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친구 이야기 사계절 1318 문고 16
크리스티앙 그르니에 지음, 김주열 옮김 / 사계절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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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레플렉스』열 여섯살의 녀가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이다.

 

'잔'은 어렷을때 일찍이 엄마를 잃었다. 아내를 많이 사랑했지만 혼자 아이를 키우기엔 쉬운 일이 아니었나 보다. 래지 않아 아빠는 재혼을 했고, 잔에겐 또 다른 엄마가 생겼다. 평범한 가정을 이룬 듯이 보였는데, 곧 아빠마저 화재사고로 엄마를 뒤따랐다. 

 

새엄마는 그 때 남동생을 임신중이었는데, 너무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남편 없는 가정을 이끌어 갈 책임넘겨은 그녀는 계속 슬퍼할 수 만은 없었다. 집도 멀리 이사하고, 남편에 대한 것은 작은 사진 한장 남기지 않고 모두 처분했다.  그 사건 이후로 ''네 집에서 '아버지'에 대한 얘기는 어떤 것도 입 밖으로 내뱉으면 안되는 '금지어'가 되었다.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아버지'의 이야기는 편한 주제는 아니었다.

 

어느 날 잔은 우연하게 "피아노 독주회" 가게 된다. 평소 클래식에는 관심도 없고, 전혀 무관하게 살았던 '잔'이어서 연주회는 그저 시간을 때우기 위한 장소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연주회가 잔의 인생에 큰 파장을 예고할 줄이야... 원래 연주하기로 했던 유명한 피아니스트는 컨디션 난조로 취소 되었고, 수제자가 대신해서 연주를 했다. 그래서였을까?  연주자의 교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은 탓인지 '잔'은 클래식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된다. 잔의 아버지는 실력있는 녹음기사였다. 아버지가 살았던 시대에는 음악을 녹음하는 전문적인 녹음기사가 따로 있었고, 녹음기사의 능력에 따라 음악의 질이 크게 좌우되던 시절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연주회에 갔다가 큰 감동을 받고 돌아온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타로 나온 수제자 '폴 니에만'의 열성적인 팬으로까지 발전하면서 모든 일상에서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알게 되는 아버지에 대한 이모저모들. 녹음기사의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실제로 작곡도 했었다는 기록물들이 지하 창고에서 발견된 것다. 아버지에 대한 것은 작은 사진조차 갖고 있지 않은 '잔'에게 아버지의 존재를 느끼게 되는 사건다.

 

한편, 클래식 정보를 얻기 위해 친구가 된 '피에르'와는 고마움을 넘어 조금씩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프로의 경지에 오른 피아니스트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의 알려지지 않은 재능게 되는데...

 

 

이 책은 같은 작가가 '잔'의 생각과 시선으로 쓴 <내 남자친구 이야기>와

'피에르'가 주인공인 <내 여자친구 이야기>로 된 커플 소설이다.

 

각각의 이야기 전개는 같은 내용과 동일한 사건으로 흘러가지만, 화자가 다르고 또 남자와 여자라는 '다름'에서 오차이가 있어서 남자입장, 여자입장에서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말로 표현되지 않은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보면서 당시엔 이해되지 않던 것이 두 권을 모두 읽고 나서야 이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왜 그 때 그런 행동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잔'의 이야기를 먼저 만났는데, 클래식의 세계로 처음 입문하는 입장에서 공감을 하며 읽었다. 잔 처럼 나도 클래식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연주자나 유명한 피아노 곡명은 잘 모르지만, 클래식을 듣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실제로 책을 완독하고서 <봄의 제전>과 <방랑자 환상곡>을 검색해 감상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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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의 초상 세계문학의 숲 29
제임스 조이스 지음, 장경렬 옮김 / 시공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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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고전은 너무 어렵다.  나에겐 현대소설이 편하고 쉽게 읽힌다.

같은 '소설'이라는 옷을 입고 있는데, 이유가 뭘까?

고선소설은 자주 접하지 않아서 일까?

시대적인 배경이나 요구되는 사상이 달라서일까? (지금에 비해 예전엔 좀 더 경직되고 규제가 많은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딱히 시원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아무튼 내게 '고전'은 '도전'이라는 이름으로도 해석된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었다.  하하하하. 도~~전!! ^^

 

 

이 책은 자전적 소설로 작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아가 채 형성되지 않은 어린 아이의 '스티븐'에서 이십대의 청년으로 성장한 책 마지막 부분의 '스티븐'까지 그의 성장일기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한 소년의 성장소설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의 부모를 둔 스티븐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을 한다.  우리로 치면 초등학생 시기를 예수회에서 설립한 학교를 다닐 정도로 일상이 종교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었다. 

 

소설속에서 기간이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1~2년 정도 다니던 학교를 도중에 그만두어야 했다.  그 학교가 지금의 우리로 치면 사립학교 정도로 이해되는데,  '중산층'이던 그의 집안이 짧은 시간내에 '극빈층'으로 기울었기 때문이었다.

 

여유롭고 풍족했던 삶이 한순간에 초라한 삶으로 추락한다.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서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친구들을 비롯해 남들 눈에 비치는 것도 신경이 쓰이고, 부모들의 우울과 불안함... 사소한 행동 하나도 아이들에겐 예민하게 다가오는 법이다. 스티븐도 불안해하고 의기소침해 지내는 날이 많아졌다.  혼란한 시기에 그를 위로하는 건 혼자만의 사색과 상상놀이에 빠져드는 것이었다.

 

극빈층의 시간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채, 어느덧 아이는 열여섯이 되었다. 남자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2차 성징의 시기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성에 대한 호기심이 충만한 시절이다. 여자에 대한 호기심은 제어가 힘들었다. 이성이 지배하는 낮 시간에는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밤이 되면 욕망이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욕망과 이성 사이에서 내내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

 

힘겨운 방황을 계속하다 어느날 낯선 곳에 들어선다.  그 거리에는 화려한 가운을 걸친 여자들이 진한 향수 냄새를 풍기며 서 있었다.  그 곳에서의 낯설지만 강렬한 육체적 경험은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줬다. 

 

그러나 그 경험은 그에게 너무 큰 시련을 준다.  더 이상 순진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릴 수 없게 되었고, 신에게 큰 죄를 지었다는 죄책감과 벌을 받을거라는 불안감이 온 몸을 휘감았다.  무엇보다 불결하고도 비밀스러운 죄를 지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었다. 각종 괴로움과 자책감이 그의 온 정신을 지배했다.

 

자신이 만든 '마음의 지옥'은 오랜 망설임과 큰 용기 끝에 고해성사를 통해 풀어졌다. 마음속 깊은 곳에 흔적은 내내 따라다니겠지만 그는 죄를 고백했고, 신의 대리인인 신부님을 통해 용서를 받았다.  모든 고통과 괴로움으로부터 해방되었고, 그는 다시 태어났다.

 

그 뒤로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사는 듯 했다. 종교적으로 더 깊이있는 사람이 되었고 기도와 신앙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사제'의 제의를 받을 정도로 남들의 눈에도 그는 의심없이 신부의 길을 걸어야 할 사람으로 비춰졌다.

 

그가 제의를 받아들여 '사제'의 길을 걸을 수 있을런지...

 

 

그 뒤의 또 다른 이야기는 책을 읽는 사람이 누려야 할 몫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대체적으로 자신과의 대화와 생각의 나열들이 많았다. 제목인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딱 들어맞게 작가 자신의 젊은 날의 기억과 초상들로 가득채워져 있다. 소설이 아니라 작가의 일기를 본 느낌도 들 정도로 작가의 행적과 많이 겹쳐져 있었다.

 

친구와 서로의 가치관과 신앙에 대해 그리고 정치적인 분야까지 대화하는 내용이 조금은 난해했다. 때론 뜬 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려 지루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전을 다 읽어냈다는 점이, 그것도 500여페이지가 넘는 책을 완독했다는 즐거움에 많이 뿌듯 했다.  자기 만족을 위해서라도 한번은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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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우드 와일드우드 연대기 1
콜린 멜로이 지음, 이은정 옮김, 카슨 엘리스 그림 / 황소자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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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에 '도시'와 '버려진 숲'이 함께 붙어있다.  도시는 계속 발전하고 변화하는 반면, '지날 수 없는 숲'이라고도 불리우는 그 '숲'에는 사람들 발길이 뚝 끊기면서 점점 더 비밀스럽고 풍성하게 우거진 채로 바깥 도시와는 뚜렷하게 분리 되어가고 있었다.

 

그 동네에는 그 '지날 수 없는 숲'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있었는데, 사람이 길을 잃어 숲으로 들어가면 오랜 시간 실종상태이거나 영영 못 찾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던 사람이 이상해진 몰골을 하고 돌아와서는 역시 이상한 말들을 늘어놓곤 한단다. 그런 흉흉한 소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상력과 허구가 보태져 점점 더 '출입금지'의 느낌을 강하게 했다.

 

 

그런 출입금지의 구역에서 어느 날 한 무리의 까마귀떼가 나타나더니 주인공 '프루'의 남동생 '맥'을 잡아갔다. 이제 걸음마도 채 못 뗀 맥을 눈 앞에서 채갔다. 날개를 가진 까마귀떼를 쫓아간다는 건 프루에겐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까마귀떼의 출몰이 이상스러워 마냥 신기하게만 보고 있다가 순식간에 동생을 잃어버리고 충격에 빠졌다. 한 밤중에 꾸는 꿈이라면 좋을텐데, 꿈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이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짐을 꾸려 '맥'을 찾아 출입금지의 숲으로 향한다. 그 모험에는 우연히 합류하게되는 등장인물이 있었으니, 같은 반 친구 '커티스'다.  평소 바보같고 조금 유치한 아이여서 별로 상대를 안했는데, 프루와 함께 가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커티스는 불청객으로서 동행하게된다.

 

숲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밖으로 알려진 소문보다 더한 것 들이 차고넘쳤다.  많은 사람은 물론이고 각종 동물들도 말을 하는 신기한 세상이었다.  하지만 그 신기한 세상을 감탄 하고만 있을수는 없었다. 어디를 가도 안전한 장소가 없고 목숨을 위협받는 일이 수두룩 했기 때문이다. 적군과 아군의 경계가 모호해서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세계가 그 숲 속 이었다. 서로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떠들어댔다. 

 

이 혼란스럽고 낯선 숲에서 맥을 찾기 위한 여정이 펼쳐진다.

과연 프루는 '맥'을 찾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익숙한 이야기 '나니아 연대기'가 내내 떠올랐다. 어쩜 이렇게 비슷할 수가... 여러번 생각이 났다.  또, 권선징악을 충실히 따른 터라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가 조금은 뻔하게 생각되었고,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또 조금 아쉬운 점은 총 500여 페이지 내용들이 뒷 부분으로 갈수록 조금 성급하게 마무리 되는 느낌을 받았다. 초반에는 탄탄하던 것이 서둘러 결론짓는 느낌이었다.

 

조금씩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꿈과 모험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읽어내기엔 그리 나쁘지 않겠다.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아 글 밥을 조금 소화할 수 있는 어린이라면 충분히 재밌어 할 소설이다. 

 

나는 이 책을 조금 오래 읽었지만, 우리집 어린이는 짧은 시간에 후딱 읽고서는 오히려 "엄마! 아직도 읽어?" 하며 나를 신기해 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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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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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 장면으로 'daum영화정보' 페이지에서 가져옴.

 

위 사진 한장이 이 책의 주요내용을 말해준다.  영화 속의 한 장면은 평화로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저 소년이었다면...? 하감정 이입을 하면 아마 등골이 오싹해 질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뉜다.

 

1부/ 토론토와 폰디체리
2부/ 태평양
3부/ 멕시코 토마틀란의 베니토 후아레스 병원
 

1부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파이"네 가족 이야기와 파이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들어있고,

2부는 파이네 가족이 동물과 함께 멀리 캐나다로 이주 결정하고,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는 이야기다. 태평양 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배가 침몰하면서 순식간에 가족을 잃고, 작은 배 한 척 호랑이와 단 둘서 보낸 227일간의 긴~ 여정이 들어있다.

3부는 캐나다가 아닌 멕시코에 닿으면서... 드디어 육지에 발을 내딛었고, 그 이후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주인공 '파이'에게는 호랑이와 1:1로 약 7개월간의 긴 날들을 함께 생활해야 하는 큰 시련이 찾아왔다.  평소 신에 대한 믿음이 약하지도 않았는데 더욱 더 애절하게 '신'을 찾게 되는 시간이다.

 

파이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큰 배에 가족들, 선원들을 비롯해 각종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있었는데, 하나같이 모두 사라진다.  침몰하고 조난당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명체가 하필이면 무시무시한 뱅골 호랑이였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호랑이가 어린 새끼부터 동물원에서 살아 100% 야생호랑이와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다. 물론, 배가 고면 바로 야생을 드러냈지만, 훈련이나 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 호랑이라는 점이 소년에게는 약간의 위안을 주었다.

 

호랑이가 소년의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댓가로 소년은 호랑이가 배고프지 않도록 또 다른 생명을 먹잇감으로 바쳐야 했다. 그래야 소년을 잡아먹지 않을 테니까.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는 일은 꿈에서도 하지 않았는데, 호랑이의 먹이를 조달하기 위해서 그는 훌륭한 낚시꾼이 되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소년은 철저한 채식주의자였으나, 태평양 한 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채식만 먹던 편식(!) 습관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채식만 하던 그는 어느새 '못 먹을 게 없는' 잡식성이 되어 있었다. 고기를 못 잡는 날이면 끼니를 거르는 일은 물론이고 호랑이의 눈치를 더 심하게 보게 되었고 그런 날이면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짠 바닷물을 피해 깨끗한 물을 마셔야 하는데, 태평양 한 가운데에는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

 

배 위에서는 호랑이가, 물 속에서는 상어가 그의 생명을 호시탐탐 노렸다. 육식동물 뿐 아니라 기후와 음식, 변비 증상 까지도... 여러가지 포기가 쉬운 상황이 많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호랑이에게 안 먹히는 날이 늘어 갈수록 다른 위험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악착같이 살고 싶어졌다.

"호랑이 한 마리를 이기고 살았는데, 다른 놈 손에 죽게 되다니..." 하면서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 읽으면서 "과연 실화인가?" 하는 의문이 들던 것이,

계속 읽어 나갈수록 "실화가 맞는 것 같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

 

'신' 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과연 신은 이 소년에게 어떤 강인함을 주려고 이런 거친 시험에 응하게 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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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크레마 터치 -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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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오히려 피처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쉽지않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스마트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아니 나는 손 안에 들고 다니는 만능 장난감(!)의 기능을 과대평가 하는 경향이 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스마트폰 하나면 카메라, mp3, 인터넷, 영화며 실시간 채팅까지 모든 걸 할줄 아는 아주 똑똑한 기기이기 때문에, 최근에 나오는 비슷한 기기들이라면 보통의 2~3개 이상의 멀티 기능을 당연히 지원할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 사용해본 이 전자책 CREMA는 처음 태생의 의도대로 전자책 그 이상의 기능은 없다.

뭐, 전자책인데 뭘 바라겠냐 마는... 그래도 기본으로 카메라와 음악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잘 몰랐기 때문이겠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겠지.

 

 

앞으로는 종이책보다는 e-book 이 점점 더 많이 쓰이지 않을까 싶다. 완벽하게 넘어가는 시점이 얼마나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대세는 기울어 진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전자책에 대한 리뷰를 써볼까 한다.

 

CREMA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전자책보다는 아무래도 손에 익은 종이책이 더 좋았다. 그러다 전자책이 손에 들어오면서 급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택배가 도착하고, 제품을 손에 넣기까지의 사진들을 모아봤다. 포장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소중하게 다뤄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왔다. 

 

택배 박스를 열자, 함께 온 달력과 크레마가 안전을 위해 뽁뽁이에 둘러싸여 들어있다.

뽁뽁이로 포장한 박스를 풀자 첫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책을 테이크아웃 하다"   

 

 

 

 

 

 

 

 

처음 기기를 켜니 그냥 먹통이다.  와이파이를 연결해서 초기 세팅을 해주어야 한단다. 설정을 위해선 와이파이가 사용 가능한 장소면 어디든 OK!  와이파이를 켜놓고, 지시에 따라 그대로 따라하면 어렵지 않게 '홈' 화면을 만날 수 있다.

 

첫 느낌은 액자를 보는 기분이었다. LED처럼 환한 화면이 아니어서 그저 흑백사진을 끼워놓은 액자처럼 보였다. 움직이거나 작동이 안될 것 같은데, 터치를 하면 화면이 바뀌면서 작동을 한다. ㅎㅎㅎ

 

 

전자책을 처음 사용하는터라 "잔상" 이 자꾸 눈에 거슬렸다.  깜박거림을 아주 티~ 나게 깜빡인다.

고장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아쉽게도 다른 전자책들도 모두 잔상은 경험한다고 한다. 

흠... 어쩔 수 없겠군. 눈이 적응하는 수 밖에. ㅠㅜ

 

책 표지라든지 이미지가 들어있는 페이지를 보여줄때가 깜박거리는게 좀 더 거슬리고,

text 로만 되어있는 책 속의 페이지는 좀 나았다.  아무튼. 첫 인상에서 약간 실망했다.

 

체험을 해 보기 위해 우선 만화책 1권, 일반 책 1권을 구매해 봤다.

 

우선 "홈" 버튼을 눌러 나오는 몇 개의 메뉴 중 "스토어" 를 터치 하면 화면이 이동하면서 책 리스트가 나온다. (당근! 와이파이가 켜져 있어야 한다) 원하는 책을 선택하고 결재를 하면 배송이 필요없기 때문에 이미 내 기기 안에 들어와 있다. ㅎㅎ

 

"홈-내 서재"로 가거나, 결재한 화면에서 "책 읽기" 버튼을 클릭하면 내가 소장한 책장이 나온다.

거기에서 금방 결재한 책을 꾹! 눌러 주면 다운로드를 시작한다.  다운로드를 받아 책을 읽으면 된다.

아주 간단하고 쉽다.  소설의 경우 눈의 피로가 종이책을 보는 것보다 더 편하게 느껴진다.

 

text로만 된 일반 책의 경우는 아주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다.

그럼 만화책은?   만화책도 1권 다운 받아봤다.  약간 아쉬운 부분이 보였다.

 

 

 

 

 

왼쪽의 text 는 최적화 된 느낌이 있으나, 오른쪽 만화책의 경우 상하/좌우 여백이 좀 아쉬웠다.  좀 더 크게 확대가 가능하도록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눈을 크게 뜨고 봐야 만화책에 쓰여진 문장들이 보일 정도다. 확대, 축소가 가능하다면 좋을 텐데... 버릇처럼 자꾸 손가락 2개가 화면에서 오므렸다 폈다 하고 있다.

 

컬러가 아닌 점도 조금 아쉬웠다. 컬러라면 좀 더 생동감 있고, 컬러풀하니 눈이 즐거웠을텐데...

 

PDF 파일이 컴퓨터에 담겨있는게 있어서 전자책으로 옮겨봤다.

오호~!  안드로이드 기반이어서 핸드폰으로 음악이나 영화 옮기는 것처럼 마우스로 끌어다 옮기면 복사가 완료된다. 익숙한 손동작으로 편하게 옮겼다.  이제 crema에서 잘 보이는지 확인할 차례!!

 

PDF 파일은 다 그런건지, 이 파일만 그런건지...  이건 화면마다 축소/확대가 가능하다.

헌데, 좀 짜증이 난다. 확대하면 확~ 커지고, 축소하면 잘 안보일 정도로 작아지고...

"최적화 보기" 또는 "화면 맞춤 보기" 이런 기능이 절실하게 그리워 진다. 

 

 

가지고 있던 갤럭시-탭과 사이즈와 무게를 비교해봤다. 

 

  

 

 

사이즈 차이가 조금 난다. 무게는 엄청(!) 차이난다.

갤럭시-탭이 이렇게 무거웠다니... 흠.. 이런걸 어떻게 가지고 다녔지? 싶었다. 

CREMA는 얇기도 하고 무엇보다 가벼워서(215g) 손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제 마무리를 위해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보았다.

각각 다섯가지씩 좋은 점과 나쁜점을 꼽아봤다.  순서는 상관없이 생각나는 대로 기술한 것이다.

 

(장점)

1. 가볍다.  기기 자체도 가볍지만, 책을 무려 3,000권을 담아도 무게가 똑같다. ^^

2. 눈이 전혀 피로하지 않다. 책하고 똑같다.

3. 한 손으로 아니, 한 손가락으로 책 보기 가능하다.

   편안하게 누워서 혹은 벽에 기대서 무릎에 올려놓고 한 손가락만 클릭! 하면 아주 편하다!

4. 안드로이드 기반이라 거부감이 적다.

    터치로 모든게 가능해서 기기 외관에 존재하는 버튼이 몇 개 없어 심플하다.

5. 책이 찢어지거나, 구겨지거나 하는 책의 손상이 없다.

 

(단점)

1. '백라이트' 기능이 없어 깜깜한 곳에서는 볼 수 없다.

2. 컬러가 지원이 안된다.

3. 껌벅이는 '잔상'에 적응하기 까지는 눈의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4. 전자책 기능 이외의 것을 기대하면 안된다.

5. 생각보다 e-book 책값이 비싸다.

    처음 한번만 제작하면 무한으로 쓸 수 있는데, 이렇게 비쌀 이유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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