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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드디어 창비 우롱상자가 도착했다.


나의 정신적 자유와 글 쓸 자유를 위해 내 블로그 및 알라딘 서재를 읽지 않는 애인은 드디어 우롱상자 왔다는 소리에 진지한 얼굴로 창비에서 우롱차 보내 준 거냐고 물었다. ㅋㅋㅋㅋㅋㅋ 그동안 내가 리뷰 대회에서 석류즙/오디즙 이런 걸 받은 적도 있어서 또 그런 것인가 했다는.... ㅋㅋㅋㅋㅋ



상자는 일단 라면 박스보다는 매우 작다 (과대포장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열어보니 창비 굿즈가 위에 떡하니....(역시 상자는 빈틈없을 정도로 꽉 찬다. 과대포장 절대 아님 ㅋㅋ)



드디어 모시는군요. <주군의 여인>이여. 1, 2권 모두 600쪽 넘음. 1200쪽의 위엄...(각 권 17,000원)



상자만 오면 관심 폭발 고냥 2호 등장.



나도 빠질 수 없지.... =33 고냥 3호도 등장


이 아이들이 관심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노끈!!!
이때부터 개봉하다 말고 집사와 삼냥이들의 노끈 놀이 15분 간 이어짐.
(이날 창비 우롱상자에서 단연코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노끈이었다고....)



창비 굿즈. 에코백/수첩(4개)/메모지/연필/시요일 한 달 구독권 (폴스타프 님, 이제 받으셨지요? ㅋㅋㅋ)



책꽂이에 꽂아 보았당! 레헨따 1은 전자책으로 갖고 있음....(시공사 책 몇 권 다른 쪽으로 뺐음)



내가 갖고 있는 창비세계문학... 사실 몇 권은 읽고 팔았..... ;;
아, 그러고 보니 <주군의 여인>에 '창비드림' 도장 안 찍혀 있었다! 이것도 독자 불만 수용한 듯??


암튼 잘 보면 <죽음> 그러니까 <이반일리치의 죽음>은 내가 별 다섯 개 준 작품으로 소장 중(레헨따2 옆에 꽂혀 있다. 글씨가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음).

그러나 <고뇌> 즉,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는 없음. 절대 갖고 싶지 않음...
이 작품은 중학교 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문고판으로 읽었는데, 사실 그때도 별로 좋지 않았다...
그 후로 괴테 작품은 <파우스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편력시대> <이탈리아 여행기>까지 읽었지만....
다 별로였다. 난 괴테를 참 좋아하지 않는구나...


암튼 이렇게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창비우롱상자. 집단 지성... 아니고 의 힘. ㅋㅋㅋ



자, 이제 <주군의 여인>을 읽고 리뷰를 써야지. 그러나 언제 읽을지는 모름; 넘나 두꺼운 것.

사실 이 작품은 옆집의 주정뱅이 폴스타프 님 리뷰 읽고 궁금해진 책이다.

올해 안에는 읽고 리뷰 쓸게요. 창비여, 고마워요. ㅋㅋㅋ 

<주군의 여인> 마니아가 될 테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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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11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주군의 여인 창비드림 찍혀있었는데요?! 흐음..

이 페이퍼로 인해 잠자냥 님의 책장 사진을 보게 되어 너무 좋네요. 이왕이면 전체샷도 올려주시지... 넘나 궁금한데 말입니다.....
그건그렇고 이제 잠자일보는 더이상 볼 수 없는건가요? (서운..)

잠자냥 2020-06-11 11:01   좋아요 0 | URL
학 정말요? 전 도장 안 찍혀있었어요. 이론이론....
그렇지만 읽고 나서 팔지는 않을 거 같아요. 할머니 되고 나서도 창비우롱상자를 추억하기 위해 간직하려고요. ㅋㅋㅋ

그나마 저 책장 사진은 알라딘 이웃들이 다른 사람 책장 구경하는 걸 좋아하시는 듯하여(저 또한 그렇고요) 다른 사진보다는 좀 크게 올렸어요. 제 책장은 온갖 잡동사니가 섞여 있는 터라 ㅋㅋㅋㅋ 나중에 정리되면 한 번 소개할게요.

잠자일보는... 음 또 뭔가 이런 재미난 일이 있으면 특종으로 찾아오겠습니다- ㅎㅎㅎ

Falstaff 2020-06-11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잘 된 일입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창비도 이렇게 변하게 만드는 독자, 소비자들의 힘. 크... 이걸 ‘연대‘라고 하셨나요, 특종에서? ㅋㅋㅋ
며칠간 참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잠자일보 특종에다가 여러 재미난 에피소드들.
정말 먼 훗날까지 기억할 즐거운 추억입니다.
<주군의 여인> 즐기세요. 제발 책하고 궁합이 맞으셔야 할 텐데요. ^^;;

잠자냥 2020-06-11 11:23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창비의 사전에 반성을 집어넣은 집단지랄 연대의 힘! ㅋㅋㅋㅋ
암튼 즐겁고 기분 좋은 추억이었어요. ㅎㅎ
<주군의 여인> 휘리릭 넘겨 보았는데 재미있을 거 같아요!

초란공 2020-06-11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여인>은 표지가 근사하네요. 저도 괜히 솔깃해지는 책이네요^^ 그나저나 이런 특종을 낚으시려면 이렇게 책을 많이 읽으셔야한다는 걸 알았어요^^ 책이 정말 많으시다는...

잠자냥 2020-06-11 12:40   좋아요 0 | URL
<여인> ㅎㅎ 상당히 흥미진진해 보이는 내용입니당!
다 읽으면 꼭 리뷰 남길게요. ㅎㅎ
저 책은 제가 갖고 있는 책의 극히 일부에요.. ㅠ_ㅠ
날마다 책이 쌓여서 참 처치곤란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0-06-1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정신적 자유와 글 쓸 자유를 위해!!! 키햐! 잠자냥님 내 스타일! 저희 집 사람은 제가 리뷰대회 응시한 것도 모릅니다. 이전 죽음과 고뇌도, 빌레뜨도 다 제가 산 줄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에서 그런 일이 있었대~ 라고 남이야기 하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냥이들 3호까지 있으시다니 대식구시네요. 저도 다락방님처럼 잠자냥님 책장샷 너무 좋아요. 역시나 역시~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제 책엔 도장이 찍혀있었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좋은 추억 선사해주신 알라딘 이웃분들께 감사드려요. 잠자일보는 격주 발행 안 되나요? ㅎㅎㅎㅎㅎ

Falstaff 2020-06-11 12:33   좋아요 0 | URL
커헉!
단발머리 님이..... 남성분이세요? ‘저희 집사람‘...이시라니.
하여튼 우롱상자의 미스테리는 끝이 없습니다. @@

아직 여성분이 남편더러 ‘집사람‘이라고는 안 하지요? 혹시 몰라서.... ^^;;;

단발머리 2020-06-11 12:36   좋아요 1 | URL
저에요. 그런 사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 집(에 저랑 같이 사는) 사람.... 이런 의미고요.
제 실명은 남자틱하다는 점도 알려드려요. 약국 가서 처방전 내밀면, 남편 분 약인가요? 그러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6-11 12:4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아니 정말 도장 찍혀있었어요?! 저만 안 찍혀있었나봐요. ㅎㅎㅎ
잠자일보는 내맘대로 발행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6-11 12:42   좋아요 1 | URL
폴스타프 / 폴스타프 씨(42세, 남) ˝창비우롱사태에 세대격차 절감˝ ㅋㅋㅋㅋㅋㅋㅋ

초란공 2020-06-1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내지를 촛불에 비춰보면 ‘창비드림’이라는 글자가 등장하지 않을까하는.. 아니면 창비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독자들께는 도장을 찍지 않고 특별히 관심독자 명예의 전당 리스트에 기재되어 관리된다는 뜻일까요? ㅋㅋ

잠자냥 2020-06-11 13: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그럴까요? ㅋㅋ 오늘 집에 가면 한번 불빛에 비춰보겠습니다. ㅋㅋㅋㅋ
 
<속보>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불만 폭주.....“참여자 우롱했다” 항의 빗발쳐

“우롱상자 재고 처리용 아냐……원하는 책 2권 재배송”

지난 5월 발표된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결과를 놓고 일부 3등수상자들로부터 “독자를 우롱한 처사”라며 빗발치는 항의를 받은 창비가 6월 1일 잠자일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3등수상자 전원에게 원하는 책 2권을 재배송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창비세계문학팀 팀장 양 모씨(18세)는 3등 상품인 창비세계문학 2권(랜덤)을 발송한 이후에 당선자들의 블로그와 인스타 등 여러 경로로 독자 후기를 모니터링한 결과, 만족하고 감사한 독자도 있었던 반면, 폴스타프, 잠자냥, 다락방, 단발머리 등 일부 극렬 알라디너들을 중심으로 창비가 전한 상품과 전달 방법, 구색 등에 강하게 비판을 제기한 이들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양 씨는 먼저 두 가지 오해를 풀고자 한다며 입을 열었다. 첫째 상품 발송 시기와 방법에 관해서는 “5월 8일 저녁 당선자 발표 뒤 주말을 지나 5월 11일부터 2~3주 안에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상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총 서른 네 명의 당선자에게 주소를 묻는 이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받기까지의 시간, 상품 준비와 포장 및 발송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통상 걸리는 시간이며 다른 이벤트에 비해 아주 늦은 것은 아니다.” 말함으로써 폴스타프 씨(42세, 남)의 “5월 8일 결정된 사안을 21일까지 질질 끌었다면 최하 시말서, 보통 징계에다가, 최고가 사직섭니다. 얄짤 없어요. 이 회사 경품잔치 담당자들은 무사했을지 참 걱정입니다. 아무쪼록 가벼운 시말서 수준에서 그쳤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진심어린 우려에 정면으로 반박, 창비 직원 가운데 누구도 징계를 받은 이가 없음을 밝혀 장내를 한때 훈훈하게 만들었다. 다만 “사전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지 충분히 안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고, 이어 “커다란 상자에 책만 덩그러니 보내 마음이 상하셨을 분들(폴스타프 씨)께도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어 양 씨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문제의 책 선정 해명에 나섰다. 양 씨의 말에 따르면 <죽음>과 <고뇌> 두 권은 3등 수상자들이 생각하듯이 죽음과 고뇌나 먹고 떨어지라는 의미가 아니었다며 “이벤트 진행한 마케팅팀 담당자로부터 창비세계문학의 문을 연 가장 상징적인 작품 1권, 그리고 그동안 창비세계문학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작품 1권 이렇게 의미 있는 작품 2권을 골랐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히며 “이미 가지고 계신 책이라면 창비세계문학을 잘 모르는 주위 분들과 나누실 수 있으리라는 바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2권 모두 꾸준히 중쇄를 찍는 작품으로, 일부 당선자들이 지적한 것처럼 재고 처리용이 아니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평소 세계문학 고전에 조예가 깊고 리뷰대회에 응모해주실 만한 독자 분들의 취향을 좀 더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렇게 사과와 감사의 의미로 3등 수상자 전원에게 랜덤이 아닌 “원하시는 창비세계문학 도서 2권을 지정하시면 발송해드리도록 하겠다.” 밝혀 기자회견에 참석한 3등 수상자들을 술렁이게 했다. 특히 “기존에 받으신 상품은 다시 보내주실 필요는 없다”라는 말에 지금까지 <죽음>과 <고뇌>를 소 닭 보듯 하던 3등 수상자들 사이에서 한때 “개이득”이라는 말이 여러 차례 오가기도 했다. 특히 “창비 굿즈세트를 받지 못하신 분도 말씀해주시면 함께 보내드리도록 하겠다.”는 말이 나오자 폴스타프 씨는 기자회견장에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다. 폴 씨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사실 나만 굿즈를 주지 않아서 기분이 몹시 상했다. 같은 3등이라도 급이 다른 줄은 알고 있었지만 내가 맨 꼴찌라는 생각에 한동안 자괴감에 빠져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 술맛도 예전 같지 않더라. 두꺼비도 쳐다보기 싫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의혹이 말끔히 해소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창비는 끝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다음 이벤트 때는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겠노라 약속했고, 창비세계문학에 보여주신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3등 수상자들은 “창비가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나올 줄은 몰랐다.” “마치 꿈만 같다.” “집단지성, 아니 집단지랄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이번 일을 계기로 깨달았다.”며 창비의 이러한 태도 변화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폴스타프 씨는 “창비 회사에 우리말 사전이 네 종류가 있다. 권 수로는 아홉 권인가 그렇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들 사전에는 하나같이 ‘반성’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드디어 반성이 등재된 모양”이라며 회한에 젖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3등 수상자들은 또한 “지랄로 얻어낸 듯해서 좀 쑥스럽지만 모두가 원하는 책 2권을 받을 수 있다니 무척 기쁘다”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러한 가운데 이번 리뷰대회에 유일하게 본명으로 참여한 다락방 씨(24세, 여)는 1인 시위를 제안했던 잠자냥 씨와는 별도로 창비를 상대로 음지에서 레지스탕스 운동을 벌여 이와 같은 극적 타결을 이끌어낸 것으로 밝혀져 크게 주목 받고 있다. 다락방 씨는 창의연(창비에게 정의를 기억하게 하는 연대) 이름으로 화염병을 제작, “나에게 <고뇌>와 <죽음>만은 피해주기 바란다. 가급적 <주군의 여인> 아니면 <대위의 딸>을 모시고 싶다. <떼레사와 함께> 마지막 오후를 보내도 좋다. <미하엘 콜하스>와 <패니와 애니>도 나와 동참할 것이다.”라는 장문의 편지를 담아 창비 본사에 여러 차례 투척했다고 한다. 화염병 제조 시 사용한 소주병은 두꺼비마니아 폴스타프 씨가 80여 개를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적극적인 화염병 세례로 인해 다락방 씨는 가장 먼저 <주군의 여인>을 모시게 됐으며, 공교롭게도 잠자냥 씨 또한 <주군의 여인>을 모시고 싶다고 창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발머리 씨는 창비의 제안에 처음에는 까탈스럽게 거절해볼까 싶었지만 곧 생각을 바꿔 <빌레뜨>를 집안에 들여놓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으며 두꺼비 마니아 폴스타프 씨는 주정뱅이답게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를 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리뷰 대회 참여자 우롱 및 기만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고 선언했던 잠자냥 씨(20세, 여)는 5월 29일이 되도록 우롱상자조차 받지 못하자 지난 5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잠자냥 씨는 다음과 같은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함께 고뇌와 죽음을 의미하는 검은 복장 차림으로 창비서교빌딩 앞에 서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죽음과 고뇌이라
빈 상자 덩그러니 그 더욱 처량구나
두어라 이 둘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그러나 5월 30일과 31일은 창비 직원들이 근무하지 않는 주말이라는 점에서 1인 시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으며, 실제로 잠자냥 씨가 48시간 동안 혼신을 다해 서 있었다고 주장하는 창비서교빌딩 앞 지역은 CCTV사각지대라 그 어디에서도 잠자냥 씨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근 편의점 CCTV를 확인해 봐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잠자냥 씨의 실체에 의혹을 제기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는 “잠자일보에서 특종이라고 소개했던 내용 자체가 잠 씨의 기획이다, 잠 씨는 사실 창비관계자다. 창비세계문학 홍보판을 키우려고 처음부터 그런 여론몰이를 한 것이다. 의도가 있다.”며 그 증거로 잠자냥 씨가 유독 아직까지 선물을 받지 못한 게 무얼 뜻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잠 씨는 창비관계자가 틀림없다, 지금도 잠 씨는 2권씩 새로 받고 리뷰를 써 올리면 창비에게 보답하는 일이 아니겠냐며, 책을 받은 3등 수상자들에게 리뷰 쓸 것을 종용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잠자냥 창비관계설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관련 사태는 모두가 훈훈한 가운데 일단락되는 형국이지만 잠 씨를 중심으로 잠자냥 창비관계설, 잠자냥 큰그림설, 잠자냥 매트릭스설 등이 피어오르고 있어, 이 또한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접한 잠자냥 씨는 “무슨 소리냐, 내가 바로 열혈 창비마니아다. 이 모두가 창비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창비로부터 단 1원도 받은 게 없다. 창비관계자는커녕 창비가 어디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해 1인 시위를 철석 같이 믿은 폴스타프 씨를 비롯한 3등 수상자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잠 씨는 오늘도 창비세계문학 독려 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런 잠 씨의 태도에 일각에서는 “사람이 책 2권 받았다고 저렇게 손바닥 뒤집듯 태도가 달라진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창비 아니 읽었느냐
저 너머 저리 긴 글을 언제 읽으려 하나니




잠 씨가 창비마니아임을 주장하며 내놓은 증거. 2번째 마니아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첫 번째 마니아는 폴스타프 씨 추정).



끝으로 이 사태를 통해 ‘집단지랄’의 힘을 깨달은 창비세계문학 독자들은 평소 똘스또이, 도스또예프스끼, 레오뽈도 알라스 끌라린, 돈끼호떼, 안나 까레니나, 알렉산드르 블로끄, 지나이다 니꼴라예브나 기삐우스, 꼰스딴찐 드미뜨리예비치 발몬뜨, 발레리 야꼬블레비치 브류소프,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블로끄, 안나 안드레예브나 아흐마또바, 오시쁘 예밀리예비치 만젤시땀, 마리나 이바노브나 쯔베따예바, 쎄르게이 알렉산드로비치 예세닌, 벨리미르 흘레브니꼬프, 블라지미르 블라지미로비치 마야꼽스끼,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빠스쩨르나끄, 예브게니 알렉산드로비치 옙뚜셴꼬, 안드레이 안드레예비치 보즈네센스끼, 벨라 아하또브나 아흐마둘리나, 이오시프 알렉산드로비치 브로드스끼처럼 유독 특유의 맞춤법을 줄기차게 고집해온 창비에게 오늘날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바른 표기 제안 성명서를 내고 창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어 또 다시 창비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opyleft ⓒ 잠자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니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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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20-06-05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들어왔는데 이거 넘 웃기네요 푸하하

잠자냥 2020-06-05 10:17   좋아요 1 | URL
와, 오랜만입니다. 안 그래도 왜 안 보이시나 했습니다.
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시려면 1편부터 읽으셔야 합니다. ㅎㅎ

1편 https://blog.aladin.co.kr/socker/11736220

Falstaff 2020-06-05 1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잠자일보입니다. 이번에도 특종이구먼요! 정말 집단지랄의 힘, 대단합니다.
와,.... 미국이었으면 분명 퓰리처 상인데, 아깝습니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06-05 11:03   좋아요 2 | URL
이 글을 저기 위의 1편과 함께 이달의 당선작으로 선정해 영구 보존함이 어떨까 싶습니다.
제1회 : 알라딘 퓰리처 상, 대상.......... 잠자일보의 잠자냥님!!!!!!!!!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0-06-05 11:03   좋아요 1 | URL
ㅋㅋㅋ 감사합니다.
제가 퓰리처상 받으면 옆집의 주정뱅이 폴스타프 님을 잊지 않고 감사 인사 명단에 넣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06-05 11:0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창비가 그걸 원할지 ㅋㅋㅋㅋㅋ 아 근데 이 글에 신간이 포함되는 바람에 ‘알라디너의 선택‘에 오르긴 했네요.
사실 그걸 노렸습니다. 푸하하하

단발머리 2020-06-05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내 웃음 참으며 킥킥대고 읽다가 CCTV 사각지대에서 뿜었습니다!!!! 잠자냥님의 노고와 애정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저도 샬럿 브론테를 만나는 이런 좋은 시간이 예정되어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저도 이메일 받고 해명을 이해했다기 보다는 뭐여? 하는 맘이 강했는데, 잠자냥님의 ‘받아야죠!‘에서 확신을 얻고서는 위의 아름다운 책을 신청했습니다. 아쉬움이 있는거야 말할 필요도 없고요. 창비에서 책 두 권 보내준다해서 크게 달라지는 살림살이 아니지만, 우롱상자 열어보며 알라딘 이웃들과 이야기하는 추억을 남겨줬다는 점에서 창비한테 고마운 마음도 들려고 하구요. 또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독자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려는 제스쳐 정도는 취했다는 점에서, 저는 창비에게도 점수를 쪼금 주고 싶습니다. 알라딘 집단지성과 창비의 제스쳐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빌레뜨가 저의 집으로 오고 있겠죠.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0-06-05 11:08   좋아요 1 | URL
창비로 인해 알라딘에서 재미난 일이 생겼고, 추억할 일이 생겨서 좀 즐겁네요. 창비는 좀 곤욕스러웠겠지만;; ㅎㅎ

전 이메일 온 날, 회사에서 바빠서리... 밤 늦게 11시에야 메일을 확인했는데 솔직히 엄청 기뻤어요. ㅋㅋㅋㅋ
뭔가 집단 지성-아니고 지랄의 힘이 먹힌 거 같아서? ㅎㅎㅎ 창비가 선뜻 응해준 것도 좀 놀라웠고요.
저는 그래서 그날 메일 읽어본 그 즉시, 창비에게 이렇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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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등 수상자 000입니다.
알라딘에 ‘<속보> 창비 세계문학리뷰대회 불만 폭주....’ 이 글 작성한 잠자냥이기도 합니다.
이웃분들 불만 포함 제 불만까지 담아서 좀 웃자고(?) 쓴 글인데, 이렇게 진심으로 응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피드백까지는 바라지 않았는데 뒤늦게라도 피드백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튼, 저는 아직 상품을 못 받았고요, (굿즈 포함)
그러니 다른 분들 보내주신 책 두 권 말고
<주군의 여인 1,2> 이렇게 두 권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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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좀 굽실굽실 느낌이죠? 아 책 2권 원하는 거 준다니까 손바닥 뒤집는 잠자냥 참 웃깁니다.

다락방 2020-06-05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아- 저도 걍 주는대로 받을걸 그랬어요. 그렇지만 애초에 주소 묻는 메일이 안왔었으니 ㅠㅠ 이런 사과의 메일 리스트에도 저는 없었겠죠. 주는대로 받고 ‘너 무얼 받을래 다시 줄게‘ 물었다면, 빌레뜨를 답할 것을.. 인생..타이밍.....

그나저나 제가 안그래도 이 기사를 읽으면서 잠자냥 님의 1인 시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려고 했는데, 이미 의혹은 불거지고 있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빌레뜨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빌레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0-06-05 11:1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너무 성급하셨군요. 화염병 투척 좀만 자제하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5 11:12   좋아요 1 | URL
성질이 워낙 불같아서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지만 저는 주소 묻는 메일도 안왔었다고요. 그래서 제가 단발머리님께 담당자 이메일 좀 알려주세요, 라고 부탁한 뒤에 그 메일로 보낸거거든요. 나 빼먹었어, 나 왜 안줘 ㅠㅠ 이러면서요 ㅠㅠㅠㅠㅠ 하아-
인생은 뭘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0-06-05 11:23   좋아요 1 | URL
허어어~~~~~~~~
그렇다면 일인시위를 주도하시고 알라딘 퓰리처상에 빛나는 잠자냥님과 지하에서 활약하신 레지스탕스 다락방님만 두 권씩 받으시는거예요? 아하, 또 일이 이렇게 흘러갈줄이야ㅠㅠㅠㅠㅠㅠ
두 분께 공히 선택받은 <주군의 여인>만 좋은 일 났는가요? 허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2020-06-05 11:18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해 보니까 주소 묻는 메일 따로 받은 기억이 없어요.
전 당연히 알라딘과 연계해서 한 행사라 알라딘에서 개인정보 수합해서 보내나보다 하고 손 놓고 있었는데....
아 그래서 <죽음>과 <고뇌> 우롱 상자가 저에겐 오지 않은 거였나봅니다.

창비에서 보낸 메일에 ˝아직 저희에게 주소를 알려주시지 않은 분이 두 분 계십니다.˝라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여기에 결국 제가 포함된 거?? 푸하하하하....

잠자냥 2020-06-05 11:20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괜찮습니다. 저는 <주군의 여인>만으로 만족합니다. 처음부터 원하던 거라서요.
그런데 성질 급한 유일한 본명 다락방 님은 ㅋㅋㅋㅋ <빌레뜨>가 그만 눈앞에서 날아가버렸군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5 11:24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에 저장된 주소로 보내는가보다, 하고 손놓고 있었는데 다른 분들이 죽음과 고뇌를 계속 받는 바람에 으응? 나는, 나는? 이렇게 된것입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고뇌와 죽음을 ‘더‘ 받는것 보다는 지금에 더 만족합니다. 엣헴- ㅋㅋ

단발머리 2020-06-05 11:27   좋아요 0 | URL
빌레뜨 신간 다 필요없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오로지
고뇌와 죽음!!! 😱

Falstaff 2020-06-05 12:31   좋아요 1 | URL
이번 해피엔드의 가장 큰 공헌은 다락방 님께서 직접 팀장한테 메일 보내셔서, 난 이거 아니면 저거 줘, 라고 하신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친 엄마도 아기가 울어야 젖을 주는데, 저를 비롯해 몇 몇 분은 그냥 투덜대기만 하는 동안, 잠자냥 님은 다른 것 받고 싶은데요, 라고 첫 포문을 여셨으며, 다락방 님이 나한테 이거 줘, 라고 분명한 단어로 이야기하신 겁니다.
덕분에 창비 리뷰대회가 282만원에서 한 300만원 정도로 올라갔습니다만, 솔직히 이게 뭡니까. 주고 욕 먹고, 욕 먹고 난 다음에 그럼 다른 거 줄게. 스타일 구기게 말이지요. 맘엔 들지 않지만 창비가 명색이 우리나라 출판사 국가 대표잖아요.
우짰든 20세, 24세 두분 여성 동지들의 맹활약에 경의와 감사를 아낌없이 보냅니다!!!!!

잠자냥 2020-06-05 12:43   좋아요 0 | URL
창비는 결국 3등 수상자들한테 2만원으로 선방하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한 4~5만원어치 책 보낸 셈이네요; 하하하하

다락방 2020-06-05 13:04   좋아요 2 | URL
제가 이메일 보낸분은 팀장..님은 아니었던 것 같고요, 어조가 신입사원 같았어요. 하핫. (팀장님이면 큰일날 댓글 ㅎㅎ)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원하는 걸 쟁취하기 위해(응?) 행동한 멋진 여성인 것입니다!!!!!

=3=3=3=3=3=3=3=3=3=3=3=3=3=3=3=3

레삭매냐 2020-06-05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단지롤에 한 몫해서 오늘의
이런 성과를 거두는데 혁혁한...

다 필요 없고, 원하는 책 두 권은
<금색 공책>으로 정중하게 요청
드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어제부터인가 중고서점
주욱 풀렸더군요.

적어 주신 대로 외래어 표기법 좀
고쳐 주었으면 하는 큰 바람이
있습니다.

잠자냥 2020-06-05 13:24   좋아요 0 | URL
아 그럼요. 레삭매냐 씨도 한몫 하셨지요!!

아, 그러고 보니 <금색공책>도 있군요.
전 창비 이전 버전 웅진에서 나온 <황금노트북>으로 갖고 있어서 그 책은 탐이 나지 않았는데,
절판된 <황금노트북> 중고로 구하느라 애 좀 썼어요. 창비에서 나올 줄 알았으면 그냥 참을 걸; ㅎㅎ

anuvadak 2020-06-0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데 이 와중에 잠자냥 씨가 요청한 책 제목이 하필 <주군의 여인>인 건 왜 또 웃긴 건가요.... ㅋㅋ

잠자냥 2020-06-05 13:2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다락방 님이 <죽음>과 <고뇌> 대신 <주군의 여인>을 달라하신 부분도 이 기사와 잘 들어맞습니다. ㅋㅋㅋ

초란공 2020-06-0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1인 시위는 없었다는 거군요. CCTV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건의를하려 했으나, 추진 동력을 잃은 셈이네요. ^^;; 철도원 삼대처럼 고공시위를 하셨던 것일까요 ㅋㅋ

잠자냥 2020-06-05 16: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1인 시위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ㅋㅋㅋ
또 모르죠, 일요일에는 잠 씨 혼자 나가서 했는지도? ㅋㅋㅋ

coolcat329 2020-06-0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0-06-05 17: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syo 2020-06-0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말고 무슨 말을 더 덧붙이랴....

잠자냥 2020-06-06 15:15   좋아요 0 | URL
업무에 바쁘신 syo 님 이 사태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그저 안타깝습니다. ㅋㅋㅋㅋㅋ

서산_影 2020-07-14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건을 어깨 너머로 들은 1인이 묻습니다. 이거 실화입니까?

잠자냥 2020-07-14 23:04   좋아요 1 | URL
사실과 거짓이 적절히 섞여있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3-01-06 1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놔 이렇게 재밌는 일이 있는 지 이제 알았어 ㅜㅜ 이때 저는 한참 회사에서 갈리던 시절이었나봐요 ㅋㅋㅋㅋ (알라딘 잘 모르던 시절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이러지말지 ㅋㅋㅋㅋ 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6 12:15   좋아요 2 | URL
쟝쟝도 함께 했으면 더 즐거웠을 텐데 ㅋㅋㅋㅋ 알라딘에서 얻은 즐거운 추억 중 하나 ㅋㅋ
근데 저때 받은 <주군의 여인> 난 아직 안 읽었다요........
다부장님은 읽으심.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6 12:21   좋아요 0 | URL
주군의 여인… ㅋㅋㅋ 그리고 우리의 빌레뜨 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6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등장인물들 캐릭터가 넘 생생해요 ㅋㅋㅋㅋㅋ 역시 문학읽는 사람들은 남달라 ㅋㅋㅋㅋ 이 골계미 어쩔꺼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6 12:43   좋아요 0 | URL
그와중에도 술을 놓지 못하는 폴스타프와 화염병 다부장… 요즘 같았으면 활 들고 찾아간다 ㅋㅋㅋㅋㅋㅋ
 

델핀 드 비강의 <고마운 마음>은 제목만 보면 책에서 펼쳐질 내용이 눈앞에 그려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왠지 ‘뻔한’ 느낌이랄까.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종종 얼마나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잊고 살아가는지, 그러므로 지금 고마운 이에게 그 마음을 할 수 있는 한, 자주 표현해야 한다는 그런 내용들이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실제로 이 작품은 그런 예상이 얼마쯤은 들어맞는다.

나는 성격이 짜증도 많고 까칠한 편이라서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아니 까칠함이 폭발했던 시기인 서른 초반만하더라도 이런 종류 ‘착한’ 책을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요즘은 친구들로부터 인간이 달라졌다(?), 유해졌다는 소리를 곧잘 듣고는 한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이런 ‘착한’ 책에도 요즘은 종종 손이 간다. 델핀 드 비강의 ‘인간관계에 대한 짧은 소설’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읽은 두 권, 그러니까 <충실한 마음>, <고마운 마음> 둘 다 착하고 순하다. 따뜻하다. 세상을 좀 더 선량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 그런데 그런 ‘착한’ 제안을 너무 식상하게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계속 이 시리즈를 찾아 읽고, 다음 권도 기대하게 된다.  

<고마운 마음>의 주인공은 한 노인이다. 그녀의 이름은 ‘미쉬카’- 프랑스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인으로 그녀는 가족도 없이 홀로 나이 들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신문사에서 교정교열 업무를 맡아온 그녀는 누구보다 단어를 사랑하고, 단어를 아주 잘 안다. 그런데 참 인생은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그런 그녀가 조금씩 말을, 단어를,  언어를 잃어버리는 병에 걸리고 만다. 실어증에 걸린 것이다. 그토록 사랑하고,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던 언어들이 조금씩 그녀에게서 빠져나간다. 미쉬카는 겁에 잔뜩 질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 구조 신호를 받는 사람은 젊은 여성인 ‘마리’로, 마리와 미쉬카는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다.

이 작품은 마리의 관점에서 시작한다. 마리는 책 첫머리에서 묻는다. ‘하루에 몇 번이나 고맙다고 말하는지, 한번쯤 생각해본 적 있나요? 소금을 건네줘서 고마워요, 문을 잡아줘서 고마워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거스름돈 고마워요, 바게트 고마워요…….’ 마리의 이 질문은 잠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별 의미 없는, 관습적인 고맙다는 말은 오히려 더 쉽게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정작 내 곁에서 나를 신경 써주고 마음 써주는 이들에게 문득문득 아무 이유 없이 ‘고맙다’ 말하는 일은 왜 이토록 드물기만 할까. 왜 그토록 어렵기만 할까.

마리는 말을 잇는다. ‘오늘 내가 좋아했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미쉬카의 죽음 뒤에 자신과 할머니의 삶을 돌아보는 마리. 마리는 종종 “할머니에게 엄청 많은 은혜를 입었어.”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 거야.” “할머니는 내게 아주 중요한 분이셔.” 등등의 말을 해오곤 했다. 그런데 마리의 말처럼 ‘중요하다, 은혜를 입다, 이런 말들로 고마움을 측정할 수 있을까?’ 마리는 또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나는 할머니에게 마음껏 고마움을 표현했을까? 고마운 마음을 충분하게 보였던가? 나는 정말로 할머니 가까이 있었나, 정말로 같이 있었나, 정말로 충실했나?’ 이 책을 펼쳐든 이들도 잠시나마 똑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주 잠시라도.

미쉬카의 도움 요청을 받은 마리는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주말마다 뵈러 간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더 늙어가고, 단어를 잊어가는 모습들을 지켜보게 된다. 그 사이 사이에 마리와 미쉬카의 특별한 관계가 그려진다. 서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지금 누구보다도 서로에게 의지하는 두 사람. 여기에 또 다른 이가 등장한다. 미쉬카를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언어치료사 ‘제롬’이 바로 그 존재다. 그는 ‘말과 침묵, 말해지지 않은 것들과 일한다. 수치심과 비밀, 회한과 일한다. 부재와 사라진 기억들, 그리고 이름, 이미지, 향기를 거쳐 되돌아온 기억들과 일한다.’(126쪽) 제롬은 단어를 잊어가고 있지만 어느 노인보다 명민한 미쉬카를 눈여겨보고 그녀를 치료하면서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러는 사이 자신의 아픔까지 그녀에게 털어놓게 된다. <고마운 마음>은 이렇게 실어증에 걸린 미쉬카와 이 노인을 둘러싼 두 젊은이 ‘마리’와 ‘제롬’, 이 세 사람이 애정과 이해, 연민으로 얽히면서 고마움을 주고받는 관계의 한 모습을 세심하게 그려나간다.

한때는 보도사진을 찍고, 그 후로 신문사에서 교정교열자로 일하던 미쉬카. 누구보다 읽고 쓰기를 좋아하고 단어를 사랑한 미쉬카는 젊은 시절 도리스 레싱과 실비아 플러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 책들을 읽었다. <르몽드>를 구독했고, 늘 신문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녀가 이제 자기로부터 빠져나가는 말, 단어들을 붙잡고자 애쓰지만 그것들은 그녀의 뜻을 쉽게도 저버린다. 그런 미쉬카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나의 노년은 어떠할까 하는 서늘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내가 만일 단어 하나 뜻대로 원하는 대로 말할 수 없게 된다면 그때는 어떡하지? 그 절망감을 어떻게 받아들이지, 이런 두려움이 덜컥 밀려온다.

이 책은 이렇게 ‘고마운 마음’을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미쉬카라는 노인을 통해 노년의 삶, 늙음을 성찰하기도 한다. 마리가 요양원에서 발견한 삶은 어찌 보면 아이들 놀이방과 똑같다. ‘조그만 빨대가 달린 조그만 사과 주스, 그리고 조그만 비닐에 싸인 조그만 빵, 짧은 보폭, 깜박 졸기, 조그만 간식거리들, 짧은 외출들, 짧은 방문들. 작아지고 축소되었지만 완벽하게 규정된 삶’(40쪽). 마리는 할머니를 만나러 갈 때면 그곳 사람들을 관찰한다. 가끔 그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아직도 누군가와 포옹을 하세요? 누군가 당신을 두 팔로 안아주나요? 언제부터 다른 사람의 피부가 당신의 피부 속으로 들어오는 접촉을 하지 않았나요?’ 그러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늙음, 내가 정말 늙은 때를 상상하면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참기 힘든 생각은 누구도 나를 가까이 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신체적인 접촉이 조금씩 혹은 갑작스럽게 사그라드는 것.’(103쪽)이라고.

언어치료사 제롬은 미쉬카를 비롯한 요양원 노인들 모습에서 그들의 지나간 나날의 흔적을 찾기도 한다. 그는 그 과거의 흔적 찾는 일을 멈출 수가 없다. 그런데 제롬이 복원하고자 하는 그 이미지들을 표현한 구절을 읽노라면 언젠가는 나 또한 지금 이 모든 것들이 다 지나간 시절이 되어, 그 시절을 한없이 추억하는 때가, 추억으로만 마주하는 때가, 아니 그러다가 그마저도 하지 못하는 때가 찾아오겠지 싶어져서 서글퍼지기도 한다.


흐릿한 시선, 명확하지 못한 행동, 구부정하거나 아예 허리가 몹시 굽은 실루엣 뒤편에서 그들의 모습이었던 젊은 남자 혹은 젊은 여인의 모습을 나는 찾는다. 그들을 관찰하고 나면, 혼잣말이 나온다. 그녀도 그도 사랑했었겠지, 소리도 지르고, 즐기기도 하고, 물속에 들어가기도 했을 거고, 숨을 헐떡일 정도로 달리고, 계단 몇 개를 급히 올라가거나, 밤새 춤도 추었겠지. 그녀도, 그도 기차나 지하철을 탔을 테고, 시골길을 거닐거나, 산을 오르고, 포도주를 마시고, 늦잠을 자고, 끝도 없는 논쟁을 벌였겠지. 그런 생각이 나를 뒤흔든다. 나는 그런 이미지를 추적하고, 그 이미지를 복원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 (<고마운 마음>, 48쪽)


누군가와 신체접촉도 사라지고 허리가 몹시 구부정한 실루엣으로 그저 과거가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보는 삶. 노년의 삶이란 누구에게나 그러할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미쉬카의 말처럼 “전부, 후진하는..... 후회하는 것을 모두, 나중에, 사람들이 죽고 나서, 휴........ 그런 거죠.”(66쪽) 그렇게 되는 삶. 그러므로 그녀가 이야기하듯이 모든 것을 가슴속에만 담아두고 살 수는 없다. 그런 삶은 나중에는 ‘악몽’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표현할 수 있을 때 말로 표현하는 것, 그것만큼 이 짧은 생에서 쉬우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행동도 드물리라. 매번 우리는 언젠가는 이야기할 수 있을 시간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갑자기 너무나 늦어버린다. “보여주기만 하면, 과장스러운 몸짓만으로도 충분할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아니다. 말해야만 한다. 표현해야만 한다. 당신이 있어서 고맙다고, 당신에게 빚졌다고, 그렇기에 이 책의 서문을 장식한 말 ‘산다는 것은 삶의 매 순간이 암흑 같은 바다 위를 비추는 금빛임을 아는 것이기에, 고마움을 말할 줄 아는 것이기에.’라는 글귀는 오래도록 기억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진다. 착하고 다정한 책 <고마운 마음>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선뜻 하지 못하는 그 말을 오늘 누군가에게는 꼭 건네고 싶어지게 한다.


“사면서 처음으로 다른 누군가를 관심을 갖고 보살폈어. 나 말고 다른 사람 말이야. 그게 모든 것을 바꾸더라. 알겠니, 마리야, 다른 사람 때문에 두려울 수 있어.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 때문에, 그래도 그건 정말 큰 행운이란다.” (<고마운 마음>,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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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03 14: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만 봤으면 저는 그냥 지나쳤을 책인데 잠자냥 님의 이 글 덕에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문득, 제 조카 생각도 나고요. 이 어린 조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저는 노인이 될텐데, 그때 조카는 저에게 어떤 마음을 갖게 될지, 어떤 시선으로 저를 보게될지 말입니다. 나이들어 버린 여성에게 연대의 마음을 가져줄까요? 물론 저는 아이의 이모이긴 하지만, 또 늙은 여자이기도 할텐데, 젊은 여성으로서 나이들어가는 여성을 보며 연대해줄것인가...

게다가 저에게도 노년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깨달음 때문에 어쩐지 좀 마음이 아프기도 해요. 늙어가는 건 자연스러운건데 왜 자꾸만 뒤로 미루고만 싶을까요. 지금보다 신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도 모든 능력이 퇴화할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두려워요. 이 글 읽으니까 두렵기도 하면서 또 그리움도 불쑥 찾아오네요. 휴우-

잠자냥 2020-06-03 14:52   좋아요 0 | URL
저 또한 이 시리즈 <충실한 마음> <고마운 마음> 둘 다 제목만 보고는 걍 지나쳤던 책인데요. 어쩌다 보니 2개 다 읽었네요. 읽었을 때마다 두 작품 다 뭔가 뭉클한 게 있었어요. <고마운 마음>은 노안이 되어가고 있는 책 좋아하는 우리들이(응?) 읽으면 뭔가 더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같아요. 젊은 여성과 노인이 된 여성의 연대 이야기라 더 좋았기도 하고요.

휴... 늙는 거 참 무서워요; 이 책 읽으면 더.... 흐흑 ㅠㅠ 건강합시다...
 

프랑스 영화를 좋아한다. 누벨바그 작품들. 고다르, 트뤼포, 클로드 샤브롤, 루이 말, 에릭 로메르 등등 그 황금 시절의 영화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이제는 사라진 극장, 대학로의 ‘하이퍼텍나다’ 그곳에서는 ‘시네마프랑스’라는 이름 아래 이 눈부신 영화들을 자주 상영하곤 했다. 그곳에서 내가 처음 보았던 프랑스 영화가 뭐였더라? 대학생 시절,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채로 프랑소와 트뤼포의 <쥴 앤 짐(Jules And Jim)>을 본 기억이 떠오른다. 하나의 센세이션이었다. 그 뒤로 나는 목마른 사람이 샘물을 발견이라도 한 듯이 프랑스 영화, ‘누벨바그’ 기수들이 만들었다는 그 영화들을 찾아보고 다녔다.

그럼에도 아주 오랫동안 ‘아녜스 바르다’ 이 여성의 이름은 알지 못했다. 오늘날 ‘누벨바그의 대모’라고 불리는 그.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 작고 통통한 수다쟁이 할머니의 모습을, 그렇게 ‘할머니’가 된 이후에야 알게 되었다. 이럴 수가! 영화 좀 본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프랑스 영화를 많이 봤다고 생각했음에도 그의 이름은 고다르나 트뤼포에 비하면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이다. <아녜스 바르다의 말>에서 그이가 말했듯이 “잊힌” 것은 아니었을까? ‘누벨바그의 대모’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고다르나 트뤼포에 비해서는 덜 중요하게 다뤄졌던 것은 아닐까? 실제로 이 책에도 그런 사례가 몇 차례 언급된다. 남성 감독들에 비해 덜 중요하게 다뤄진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 “1980년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프랑스 영화를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특별호를 발행했는데 저는 지나가면서도 언급이 안 됐죠. 제 영화는 말할 것도 없고요. 저는 그저 잊힌 거예요.”(209쪽)

바르다는 1928년 벨기에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프랑스로 옮겨가 바닷가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성장, 소르본 진학해 공부를 마친 뒤 에콜 뒤 루브르에서 4년 동안 미술 지식을 익혔다. 루브르에서의 기간은 그가 사진가로서 성공을 거두는 데 밑거름이 된다. 스무 살 때 국립민중극장의 공식 사진가로 임명되었고, 1954년 드디어 첫 영화 <라 푸앵트>를 만들었는데 그때는 영화 문법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트뤼포나 고다르 같지 않았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때만 하더라도 일생동안 본 영화가 다 합쳐도 고작 다섯 편정도일 뿐이었다고. 바르다가 사진과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꽤 흥미롭다. 그가 소르본에서 공부할 때 한 철학 교수가 사물을 ‘보는 방식’에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전까지 바르다는 박물관 큐레이터를 꿈꾸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돌아가신 그 철학 교수’가 온통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것이다. 그 철학 교수의 이름은 바로 ‘가스통 바슐라르’. 그렇게 사진가가 되고 영화감독이 된 바르다. 바르다는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영화를 만들어왔다. 그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여성 감독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래서 어떤 이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영화를 만드는 일은 고되지 않았느냐고 질문하기도 한다. 그러자 바르다는 말한다. “나는 한 인간이고, 영화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힘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113쪽) 바르다가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는 프랑스에 여성운동이라는 게 없었다. 그럼에도 의심의 여지없이 페미니즘은 바르다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다.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사회적 관계도 그렇고 사적인 삶에서도 마찬가지죠. 이러한 정체성 찾기는 영화감독으로서도 의미가 있어요. 저는 여성으로서 영화를 만드니까요. 페미니즘을 통해서 제 자신에 대해 많은 걸 깨달았고, 페미니즘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게 됐어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다른 페미니스트들이 보기엔 충분치 않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한다. 그럼에도 “비록 페미니스트 영화를 만들진 않았지만, 제가 해온 작업들의 결과로 저는 페미니스트가 되었죠.”(118쪽)라고 말한다.


“저는 열아홉 살 이래로 페미니스트로 살아왔어요. 여성의 권리, 동일 임금, 피임 같은 것들을 위해 싸워왔죠. 아주 일찍부터 시작했어요. 당시 제 주변엔 수많은 페미니스트가 있었어요. 그들은 때로 저를 이용했죠. 때론 저를 밀어내기도 했고요. 때론 제 작품들을 멋대로 해석해 페미니스트 딱지를 붙이기도 하고, 떼어내기도 했죠. 일부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제 작품을 싫어했죠.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좋아했고요. 저는 탁구공 신세였죠. 사실 초창기만 해도 페미니스트 관련 서적을 읽지 않았어요. 저는 아주 나중에야 관심을 가졌죠. 하지만 저는 여성에게 불합리하고 해로운 것이라 여겨지면 자연스레 싸움에 뛰어들었어요.” (<아녜스 바르다의 말>, 237쪽)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들은 바르다의 <행복>(1964) 같은 작품을 두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바르다의 작품을 여성의 눈으로 여성의 삶을 그리지 않았다고 그 누가 섣불리 말할 수 있을까? 그의 이름을 처음으로 세상에 각인시키다시피 한 영화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를 보라. 이 영화는 철저히 여성주의 관점으로 쓰인 영화이다. <클레오>는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화는 한 여성이 카드점을 보면서 시작한다. 금발의 젊고 아름다운 아가씨 클레오. 그런데 그녀의 점괘는 매우 좋지 못하다. 점치는 사람조차 사실대로 말하기를 꺼린다. 클레오가 자리를 뜬 뒤에야 말한다. “암으로 죽을 운명”이라고. 사실 클레오는 이날 오전에 의사로부터 좋지 못한 소식을 들은 상태였고, 자세한 결과는 저녁에나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소식을 듣기 전까지의 시간 ‘5시부터 7시’ 사이의 클레오의 생활을 보여주며 시간 흐름에 따른 생각의 변화를 쫓아간다. 암이라는, 죽음이라는 거대한 두려움에 직면한 여성. 그 두려움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여성을 그리고 있다.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Cléo de 5 à 7 / Cléo from 5 to 7)> (1962) 한 장면



바르다가 이 책에서 말하듯이 암 선고를 받기 전까지의 클레오는 자신의 모든 감각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구축한다. “클레오는 그들의 클리셰”인 셈이다. 적당한 키에 아름답고 금발이고 곡선미를 지닌 여성. 그러나 클레오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자신이 인형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는다. 남자들에 의해 조종되는 인형, 아무 결정도 스스로 내리지 못하는 작은 여성이었던 이전의 클레오. 그런데 클레오는 죽음을 맞닥뜨리고는 홀로 거리로 나선다. 클레오를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그러나 생각은 없고 징징대기 좋아하는 어린애 같은 여성으로 취급하던 그녀의 연인, 피아노 연주자, 조력자등을 떼어내고 혼자 거리로 나선다. 이제까지 입었던 화려한 옷도, 가발도 벗어버린다. 거리를 거닐면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더 이상 시선의 대상이기를 원치 않고, 다른 이들을 ‘바라보고자’하는 주체로서 새롭게 서는 것이다. 영화는 그 눈부시고도 아름다운 순간에 집중한다. 이윽고 누군가를 만나 자신이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게 된다. 바르다가 말하듯이 “클레오에게 이전까지의 남녀 관계는 에로티시즘, 주도권 쟁취를 위한 힘겨루기 사회적 게임 등에 기반할 뿐”이었으나 이제 클레오는 똑같은 인간으로 남성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 영화는 한 젊은 여성의 정체성 찾기를 그렸고, 이건 페미니스트가 되기 위한 첫걸음에 해당하니까요.”(14쪽)이라고 말한 바르다의 말이 더 깊이 와 닿는다. 카드 점술사가 클레오에게 “죽음은 새로운 탄생”이기도 하다고 말한 것과 일치하기도 한다.


영화를 보면 여성은 언제나 사랑과 연관이 있어요. 사랑에 빠져 있거나 그렇지 않죠. 사랑에 빠진 적이 있거나 앞으로 그럴 예정이죠. 혼자일 경우에도 과거 사랑에 빠졌었거나, 마땅히 사랑에 빠져야 하기에 당장이라도 사랑에 빠지고 싶어 하죠. 반면 남성은 영화에서 다른 지위를 가져요. 직업과 관련한 영화가 있고, 우정을 다룬 영화, 고군분투하며 뭔가에 대항해 싸우는 영화도 있죠. 하지만 여성이 자신의 직업을 갖고 등장하는 영화는 아마 본 적이 없을 거예요. 여성이 의사로 등장하고 수술을 진행하고, 환자들을 상대하는 영화는 관객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예요. 여성이 무언가를 지시하고, 무언가를 해내고, 동료들과 함께 어울리는 그런 장면들이 나오는 영화도 본 적이 없을 거예요. 여성이 직업을 갖는다면, 대개 데코레이터나 비서 또는 우체국 직원이죠. 직업을 가질 순 있지만, 결코 영화의 주된 요소가 아니에요. 대부분의 영화에서 주요 관심사는 여성의 사랑 이야기예요. 그건 반드시 바뀌어야 해요. (<아녜스 바르다의 말>, 120쪽)


바르다가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 시나리오를 쓰기까지는 7년이 걸렸다. 자신이 여자라서가 아니라 재정적으로 지원받기 어려운 영화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바르다는 영화계에서 여성들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다. “두 가지 문제가 있어요. 그중 하나는 모든 업계에서 남성과 동등한 수의 여성이 승진해야 한다는 문제고, 다른 하나는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어떻게 자기가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을지, 그런 여성들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죠. 제게는 한 가지 해결책밖에 없고, 그건 바로 ‘슈퍼우먼’이 되어 한 번에 몇 가지 삶을 동시에 사는 거예요. 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게 그거죠. 한 번에 몇 개의 삶을 살면서 포기하지도, 그중 어느 것도 버리지 않는 거요. 아이들도, 영화도,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면 그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 거예요.”(<예술하는 습관>. ‘아녜스 바르다’편)

1974년, 독일의 한 방송에서 바르다에게 1년 안에 새 영화를 제작하는 조건으로 전권을 위임했다. 그러나 그때 바르다는 둘째를 출산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경험상 영화 세트장에서 아이를 돌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 바르다는 결국 집에서 새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한다. “저는 집에 갇혀 있다시피 했죠. 그래서 저는 제 자신을 집에 갇혀 있다시피 하고 집과 육아에 숨 막혀 하는 여성, 그럼에도 좋은 본보기라고 생각했어요.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이런 제약들 속에서 무엇을 이뤄낼 수 있을까? 대부분의 여성은 집안일에 매여 있다는 사실, 여기서부터 시작했어요. 제 자신을 집에 딱 붙여놓고 시작했죠. 그리고 새로운 차원의 탯줄을 상상했어요. 마침 집에 80미터 길이의 비상용 전선이 있었는데, 딱 그 정도의 공간 내에서만 <다게레오타입>을 촬영하기로 결정했어요. 그 공간 내에서 제게 필요한 걸 모두 찾아내고, 그 이상은 절대 탐험에 나서지 않는 거예요.” (<아녜스 바르다의 말>, 136쪽)  이 계획은 성공했다. 바르다는 동네 상인들의 일상을 영화화한 다큐멘터리 <다게레오타입>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바르다의 영화는 그의 작품 중 최고작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방랑자>(1985)이다. 우선 이 영화는 ‘상드린 보네르’의 젊은 시절, 그 찬란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화는 한 젊은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한 겨울 도랑에서 얼어 죽은 여성. 여성의 이름은 모나(상드린 보네르)이다. 떠돌이, 방랑자였던 모나. 그녀는 어쩌다 이렇게 길 위에서 얼어 죽었을까. <방랑자>는 모나가 길 위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회상 장면들과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진술로 그녀의 짧은 삶을 추적한다.



<방랑자(Sans toit ni loi/Vagabond)> (1985) 한 장면



보기에도 추운 겨울날 한 여성이 차를 잡아타려고 애쓴다. 등 뒤에는 아주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다. 모나의 행색은 남루하기 짝이 없다. 금세라도 화면 밖으로 모나의 하얀 입김이 쏟아져 나올 것 같다. 모나는 이 길에서 저 길로,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떠돌며 숲이나 거리 아무 데서나 텐트를 치고 잔다. 먹을 것을 구걸하기도 하고, 하루 노동을 제공해서 번 돈으로 사먹기도 한다. 줄담배를 피우고 대마초를 사랑하며,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을 좋아한다. 그녀는 대체 왜 이렇게 떠도는 것일까?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 실업계학교를 나와 한때 비서로 일했지만, 그 일이 하기 싫어서 떠돌고 있고, 그러므로 거리에서도 누군가를 상사로 모시기는 싫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모나는 누구보다 독립적이고 강인하다. 영리하지만 젊은 여성이기에 연약하기도 하다. 누군가는 모나에게서 자유를 보고, 사랑을 보기도 하며, 또 누군가는 잃어버린 청춘을 보기도 하며, 또 누군가는 그녀를 혐오스러운 존재로 경멸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보기도 하며, 그녀를 착취해 돈벌이 대상으로 삼고자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모나는 그 수많은 이들이 권하는 것들을 거부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생활방식이나, 자선, 존재 이유, 결혼, 사랑 등에 의문을 제기한다. 자유롭지만 그렇기에 절대 고독한 모나. 모나가 젊은 여성이기에,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기에, 그녀에게는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불행한 일들이 일어난다. 바르다는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기도 한다. “저는 마지막 증언이 모나를 죽인 거라고 판단했어요. 한 여자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말이 고작 엉덩이가 근사하다, 라면 그건 사실상 그 여성을 파멸시키는 거예요. 그게 모나를 죽인 거예요.”(272쪽)

이 영화에서는 모나가 강간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아주 은유적으로 그려진다. 이 책에서 그 장면에 대한 바르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바르다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실 영화 속의 모든 폭력성과 선정성은 그저 사내가 여자를 보고 “난 저 여자를 가질 거야”라는 생각을 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다 담겨 있어요. 영화는 그저 암시를 하고, 관객은 그걸 느끼는 거죠. 강간 자체를 보여주는 건 관심사가 아니에요. 제 안에는 윤리적 시스템이 있어서 뭘 보여줄지, 안 보여주지는 정해서 제게 알려줘요. 생생한 폭력 묘사는 그게 강간이 됐든 전쟁 장면이 됐든 또는 폭력을 묘사하는 이유가 사실은 폭력 그 자체를 규탄하기 위해서라고 해명을 하든, 언제나 일정 정도의 쾌감이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 쾌감을 관객과 나누는 거죠. 저로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걸 용납할 수 없어요.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게 제 선택이죠. (<아녜스 바르다의 말>, 273쪽)


이렇게 평생 여성의 눈으로 평범한 이들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낸 바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바르다는 노년에 에너지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그러다가 곧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작품만큼은 스스로도 존중한다고 말한다. “제 작품을 칭찬한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싸워서 얻어낸, 싸울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의미로요. 돈도 없이, 힘도 없이, 보답도 없이 늘 투쟁해왔죠. 찾는 사람이 없어 한동안 손을 놓기도 했고요. 사람들은 제가 이런 영화들을 만드는 걸 원치 않아요. 제작비를 지원하지 않아요. 완성된 제 작품엔 박수를 보내면서도 말이죠.”(250쪽) 6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진행된 바르다 인터뷰 모음집인 <아녜스 바르다의 말>은 그 투쟁과도 같았던 삶을 오롯이 담고 있다. 의외의 장소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 그의 눈부신 영화들. 이 책은 바르다의 삶과 영화를 다시 바라보고, 추억하고, 기억하게 하는 소중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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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5-27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73쪽의 인용문은 특히 더 좋네요, 잠자냥 님.
폭력이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주기 위해서 그 장면을 그대로 노골적으로 다 내보일 필요는 결코 없죠. 바르다의 말처럼, 그런 표현은 일정부분 쾌감을 나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잠자냥 2020-05-27 15:31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정말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지난 5월 8일 발표된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수상자들이 대거 수상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두 달 동안 치러진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는 총상금 282만 8500원이라는 거창한 구호를 달고 시작, 총 참여자가 11만9천명에 이르는 등 독자의 뜨거운 관심 아래 진행되었다. 그러나 ‘282만 8500원’이라는 상금은 현금이 아니라 그에 준하는 상품이어서 시작부터 잡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1등(1명) 창비세계문학전권(1권~78권), 2등(3명) 문화상품권 10만원, 3등(30명) 창비세계문학 2권(랜덤) 증정이었던 바, 3등 수상자 30명이 상품을 받아본 뒤 “독자를 우롱한 처사”라고 항의하며 “창비불매운동”에 속속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창비리뷰대회가 수상자를 우롱한 처사라고 지탄받고 있다.


수상자 발표일인 5월 8일보다 한참 지난 5월 21일에야 문제의 상품을 받아본 3등 수상자 폴스타프 씨(42세, 남)는 창비 이름으로 라면박스보다 더 큰 상자가 와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고 한다. 3등은 랜덤으로 두 권 증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처음에는 실망했으나, 라면박스보다 큰 상자를 보고 그런 실망은 말끔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두꺼비마니아 폴 씨는 상자 안에 창비굿즈가 들어있을 줄 알았다며 그 굿즈를 팔아 소주라도 사마실 계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박스 개봉과 함께 기대는 무참히 깨진 것으로 알려진다. 상자 안에는 폴 씨가 그토록 싫어하는 고전 작품 중의 하나인 괴테 <젊은 베르터의 고뇌>와 레프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달랑 두 권, 아무런 완충재 없이 덩그마니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상품을 받고 허탈감에 빠져 그날 소주 4병을 마시고 부부싸움 직전까지 갔다는 폴 씨는 여전히 무력감에 시달린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폴 씨는 “제가 지금 빌어먹고 사는 회사가 네 번째 회산데요, 네 군데 다, 5월 8일에 결정이 된 사안을 21일까지 질질 끌었다면 최하가 시말서고요, 보통이 징계에다가, 최고가 사직섭니다. 얄짤 없어요.”라며 “이 회사 경품잔치 담당자들은 무사했을지 참 걱정입니다. 아무쪼록 가벼운 시말서 수준에서 그쳤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오히려 리뷰 대회 담당 직원을 걱정하는 아량을 보여 주위를 감동케 했다.

한편 이 대회에 유일하게 본명으로 참가한 3등 수상자 다락방 씨(24세, 여)는 자신은 애초부터 2등을 노렸다고 고백해 그 겸손한 태도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78권 가운데 중복되는 책도 이미 많고, 놓을 공간이 없어서 1등은 되도 고민”이었다며 그럴 바에는 “문화상품권 10만원을 받아 원하는 책을 사겠다”며 야심차게 2등을 노렸다고 고백했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전해들은 잠자냥 씨(20세, 여) 또한 실은 똑같은 이유로 자신도 2등을 목표로 삼았다며 털어놓았고 폴스타프 씨 또한 “재수없이 1등하면 여든 권이 올 텐데 가뜩이나 좁은 책장을 어떡해야 하나, 걱정은 좀 했다”고 털어놓아, 대부분의 응모자가 애초부터 1등을 기피하는 기이한 리뷰대회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유일하게 본명으로 참가한 다락방 씨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폴스타프 씨의 언박싱을 지켜본 다락방 씨는 그의 상자에서 <젊은 베르터의 고뇌>와 <이반 일리치의 죽음> 두 권이 나오는 광경을 보고 크게 경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너무 빡쳤어요.”라고 운을 뗀 다락방 씨는 “만약 저 두 권이 저한테 온다면... 진짜 아오....”라며 말을 잇지 못하더니 이윽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저는 저 두 작품 좋아하긴 하지만, 둘 다 읽었고 가지고도 있거든요. 그런데 저 두 권이 저한테 왔다면 저도 분노의 페이퍼를 쓰게 됐을 것 같아요. 아오. 저는 아직 못 받았어요. 아오. 어떡하죠. 저렇게 두 권 오면 어떡하죠. 진짜 아오  이럴까봐 3등하기 싫었어요. 저는 2등 하고 싶었다고요! 출판사가 주는 대로 두 권을 가져야 한다니. 너무 자유가 없잖아요. 주는 대로 2권을 받아야 한다니, 이럴 거면 1등이 낫지 뭡니까!”라며 연신 아오를 남발하며 크게 격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레샥매냐 씨(30세, 남)는 이 같은 폴스타프 씨의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창비로부터 택배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불타는 금요일 모든 행사를 뒤로 하고 집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랜덤’이니 설마 똑같은 책을 보내지 않았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기대는 완전히 어긋나 폴스타프 씨와 똑같은 라면박스보다 더 큰 상자 안에는 걸레 같은 표지의 <젊은 베르터의 고뇌>와 <이반 일리치의 죽음>가 죽은 듯이 고뇌하며 담겨 있었다고 한다. 레삭매냐 씨마저 이런 창비 우롱상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단발머리 씨(23세, 여)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주소를 조금 전에 보냈다” “작은 희망을 갖고 있다”며 여전히 희망의 끊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아직 창비 우롱상자를 받지 못한 다락방 씨를 비롯, 잠자냥 씨도 마찬가지라는 후문이다.

이런 사태를 견디다 못한 잠자냥 씨는 “진짜 부탁한다. 3등 수상자는 다른 두 권을 보내 달라. 알라딘은 지금 <젊은 베르터의 고뇌> <이반 일리치의 죽음> 때문에 원성이 자자하다”는 내용의 자필성명서를 창비에 직접 전달했으나 창비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잠자냥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창비 리뷰대회에 참여한 11만 명에 이르는 독자들은 대부분 평소 꾸준히 이 시리즈를 사 본 열혈 독자들일 것이라며, 그러한 독자들에게 <젊은 베르터의 고뇌>와 <이반 일리치의 죽음>등 누구나가 이미 읽었을 법한 기초 중의 기초에 속하는 책을 보낸 창비의 무성의함을 질타했다. “3등상을 수상한 독자에게 랜덤이 아닌, 선택권을 주었더라면 이렇게 아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인 잠자냥 씨는 창비가 만일 자신에게도 <젊은 베르터의 고뇌>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보낸다면 앞으로 창비세계문학시리즈 보이콧을 비롯해 리뷰 대회 참여자 우롱 및 기만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앞에서 벌일 것이라며 창비 측의 ‘랜덤’의 사전적 정의에 대한 해명과 함께 본 리뷰대회가 애초부터 ‘재고털이’용은 아니었는지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잠자냥 씨의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의 뜻을 밝힌 다락방 씨를 비롯한 익명의 3등 수상자들은 ‘창의연’(창비에게 정의를 기억하게 하는 연대)를 설립하고 단체 행동에 들어갈 것을 다짐했다. 한편 환경연대는 라면박스보다 더 큰 상자를 사용한 창비 측에 명백한 과포장 환경파괴라며 소송을 준비 중이며, 사단법인 괴테연합회와 톨사모(톨스토이를 사랑하는 모임)는 창비 측이 고인들과 아무런 상의 없이 이런 졸속 행사를 마련, 두 대문호의 작품을 파렴치하게 이용해 작품 가치를 크게 떨어뜨렸다며 명예훼손혐의로 고발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잠자냥 씨의 자필성명서



이런 가운데 창비세계문학시리즈 표지가 걸레짝 같다, 아니다 그것은 디자인의 ‘디’자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빈티지 고유의 멋이 드러나는 표지다, 갑론을박하며 때아닌 창비표지 걸레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태에도 평소 똘스또이, 도스또예프스끼, 레오뽈도 알라스 끌라린, 돈끼호떼, 안나 까레니나, 알렉산드르 블로끄, 지나이다 니꼴라예브나 기삐우스, 꼰스딴찐 드미뜨리예비치 발몬뜨, 발레리 야꼬블레비치 브류소프,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블로끄, 안나 안드레예브나 아흐마또바, 오시쁘 예밀리예비치 만젤시땀, 마리나 이바노브나 쯔베따예바, 쎄르게이 알렉산드로비치 예세닌, 벨리미르 흘레브니꼬프, 블라지미르 블라지미로비치 마야꼽스끼, 보리스 레오니도비치 빠스쩨르나끄, 예브게니 알렉산드로비치 옙뚜셴꼬, 안드레이 안드레예비치 보즈네센스끼, 벨라 아하또브나 아흐마둘리나, 이오시프 알렉산드로비치 브로드스끼처럼 유독 특유의 맞춤법을 줄기차게 고집해온 창비 측은 평소의 그 태도처럼 여전히 고집스럽게 무대응으로 일관, 빈축을 사고 있다. <Copyleft ⓒ 잠자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니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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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올해의 첫 책 구매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1-12 21:36 
    외근 업무 있어서 시내 나온 김에 득달 같이 세 권 겟 했다.(난 어제까지 세 권을 읽었으니까 😚)도서관에서 <금색 공책> 앞 부분 살짝 읽었는 데 너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알라딘이 어떤 곳인가? ㅋㅋㅋㅋ 이미 읽으신 분들 내 친구들. 그리고 오늘 오전 내내 나를 웃긴 창비 우롱사태 (아롱사태 아니고 우롱 맞아요)<속보>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불만 폭주.....“참여자 우롱했다” 항의 빗발쳐https://blog.a
 
 
단발머리 2020-05-23 15: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말이에요. 이 페이퍼 이대로 공유하기 해가지고 창비한테 전해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정말 잠자냥님 항상 옳은 말씀만 하시는거 알고 있었지만, 이 페이퍼는 마침표 하나마저 완벽하게 옳습니다. 특히 유일하게 본명으로 도전하신 다락방님~~ 이런 부분 정말 사실적이고 정확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좀 생각을 해 보았어요. 창비가 알라딘 마을을 좀 무시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리뷰대회 각자 도전하는 거고, 또 발표나도 서로 나몰라라 할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우리가 이렇게 서로 속마음 토크, 이를 테면 ˝애초부터 2등을 노렸다˝(다락방님), ˝재수없이 1등 하면 좁은 책장 어쩌나˝(폴스타프님)를 나눌 뿐 아니라, 배송된 책 인증 사진까지 주고 받는 사이라는 걸 몰랐기에, 창고 재고 처분 행위로 의심받는 이런 행태를 보이는 거 같습니다. 쉽게, 정말 쉽게 출간된지 얼마 안 된 신간 보내주면 출판사 얼굴도 살고, 또 자연스레 리뷰도 실리고 좋을텐데..... 창비, 사퇴하세요!!!!!!

잠자냥 2020-05-23 15:1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유일한 본명 다락방 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너무 재미난 분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읽고 2차, 3차는 좀 다른 거 보내주시길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0-05-23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송된 책 서로 공개할 줄은 몰랐을거에요! 아...ㅋㅋㅋㅋㅋ 밖에서 웃음 참느라 혼났네요.

잠자냥 2020-05-23 16:10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러게 말이에요! 아차 싶었을까요? ㅎㅎㅎㅎ

초란공 2020-05-23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고뇌’와 ‘죽음’ 두 권을 보낸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재고떨이 행사 같아요.

잠자냥 2020-05-23 16:2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요? <젊은 베르터의 고뇌>는 이 시리즈 1번,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7번인 걸 보면 완전 초반 작품, 게다가 두 권 모두 아주 얇은 만 원짜리 책이잖아요. 너무 속내가 보이는 상품이라 리뷰 대회 취지가 참 무색해집니다.

초란공 2020-05-23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등 하신 분의 ‘고뇌’ 또한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저거 어쩔꺼에요. -.-;;

잠자냥 2020-05-23 16:54   좋아요 1 | URL
1등 하신 분의 인터뷰를 따오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5-23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주말에는 놋북을 가급적 안켜는 삶을 살려고 하는데 폰으로 이 글 보고 너무 웃다가 결국 놋북의 전원을 켜지 않았겠습니까? 저도 자필성명서 서야 할까요. 부탁입니다, 고뇌와 죽음 은.. 주지마세요. 그거 주고 싶으시면 그냥 창비가 가지세요. 넣어둬, 넣어둬.... ㅠㅠ

그나저나, 유일하게 본명으로 참가한 다락방이라니. 용기가 대단한 사람입니다. 감히 본명으로 도전하다니 말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

아무튼 창비는 고뇌와 죽음을 제하라!!

잠자냥 2020-05-23 16:55   좋아요 1 | URL
아니 이런 놋북을 켜게 만들었다니 황송하옵니다. 정말 창비가 고뇌와 죽음을 주네요. ㅋㅋㅋㅋ 고뇌와 죽음을 창비 드림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번에 30명 명단 자세히 보다 보니 다락방 님 말고도 홍프리? 이분 왠지 본명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0-05-23 1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OO 우롱상자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책읽는당 에코백과 연필 다섯
자루라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연필 마니아라는 걸 알고서 챙겨 주
신 건지도 모르겠네요.

책들은 인근 단골 카페에 기증하는 것으
로... 다만, 주인장이 좋아하실 지 모르겠네요.

Falstaff 2020-05-23 20:05   좋아요 1 | URL
우롱상자에 책 말고 뭔가가 또 있었어요?
와, 그렇다면 정말 빡치네요!!!
전 달랑 고뇌와 죽음 말고는 흔한 카드 한 장 없었는데.... 폴, 겸손하자, 3등 30명도 순서가 있어서 가까스로 당첨된 인간들한텐 안 준 모양입니다. 흑흑흑......

잠자냥 2020-05-23 20:29   좋아요 1 | URL
와우 다른 것을 받은 자가 있다니!! 새로운 제보군요!

Falstaff 2020-05-24 0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웃다가, 웃다가, 웃다가 결국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스무 살 잠자냥 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글고, 알라딘 멤버는 아니지만 제가 아는 두 분도 3등인데요, 똑같이 고뇌와 죽음을 만나셨답니다!!!!

잠자냥 2020-05-23 20:30   좋아요 2 | URL
네 저는 방년 스무살이옵니다. ㅋㅋㅋㅋㅋ 역시 고뇌와 죽음이 온 독서계를 강타한 것이로군요. -.-

케이 2020-05-25 1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걸레 논란을 불러 일으켜 죄송합니다. ㅜㅜㅜ ㅋㅋㅋ 저도 창비 저 시리즈 책 가지고 있는데요. 그 책들은 저 정도로 낡아보이지 않거든요. (특히 전 저 앞표지 날개 모양 고대로 낡은 저 부분을 참을 수 없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저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하시는군요. ㅜ_ㅜ ㅋㅋㅋㅋ
P.S 잠자냥님은 모든 종류의 글을 잘 쓰시네요!!! 넘나 재밌는 페이퍼였습니다. 이쯤되니 잠자냥님도 어서 창비 우롱박스 받으셔서 리뷰해주셨음 하는 맘.

잠자냥 2020-05-25 11:38   좋아요 2 | URL
ㅋㅋ 근데 걸레짝 같다는 표현이 너무나도 입에 착착 붙지 않습니까! ㅎㅎㅎ
세계문학시리즈 중에 사실 저는 창비 걸레짝 표지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최근 나오는 책들은 그 걸레짝이 아니더라고요. 수건짝이라고나 할까. ㅋㅋㅋㅋㅋㅋㅋ

저의 우롱박스는 언제 올지 참 궁금하네요. ㅎㅎㅎㅎ

2020-10-01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1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3-01-06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놔 이게 뭐예역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창비 지질해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6 12: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때 우린 즐거웠다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6 12:05   좋아요 0 | URL
지금 눈물나요 ㅋㅋㅋㅋ 누굴 거지로 아나 시발 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6 12:09   좋아요 1 | URL
그래서 화기애애하게 흐르는........ 2편

https://blog.aladin.co.kr/socker/11763820

공쟝쟝 2023-01-06 12:13   좋아요 1 | URL
이거 너무 재밌어서 ㅋㅋㅋㅋ 아닠ㅋㅋ 이런 ㅋㅋㅋㅋ 알라딘 문학파들의 오래된 우애를 확인하네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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