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바리 부인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봉지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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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펭귄 클래식의 뛰어난 표지 디자인으로 읽는 기쁨도 배가 된다. 이런 세련되면서도 고풍스러운 디자인이라.. 가히 클래식은 클래식이다. [보바리 부인]은 이런 허영심을 갖고 읽기에 적절했다.


150년 보다도 전의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뉴스에 나온다면 욕을 줄줄이 얻어먹을 이 사건을 요약하자면 "의사 부인의 간통과 독극물 자살, 그 후 남은 빚 때문에 실의에 빠져 죽게된 의사"의 이야기다. 당시 시골 개원의의 부인이 여러 남자들과 정사를 벌이다 독약을 먹고 죽은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쓴 소설이 [보바리 부인]이라고 한다. 어쩐지.. 신문 기사 보듯이 생생하더라니. 


얼마전 간통죄가 폐지 되었다. 이제 이슬람권과 대만에만 존재한다는 이 제도가 폐지되었다는 기사에는 우려의 목소리를 한 댓글이 엄청나게 달린다. (워킹맘이었던 우리 엄마도 이제 가정주부들은 어떻게 위자료를 받는 거냐며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왜 여자를 위한 대출 광고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기사에도 '누리꾼'들은 변함없이 격한 반응을 보인다. 


결혼이 무슨 의미가 있나. 여자 잘못 '들이면' 개고생이란 게 저런거다.. 라느니 언제들어도 뻔한 댓글은 일종의 '좋아요' 수를 많이 받는다. 사실 그보다는 어음이 더 큰 문제인데... 결혼과 생활, 권태란.. 인생이란 도무지 쉽지 않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보바리즘'이라는 말까지 낳은 이 소설의 주인공 보바리 부인, 엠마는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한 집에서 태어났다. 머리도 어느 정도 좋고 외모도 예쁘게 타고난 그녀는 별 탈없이 의사인 보바리와 결혼을 한다. 문제는 드라마를 너무나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꿈꾸는 드라마는 그녀의 현실에서는 이뤄지기 힘들만큼 거창하다는 것. 교육은 독이 될 수가 없다고 알려져있지만 어설픈 교육은 독이 될 수도 있다. 엠마는 수녀원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꽤 똑똑하게 교리 공부도 했다. 종교에 심취하는 것이 자신을 구워해주리라 생각하며 교리 공부를 열심히 하고 그런 자신에 모습에도 잠시 빠지기도 했으나 이내 염증을 느끼고 아버지가 있는 시골로 돌아온다. 수녀원이 있던 곳은 시골보다는 번화한 곳이어서 곧 시골 생활에 염증을 느낀 엠마는 잠시 결혼이, 가사일이 이 지루함에서 자신을 꺼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저 변함없는 한적한 시골 생활이 이어질 뿐이었다. 안목이 높아서 예쁘게 꾸몄던 집안은 엠마의 정신이 실망하고 무기력해지자 어수선해지고 만다. 부인을 너무도 사랑하는 보바리는 이런 변화를 눈치채긴 하지만 신경증인 엠마를 배려할 뿐이다. 엠마의 머리속은 이 둔하고 촌스러운 남자에게 이미 정이 떨어졌고 죽을 날만 바라고 있을 뿐이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로 부잣집의 파티에 참석한 엠마는 모든 고급스러운 음식, 인테리어 용품, 옷감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춤에도 푹 빠지게 된다. 하지만 달콤한 하룻밤은 그렇게 끝나고 여전히 변화없는 시골 생활만 지속된다. 권태에 빠졌다가 갑자기 신경질만 내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그곳보다 번화한 곳인 용빌에 있던 의사가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보바리 부부는 용빌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용빌은 그 전보다야 편의 시설이 많지만 화려한 파리에 비하면 한적한 곳이다. 촌스러운 사람들에 의사인 남편에 붙어서 커리어를 더 좋게 만드려는 욕심쟁이 약제사에.. 용빌이 그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엠마의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얼마후 출산을 하게 되었지만 출산조차도 드라마 없는 인생을 바꿔주지 못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세들어 사는 하얗고 잘생긴 레옹을 보고 사랑에 빠지지만 정숙한 부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서로 애만 태운다. 법 공부를 하고 있던 레옹은 그대로 파리로 가버린다.  


다시 드라마를 놓친 엠마 앞에 나타난 사람은 로돌프라는 돈이 많은 남자. 이미 여자를 '아는' 로돌프는 엠마의 아름다운 미모에 반했지만 현재 애인도 귀찮게 굴기도 하고 이미 다른 남자의 성을 딴 마담 보바리를 처음부터 '쉽게' 만날 생각이었다. 레옹과의 플라토닉 러브와 이뤄지지 못한 사랑에 이미 망신창이가 되어 있던 엠마는 자신의 패션 센스를 알아주고 지겨운 시골 생활에 같이 염증을 느낀다며 공감해 주는 로돌프에게 홀딱 넘어가고 만다. 승마를 핑계로 남편을 꼬드겨 당당히 로돌프의 집에 드나들며 애정 생활을 즐긴다. 로돌프와의 연애는 재미있었다. 엠마는 로돌프가 자신의 인생을 구원해줄 수 있는 남자라고 확신하고 '사랑의 도피'를 계획하지만 이미 엠마가 지겨워진 로돌프는 "사랑하니까 당신을 떠나요"같은 개드립을 들어놓은 편지를 보낸다. 다락에서 편지를 읽던 엠마는 순간적으로 거의 죽을 뻔 한다. 힘이 빠진 엠마는 그날 밤 마차로 자기 집 앞을 순식간에 도망가는 로돌프의 얼굴을 보고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린다. 실연에 사경을 헤매던 엠마는 깨어나서도 반 미치광이처럼 정신을 놓고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는 누군가의 권유로 영국 오페라를 보러 가게 되는데 거기서 레옹을 만난다. 엠마는 다시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낀다. 레옹도 파리 생활을 하면서 여자와 노닥거리며 경험을 쌓았고 이미 엠마는 부인으로서의 정숙을 버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둘은 사랑하게 된다. 엠마는 다시 활력을 찾고 남편에게 돈을 받아 레옹이 있는 곳에 피아노 강습을 배우러 다닌다. 물론 피아노 강습을 받지 않고 레옹과 애정행각을 벌인다. 둘은 사랑하지만 또 금방 그만큼 미워하게도 된다. 하지만 애정행각을 멈출 수 없다. 엠마는 지루한 생활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이 언제나 무리하게 돈을 써대는데다 레옹은 남자를 갑자기 잘 홀리는(?) 엠마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이런 돈은 다 엠마의 남편 샤를르에게서, 그리고 방물장수 뢰뢰가 써준 어음에서 나온다. 신용카드가 소비를 팍팍 늘이는 것 처럼 어음은 엠마의 소비를 무절제하게 만들었다. 


뢰뢰는 로돌프에서 레옹까지 엠마의 불륜 행각을 알고 있었지만 돈이 되자 소문을 퍼트리거나 하지도 않고 묵인한다. 그러다 갑자기 엠마에게 변제를 하라고 독촉하기 시작한다. 엠마는 여기에 갑자기 놀래고 환자들에게도 남편 몰래 진찰료를 청구하거나 아버지의 토지를 팔거나 한다. 물론 이런 것은 다 뢰뢰의 지시였다. 그리고 또 어느날 갑자기 등기를 보내와서 어마어마한 돈을 갚으라고 요구한다. 차압이 되고 연인인 레옹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고 옛연인인 로돌프에게도 부탁을 하지만 레옹과 로돌프가 도움을 줄 의지가 없다는 걸 느끼자 엠마는 약국에서 그녀를 흠모하고 있는 소년에게 부탁해서 비소를 얻는다.   

 


요약이라면 '여자의 불륜과 비극적인 결말' 이라고 엄청나게 간단하게도 요약할 수 있지만 '사실주의' 문학의 선두에 선 대표작으로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오히려 조연에 가깝다. 계산에 빠르고 언제나 웃는 낯을 하고 있지만 돈에는 무서운 방물장수 뢰뢰, 제대로 된 면허는 없지만 정보에 빠르며 과학을 믿는 출세지향적인 약제사 오메(약제사가 마을 신부와 언제나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장면도 볼 만하다). 또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잘생긴 마초와 결혼했던 샤를르의 어머니가 샤를르를 사랑하는 방식이나 교양을 모르는 샤를르의 아버지의 교육방식이 충돌하는 장면도 주목할 만하다.


엠마는 처음에는 시골생활에서 벗어나려고 남편 보바리를 택했고 권태로운 시골 생활의 돌파구를 애인 로돌프로 찾으려 했으며 로돌프에게 버림 받은 처지를 레옹에게 보상받으려 했다. 만족을 모르고 드라마를 쫓아 다니다 비극적인 죽음을 택하고 주변 사람을 모두 비극적이게 만들어 버린 엠마를 욕만하고 끝내기엔 찝찝한 느낌이 든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위치에서 만족하면 행복해진다고, 내면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하지만 그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게 생각만큼 쉬우면 세상은 이렇게 불행한 사람으로 넘치지는 않을 것이다. 주변에도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를 부리는 사람이 가끔 한심해 보일 때도 있지만 나도 한 때는 소비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직도 엠마처럼 순간적인 판단에 의해서 도피성 선택을 하는 인생을 살고 있는 나는 엠마에게 동정도 비난도 하기 힘들었다.


엠마의 말로와 어리숙한 샤를르의 말로, 그들의 딸에게까지 이어진 불행은 씁쓸해서 슬프기까지 하다. 낙담한 샤를르를 위로해주는 사람보다는 불행한 그를 불편해하거나 거북스러워하는 사람에, 얼마 남지 않은 그의 가제를 훔쳐가는 가정부나. 워낙 외설스러운 소설로 유명했던 까닭에 예전에도 의도치 않게 평론도 많이 보게 되었는데(이래서 유명한 작품은 이미 알고 있는 느낌이 들게 된다니깐) 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엠마가 왜 엠마로 적히지 못하고 보바리 부인으로 적혔는가에 대한 글이었다. 내용은 확실히 기억이 안나는데 아름답고 똑똑한 여자가 자신의 의지와 이름대로 살지 못하는 당시 사회에 대한 비판이었다. 모두 동의하지 못하겠지만 그 당시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는 지금에도 엠마는 행복할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다. 


한편, 그녀의 외도를 적극적으로 돕는 방물장수(?) 뢰뢰씨의 어움 남발은 요즘 예쁘장한 연예인이 기타를 들고 '넌 여자니까~'를 노래 부르는 핑크빛 대출광고를 연상시킨다. 기사를 읽어보니 여자들이 특별히 더 변제 의지나 능력이 좋지도 않은데 광고를 하는 이유는 일종의 금융상품일 뿐이라고 관계자는 답했다는데 사실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지 않나.


사실주의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라 그런지 심리묘사가 아주 훌륭하다. 뒷표지에 적힌 "보바리 부인은 바로 나 자신이다."라고 말했다던 작가의 세세한 묘사 능력에 감탄했다. 이래서 고전은 고전이라고 하는거지. 하지만 기대하던 외설스런 표현은 없다. 있었는데 내가 그렇게 못 느꼈을 수도 있고. 


결혼 전, 그녀는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사랑에 응당 따라야 할 행복이 오지 않으니 자기가 잘못 생각한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엠마는 책에서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던 희열이니 정열이니 황홀이니 하는 것들이 정환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싶었다. (p.60)

게다가 그녀는 이제 무엇이건, 누구건 간에 경멸감을 감추지 않았고 때때로 사람들 모두가 옹호하는 것을 비난하고, 타락하거나 부도덕한 것을 옹호하는 등 기묘한 의견을 내놓아 남편을 깜짝 놀라게 했다.(p.104)

그러자 그녀가 읽은 책의 여주인공들이 생각났다. 불륜에 빠진 정열적인 여성들의 무리가 그녀의 기억 속에서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매와도 같은 그들의 목소리에 매료되었다. 이제 그녀 자신이 이 이상적 세계의 일부가 되었다. 젊은 시절의 긴 몽상이 실현된 것이다. 사랑에 빠진 여자들을 그토록 선망해 왔는데 이제 그녀도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않았는가? 게다가 그녀의 복수심 또한 만족되고 있었다. 그동안 어지간히 고통받지 않았는가? (p. 238)

소문에 의하면 그가 아직 배 수선공이던 시절, 어느 날 밤 그가 비아리츠의 해변에서 부르는 노랫소리를 듣고 어떤 폴란드 귀족 부인이 그에게 홀딱 반해버렸다고 한다. 결국 그녀는 그 때문에 파산했고 그는 다른 여자를 찾아 그녀를 남겨놓고 떠나버렸다. 이 유명한 연애 사건은 그의 예술적 명성을 해치기는커녕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처세술에 능한 이 엉터리 배우는 광고 속에 자신의 육체적 매력과 민감한 영혼에 관한 시적인 문구를 잊지 않고 슬쩍 집어 넣었다.(p.322)

미소 뒤에는 항상 권태의 하품이 감춰져 있고, 기쁨 뒤에는 저주가, 쾌락 뒤에는 혐오가 숨어 있으며 최상의 키스라 할지라도 더욱 큰 관능에 대한 채울 수 없는 갈증만 입술 위에 남겨 놓을 뿐이다. (p. 410)

그는 마치 그녀가 살아있는 것처럼 그녀 마음에 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녀의 취향과 생각에 맞추어 에나멜 장화를 사고, 흰 넥타이를 매고 콧수염에 화장품을 바르고, 그녀처럼 어음에 서명했다. 그녀는 이렇게 무덤 저쪽에서 그를 타락시켰다.(p.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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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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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를 마음의 고향으로 두고 있는 사람의 인생은 어떨까. 아니면 파리를. 아니면 뉴욕을. 


파리나 뉴욕은 워낙 화려한 동네라 동경이 일기는 하면서도 왠지 아픈 역사가 있는 프라하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에게는 어떤 풍경을 가지고 있을지 더더욱 궁금해진다.


서울을 동경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원체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의 배경이 프라하인 경우가 많아서 체코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어떤 애잔한 마음이 있다. 어느 나라 못지 않은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요네하라 마리를 알게 된 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큰 기쁨이다. 생소한 러시아(와 동부 유럽) 문화, 발랄한 문체, 해박한 지식, 유머 감각까지 빠지는 게 없다. 뭘 읽어도 재미를 보장하니 한 권 한 권 아껴서 읽고 있다.  


[프라하의 소녀시대]는 프라하에서 소비에트 학교를 다니면서 만난 세 친구를 (엄청나게 노력해서) 재회한 후의 기록이다. 리차를 만났을 때는 따스함을, 아냐를 만났을 때는 왠지 모를 분노를, 야스나를 만났을 때는 눈물이 나왔다. 근현대 동유럽의 격동기 속에 휘말린 개인의 인생은 다양하다. 특히 아냐와 야스나의 부모와 그들의 인생은 너무나도 달라서 화가 났다.


아직 전쟁중인 나라에 살아서 그런지 공산주의라는 게 막연히 무섭기도 하고 사실 뭔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런 논쟁 자체가 낡고 낡은 느낌이라는 것도 있고. 잘 모르니 할 말은 없지만 러시아나 중국, 동유럽은 아직도 나한테는 왠지 사납거나 팍팍한 사람이 사는 나라다. 기후탓도 있을 테지만.


그래도 러시아에 대한 생각이 많이 중화된 것이 요네하라 마리의 글을 읽은 게 크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화는 예술적인 재능이 있는 사람을 시기 질투하지 않고 오히려 축하하고 기뻐한다는 것. 외모를 가지고 놀리지 않는다는 것. 생각보다 아주 친근하다는 것. 하긴 술 좋아하는 사람들 치고 사람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


러시아에 대한 재밌는 얘기는 [미식견문록]이나 [팬티 인문학]에서도 잔뜩 확인할 수가 있다.


3장으로 나눠진 책은 각자 색깔이 있다. 그리스 출신의 리차는 그리스의 하늘색인 파랑. 깍쟁이에 거짓말쟁이 아냐에게는 빨간색. 베오그라드 출신으로 하얀 도시에 자부심이 있는 똑부러지는 야스나.


이 중 가장 가볍고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일화는 리차 정도다. 리차는 발랑까져서 남자를 볼 때는 이를 보라고 당당히 충고하는 귀여운 소녀였는데 오빠가 결혼을 잘못해서 집을 풍비박산을 내도, 자폐증 아이를 낳았어도 꿋꿋이 삶을 개척하는 강한 여자로 살고 있어 코가 뜨끈해졌다. 남편도 이가 아주 튼튼하고 바르다.


책 서두에서 러시아 속담에 '거저 받은 말, 이빨은 보지 마라' 라는 게 있다는데 남의 선조에 지혜에 감탄을 했다. 현대에도 유효해서.. 삐뚤삐뚤한 내 건강 상태에 속이 상하기도 했다. (요즘도 가지런한 이가 부와 건강의 상징이지..) 역시 유목민족의 지혜는 동물보는데서 참 뛰어나다. 


세 일화의 구성은 학창 시절에 기억했던 세 친구의 모습과 우여곡절 끝에 찾아가서 재회하는 장면이 있는데 남자를 줄 세워놓고 고르는 배우가 되고 싶었던 리차가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 처럼 야나와 야스나도 각자의 가정을 이루고 살아간다. 나름 반전도 있어서 줄거리는 여기서 끝. 학창 시절 이야기는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필터가 있어서 더 아름답고 재미있다.


마지막 야스나의 이야기는 너무 슬퍼서 구글로 확인해보기도 했다. 정말 전쟁이란 건 쉽게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싸워준 이들에게는 항상 감사해야 한다고 새삼스레 생각했다.


페이스 북으로 진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불현듯 떠서 뜻하지 않게 괴로움을 받기도 하는 이 시대에 1995년, 전쟁이 일어나는 곳 바로 옆에서 친구를 수소문해서 만나는 이야기는 예전에 유명인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을 재회하게 해주던 [TV는 사랑의 싣고] 보다도 더 애절한 느낌이 들었다. 


요네하라 마리를 좋아하긴 하지만 뭔가 질투같은 감정이 있었다. 왜냐하면 내가 질투날만한 조건을 다 갖고 있었기 때문에. 1. 소신대로 사는 뭔가 자랑할 만한 가족, 2.내가 예전부터 동경하던 이국(특히 코 높은 애들 사는데) 문화 안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것, 3. 다른 나라 말 완전 잘 하는 것. 


그런데 학창시절에 생각보다 아주 힘든 일을 많이 겪은 것 같아 질투했던 걸 반성했다. 같은 공산주의라도 정책이 다르면 배척하고 더 미워하기도 하고, 그게 아이들한테도 영향이 가는 것이.. 그런 극심한 고독을 자기 의지와는 다르게 느껴야 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 안쓰러웠다. 


일본도 우리와 교육정책이 비슷해서 오지선다, ox를 고르는 시험 때문에 고생을 해서 한국 교육을 당연히 안 좋아하는데 적어도 저런 고통을 안 느껴봤던 나름 안정적인 학교 생활을 했던 것은 다행인 것 같다.



원제는 책에서 두번째 챕터인 <거짓말쟁이 아냐의 새빨간 진실>이지만 한국판은 [프라하의 소녀시대]가 되었다. 작가의 의도가 있겠지만 세 명다 평등한 느낌이 들어 '소녀시대'가 더 좋다. 프라하는 구매력을 상승하게 하기도 했고. 



그냥 밀란 쿤데라 얘기가 있어서 밑줄긋기. (단언컨대 이것말고 진짜 재밌는 부분이 많다.)


"친해진 체코의 극작가 D씨는 "저렇게 진보를 거부하는 숙명론은 소름이 돋을 만큼 불쾌해"하로 토로했다. 덧붙여 "그래서 도프토예프스키도 싫어"라고도 말했다. 동방정교를 문화적 근본으로 삼은 러시아에게 국토를 유린당해 이 감정은 더 증폭된 것이리라. D씨뿐 아니라, 밀란 쿤데라를 비롯한 중부 유럽을 대표하는 지식인들의 창작 자세에는 이러한 감정이 곳곳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겨우 잠이 들었다." p. 222


중부 유럽(동유럽.. 동유럽 사람들은 '중부 유럽'이란 말을 쓰는 걸 좋아한다고.) 작가들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참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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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이체르 소나타 러시아 고전산책 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고일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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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아실... 톨스토이의 책에 별 3개를 주는데 고민이 있었다. 그래도 톨스토이인데! 내가 작은 그릇, 작은 이해력으로 별표를 인색하게 줬다고 비난해도 좋다. 별 두개는 읽는 동안 짜증이 일렁일렁 했던 것과 [안나 카레리나] 에서 보았던 대가가 맞나? 하는 의심으로 별 두개를 뺐다. 오히려 배신감 때문에 더 인색해 졌달까. 니가 결혼 생활을 안 해봐서 그렇지~ 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다.


톨스토이가 분명 대가이긴 하지만 작품이 전기 중기 후기로 나뉘면서 후기 작을 대체로 추천하지 않는 걸 알 수 있는데 이유를 들어보면 '도덕기' (라고 쓰고 '꼰대기'라고 읽는다) 로 접어들면서 작품에 교훈이 들어가면서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동감한다. 읽는 동안에 짜증이 일렁일렁 한다. 


미국 유명 코미디언 크리스 락이 쇼에서 말한 멘슨 만델라의 사례를 봐도 결혼 생활은 몹시 고역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나는 결혼 생활이라는 걸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가장 이해가 될 것 같았던 사례라 기억한다. 


결혼은 진짜 빡쎈거야. 결혼이 얼마나 빡쎈 거냐면, 넬슨 만델라도 이혼했어. 넬슨 만델라는 27년을 남아공 감옥에 갇혀 있었어. 그는 27년 간 매일같이 당하는 고문과 매질도 참아냈고 40도가 넘는 남아공 사막에서의 강제노동도 견뎌냈어. 그 지옥같은 27년 간을 참아내고 감옥에서 나와서 부인하고 겨우 6개월 지내고 이혼했다고. - 크리스 락


만델라보다 위대한 사람은 많이 없지만 만델라보다 결혼 생활을 더 오래오래 버티는 사람은 많다. 존경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읽게 된 건 예전에 바르셀로나 호스텔에서 만난 친구(라고는 해도 나이가 열살 이상은 차이가 날 듯)와 가끔 페이스북 채팅을 하다가 "요새 뭐 읽어?"라는 질문에 톨스토이 책, 이라는 힌트를 주자 바로 "크로이체르 소나타?" 라고 물었다. 오잉 그건 뭐지? 


해서, 찾아본 이 책과 베토벤의 음악. 이 음악 연주 하는 것을 보고 질투에 사로잡혀 살인했다는 이야기라... 도대체 얼마나 매혹적이고 음란한 곡이기에? 라는 생각을 하며 들었다. 역시 아름답군.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화음을 그저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고 음악이 얽히고 사람이 얽히고... 같은 음탕한 생각을 하다니! (두근두근!)


이런 기대(?)로 읽었던 소설. 남들이 비추하면 이유가 있는 거다. 서술하는 사람이 광인인 탓도 있지만 기대했던 에로틱한 분위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내 기대는 배신으로 바뀌고 비지엠은 베토벤의 [운명]. 완전 이런 띠로리~~ 로리로리로리~


물론 대가인 톨스토이 작품인데 썩어도 준치는 준치라고 어떻게 후질 수가 있단 말이냐.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이런 권태를 알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도, 어느 미친 인간의 광기 어린 묘사를 따라 책장을 헐떡헐떡 넘기며 숨 쉬기 힘듬을 느끼게 하는 것도 대가니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 책, 톨스토이 입문서로는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괜히 기분만 버리면 [안나 카레리나]까지 읽기 싫게 만들 수 있으니까. [안나 카레리나]를 읽는데 중간에 다른 책을 무지 찝적거리면서 1년이나 걸렸다. 근데도 뿌듯했다. 아니면 동명의 영화라도 보시길.. 역시 남들이 추천하는 책에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


배경은 어느 기차 안. 나는 기차 안의 사람들과 결혼에 대한 토론을 하게 된다. 변호사, 귀부인 여자, 고지식한 노인 그리고 어떤 신사. 토론은 어느새 논쟁이 되고 열을 올리는 신사는 결혼에 대해 심하게 냉소적이게 얘기하다가 자신은 부인을 죽였노라 고백한다. 그 후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차 안. 모두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한다. 신사는 눈치를 채고 자리에서 물러가고 사건을 일단락 된다. 신사의 이름은 포즈느이셰프. 계속 여행이 지속되는 동안, 신사는 결국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여주겠노라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부자였고 꽤 방탕하게 생활했다. 하지만 여자를 '아는' 보통의 방탕한 청년들과 달리 자신은 결혼을 한다면 결혼 생활에 헌신하려 결심했었다 한다. 아름다운 여자를 만났고 여자는 가난했지만 신경 쓰지 않고 결혼했다. 그리고 많은 아이를 낳았다. 아이들 때문에 끊임없이 불안해 하고 히스테리를 부리는 아내와는 이미 증오가 가득찬 상태. 애정과 증오의 온탕과 냉탕을 반복하면서 그들은 동물처럼 싸우기만 한다. 의견차이일 때도 있고 그냥 말을 시작해도 반박만 하려고 하는 전형적인 권태로운 부부사이. 아이들이 있든 없든 동물처럼 싸우기만 하는데 아내는 어느날 인가 부터 피아노를 연주한다. 가끔 바이올린과 합주를 하기도 한다. 유달리 피부가 하얗고 손이 부드러운 상대 남자. 그닥 눈여겨 보고 있지 않다가 서로 죽이겠다고 싸우며 약을 먹는 등의 쇼(?)까지 벌이는 동안 애증이 극에 달해 있던 이들 부부 사이에 그가 바이올린 합주를 하러 오고...


갑자기 돌아온 포즈느이셰프는 아직도 걸려 있는 남자의 코트를 보게 된다. 침착하게 구두를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 입은 그의 주머니에는 칼이 들어있다. 두 남녀가 있는 방은 별 이상할 게 없지만 그는 남자를 향해 칼을 겨누고 그를 제지하는 부인과 실갱이를 하다 결국 부인의 옆구리를 찌른다. 괴로워하던 아내는 죽으면서 '당신 뜻대로 됐지? 그래도 양육권은 다 우리 언니가 가져갈꺼야.' 같은 말을 한다. 그때까지도 미워하는 감정이 남은 포즈느이셰프. 그날 밤 아내가 싸늘한 주검이 되자 그제서야 자기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깨닫고 오열한다.


이토록 결혼이 못할 짓인지 아님 미친짓 인지. 결혼제도가 이제 몇 년이냐... 아주 아주 오래 지속되는 동안에도 풀리지 않는 숙제인가봐, 라고 생각하는 와중에 젤 친한 친구가 "나 결혼할지도 몰라" 라고 발표하자마자 사진 촬영 일정을 떡 하니 발표하고 엄마가 심각하게 나 돈 모아둔 거 있으니.. 혹시 돈 모잘라서 결혼 못한다는 말 말고 일단 엄마한테 말하라고 심각하게 선언한 오늘............ 몹시 심란하다. 이십대 후반의 새해는 이렇게 시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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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와 갑자기 영화 [데미지]가 개봉 금지 당한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이 났다. (근데 왜 그런 얘기를 했던거지..?)


어떤 영화는 개봉이 되자마자, 혹은 개봉되지 못하고 '외설 시비'에 걸리곤 한다.


항상 나오는 헤드라인 "예술이냐 외설이냐". 대부분 기사는 기준이 불분명한 심의 기준을 비난으로 삼으며 '현재 예술이라 불리는 작품도 당대에는 외설 시비에 휘말렸다.' 라는 말을 꼭 있다. 


소문만 들었지 '개봉만 안 됐지 사실 다 본다'는 영상만 찾아보기 바빴던 나는 막상 이런 책을 읽은 적이 없다는 걸 얼마전에 퍼뜩 깨달았다.


좋아하는 분야이기도 하고..(부끄부끄) 틈틈이 읽어보기로 결심. [마담보바리]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외설인지 예술인지는 내가~ 판단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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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이 없는 짓이지만 목적에 따라 블로그를 몇 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일본 여행 갔다가 사온 잡지 중에 무라카미 하루키 특집인 것이 있어서 포스팅 하던 중 생각난 것들. 


잡지가 보기도 쉬우면서 지나치게 충실했다. 좋게 말하면 마니아, 나쁘게 표현하면 오타쿠, 진짜 나쁘게 표현하면 편집증... 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기발하고 희안한 기획으로 1센치 두께의 잡지를 빼곡 채우고 있었다. [ケトル] 라는 잡지인데 검색이 안 되네. 탄력받아서 우디 앨런 편도 샀다.


좀 아쉬웠던 것은 장편 소설만 다루고 있다는 점. 특히 장편 소설에 나왔던 배경을 도쿄 한정(!)으로 스팟 찍어 놓은 기획... 도쿄 여행을 다시 가고 싶을 정도다. 근데 하루키 소설처럼 여유롭게 보려면 도쿄에서 한 1년은 살아야 할 듯.


보통 사람에게도 유명한 하루키를 굳이 알라디너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건 안다. 뭐 우리나라에서만 유명한가. 눈 시퍼런 친구들도 책 좀만 읽으면 다 알긴 하더만. 우리에게도 노벨상 수상작가보다 대중적으로 더 환영받는 작가가 있었음 좋겠다.



<후진 검색 실력으로 다시 찾은 잡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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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서 재미있었던 것이 <내일이라도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하루키 풍 대화술> 와 같은 골지의 기사가 하나 있었는데 온갖 오글오글한 대사가 나왔지만 이만한 게 없지.


[노르웨이의 숲] 혹은 [상실의 시대]에서 나온 대사. (원제는 [노르웨이의 숲])


연인한테서 "날 얼만큼 사랑해?" 
"세계의 모든 정글 안에 호랑이가 모두 녹아 버터가 될 만큼 사랑해."


이미 이 소설에는 좀 희안한 '봄날의 곰 만큼' 니가 좋아~~~ 같은 대사도 있지만..

간단한 음식 묘사 조차도 힘이 있는 하루키에게는 버터라는 말만 들어가도 기분이 좋다. 


'봄날의 곰' 이 대체 뭐야? 라는 질문에 의식한 듯 바로 해명을 하는 하루키. 


봄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처럼 털이 부드럽고 눈이 또랑또랑한 귀여운 아기 곰이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네게 이러는 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놀이 안 할래요? 하고. 그래서 너와 아기 곰음 서로 부둥켜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온종일 노는 거야. 어때, 멋지지?


굳이 하루키 풍 대화술을 익힐 필요가 있을까. 다른 사람이 이런 식의 말을 하면 뭘해도 아류같은 느낌일 들텐데.(호불호도 매우 극명할 듯 하기도 하고.)



 

글로벌한 시대에 이런 제목은 섬뜩하기까지 하지만... (아마 판매금지 당한 것 같기도 하다.)호랑이가 버터가 되는 이야기의 원작은 바로 이 것. 나도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호랑이가 엄청나게 빨리 돌다가 고소하고 풍미 좋은 버터로 변해 버린다는 달콤하고 무시무시한(!) 이야기. [꼬마 깜둥이 삼보]









국내 영환데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까지 나왔다. 배두나가 주연했던 걸로 아는데.. 나는 아직 못 봤다. 아무튼 여기서 말하는 봄날의 곰은 하루키의 책에서 나왔다는 사실.


아무리 꼬마 곰이라도 같이 뒹굴기 하고 놀다가 장난으로 스파이크를 날리면 살점이 뜯어져 나갈텐데... 라고 생각하는 나는 결코 사랑스런 미도리가 되지는 못하겠지.


참고로 미도리는 "정말 멋져" 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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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나만 그러는 건 아닌가보다. 하루키 글을 읽고 있으면 침이 고이는 사람이. 벌써 음식을 잘 하는 사람들은 이런 류의 책을 냈다. 저번에 망친 요리 사진도 한 번 올렸는데... 요리 못하는 내게는 다행히도 하루키 요리는 파스타나 샌드위치, 따뜻한 집밥과 같은 아주 특수하지 않으면서도 글과 만나 특별해진 요리가 대부분이라 시도해봄직하다. 


평범한 요리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글을 힘이겠지. 그리고 기획의 힘인 것 같다.




* 위에서 말한 잡지나 하루키에서 파생한 기획책들의 공통점은 뛰어난 정리와 수집에 감탄이 나오기도 하지만 흡사 편집증과 같은 글에 무서운 생각이 들게 한다는 것!


* 무라카미 하루키를 엄~청 까지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좋아하는 것 같다. 49년 생인.. 이제는 환갑도 훌쩍 넘은 하루키는 여전히 젊은 느낌이다. 워낙 정력적으로 글을 쓰기도 하지만 하드 보일드한 문체는 하루키를 여전히 젊은 작가같은 느낌이 들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 지금보다 마이 어렸을 땐 좀 있어 보이려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무라카미 류가 더 좋다고 했었으나...... 그때나 지금이나 사실이 아니다. 이제서야 커밍아웃! ([식스티 나인]은 아주 좋아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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