두고 물었다. “난 너 덕분에 과메기를 알았는데, 넌 이거 언제 처음 먹어봤어?” 내 머릿속엔 자동적으로 그 옛날 그 사람과 함께 먹었던 순간이 떠오른다. 눈물 때문인지 더 비릿하게 느껴지던 그 과메기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말한다. “아, 예전에 대학원 사람들하고 가회동인가 거기 과메기 잘한다고 누가 데려간 적 있거든.” 나는 아마도 앞으로도 과메기를 볼 때면 눈물 젖은 그때 그 과메기를 떠올리겠지만, 지금 이 사람에게 그걸 말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도 그런 음식 하나쯤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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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2-09 12: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흐흑...어쩜 글을 이렇게 잘 쓰시나요...
아나고..저는 얘를 가락시장에서 처음 만났네요. 길다란 쇠꼬챙이에 아나고 머리를 꿰어놓고 회 치는 모습과 그 꼬챙이에 아나고 머리가 차곡차곡 꿰어있는 광경이 어린 나이에 충격이었어요. 그리고 나중에 그 징그럽던 아나고 회를 맛보곤 맛있어서 깜놀했지만 그 이미지가 떠올라 잘 먹진 않습니다.
과메기는 저도 처음엔 비려서 꺼리다가 이젠 철되면 먹고 싶은 음식이에요. 참 이상한 현상이에요. 비려서 싫었는데 시간 지나면 먹고 싶어지는게...

그래도 지금 어머니가 맘껏 회도 드시고 속 이야기 할 따님들도 있으니 행복해 보이세요.

잠자냥 2022-02-09 14:04   좋아요 6 | URL
아니, 아나고를 그렇게 잡는군요! ㅠㅠ
앞으로 아나고 생각하면 더 아련해질 거 같은.... ㅋㅋㅋ
과메기는 딱 어느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 ㅎㅎ

네, 울 엄마의 노년은 꽤 괜찮은 거 같습니다. (아닌가? ㅋㅋㅋㅋ)

미미 2022-02-09 1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글을 읽으니 저도 첫 회는 엄마가 사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멍게와 해삼이었는데 저는 시장 가운데 있는 포차에서 먹었거든요. 생긴게 무서워서 고민하다가 초장에 찍어먹고 신세계가 열린ㅋㅋㅋㅋ어머님이 딸들과 먹은 회. 옛날 이야기까지 곱씹으며 얼마나 맛나셨을까요^^*

잠자냥 2022-02-09 14:06   좋아요 2 | URL
멍게와 해삼! 더불어 미더덕! 바다 내음 물씬 삼총사! ㅎㅎㅎ
저희 엄마가 회 먹을 때 즐겨 씹는 안주는 또 하나 있습니다. 아빠 이야기 ㅋㅋㅋㅋ

독서괭 2022-02-09 14: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회 이야기로 이렇게 멋진 수필을 한편 쓰시다니.. 어머님의 아나고 이야기도 전/현 애인과의 과메기 이야기도 달콤쌉쌀하고 넘 좋습니다. 저는 회에 대해 별다른 추억이 없네요. 아.. 하나 생각났다. 회 안주로 소맥 먹었다가 왕창 토했던..;;;;

잠자냥 2022-02-09 14:07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ㅋ 아니 괭님, 제가 회 먹을 때 새로운 기억 안겨주려고 작정하신 거예요? 회 먹고 왕창 토한 거 강렬합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2-09 14:11   좋아요 6 | URL
죄송합니다 이 아름다운 글에 더러운 댓글을ㅠㅠ;;;;

공쟝쟝 2022-02-09 14: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회보다 고기가 더 비싼(?) 시절을 살았던 바다 가스나는 이 글을 읽고 흐뭇하게 미소짓습니다. 아나고의 추억..*
어린시절 매운탕과 선어회는 정말 자주올라오는 메뉴였지만 (어려서 맛을 몰랐고요) 과메기는 저도 서울와서 처음 먹어봤어요. 뭐랄까 ㅂ린것에 내성이 이미 강했지만 그런 제게도 하드한 비림이었던 과메기…! 그러나 술과 함께 먹고 마시자마자 술이 아주 잘 받아서 저는 과메기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과메기 먹구 싶다!!!

잠자냥 2022-02-09 14:49   좋아요 4 | URL
ㅋㅋㅋ 울 엄마가 굉장히 부러워할 가스나다~
울 엄마가 여수 놀러 갔다고 하면 그 뭐더라 꼭 그걸 부탁하더라고요? 서대, 박대 사오라고 ㅋㅋ
과메기 정말 소주랑 환상 궁합이죠? 담날 아침 피부도 맨질맨질~ ㅎㅎㅎ
과메기 이제 2월이면 끝물~ 11월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공쟝쟝 2022-02-09 14:52   좋아요 4 | URL
서대회 아아 쩔죠! 저 금의환향, 낙향하면 초대할게요! 풀코스로 다 맥여드릴게요! 그때까지 영생하자요!!!!

잠자냥 2022-02-09 15:22   좋아요 3 | URL
와와- 정말 영생해야겠따! 버킷리스트로 쟝쟝이랑 서대회 먹기!

햇살과함께 2022-02-09 14: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밤에 과메기 먹었는데^^ 이런 반가운 글이! 설연휴에 언니가 올라올 때 부탁해서 사온거 냉동했다가 어제 둘째가 먹고 싶다고 해서 9시에 또 맥주사러 랄랄라~ 둘째 녀석이 어찌나 잘 먹던지, 술도 없이 그 느끼한 걸! 저는 고등학교 때 첨 먹을 때는 느끼해서 한 점도 못먹었는데 대학와서 술이랑 먹으니 그 맛을 알겠더라구요 ㅎㅎ 아나고와 오징어회는 집에서 자주 먹던 저녁반찬 수준? 잠자냥님 글 보니 초장 듬뿍 발라 아나고회 먹고 싶네요 ㅎㅎ

잠자냥 2022-02-09 15:23   좋아요 3 | URL
전 1월을 마지막으로 일단 올 겨울 과메기는 끝...을 맺었는데 이런 염장 댓글을?!
게다가 아나고를 저녁 반찬 수준으로 드시다니요. 이런 부러운 분! 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2-02-09 16:41   좋아요 2 | URL
ㅋㅋㅋ 전 이번 겨울 첫 과메기 였어요 이젠 아나고나 오징어회도 집에 가야 먹을 수 있어서 1년에 1-2번? 밖에 못먹어요:;;;

다락방 2022-02-09 14: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글 너무 좋다 진짜 너무 좋네요. 아나고도 과메기도 좋다. 아니 아나고랑 과메기를 제가 좋아한다는 건 아니고요 각각의 사연과 풀어놓는 이야기가 좋다고요. 너무 좋으네요.
저는 회라는 존재를 안 건 국민학교 시절이긴 한데요, 그 때 아빠가 낚시 갔다 생선 잡아오면 옆집 아저씨가 회를 뜨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때부터 그냥 보기도 싫어서 먹어본 적도 없었어요. 그렇지만 다 커서 어른이 되어 회식을 하다보니 안 먹을 수가 없는.. 산낙지도 회사 다니면서 처음 먹게된 겁니다... 인생..

그건그렇고,
저는 잠자냥 님의 어머니와 어린 잠자냥 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몇해전(십년은 안된것 같아요)에 아웃백에서 만난 내 또래 여성분이 생각나네요. 저보다 몇살 더 많아 보이는 분이셨는데, 어린 아들(초등저학년으로 보였어요)과 둘이 와서 제 옆테이블에 자리 잡고 음식을 주문하더니 와인을 한 병 주문하더라고요. 그 때 아들이 제엄마를 향해 ‘엄마 또 와인 시킬줄 알았어!‘ 하더라고요. 저는 그당시 사귀던 애인하고 둘이 와인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 날 총 세병을 마신것 같고(미쳤..) 어쨌든 애인이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그 분이 제게 말을 걸더라고요.

˝어쩜 그렇게 와인을 맛있게 드세요?˝

라고요. 그리고는 몇마디 더 주고받고 저랑 건배를 했어요.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건배하는 중에 제 애인이 돌아와 자리에 앉았고 그렇게 그 분과의 대화는 끝이었는데요, 그 분 얼굴도 기억 안나지만, 얼마나 와인이 마시고 싶었을까, 건배해줄 벗이 필요해 부러 내게 말을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 일이 생각나네요..

독서괭 2022-02-09 15:09   좋아요 5 | URL
아니 와인을 얼마나 맛있게 드셨으면..??

미미 2022-02-09 15:20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이것도 하나의 아름다운 페이퍼가 될 만한 이야기네요! 이런걸 댓글로도 쏟아내주시는 멋진 이웃님들 덕에 북플 애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ㅠ

잠자냥 2022-02-09 15:25   좋아요 4 | URL
회도 그렇고 고기도 그렇고 직접 잡는 광경 목격하면 맛을 음미하기 어려울 것 같기는 해요. 특히 어린 시절에 그런다면... 음. 산낙지 ㅋㅋㅋㅋㅋ 산낙지도 참 잔인하죠-

아니 그건 그렇고, 우리의 다부장님은 그때부터 벌써 오지랖이?!
얼마나 와인을 맛나게 드셨기에?

아마 그 시절, 울 엄마도 옆에 어느 아줌마가 소주 마시고 있었으면 분명히 말 걸었을 거예요. ㅋㅋㅋ

coolcat329 2022-02-09 15:49   좋아요 6 | URL
어쩜 다들 음식 관련 사연들이 있으시고 그걸 또 이렇게 재미나게 쓰시는지~~☺

책읽는나무 2022-02-09 20:28   좋아요 2 | URL
진짜루 어케 와인을 마셨길래????

다락방 2022-02-09 21:28   좋아요 2 | URL
그냥 꿀꺽꿀꺽 마셨는데요.. 🙄

북깨비 2022-02-09 15: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음식 있어요 😭 저는 하필 부대찌개라 먹을 때마다 한번씩 떠오르곤 합니다. 과메기는 어릴 적에 어른들이 먹는 걸 보고 보는 것만으로도 비려서 한번도 먹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봤어요. 그냥 생김새와 냄새만으로도 맛이 아주 정확하게 상상이 되서 ㅋㅋ 40이 넘어서도 아직 입에 넣어본 적이 없어요. 저 나중에 후회할까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2-02-09 15:26   좋아요 4 | URL
부대찌개!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그런 추억과 기억이 더 그 음식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것 같아요.
올 겨울에는 과메기 한번 도전해 보세요. 쉰 즈음에는 매년 겨울이면 찾는 음식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Falstaff 2022-02-09 16:12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은 미쳤어, 미쳤어! 글쎄 이런 건 에피소드를 좀 더 보태서 소설로 써야지요! 아이구, 소재가 아깝네요. 여기 하지 않은 속 얘기까지 풀어 놓을 거 다 쏟으면 장편도 너끈할 텐데, 그걸, 하, 한숨밖에 안 나와요!! ㅋㅋㅋㅋ 웃지만 진심!

전 과메기 요즘 안 먹어요. 나이 서른에 처음 과메기를 먹었는데 그때 꽁치가 통으로 한 마리 그냥 손님 상에 재봉 가위하고 나왔답니다. 밥상 만한 양은 접시 위에 신문지 깔고, 신문지 위에 껍질도 안 깐 꽁치 과메기. 그걸 손님들이 직접 껍데기 벗기고 창자 끄집어 내고 (비린내도 이런 비린내는 절대 다시 경험 못할 거 같아요) 잘라서 먹었어요. 꽁치가 기름이 많아서 기름이 줄줄 흐르면, 그거 닦는데 신문지 만한 것이 없어서 손가락을 신문지에 쓱 문지르면 신문 잉크가 묻어서 ㅋㅋㅋ, 그 손으로 그냥 먹는 겁니다. 요즘처럼 잘 말린 건 먹지도 않았어요. 뻣뻣하다고. 그래 살이 흐물흐물, 냄새는 환장, 그걸 입에 넣으면 뭉클, 잠자냥 님 서재 친구분 가운데 포항에 사시는 분이면 아실 거예요. 코로 맡는 비린 냄새하고, 입에서 반은 부패한 살이 뭉클 거리면서 나는 비린 맛하고는 아예 비교 불가. 그럼에도 신기하게 묘한 감칠맛, 틀림없이 부패한 단백질에서 나오는 아미노산일 텐데, 그 썩어가는 살 덩어리를 돌김, 생미역, 쪽파, 마늘, 초고추장 듬뿍 찍어 먹으면, 다른 건 몰라도 술 하나는 정말 잘 넘어갑니다.
네 명이서 한 30마리 먹으면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몸의 모든 구석에서 비린내가 나는데, 다음날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꼭 출근을 못하고 눈 뜨자마자 시작해서 퇴근시간까지 물똥을 찍찍 쏟습니다. ㅋㅋㅋㅋ 그게 그런 음식인데, 요즘에 아예 잘 말려서, 껍질 홀랑 벗기고, 손질까지 해서 파는 건, 도무지 씹는 맛도 없고, 뭉글거리며 혀의 약한 힘에도 쑥 구부러지며 발산하는 비린 맛도 전혀 없고, 비린내도 아이들 장난이고.... 못 먹겠어요.

원래 포항, 울진 어부들이 과메기를 해서 먹던 생선은 청어였습니다. 청어 과메기도 먹어봤는데, 청어는 꽁치보다 많이 두껍잖아요. 그래 그건 꽁치보다 많이 말려야 겨우 과메기 상태가 되는 관계로 맛이 요즘 파는 꽁치 과메기 맛이 나더라고요. 결론은 오리지널인 청어 과메기보다 꽁치 과메기가 훨 낫더라는 거.

ㅋㅋㅋㅋ 재미난 글 잘 읽었습니다. 꼭 소설로 바꿔보시기 바라요!! 어떠셔요, 여러분!!!!

Falstaff 2022-02-09 16:17   좋아요 8 | URL
과메기 먹어보고 몇 년 후, 팀 졸병이 자기네 집에 과메기 왔다고 와서 먹으랍니다.
그래 용감한 남자들 서너 명, 여자는 딱 한 명이 갓 신혼집에 가서 아직도 덜 말라서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 꽁치를 껍데기 벗기고 가위로 배를 주욱 가르니까, 순식간에 그 비린내가 24평 아파트를 완벽하게 점령했는데, 아이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 대단, 대단, 세상에 그런 대단한 비린내가 어디 있는지....
그래도 그걸 좋다고 느끼해서 단 한 점도 더 못 먹을 때까지 와구와구 먹고, 언제나 진리이듯 딱 한 명 다음날 결근을 해버렸습지요. 그게 바로 집 주인이자 과메기 파티를 주최한 직원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지금은 벌써 회사 나가서 자기 회사 차려 잘 먹고 잘 살고, 회사 OB 모임 회장을 하고 있는 경상도 고령 촌놈.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2-09 16:43   좋아요 6 | URL
ㅋㅋㅋ 그런데 제가 또 남의 사연이랑 엮어서 소설 쓰는 게 뭔가 양심에 걸리다 보니 이것저것 걸러내다 보면 암것도 쓸게 없더라구요! ㅎㅎㅎ (엄마도 남인가 ㅋㅋㅋ) 그저 문학 애독자이자 고급진 눈의 소유자 골드문트 님의 ˝웃지만 진심˝ 감사히 받겠습니다.

아니 근데 정말 과메기가 재봉 가위랑 한마리 덥석 나오던 시절도 있었다굽쇼? 신문지에 쓱 문지르고 먹는 과메기맛 ㅋㅋㅋ 역시 골드문트 님도 묘사 하나는 끝내주십니다. 와 츄릅 먹고 싶다...

저도 청어 과메기 먹어봤는데, 꽁치가 더 좋더라고요.

햇살과함께 2022-02-09 16:47   좋아요 5 | URL
골드문트님 맛깔난 글 읽다가 입에 침이 계속 고이다가 갑자기 이야기 결론이… 침을 삼킬 수 없게 만드네요 ㅋㅋㅋ

coolcat329 2022-02-10 09:01   좋아요 3 | URL
골드문트님 술안주 얘기는 정말 3D입니다.
글에서 냄새가 진동합니다.ㅋㅋ

레삭매냐 2022-02-09 17: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과메기는 비려서리...

아나고는 씹는 맛에 헷

잠자냥 2022-02-09 17:55   좋아요 2 | URL
매냐 님은 맥주 관련 글을 맛깔나게 쓰심!

mini74 2022-02-09 1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동기생들이랑 바닷가 가서 과메기 먹어봤어요. 근데 한 녀석이 실연의 아픔으로 과메기에 소주 왕창 먹고 쓰러짐 ㅠㅠ 근데 쓰러져서 반듯이 눕더니 막 토하는거예요. 흔들어도 꿈쩍도 안하고 ㅠㅠ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토하다 기도 막힐까봐 숟가락으로 막 퍼내던 ㅠㅠㅠ 전 과메기 지금도 싫어요
자냥님 어린 시절 이야기 넘 좋아요*^^*

잠자냥 2022-02-09 19:04   좋아요 3 | URL
으핫 ㅋㅋㅋㅋㅋ 그런 사연이면 증말 과메기 싫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숟가락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2-09 20: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이야기에 넘 감동하고 있었단 말이지요. 어머님, 오래오래 행복하게 회 많이 드시고 효도 받으시고.... 그러다가......

헤어졌는데 어떻게 사주냐? 하니, “그러게, 근데 이렇게 사 주네…” 하면서 그 사람이 과메기 쌈을 싸서 내 입에 넣어주는데 .......

저 울었잖아요. 저도 폴스타프님 생각이랑 완전 똑같아요. 이 멋진 이야기가 어디 우리 알라딘에서만 알려져셔야 되겠습니까.
잠자냥님 소설 쓰세요! 소설 쓰자고요, 우리!!!!!!!!! (아니, 저 말고 잠자냥님!!!!!!!!!!!!!!!!!!!!!!)

잠자냥 2022-02-09 22:17   좋아요 3 | URL
아니 단발머리 님을 울리다니 이런이런… 좋아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2-09 20:4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울엄마도 아나고 제일로 좋아하셨었는데..생전 아나고회 한 접시 사드려보질 못했었네요^^
아나고란 말만 들으면 늘 스티로폴 한 접시 통째로 초장에 비벼 그 한 접시 혼자 다 드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저흰 외가가 삼천포였거든요..엄마가 바닷가 처녀였던지라 정말 어릴 때부터 해산물 반찬 고문이었어요. 멍게,해삼,미더덕,파래무침, 해파리,다시마....암튼 생선은 구워 주니까 어째 어째 먹겠는데 (생선도 종류별로 거의 다 먹은 듯) 맨날 자는 나랑 동생들 깨워서 시장에서 귀한 거 사왔다고 한 입만 먹어 보라고 멍게,해삼,말미잘,굴 등등을 졸린 얼굴 앞에 들이미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미니님 회식 부장님이 울엄마였!!!!!!!
그래도 그 덕에 어른이 되어 입맛이 많이 변했네요. 멍게,굴,미더덕은 없어서 못먹네요. 요즘 어패류,갑각류 알러지가 생겨 눈두덩이가 부어올라도 멍게,굴,전복은 정말 너무 먹고 싶네요^^

과메기는....저는 회식자리에서 처음 먹어 보고 넘 비렸던 첫 충격에 아직도 못먹는 음식인데요!
읽다가 보니 전 왜 그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그 단편소설 같단 생각이 들죠??
남친에겐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나에겐 좀 애틋한 그 무언가!!!! 헌데 그 애틋한 그 무언가가 비릿한 과메기였다니????ㅋㅋㅋ
넘 강렬하다!!!!

잠자냥 2022-02-09 22:22   좋아요 3 | URL
삼천포! 몇 년 전 동해안 자전거 일주하면서 삼천포를 처음 지나갔는데 정말 아름다워서 눈이 부셨습니다. 그 좋은 곳이 외가였군요?! 그런데 해산물 반찬이 고문이라니 ㅋㅋㅋㅋ 그것도 재미납니다. “미니 님 회식 부장님이 울엄마”에서 빵 터집니다. 아니 그리고 저의 글을 앤드루 포터의 그 명작에 비교해주시다니 그저 황송합니다.

수이 2022-02-09 20: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 다 난리났습니다, 옛 사랑 때문에. 과메기 이야기 듣고 있노라니 딸기라떼 생각나서 한참 소리없이 웃었어요. 좋네요, 옛 사랑 옛 추억.

잠자냥 2022-02-09 22:24   좋아요 4 | URL
그러게요, 여기저기 난리네요! 역시 음식은 추억을 불러오네요~

다락방 2022-02-10 08:25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이 글 난리났어요 진짜. ㅋㅋㅋ 어제 갑자기 (비활동 알라디너)친구가 톡으로 말 걸어서 잠자냥 님 너무 좋다고 막 흥분을 하길래

˝과메기 읽음?˝
˝ㅇㅇ˝

이런 대화를 나눴다니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나고와 과메기 인기 잠잠해질때쯤 조기와 참치.. 어떻습니까?!

잠자냥 2022-02-10 08:57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 아니 그래요? 그런 일이?! ㅋㅋㅋ 조기와 참치 ㅋㅋㅋㅋ 생각해보겠습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2-02-10 08:58   좋아요 7 | URL
물론 고래와 갈치 혹은 날치와 불가사리로도 가능합니다.

구단씨 2022-02-10 15: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할 말이 또 생각나지는 않고, 왜 그렇게 사연들은 비슷하게 아프고 그리워서 눈물이 나려고 하는지...
잠자냥님 어머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서 회 맛있게 많이 드셨으면 좋겠네요.
고등어~ 이 책은 읽으면서도 뭉클뭉클 했어요.
그리고 저는 과메기를 못먹어서 궁금한 맛입니다. ^^

잠자냥 2022-02-10 15:29   좋아요 2 | URL
네, 전에 저도 구단씨 님의 어머니 관련 글을 읽고 참 많은 생각을 했었답니다.
아무래도 모든 사람들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참 그런 것 같습니다...
과메기는... 고등어보다는 덜 비린 맛이라고 자부합니다!(야채에 싸먹는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비릴 거 같은데 그게 참...그렇지 않은 묘한 음식입니다. 언젠가 구단씨 님에게도 과메기의 추억이 하나쯤 생기길 바라봅니다!)

psyche 2022-02-13 0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글이 장안의 화제였던 바로 그 글이군요! 읽으면서 찡하고 나의 추억을 떠올리며 또 한번 찡한 이런 글이라니.
아!!! 정말 좋아요. 위에도 여러분이 말씀하셨지만 이렇게 그냥 넘기기 아까운 소재와 글솜씨 입니다. 꼭 소설로 써주세요!!!

그건 그렇고 전 과메기 말만 들어보고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 이게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건가요? 맛이 무척 궁금하네요.

잠자냥 2022-02-13 10:22   좋아요 3 | URL
네 과메기는 보통 11월 말에서 2월 초까지가 제철이라고 해요. 저는 12월, 1월에 먹었을 때 가장 맛있더라고요. 배추, 김, 다시마(또는 미역), 쪽파, 마늘, 거기에 과메기 한 점 초장 푹 찍어서 얹어서 쌈싸먹는데, 과메기(바닷바람에 말린 꽁치)를 야채에 싸 먹으면 엄청 비릴 거 같아서 꺼려지는데…. 의외로 비리지 않고 잘 어울려서 계속 생각나는 맛이랍니다. ㅎㅎㅎ

psyche 2022-02-13 13:12   좋아요 0 | URL
과메기를 먹으려면 겨울에 가야하는군요. 언제 먹어볼 수 있으려나요. ㅜㅜ
 

고양이와 함께 살다 보면 가끔 현자의 시간이 찾아온다.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고 깨끗한 상태를 무엇보다 좋아하는 내가 깔끔함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그렇지만, 특히 녀석들이 방바닥에 흘린 똥이나 구토를 치우고 닦고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리게 된다. “으이그, 이놈들아 내가 돌봄 노동이 싫어서 결혼도 안 했는데 애를 셋이나 키우고 있어! 똥 덩어리 자꾸 흘릴 거면 기저귀 채운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깨끗하고 깔끔한 걸 좋아하지만 녀석들은 자기도 모르게 똥을 달고 나와 바닥에 흘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악명의 똥스키(집사들은 알리라)를 타기도 한다. 고양이도 개도, 영원히 자라지 않는 세 살 정도의 어린이와 같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데, 정말 공감 간다.

그런데, 결혼도 안 한 내가 아이 셋과 사는 것으로도 모자라 마침내 시아버지까지 모시게 될 줄이야.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우리 둘째가 지난 10월 한 달 동안 뭔가 나에게 기분이 상했거나, 삐쳤거나, 몸이 안 좋아서 나를 멀리하고 집안 구석탱이(주로 커튼 뒤)에서 혼자만의 은둔 시간을 보낸 것은 아시는 분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예: 홉스 집사 공쟝쟝). 사실 그때 녀석이 뭔가 몸이 안 좋은 것 같아 답답해서 병원을 데려갈까 싶기도 했는데, 고양이 집사라면 녀석들이 병원 가기를 세상에서 가장 싫어한다는 것을 또 다들 잘 아실 것이다. 우리 둘째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게다가 녀석은 우리 집 냥이들 중 보기와 달리 몸이 가장 약해서 셋 중 병원을 가장 자주 들락거렸다. 올봄만 하더라도 장염&췌장염&HCM(고양이 심장병) 의심 증세로 5일 가까이 입원했더랬다(그 봄, 나의 지갑은 텅텅.... 그날 이후 둘째의 별명은 ‘돈데렐라’). 그 이후로도 HCM증상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가 심장초음파와 엑스레이 검사를 했는데 이게 또 갈 때마다 검진비용만 20만원을 훌쩍 넘는다(어디에도 보험료 청구할 수 없는 우리의 돈데렐라~). 아무튼 다행스럽게도 지난 9월에 최종적으로 녀석의 심장은 정상이라는 판단을 받고 날 듯이 기뻤지만 문제는 둘째 녀석의 병원 스트레스.

고양이는 엄청 예민하고 똑똑해서 뭔가 병원 갈 낌새가 조그만 보여도 어딘가 숨어서 나오지를 않는다. 독심술이라도 하는지 쟤, 병원 좀 데려가 볼까? 생각만 했는데도 애가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둘째가 추측하기에 자신이 올봄에 병원을 가게 된 것은 구토(밤새 구토했음)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녀석은 자기가 구토만 하면 세상 다 잃어버린 표정으로 구석으로 도망가서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녀석에게는 ‘구토=병원(입원)’인 것 같다. 지난 9월에 마지막으로 병원을 다녀오고, 10월쯤 구토를 한 번 거하게 했는데, 애가 그때부터 겁을 먹고는 나를 피하고 구석에만 짱 박혀 있던 것 같다. 병원 가기는 싫고 뭔가 자기 몸은 안 좋은 것 같고 등등. 첫째나 셋째는 구토를 해도 집사야 치워라~하고 냅다 도망 가버리고 본인들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니 나도 심드렁하게 치우고 말기는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둘째의 구토는 나도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10월부터는 녀석이 구토를 하는 횟수와 시간 등등을 일일이 적어두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이놈은 아무래도 다른 녀석들보다 췌장이나 장이 약한 게 아닐까, 한 번 아프고 싹 낫는 게 아니라 계속 관리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 검색을 통해 소화를 돕는다는 보조제(소화효소제)와 다른 영양제들을 이것저것 사서는(역시 돈데렐라~)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먹이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녀석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유산균이나 가끔 먹이고 말았는데, 애들이 나이도 들고 그러니까(8세, 8세, 6세) 아무래도 관리에 들어가야 할 것 같았다.

그때부터 매일 약을 제조하는데 기본은 고양이 유산균+소화효소제+플루멕스 3종이고, 여기에 다른 영양제 2개 정도를 더 섞는다. 우리 둘째는 플루멕스(집사들은 알쥬?)를 잘 먹는 편이라 다른 영양제를 섞어도 아주 크게 거부감 없이 먹일 수 있었는데.... 첫째는 극악하게 싫어해서 도망 다니기 바쁘고 말 잘 듣고 순한 셋째는 약을 코앞에 내밀면 먹는 척 허공을 연신 핥다가 요즘은 그래도 싹싹 다 먹기는 한다. 아무튼 다시 둘째 이야기로 돌아가서, 그렇게 한 달 넘게 먹였더니 이 녀석, 정말 웃긴 게 고양이들의 마약 간식인 츄르보다 영양제를 더 좋아한다(우리 둘째는 츄르를 안 먹는다!!!). 그런데 너무 어처구니없게도, 녀석은 이 영양제를 먹고 자기 몸이 좋아졌다고 깨달았는지 요즘은 약 내놓으라고 호통을 친다는 것이다. 보통 나는 밤 10시쯤 영양제를 제조해서 먹이는데, 혹시라도 그 시간에서 조금만 늦어지면 녀석은 날 졸졸 따라다니면서 잔소리를 한다. 마치 이러는 것 같다. “애미야, 너 오늘 뭐 잊은 거 없냐? 너 그 영양제 말이다. 냉큼 대령하지 못하겠니?” 이 녀석 생활 패턴은 저녁 먹고, 욕실에서 털 그루밍(내가 해줘야함), 그 후 영양제 섭취 3단계인데, 이 3단계 중 어느 하나라도 빼먹으면 큰 호통이 날아온다. 진짜..... 시아버지 같은 놈. -_-;;

영양제 먹고 기운이 얼마나 넘치는지 요즘 너무 캐발랄해져서 6키로가 넘는 거구의 몸으로 시도 때도 없이 뛰어다닌다. 야! 새벽에는 안 돼! 그런데다가 얼마 전 어쩌다 보니 바깥의 길냥이(암컷)를 안아서 옮겨야 할 일이 있어서 옮긴 후, 집에 돌아와 옷을 걸어뒀는데, 우리 냥이들 세 마리가 다 눈이 동그래져서는 코를 킁킁, 그 옷을 탐색하는 게 아닌가. 근데 우리집 시아버지 둘째, 이분 어째요. 이 녀석은 평소 겁이 많아서 높은 장소에 잘 올라가지 않는다(고양이 맞음?) 묘생 8년차인데, 여지껏 캣타워도 맨 아랫단 위로는 올라간 적이 없고, 가장 높이 올라가는 게 내 책상 위이다(책상은 널찍하니 떨어질 위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 그런데 이 녀석이 그날은 어머나?! 걸어둔 옷 냄새를 맡으려고 무려 장롱 위에 올라가 있는 게 아닌가! 오오, 위대한 로맨스여! 그 모습을 보니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아버님, 영양제 드시더니 기운이 불끈 나십니까? 그런데 아버님, 아버님도 그 바깥 처자도 서로 아무것도 할 수 없.......;;; 아무튼 이 녀석 건강해져서 좋긴 하다.....만 무슨 야옹이가 츄르보다 영양제를 더 좋아해?!





시애비 주특기 - 영양제 다 드시고 내 자리 차지하고 쿨쿨 주무시기




"저기요 아버님, 거기 제자리인데요. 좀 비키세요.....;" (못들은척)




며칠 전 서울에 눈 많이 온 날........... 나 이러고 혼자 놀이 달인 INTJ




너무 뚱냥이라 몸을 좀 더 깎아보려했으나... 급 허리 아파서 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귀는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능! ㅋㅋㅋㅋㅋㅋ





몇 년 전 사줬던 크리스마스 특집....집...... 헨젤과 그레텔처럼 다 뜯어먹었다능!!!




편들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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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12-24 1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메리 크리스마스. 눈냥이를 이렇게나 예쁜게 만드시다니요. 냥이 사랑이 제 자식 사랑을 뛰어넘는다냥^^ 암튼 해피 성탄 해피 연말~~~^^

잠자냥 2021-12-24 12:14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 다음 날 뚱눈냥이 사라져서 슬펐습니다. ㅎㅎㅎ 책읽기님도 성탄절 즐겁게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1-12-24 12: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인티제 잠자냥님의 눈고양이님은 얼굴 대 몸매 비율이 1:9 모델 포스입니다. 늘 행복하시고, 지금처럼 좋은 글로 저희 알라디너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 주시기를. 항상 감사드립니다

잠자냥 2021-12-24 12:18   좋아요 5 | URL
1:9 포스에서 뿜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다음에 눈 내린 날에는 좀 더 비율을 맞춰서 만들어보겠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과분한 칭찬 말씀 감사합니다~ 북사랑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새파랑 2021-12-24 12: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은 눈고양이(?) 만드시는 재주는 없는걸로 ^^
고양이 키우는 것도 엄청 힘든 일이군요. 그래도 시애비고양이가 회복해서 다행입니다~!!

잠자냥 2021-12-24 12:32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 역시 새파랑님의 돌직구 직언! ㅋㅋㅋㅋㅋ
시애비고양잌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2-24 14:30   좋아요 3 | URL
아 새파랑님 댓글에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눈고양이 만드는 재주가 없긴 없는 것 같아요. =3=3=3=3=3

잠자냥 2021-12-24 14:42   좋아요 2 | URL
흥 다부장님도 만만치 않을 거 같은데... 다음에 또 눈 오면 한번 만들어봐요! 쳇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12-24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ㅋㅋ 너무나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둘째가 이상행동을 보인건 제가 봐도 병원가기 싫어서 그런거 같습니다.똘똘하네요.
근데 참 결혼도 안하셨는데 시아버지를 모시게 됐으니...참...😶
자리 차지하고 자는 모습이 보통 시아버지가 아니에요 ㅋㅋ

잠자냥 2021-12-24 12:59   좋아요 2 | URL
며칠 전에 한 번 급토(급하게 먹고 토함)를 했는데, 이젠 병원 안 간다는 걸 알았는지. 입 한번 쓱 닦더니 걍 자더라고요?! 나참 ㅋㅋㅋㅋㅋㅋ

요즘 반려동물 입히라고 할매 조끼? 김장 조끼? 이런 거 팔던데 우리 시애비 한번 입혀보고 싶더라고요.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2-24 1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던 것이었군요~~
잠자냥님의 글, 넘 재미 있어요.
시애비로 등극한 돈데렐라의 얘기 웃으며 읽었어요~~
아니, 고양이 키우시다가 고양이 예술가 되는거 아닙니까?
이 글 읽고 좀 반성되어 저의 인간 딸아이에게 좀 더 잘해주기로 결심합니다**

잠자냥 2021-12-24 13:00   좋아요 3 | URL
우리 돈데렐라~ 정말 입에 착 붙는 별명 아닙니까? ㅋㅋㅋ
고양이 키우다가 예술인 등극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대표적 예 스노우캣 ㅋㅋㅋㅋ

mini74 2021-12-24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넘 귀여운 미워할 수 없는 시애비입니다. 아고 예뻐라. 사랑 많이 받은 티가 몽실몽실 엉덩이에서 나는데요 ㅎㅎ 원래 가슴으로 낳아 돈으로 키운다고 ㅠㅠ 그리고 잠자냥님. 눈냥이 현대미술 아닙니까 !! 멋집니다 ㅎㅎ 냥이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잠자냥 2021-12-24 14:1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가슴으로 낳아 돈으로 키운다! 띵언입니다.
ㅋㅋㅋㅋ 현대미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칭찬이죠?! ㅋㅋㅋㅋㅋ
미니님도 복실이랑 똘망이랑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1-12-24 13: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음..... 시아버님은 저렇게 안 귀여우세요. ㅠ.ㅠ
저도 눈냥이 만들고 싶어요. 근데 눈이 안와!!! 여기는 눈냥이 만들 수 있는 정도의 눈은 30년에 1번쯤 와요. 23년쯤 전에 그런 눈이 왔었으니 이제 한 7년쯤 기다리면 펑펑 눈이 올거에요. 7년 뒤에 제가 솜씨를 갈고 닦아 잠자냥님보다 더 멋진 눈냥이를 만들고 말겠어요. ㅠ.ㅠ

잠자냥 2021-12-24 14:1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바람돌이 님 댓글에 현웃 터짐 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제가 현실 시아버지를 모신 적이 없어서 몰랐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12-24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해피 크리스마스🎄
저도 추르신을(시츄 어르신)을 모시고 살기에 시집살이 너무 공감됩니다. 이분은 심지어 오늘 내일을 여러번 이겨?내셔서 그런지 밥늦으면 불호령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부디 돈데렐라 더는 아프지말길, 잠자냥님은 내년에도 시집살이 잘이겨내길 응원합니다ㅋㅋㅋㅋㅋ후...👍

잠자냥 2021-12-24 14:32   좋아요 2 | URL
사실 본가에는 이제 스물을 바라보는 정말 백세노인 강아지님이 살고 계세요(말티즈).
저는, 독립한 지 벌써 15년 가까이라 그 녀석이 늙어가는 모습을 곁에서 아주 세밀하게 겪지는 않았는데, 엄마 집에 갈 때마다 녀석 늙어가는 거, 병치레 하는 거 보면 참 묘생, 견생, 인생 다들 늙어가는 게 무엇인가 철학자의 자세가 되곤 합니다. 반려견, 반려묘들이 모두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 건강하게 사는 삶을 바라봅니다.

책읽는나무 2021-12-24 14: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요?? 시아버님 귀엽진 않아도 매느리는 얼매나 이뻐하게요...울 잠집사님 디게 이뻐하시는군요..딱 그 자리 버티고 누워 비켜 주지도 않아...ㅋㅋㅋㅋ
잠자냥 며늘님도 시아버님들 애정이 넘쳐 저렇게 눈으로 동상까지 만들어 놓으시고!!!! 최고 멋진 며늘님!!! 아...나도 저런 귀여운 INTJ 며느리 갖고 싶다ㅋㅋㅋ
그나저나 저도 눈 구경한지가 언제적인지 기억도 안나~~~ㅜㅜ
저도 7년동안 바람돌이님처럼 열심히 눈사람 같은 걸 만드는 동영상 보면서 익혀놔야 겠어요. 눈냥이 작품도 접수 접수!!!^^
잠집사님도 냥이들도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잠자냥 2021-12-24 14:43   좋아요 3 | URL
와, 제가 살다보니 즤집 냥님들 덕분에 며느리 소리도 들어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무 님도 크리스마스 재미나게 보내세요. 서울에서 인티제 며느리 올림 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1-12-24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잠자냥 님 이웃이라 행복해요!
마지막 사진은 빠져듭니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요.
그리고 눈으로 만든 냥이, 넘 귀엽습니다. 앞으로 눈사람보다는 눈냥이로~~

잠자냥 2021-12-24 16:54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마지막 사진 빠져든다고 울 둘째한테 꼭 전해줄게요!
자목련 님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세요~

공쟝쟝 2021-12-24 18: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췄다 ㅠㅠ 왤케 귀여워요? 잠자냥님???? 저러고 놀았다구요? 어… 진짜…귀여운데? (이상한 호감) 저는 저러고 놀지는 않아요 ㅋㅋㅋ 물론 동네 애들처럼 눈오면 눈맞으며 돌아다님 (ㅋㅋㅋ)
우리 둘째가 아퍼서 (병원 가기 시로서)이상행동을 보였구나😢 그와중에 왜 똑똑한거 ㅋㅋㅋ 영양제를 츄르보다 좋아하는 게 말이 되냐고 ㅋㅋㅋ 즈이홉스도 예전에 아파서 제 텅장이 텅텅장이 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정말인지 돈안아까우니 아프지만 말아다오 이렇게 되드라구요? 묘생이란.. 집사란…(트루 럽)

잠자냥 2021-12-24 19: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 내 나이 4x에 혼자 저러고 놀았쪄 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시애비 녀석 나 지금 저녁 먹고 이거 확인하고 있으니까 또 욕실 앞에서 응애응한다. 이제 지 털 빗기라는 거지 ㅋㅋㅋㅋㅋㅋ 아니 아버님, 오늘 이 추운데 클스마스 이브라고 어디 나가시려규 빗질하세요?! ㅠㅠ ㅋㅋㅋㅋㅋㅋ암튼 텅장 텅텅 돈 아까워서라기보다는 맴이 넘 아프니까 아프지 말라 세상 고영들이여~~~ (시애비 잔소리에 전 이만)

공쟝쟝 2021-12-24 21:08   좋아요 2 | URL
아버님 빗질 안근지럽게 제가 페스룸 고양이 빗기 빗자루 하나 넣어드려야겠어요. ㅋㅋㅋ 삼냥은 진짜 힘들겠다.. 전 한마리도 케어하기 귀찮아서 가만 냅두기 일상인데... 홉스는 계속 식빵굽다가 오늘 크리스마스라고 츄르이빠이 줬더니 아주 신나서 둔너있네요... 첫째둘째셋째야. 메리크리스마스 >_<

잠자냥 2021-12-24 22:19   좋아요 1 | URL
역시 집사라 페스룸을 아는구나! 나 아직 그건 안 사보고 그거 아우? 장갑처럼 끼고 하는 거 ㅋㅋㅋㅋ 우리 둘째랑 막내는 환장하고 좋아함. 클스마스 이브라고 막내 털 빗겨줬더니 ㅋㅋㅋㅋㅋ 아 우리 집에 치즈털 눈내린다~~~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24 22:23   좋아요 1 | URL
냥이 동네들애 나타난 4x살 눈사람 메이커 차칸 산타 잠자냥ㅋㅋㅋ ㅋㅋㅋ 페스룸 털 빗는 거 홉스 엄청 조아해요! 이닦는 이상한 칫솔로 바꾼 후 칫솔질도 (싫어하지만) 수월해졌어요. 페쓰륨!!!

잠자냥 2021-12-24 22:27   좋아요 2 | URL
난 그 치약만 씀. 그 치약 둘째가 맛있어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12-24 22:29   좋아요 2 | URL
내 최애 둘째.. 너 츄르말고 취약이라니…. 성격 되게..되게…되게… 되다 너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1-12-24 19: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시아버님 찰떡 비유네요

저희 첫째도 제가 약 깜박하면 와서 막 뭐라고 해요. 있잖아요 그 특유의 요구하는 울음소리 ㅎㅎ

일과라 생각해서 그런지 몸이 좋아지는 느낌인지.. 잘 먹어줘서 고마울뿐 ^^

(똥스키 백번 공감하구요 ㅎㅎㅎ 어휴 닦아도 냄새가 한참 가서 ㅠㅠ)


잠자냥 2021-12-24 22:2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수하 님도 냥시아버지 모시는군요! 역시 녀석들 지몸에 좋은 건 잘도 아는가봐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2-24 2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쟝쟝님 글 보고 찾아왔네요. 둘째 사진 못 보고 넘어갈 빤…! 저 사랑스러운 까만 오뎅봉지.. 아휴 시부모님이 저렇게 귀여우시면 얼마나…(…)
아버님도 그 바깥 처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ㅋㅋㅋㅋㅋ 웃픈 현실이네요 ㅋㅋ
아휴 반려동물이든 애들이든 아프면 고생인데 자냥님 애 많이 쓰셨네요. 애들은 좋은 집사, 아니 며느리 만나서 얼마나 편하고 좋겠어요 ㅋㅋ 복 받으실 거예요!

잠자냥 2021-12-24 23:2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실제 시아버지는 일케 귀엽지 않다는 거군요! ㅋㅋㅋㅋㅋㅋ 까만오뎅봉지님 좀전에 영양제 드시고 폭풍 애교 부리고는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ㅋㅋㅋ
 

새벽녘 그는 내게 다가와 작은 입술을 살포시 가까이 댄다. 그러고는 곧 내 눈썹과 코, 입술에 입맞춤을 한다. 그러다가는 급기야 그 작은 입술을 열어 조그만 혀를 내밀고 나의 뺨, 나의 입술, 나의 눈썹을 핥는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기쁨의 소리를 내뱉는다. 그릉그릉, 나는 그의 까칠한 혀를 느끼며 기분 좋게 웃으며 슬며시 다시 잠속으로 빠져든다. 내 둘째 고양이와 나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일주일 전인가 녀석은 나에게 무언가 기분이 상했는지 내가 잠드는 방이 아닌 다른 방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안타까이 불러도 오지 않는 그. 부르면 오히려 부르지 말라는 듯 차갑게 앵알거리는 그. 대체 무엇 때문일까 알 수 없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새벽녘 그의 입맞춤도 눈썹에 닿는 까칠한 혀의 기쁨도, 이윽고 이어지는 그릉그릉 자장가 같은 다정한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 밤들은 얼마나 허전했던가. 그러다가 문득 그는 혼자 마음이 풀렸는지, 며칠 전부터 다시 새벽이면 나를 찾아와 내 귓가에 그릉그릉 자장가를 불러주곤 한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 (<올리브 키터리지>, 124쪽)



드디어 마침내, 요즘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고 있다. 노년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한 노년 여성과 그녀 주변 인물의 삶을 묘사한다. 많은 이들이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을 좋아하는구나, 공감하면서 참 잘 쓴 작품이구나 감탄하면서 읽고 있는데, 때마침 위의 구절에서 눈길이 한참 머물렀다. 인생은 올리브 그녀가 생각하듯이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로 이루어진다. 나의 ‘작은 기쁨’이란 무엇일까 생각하다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내 둘째 고양이, 그의 새벽녘 뽀뽀와 핥아줌, 그리고 그릉그릉 자장가 3박자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요 일주일 녀석이 그 행복을 앗아간 후에야 깨달은 일상의 소소한 기쁨들….

어쩌면 내게 이 ‘작은 기쁨’은 ‘큰 기쁨’의 하나일 수도 있다.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도 존재하는 ‘큰 기쁨’- 나는 비혼주의자이므로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하는 종류의 큰 기쁨, 그러니까 ‘결혼’이나 ‘아이’같은 큰 기쁨은 내 삶에서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사실 그것이 큰 기쁨인지는 여전히 내겐 의문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분명 그럴 것이다. 그 대신 나의 고양이들은 어느 날 문득 내게 찾아와 인생이라는 험난한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고 있으며, 그와 함께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도 있음을 덩달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녀석들이 아프거나 노화해 가는 것을 지켜보노라면 그 해류가 더 가까이 밀려오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짐은 어쩔 수가 없다.


다시 ‘작은 기쁨’을 생각해 본다. 올리브에게는 그녀의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이 있다. 나는 도시의 익명성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 잘 가는 카페의 주인이 어느 날 알은체를 하면 그 카페에 더 이상 가지 않는 다소 괴팍한 성질의 소유자이다. 비슷한 이유로 식당에서도 알은체를 하면 그곳에 더는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던킨 도너츠 같은,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서 점원이 내 커피 취향을 알아본다면 더더욱 기겁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 중에는 기막히게 그런 취향을 잘 알아내는 이들이 있다. 나의 집 근처 편의점의 S 점원도 그런 이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어느 날 퇴근 후 늘 그렇듯이 나는 4캔 만 원인 맥주를 사서 계산대 위에 올려두었다. 그런데 점원 S는 아주 친절하게 계산을 해주면서 내게 물었다. “이 맥주 맛있어요?” “네, 저는 맛있더라고요.”하면서 주섬주섬 가방에 넣었다. 그 맥주는 국내 수제맥주인 ‘수퍼 스윙라거’였다. 사실 나는 언젠가 이곳에서 밝힌 적이 있지만 ‘서울숲’이라는 맥주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이 편의점에서 더는 그 맥주가 보이지 않아 대체용품으로 찾은 게 ‘수퍼 스윙라거’였다. ‘서울숲’이 아쉬웠던 터라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더 맛있어요.” 점원은 눈을 반짝이며, “그래요? 한번 먹어봐야겠다. 그 맥주 냉장고 안에 있어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진열 안했는데 꺼내놔야겠네요. 그걸로 드릴까요?”한다. 점원을 귀찮게 하기가 미안해서 괜찮다고 말하고는 가게를 나왔다.

그러고 나서 얼마나 지났을까 아마 그 다음 주였을 것이다. 나는 또 퇴근 후 4캔 만원을 주문처럼 떠올리며 그 편의점에 들러 또 다시 습관적으로 ‘수퍼 스윙라거’ 4개를 담았다. 냉장고에 서울숲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계산을 하려고 맥주 4개를 계산대에 올려놨는데, 바로 그 점원 S가 안타깝다는 듯이 말을 덧붙인다. “서울숲 냉장고에 있는데 드릴까요?” 나는 화들짝 놀랐다. 일주일 전에 서울숲이 맛있다고 지나치듯 말했는데 그 점원은 그 사실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서울숲을 나 때문에 냉장고에 넣어뒀다는 말을 덧붙이니까 뭐랄까 몸 둘 바를 모르겠는 거였다. “아, 괜찮아요. 귀찮으실 텐데 다음에는 서울숲 달라고 말씀드릴게요.”하고 가게를 나왔다.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저 사람은 어떻게 그 많은 손님들 중에 내가 지나치듯 말한 ‘서울숲’을 기억하는 걸까. 손님들마다 어떤 담배를 좋아하는지, 어떤 맥주를 즐겨 사 가는지 다 아는 걸까? 문득 궁금했다. 그러다가 묘하게도, 점원 S의 관심과 배려가 그다지 불쾌하지는 않다는, 익명의 섬에서도 가장 미미한 익명으로 존재하기를 바라던 내가 내 취향을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더는 불쾌해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올리브 키터리지의 ‘작은 기쁨’처럼 이 또한 나의 ‘작은 기쁨’이 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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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24 11: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목의 ‘작은 기쁨‘을 보자마자 이건 올리브 키터리지다! 하고 달려왔는데 역시 그랫네요.

그나저나 저 처음 단락 읽고 아니, 이분 본격 19금 쓰시는 건가.. 했다가 ........
네, 뭐 그렇습니다. 흠흠.

잠자냥 2021-11-24 12:00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 다락방 님은 ‘작은 기쁨‘만 읽고 바로 아시리라 생각했습니다.
19금으로 낚아서 지송합니다. ㅎㅎㅎㅎㅎ

공쟝쟝 2021-11-24 14:40   좋아요 2 | URL
저도요…. 19금인 줄 알았다가…. (실망이네요, 응?) 절대 작은 기쁨이 기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1-24 1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년의 어슐러 르귄이 떠오릅니다.
도시의 익명성이 편하시군요.^^
제게 편의점은 참 어색한 공간이예요
특히 점원만 혼자만 있고, 계산대에서 제가 물건을 고르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는...^^

잠자냥 2021-11-24 12:03   좋아요 5 | URL
네, 저는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다 서로서로 아는 곳에 가서 살라고 하면 못살 거 같습니다..;; (올리브 키터리지의 마을 같은)
편의점도 그런 면에서 동네 가게보다는 편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만 그 편의점에서 제 취향을 알아버렸네요?! ㅎㅎㅎ

새파랑 2021-11-24 12: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센스 있는 편의점이네요 ㅋ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눈에 들어옵니다 ^^ 사먹어봐야 겠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2:39   좋아요 1 | URL
ㅎㅎ 서울숲도 슈퍼 스윙 라거도 추천합니다. 둘다 CU에서만 본 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1-11-24 12: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도 읽어야 하는데~~
근데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있다구요?
편의점 가서 찾아봐야겠습니다.
‘수퍼 스윙라거‘도요~~
책보다 맥주가 더 눈에 들어오니, 이런 ㅎㅎ^^
첫 문단의 모습이 옛 추억이 되고 이제는 코고는 소리가 진동하는 현실적 잠속에서 스트레스가 쌓여 그런것 같아요^^
비혼주의 찬성요!
근데 요즘 넷플릭스에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드라마 정주행했는데 비혼주의 여성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고민하더라고요~~

잠자냥 2021-11-24 12:41   좋아요 2 | URL
저는 드디어 올리브 키터리지 세계로 진입! ㅎㅎ
네, 서울숲은 CU에서만 판매하는 것 같아요. 칭따오처럼 가볍고 상쾌한 라거 좋아하는 분들 입맛에는 안 맞을 수도 있어요. 향도 있고 좀 씁쓸합니다~ ㅎㅎ

ㅎㅎㅎ 첫 문단의 모습이 옛 추억이라니! 이 댓글이야말로 19금 아닙니까?!
전 사랑하는 사람 이미 있습니다만 비혼을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크하하.

Falstaff 2021-11-24 1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는 지금 <다시 올리브> 375쪽을 읽고 있습니다!!!

큰 기쁨.....을 알고 경험해본 자의 입장에서 말씀드립자면, 큰 기쁨은 그 안에 큰 외로움, 큰 아픔을 담고 있더라고요.
올리브 키터리지가 잘 알고 있잖아요. 어차피 세상은 지옥이라는 걸.

잠자냥 2021-11-24 12:43   좋아요 2 | URL
아, 요즘 <다시 올리브> 읽으시는구나, 전 이 댓글 얼핏 보고는 왜 다시 <올리브>를 읽으시는 것일까? 이미 읽으셨을 텐데! 했습니다. ㅋㅋㅋ 전 내친 김에 올리브 시리즈 다 끝낼까 싶기도 했으나 몰아읽기는 좀 힘들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장편 읽어야지;;

올리브 아줌마 현자 또는 점쟁이.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1-24 12:47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님 말씀에 300% 공감합니다^^

mini74 2021-11-24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올리브.ㅎㅎ 그런 올리브도 넘을 수 없는 첫번째 며느리와의 사이 ㅎㅎ 저희 강아진 새벽이면 막 발길질을 해요. 어디서 넓은 초원을 달리는 꿈을 꾸는가 싶어 짠하기도 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2:45   좋아요 2 | URL
많은 분들이 올리브를 사랑하시던데, 전 올리브 같은 사람이 이웃(할머니)으로 있으면 힘들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은근 오지랖퍼... -_-;; 근데 그 며느리도 싫고;; 헨리 키터리지도 싫고(특히 모든 사람 짝짓기 해주려는 거);;;; 결론은 제가 인간 혐오자인가 봅니다. ㅋㅋㅋㅋ

미미 님 강아지의 새벽 달리는 꿈 응원합니다.

mini74 2021-11-24 12:47   좋아요 4 | URL
ㅎㅎ저도 옆집할머니로 만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제가 좋아하는 앤도 옆집 소녀라면 아마 피해다니지 않을까싶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3:22   좋아요 2 | URL
아이고! 앤!!! ㅋㅋㅋㅋ
저랑 제동생은 여자인데도 남들과 달리 유독 좋아하지 않는 소설 캐릭터가 있는데, 그애가 바로 앤입니다. 친구도 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 절레절레.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4 1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흐흐 19금을 기대하게 만드는 도입부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기신(?) 잠자냥님- 하지만 고양이 입맞춤의 느낌을 아는 저로서는 이 또한 참 설레는 장면입니다.
<올리브 키터리지> 읽고 싶네요.. 하 읽을 책 진짜 너무 많다. 서울숲이라는 맥주 처음 들어봐요. 이름이 상쾌해서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편의점 직원이 그렇게 센스가 있다니, 일하기도 힘들텐데. 어쩐지 감동적이예요.

잠자냥 2021-11-24 13:24   좋아요 1 | URL
역시! 고양이 입맞춤 아는 분은 다릅니다요! ㅋㅋㅋㅋㅋ
괭님도 언제 서울숲 마셔보아요~

공쟝쟝 2021-11-24 14: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우 좋다. 이 페이퍼 좋네, 그랴~~!! 저는 올리브키터리지 절반 정도 읽다가 말았어요!! 재미없었던 건 아니고, 이건 아껴뒀다가 인생 좀 알 것 같을 때 읽고 싶다… 이랬거든요. 이 사람들과 친해지기에 아직은 내가 좀 덜살았구나(?)하는 겸손함이랄까 ㅋㅋㅋ 히히. 맥주.. 맥주…. 저는 편의점 직원이 저를 알아볼까봐 너무 무서워요… (제가 취해서 못참고 광기에 휩싸여서 밤늦게 술 담아 간 적이 몇번 있는데 말입죠… 마스크 껴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 모습은 내가봐도 미친 사람 같았어…) 어제도 마셔서 오늘은 참아야하는 데…. 안대 안대…안..대…대..대….

잠자냥 2021-11-24 15:21   좋아요 1 | URL
<올리브 키터리지> 사람들이 아주 상찬했는데요(심지어 제 동생도 친구가 자기 인생 책이라고 하면서 선물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3분의 2쯤 읽은 현재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알겠지만 심정적으로 80% 정도만 좋아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노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ㅎㅎㅎㅎ 아직 젊은 것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도 주말마다 술을 쓸어담고 있는데, 편의점 주말 알바하는 그 친구는(서울숲 챙겨준 S 점원하고는 다른 사람) 절 모른체 해주면 좋겠어요. 근데 왠지 아는 거 같어...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2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는 안읽은 사람이 없군요???...........

잠자냥 2021-11-24 15:2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가 바로 그 유명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1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었는데요! (심지어 엄마집에 동생이 선물받은 <올리버 키터리지>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만....그만..... 다부장님이 막 읽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입 사원인 제가 부장님 말씀 따라야죠. 네네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4 15:41   좋아요 1 | URL
음?? 아 저도 그 유명한 1인이네요! ㅋㅋㅋ

coolcat329 2021-11-24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기쁨이란 누군가 내 삶에 들어오는걸텐데요...당연히 거기엔 고통도 따르더라구요.
잠자냥님에겐 고양이가 큰 기쁨맞네요.

지난번 김연경 식빵 잠자냥님 때문에 사먹었는데 이번엔 또 서울숲을 사겠네요 ㅋㅋ

올리브 키터리지 저는 마지막 장이 참 좋더라구요.

잠자냥 2021-11-24 21:52   좋아요 1 | URL
네, 저에겐 고양이들이 자식이나 마찬가지겠지요. 큰 기쁨! ㅎㅎㅎ 서울숲 쿨캣 님 입맛에 맞기를 기원합니다!

앗, 저는 아직 마지막 장 못 읽었는데! 오늘 마저 다 읽어야겠습니다.

건수하 2021-11-24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 몇 년 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요…

그치만 첫 문단을 흐뭇하게 읽었답니다. 처음부터 그의 정체를 파악했지요 ㅎㅎ 저는 첫째 (프로필의 러블)랑 같이 살게되고나서 열흘 정도 첫 출장을 갔을때 다녀오니 모른척했다가 몇 시간 지나서는 팔을 지그시 꽉 물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십년도 더 전에…

서울숲! 저는 맥주가 잘 안 맞지만 궁금해서 마셔봐야겠어요. 한 모금 마시고 동거인에게 줘야지 ㅎㅎ

잠자냥 2021-11-24 21:55   좋아요 0 | URL
ㅎㅎ 고양이 키우는 분들은 첫 문단에서 다 그 느낌 아실 거예요. 수하 님 고양이도 그때 삐쳤다가 10일 만에 풀렸군요! ㅎㅎ 역시 예민하고 섬세한 녀석들.

서울숲 그 한 입이 맛있길 기원합니다~

건수하 2021-11-24 22:03   좋아요 1 | URL
아, 10일 정도 제가 자리를 비웠더니 삐져서.. 근데 몇일은 아니고 몇 시간 모른척 하더니 팔을 정말 지그시.. 아프게 꽈악 물었었어요 ^^;;;
 

시작은 바로 이것이다. 그러니까, 공쟝쟝 님이 새로 출간된 을유문화사 <제2의 성>을 기한 내에 다 읽고 리뷰까지 쓴다면, 나는 쟝쟝이 반한 우리 둘째 고양이의 뒷태 사진을 방출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놀라운 쟝쟝 그녀는, 그 짧은 기간동안, 그 두꺼운 책을 다 읽고 멋찐 리뷰와 페이퍼는 물론이요, 멋진 100자평까지 남겨두어, 을유문화사 <제2의 성> 판매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바, 그녀를 상찬하며 우리 둘째 뒷태 사진을 방출하는 바이다.


그런데 사실, 잠자냥은 쟝쟝이 왠지 다 읽지 못할 것 같아서 ㅋㅋㅋㅋㅋ 둘째 뒷태 사진 수집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그래서 뒷태 사진이 조금 부족한 것을 심히 사과하는 바이오.




그러니까 쟝쟝 그녀가 반한 우리 둘째의 뒷태....





이거슨 지난 겨울, 살포시 내린 눈을 구경하는 우리 둘째-




히히-뒷태가 귀여워 살포시 찍어보았다.




살짝 뒤돌아 보는 모습이 귀여운 녀석




그리고 얼마 전, 여전히 살포시 창밖을 내다보는 녀석....




좀더 가까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번 더 가까이 다가간 그의 숨막히는 뒷태.........





훗- 나의 치명적 뒷태에 그렇게 반했단 말이지?





가지런히 모아서 보여줄게~




흥- 우리 뒷태는 어때? 쟝쟝?





사실 그는 숨막히는 뒷태만큼 꽃미모다....(라고 주장하는 잠자냥)




도플갱어를 만난 그......... (진지하게 묘생을 고민 중)



이어서 얼마 없는 뒷태 사진을 송구스러워하며....... (찬조출연 막내)





어느 날 함께 레고놀이에 빠진 그-





내가 만들 꼬야.... (그런데 어따 끼우니???)




그렇게 해서 완성한 ** 서점 (알라딘 사람들이 환장할 듯? ㅋㅋㅋ)



아무튼 나 약속지켰다 장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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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0-01 17:3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꺄아앙

붕붕툐툐 2021-10-01 17:3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아니, 첫째, 둘째, 셋째도 부족해서 레고 완성품까지 완벽하면 어쩌란 말입니까? 쟝쟝님이 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네요~ 숨막히는 뒤태에 숨막혀서 지금 숨 몰아쉬는 중입니다~ 하~~하~~~

잠자냥 2021-10-01 17:38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유 참 쌤 넘 웃기다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0-01 17: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들이 같은방향으로 누워 있는게 신기하네요ㅎㅎ 공쟝쟝님 덕분에 재미있는 사진 구경해서 감사합니다 ㅎㅎ 고양이가 잘생겼어요^^

잠자냥 2021-10-01 22:39   좋아요 3 | URL
ㅋㅋㅋ 그런 포즈 나오기 쉽지 않은데, 정말 오랜만에 녀석들 세마리 다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scott 2021-10-01 17: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자냥님의 고양이 발 뒷꿈치에 ฅ🐾

시선과 맘이 빼앗겼습니다 ㅎㅎ

냥이들의 사랑스러운 뒷모습

    ∧_∧ 
   (  )
   ( O )

잠자냥 2021-10-01 22:39   좋아요 3 | URL
ㅎㅎ 스콧님은 정말 이모티콘 부자이십니다!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1-10-02 10:06   좋아요 3 | URL
대체 저 냥 발자국은 어떻게 만드는 거래용? 스콧님 ㅋㅋㅋㅋㅋㅋ 무한 이모티콘 창조의 세계 ㅋㅋ

잠자냥 2021-10-02 13:21   좋아요 2 | URL
저도 궁금. 스콧 님 이모티콘 중 가장 탐나는 냥이 발자국!

mini74 2021-10-01 18: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레고 사은품을 만들라 만들라!!! ㅎㅎ 고양이 사진에 글은 눈에 들어오질 않네요 ㅎㅎ 오구오구 발바닥 만지고 싶어요 ㅠㅠㅠ

잠자냥 2021-10-01 22:40   좋아요 3 | URL
알라딘 레고 굿즈로 나오면 장난 아닐듯요.

공쟝쟝 2021-10-02 10:08   좋아요 2 | URL
그리고 서점이 교보문고 책상같은대??? 저 검은 머리분 한국이 싫어서 뽑고 있고요? ㅋㅋㅋㅋㅋ 으와 레고 일도 관심 없는데 이레고는 탐나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1-10-02 13:27   좋아요 2 | URL
이거 예전에 교보문고랑 콜라보해서 한정 판매한 레고(정확히는 교보문고 x옥스포드)입니다.

미미 2021-10-01 18: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도 동네 길냥이 몰래 사진찍고 들어왔는데..헉뜨~♡
마우스패드도 둘째 닮았네요ㅎㅎ
구경잘했습니다(부럽)
ㅡ지나가던 댕댕이 집사😉

잠자냥 2021-10-01 22:40   좋아요 4 | URL
맞아요. 마우스 패드 ㅋㅋㅋ 둘째 닮아서 산 거랍니다!

Kletos 2021-10-01 19: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예쁘네요 😍

잠자냥 2021-10-01 22:41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애들한테 전해줄게요! ㅋㅋ

유부만두 2021-10-01 2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월은 냥이 뒷태로 시작하는군요!
약속을 지키는 잠자냥님 칭찬 스티커 열 개 드립니다.

잠자냥 2021-10-01 22:41   좋아요 4 | URL
와~~ 칭찬 스티커 받았다! ㅎㅎ

책읽는나무 2021-10-01 20: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뒤꿈치 내놓으란 말이 냥이 뒤꿈치 뒷태였었군요??ㅋㅋㅋ
창밖 구경한다고 쭉 몸을 뺀 둘째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 듯 하군요!!
아가들 키우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그래도 틈틈이 냥이서점 만들어 드디어 오픈 하시고!!!!
재력가세요~~^^
저도 어릴적 꿈이 서점 주인이었었는데...

잠자냥 2021-10-01 22:42   좋아요 4 | URL
ㅎㅎ 네 그 뒤꿈치가 이 뒷태입니다. 재력가는 아니니, 녀석들이 그저 아프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1-10-01 21: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름답고 귀엽고 숨막히는 뒷태의 냥이님들 3분 모시느라 어디 책 읽을 시간 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구경 잘하고 갑니다 ㅋㅋㅋ 레고 작품 업그레이드 되면 그것 좀 부탁드려요!!

잠자냥 2021-10-01 22:43   좋아요 4 | URL
저놈들 특기가 잠자기라 잘 때 책 읽으면 됩니다요! ㅎㅎ 쟝쟝님이 제2의 성 완독하시는 바람에 여러분이 즐거워하네요! ㅎㅎ

coolcat329 2021-10-01 21: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둘째 좋아해요. 네 번째 동그란 눈이 참 이뻐요. 마우스패드도 고양이 ㅋ
근데 쟝쟝님도 대단하세요. 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잠자냥 2021-10-01 22:44   좋아요 4 | URL
앗! 쿨캣 님도 우리 둘째 팬! 둘째한테 꼭 전해줄게요~ 마우스패드 둘째 닮아서 몇 년 전 교보에서 산 거랍니다. 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10-02 01: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와~~~~~~이 숨막히는 뒤태들. 와 괭이 뒤태에 숨막혀보기는 첨입니다. 하하. 서점은 자냥님 제2의 성인 거죠??^^

잠자냥 2021-10-02 13:1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우리 냥들 뒷태가 그런지 새삼 다시 바라봅니다. ㅎㅎㅎ

독서괭 2021-10-02 07: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보고 급히 감탄사만 날렸는데 다시 한번 보면서 뒷태에 감탄합니다 ㅋ 냥이들 뒷태란 늘 아름답기 마련이지만 쟝쟝님 둘째 종아리(?) 뒷태는 정말 깜찍하기 그지없네요😆😆😆

잠자냥 2021-10-02 13:14   좋아요 2 | URL
쟝쟝님 둘째는 없는데요? ㅋㅋㅋㅋㅋ 자냥의 둘째 말씀이지요? :p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0-02 13:17   좋아요 3 | URL
헐? 죄송합니다. 쟝쟝님 둘째라니 ㅋㅋㅋㅋ 자냥님 둘째를 본의 아니게 입양시킬 뻔 했네요.

그레이스 2021-10-02 08: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창밖 풍경은 겨울? 흐리네요...
냥이 너무 예쁘네요.

잠자냥 2021-10-02 13:13   좋아요 3 | URL
겨울은 지난해이고요, ㅎㅎ 그 다음 비슷한 사진은 얼마 전 노을 질 때 풍경입니다.

햇살과함께 2021-10-02 08: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저 까아악! 소리만~ 잠자던 아이도 깨어나게 하는 귀염 도도 시크한 고양이 사진 잘 봤어요^^ 자주 올려주세요~

잠자냥 2021-10-02 13:15   좋아요 3 | URL
하하하 알라딘 분들이 책보다 더(?) 좋아하는 페이퍼가 고양이 사진 왕창 있는 페이퍼 같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1-10-02 09: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ㅠㅠㅠㅠㅠㅠㅠ 아이쿠 ㅠㅠㅠ 이 녀석들 ㅠㅠㅠㅠㅠㅠ (셋이 모두 한뒷태 하는 사진 정말 아이쿠) ㅠㅠㅠㅠㅠㅠㅠㅠ ❤️♥️💜💛💕 너희 뒷태 정말 엄청나! 대단해! 너무 귀여워!!!!

잠자냥 2021-10-02 13:16   좋아요 1 | URL
그대가 좋아하니 기쁘오. 언젠가 또 이런 날을 위해 사진을 더 많이 마련해 두리라.

공쟝쟝 2021-10-02 10: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고마워요!! 훗날을 기억하면 저의 21년 9월은 제2의성 2회독으로 보부아르의 달로 기억될 것 같아요 ㅎㅎㅎㅎ 공쟝쟝 제2의 성부터 읽고 시작하자 소리가 지금도 들려와… 그의 지령을 받아 나는 우리 둘째 뒤태라는 후한 상을 받았다!!! 너무 기쁘다😚😍😙 제게 한정된 이 페이퍼는 조만간 트랙백을 달아놓을 테다!

잠자냥 2021-10-02 13:17   좋아요 3 | URL
쟝쟝 그대는 진짜 알찬 한달을 보냈소. 이런 뒷태 사진 헌정받아 마땅한 당신~~~!!
 


동물들은 영감을 준다. 거짓말을 하는 법을 모르니까. 걔들은 자연의 힘이다. 텔레비전은 5분만 봐도 메스껍다. 하지만 고양이는 몇 시간 동안이나 바라볼 수 있다. 은총과 영광밖에 보이지 않는다. 본연 그대로의 훌륭한 생명. -찰스 부코스키, <고양이에 대하여>


물감 님과 겨울호랑이 님의 고양이 페이퍼에 이어 써봅니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알라딘 분들은 내 고양이 자랑! 한 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나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고양이를 무서워하던 사람이다. 스노우캣 홈페이지는 재미나게 들락거리면서 보면서도 고양이 사진은 무서워서 잘 보지 못했던 사람. 반려동물은 늘 집에 있었는데(모두 개였다), 고양이는 키워본 적 없고 지금은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그 눈빛이 무서워서(에드거 앨런 포 <검은 고양이> 영향도 있음... -_-) 내가 이렇게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첫째 (20136월 입양 /생일 20135월 추정)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어언 8년 전 첫째 냥이 때부터였다. 20136월에 입양한 첫째는 올해 벌써 여덟 살 꽃중년(장년?)이다. 이 녀석은 내 동생이 한 초등학교 앞 굴 같은 틈새에서 발견했는데, 일주일 가까이 지켜봐도 어미도 보이지 않고 초딩들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애정을 동시에 받고 있는 걸 보다 못해 구조했다. 임보하면서 입양할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그 꽃미모에도 불구하고 입양할 사람이 선뜻 나타나지 않았다. 고민 끝에 내가 덜컥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니 고민은 아니고 애인이 고양이 한 번 키워보고 싶다는 말을 흘렸는데 그걸 듣고 걍 데리고 옴.....; 그렇게 집사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보시다시피 스트리트 출신답지(?) 않은 꽃미모+꽃자태로 사람들을 현혹시킴. 내 친구들 모두가 이 녀석 보면 침을 질질 흘린다. 너무 예쁘다고. 길냥이 맞냐고 다들 물을 정도. 아마도 집을 나왔거나 유기된 품종묘(아메숏)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게 아닐까 추측 중. 도도하고 클래식 음악과 혼자 있는 걸 즐긴다. 애정 표현도 조금 무뚝뚝한 편이어서 한번 쓱 핥아주고 간다. 그런데 요즘 중년에 들어서더니 식탐이 많아지셔서 미모가 많이 상하셨다.

 



알라딘에서 환영받을 만한 사진으로 골라봤습니다... 책과 고양이의 조합! 



내 고양이지만 이쁘긴 이쁘네.... ㅋ



2013년 입양했을 당시....꺄.......... 넘나 이쁘당



점점 자라 청소년냥이 시절 첫째.



그리고 지금 이분은 이렇게 중장년의 길로..... 후덕하신 외모를 자랑하며....




본냥이 모델인줄 아시는 분.... 모델 ㅋㅋㅋ




둘째(201310월 입양/ 생일 201310월 추정)

둘째는 정말 운명이었다. 애인하고 201310월 중순 무렵 산책을 나섰다가 길가에서 녀석을 발견했다. 멀리서 보고는 왠 쥐새끼인가 싶었다. 녀석은 한 할머니를 따라가면서 소리소리 지르며 울고 있었고, 할머니는 애처롭지만 당신 하나 챙기기도 버거우신지 이 녀석을 선뜻 못 데려가고 발만 동동 구르면서 "아이고 누가 얘 좀 데려가요." 하시더라. 녀석 상태가 너무 안 좋아보여서 그냥 안고 왔다. 몸에서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진동. 병원에 데리고 가보니 범백(파보바이러스) 판정을 받았다. 이 바이러스는 아깽이들에겐 치명적이어서 거의 죽는다고 봐야 하는데 녀석이 그런 상태였던 것이다. 파보 바이러스 때문에 어미한테 버려진 것이 아닐까 싶다. 길에서 구조해온 걸 안 수의사가 뭐라 치료를 권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심지어 살아난다는 가망도 별로 없어서) 애인이 치료해달라고 선뜻 말했고(난 그때 회사가 망한 상태로 백수가 된 처지라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의사도 기뻐서 치료에 돌입. 3일을 입원해서 바이러스와 싸운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녀석 살아난 날, 우리도 엄청 기뻤지만 그 병원도 거의 축제분위기였다. 그 이후 엄청난 식탐을 보이면서 무럭무럭 자라나 이제는 첫째랑 기 싸움 벌일 정도로 커버렸다. 착하고 다정한 순둥이.

 

건강하던 녀석에게 올해 2월에 한 번 더 시련이 닥쳐왔다. 장염과 췌장염이 동시에 오면서 3일 입원했다. 치료가 잘 되었다고 해서 마음을 놓고 집으로 데려왔는데 이게 웬일, 애가 숨을 잘 못 쉬는 게 아닌가, 놀라서 다시 병원으로 데리고 가니 폐에 물이 찼다고 한다. 각종 검사를 해보니 HCM(고양이 심장병)이란다. 청천벽력이었다. 다시 입원.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산소방까지 들어갔다. 오늘 당장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그날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정말 펑펑 울었다. 녀석 때문에 회사 끝나고 병원 들렀다가 집에 오던 그 일주일 내내 매일 울었다. 그때 가장 무서웠던 건 녀석이 우리 옆이 아닌 병원에서 죽을까봐. , 아무튼 또 기적적으로 살아나서 퇴원했는데, 심장병약 처방까지 받았지만 이 약은 한 번 먹으면 죽을 때까지 계속 먹어야 해서 선뜻 먹일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무래도 병원에서 과잉처치를 한 게 아닐까, 심장 크기가 그래서 일시적으로 커진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울 길 없었다. 그래서 일주일간 약을 먹이지 않고, 다시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심장크기가 조금 줄어든 게 아닌가? (하지만 계속 병원에서는 과잉처치로 그랬을 수 있단 말은 절대 하지 않음). 그 이후 한 달 뒤에 또 심장초음파 받았을 때는 심장 크기가 더 줄어서 거의 정상치였다. 9월에 정기 검진 받으러 병원에 가야하는데, 이번에는 다른 병원 데리고 가 볼 생각이다. 아무튼 이 녀석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다. ㅠㅠ

 



처음 데리고 왔을 땐 요만했습니다... 



항상 나의 독서를 방해하던 녀석. 저 책은 하루키 에세이, 문학동네에서 나온 그 작은 책으로 기억.




그런데 이젠 책상이 작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째의 매력 포인트. 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책 보다가 조는 나 따라하는 거냥?




카리스마 터지는 사진 한 장 소개합니다.


 

또또 책 읽다가 조는 나 따라한다.... ㅋㅋㅋㅋ



이분 근데 와인을 넘나 좋아하심.... 와인 따는 소리만 들리면 자다가도 나오심. 와인과 더불어 치즈, 빵 좋아하셔서 아무래도 전생에 루이14세 아니었냐고 물었다......... 아니란다. ㅋㅋㅋㅋ 암튼 녀석 땜에 와인을 못 마신다. 




알라딘 모델해도 되겠쥬? ㅋㅋㅋㅋㅋㅋ





그토록 쓰기 싫다는 모자를 한번 씌워봤습니다.... 저 뒤에 커튼 난리난 거 보소...




너는 내 고양이야~ 내 고양이야~~ 아니 곰돌인가?




셋째 (20156월 입양/ 생일 20156월 추정)

그렇게 첫째랑 둘째 고양이로 내 인생의 고양이는 끝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2년 뒤 이 녀석이 들어온 것이다. 우리 집 건너편 빌라 옥상에서 며칠 내내 울고 있던 걸 발견해서 구조했다. 어미가 있을지 몰라 계속 지켜봤는데 없더라. 음식을 가져다 줄 때 살펴보니 눈곱도 많고 똥꼬 그루밍이 전혀 안된 상태(어미가 돌보는 녀석들은 똥꼬가 깨끗하다)라 버림받은 녀석이구나 싶었다. 사실 나는 이 녀석 구조&키우는 건 반대했다. 어떤 생명을 돌보는 건 두 마리로 족하다고. 그런데 비가 억수로 내리던 그날 새벽 애인이 달려나가서 구조해왔다. 그때부터 장마가 시작되는데 얘가 도저히 눈에 밟힌 모양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임시보호하면서 입양할 사람을 찾아보자고 했는데....입양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영 못미더웠고, 그러는 사이 내가 그만 녀석한테 정들어서 우리집 막차를 타게 된 녀석이다. 그리고 그 사이 둘째가 녀석을 엄청 사랑하게 되어서 둘을 떼어놓을 수가 없게 되었다. 막내는 사람을 무척 좋아한다. 놀이보다 사람이 만져주는 걸 더 좋아해서 계속 쓰담쓰담 해주면 그릉대면서 침을 뚝뚝 흘린다.

 



처음 데리고 왔을 때. 크기. ㅋㅋㅋ 저 작은 틈에 들어갈 정도



저렇게 쪼끄만 녀석이 어느덧.....




형아들 스크래쳐 탐방... 냄새 킁킁



이렇게 큽니다.



아고 예쁘다.



횽아들에 비해 어려보이죠?



꽃보는 척.... 아니고 꽃 망가뜨리려고 ㅋㅋㅋㅋ



주특기는 높은 곳에 올라가기....



녀석이 저 자릴 엄청 좋아해서 이사 온 후 한동안 저 상자를 버리지 못했다.





데헷-



나 이뽀???? 아니.....-_-;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련하다.



이 녀석의 주특기는 저렇게 다리 뻗기-




첫째하고 셋째가 이렇게 크기 차이가 날 때도 있었고



둘째하고 이렇게 차이 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들 뚱냥돼냥... ㅋㅋㅋ




둘째랑 셋째는 이렇게 사이가 좋습니다




대체 왜 같이 들어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1냥...




겨울이면 이분들을 위해 코다츠를 만들어드려야 함...




가끔은 제가 상자에 들어가서 놀아주기도 합니다.... 지금 상자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나... ㅋㅋㅋ




뭐라고 거기 집사가 들어가 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뭐하는 걸까요? ㅋㅋㅋ 지금 내가 들고 있는 마른 오징어에 초집중 중.... 두 녀석이 오징어 귀신이라, 집에서 맥주 마실 때 오징어 안주를 먹을 수가 없다.... 




어느날 퇴근 했을 때............ -_-;;; 누군지 범인 유추가능하지만.... 참는다.




여행이라도 가려고 하면 귀신 같이 알고 막아선다....



여행 가려고 하니까 또 막아선 분들... 녀석들 만난 이후로 3박 4일 이상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가장 멀리 떠난 곳이 베트남... ㅠㅠ. 이럴 때도 누군가 돌봐줄 사람을 찜해놓고 가야 한다. 




보기 드물게 셋이 모인 사진.... 왜 모였을까요? 그것은 바로 전기장판을 켰거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진 중 하나.... 허나, 보기와 달리 사실은... 서로 저 알라딘 상자 들어가겠다고 싸우다가 대치하는 중이라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희들 때문에 멀리 여행 못가지만.... 내 고양이들, 세상에서 나를 가장 행복하게 웃게 만드는 녀석들. 어느덧 여덟 살, 일곱 살(10월이면 곧 여덟), 여섯 살이다. 더 늙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고 계속 이대로만 있으면 좋겠다. 이 녀석들이 내 곁에서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생각만으로도 폭풍 눈물 난다...;

 

, 세 녀석 모두 수컷입니다요. 예쁜 애들, 수컷으로만 골라왔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저 녀석들이 저를 간택한 거랍니다. 그리고 길냥이들은 보통 근친교배를 하지 않으려고 어미가 새끼를 낳으면 수컷 녀석부터 내친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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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08-31 0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은 주인과 많이 닮아 있던데...이렇게 고상하고 예쁜 고양이들이라면?? 흠....^^
책장속에 늠름한 첫째 사진은 압도적입니다.
애인분도 인성이 훌륭하신가 보다~~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걸 보니~~생각했습니다.
원래 동물을 좀 무서워하는 편이라 생각도 못했다가 최근 키우고 싶단 생각으로 바뀌어 가고 있던차...알라디너님들 이런 사진 보면 키우시느라 고단한 점도 있으시겠지만,이쁘고 사랑스런 모습들이 먼저 눈에 띄어 절로 눈이 가늘어 지면서 맘이 동하네요^^

잠자냥 2021-08-31 09:24   좋아요 2 | URL
저희 고양이들이 낯선 사람을 많이 싫어하는데(고양이들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사람 좋아하는 애들은 또 좋아하더라고요), 그건 틀림없이 집사들 닮은 것 같긴 해요.
제 애인은 저보다는 인성이 확실히 훌륭합니다. 전 까칠하기도 하고 욱하기도 잘하고 짜증도 많은데 그런 면이 없거든요. 엄밀히 말하면 둘째랑 셋째는 그 사람이 살린 거나 마찬가지고요. 근데 둘째는 그것도 모르고 절 더 좋아한다는 게 함정. ㅎㅎㅎㅎ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 분명 고단한 점이 있습니다(특히 장기간 여행 포기 ㅋㅋㅋㅋ).하지만 이쁘고 사랑스럽고 무엇보다 삶의 엄청난 위로가 된다는 점은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분들이 다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공쟝쟝 2021-08-31 2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또 보러왔어요. 둘째의 발 뒤꿈치가 잊혀지지 않아서요....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8-31 21:35   좋아요 2 | URL
저장을 허하노라.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8-31 23:34   좋아요 2 | URL
ㅠㅡㅠ 아아 감사합니다… 종종 그의 숨막히는 뒤태를 보여쥬옵소서…!

유부만두 2021-09-06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믓찐 글은 언제 쓰신거죠? !!!

잠자냥 2021-09-07 07:0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한때 우리집 고양이 자랑! 페이퍼가 잠시 돌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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