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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된 헝겊토끼
토니 레이튼-단토니오 지음, 신혜경 옮김 / 도솔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책 제목을 접하고서는 아이들 동화인 줄 알았다.
『진짜가 된 헝겊토끼 이야기』 어른이 된 나에게는 헝겊토끼가 진짜가 될 수 없다는 걸 아는 나이니까. 책을 다 읽고나서는 아이들 동화가 아니라 어른이 읽어야 되고, 어쩌면 헝겊토끼가 진짜가 됐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이지만, 기적이니까 어쩌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어느날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헝겊토끼인형.
밧데리를 새로 끼워 리모컨으로 조종하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 이리비틀고 저리비틀면 자동차로 변신하는 로봇, 눈을 깜박이는 인형, 노래하는 인형, 실제와 똑같은데 사이즈만 작게 만든 정교한 모형 등등.. 화려하고 예쁜 장난감들 사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촌스럽기까지 한 헝겊토끼를 읽는내내 내 자신과 비교하면서 읽었다.
"진짜가 뭐야?" 헝겊토끼의 물음에 오래되고 낡은 빼빼마른 말이 대답합니다.
"진짜는 네가 어떻게 만들어졌느냐의 문제가 아냐." "진짜는 지금 네게 일어나고 있는 그 무엇이야. 한 꼬마가 너를 아주 오랫동안 진짜로 사랑한다면, 너는 진짜가 되는 거야. 이것은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단다. 머리는 거의 빠지고, 눈도 떨어지고, 주요 부분을 이어주는 이음매도 느슨해지고,.... 하지만 진짜가 되면 이런 외형적인 모습이 더 이상 추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야."
우리는 못생겨서, 뚱뚱해서, 촌스러워서, 늙어서, ... 외형적인 모습을 창피해 합니다.
하지만 그 외형적인 모습 너머에 있는 진짜를 보게되면, 진짜로 사랑하게 되면 그제서야 보입니다. 진정한 한 사람이 보입니다.
책 내용에 간간히 지루한 부분이 나오긴 하지만, 책을 읽는 중에 공감가는 내용이 여럿있습니다. 작가가 경험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맞아..맞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부를 발췌하면..
-한 광고를 보게됩니다. 겨드랑이를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준다는 제품입니다. 지금까지는 내 겨드랑이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을 안했는데, 저 광고를 보다가
’내 겨드랑이는 괜찮은가? 냄새가 나지는 않나? 뽀송뽀송한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도 저 제품을 사용해야는거 아닐까? 하고,,, 새로운 고민거리가 추가되는 순간이죠.
이 제품은 누구나 사용하는 당연한 필수품인데, 아직도 사용 안하셨어요? 이 제품 사용안하면 왕따되요.. 이 제품 사용하면 패션리더로 자리매김합니다. 이 제품은 특별한 당신에게 어울려요..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아무 문제없던 부분을 ’툭’ 하고 건드려서 문제가 있게 만드는.. 질투를 유발하는... 그런 제품 광고들.
남보다 좀 더 예뻐보여야 하고, 멋져 보여야 하고, 날씬해야 하고, 명품을 들고다녀야만 폼나보이고, 브랜드 없는거는 창피하고...
어떤 외국인이 그랬다죠? '한국 연예인들은 모두 똑같은거 같다고..' 아름다움에 한국인만의 기준이 있어서 쌍꺼풀있는 적당히 큰눈, 오똑한 콧날, 도톰한 입술, 갸름한 얼굴, V라인 S라인..... 똑같아 질 수 밖에 없겠네요. 진짜가 아닌 예쁜기준에 맞춰 저마다 하나씩 가짜 마스크를 쓰는거죠.
이제부터 저도 진짜가 되기 위한 노력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배가 나오고, 주름이 늘고, 흰머리가 하나둘씩 생기고...
세상이 요구하는 그런 모습이 아닌 나를 창피해 하고 숨기려 하기보다는
그게 진짜 내모습이란걸 즐기는 거죠. 떳떳하게 생각하고, 그만큼 세월을 친구삼아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니까요..
진정한 내 모습을 찾고, 인정하고 또 내 자신이 되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런 노력끝에 행복을 찾게 되었다고,
여러분도 그런 쉽지않은 과정을 통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진정으로 행복해지시라고..
절대 늦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